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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5 새로운 전염병의 확산이 신자유주의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1)
주제별 이슈 2009.09.15 11:13

1. 신종플루와 계절독감의 차이점

신종플루는 돼지독감, 신종인플루엔자, 신종인플루엔자 A 등으로 불리고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부르는 정식명칭은 Influenza A(H1N1)이며, 2009년 4월에 새롭게 발견된 바이러스다. A형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헤마글루티닌(H, hemagglutinin)과 뉴라미니다제(N, neuraminidase)라는 두 가지 종류의 단백질을 통해 사람의 세포 속으로 침투한다. H는 16종, N은 9종이 존재하기 때문에 H1N1은 독감 바이러스가 H 1번과 N 1번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론적으로는 총 144종의 A형 독감 바이러스가 존재하나 지금까지 문제가 된 바이러스는 H1N1(스페인독감 바이러스), H5N1(조류독감바이러스), H2N2(아시안 독감), H3N2(홍콩 독감) 등이고 이번에 발견된 신종플루 역시 H1N1 타입의 변종으로 스페인독감과 유사해 우려가 높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유전자 조사결과 돼지와 조류,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조합으로 밝혀졌다. 이번 바이러스는 돼지, 인간, 조류 독감 바이러스 외에 유라시아의 돼지 독감 바이러스 2가지 등 5가지 바이러스가 뒤섞인 형태라고 한다. 원래 바이러스는 자신이 숙주로 하는 종외에 다른 종을 넘나들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다른 종을 감염시키더라도 다른 종 사이의 대유행을 일으키는 변이를 하는 경우도 드물다. 일반적인 계절독감은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소변이에 의한 감염이다.

하지만 이번 신종플루는 인간, 조류, 돼지의 독감 바이러스가 조합을 이룬 것으로 인간 사이에서 높은 전염성을 지니게 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몇 년 전 발생한 조류독감은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고 조류 대 인간, 인간 대 인간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인간 대 인간의 대유행을 야기하는 변이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는 치명적이지 않다. 단지 전염성이 강하기에 많은 사람이 감염되는 대유행이 가능한 것이고 그럴 경우 ‘감기환자의 폭발적 증가 → 고위험군의 중환자 다수 발생 → 감기로 인한 사망자 증가’ 등의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향후 1~2주 사이 감염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면 전 지구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대유행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각각의 가능성에 근거한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1) 더 이상 대유행이 없고 이보다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수준에서 유행이 멈출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계절독감은 유행할 것이므로 계절독감을 신종플루로 오해해 타미플루 등을 잘못 투약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2) 대유행이 일어나 인구의 20퍼센트 정도가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치사율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1000만 명의 감염, 중증질환으로 이환되는 경우가 30만 명 정도,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5만 명 정도, 사망자는 1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효율적인 공공의료시스템의 유무, 사회경제적 환경, 효과적인 대증치료 유무에 따라 환자발생과 사망률 등은 계층별, 지역별, 나라별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3)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 국소적 변이의 경우는 큰 문제가 없으나 조류독감과 같이 치명적 바이러스와 섞이는 경우나 계절독감 바이러스 등과 섞여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위급상황이 될 것이다. 다행히 현 바이러스는 쉽게 변이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치명적 변이의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번 신종플루는 다행히 적당한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으나 가까운 시일 내에 더 치명적인 인플루엔자 대유행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60~70년 주기로 이러한 대변이를 일으키고 그 때마다 큰 피해를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조류독감과 같이 독성이 강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의 대유행을 가능케 하는 변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고 조류독감과 같이 치명적 독감과 감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조합 가능성도 높게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WHO에서도 지속적인 인플루엔자 대비책을 강조하고 있다. 왜 이런 바이러스의 변이가 가능한 것이고, 이를 촉발시키는 사회경제적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새로운 전염병의 도래인가?

조류와 돼지, 인간의 만남

1997년부터 보고된 조류독감은 60퍼센트가 넘는 치사율을 나타내고 있고 조류와 조류, 조류와 인간감염을 넘어 인간과 인간감염이 발생하였다. 조류 인플루엔자 H5N1은 2003년 말부터 현재까지 2년 동안 10여 개 아시아 국가들의 가금류에서 지속적으로 유행하여 이미 토착화된 상태다. 현재 인간 사이의 유행은 일어나지 않고 있으나 그 치명적 독성으로 차기 대유행의 1차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사이에서 변이와 감염을 일으키나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통로는 쉽지 않다. 치사율은 높으나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변이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침투할 경로를 획득한 조류 인플루엔자는 치명적 결과를 낳게 되고 그것이 1920년경 최소 2000만 명에서 최대 1억 명까지 사망했던 스페인 독감의 원인바이러스다.

<<조류독감>>의 저자 마이크 데이비스는 조류독감의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는 밀집된 환경에서 사육되는 가금류들 사이에서 대규모 역병으로 발전할 기회를 얻는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대규모 가공공장 주변에 가금류 농장들이 조밀하게 위치하는 사육 형태를 낳은 현대의 축산업 혁명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축산업 혁명으로 집에서 소규모로 키우던 가금류가 세계적 차원에서 대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으로 바뀌면서 닭이 수억 마리씩 모여 있는 지역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런 곳들이 곧 조류 인플루엔자 대유행의 진원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의 호흡기에는 인간독감 바이러스, 조류독감 바이러스,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모두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뒤섞이는 혼합용기(mixing vessels)로 불려왔다. 1957년과 1968년에 발생한 전염병 대유행 바이러스들은 돼지를 매개로 섞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신종플루역시 돼지를 매개로 여러 바이러스가 섞인 형태라고 보고되고 있다.

WHO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은 몇 년 사이 치명적인 조류 인플루엔자가 공장식 대규모 축산업의 부작용으로 급격한 바이러스의 변이를 일으키고, 세계화된 교역 및 상호 이동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조류 인플루엔자와 인간 감염을 가능케 할 인간독감 바이러스가 돼지를 매개로 섞이고 있다는 점이 치명성과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출현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바이러스 변이의 원인

<<새로운 전염병>>의 저자 마크 제롬 월터스는 인류의 지구 환경 및 자연의 순환 과정 파괴가 신종 전염병의 등장과 전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의미의 전염병(에피데믹)이 아닌 환경전염병(에코데믹)이라는 것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정복한 것으로 여겨졌던 전염병들이 다시 인류를 공격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환경의 파괴와 생태계의 변화가 새로운 병원체들의 변이를 촉발시킨 것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새로운 전염병 발생과 재유행의 원인>

-WHO의 보고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노령 인구가 증가된 인구학적 변화
 동물 병원소와의 접촉을 증대시키는 생태학적 변화
 병원체의 전파를 확장시키고 가속화하는 국가 간 여행 및 교역의 증가
 기존 전염병의 감소에 수반된 공중 보건 체계의 이완과 와해
 항생제 남용

-미국CDC의 보고
 인구 및 행태의 변화
 혈액 제제 (HIV) 및 장기 이식(BSE:광우병) 등 국제적 전파를 유발케 한 의료기술과 산 업의 발달
 처녀지의 벌목과 개발 때문에 사람들을 새로운 환경에 노출케 한 경제 발전과 토지 이용
 국제적 여행과 교역의 증대(예:뎅기열과 에이즈)
 항생제에 대한 내성 형성 등 병원체 적응과 변화(예:결핵균과 VSA등 내성균)
 공중 보건 활동의 감축(예: 디프테리아, 식품안전)

특히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는 세균과는 또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세균보다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어 변이가 쉬울 뿐더러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습지의 개발과 가축생산의 변화 같은 생태계의 변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온 바이러스의 적응도를 뒤흔들어 다양한 종을 넘나드는 바이러스 변이를 촉발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종플루 발원지로 알려진 멕시코 라글로리아 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스미스필드사가 세운 양돈공장이 있다. 주민들은 몇 년 전부터 돼지의 배설물로 고생해왔다. ’스미스필드(Smithfield)사’는 미국계 양돈기업으로 지난 2000년에는 미국에서 분뇨 무단배출이 적발돼 1260만 달러 벌금형을 받은 적도 있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 지에서는 이 농장이 신종플루의 원인일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스미스필드사는 검역 결과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고 급기야 멕시코 당국은 이번 돼지독감의 중간 조사에서도 라 글로리아 지역에는 돼지독감의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양돈산업의 이해관계 때문에 돼지 농장의 역학조사가 광범위하게 실시되지 못했으며, 질병의 명칭까지도 돼지독감에서 신종플루로 바꿔서 부르게 된 것이다.

현재 거대 목축 기업의 축사는 들판이 아니라 기업형 공장이다.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 축사에는 배설물이 쌓여있고 사육동물들은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협소한 공간에 갇혀있다. 쌓여 있는 돼지 배설물은 살모네라균을 비롯한 병원균의 서식처이고 악취와 오염물질, 폐수의 원천이다. 이런 오염에 노출된 돼지를 질병에서 보호하고 몸집을 키우기 위해 광범위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투여된다. 여기에서 자라난 돼지는 면역체계가 취약해 일단 질병이 발생하면 급속도로 전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바이러스 변이는 전 세계적 규모로 벌어지는 농축산물 생산방식의 변화가 야기한 새로운 자연환경에 바이러스가 적응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생태계 파괴와 다국적기업에 의한 축산업 혁명, 제3세계의 도시화 등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있다. 또한 다른 종들 간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전자 교환 기회를 증가시킨다. 더구나 빈곤의 증대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약품 독점,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공공보건의료 체계는 변이된 바이러스의 인간감염을 촉진시키고 사망률을 높이고 있다. 심각한 오염과 낮은 의료 혜택에 시달리는 제3세계는 바이러스의 전파와 2차 감염의 토대가 되고, 이런 저소득국에서 발생된 변이바이러스는 국제무역과 여행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이다.

3. 거대 축산업의 발전

전 세계 육류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단백질 공급원이 육류로 바뀌고 있고 그 추세는 선진국 중심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면서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3억 명이 축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지구 농업생산량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 소 사육 두수는 13억 마리로 추산되며, 소 사육면적은 전 세계 토지의 24퍼센트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소를 비롯한 가축들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물의 70퍼센트 가량을 소비하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1/3을 가축들이 먹어 치우고 있다.

이러한 육류소비는 1980년 이후 본격화된 공장식 축산업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공장식 축산업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는 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동일한 조건 하에서 최대한 많은 양의 고기를 생산해내기 위하여 밀집 사육 환경을 선택한다. 공장식 축산은 높은 생산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동물의 자연적인 습성은 무시된다. 성장 환경의 부적합성, 신체 훼손, 질병 등으로 질병의 발생 가능성과 확산 속도가 높아지고 그 결과 사육되는 가축들은 많은 양의 항생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 80년대까지의 축산업은 지금과는 상이한 형태였다. 소농장을 중심으로 사육되었고 농장 당 사육수는 일정 수준이었다. 지금은 상위 몇 개의 기업이 생산을 거의 장악하고 있고 몇 개의 대형 농장에서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집중화와 거대화가 전 세계적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 몇 나라에서 주도하고 있다. 반면에 가축의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아마존의 밀림이나 많은 숲들이 사라지고 제 3세계에 돌아갈 곡물들마저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공장식 축산업이 전염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

돼지독감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핵심 요인은 적절한 규제나 생물학적 안전장치 없는 공장식 축산이다. 런던동물학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 ZSL)와 미국의 조지아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의 지구연구소(Earth Institute) 연구팀은 새로운 전염병 발생의 60퍼센트는 ‘비인간 동물’을 원인으로 하고 새로운 전염병 발생의 71퍼센트는 ‘야생동물로부터 기원된 병원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근 50~60년 동안 인수공통 전염병의 발생은 과거보다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대량 축산이 야기하는 유전적 다양성의 부족과 열악한 환경이 존재한다.

공장식 축산업은 무게가 많이 나가고 번식력이 좋은 종을 유전자조작을 통해 만들어낸다.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져 질병에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밀집한 사육환경을 통해 최소한의 공간과 최소한의 활동범위만이 허용된다. 이는 전염병 발생의 배경이 된다. 영국 양계장의 3분의 2는 10만 마리가 넘는 닭들을 한 사육장에서 사육한다. 미국에서는 돼지 6500만 마리가 고작 6만 5000개의 시설에서 사육된다고 한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빨라져 상위 몇 개의 공장형 농장이 세계 대부분의 육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사육 환경에서 동물들은 병에 더 취약해지고, 병은 빠르게 전파돼 더 치명적인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지난해 퓨 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는 “산업식 동물 생산은 큰 위험을 낳을 수 있다. 즉, 많은 수가 집중된 동물 무리에서 바이러스가 끝없이 순환하면서 돌연변이와 재조합을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확률이 커진다. 그 결과 인간 대 인간 전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고 보고하고 있다.

축산업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완화한 것도 위험을 더 키웠다. 미국에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람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연간 300만 파운드에 달하지만 질병 치료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가축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그 8배인 연간 2460만 파운드에 달한다고 한다. 육류 생산을 위해 성장호르몬도 투여하고 있다. 밀집형 사육환경에서 동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사료에 항생제와 호르몬제, 약품과 방부제를 섞는다. 이런 광범위한 약물사용과 배설물 및 위생 처리 과정의 규제와 감시가 다국적기업의 로비에 의해 완화되면서 공장식 축산공장은 새로운 바이러스 탄생의 생태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1898년 창립된 미국 축산육우협회는 현재 미국 전역에 23만여 명의 축산업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최대 축산 이익단체다. 1985년 ’육우 권장과 조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연 예산 6000만 달러를 집행할 수 있는 막강한 이익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단체는 회원들의 농장 경영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농장 운영에 필요한 토지, 물, 기타 자원에 대한 개인의 권한을 보호하고, 외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전 방위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 현재 미국 축산육우협회 출신들이 미 농무부 고위직에 5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이 중 한 명인 램버트 차관보는 미국 축산육우협회에서 15년이나 일한 사람이다. 축산업 검역을 직접 담당하는 이 자리에 검역 대상인 미국 축산육우협회 인사가 들어온 것(<오마이뉴스>, 2008.05.30 재인용)

4. 식품가격의 하락과 신자유주의 발전, 공장식 축산업의 배경

신자유주의가 번영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배경에는 국경을 넘나드는 저렴한 상품의 출현이 있었다. 80년대부터 먹거리의 소비자 가격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싼 소비재의 전 세계적 유통, 그에 기반한 고용 불안정 및 값싼 노동력의 지속적 공급, 제 3세계 지역경제 파탄과 값싼 노동력의 유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중심에 거대 농축산업과 값싼 먹거리가 존재한다.

신자유주의는 전 세계적인 과잉생산을 통해 실물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상품과 노동력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금융을 중심으로 자본을 축적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싼 농산품과 공산품의 지속적인 유입이 필요하다. 이렇게 공급된 값싼 소비재는 저임금의 토대가 되고 금융산업의 거품과 더불어 실질임금의 저하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번영이라는 환상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작동해 왔다.

WTO체제 하에서 농축산물은 무역상품이 되었고 우르과이라운드를 시작으로 대량의 농자재 투입, 대량 생산, 대량 유통, 대량 소비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카길, 붕게, ADM, 콘아그라의 초국적 곡물 메이저들은 국경을 뛰어넘어 종자, 비료, 농산물 등 먹거리와 관련한 모든 산업을 관장하고 있다. 농식품 체제의 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이 시스템은 거대화되고, 농민으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모든 영역이 국경을 초월하여 서로 연결되고 있다. 이 과정을 주도하는 다국적 식품회사들은 거의 모든 먹거리 부분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자 및 비료, 농약과 같은 연관 산업에도 진출하여 농업생산과 관련된 사업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농식품 시스템은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 지역에서 한 품종만을 생산하게 되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생산방식이 세계 각 지역에 이식되었고 그에 수반하는 노동력의 이탈로 또 다시 저임금 노동자군이 대량으로 생겨나게 되었다. 이는 광범위한 이주노동자군을 형성, 신자유주의의 확산에 기여하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생산방식은 지역 생태계의 파괴를 야기하게 되어 제 3세계의 식량자급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즉 신자유주의는 저가의 농축산물을 기반으로 한 저임금구조를 한축으로 하고, 여기서 이탈된 지역민들이 저임금 노동자군을 형성하는 것을 또 다른 한 축으로 발전해 왔다. 그 배경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곡물-축산-원자재-가공-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다국적 식품회사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값싸게 공급한 저질의 먹거리는 신자유주의 풍요의 결과물로 여겨져 왔다.

지금은 이런 생산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위적인 저가 농산물에서 고가 농산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 이번 경제위기 때는 극심한 식량시장의 폭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단기적으로는 투기적 자본의 식량산업에의 유입과 농업연료의 붐이 원인이지만 장기적 원인으로는 저가 농산물 시기에 세계의 수많은 소농들이 토지를 떠나 이주민이 되고 그 공간을 몇 개의 거대 식품기업들이 차지하게 된 과정이 존재한다. 전 세계적 규모로 확산된 식품산업이 각 국의 생산능력을 떨어뜨리고 거의 모든 먹거리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지구상에 자국의 농축산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이는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표현이 되었다.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 중국을 비롯해 10여 개 나라 정도가 농산물 수출국이고, 또 수입을 해서라도 식량자급을 유지하는 나라가 20여 개 밖에 안 되는 상황이다. 또한 육류 등 동물성 단백질 공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면서 전 세계적 규모의 식량불균형, 영향불균형, 생태계 파괴 등과 같은 결과들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5. 피해는 누가 보는가?

지금까지 신종플루의 위험성과 변이에 대한 우려, 치명적 바이러스의 변이를 조장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다. 가장 비자본적인 생산구조를 갖고 있는 농축산업에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의 확산을 통해 전 세계가 몇 개의 거대 곡물 농장과 몇 개의 거대 가축공장으로 재편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물이 신자유주의를 강화하고 신자유주의 번영의 물적 토대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생태계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미세 생물들은 변이를 하고 항생제나 치료제가 듣지 않는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 미생물의 변이와 질병 변화 추이를 의학과 공중보건이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치료제와 예방백신 보유 순위는 그대로 국가의 경쟁력 순위로 바꾸어 볼 수 있다. 이전의 대유행 때도 피해는 제3세계와 저소득층에 집중되었고 영양상태와 공공보건체계가 우월한 선진국이 의약품까지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저개발국가의 대유행은 말 그대로 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금융위기의 근원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투기자본임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는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가장 큰 피해는 곡물가 상승, 국제 지원 부족 등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제 3세계가 되는 현 상황과 너무도 닮아있다.

<보존의학 컨소시엄(Consortium for Conservation Medicine)>의 의장인 피터 다스작(Peter Daszak)은 “세계의 공공보건을 위한 재원은 잘못 배치되고 있다. 대부분의 재원은 충분히 자체적으로 감시를 할 수 있는 부국에 편중되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은 대부분 개발도상국 지역이다. 만일 미래 인간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질병을 알아보고 있다는 우리는 완전히 잘못된 곳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전염병위기는 근본부터 다르다. 금융위기의 확산은 여러 중재를 통해 극복할 수 있지만 치명적 전염병의 위기는 국경, 자본, 빈부를 넘나든다. 낮은 단계의 전염병확산은 국가단위로 차단할 수 있으나 전 세계적 범유행은 통제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즉 생태계 파괴로 인한 전염병 발생은 전 인류의 위험요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경제위기로 신자유주의의 무분별한 탈규제 금융·경제 시스템의 결함에 대해 많은 논의가 오갔다. 몇 번의 몸부림은 있겠으나 신자유주의는 종언을 고할 것이라는 예견이 많다. 그 신자유주의의 배경에 역시 탈규제화되고 사유화된 농축산업과 교역이 존재한다. 이런 식품생산방식이 과연 종언을 고할 것인가? 인간이 새로운 식품생산방식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생태계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은경/새사연 비상임연구원, 청년한의사회 정책국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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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HO나 CDC 보고서 어디에도 대규모 공장식 사육이 근본적인 원인이다라는 말이 없고 오히려 노령인구의 증가와 공중보건의 약화, 여행인구의 급증으로 뽑고 있습니다. 근거없이 그냥 추론만으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억지로 갖다붙인듯한 느낌의 글입니다. 특히 아래쪽 내용은 신종플루를 "악덕자본"으로 단어만 변경해도 말이 통하는 느낌입니다. 다른 신자유주의 글을 CTRL+V하고 단어만 "신종플루"로 바꾼 느낌이라 이겁니다. 좀더 다양한 근거와 치밀한 연구가 있어야 할 듯합니다. 그래야 논리적인 전개가 가능하니깐요...

    2009.09.15 11:5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