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2 / 17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한국이 대선정국에 몰입해 있던 동안,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이슈가 하나 있었다. 바로 지난 12월 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자본통제(Capital control)를 제한적으로 승인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그 동안 미국 재무성의 신자유주의 논리를 따라서, 국경을 넘는 금융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즉 금융자유화와 금융 세계화를 강력히 옹호하면서 전도사를 자처했던 대표적인 국제기구가 국제통화기금(IMF)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의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수동적이나마 일련의 입장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변화를 일차 종합하고 2012년 11월 16일에 내부 이사회 논의를 거쳐 12월 3일 대외적으로 공개한 문서가 바로 자본 자유화와 자본이동관리 - 제도적 관점(“The Liberalization and Management of Capital Flows - An Institutional View”, 2012.11.14 )이다.  

자본통제(Capital control)라는 용어는 주로 각 국가가 국내의 금융 안정과 글로벌 금융위기전이 방지를 위해 국경을 넘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규제하는 것을 말하고 글로벌 자본이동 자유화(Capital flow Liberalization)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그러면 국제통화기금이 신자유주의를 상징했던 자본이동의 자유화 정책을 버리고 자본 통제정책으로 선회했는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여전히 국제통화기금은 자본 이동 자유화를 이상적인 모델로 신봉하고 있으며, 다만 금융위기라는 현실적인 충격으로 인해 매우 제한된 상황에서 일시적인 조치로서 자본통제를 인정해주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자본통제라는 용어가 아니라, 자본이동관리 방안(CFM :Capital Flow Management Measures)라는 애매한 개념을 사용한다.

자본이동 자유화를 선호하는 쪽에 가깝지만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는 언론매체인 파이낸셜 타임스의 12월 3일자 기사 “국제통화기금이 자본통제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다”(IMF drops opposition to capital controls, 2012.12.3, http://on.ft.com/VJI336)를 통해 이번 국제통화기금의 발표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도록 하자. 또한 새사연의 ‘세계의 시선’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한 세계화의 비판적인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은 이 결과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그의 12월 13일자 칼럼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우리나라 기획재정부도 담담하게 해설하는 수준이기는 했으나 국제통화기금의 발표를 12월 4일자 보도 자료로 만들어서 배포하기도 할 정도로 이번 국제통화기금의 자본통제 수용은 공식적인 것이었고 특히 자본유출입 위험에 노출된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큰 주제다. 이번 '세계의 시선'에서 동시에 소개하는 두 개의 글은 자본 유출입 통제에 관한 명확한 관점과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함을 상기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이 자본통제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다

(IMF drops opposition to capital controls)

 


2012년 12월 3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최근 신흥국들에서 자본통제를 도입하게 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도 국경을 넘는 자본 이동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직접적인 통제 수단 사용을 수용하는 근본적인 이데올로기적 전환을 확정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자본통제가 “분명한 대상에 대해, 투명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일시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12월 3일에 보고서로 공개된 정책은 1990년대 기간 동안 자본계정 자유화를 열망해온 국제통화기금의 정책으로부터는 급격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자산시장에 투기자본 유입이 심각해지고 있는 브라질을 포함하여, 대만과 한국경제는 과세나 규제, 또는 자본에 대한 다른 제한을 가하는 조치들을 실험해왔다. IMF의 브라질 대표는 12월 3일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이 여전히 너무 조심스럽고 자본통제를 표준적인 정책수단의 일부가 아니라,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통화기금의 보고서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일반적이 이익이 많지만, 금융시스템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경우에 경제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비용을 넘는 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잘 계획되고, 적절한 시점에서, 순서에 따라 자본이동 자유화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또한 “완전한 자본 이동 자유화가 항상 모든 국가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은 또한 급격한 자본이동에 대한 거시 경제적 대응 - 재정긴축, 금리인하, 환율 절상 등을 포함 - 을 자본통제가 직접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 이사회에서 브라질을 포함해서 11개국을 대표하는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보고서가 여전히 “친 자유주의적으로 경도(Pro-liberalization bios)"되었고, 불안정한 자본흐름을 부채질 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 재무장관인 기도 만테가(Guido Mantega)는 계속하여 “환율전쟁(Currency war)”을 경고해왔고, 미국 연준이 제로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투자자들이 달러를 싼 값으로 빌려 신흥국에 투자해서 고수익을 얻을 유인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보고서에 대해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또한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진전된 것이긴 하지만, (자본통제에 관해 -역자)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아이슬란드, 스페인, 아일랜드와 중앙 유럽, 동유럽 국가들의 경험은 대규모적이고 변덕스러운 자본 이동의 위험성을 보여주었다.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지금 진행 중인 위기로 인해, 국제통화기금이 자본이동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자본이동에 의한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적이고 변덕스러운 자본이 유입되는 나라들에서 받는 충격의 정도가 아직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다.” 

1990년대 동안, 미국 재무성의 압력 아래 국제통화기금은 자본계정 자유화를 촉진하기 위한 기금의 규칙의 변경을 제안했었다. 그러다가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해 신흥국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포기했다.  

1998년에는 말레시아가 자본유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 결정에 대해 당시 국제통화기금은 반대했다. 그런데 적어도 한명의 국제통화기금 이사는 찬성을 했는데 예를 들어 퀼러(Horst Kohler)는 나중에 말레시아 결정이 옳았다고 말한 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 보고서는 또한, 자본 유출 통제 보다는 유입 통제를 선호하고 있고, 거주자에 기반을 둔 자본이동 규제보다는 은행 감독과 같은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국내 투자자와 해외투자자를 차별하지 않는 조치들을 선호한다. 그러나 파울로 노이게라 바티스타(Paulo Nogueira Batista)는, 비거주자(외국인 투자자 - 역자)들은 국내 투자자들과는 시스템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명확하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자본 이동의 규칙

(Global Capital Rules)

 

2012년 12월 13일

대니 로드릭(Dani Rodrik)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국제통화기금(IMF)이 자본통제(Capital Control)를 승인했고, 따라서 국경을 넘는 금융자본 이동에 대해 과세를 하고 규제를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이 공식화되었다.

국제통화기금이 부국과 빈국에 상관없이 외국 금융자본 개방을 강력히 요구해왔던 것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융 세계화가 파괴적일 수 있다는 사실, 금융위기라든지 경제적 차원에서 부정적인 통화 운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1914년까지 지배적이었던 금본위제도 아래에서는 자유로운 자본 이동이 신성불가침의 것이었다. 그러나 양차 대전 사이의 혼란기로 접어들면서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같은 많은 사람들은 개방된 자본계정이 거시경제 안정성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1944년에 체결된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 합의는 이러한 새로운 공감대를 반영하는 것이었고 국제통화기금의 협정문에 자본통제를 명기하게 되었다. 그 당시 케인스 말에 따르면 “이단이라고 여겨지던 것이 지금 정통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까지, 정책결정자들은 다시 자본의 이동성에 매혹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1992년에 자본통제를 불법으로 만들었고, OECD는 새로운 회원국들에게 금융 자유화를 강요했다. 그 결과 1994년과 1997년에 각각 멕시코와 한국이 금융위기로 가도록 만들었다. 국제통화기금은 금융 자유화를 진지하게 의제로 채택했고,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회원국들의 자본계정 정책에 관해 국제통화기금에게 공식적인 권력을 부여하도록 협정문을 수정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에 의해 이중으로 피해를 입게 된 개발도상국 나라들을 오히려 비난하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다. 자본 이동의 활용성을 높이면서 위기를 막는데 필요하다고 주장되는 규제완화, 재정 긴축과 통화정책 등을 멕시코와 한국, 브라질, 터키 등 피해를 입은 정부들이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가 왔다고 국제통화기금과 서구 경제학자들이 주장했던 것이다. 문제는 금융 세계화가 아니라 국내 정책이라는 것이었고, 그래서 해법도 국경을 넘는 금융 이동에 대한 통제가 아니라 국내적 개혁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2008년 금융 세계화의 피해자가 선진국이 되는 순간, 이런 유형이 주장이 더 이상 존속되기가 어려워졌다. (자본유입으로 인한 - 역자) 한바탕의 도취와 거품, 뒤를 이어서 갑작스런 중단과 급격한 반전(외국 자본 유입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후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소위 자본 이동의 반전되는 것 - 역자)은 통제되지 않고 규제 풀린 금융시장에서 비롯된다는 것, 글로벌 금융시장 그 자체의 불안정성이 문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졌다. 각 국가들이 이러한 세계적인 불안정성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을 국제통화기금이 인정한 것은 따라서 당연한 것이며 적절한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국제통화기금이 진정으로 변했다고 과장하면 안 된다. 국제통화기금은 여전히, 모든 나라들이 점진적으로 도달해야 할 이상적인 모델로서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성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만 모든 국가들이 충분한 “금융적, 제도적 발전(financial and institutional development)”이라고 하는 최소조건(threshold condition)에 도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은 자본통제를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거시적, 금융적, 신중한 조치들이 자본의 급격한 유입을 저지하는데 실패했을 때, 환율이 결정적으로 과대평가되어 있을 때, 경제가 과열되고, 외환보유고가 이미 충분할 때 등이다. 그 때문에, 국제통화기금이 “자본 이동 자유화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설계하고 이를 위한 상세한 개혁절차를 규정하려 하고 있지만, 그런 식의 자본통제와 자본이동 자유화에 관한 조금이라도 비교해볼 만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다음의 두 가지 점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글로벌 금융을 불안정하게 하는 근원적인 실패지점들을 직접 조준하여 얼마나 적절한 정책을 적용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둘째는, 각 국가들이 국내 금융규제를 어느 정도까지 유사하게 수렴시키면 국경을 넘는 금융 흐름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첫 번째 문제(금융의 실패 지점을 정확히 조준하여 정책적 대처를 하는 것 -역자)는 총기 규제와 유사하다. 자본 유출입과 마찬가지로 총기는 적정한 사용법이 있지만, 사고가 나거나 위험한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 파멸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이 마지못해 자본통제를 승인한 것은 총기규제 반대론자들의 태도와 유사하다. 즉, 개인의 (총기소지 -역자) 자유를 포괄적으로 규제하기 보다는 정책 결정자들이 (총기 소지자의 -역자) 위험한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총기 로비 집단이 그를 빗대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논리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총기 유통을 제한하지 말고 총으로 공격한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사한 논리로, 특정 유형의 금융거래에 과세하거나 규제를 하지 말고, 그들이 예상하고 있는 금융의 위험을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완전히 스스로 감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자 애비너시 딕시트(Avinash Kamalakar Dixit)가 즐겨 표현하듯이, 세상은 기껏해야 늘 (최선이 아닌- 역자) 차선을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식별해서 그것만 정확하게 규제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접근법은 비현실적이라는 말이다. 잘못된 행동을 완벽하게 모니터링 해서 규율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규율에 실패할 경우의 사회적 비용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총기를 잘못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 역자) 총기를 규제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국경을 넘는 자본의 이동을 직접 규제하자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특정 거래를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델이 실현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차선의 전략인 것이다.  

두 번째 문제(개별 국가들이 유사한 국내적 금융규제 조치들을 잘 취하면 국경을 넘는 금융이동 규제를 할 필요가 적어진다는 논리 - 역자)는 국내적 금융규제가 하나의 방식으로 수렴하기 보다는 다양하다는 것이고, 이는 잘 발달된 조직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금융 규제의 효용한계를 따라서 금융혁신과 금융 안정성 사이의 상충효과(trade off)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금융혁신과 금융 안정성 가운데 한쪽이 더 강화되면 그만큼 다른 쪽이 더 약화되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들은 자국 은행들의 자본과 유동성에 대해 엄격한 요구사항을 부과함으로써 안정성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추려 할 수 있고, 다른 국가들의 경우에는 금융혁신을 좀 더 선호하여 가벼운 정도의 금융규제를 채택할 수 있다.  

자유로운 자본 이동은 이 지점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 차입자나 대부자들은 국내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국경을 넘는 금융 이동에 의지할 수 있는데, 그로 인해 국내적인 온전한 규제체제가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규제차익을 방지하기 위해, (조세 피난처 같은 - 역자) 느슨한 규제 지역으로부터 유입 금융거래에 대해서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을 국내적 규제 당국자들이 받게 된다.  

각 국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금융을 규제하는 세상은, 각 국내적 정책들을 서로 구분해내는 교차점 관리를 위한 교통 규칙이 필요하게 된다. 모든 국가들이 자유로운 자본이동의 이상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가정을 하게 되면, 이런 규칙을 만들어내야 하는 난제에 제대로 주의를 돌리지 못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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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붕어빵

    한국이 IMF에 빌린돈은 50조 입니다....김대중은 빨리 갚아야 한다는 이유로 국내 기업들 다팔았는데요....그때 300조 넘게 모였다고 합니다. 그중 150조는 행방불명 상태이며, 그돈이 스위스 은행으로 해서 북한으로 보내졌다고 합니다....그돈으로 북한은 핵계발 했죠.....36조, 68조, 30조, 20조 4차례 행방불명 됐음

    2012.12.19 18:48 [ ADDR : EDIT/ DEL : REPLY ]

2012 / 11 / 19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 대선은 오바마의 재선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오바마의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이고, 뾰족한 해결책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1월 1일로 다가온 재정절벽(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으로 인하 큰 폭의 재정지출 감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 터키 재무장관이자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 세계은행 부총재였던 케말 데르비스는 오바마의 당선 요인은 광범위한 중산층의 지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재분배라고 말한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살아나야 수요가 회복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이 소득재분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득재분배를 위한 방안으로 양질의 교육과 기술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럴 때에 실업을 막을 수 있고, 안정적 고용을 통해서 소득재분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케말 데르비스의 제안처럼 소득재분배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다. 미국 국민들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 부자증세와 재정지출을 강조한 오바마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감세와 재정긴축을 주장했던 롬니는 이 문제를 실현하기에 부적절한 후보로 평가받은 것이다. 몇 달전 있었던 프랑스 대선에서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높이겠다고 주장했던 올랑드가 당선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민주당이 부자증세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 국의 국민들이 선택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우리의 선택이 남았다. 부자증세와 복지강화는 물론이며 근본적으로는 중산층 이하의 임금과 소득을 높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소득재분배를 이룰 수 있는 후보는 누구일지 잘 판단해보자.

 

 

버락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

(The Second Coming of Barack Obama)

 


2012년 11월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케말 데르비스(Kemal Dervis)

힘든 선거였지만, 버락 오바마는 재선에 승리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바마는 새로운 4년의 임기 동안 미국과 세계를 위해서무엇을 할 것인가?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8%에 달하는 실업률을 껴안은 채 재선에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프랑스 전 대통령), 고든 브라운(영국 전 총리), 호세 사파테로(스페인 전 총리)와 같은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최근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리에서 밀려났다. 공화당 대통령 조지 부시의 8년 임기 동안 폭발한 금융 악재로 인해, 오바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회복을 위해 뛰어야만 했다.


오바마는 단지 그의 비범한 개인적 쾌활함 뿐 아니라 중산층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오바마의 경제 회복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중산층 유권자들은 부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인식된 공화당 후보 롬니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미국의 계속되는 인구 변화는 라틴계를 비롯한 소수민족에게 강력하게 피력하지 못하는 후보의 승리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특히 롬니가 실패한 부분이다.

이번 선거는 과도한 비용 지출과 네거티브적 공격이 많았다는 점에서, 많은 유권자들을 불쾌하게 만들만 했다. 하지만 대안은 항상 존재하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격렬하게 싸워야만 한다는 미국 민주주의의 경쟁력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기로에 서있는 세계 경제와 함께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은 엄청난 확장적 통화정책과 거대한 재정적자를 유지함으로써 그나마 불안정하고 약한 수준의 경제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금고에는 현금이 쌓여있지만, 민간 투자는 정체되고 있다. 일본은 총리가 계속해서 깜짝놀랄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확실한 경제 회복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다.

유럽 역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의 기민한 임기응변과 국채시장에 무제한 개입하겠다는 약속 덕분에 겨우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 십년동안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성장은 본질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남유럽의 문제는 심지어 독일마저 경기 침체에 빠지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그리스는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다. 유그리스 자체는 작은 국가에 불과하지만, 그리스가 보여주는 총체적인 붕괴는 금융과 사람들의 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세계 신흥시장의 경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신흥국들의 잠재생산성 증가추세는 선진국보다 높다. 하지만 경기순환적 디커플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선진국 경제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 - 역자주). 세계 경제는 전체적으로 상호의존적이다. 어떤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전세계로 전파된다. 협소한 거시경제의 시야를 넘어서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자체만으로 세계경제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어떤 경로를 밟느냐는 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이며,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G20 등에서 중요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각은 전세계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경제정책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독일 등에는 거대한 투자 자원이 있다. 기후와 자원의 제약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높은 생산력과 거대한 번영을 가져다주며 노동과 고용을 증진시키 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기술혁명의 시작에 서 있다.


하지만 이런 자원들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선진국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은 투자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수요의 회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자본은 많은 수익을 거두었지만 거기에 부과되는 실질 세율은 높지 않으며, 현재의 저금리는 기업에게 유용하다. 또한 미국이 2011년에 이룬 경제성장의 90% 이상이 상위 1%에게 돌아가는 것과 같은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수익 배분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회복을 제한하고, 거시경제 정책은 지속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과 커져가는 공공부채의 위험, 저금리로 인한 자산거품 사이에서 길을 잃게 만든다.

균형잡힌 소득재분배는 단지 사회적,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이는 거시경제에서 필수적이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게 꼭 필요한 해법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물론이며 전세계적으로 교육과 적절한 기술 훈련이 제공되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훈련받지 못한다면 수많은 노동자들은 실업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소득재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제 북유럽이 5조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반면 남유럽의 수요는 붕괴되고 미국의 적자는 5조 달러에 이른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나 이상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적 협력이 요구되며, 선거 이후 미국에 대해서는 청정에너지혁명, 고용창출 투자의 확대, 새로운 성장 방식 만들기와 같은 약속을 지킬 것이 강력하게 요구된다.

미국의 길고 어려웠던 선거는 끝이 났고, 이제 포괄적인 개혁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이를 잘 깨닫고, 미국과 전세계의 수 억 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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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2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08년 리먼 파산으로 시작된 대침체(Great Recession)가 5년차로 접어들었건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3대 선진국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일본 중앙은행이 모두 무제한 국채매입 등의 양적완화조치에 들어갔다. 그 중에서 그나마 경기 여건이 나을 것이라는 미국경제의 회복력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난 9월 미국 연준이 경기회복을 기대하면서 세 번째(지난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 단기국채를 장기국채로 교환하여 유동성을 공급한 정책-를 포함하면 4번째)로 양적완화 조치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초입부터 그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널리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학자가 누리엘 루비니 교수였다.(새사연이 소개한 세계의 시선: 루비니,미국경제의 3차 양적완화 효과 실망스러울 것.)

루비니 교수는 첫째, 증권시장이 바닥이었던 1,2차 양적완화 시기와 달리 지금은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와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는 점, 둘째, 통화정책이 실물로 전달되는 채널들인 채권시장, 신용시장, 통화시장, 그리고 주식시장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이번에는 재정적 뒷받침이 없다. 1,2차 양적 완화는 더 이상의 경제침체를 방어하고 더블 딥(double-dip)을 피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는데, 그것은 재정부양책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3차 양적완화는 재정적 긴축, 심지어 거대한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0월 12~13일에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입장이 엇갈리자 이에 대한 분석을 싣고, 양적완화의 효과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주로 루비니 교수가 지목한 것 가운데 재정절벽의 위험성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더 나아가 골드만삭스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비중 있게 소개하면서 재정절벽 위험이 3차 양적완화의 긍정적 효과를 압도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골드만삭스는 재정절벽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미국 의회가 연말까지 재정긴축 협상을 원만히 해결하고, 연말로 종료되는 감세도 연장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롬니가 승리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지금 월가의 공화당 편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고 골드만삭스의 메시지를 읽을 필요가 있다.)

여하튼 유럽 위기가 당분간 거의 해결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미국마저 3차 양적완화 효과가 회의적이고 재정절벽 위험성마저 연말로 다가오면서 확대된다면, 2013년 세계경제 전망이 밝을 수 없다. 한국 경제도 3분기에 전년대비 1%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서서히 우리 역시 위기관리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미국경제 모니터링을 주의 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3차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신뢰성은?

(Bernanke's faith in QE on shaky ground)

 

헤니 센더(Henny Sender)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2012년 10월 19일자

지난 10월 12일~13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연차 총회 이후, 자신들이 취한 조치가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련의 방어적 발언들이 미국 연준관리들에게서 이어졌다.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는 연준의 정책이 “미국 경제 회복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미국의 소비와 성장을 촉진시킴으로써 글로벌 경제를 지원하는데도 또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의 회복이나 ‘양적 완화’와 경제 상황 개선에 대한 희망적 신호가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확고한 증거는 거의 없다. 3차 양적완화에 의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활동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의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이 주고 있는 영향력은 이미 희미해지고 있다. 모건 스탠리 분석가는 이번 주(10울15일~21일)에, 갈수록 악화되어가고 있는 경제기초(Fundamentals)로 인해 고수익 시장의 수익률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결정을 했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수익률이 최근에 떨어지다가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는 동안에도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상승을 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3분기 자본지출 감소는 연준의 정책이 기업투자를 위한 촉매제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차 양적완화 효과가 없는 중요한 하나의 이유는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높아지는 우려 때문이다. 재정절벽은 내년 1월에 자동적으로 세금이 늘어나고 정부지출이 삭감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원만히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 즉 ‘재정절벽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준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재정절벽 - 작년에 미국정부의 국가채무 한도를 늘리는 의회 협상의 결과에 따라, 미국 의회가 연말까지 ‘초당적으로 재정적자 삭감조치를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에 2013년부터 ‘자동적’으로 10년 동안 1.2조 달러를 무조건 삭감하는 조항이 발동된다. 또한 당초에 2010년 종료될 예정이던 부시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을 오바마 정부가 2012년으로 기한을 연장한 바가 있다. 따라 2012년 말이면 이러한 감세정책이 종료된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정부가 2010년에 실시한 급여세율 인하와 실업보험 우대책 등이 역시 2012년에 종료된다.(-인용자 해설)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에 고객들에게 재정절벽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발송했다. 기본시나리오(좋지는 않은 시나리오)는 연말까지 재정절벽 문제를 풀지 못한 결과, 2013년 초에 실질 성장률의 1.5%가 감소하는 것이다. 더 나쁜 시나리오는 실업보험 우대책과 상위 소득세 감세 종료로 인해 성장률이 거의 2%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내년까지도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향에 대한 합의를 전혀 하지 못하여 성장률이 거의 4% 규모까지 떨어지고 경제는 다시 침체의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다.  

역설적으로, 아마도 재정절벽의 충격은 미국 정치인들이 대담한 행동에 들어가든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드라마틱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의회가 재정적자를 현재 GDP의 4.3%에서 1~1.5%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합의를 하는데 성공한다면, 재정긴축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다. 반대로 의회가 합의에 실패한다면 불확실성 때문에 동일하게 기업의 투자와 성장이 감소할 것이다.

재정절벽에 대한 이러한 공포가 연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동안, 버냉키의 동료들은 재빨리 연준의 정책이 기본적으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버냉키의 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마사키 시라카와 일본중앙은행 총재는, 그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를 좀 더 지원하는 것 이상을 할 수는 없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는데, “(지금의) 글로벌 통화 완화경향이 2000년대의 거대한 신용거품을 일으켰던 환경과 유사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원자재 등 상품가격을 상승시키고 신흥시장의 자산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흥시장 중앙은행 총재들도 미국 연준에 대해 역시 비판적이다.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는, 양적완화가 부자들에게는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상품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빈곤층을 더욱 어렵게 하여, 결국 소득 격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 브라질 등의 중앙은행 총재 등은 버냉키 보다도 더 공짜점심이 없다는 사실을 믿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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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15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세계 3대 선진국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에서 지난 9월에 동시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작했다. 재정여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아래 중앙은행의 지원만으로 경기회복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기상황이 가장 낫다고 하는 미국경제도 좀처럼 고용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경기회복 수준이 미약하자 세 번째의 양적완화 정책 시행을 발표했다. “매달 400억 달러 MBS 채권을 무기한 매입하고, 0~0.25%의 초저금리 기조를 적어도 2015년 중반까지 연장하며, 국채교환 프로그램을 지속”한다는 강력한 조치다.

그런데 앞서 미국 경제부양을 목적으로 한 3차 양적완화의 결과로 풀린 달러가 신흥국에 유입되면서 신흥국 자산시장 거품을 일으킬 뿐 아니라 달러가치 하락을 초래하여 환율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세계의 시선 30:미국의 3차 양적완화는 두 번째 '환율전쟁'을 부르나? 참조) 최근 10월 13일 브라질 만테가 재무장관이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비판하면서, “선진국들의 이기적인 통화 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통화전쟁이 촉발됐다”고 비판한 것이 그 사례다. 

그렇다면 3차 양적완화가 미국의 실물경제 회복에는 도움이 되는가? 이 점에 대해서 잘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꼼꼼한 논리를 펴면서 비판한다. 요지는 2008~2010년 1차 양적완화, 2010~2011년 2차 양적완화, 2011~2012년 국채교환프로그램(오퍼레이션 트위스트, Operation Twist)에 비해 그 효과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3차 양적완화 효과를 회의적으로 보는 중요 이유 중의 하나는 통화정책과 재정 부양정책이 함께 사용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재정절벽과 같은 재정적 제약 상황 속에서 3차 양적완화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양적완화가 실물경제로 전달되어 실물경제 회복을 추동하게 해줄 경로들(채권시장 경로, 신용시장 경로, 통화 경로, 주식시장 경로, 그리고 신뢰의 경로들)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루비니는 “만약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전달되는 경로들이 모두 깨졌다면, 3차 양적완화가 경제성장에 의미 있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루비니의 글이 그런것처럼 꼼꼼하게 실증적인 비교 분석을 한 컬럼이다. 

 

회의적인 양적완화 효과

(Hard to be Easing)

2012년 10월 12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3차 양적완화에 착수하기로 한 미국 연준(Fed)의 결정은 세 가지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3차 양적완화는 빈사상태에 빠진 미국경제 성장을 촉진시킬 것인가? 미국과 전 세계의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상승을 견인해줄 것인가? 마지막으로, 국민경제(GDP)성장과 주식시장에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1차, 2차 양적완화와 뒤 이은 연준의 국채매입 프로그램(Operation Twist)때와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 대한 3차 양적완화 효과가 강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전의 통화 완화정책들이 지속적인 주가상승과 연관되어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 3차 양적완화의 규모와 기간은 더욱 대규모적인 것이다. 그러나 연준이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확고히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이전의 양적 완화 시기에 비해 훨씬 적거나 단기적일 것이다.

우선 이전시기 양적완화 정책은 주가와 수익률이 매우 낮은 시점에서 시작되었음을 고려해보라. 2009년 3월에 S&P500 지수는 660선 아래였고 기업과 은행들의 주당 순이익(EPS)은 금융위기 저점으로 추락했으며 주가 수익률(PER)도 한 자리 수였다. 지금은 S&P500 지수는 1430을 맴돌고 있을 정도로 100%이상 올랐고 평균 주당 순이익은 100달러에 접근했으며 주가 수익률은 14배를 넘어간다.

2차 양적완화 기간인 2010년 여름에조차 S&P500, 주당 순이익, 주가수익률 모두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만약 3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 성장률이 취약한 수준에 머무르게 되면(그럴 가능성이 높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더욱이 이번에는 재정적 뒷받침이 없다. 1,2차 양적 완화는 더 이상의 경제침체를 방어하고 더블 딥(double-dip)을 피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는데, 그것은 재정부양책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3차 양적완화는 재정적 긴축, 심지어 거대한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동반하고 있다.  

미국이 올해 말에 다가오는 GDP의 4.5%에 달하는 재정절벽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GDP의 1.5%에 달하는 재정긴축이 2013년 경제에 충격을 가하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현재 미국경제 성장률이 연율 기준 1.6%에 머무르고 있는데, 여기서 GDP 1%정도의 재정긴축은 2013년 미국경제가 거의 정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3차 양적완화로 가계와 기업이 서서히 회복되어서 2013년에도 미국의 성장률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준다고 할 때에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진행 중인 그 이상의 회복 조짐은 없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경기가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통화완화 정책을 선언하기 직전에 이미 성장세로 반전했음을 경제 선행지표들이 보여주었다. 당시에는 이미 회복세로 들어선 경기를 더 자극하는 식으로 양적완화가 역할을 했고 이것이 주가상승 지속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데이터들은 미국경제가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유사하게 동력이 약하다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다. 노동시장의 취약함과 낮은 수준의 자본지출, 그리고 느린 소득상승은 올해 3분기 성장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는 당초의 전망을 부정하고 있다.  

한편 통화 완화 정책을 실물경제로 전달하기 위한 주요 경로인 채권시장, 신용시장, 통화시장, 그리고 주식시장 등은 무너져버리지 않았다면 취약해져 있는 상태다. 이제 채권시장 경로는 성장을 촉진해주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 장기국채 이자율은 이미 매우 낮은 상태이며 추가적 할인이 민간 차입자들에게 차입비용을 의미 있게 낮춰주지 못한다.  

신용채널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은행들이 추가적으로 대출을 풀어주기 보다는 초과 준비금으로 쌓아놓는 식으로 양적완화로 생긴 추가적 유동성을 대부분 비축해놓고 있다. 차입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반면 차입을 원하는 사람들은 가계부채가 높고, 차입을 원하는 (대부분 중소 규모의) 기업들은 신용 제한에 걸려 있는 상태다.

통화 경로도 비슷하게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성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양적 완화로 인해 -인용자) 달러 약세 환경이 만들어져도 순 수출이 좀처럼 탄탄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많은 나라에서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준을 따라 다양한 방식의 양적완화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고 그 결과 약 달러를 유지하려는 연준이 조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무역수지와 성장률에 대한 약 달러 효과는 다음의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제한받고 있다. 첫째, 약 달러는 (석유, 원자재, 곡물 등) 상품가격이 높아지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는 상품 순 수입국인 미국으로서는 무역수지 개선을 어렵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강력한 수출에 의해 유도되는 성장률 개선은 수입의 증가를 수반하게 된다. 경험적 연구에 의하면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한 약 달러의 총 효과는 제로에 수렴한다.

양적완화를 실물경제로 전달해주는 다른 의미 있는 유일한 경로는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다. 그러나 3차 양적완화가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은 다소 순환 논법적이다. 지속적인 자산 가격 상승을 위해서는 성장률이 회복되어야 하고, 성장률은 자산효과로 인해 회복될 수 있다는 동어반복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만약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전달되는 경로들이 모두 깨졌다면, 3차 양적완화가 경제성장에 의미 있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는 최근 추가적인 경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것은 ‘신뢰의 경로(confidence channel)’인데, 오랜 동안 충분히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시키겠다는 연준의 약속이 민간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연준은 2010년 2차 양적완화 당시 제로금리를 당초 2013년까지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가, 이번에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2015년까지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 인용자) 문제는 어떻게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그러한 효과를 유지시킬 것인가 하는데 있다. 부채 축소, 거시적 불확실성, 취약한 노동시장 회복, 그리고 재정적 제약이 계속되는 환경에서는 신뢰는 쉽게 깨지기 마련이다. 

요약하면, 3차 양적완화가 전면적인 경기침체 위험을 감소시켜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고통스런 축소과정을 견뎌야하는 경제에 대해 지속력 있는 회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이다. 3차 양적완화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를 하게 해주고 약간의 자산 가격 상승을 자극해줄 것이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실망스러워지고 기업 실적과 수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게 되면 주가상승은 흐지부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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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10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도대체 유럽 위기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유력 기관들의 올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전망을 모조리 엉터리로 만들어놓았을 뿐 아니라, 향후 세계경제 전망을 대단히 어둡게 만들고 있는 유럽위기에 대해 아직 누구도 해결을 실마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5000억 유로 규모의 유로 안정화기구(ESM)도 공식 출범했고, 유럽중앙은행이 단서를 달긴 했지만 회원국 국채 무제한 매입까지도 선언해 놓았지만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럽위기가 진정되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그 와중에 성장률은 계속 추락하고 반대로 실업률은 뛰어오르고,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저항의 대열을 이루고 있다.

사실 근원적 해법은 나와 있었다. 경제 동맹에 상응하는 정치동맹을 만들어 미국과 유사한 진정한 유럽 합중국으로 발전시키든지, 아니면 채무위기국가들이 유로 통화 동맹을 빠져나와 독립적인 환율정책과 통화정책을 사용하게 해주든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동맹으로 가는 길은 이상적이지만 아득히 먼 길이고, 통화동맹에서의 이탈은 위험성을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공포’스럽다는 이유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판적인 안목으로 세계화를 접근해온 선두주자이자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 국제정치경제학 교수인 대니 로드릭(Dani Rodrick)은 유로 존이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세계화와 민주주의, 주권의 트릴레마’로 분석하고 세 가지 모두를 선택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유럽이 민주주의를 지속시킨다는 전제아래 각 국가의 주권을 버리고 정치통합을 이루든지, 아니면 세계화를 버리면서 통화동맹을 깨고 민주주의와 각 국가의 정치, 경제 주권을 적극 사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든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럽의 구조적 문제와 해법에 대한 한층 진전된 설명 틀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아래는 10월 8일자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게제된 대니 로드릭 교수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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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에 관한 진실

(The Truth About Sovereignty)

2012년 10월 8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대니 로드릭(Dani Rodrick)

유럽의 신재정협약에 대한 프랑스 의회의 최근 논쟁에서, 사회당 정부는 그 협약의 비준이 프랑스 주권을 침해할 것이라면서 완강하게 거부했다. 장 마크 아이로(Jean Marc Ayrault) 총리는 그 협약이 “공공지출 차원에 국한된 제한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면서, “예산 주권을 프랑스 의회가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이로 총리가 자신의 사회당 멤버를 포함해서 신재정협약에 회의적인 동료들을 안심시켜고 하던 시점에, 유럽 집행위원인 호아킨 알무니아(Joaquin Almunia)는 브뤼셀의 사회민주당 동료들에게 유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뒤를 이어 그는 세계화와 주권은 서로 충돌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도 국가 주권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고, 특히 좌파 정치가들은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국가의 주권을 상당 수준 제한할 수 있느냐 여부에 유로 존의 생존이 달려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부정함으로써, 유럽 지도자들은 유권자들을 오도시키고 있고 민주 정치의 유럽화를 지연시키고 있으며, 결국은 치러야 할 정치 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유로 존이 완전한 경제적 통합을 열망하면, 국가 사이의 무역과 금융활동을 지연시키는 거래비용이 제거된다. 명백히 경제통합은 국가 사이의 무역과 자본 이동에 대한 직접 규제를 각국 정부가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제품 안전 표준이나 은행 규제와 같은 국내법이나 국내 규제들을 다른 유로 국가들의 것과 조화시킴으로써 간접적 무역 장벽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확실성 그 자체가 거래비용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런 유형의 정책 변경 자체를 각국 정부들은 포기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유럽 단일시장 계획안에 내포되어 있었다. 유로 존은 한 발 더 나가 통화를 통합함으로써 국가별 통화와 관련된 거래비용과 환율 위험을 제거하고자 했다.

간단히 말해서, 유럽 통합 프로젝트는 유로 소속국가들의 국가 주권을 얼마나 제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만약 지금 유럽 통합의 미래가 의심스러워졌다면, 그것은 다시 한 번 국가 주권이 통합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맹 수준의 정치적 기구에 의해 뒷받침되는 진정한 경제동맹이었다면, 경제 동맹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그리스나 스페인 등의 금융 문제가 지금 상황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을 생각해보자. 플로리다 주는 다른 주들과의 거래에서 기록적인 경상수지적자를 내고 있다. 만약 플로리다 주 정부가 파산한다 하더라도 플로리다 은행은 정상적으로 계속 영업을 할 것이다. 은행들은 주정부 관할이 아니라 연방 정부의 관할 아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플로리다의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주정부의 재정이 투입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은행은 최종적으로 연방기구의 책임아래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되면, 워싱턴(연방정부)으로부터 실업수당을 받게 된다. 플로리다 유권자들이 경제에 불만을 갖게 되더라도 플로리다 주 수도에 와서 폭동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연방정책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자기들이 뽑은 연방 의회 의원들을 압박할 것이다. 아무도 미국의 주정부들이 상당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주권과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한 이해 역시 잘못되었다. 주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이 모두 비민주적인 것은 아니다. 정치학은 ‘민주적 위임(democratic delegation)'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서 국제기구나 독립적인 기관에 위임되는 등의 방식으로 어떤 형태의 주권을 넘겨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독립적인 중앙은행에게 통화정책을 위임하는 것이 전형적인 사례다. 물가안정을 이루기 위해 일상적인 통화정책 관리는 정치로부터 분리되어 있게 된다.

주권에 대한 선택적인 제한이 민주주의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고 하더라도, 시장 통합으로 인해 초래되는 모든 (주권) 제한들이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국내정치에서는 (주권)위임이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진다. 그리고 사안이 대단히 기술적이거나 정당들의 견해 차이가 크지 않은 좁은 영역으로 국한된다.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향상시키는 세계화라면 이런 한계들을 존중할 것이다. 그것은 민주적 위임에 정확히 부합하는 한도에서, 그리고 자국의 민주적 숙고를 증진시킬 수 있는 제한된 절차적 표준(예를 들어 투명성, 책임성, 대표성, 과학적 명확성 등)을 따라서 수행될 때 허용될 것이다.

미국의 사례가 말해주는 것에 따르면, 플로리다, 텍사스, 캘리포니아, 그리고 다른 미국의 주정부들이 그랬던 것처럼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장통합을 하면서 민주주의를 살려내려면 대표성과 책임성이 담보된 초국가적 정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화가 각 국가의 국내적 정책을 우선 시행하는 권한을 제한하면서도 그를 보완할 수 있도록 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 민주적 공간을 확장해주지 않을 때, 민주주의와 세계화 사이의 갈등은 심화된다. 스페인과 그리스에서의 정치적 불안정이 말해주듯이 유럽에서는 이미 이런 한계를 넘어서 잘못 접어들었다.

그것이 바로 나의 정치적 트릴레마가 착목하려는 지점이다. 우리는 세계화와 민주주의, 그리고 국가 주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없다. 우리는 셋 중에 두 개를 선택해야 한다.

유럽 지도자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다면 정치적 동맹이냐 경제통합 해체냐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들은 명시적으로 경제 주권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자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경제주권을 사용하든지 해야 한다. 전자의 경우 (주권을 유로 차원으로 위임한다는 사실을 - 역자)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해주고, 민족국가 수준을 넘어선 유로 차원의 민주적 공간을 구축하는 것을 수반할 것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하면서 각 국가의 통화와 재정 정책을 펴도록 하기 위해 유로 통화 동맹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 선택이 지연되면 될수록, 궁극적으로 지불해야 할 경제적 정치적 비용은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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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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