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0 / 2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08년 리먼 파산으로 시작된 대침체(Great Recession)가 5년차로 접어들었건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3대 선진국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일본 중앙은행이 모두 무제한 국채매입 등의 양적완화조치에 들어갔다. 그 중에서 그나마 경기 여건이 나을 것이라는 미국경제의 회복력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난 9월 미국 연준이 경기회복을 기대하면서 세 번째(지난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 단기국채를 장기국채로 교환하여 유동성을 공급한 정책-를 포함하면 4번째)로 양적완화 조치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초입부터 그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널리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학자가 누리엘 루비니 교수였다.(새사연이 소개한 세계의 시선: 루비니,미국경제의 3차 양적완화 효과 실망스러울 것.)

루비니 교수는 첫째, 증권시장이 바닥이었던 1,2차 양적완화 시기와 달리 지금은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와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는 점, 둘째, 통화정책이 실물로 전달되는 채널들인 채권시장, 신용시장, 통화시장, 그리고 주식시장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이번에는 재정적 뒷받침이 없다. 1,2차 양적 완화는 더 이상의 경제침체를 방어하고 더블 딥(double-dip)을 피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는데, 그것은 재정부양책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3차 양적완화는 재정적 긴축, 심지어 거대한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0월 12~13일에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입장이 엇갈리자 이에 대한 분석을 싣고, 양적완화의 효과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주로 루비니 교수가 지목한 것 가운데 재정절벽의 위험성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더 나아가 골드만삭스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비중 있게 소개하면서 재정절벽 위험이 3차 양적완화의 긍정적 효과를 압도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골드만삭스는 재정절벽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미국 의회가 연말까지 재정긴축 협상을 원만히 해결하고, 연말로 종료되는 감세도 연장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롬니가 승리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지금 월가의 공화당 편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고 골드만삭스의 메시지를 읽을 필요가 있다.)

여하튼 유럽 위기가 당분간 거의 해결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미국마저 3차 양적완화 효과가 회의적이고 재정절벽 위험성마저 연말로 다가오면서 확대된다면, 2013년 세계경제 전망이 밝을 수 없다. 한국 경제도 3분기에 전년대비 1%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서서히 우리 역시 위기관리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미국경제 모니터링을 주의 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3차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신뢰성은?

(Bernanke's faith in QE on shaky ground)

 

헤니 센더(Henny Sender)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2012년 10월 19일자

지난 10월 12일~13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연차 총회 이후, 자신들이 취한 조치가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련의 방어적 발언들이 미국 연준관리들에게서 이어졌다.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는 연준의 정책이 “미국 경제 회복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미국의 소비와 성장을 촉진시킴으로써 글로벌 경제를 지원하는데도 또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의 회복이나 ‘양적 완화’와 경제 상황 개선에 대한 희망적 신호가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확고한 증거는 거의 없다. 3차 양적완화에 의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활동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의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이 주고 있는 영향력은 이미 희미해지고 있다. 모건 스탠리 분석가는 이번 주(10울15일~21일)에, 갈수록 악화되어가고 있는 경제기초(Fundamentals)로 인해 고수익 시장의 수익률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결정을 했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수익률이 최근에 떨어지다가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는 동안에도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상승을 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3분기 자본지출 감소는 연준의 정책이 기업투자를 위한 촉매제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차 양적완화 효과가 없는 중요한 하나의 이유는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높아지는 우려 때문이다. 재정절벽은 내년 1월에 자동적으로 세금이 늘어나고 정부지출이 삭감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원만히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 즉 ‘재정절벽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준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재정절벽 - 작년에 미국정부의 국가채무 한도를 늘리는 의회 협상의 결과에 따라, 미국 의회가 연말까지 ‘초당적으로 재정적자 삭감조치를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에 2013년부터 ‘자동적’으로 10년 동안 1.2조 달러를 무조건 삭감하는 조항이 발동된다. 또한 당초에 2010년 종료될 예정이던 부시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을 오바마 정부가 2012년으로 기한을 연장한 바가 있다. 따라 2012년 말이면 이러한 감세정책이 종료된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정부가 2010년에 실시한 급여세율 인하와 실업보험 우대책 등이 역시 2012년에 종료된다.(-인용자 해설)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에 고객들에게 재정절벽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발송했다. 기본시나리오(좋지는 않은 시나리오)는 연말까지 재정절벽 문제를 풀지 못한 결과, 2013년 초에 실질 성장률의 1.5%가 감소하는 것이다. 더 나쁜 시나리오는 실업보험 우대책과 상위 소득세 감세 종료로 인해 성장률이 거의 2%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내년까지도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향에 대한 합의를 전혀 하지 못하여 성장률이 거의 4% 규모까지 떨어지고 경제는 다시 침체의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다.  

역설적으로, 아마도 재정절벽의 충격은 미국 정치인들이 대담한 행동에 들어가든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드라마틱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의회가 재정적자를 현재 GDP의 4.3%에서 1~1.5%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합의를 하는데 성공한다면, 재정긴축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다. 반대로 의회가 합의에 실패한다면 불확실성 때문에 동일하게 기업의 투자와 성장이 감소할 것이다.

재정절벽에 대한 이러한 공포가 연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동안, 버냉키의 동료들은 재빨리 연준의 정책이 기본적으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버냉키의 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마사키 시라카와 일본중앙은행 총재는, 그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를 좀 더 지원하는 것 이상을 할 수는 없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는데, “(지금의) 글로벌 통화 완화경향이 2000년대의 거대한 신용거품을 일으켰던 환경과 유사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원자재 등 상품가격을 상승시키고 신흥시장의 자산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흥시장 중앙은행 총재들도 미국 연준에 대해 역시 비판적이다.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는, 양적완화가 부자들에게는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상품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빈곤층을 더욱 어렵게 하여, 결국 소득 격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 브라질 등의 중앙은행 총재 등은 버냉키 보다도 더 공짜점심이 없다는 사실을 믿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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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8 / 04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 선거에 관한 글을 소개한다. 올해 11월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 롬니 의원이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ed El Erian)은 아직 두 후보 사이의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특히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거의 유사하다고 본다. 실제로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 미국 경제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일자리를 만들고 금융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의 목표는 같더라도 그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에리언은 경제 정책은 결국 사회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며, 특히 재분배를 고려한 사회적 판단을 중요하게 보았다. 이런 점에서 다음 대통령은 개별 경제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포괄적인 경제 정책 세트를 내놓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부합하는 사회 정책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리고 이것이 두 후보 사이의 차이점이 될 것이라 보았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의 핵심은 결국 사회적 책임감에 관한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노력하는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를 강화하며, 부자들에게 공정함과 평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안하고 있지만 그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세계 최대 채권 투자회사 핌코(PIMCO)의 CEO이다. IMF에서도 일했으며 영국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2008년 선장한 최고의 책 <새로운 부의 탄생(When Markets Collide)>의 저자이다.

 

미국의 제한된 선택

(America's Constrained Choice)


 2012년 8월 1일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ed El Erian)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일반적 통념은 부분적으로 옳다. 경제 문제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은 맞다. 하지만 그 다음은 매우 불확실하다. ‘못난이 대회’에서 승리한 사람은 상대방과 자신의 정책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다음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 1월에 시작된다. 지금 큰소리를 치는 오바마(Obama)와 롬니(Romney) 후보의 모습과 달리 새 당선자는 자신이 경제정책에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미국을 위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들의 차이점은 유권자들에게 아직 전달되지 않고 있다. 후보들은 매우 비슷한 경제 대책을 제시하면서 사회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점이 후보들 사이의 차이이다.

누가 이기든지 내년 경제 성장률은 2% 미만일 것이다. 실업은 여전히 높고, 그 중 절반 정도는 해결하기 힘든 장기 실업 상태에 처할 것이다

금융 역시 우려의 대상이다. 재정 적자는 GDP의 10% 수준으로 지속될 것이며, 중기적으로 부채가 주는 위험을 더해질 것이다. 은행 부문도 여전히 위험하다. 은행은 중소기업의 신용 대출을 제한하여, 고용과 투자에 방해가 되고 있다. 주택 부문은 오직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부채 조정)이 부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시행되는 정책은 모두 똑같이 불안정할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언쟁에 매몰되어 있었던 탓에 미국 의회가 위기에 대한 행동을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렵다. 반면 연방준비은행(Fed)이 제시하는 실험적인 대응책과 적극적 행동은 경제에 이롭지 않으며, 비용과 위험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 경제가 처한 세계 경제의 환경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향후 몇 달 동안 유럽의 부채 위기는 매우 나빠질 것이다. 신흥국 경제도 침체되면서 다자간 정책 조정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정체된 파이를 위해 주요 무역 대국이 경쟁하면서 보호주의 압력은 증가할 것이다.

결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트 롬니 중 누가 11월에 승리한다 해도, 다음 대통령은 시급한 경제적 안정과 장기적 개혁이라는 두 가지 상황에 가로막힐 것이다. 유럽의 침체, 그리고 그로 인한 세계경제의 침체 앞에서, 역동적인 일자리 창출과 금융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 외에 후보들이 택할 수 있는 다른 선택은 없다.

즉각적인 경제 부양책과 중기적인 재정 안정성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재정절벽(역주-재정절벽이란 지금까지 집행하던 예산이 갑자기 삭감되거나 중단되어 경제에 큰 충격이 오는 것으로 미국은 2013년 1월부터 Budget Control Act에 따라 1조 2천억 달러 재정 지출이 자동으로 삭감될 예정이어서 재정절벽을 맞게 된다.)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처럼 세금 감면 기한이 끝나가고 전반적으로 소비 감소하는 때에는 더욱 그렇다. 만약 실패한다면 미국 경제의 침체가 매우 심화될 것이 명확하다.

중기적으로 예산 개혁이 필요하다. 의회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세금의 올바른 책정과 지출 개혁에 관해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은 정치적 수사로 표현되는 것보다 훨씬 더 협소하다다. 다음 대통령 역시 이를 곧 깨달을 것이다.

재정 개혁은 경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일 때 가장 잘 이루어진다. 따라서 오바마와 롬니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주택이나 노동시장, 신용중개, 사회기반시설과 같은 분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은 대부분의 정치가들이 믿는 것보다 매우 적다.

그렇다고 해서 두 후보 사이에 차이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전체 경제의 방향은 다양한 수준과 속도를 가진 원동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기술과 교육 수준에 따라 실업률이 달라지며, 소득 수준이 달라지고, 부의 불평등까지 이어진다. 즉, 경제적 결정은 재분배가 가져오는 영향을 고려하여 사회적 판단을 필요로 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최고조에 달했던 과도한 레버리지와 부채의 시대 이후, 미국은 여전히 투자, 일자리, 경쟁력이 성장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누적된 손실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하였다. 지금까지 의회는 과도한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부채 조정을 강요해왔다.

이상적이지만 미국의 다음 대통령은 일자리 역동성을 회복하고 금융 안정성을 회복하는 두 단계를 신속하게 시작해야 한다. 우선, 그는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경제 정책을 포괄적인 세트를 고안해야 한다. 이것이 두 후보 간의 중대한 차이점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그는 경제 정책과 함께 사회 정책을 하나의 명확한 세트로 제시해야 한다. 그 사회 정책은 사회의 손실을 공평하게 공유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여기서 잠재적 차이점이 나타난다.

이번 선거는 아웃소싱, 증세, 사회복지개혁, 정부 통제냐 민간 활동 촉진이냐, 일자리 창출이냐 무임승차자냐와 같은 이슈들이 뜨거운 논쟁이 되는 선거는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이야기되는 것은 사회적 공평성, 권리, 평등, 부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 시민사회에 관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사회적 책임감에 관해 이야기하는 선거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돕고, 그들이 일자리를 찾고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돕는 것은 사회적 의무이다.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문을 보호하기 위한 것다. 취약계층이 더 적절한 건강 보장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을 실패로 몰아가는 교육 제도의 개혁에 관한 것이다. 공정함과 평등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고 있지만, 자신들에게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부를 가져다주는 체계로 회귀하고자 하는 부자들에 관한 것이다.

오바마와 롬니의 차이점은 여기에 있다. 이는 중요하다. 이에 대한 캠페인과 토론이 더 빨리 진행될수록, 미국 유권자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으며, 국가적 불안을 탈출하기 위해서 집단적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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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0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미국에서 11월 6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롬니 후보 사이에 한참 전부터 치열한 공약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 재정 균형 논쟁과 증세 논쟁, 의료개혁 법안 논쟁, 일자리 논쟁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우리나라 대선 쟁점도 아직 명확치 않은 판국에 미국 대선 쟁점에 관심이 적을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국 대선과 시간이 한 달 반 정도밖에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유력 후보들이 공식적으로 무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가 하면, 공약도 레토릭 수준에 불과하고 핵심 실행 방안 등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대한 새누리당의 박근혜 측의 모습이다. 유력 후보인 박근혜 당사자는 아무런 책임 있는 발언 자체가 없는 가운데 주위 측근들이 “경제 민주화가 뭔지 모르겠다”는 식의 추상적 설전을 하는 식인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이었고 지금은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하스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인 로라 타이슨(Laura Tyson)이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일자리 공약을 진단하는 글을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실었다.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했지만 의회에서 파행 처리되었던 미국 일자리 법안(American Job Act)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타이슨은 로버트 라이시처럼 공개적이고 확실하게 오바마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고 롬니를 비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에 일자리 공약이 주요 대선 쟁점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 때 박근혜 후보가 과거에 제시했던 줄. 푸. 세 공약(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노동자에게 공권력 규율을 세운다는 정책)이 일자리 창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줄. 푸. 세 공약은 롬니의 일자리 창출 공약과 친화성이 높은데, 타이슨은 다양한 각도로 이를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유권자들도 이번에는 증세/ 감세와 일자리 창출이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 주의 깊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바마와 롬니의 고용정책 비교

(Obama versus Romney on Jobs)

2012년 7월 3일

로라 타이슨(Raura Tyson)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추락에서 벗어나 경기회복이 시작된 지 3년 지났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8%대를 기록하고 있고 실업률이 줄어드는 속도마저 느려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일자리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고용 증대에 대한 두 후보 사이의 생각이 아주 다르다.

지난해 가을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45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패키지 정책, 미국 일자리 법(American Jobs Act)을 제안했다. 일자리 법안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라는 규모이다. 시의적절한 고용증대를 이루고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응하여 미국경기를 확실히 회복시킬 수 있도록 당장 2012년 올해 효과를 기대하고 설계된 것이다. 이 법안에 있는 대부분의 정책들은 과거에는 초당적 지지를 받던 것들이다. 전체 소요예산의 56%가 넘는 부분은 사실 (예산 추가 투입이 아니라 - 편집자) 세금감면이고 이는 장기 재정적자 감축계획에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몇몇 독립적인 경제학자들은 오바마의 계획이 2012~2013년 사이에 노동시장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실제로 국가 유력 예측기관 두 곳은 오마바 법안이 2012년에는 130~19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2013년 말까지 200만개 이상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당적인 의회 예산국(CBO) 역시 일자리법안의 대부분 정책들이 예산 투입 비용 대비 2012~2013년에 창출되는 일자리 개수의 효율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일자리 법안은 지난해 의회처리 과정에서 공화당 상원의 의사진행 방해를 받았고, 공화당이 통제하는 하원에서도 마찬가지로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공화당 후보인 롬니(Mitt Romney)는 이 법안이 경기 회복을 위해 “꺼져가는 장작불에 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는” 정도 수준의 “단순 경기자극책”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결국 오바마는 자신의 계획을 입증하기 위해 여론조사 보강을 한 후, 두 개의 일자리 정책을 부분적으로 통과시켰다. 노동자 급여세율 1/3인하(원래 방안은 절반 인하)와, 실업수당을 애초 계획했던 것의 60% 정도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다.

미국 의회는 고용주의 급여세율 절반 감면 제안은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는 많은 공화당 의원이 과거에 선호하던 것이었다. 또한 각 주정부가 13만 5000명의 교사와 경찰, 소방대원 등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도록 연방정부가 지원하기 위한 300억 달러 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의회는 승인하지 않았다. 이는 다수 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던 것이다. 2009~2011년에는 연방정부가 1300억 달러를 투입하여 각 주정부들로 하여금 필수 공공 서비스를 유지하도록 지원해왔으며,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 지금도 해당부분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롬니는 “주 정부지원 비용을 줄이는 대신 미국 시민들을 도와주어야 할 때”라면서 연방정부가 주 정부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다. 그러나 교사와 소방대원, 경찰은 미국 시민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정부 고용은 1940년대 이래 빠른 속도로 떨어져서 지금은 2006년 수준에 와 있다. 만약에 부시정부시절 그랬던 것처럼, 인구 증가율 수준 정도로 지난 3년 동안 공무원이 늘어났다면 80만 명의 추가적인 일자리가 생겼을 것이고 실업률은 8.2%가 아니라 7%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의회는 오바마의 900억 달러 사회 인프라 추가 투자 지출 계획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그 계획은 4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었다. 미국은 현재 펀딩이 되지 못한 1조 1천억 달러의 사회간접자본 수요가 있다. 더욱이 사회 인프라 투자는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었다.

종합하면 의회는 적어도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협상 테이블에 남겨 놓았고, 올해 11월 선거결과가 나올 때까지 실업자들을 인질로 잡아놓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속적인 언론의 압력이 있자 롬니는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 계획에 관한 정책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납득할만한 것들이 아니다. 롬니는 에너지 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석유산업이 상당한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겨우 20만 명 미만으로 늘어났다. 단기적으로 설사 두 배의 일자리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롬니는 해외시장을 더 확대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오바마가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다. 오바마는 3개의 주요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연방정부의 수출 지원책을 강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2001년 침체 이후의 회복기에 시행했던 것보다 거의 두 배나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롬니는 미국의 세 번째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해 환율 조작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거의 확실하게 중국의 보복을 불러와서 오히려 미국의 수출과 일자리를 줄이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롬니는 2010년에 법제화 된 오바마의 의료개혁 법안(Obamacare)이 (고용에 따른 기업의 의료보험 부담으로 인해 - 편집자) 중소기업의 고용을 위협하기 때문에 폐지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증거도 빈약하고 논쟁의 여지도 많다. 최근의 여론조사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이 개혁 법안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규모에 관계없이 대부분 미국 기업들이 추가로 고용을 하지 못하는 기초적인 이유는 의료보험 추가 부담 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 수요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롬니는 고용을 증진시키기 위해 연방정부의 재량지출을 추가적으로 5%까지 즉시 삭감하겠다고 약속했다. 높은 실업과 취약한 총 수요로 경제가 어려운 판국에 지출 축소는 자가당착적인 것이다. 롬니는 최근 이런 점을 인정하고 2013년 1월 도래하는 재정절벽(fiscal cliff)이 경기를 침체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

- 재정절벽이란 지금까지 집행하던 예산이 갑자기 삭감되거나 중단되어 경제에 큰 충격이 오는 것으로 미국은 2013년 1월부터 Budget Control Act에 따라 1조 2천억 달러 재정 지출이 자동으로 삭감될 예정이어서 재정절벽을 맞게 된다.

- “만약 예산당국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재정 절벽이 너무 거대해 연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할 기회가 전적으로 사라진다. 의회가 이것을 해결해야 연준이 경제회복에 힘을 실을 수 있다.”(벤 버냉키 4월 의회 청문회)

- “의회가 (적자 감축에) 합의하지 못하면 재정이 (자동적으로) 급격하게 삭감되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미칠 것” (FOMC 4월 회의록) 

마지막으로 부시의 감세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서 롬니는 소득세 한계세율을 전반적으로 20% 줄이고, 기업이 고용을 늘리도록 촉진시키기 위해 상당규모의 법인세 감세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부시정부 초기 시절 엄청난 소득세 한계세율 감세에도 불구하고 2000~2007년 사이의 고용 증가율은 그 이전 30년 동안에 늘어난 일자리 증가율의 절반에 불과했다.

설사 롬니의 새로운 감세정책은 장기적으로는 투자와 성장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며 상당한 조세 수입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다. 실제로 의회 예산국(CBO)의 예산 효과 측정에 따르면 이러한 감세 조치들은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한다.

오바마의 제안은 일자리 창출을 증진시킬 것이 확실한 반면, 롬니의 제안은 효과가 거의 없거나 일부는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이 차이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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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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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막연한 "일자리 늘리기" 정책만큼 불신이 가는 정책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근로자들이 자기 깜냥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할지 좀 더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이번 대선에서도 그런 정견을 펼치는 후보들이 없는 게 불행입니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고 주장한 것은 15년 전 김대중 대통령이 써먹었던 구호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15년이 흘렀는데 아직까지도 정치인들이 이런 형편없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직업 능력 계발 정책을 강화하겠다" 와 같은 비슷한 의견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이건 뭐 막연하게 "일자리를 몇 만개 늘리겠습니다" 로 떠벌리고 있으니 정말로 한심합니다.

    왜 이렇게 이번 대통령 후보들은 고용정책에 있어선 하나같이 무능해 보일까요? ㅡ_ㅡ

    2012.09.26 20:4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