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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2 9.1감세안, 국민 생활기반 아닌 정권 지지기반 회복 위한 조치 (1)
주제별 이슈 2008.09.02 10:24

“무너져가는 국민 생활기반을 회복시켜 달랬더니 무너진 정권 지지기반 회복에 집착하고 있다.”
이것이 9월 1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대한 새사연의 종합 의견이다.

대규모 감세정책 전격 발표

8.15를

기점으로 촛불정국 반전을 노리고 의욕적으로 MB노믹스를 재가동하고 있는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 1,2단계 계획(8월 11일과 27일)을 발표하고 부동산 부양정책(8월 21일)을 내놓더니, 그동안 흘려왔던 감세관련 대책들을 총망라하여 대규모 감세정책을 전격 발표했다.

정부의 세제 개편은 법인세를 필두로 종합부동산세, 상속세, 증여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 그리고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소득세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소득세 감면이면 어느정도 구색이 갖춰졌다고 생각했는지 부가가치세 감세는 사라졌다. 줄어든 세원을 보충한다며 검토했던 파생금융상품 거래세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합치면 향후 5년간 국가재정의 10퍼센트를 훨씬 넘는 25조 원의 세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지금 시점에서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발표했는가. 정부 발표를 액면 그대로 옮기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재도약”, “2012년까지 7퍼센트 성장능력을 가진 경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원래의 7퍼센트 ‘성장’이 ‘성장능력’이라는 말로 바뀌어 부활한 것이다.

정부는 아예 구체적인 수치까지 용감하게(?) 제시하고 있다. 법인세율을 5퍼센트 포인트 인하하여 9조 원의 세금을 줄여주면,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여(7퍼센트 포인트 투자증가율 상승 기대) 경제성장률이 약 0.6퍼센트 포인트 상승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소득세 3조 6,000억 원과 재산세 5,000억 원을 줄여주면 이 돈으로 국민이 소비를 증진시켜 경제성장률이 0.1~0.2퍼센트 포인트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고용은 또 추가로 18만 명이나 늘어날 수 있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물론 당장은 효과가 적을지 모르지만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 결과는 성장률 현재 4.5퍼센트 전후에서 약 5.3퍼센트 수준으로, 그리고 고용이 현재 15만 명 수준에서 33만 명 수준으로 늘어나게 돼있어, 당초 목표인 “7퍼센트 성장능력, 60만개 일자리”와는 거리가 한참 멀지만, 그래도 되기만 한다면 대단한 효과라고 아니할 수 없다.

환란이후 가장 고통스런 생활을 견디고 있는 다수 국민

정부의 장황한 설명이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 국민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운 국면의 초입에 와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그리고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은,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국내 내수기반과 잘못된 환율정책으로 여타 국가들보다 훨씬 더 큰 충격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전달되었다.

소비자 물가는 5퍼센트를 넘어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수입원자재 가격은 무려 90퍼센트 이상 치솟고 있다. 소비 위축과 기업경기 하강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하반기 성장률이 4퍼센트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용 사정은 급격히 악화되어 예년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15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는 치솟아 이자부담은 늘어가고 있지만 주식과 펀드 등의 자산가치는 하락하여 중산층마저 생활 붕괴의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자영업의 생활기반 붕괴 속도는 그 정도가 심각하여 작년에 비해 7만 명 이상의 자영업이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문 닫는 가게가 한집 건너 한집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비정규직과 청년의 고용사정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서민들의 삶은 견디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고, 중산층 붕괴 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고통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경제상황을 악화시킨 대내외적 요인이 한두 해 안에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법인세가 비싸서 대기업이 투자 안 하나

이번 세금 감면의 핵심은 단연 법인세다. 총 규모도 9조 원 정도로 다른 항목의 감면 금액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이 혜택을 도대체 어떤 기업이 보는가.

2007년 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과세표준 구간 500억 원을 초과하는 기업은 260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에게 법인세율을 현재의 명목과세율인 25퍼센트로 부과할 때 산출세액 기준으로 흑자 기업이 낼 세금이 18조 6,000억 원이다. 총 법인세 산출세액 31조 8,000억 원의 58퍼센트에 해당한다. 그런데 정부계획대로 최종 명목세율을 20퍼센트로 낮추면 이들이 내는 산출세액은 14조 8,000억 원으로 줄어들어 총 3조 8,000억 원의 감면혜택을 보게 된다. 이번 세제 개편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여론 반발을 감안해 시행을 1년 유보했으니 1년만 참으면 돌아올 수혜다.

결국, 260개 대기업에게 3조 8,000억 원의 세금을 줄여주고, 30만개 중소기업에게는 3조 내외의 감세를 해주겠다는 것이 법인세 감면의 핵심이다. 정부 여당도 워낙 국민들의 저항이 심각할 것을 예상하여 법인세 감면을 1년 유예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이들 대기업에게 3~4조 원의 세금부담을 덜어주면 정부 바람대로 이들이 7퍼센트 이상 투자를 늘리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돌아설까. 지금까지는 과연 지나친 세금부담 때문에 이들 대기업이 투자를 회피했던 것일까.

복잡한 외국사례를 들먹이지 않고 지난 8년간의 우리나라 경험을 살펴보아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실상 2000년 이후에 법인세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실효세율도 하락했다. 명목세율은 2000년 28퍼센트, 2002년 27퍼센트, 2005년 25퍼센트로 줄었다. 이에 따라 실효세율은 2000년 20.3퍼센트, 2002년 19.5퍼센트, 2005년 14.6퍼센트로 줄었던 것이다.

이처럼 법인세율이 줄어드는 만큼 기업의 투자는 늘어났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기업의 투자는 2000년 이후 계속 정체, 내지는 줄어들었고, 특히 올해 들어 그 감소폭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최근 경험만으로도 법인세율 인하가 투자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대기업의 경영 여건이 꼭 세금을 줄여줘야 투자여력이 생길 수 있는 상태인가 하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또한 전혀 아니다. 최근 대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계속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은 60조 원이 넘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계속 늘어 38조 원을 넘어섰다. 현금을 쌓아두고도 주주자본주의 보수적 경영 탓에 투자를 안 하고 있는데 여기에 3~4조 원을 더 얹어준다 한들 그것도 무려 7퍼센트 이상 투자를 늘릴 턱이 있겠는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결국 정부의 법인세 인하 조치는 이들 대기업의 수익만 늘려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나마 감세로 번 자금으로 주가관리와 배당금 증액이나 안 하면 다행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서 더욱 어이없는 대목은 외국법인에게 지급하는 이자, 배당에 대한 원천 징수세율과 외국법인 국내지점의 배당에 대한 세율을 종전 25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인하하는 방안을 끼워 넣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기업의 고배당과 해외 송금이 심각한 경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에 대한 세율을 깎아주어야 할 절박한 이유가 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부동산세, 재산세 깎아서 부동산 부유층 지지기반 다지고

이번 정부의 감세정책은 대기업과 함께 부동산 부유층을 위한 대폭적인 혜택을 보장해주고 있다. 재산세 감면만을 단행하면 중산층과 서민이 반발할 것을 우려했는지 소득세 인하를 끼워 넣기는 했다.

우리나라 도시가구 월평균 소득이 340만 원 정도이니 대략 연봉 4,000만 원을 중산층으로 잡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소득세 감세로 연봉 4,000만 원을 받는 4인 가족의 소득세는 연 50만 원정도 감면될 뿐이다. 면세점(免稅點) 이하의 직장인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음은 물론이다.

1년에 50만 원 내외라면, 최근 정부의 교육자율화 정책으로 10퍼센트 이상 급등한 매월 23~34만 원의 교육비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교육자율화로 교육비를 폭등시켜놓고 1년에 몇 십만 원 감세를 해준다는 것은 그야말로 넌센스다. 아마도 정부는 중산층 기준을 다르게 설정한 모양이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니 4인 가족 기준 연 소득 8,000만 원 이상도 중산층으로 간주하여 이들이 보게 될 감세 혜택 150여만 원 이상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중산층이 아님은 명백하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3퍼센트 안팎에 불과한 부동산 부유층에게는 양도소득세의 고가주택 기준을 종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려주는 한편, 공제보유기간은 20년에서 10년으로 줄여줌으로써 연간 50만 원의 몇 배, 몇십 배에 달하는 감세 혜택을 준다는 것이 감세 정책의 진짜 핵심이다. 여기에 더해 종부세의 과표적용률도 동결하고 상속세도 인하할 방침이다.

지금의 경제침체 상황에서도 고소득층은 백화점 명품 코너의 매출을 유지해줄 만큼 소비를 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근로소득대상의 47퍼센트를 차지하는 면세점 이하 감세 혜택이 없는 저소득 직장인은 물론이고 1년에 불과 몇 십만 원 소득세 혜택을 받는 중산층은 늘어나는 교육비를 충당하기도 바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감세로 소비를 얼마나 진작시켜 성장률 0.1~0.2퍼센트를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며, 대체 어떤 비법이 있기에 18만 명의 추가 고용창출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감세할 때가 아니라 적극적 재정정책을 써야 할 때

현재 국민의 생활기반이 붕괴되는 상황은, 정부가 사상 최대의 감세가 아니라 오히려 사상 최대의 재정정책을 써도 이를 회복시킬지 장담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갈수록 커지는 물가와 금리 압박 그리고 고용과 소비 침체에 따른 가계의 소비여력과 자영업의 채산성이 한계상황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엉뚱하게도 세율을 인하해도 세수는 줄지 않을 수 있어 서민지원을 위한 재정정책을 쓸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물론 맞는 얘기일 수 있다. 경기가 호전되어 기업의 수익이 늘고 가계소득이 높아지면 세율이 줄어도 세수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이 그런 때인가. 갈수록 기업경기가 나빠지고 고용사정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마당에 세율조차 낮아지면 필연적으로 세수는 줄게 돼있다. 따라서 정부의 답변은 대단히 무책임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이런 식으로 감세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재정지출 마저 줄이지 않는다면 국가의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엄청난 재정적자를 감수하든지, 아니면 국민 생활지원을 위한 재정정책을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로 귀착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감세를 단행해서 경제를 살리는 것 보다는 재정정책을 적극 구사하여 성장률을 높이는 편이 정부가 바라마지 않는 성장률을 올리는 데도 훨씬 효과적이라는 학계의 주장을 정부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90년대 남미형 파국을 자초하지 말라

정부가 악화되는 내수 침체와 국민 생활고를 푸는 데 힘을 쏟는 것은 고사하고, 이와는 직접 관계도 없는 공기업 민영화 정책, 부동산 부양 정책, 감세 정책과 같은 대기업과 부동산 부유층을 위한 정책 집행에 매달린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90년대 남미가 혹독하게 겪은 것처럼 절대빈곤층의 급증과 중산층의 붕괴, 고실업과 고인플레이션이라는 전대미문의 경제사정 악화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90년대 말 남미에서 민중 폭동이 빈발하고 결국 속속 신자유주의 정권들이 붕괴했던 시나리오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생활기반 회복보다는 정권의 지지기반을 회복하고자 대기업 친화적이고 부동산 부유층 친화적인 정책을 고수한다면 정권의 지지기반 자체도 결코 길게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긴 남미 국민의 대다수는 절대빈곤층의 확대와 생계 위협의 심화로 사지에 몰렸지만, 일부 부유층과 거대 기업들은 불황을 모르고 승승장구하긴 했다.

정부는 감세나 부동산경기 부양, 민영화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내수기반 회복을 위해 중소기업 납품단가 인상과 금융 지원책을 서둘러야 하며, 자영업을 위한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더불어 고용 창출을 위해 고용 여력이 있는 대기업을 압박하고 규제하는 길로 시급히 방향을 틀어야 마땅하다.

김병권/새사연 연구센터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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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세금 줄인다구 해서 무조건 파국이 오지는 않습니다요.
    재정정책이 무조건 좋지도 않구요.

    재정정책은 유동성 과잉과 인플레 유발 부작용은 물론
    정책시차 문제 때문에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이 제법 크죠.

    또한 세금 줄여주면 단기적으로야 세수입이 줄어들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세수입이 늘어나지요.
    그 재원을 가지고서 저소득층에게 분배를 해주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것입니다.

    너무 편향된 시각으로 일방적인 견해를 보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2008.09.08 20:0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