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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착한 경제학의 과거와 미래 2013.02.12정태인/새사연 원장 이 칼럼이 마지막이라니, 문득 언제 연재를 시작했는지 궁금해졌다. 2011년 9월 20일,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다’는 글로 독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1년 하고도 4개월여 동안 2주에 한 번 썼으니 35번쯤 연재했을까? 이제는 많이 깎이고 무뎌졌지만, 술 마시면 어른들에게도 막말을 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에게 감히 반기를 들었던 모난 이미지가 ‘착한 경제학자’로 환골탈태했으니 그것만으로도 횡재에 가깝다. 내가 ‘착한 경제학’의 이름으로 현실을 들여다볼 때 내 현미경의 태반은 행동경제학/실험경제학이었다. 행동경제학은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는 주류경제학의 인간관에 반기를 들었다. 거슬러 올러가자면 1975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요, 경제학자이자.. 더보기
시장이 아니라 정치가 먼저다 2013.01.24정태인/새사연 원장 착한 경제학에서 정치는 매우 중요하다. 다소 뜬금없게 들리겠지만 ‘시장실패’라는 추상적 얘기부터 시작해보자. 1950년대 초에 저 유명한 케네스 애로는 ‘일반균형의 존재’를 증명했다. 즉 이 세상 모든 시장을 동시에 균형상태로 만드는 가격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으로 입증한 것이다. 하지만 일반균형이론은 동시에 시장실패론의 출발점이었다. 이 균형의 존재조건인 완전경쟁, 완전정보 등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런 아름다운 세계도 그저 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뮤얼슨이나 애로 같은 학자들은 시장에서 아예 공급될 수 없는 공공재 이론이나 시장 메커니즘에 의존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의료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1950~1960년대 국가 개입.. 더보기
박근혜 당선인과 사회적 경제 2013.01.09정태인/새사연 원장 ‘착한 경제학’의 독자들이 잘 알다시피 사회적 경제는 어느날 갑자기 ‘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흔쾌한 협동에 필수적인 신뢰란 오랫동안 서서히 쌓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 ‘새마을운동’처럼, 또 참여정부의 ‘국가균형사업’처럼 중앙에서 하향식으로 만들려다가는 그나마 남아 있는 지역의 역량만 허공에 날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할 일은 없는 걸까? 문재인 전 후보는 대통령 직속으로 ‘사회적 경제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만일 박근혜 당선인이 48%의 문 전 후보 지지자들을 염두에 둔다면, 그리고 자신의 공약과 아무런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이 공약은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8월 말 주간경향 990호에 나는 ‘SEQ’(서.. 더보기
[착한 경제학] 단일화’를 넘어 ‘따로 또 같이’ 2012.11.07정태인/새사연 원장 착한 경제학에 어울리는 정치체제는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차분하게 쓸 기회가 있겠지만 답부터 말하자면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숙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이다. 착한 경제학의 핵심은 ‘신뢰와 협동’인데 최근 대부분의 연구들은 신뢰와 시민참여, 사회적 자본의 상관관계를 강조한다. 스웨덴의 로스슈타인은 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보편적 복지국가의 성패를 결정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런 기준에 비춰서 최근 초미의 관심사인 단일화부터 들여다보자.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쪽은 현재의 단일화 움직임이 세계에 유례가 없는 비정상이요, 야합이며 설령 단일후보가 선거에 이긴다 해도 과거의 DJP연합처럼 배반의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 더보기
생태문제 해법은 ‘신뢰와 협동’ 2012.10.25정태인/새사연 원장 착한 경제학의 독자들은 기후변화가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걸린,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러므로 ‘집단행동의 논리’도 강력하게 작동한다. 나 홀로 아무리 애써봐도 아무 소용 없고 우리나라만 이산화탄소를 줄여봐야 중국이 지금처럼 석탄과 석유를 땐다면 비극을 막을 수 없다. 하여 최근 작고한 오스트롬은 자신의 지론인 다중심접근(polycentric approach)이 기후변화 문제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개인, 지역공동체, 국가, 국제적 협력이라는 각 차원의 중심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태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개혁은 시스템 전체를 대상으로 대규모로 일어나야 하며, 1·2차 네트워크혁신(철도와 IT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