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0                                                                                                                 송민정 / 새사연 연구원



설날이 더 이상 설레지 않는 취업준비생들

설을 앞둔 어느 점심시간, 직원들은 저마다 어린 시절의 명절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한 시골집 정경이나 손주를 보시고 반가워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세뱃돈 등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기억들이었다. 하지만 물론 모두가 명절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 테다. 그 중에서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은 특히 명절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작년 연휴 즈음인 2015년 2월에 취업연계 사이트 잡코리아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응답자의 67.6%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대답했다.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첫 번째 스트레스 요인이었으며, 취업하지 못해 떳떳하지 못한 처지가 두 번째 요인이었다. 취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것이다. 친척들이 지인이나 또래 친척의 취업소식을 전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명절대피소KakaoTalk_20160203_151319511(출처 : http://www.pagoda21.com/event/eventIngDetail.do?pageIndex=1&num=128933&evt=ING)

 

이러한 취업준비생들이 증가하자 이번 설 연휴에는 그림 1과 같은 명절대피소라는 이름의 도피처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큰 규모의 어학원 중 하나인 파고다어학원은 명절대피소에 ‘대피’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SNS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았다. 신청에 성공한 청년들은 설 연휴 동안 대피공간을 주전부리와 함께 제공 받았으며, 추가적으로 취업 관련 진단검사와 토익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었다. 재치 넘치는 어학원의 홍보성 이벤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거 시골길과 가족애를 추억하며 설을 기다리는 청년보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압박이 심해진 청년이 늘어난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취업 다음엔 결혼결혼 다음엔 출산산 넘어 산

그렇다면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은 명절을 기다리게 될까? 취업을 성공하게 되면 결혼 문제, 결혼 한 청년이라면 출산 및 육아 문제에 대한 걱정을 안고 명절을 맞이하게 된다. 만약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계약직과 같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얻었다면, 흔히 그 ‘다음 단계’로 여겨지는 결혼이나 출산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라 판단하여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누구는 잘 됐더라, 이럴 때일수록 더 노력해야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들은 어찌 보면 한 고비를 겨우 넘기고 난 뒤 첩첩산중을 만난 청년들을 숨 막히게 만드는 올가미가 될 수도 있다.

청년들이 명절에 친척들의 조언에 상처받고, 스스로 잘된 가족들과 비교하며 처지를 비교하며 힘든 이유는 이제껏 일반적으로 여겨져 왔던 생애주기의 흐름이 상당히 느려졌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교육을 받는 기간이 과거에 비해 길어졌기 때문에 사회인으로 첫 발을 딛는 연령대도 높아졌다. 또한 상당히 빠른 수준으로 오르는 물가 및 주거비용은 사실상 대출 없인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청년이 독립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자연스레 늘어나고 말았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 시기임에도 부모세대의 기준에 너무 쳐지지 않고자 스스로를 담금질 하고 있지만, 마음에 차는 성과를 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위로도 어렵고 응원도 어렵지만 청년이 제일 어렵다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취업이나 결혼 및 출산이 어려운 이유는 경제 상황이 장기간 나아지지 않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로 인해 부모세대로부터 비교적 물질적·정서인 지지를 많이 받아온 현재 20대에서 30대 청년들의 기대에 비해 선택지가 좁아진 것도 있다. 교육수준이 높아진 청년들의 대다수는 대기업, 공기업, 공공 기관 등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청년 인구가 줄었지만 청년들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의 수는 더욱 줄어 경쟁은 훨씬 치열해 졌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를 더욱 힘들어 하는 것은 청년들이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오랫동안 안고 있었고, 그런 어려움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청년들의 두려움 끝에는 깊은 낙담이 자리 잡았고, 이는 ‘수저론’과 같은 신조어로 표현되었다. 이번 생애에서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다시 태어나 더욱 부유한 부모님, 혹은 선천적으로 뛰어난 외모나 신체능력 혹은 지능을 가져야 한다는 자전적 조롱을 내포하고 있는 ‘수저론’은 ‘N포 세대’라는 단어보다도 한층 더 절망적이다.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조언보다는 진실한 공감과 고통 분담이 훨씬 절실하다. 실업문제를 비롯한 생활 전반의 청년문제는 세대의 차이가 아닌 오랜 시간 쌓여온 불안한 경제상황에 닥친 위기의 표출인 것이다. 청년들은 바로 앞선 미래를 책임질 경제주체들로서 위기상황의 맨 앞머리에 자리한 것뿐, 청년 문제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언과 위로, 혹은 응원도 좋지만 공감을 바탕으로 사회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이들의 짐을 분담하고자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청년들의 명절증후군은 우리 사회가 장기간 앓아온 아픈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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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이상동 / 새사연 부원장



지방정부새로운 패러다임의 청년정책 제기

최근 몇몇 지방정부에서 독자적인 청년정책을 수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오랫동안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청년정책은 많은 논의와 검토, 그리고 일부 시행이 이루어진 바 있으나 그 실효성은 매우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0월 1일의 성남시 ‘청년배당’ 정책과 11월 5일의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 정책은 기존과는 다른 패러다임을 담고 있는 청년정책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청년실업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청년문제를 다루는 중앙정부 정책을 열거하자면 무수히 많겠으나 고용의 측면에서는 ‘창업•보육 정책’과 ‘단기 일자리 정책’의 두 가지 범주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기존 중앙정부 청년정책의 실효성이 의심받는 것은 이 두 가지 범주의 정책들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통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 이전에는 딱히 청년정책이라고 호명될 만한 정책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청년이 주 대상자가 되는 직업교육 정책이 존재하였을 뿐이다. IMF 시대가 닥치기 전에는 국가가 청년들에게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고민이 없었던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고용정책의 재원과 제도의 근간은 ‘고용보험’ 제도인데,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각종의 고용보험 프로그램에서 청년실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직업교육과 관련되어 있다. 일자리가 부족하지 않았던 오래 전 시대의 정책이나 일자리를 시장에만 맡기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정책과 비교했을 때,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차별화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은 서울시와 성남시로부터 새로운 청년 정책의 실험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신 청년정책의 의미와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작성되었다. 이 같은 실험들이 성공적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논의,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초로 본격적인 청년 정책이 시작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선별적조건부 활동수당’ vs 보편적무조건 소득 보장

아래의 표는 서울의 청년(활동)수당과 성남의 청년배당을 간단히 비교한 것이다. 두 정책은 수당 또는 배당이라는 현금을 청년에게 지급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측면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이는 정책들이 기반하고 있는 근거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의 청년수당은 지방정부의 재량 사업으로써 시행된다. 서울시 청년기본조례는 ‘청년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있는데, 청년수당은 이 계획을 시행하는 사업으로써의 지위를 갖게 된다.

그러나 성남의 청년배당은 시민권으로의 기본소득이라는 철학을 정책의 근거로 삼는다. 비록 조례-성남시 청년배당 지급조례-가 이러한 철학을 명시적으로 적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청년배당 정책은 정부의 규범적 의무 사업으로써의 지위로 이해할 수 있다.

정책 대상과 집행 방식 등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서울은 수급대상자를 선별하여 지급하지만(수급률 0.6%, 연 3,000명) 성남은 수급대상자를 선별하지 않는다(수급률 78~83%). 수급자격을 획득한 청년들은 서울의 경우에는 자신의 활동사항을 보고하여야 하지만, 성남의 경우에는 보고 등의 의무가 전혀 없다.

 

위클리표1

 

청년들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불평등 연구에 50여년을 바친 경제학자 앳킨슨(Atkinson, A. B.)은 현재의 자본주의는 ‘보상(결과)의 불평등’이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가 제시한 불평등 완화 정책 가운데에는 모든 성인들에게 최소한의 기초자본(endowment)를 제공하자는 주장이 있다. 아직 소득획득의 경험을 갖지 못해 최소한의 기초자본을 가질 수 없는 청년들에게는 상속세를 재원으로 정부가 현금(또는 현금성 자산)을 지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놀라지 마시라. 세계적인 학자의 주장대로라면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에게 최소 수천만원이 일시불로 지급되어야 한다.

21세기의 많은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는 상당수 청년들과 국민들이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수준에 이르러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구조적 상황에 대해서 동의한다면 향후 우리나라의 청년정책은 ‘과감한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울의 청년수당은 보다 시급한 정책대상에 초점을 두고 있고 성남의 청년배당은 보다 근본적인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어떤 것이 더 낫다거나 효과적이라거나 하는 등 판단의 기준과 그 기준에 따른 평가는 각자의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과감성’에 있어서는 갈 길이 한참 멀었다고 본다. 물론 그것이 우리가 처해져 있는 정치의 현실임에 분명하지만 말이다.

따라서 청년들이 청년정책에 대해서 스스로 정책 결정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해관계자들의 적절한 힘의 균형이 무너진 우리나라의 공공정책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기 전에는 ‘과감한 정책’이 시행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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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06-05                                                                                 민달팽이유니온 / 외부필진


[새사연_이슈진단]더많은사람들의 주거권보장을 위하여_민달팽이유니온(20150605).pdf



5월 14일~16일 서울시, 서울연구원, SH공사, 세종대학교, 오사카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해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함께 사는 사회-가난한 사람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는 한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거 관련 학자와 공무원, 민간단체 활동가들이 참석해 각 국의 주거문제를 발표하고,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노력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주거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대안 중 청년과 사회주택을 키워드로 본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슈진단은 총 2회 연재됩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 주거권 보장과 한국사회의 주거불평등 완화를 위해서 활동하는 청년 단체입니다. 제도 개선을 위해 교육, 연구, 캠페인 등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달팽이집을 공급해 새로운 사회주택을 공급하고자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필자 주)

 

눈에 보이는 변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장,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각 도시에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주거 복지 대안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 의 첫 날 주최를 맡은 서울연구원의 김수현 원장의 축사 중 일부이다. 이번 주거복지 컨퍼런스는 서울·일본·대만·홍콩 등의 전문가 및 활동가들이 모여 동아시아 국가들의 주거 빈곤층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와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함께 그리는 것과 동시에 각자의 현장에서 발견되고 있는 주요한 사례들이 지속가능한 모델로서, 복제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그림1.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 웹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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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특별시

 

컨퍼런스에 참여한 4개 국가 및 도시들이 겪는 주거문제의 양상과 현안은 각기 달랐지만, 그간 유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해온 만큼 이들의 고민과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대안에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공공의 역할이 부재하거나 상당 부분 축소된 상황에서 민간의 자원과 활력이 공공과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거모델이 이번 컨퍼런스의 주된 화두였다는 사실이다.

 

화려한 경제 성장 뒤에 있는 슬픈 그늘

동아시아 국가들은 서구적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 체제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국가들이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서구화와 자본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지향하는 근대화 패러다임이 우위를 점했고,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채택했던 것이 바로 발전국가 모델이다. 즉, 강한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을 조정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것이다. 그 결과 아시아의 네 마리 용(한국, 중국, 싱가폴, 대만) 또는 동아시아의 기적이라는 말을 탄생시키며 단시간에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한국의 경우 1970년대 평균 경제성장률이 10.5%였고 외환위기를 겪었음에도 2000년대 전까지 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그러나 화려한 경제 성장 뒤에는 그늘이 있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권리가 경제성장이라는 이유로 아주 쉽게 무시되었던 것이다. 특히 전후 한국은 심각한 주택 부족 문제에 시달렸고 국가가 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이전 달동네는 사실상 국가가 용인한 무허가 주택이었다.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집이었지만 사람들이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는 유일한 거처였던 것이다. 시간이 지난 후, 이러한 달동네들은 낙후 지역이라는 이유로 주택개량사업, 주거환경정비사업 등의 이름으로 포장된 대규모 개발 사업에 의해 강제철거를 당하게 된다. 도심 주변의 일거리를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에 의해 도시 빈민들은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강남 개발이 시작되고 나서는 점점 더 멀리 떠나게 되었다. 서울 중심의 많은 달동네는 없어졌고 대신 고층 빌딩과 대형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 아파트들은 대부분 중산층을 위한 고층 아파트였기에 그동안 거주했던 사람들, 즉 저소득층은 저렴한 주택을 찾아 계속해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 미관은 좋아졌을지언정 수많은 사람들의 주거권은 박탈되었다. 1971년 일어난 광주 대단지 사건은 이러한 국가의 폭력적인 개발 사업이 낳은 아픔이자 잃어버린 주거권의 현장이었다.

 

다양한 양상의 주거 문제, 더욱 더 심화된 주거불평등

경제성장 시기에는 국가의 개발 사업으로 인해 주거권이 박탈된 사람들의 문제, 즉 철거가 주된 주거 문제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좀 더 다양한 양상의 주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자가소유를 촉진하는 정책을 주로 써왔다. 물론 잔여적으로 극빈층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기도 해왔다. 하지만 임대시장에 대한 규제 또는 조정의 역할은 등한시되었고 은행과 함께 주택 대출 상품, 분양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 정책이 대부분이었다. 그 결과 서울의 경우 자가율은 한 때 71%까지 치솟았지만 시간이 지남에따라 점차 떨어져 현재는 41%에 그치고 있다. 100%가 넘는 한국의 주택보급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자가율은 그만큼 주거비 부담이 과도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한국은 1989년이 되어서야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시작했는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량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다보니 공공임대주택 입주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주민 반대가 일어서자 공공임대주택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정부는 다양한 수요에 맞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시도했다. 이에 1990년대 후반부터는 소득 8분위까지의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공급되고는 있지만 그 절대량이 적어 많은 사람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마찬가지로 이미 높게 형성된 임대료와 불평등한 임대차 관계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역시 미약한 수준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상승한 한국의 주택 가격은 빚을 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중간 소득 분위에 해당하는 사람이 서울의 중간 수준의 주택을 저축으로 구입하기 위해서는 75.8년이 걸린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게 되었고 무리한 대출과 주택 가격 하락, 그리고 오르지 않는 소득은 많은 사람들을 ‘하우스 푸어’ 상태로 몰아넣었다. 또한 집을 구입조차 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 역시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겪는 ‘렌트 푸어’가 되고 말았다.

 

그림2. 서울 중위분위 주택가격과 구입 가능 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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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2 / 국민은행, 주택 가격동향조사, 2012 (민달팽이유니온 재가공)

 

과거 개발 사업으로 인해 쫓겨난 사람들의 주거 문제, 금융 상품과 결합해 집을 투기의 수단으로 몰고 갈 때 아무런 규제도 하지 않아 생긴 다양한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의 문제 등은 결국 국가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실패에 대한 해결책이 시장에만 존재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경우, ‘강한 국가’를 기반으로 발전해왔기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 역시 국가였다. 민간의 다양한 주체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 또는 성장 경로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와 시장이라는 양 극단에서 해결해야만 했고, 결국 시장에서의 주요 주체는 이미 형성된 대기업일 수밖에 없었다.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가는 공공임대주택 확충에 대한 요구를 재정 부족과 재정 위기라는 이유로 포장했고, 민간 임대 시장에서 주택을 공급하면 자연스럽게 수요와 균형이 맞춰져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하여 주택 공급을 위한 세제 혜택, 용적률 완화 등 민간 건설사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갔지만 이들이 공급한 주택은 대부분 분양 주택이었고 이는 곧 투기의 수단으로 아주 쉽게 전환되었다.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해결책이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듯, 정부의 정책 실패가 곧바로 정부의 존재 의미를 감소시키는 것 역시 아니다. 정책 실패의 원인을 찾고 여전히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은 정부가 개선해나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노동과 주거와 같은 인간의 삶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일 경우, 정부는 적절한 시장개입과 함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민간 주체들을 발굴해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가와 시장이라는 줄다리기 속에서 새로운 민간 주체들을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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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10 / 17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목 차]


1. 들어가며

2. 40대 후반, 50대 전반이 설립하는 협동조합의 특징

3. 청년세대 협동조합의 몇 가지 특징

4. 서울시 지역별, 연령별 협동조합 설립의 특성




[요 약 문]


2013년 9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협동조합 설립 신고를 수리한 건수가 2,600건을 넘어가고 있는데, 지난 10개월 동안 매달 평균 260개의 협동조합 설립이 공식적으로 승인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13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3000개 이상의 설립신고 수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


현재의 협동조합 붐은 베이비 붐 세대의 남성들이 주로 은퇴전략으로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협동조합 방식을 다수 선택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 세대는 이미 13~16년 전, 벤처 창업을 경험했던 세대들이었기 때문에 창업이 낯설지 않은 세대들이다. 2000년 전후 당시 벤처 창업의 50%이상은 30대가 주도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자체 자금과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사업자 협동조합 비중이 전체의 66%가 넘는 이유도 협동조합 설립 주체의 대분이 40~50대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협동조합이 청년세대들에게 아직은 사회진출의 새로운 선택지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청년들에게 협동조합이 아직은 ‘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50대와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50대의 경우 기존 법인 기업 설립 비중은 25%에 불과했지만 협동조합 설립 비중은 무려 38%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서초/송파로 알려진 강남 3구가 협동조합 창업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시 전체 협동조합 설립의 1/4(24.8%)가 강남 3구에서 설립되었다. 인구수를 감안하면 종로/중구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상위 그룹에 속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업의 편의성을 감안한 사무실 소재지 선택에 의한 고려가 상당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역시 많은 수자다. 


둘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은 대체로 구 도심권에 해당하는 종로/중구/영등포(19.5%)이다. 이들 그룹은 인구를 감안할 경우에는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아지는데, 이는 오히려 이들 지역이 사무실 소재지의 편의성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개연성이 있다. 셋째로, 마포/서대문/은평구 지역이 협동조합 설립 분포(14.4%)가 높은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서민층 비중이 높은 이 지역의 경우 강남 3구와 여러모로 대조적일 수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조만간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1년이 다가온다. 이제부터는 설립신고 → 신고 수리 단계를 넘어서 구체적 사업개시 -→ 사업 운영 -→ 수익 발생 등 본격적인 사업이 전개될 것이다. 실제 사업을 어떤 정도로 개시하고 사업을 운영해 나가고 있는지 분석이 앞으로 필요한 과제다.



#본 보고서는 <서울시 청년일자리 허브>의 용역 프로젝트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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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단체인 민달팽이 유니온과 한국 사회의 새로운 주거 관념 확산, 주거권 개념 도입을 위해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본 포럼은 2013년 매 달 1회 열릴 예정이며 현재 제3회를 기획 중에 있습니다.


제1회 : 비영리주택사업의 모색,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제2회 : 청년주거운동의 의의와 과제, 장시원 / 권지웅 공동발제 (민달팽이유니온) 

[후기] 보러가기 

제3회 : 비영리 주거운동의 현황과 과제, 이주원 (두꺼비하우징) - 현재 참가신청 접수 중


매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주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제3회 청년 비영리 주거 포럼 

"비영리 주거운동의 현황과 과제" - 두꺼비 하우징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주원 (두꺼비 하우징 대표)


8월 13일 화요일 7시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 5층 소그룹실 

(합정역 7번출구 근처)


오후 

07:00 ~ 07:30    인사나누기

07:30 ~ 08:30    강연

08:30 ~ 08:45    휴식

08:45 ~ 09:45    토론

09:45 ~ 10:00    마무리

10:00 ~             못다한 이야기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포럼이 될 수 있도록 전 일정 참석 바랍니다.)


참가 신청 : saesayonmedia@gmail.com 으로 

이름 / 연락처 / 소속을 적어 보내주시면 발제문과 참고자료를 드립니다. 

발제문은 사전에 꼭 읽어오시길 바랍니다.



문의 : saesayonmedia@gmail.com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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