새사연의 [잇:북]2008. 10. 28. 12:57
[테마북⑤] 신자유주의의 새로운 국면과 MB노믹스의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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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미국 경제, 7천억 응급치료로 살아날까?
1. 간신히 산소호흡기를 달게 된 미국 금융
2. 첫 번째 문제, 부실자산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3. 두 번째 문제, 수술비 7,000억 달러면 족한가?
4. 세 번째 문제, 근본적인 금융규제 대책은 어디 있는가?
5. 실물경제 안정화를 위한 대책 필요
6. 하이에나와 장의사들의 시대

◆ 금융자본에 볼모로 잡힌 미국 시민들
1. 금융회사를 위한 구제금융과 국민의 파산
2. 금융위기에 실물경기 침체까지, 집 잃고 직장 잃고
3. 금융화로 심각해진 양극화
4. 국민을 위한 정부는 어디에 있나

◆ 망가진 미국 금융과 ‘금산분리 완화’ 발표한 정부
1. 금융위기 해법, 달러 무제한 공급이라는 초강수까지 등장
2. 교통경찰의 태만과 운전과실 때문에 금융대란이 발생했다?
3. 미국 금융 고속도로에는 신호등도, 보안관도 없었다
4. 신자유주의 금융 엔진의 과열과 폭발
5. ‘규제’가 없다면 ‘구제’도 없어야 하지 않나
6. 정부가 뚫어준 고속도로, 무슨 차로 달리지 고민하는 삼성
7. 초보 운전자가 엔진 결함이 있는 자동차를 몰면?

◆ 금융위기 대응, 미국 따라해 될 일이 아니다
1. 강만수 장관의 워싱턴 현장체험 효과
2. ‘시장 자기조정’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한 강만수 장관
3. 외부 금융 충격을 완충할 시스템 구축이 절실
4. 내수기반 붕괴 막는 ‘선제적 대응’만이 살 길
5. 정부가 해야 할 두 가지, 피해야 할 세 가지
6. 보수여 가치체계를 뜯어 고쳐라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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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08. 9. 22. 19:31



얼마 전 외국 언론이 ‘한국의 검은 9월’을 운운하며 9월 위기설을 제기하여 한 때 한국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검은 9월은 신흥 금융시장인 한국이 아니라 금융자본주의 심장부인 월가에서, 그것도 가장 잔인한 모습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보증모기지업체(GSE)인 패니매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2천억 달러 구제금융 결정이 내려진지 일주일 만에 미국의 4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합병되었으며, 급기야 7,400만 고객을 보유한 최대 보험업체인 AIG마저 사실상 국유화되었다. 1929년 대공황에서도 살아남았던 투자은행들이 불과 며칠 만에 줄파산 지경에 이르렀으니 명실상부하게 대공황을 능가하는 위기 국면이다.

월가에서 현실화된 '9월 위기설'

미국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다시 주가는 폭락했고 1,2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마저도 불안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을 넘어 영국 금융가로 사태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미국 정부는 7천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공적 자금 투입 계획을 의회에 요청하기에 이른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터진 지 1년이 넘도록, 미국정부는 이른바 ‘시장의 자기조정’을 내세우며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만으로 대처했다. 종합적 대책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지면 그 때마다 사후 수습에 정신이 없었다. 이런 미국 정부의 대응은 상황을 걷잡을 수 없는 혼란 국면으로 빠트렸다.

급기야 정리신탁공사와 같은 부실자산 인수기구를 만들 여유도 없어서 재무부가 직접 국채를 발행해 상황을 수습하겠다고 나섰으니 그 절박성과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는 바니 프랭크 미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장이 “별도의 법인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없다”고 발언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말하자면 미국 재무부가 미국 정부의 세금을 쥐고 위기에 처한 ‘주식회사 미국’을 인수하기 위해, 골드만삭스 출신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앞서서 진두지휘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시장 감독기능을 넘어서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직접 인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덕에 위기 국면은 막을 내리게 될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누구도 상황종결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 위기의 심각성을 반증해 주고 있다.

7천억 달러 투입해봤자, 대형 금융기관 파산 막는 정도

그 이유로 첫째, 재무부가 발표한 최저가 매입 방식은 상당 수준의 영업실적과 자금 여력을 갖추고 있는 대형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정리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수많은 금융기관들은 정부의 매입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으며 당분간 이어지는 파산을 피할 수 없다. 향후에 최소 100여 개, 많게는 1천여 개의 금융기관들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런 지점에서 발생한다.

둘째, 역사상 가장 파격적이라고 하는 재무부의 대책도 일단은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의 도산을 막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GM과 같은 제조업의 파산위기에 대한 대책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향후 월가의 신용경색으로 인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의 급격한 악화와 이로 인한 도산 위협 역시 고려되지 않았다.

셋째로, 지금의 금융위기의 출발점이자 최종 해결점이 될 미국 국민들의 신용회복과 지불능력 회복을 위한 대책 역시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은 여전히 24.48%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주택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위기의 초기 국면이었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일부 연체자 대출전환 정책과 1,600억 달러 세금 환급조치가 내려졌지만, 그 효과는 이미 사라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 상환 연체자와 중산층에 대한 지원방안을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재정여력이 부족한 부시행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위기는 이미 실물경제로 전이되어 장기불황의 조짐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7천억 달러의 공적자금투입 결정이 당장의 대형 금융기관 줄파산을 진정시켜 금융시장 붕괴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킬 수는 있겠으나, 1년 넘게 확대되고 있는 금융위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멀리 가버렸다. 즉, 미국 정부의 최후의 대책이라고 할 이번 법안은 대형 금융기관 파산을 막기 위한 대책이지 미국 경제위기에 대한 종합대책은 아닌 것이다.

시장 강조하던 금융회사들 이제와 국가에 손벌려

갈수록 확대되는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근거가 되어왔던 ‘시장의 자기 치유력’이 바닥을 드러냈음을 확인시켜 준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완화와 시장조절기능을 앞장서 주장해왔던 굴지의 금융회사들이 너도나도 각국 정부에 손을 벌리면서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구제해준 AIG는 회생의 기회를 잡았지만, 정부가 외면한 리먼브라더스는 파산하게 되었다.

금융시장이 스스로 위험을 분산시키면서 투자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투자행위를 보장해야 하며,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위험은 시장 스스로 치유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지 말고 단지 게임의 규칙만 정해주며,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개입하면 된다는 신념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가 파산위기에 몰렸을 때만 해도 ‘시장에 맡겨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주장들이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리처드 실러 미국 뉴욕대 교수는 “지난 20년간 ‘정부는 해결책이 아니라 문젯거리’라는 레이건 행정부의 구호가 시장을 지배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시장이 문제이고 정부는 해결책’이라고 말한다”며 급변한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자기에게 이익이 될 때에는 시장경제를 주장하더니, 상황이 바뀌니까 국가의 개입을 주장한다” (CNBC)
 “정부의 개입을 주장하는 가장 급진적인 민주당 조차 꿈꿀 수 없었던 대책을 부시 행정부가 내놓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 (NYT)
“미국이 다른 국가에 요구했던 것을 자신은 실천하지 않는 국가가 되었다” (NYT)


이런 분위기는 부시 대통령마저 “오늘날 금융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위험한 사태와 미국 국민의 일상생활에 미칠 중대한 영향을 감안할 때 정부의 개입은 보장되어야 할 뿐 아니라 필수 불가결하다”고 주장하게 만들었으며,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규제완화를 주장했던 존 메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조차 “월스트리트의 규제받지 않는 탐욕과 부패가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발언을 하는 등 극적인 입장 변화를 가져왔다.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 정부, 감당할 수 있을까?

이제 모든 걸 떠안게 된 미국 정부, 재정 상태는 문제없는 것일까? 이론적으로야 달러화가 국제적인 지불수단인 기축통화이니 달러화의 파산은 거의 있을 수 없고, 미국 정부는 통화를 찍어내어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적자를 메워갈 것이다.

그러나 향후 미국 연방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미국 정부의 경제운용 운신의 폭을 갈수록 좁힐 것이며 달러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는 지속적으로 추락할 것이다. 금융위기 비용 말고도 이미 중동의 누적 전쟁비용 8,500억 달러(이라크 6,500억 달러, 아프칸 2,000억 달러)의 부담이 계속 늘고 있는 마당에 대선을 위해 감세정책을 고수한다면 아무리 미국이라도 감당의 한계가 올 수 밖에 없다.

결국 미국 정부마저 자금조달 능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되면 어찌해야 할까. 미국 재무부의 부실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가 다시금 구원투수로 나서야 할까. 그러나 현재 다른 나라 사정도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미국을 지원해 나섰던 영국이나 일본을 포함하여 전 세계가 지금 미국 못지않은 불황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일개 은행의 실패가 아니라 시스템의 실패”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
“미국 금융시장에 영원한 변화가 생겼다” (블룸버그)
“로널드 레이건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파이낸셜 타임즈)
“미국 금융자본주의가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월스트리 저널)


위는 미국 재무부가 7천억 달러 공적자금 투입결정을 내린 직후 선진국 언론이 보인 반응들이다. 바야흐로 30년 남짓 지속되어온 신자유주의 역사가 중대한 분수령을 넘고 있다. 하다못해 보수적 국내언론마저도 “금융위기에 흔들리는 미, 영 자본주의 모델”(조선일보 9월 19일자), “미국, 30년 신자유주의의 종언”(중앙일보 9월 21일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는 상황이다.

스스로 무너지는 신자유주의

그렇다면 글로벌 스탠더드로 추앙을 받으며 성장가도를 달리던 신자유주의에 이처럼 예기치 못한 급제동을 걸고, 역사적 전환을 압박하는 이는 누구인가? 사실 그 어떤 외부세력도 아닌 바로 신자유주의 자신이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다.

1980년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경제시스템은 규제완화, 감세, 작은 정부 큰 시장, 민영화를 내걸고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기존의 경제 시스템을 재편했다. 이어 남미와 아시아에 자유화, 개방화를 강조하며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를 밀어붙인다. 규제완화와 시장화, 개방화 물결의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며 신자유주의에서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룬 것이 바로 금융자본주의다.

신자유주의는 전통적인 금융상품인 예금, 적금 상품이나 주식, 채권 외에 이른바 위험 분산을 명목으로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금융혁신’을 이루어 금융시장을 급격히 팽창시킨다. 온갖 첨단 수학 기법이 들어간 파생상품은 위험을 분산시킨다는 당초의 취지 대신 고위험을 감수하여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최고의 고수익 상품으로 활용되고 유통된다.

규제가 여전히 까다로운 전통적인 상업은행을 대신해서 사실상 규제가 전혀 없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가 파생상품에 대거 투자하고, 기업 자체를 인수합병하는 기업거래시장을 창출한다. 파생상품 시장과 인수합병 시장에서 고수익이 창출되자, 처음에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게 대규모 대출(레버리지)을 해주며 시장을 키우던 투자은행과 상업은행들이 직접 자회사를 세워 투기적 금융상품을 대거 매입하고 유통시키면서 금융시스템의 규제와 감독체제는 더욱 와해된다.

파생상품과 무리한 레버리지, 규제완화가 만든 결과

한편 전통적인 제조업은 점점 경쟁력을 잃어갔다. 오히려 제조업들마저 금융영역에 진출하여 금융부분을 주력사업으로 수익을 올렸으며, 제조업들 자신은 투기적 금융자본의 이익 실현을 위한 기업거래시장의 상품으로 전락한다.

신자유주의 30년 동안 노동자와 중산층의 실질 소득은 늘지 않았고 대신에 금융자본은 갖가지 신용대출로 신용적 가수요를 창출하도록 하여 소비를 조장했고 그 결과 미국 국민들은 대규모의 채무자로 전락한다. 엄청난 금융자본을 동원하여 미국 국민들을 부동산 시장으로 내몰고 미국 국민, 모기지 업체, 정부의 부채를 임계점까지 끌어올리고 마침내 파산하기 시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최종 결말이다.

다시 말해서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규제완화와 작은 정부, 시장화와 개방의 환경을 배경으로 해서 급성장한 파생상품과 인수합병 시장,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그리고 여기에 자금을 동원했던 투자은행과 금융기관들 자신이 투기적인 부동산 시장에서 스스로 위험을 극대화시키고 전 세계로 전염시킨 것이다.

자기 내부에서 개발한 최첨단 금융시스템 그 자체에 의해 자신의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킨 신자유주의는 이제 그 자신으로부터가 아니라 외부로부터, 신자유주의 밖으로부터 수습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서야 할 상황에 다다랐다.

침묵하는 보수적 기업 연구소들

이렇듯 1백년 만에 올까 말까한 금융위기가 월가를 휩쓰는 동안, 경제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특히 외국 금융자본의 자본시장 유입이 높았던 한국경제는 연일 큰 충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국책은행 총재인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는 이미 파산보호 신청을 한 리먼브라더스 인수 시도가 글로벌 투자은행 진출의 기회였다는 고집을 여전히 꺾지 않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규제완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쓰러져가고 있는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해 월가의 미국인들 보다 더 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경제현안에 대해 신속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정평이 나있는 주요 기업 연구소들의 침묵에 가까운 소극적 대응은 당황스러울 정도다. 세계경제의 최신 경향과 동향을 민첩하게 분석해왔던 기업연구소들의 과거 모습과는 전혀 다른 행동이다. 물론 이들 연구소의 개별적인 연구원들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현재 금융위기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는 있지만, 파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는 연구소의 공식적 보고서는 아직 없다.

이들의 침묵은 여전히 규제완화와 민영화를 향해 질주하는 이명박 정부의 외골수 경제정책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인 금융위기 국면에 신속히 대처하여 다가올 혼란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을 정부와 보수적인 기업연구소가 함께 막아버리고 있는 것이다.

막 내리는 신자유주의, 그러나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

패니매이와 프레디맥의 구제금융 결정이 났을 때, 리먼이 파산하고 메릴린치가 인수합병되었을 때, AIG가 국유화되기로 결정되었을 때도 한국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이제 경제위기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번번이 위기는 재발했고, ‘위기의 끝’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끝’이라는 주장에 오히려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자유주의 앞날에 중대한 전환 국면이 확실해지고 있는 지금, 그것이 신자유주의 시즌 2로 성공적인(?) 진화를 할지 아니면 아예 또 다른 자본주의로 전환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인류가 적극적으로 신자유주의 투기성과 위험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대안적인 경제시스템을 찾기 위해 직접 실험에 나서지 않는다면 신자유주의는 자신의 위험성을 회피하고 유보시키면서 제2, 제3의 신자유주의 변종으로 살아남으려 할 것이라는 점이다. 수백 년 자본주의 역사에서 특정 형태의 자본주의가 스스로 자기를 부정한 적은 없듯이 말이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하루를 멀다하고 신자유주의를 찬양했던 보수적인 학계와 기업계가 위기에 대해 침묵으로 답하고 있는 동안,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 최신 버전도 아닌 30년 전 원시버전을 강행하고 있다. 지금의 금융위기를 지켜보면서도 말이다. 규제완화와 감세, 민영화와 자본시장 개방, 금융화는 바로 30년 전 미국의 레이건과 영국의 대처가 추진하려던 신자유주의 초기버전 그 자체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라도 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을 제대로 보고 추진 중인 경제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변할지 모를 세계 금융시장 속에서 당분간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은 전면 유보해야 한다. 지금 미국식 금융모델이 절대 바이블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며, 더구나 30년 전의 미국 모델은 미국인들에 의해 부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통합법, 산은과 기은 민영화 유보해야

정부가 추진하려는 금융회사 신규 설립요건 완화, 파생금융상품 발행과 거래에 대한 규제완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지분 한도 확대, 금융지주회사에 제조업 자회사 허용, 헤지펀드 허용, 채권보증 전문회사 설립 허용과 같은 규제완화 정책들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 추진도 현재 상황에서 추진하기에는 무리이다. 그나마 몇개 남아있지 않은 국책은행마저 민영화할 경우, 금융불안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판마저 없어지는 것이며 향후 장기화될 중소기업 자금조달 어려움에 정부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도 어려워 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자본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조건에서 민영화는 자칫 헐값 매각이나 주식시장 폭락을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금은 규제완화나 감세, 민영화를 추진할 시기가 아니라 이미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자금조달을 터서 내수를 살리고, 국민들의 소득과 소비여력 확충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준비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보여주는 것처럼, 폭발성이 큰 신자유주의 금융위기가 대부분 부동산 거품과 금융공급이라는 잘못된 만남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유념하고 금융위기 국면에서 부동산 부양책을 동원하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당장 23일 종합부동산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공기업 선진화 3단계 계획안 발표, 그리고 26일과 30일 내년 예산안 발표에서 이를 즉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학 교수인 루비니 교수는 현재 신자유주의 금융위기를 보면서 “이익은 사적으로 독점하면서 손실은 사회화한다.”고 공박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경제정책을 이끌고 간다면 일부 대기업과 부동산 부유층은 이익을 볼지 모르겠으나 대다수 국민들이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심각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전환을 강력히 요구하는 유일한 이유다.

김병권 / 새사연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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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온의 핵융합 검색해 보십시요.
    핵 폭탄 에 너무걱정하지 마십시요.
    대한민국은 그것보다 더강한 상온의핵융합이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의평화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전쟁은 없습니다

    2008.09.22 21:17 [ ADDR : EDIT/ DEL : REPLY ]
  2. 지나가면서

    글 잘 읽었습니다.

    옆에서 망해가는 것 보면서도 우리는 잘할수 있다는 생각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군요.

    이제 규제완화 떠는 것만 봐도 짜증만 나네요.

    2008.09.23 10:02 [ ADDR : EDIT/ DEL : REPLY ]

주제별 이슈 2008. 8. 20. 13:09

MB노믹스의 ‘새출발’

올해 8.15는 여러모로 이명박 정부에게는 의미 있는 분기점이었다.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광복 63주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대신 분단된 대한민국 정부 수립 60주년을 기념하는 데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건국절’ 행사가 그러하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은 건국절 행사를 ‘제2취임식’으로 여기고 ‘새출발’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건 슬로건이 ‘그레이트 코리아(Great Korea)’였다. 이는 28년 전인 1980년 당시 고실업과 고물가로 극심한 경제침체를 겪고 있던 미국에서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내건 ’Great America’의 복제본이다.

레이건이 누구인가. 영국의 마거릿 대처와 함께 ‘레이건 혁명’이라 부르는 신자유주의 개혁을 시작한 인물이 아닌가. ‘그레이트 코리아(Great Korea)’를 내건 이명박 정부의 의도는 명백하다. 자유화, 개방화, 민영화, 금융화, 시장화를 모토로 한 신자유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경제공약은 무엇이었나. 바로 ▲공기업 민영화 ▲금융개방과 산업화 ▲대운하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 ▲규제완화와 감세를 통한 대기업 지원 ▲교육과 의료의 시장화로 압축된다. 1980년대식 신자유주의 초기 버전에 이명박식 개발주의를 얹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촛불로 잠시 멈칫한 MB노믹스

그러나

취임초부터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반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려던 이명박 경제팀의 계획은 보기 좋게 엇나갔다. 상식을 넘는 대미 개방추종주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사태라는 국민적 분노를 촉발시켰고, 급기야 5, 6월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을 수십만의 촛불로 뒤덮게 했다. 촛불의 요구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를 넘어 전기, 수도, 가스 민영화 반대로, 교육과 의료 시장화 반대로 확대되어갔고 대운하 반대로 이어졌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대운하 건설계획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고, 전기, 수도, 가스 민영화는 없으며, 의료보험 민영화도 하지 않겠다고 말해야 했다.

이런 와중에 강만수 경제내각은 집권 초반기에 의도적으로 고환율정책을 조장하여 그렇지 않아도 폭등하는 수입물가를 더 뛰게 만들었다. 소비자 물가는 3~4퍼센트를 넘어 7월 기준 5.9퍼센트까지 치솟아 국민생활고를 가중시켰다. 원자재 가격은 무려 90퍼센트까지 뛰게 만들어 중소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켰다. 경제실책의 책임을 장관이 아닌 차관에게 돌리는 전대미문의 인사정책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오히려 강만수 경제내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 깊어졌고 경제정책 추진력은 동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서둘러 성장 중심에서 물가안정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선회한다고 발표했지만 물가는 앞으로도 6퍼센트를 넘어 빠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도대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실체가 뭔지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될 무렵 촛불시위는 진정되어갔다. 그러자 한나라당이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7월 한나라당은 봇물처럼 재산세 완화, 종부세 완화 정책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8월 베이징 올림픽 분위기를 타고 KBS사장 해임을 강행했고, 지난 8월 11일 공기업 선진화 1단계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으며 경제인들을 대거 사면하는 등 8.15를 분기점으로 MB노믹스는 부활을 선언하게 되었다.

MB정부 1년 공기업 민영화 규모는 지난 10년보다 커

우선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이미 공식일정에 올라 강력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민영화 대상이 당초 50~60개에서 41개로 축소되고, 전기, 가스, 수도 민영화는 빠져있어 이미 민영화 정책은 퇴색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한나라당 입장에서 볼 때 성에 안 찰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언론이나 야당에서 할 소리는 아니다.

전기, 가스, 수도 사업은 처음부터 그렇게 쉽게 민영화할 생각도 아니었다. 이미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해 10월 당시 이명박 후보는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전력과 가스, 수도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기본 산업의 민영화는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 등 공기업의 규모 등에 비추어 볼 때, 단순 매각은 매우 어렵다. 반대로 1단계 민영화 대상에 포함된 공적자금 투입기업들인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은 매각 대금만 해도 각각 8~10조 원을 넘나드는 초대형 매물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이 한꺼번에 받아주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의 규모이다.

나아가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은 자산규모만 해도 100~20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기업이다. 그나마 정부 수중에 남아있는 은행을 모조리 사적 기업에 넘겨버리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미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지분율이 평균 70퍼센트를 웃돌 만큼 과도하게 개방화, 민영화된 상태다. 따라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민영화는 매우 과격한 민영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정부는 예상을 깨고 이번 1단계 민영화 대상에 우량 알짜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포함시켰고 외국자본에게 지분을 매각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8, 9월에 2, 3단계 민영화 계획이 연이어 발표될 예정인데, 이를 모두 합치면 100여개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이다. 다음 달 초에는 교육개혁 방안도 새로 발표할 예정이다. 결국 집권 첫해 계획으로 잡힌 지금의 민영화 규모는 국민의 정부 5년, 참여정부 5년 동안 이루어진 민영화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큰 규모인 것이다.

주택 건설경기 부양에 이어 대운하마저 부활하려나

둘째, 이명박 정부는 침체된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주택경기와 건설경기 부양에 나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침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다. 여기에 덧붙여 9월 14일 추석 이전에 아파트 재건축 규제와 분양권 전매 제한제도를 완화시키는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본격 가동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심지어 미국에 건너간 여당 실세 이재오 전 의원이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경부대운하 건설 얘기를 다시 꺼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주택경기는 공급과잉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게다가 금리가 인상되고 있어 유동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금융환경에서 주택경기를 어떻게 부양시킬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부동산 버블을 더 키워 경제 불안을 가중시킬 위험이 큰 정책인데도 정부는 이를 강행할 모양이다. 이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살려 내수를 진작시킬 생각이 없는 이명박 정부만이 낼 수 있는 경제정책이 아닐 수 없다.

대기업에는 규제완화와 감세를, 국민에게는 법치

셋째,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기업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와 감세조치를 입법화할 예정이다. 우선 정부가 중점 추진하겠다는 39건의 법안 가운데에는 법인세율 인하 및 과세기준금액 상향조정을 내용으로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있다. 논란이 되었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지주회사 규제완화를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도 서두르려 할 것이다.

그밖에도 외국 로펌의 단계적 개방을 골자로 하는 외국법 자문사법 제정안, 그리고 외국회계법인의 단계적 개방을 내용으로 하는 공인회계사법 개정안 등도 포함돼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한미 FTA국회 통과를 강행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넷째, 8.15 경축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했던 법치를 액면 그대로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촛불집회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얻은 교훈은 민심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초기 강경진압의 필요성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에 저항하는 모든 국민들의 행동은 경찰력에 의해 저지될 것이다. 나아가 대통령은 “내년 연말쯤 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1년 정도 힘들지만 견뎌나가자는 부탁을 하고 싶다”며 젊잖게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말하고 있지만 향후 공공연하게 국민고통 분담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미 경제계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며 임금인상 억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의 열광을 뒤로하고 국민이 해야할 일

게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MB노믹스는 8.15를 계기로 완벽하게 부활하고 있으며 경제의 자유화, 개방화, 민영화, 금융화, 시장화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화는 ‘새출발’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역사가 똑같은 상황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는 없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를 통해 강경진압의 필요성을 학습했겠지만, 다수 국민들은 촛불집회를 경험하며 신자유주의 경제의 위험성을 학습했으며, MB노믹스로는 국민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았다.

경제의 신자유주의화를 피하고 고용친화적 경제, 자영업과 중소기업 중시 경제, 내수 기반 경제, 금융규제 경제로 방향을 전환시킬 유일한 동력은 국민의 의지이다. 이것은 올림픽의 열기를 거두고 국민이 담당해야할 과제다.

아마 민영화의 상징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 저지’ 여부가 MB노믹스의 부활여부를 결정짓는 핫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병권/새사연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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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08. 4. 28. 10:54


내수의 위축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지난 1분기 실질GDP가 전분기보다 0.7퍼센트 상승한 데 그쳐 성장의 추동력이 급격히 하락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경기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6퍼센트 성장에 그쳤는데, 지난 2005년 1분기의 0.5퍼센트 이후 3년 만의 최저치에 해당된다(참고로 정부소비는 -0.3퍼센트로 마이너스 성장). 더구나 건설 및 설비 투자는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은 각각 -0.5퍼센트와 -0.1퍼센트에 그쳐 내수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수 위축에 비해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전분기 대비 -1.1퍼센트 성장을 기록했으나, 이는 작년 4분기의 기록적인 7.4퍼센트 성장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게 보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수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2.8퍼센트의 두 자리수 성장을 이어갔다.


1분기 경기둔화 본격화, 금융과 공공 부문이 주도


내수가 위축된 원인을 산업별로 추적해 보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금융보험업(-1.4퍼센트)이 눈에 띄고, 건설(0.0퍼센트), 공공 및 사회서비스(0.0퍼센트), 그리고 사회복지 부문(0.1퍼센트)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주목할

점은 서민의 경제활동에 곧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0퍼센트)은 전분기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라면 등 국내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으나, 이들 서민 생활경제에 밀접한 산업들이 곧바로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금융관련 산업과 공공서비스 부문 그리고 민간투자 부문이 1분기의 경기 하강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정리하면 첫째, 미국발 금융위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금융부문 둘째, 정부지출 규모와 관련이 깊은 공공부문 그리고 셋째, (민간소비 보다는) 민간투자 부문이라는 것이다.


금리인하를 이용한 내수 활성화는 과연 바람직한가?


내수경기의 위축이 뚜렷해지면서 언론과 정치권 등의 금리인하 주장이 한층 힘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지속적이고도 은근한 금리인하 요구에 ‘금리 동결과 환율정책의 독립’ 주장으로 버텨 오던 한국은행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10일 경기 둔화를 인정하는 발언을 해,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금리인하는 내수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사용해 오던 역사성 있는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통합 수준이 대단히 높은 현 시기에 금리인하는 미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약한 통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금리인하는 원화표시 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을 더욱 상승시키고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게 될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서민의 실질소득 늘리는 데 쓰여야


정부가 내수 진작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 현재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그 방법과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 진작은 ‘약한 원화’로 이익을 보는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며 ‘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겪을 서민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중하거나 소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수 진작이 주택이나 건설경기 부양 등에 재정을 투입하는 재래식 방식이라면, 가뜩이나 이미 거품정도가 심한 부동산 거품을 증폭시켜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산업은행이나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 민영화를 서두르는 방식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결국 핵심은 국민들의 생활고에 숨통을 터 줌으로서 소비 여력을 확보하게 하는 한편, 내수 확대의 열쇄를 쥐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난 타개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가인상을 핑계로 오히려 노동자 임금을 동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수 개월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납품가 원자재 가격 연동제는 수용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심각한 경기하강이 한국에서도 고착화되고 물가 상승은 더욱 높아져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의 고통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퍼센트, 6퍼센트 성장은 고사하고 3퍼센트 성장으로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공연한 기우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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