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5이은경/새샤연 연구원

한미FTA로 국민들의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의료민영화의 시도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의사협회 경만호회장이 2009년 현 전국민건강보험 통합이 위헌이라고 주장한 소송이 12월 8일 공개변론을 갖는다. 1월 중 최종 판결을 앞두고 건강보험 이사장으로 전격 취임한 김종대이사장이 대표적인 건강보험 해체론자라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건강보험 공단은 전국민 통합 건강보험을 지켜내야하는 핵심 조직이며 여기에 공공연하게 건보해체를 주장해왔던 인사를 이사장으로 발탁한 것은 정부가 건강보험을 쪼개고자 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만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정을 내릴 경우, 우리나라 사회보험 중에서 가장 우수한 제도라고 평가받고 있는 전국민 건강보험은 해체될 전망이다.

한국사회 공공성의 마지막 보루, 전국민 건강보험

전국민 건강보험은 한국 사회 공공서비스의 가장 큰 성과로 인정되고 있다. 오바마가 극찬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노후소득보장 취약, 교육 공공성의 해체, 사회안전망의 부재로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건강보장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있다.

사회보험은 원래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의 위험, 즉 질병, 노후, 실업, 교육 등을 사회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제도이다. 건강은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며, 의료비는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차원의 공적 보험을 운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험은 최대한 보편적으로 짜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리스크를 개인이 알아서 대처해야 한다면 부유층은 더 좋은 의료서비스, 교육기회를 얻을 것이고 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보험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전국민건강보험이 해체된다면?

먼저 직장과 지역보험이 나누어지면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건강보험의 재정이 매우 취약해지게 된다. 필연적으로 지역보험료를 올리고 보장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부유층은 당연히 건강보험체계에서 벗어나려고 할 것이고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민간보험에 가입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해 지역건강보험 재정은 더욱 취약해져 말 그대로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급여 수준으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가 재정이 계속 투입되어야 하는데 이는 다시 국가 재정악화로 이어진다. 특히 소득수준에서 차이가 나는 지역을 하나의 지역보험으로 묶는 것이 어려워진다. 쉽게 말해 서울지역건강보험, 강원지역건강보험으로 나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러한 모델은 바로 미국식이다.

미국은 전국민 건강보험이 없고 직장에서 가입해주는 보험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튼튼한 직장이 없는 노인, 저소득층을 위한 최소한의 공적 보험만 존재한다. 이는 두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먼저 직장 건강보험은 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비싸다. 공적 전국민 건강보험은 의료비를 합리적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다. 전체적으로 의료비를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미국에서는 의료비가 지나치게 비싸지고 있으며 이는 국가 경쟁력에도 심각한 위해를 끼치고 있다. 미국내 기업을 외국으로 이전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건강보험료라는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다음으로는 튼튼한 직장을 가지지 못한 서민층과 자영업자의 건강보장에 심각한 위해를 가져온다. 비싼 건강보험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서민층은 보장이 매우 취약한 민간보험에 가입하거나 무보험 상태로 지낼 수 밖에 없고 빈곤층과 노인층을 담당하고 있는 공보험은 이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정부재정부담으로 이어진다. 주정부별로 운영하는 저소득층 공보험은 심각한 정부 재정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건강보험을 통합적으로 운영하지 않을 경우, 서민층은 의료이용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전체 의료비는 매우 비싸지며, 기업의 경쟁력은 낮아진다. 국가 재정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다. 서민층 건강악화와 더불어 사회전체적 효율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것이다.

건강보험 통합은 한국사회 공공성의 큰 진전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의 통합은 보편성과 형평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건강보험 역사 상 매우 큰 진전이었다. 현재 전국민 건강보험은 매우 효율적인 제도로 국제적 명성이 높으며 매우 빠른 시일 내에 건강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합리적으로 제도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건강보험을 위협하는 세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을 필두로 한 자본은 마지막 시장확대 대상으로 의료를 노리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마지막으로 통과시키려고 하는 정책은 의료민영화이다. 대표적 건강보험 해체론자인 김종대씨를 건강보험 이사장으로 전격적으로 발탁했고 그는 취임하자마자 건보통합은 문제있다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사회적 합의와 합법적 지위

건강보험 통합이 위헌이라는 청구소송은 이미 합헌으로 판결이 났다. 지난 2000년에 동일한 소송이 제기되었으나 기각되었다. 2000년 헌법재판소는 "이원화된 건보료 부과체계는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본질적인 차이를 고려해 규정한 것"이라며 "그 자체로서는 평등의 원칙 관점에서 헌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판결했다. 특히 헌재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모두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재정위원회가 보험료 분담률을 조정해 부담의 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 만큼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통합을 규정하는 법은 헌법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사실 건강보험통합은 1989년 이미 여야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김종대 이사장이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2~3배 오른다는 허위사실을 언론사에 유포하면서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시켰고 건강보험 통합은 11년을 기다려서야 달성할 수 있었다. 통합당시에도 심각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광범위한 국민들의 지지와 통합지지세력의 헌신끝에 통합을 이룰 수 있었고 그 이후 지속적인 해체논의에도 국민들은 건강보험 통합을 지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12월, 2009년 6월에도 동일한 소송이 제기되었고 소송의 주체역시 현 경만호 의협회장이었다. 2008년 소송은 청구인 자격 하자 등의 문제가 있어 소송이 중단됐고, 이듬해에 의사협회 회장이 된 경만호 회장이 다시 재청구한 것이다.

국민 건강을 저버린 의사협회

도대체 의사협회는 왜 이렇게 건강보험을 훼손하려고 하는 것인가?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내용은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저소득층의 혜택은 의료인들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민이 건강보험에 의무가입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 환자를 의무적으로 보게 되었고, 건강보험이 의료비 통제를 위해 지나치게 낮은 의료비를 의료기관에 강제하기 때문에 현 제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건강보험제도가 정착된 이후 가장 많은 혜택을 본 집단은 의료인이다. 전국민 건강보험 도입과 보장성 강화 정책 이후, 의료인들은 보험료로 안정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보험적용이 안되는 비급여진료 또한 지나칠 정도로 자유롭게 행하고 있다. 현 가장 입시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학은 의/치/한/약으로 대표되는 의료직이며 병의원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보험이 해체 된다면 의료비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이로 인해 대다수 개원의와 중소병의원들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반대로 국민 건강을 저버린 댓가로 이득을 누리게 되는 것은 다름아닌 소수의 대형병원, 영리병원인 것이다.

김종대 이사장, 건강보험 이사장의 자격이 없다.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 쪽에서는 경만호 의사협회장의 위헌소송 제기를 배후에서 총지휘한 인물이 김종대 이사장이라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이사장은 89년 당시 건강보험 통합을 무력화시킨 장본인이며 2000년 통합당시 당시 보건복지부 정책기획실장의 지위를 이용해 지속적 반대입장을 취해 직위에서 면제되기까지 했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쪼개기를 주도해왔다. 밀실에서 전격적으로 진행된 취임식에서도 "건보공단에서 공단 통합이 문제가 없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니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복지부와의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존 (건강보험 통합 반대)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건강보험제도를 최전선에서 강화해야 할 조직의 수장이 이런 인물이라는 사실은 정부가 건강보험을 쪼개려는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김종대 이사장이이런 입장을 고수한다면 이사장 직을 맡을 자격이 없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부과체계의 개선

현 전국민건강보험은 2000년 370개 의료보험 조합을 현재의 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하면서 단일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나 자영업자 등의 소득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다른 부과기준을 가지고 있다. 가입자를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누고 ?직장가입자는 월급에 일정한 보험료율을 곱하는 방식, ?지역가입자는 종합소득/재산/자동차 /세대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험료를 부과하는 이원화된 부과체계를 유지해왔다.

건강보험이 위헌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 부과체계가 직장과 지역으로 분리되어 있어 소득이 100% 파악되는 직장가입자에 비해 소득파악이 쉽지 않은 지역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소득파악제도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조세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가재정 자체를 운영하지 말자고 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건강보험 제도 역시 부과체계가 완전하지는 않다. 지역가입자의 소득이 축소되는 문제도 있지만 부유층이 직장가입자로 위장해 낮은 수준의 보험료만 내는 경우도 많다. 월급 외 다른 자산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는 제대로 보험료를 내고 있지 않은 것이다. 퇴직시 직장에서 지역으로 옮길 때 지나치게 높은 보험료를 내야하는 경우도 많다. 즉 현 건강보험 부과방식은 직장/지역 어느 한 쪽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현 건강보험 부과체계가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소득대비 건강보험료를 제대로 부과하는 것은 건강보험 제도를 더욱 강화하여 해결해야 한다.

형평성, 진짜 답은 건강보험 강화이다.

건강보험 해체론자들이 주장하는 형평성은 건강보험을 강화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 현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60%수준이다. 매우 낮은 수준의 보장률이며 건강보험 만으로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개인 지출과 민간의료보험 가입 금액이 매우 크다. 그 결과 의료이용의 불평등은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역시 위협받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는 건강보험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하는 기업과 부유층이 보험료를 덜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료는 외국에 비해 GDP대비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국민들이 내는 비율은 결코 낮지 않다. 정부부담과 기업부담이 매우 낮은 것이다.

또한 보장률이 낮음으로 해서 비급여진료를 광범위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보험진료 위주의 의료기관은 낮은 수가로 인한 과도한 진료를, 국민입장에서는 건강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의료비로 인해 민간보험 가입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에서 현 정부와 의료자본의 입장과 대다수 국민들의 입장이 갈라지고 있다. 현 정부와 의료자본, 보험자본들은 건강보험이 문제있으니 건강보험을 해체하고 다양한 민간보험을 활성화시키고 건강보험 적용받지 않는 영리병원을 활성화시키자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건강보험의 국가와 부유층의 기여도를 높여 건강보험을 강화하여 건강보험만으로 모든 의료비를 감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김종대 이사장 취임과 한미FTA 및 이행법안 통과, 영리병원 허용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건강보험을 약화시키고 의료비폭등을 불러오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민들의 광범위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건강보험 강화가 한미FTA극복의 출발점

한미FTA 체결은 국내 공공서비스의 심각한 축소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미FTA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은 의료관련한 내용이다. 이미 약가인상은 불가피하고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도입은 심각한 의료양극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영리병원 활성화로 의료비가 폭등하면 건강보험을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한미FTA는 진행형이며 공공성 축소 시도를 무력화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협상내용이 현실화되기 전에 건강보험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FTA 이행법안이 마무리 되고 미래유보과제도 하나씩 타결되기 전에 건강보험을 획기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한미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는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이다. 건강보험쪼개기를 당장 그만두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김종대 이사장의 사퇴와 헌법재판소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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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스팅 잘보구갑니다 ^^*
    주말은 잘보내셨나요?
    행복한 한주 되시길바랄게요!!!!!

    2011.12.05 13: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칼럼, 보고서2011.10.13 14:18
2011.10.13이은경/새사연 연구원

대한민국은 현재 나꼼수 열풍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가카로 대표되는 현 정권의 비도덕성이 화제다. 가카는 그러실 분이 아니라는 말로 마무리되는 현 정권과 그를 둘러싼 비리는 그들의 표현대로 소설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이다.

현재 세계는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 왔던 신자유주의가 더이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아니 지속해서는 안된다는 99%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세계를 지배해왔던 달러체계는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자본주의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유럽은 유로체계는 끝날지도 모른다고 자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상황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처방을 지나치게 충실하게 실천해온 나머지 양극화, 불평등, 사회불안정이 확대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야하는 부모는 등록금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생계유지도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층이 늘고 있다. 세계 1위라는 저출산율은 수조에 달하는 저출산예산을 쏟아부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미래가 불안정하고 현재의 삶이 고달픈 젊은이들이 출산파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나꼼수에 대한 열광은 이러한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차이점은 그 분노가 금융, 기업 등 자본이 아닌 현 정권과 그를 지지하는 보수세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현 정권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보수층이 지나치게 한심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보수층 역시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치영역에서는 국가의 이익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수층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전지적 가카시점이라고 농담처럼 표현되는 현 정권의 행태는 국익, 보수 정당의 유지, 기본적 도덕성마저도 자산축적을 위해 내던지고 있다.

대표적 사건이 이번에 발생한 대통령 아들의 땅문제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계속 발생하면서 상당히 무뎌진 국민 정서에도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다.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아들에게 불법적으로 증여를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국가 예산을 아들의 재산증식에 사용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곳곳에 보인다. 시장 재직시절 그린벨트를 해제했고 아들 소유 부지는 싸게, 국가 소유 부지는 비싸게 매입했다. 상식적 차원에서 국가 수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일이 너무나 공공연이 진행되는데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에서는 정치적 의도로 문제삼는다며 명의만 이전하면 된다고 하고 있다. 조중동과 공중파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으며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한국은 시끄러운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야기에 국민들은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적 분노가 현 정부를 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류언론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 진실을 유쾌하게 까(!)대는 4명의 수다는 잘못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관점을 세우게 해주며 우리가 깨달아가면 세상을 바꿀수도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장 단일화과정에서 보여줬던 서울시민의 적극적 참여는 김어준 총수의 책이름 "닥치고 정치!"의 현실적 표현이다. 국민들은 투표로 현 정권을 심판할 것을 다짐하고 있으며 정치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갈 필요가 있다. 투표를 통해 정치인 몇명을 바꾸는 것은 쉬울 수 있다. 2번의 민주정부 경험과 여러번의 선거 승리는 바람이 불면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는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들의 토대, 자본-보수정치집단-언론-사학재단으로 이어지는 강고한 커넥션에 균열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오히려 흔들림없이 날이 갈수록 튼튼해지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은 보수정당 비리의 뒷배경임에도 몸통을 드러내지 않는 세련함을 깨우쳤다. 청년실업과 대학서열로 인한 입시전쟁, 사교육 등은 중소기업의 질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이며 이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을 착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확충이 더딘 이유는 감세때문이며 감세 해택은 대기업에게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 수출을 보호하기 위한 환율정책을 고물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대기업은 고용창출, 이익공유,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등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주장했던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면서 사회의 부는 대기업에게 집중되고 있다. 보수정치인들은 그들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하면서 떡고물을 챙기고 있으며 더 나아가 그들과 한몸이 되고 있다. 현실의 이면을 보다 깊게 들여다 봐야한다. 나꼼수에서 밝혀지는 기막힌 사실들의 이면에, 우리의 삶이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배경인 대기업과 금융자본에게 분노를 돌려야 한다.

월가에서 시작된 99%의 반란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 월가의 금융놀이에 희생된 청년들은 자본 전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들의 구호는 다양하다. 부자증세와 금융규제에서 스티브 잡스에 대한 추모까지 다양한 주제가 다양한 목소리로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그 핵심 주장은 이제는 1%의 세력이 99%를 착취하는 세상을 그만 멈추자! 다른 세상을 찾아보자! 이다. 이 젊은이들에게 대안이 무언지, 구체적 실현방도와 행동지침은 무언지를 묻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현실은 문제가 많고 무언가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체가 의미있다.

우리도 인터넷만이 아닌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의 광장은 촛불과 인터넷, 트위터, 페북이 넘쳐나는 온오프 혼합공간이다. 우리의 주장은 더 다양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정권교체로 표현되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정치인들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재벌규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청년실업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은 무엇인지 이야기 해야 한다. 이것이 닥치고 정치!!이다.

아무튼 가카덕분에 우리는 정치학습을 너무 열심히 하게 된것 같다. 아마 occupy 역시 occupy seoul이 제일 멋지지 않을까?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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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스코프스키

    문서의 몇 몇 구절은 레닌의 <<국가와 혁명(한국에서 모두 3번 번역간행했지만 모두 절판!)>>을 연상하는 구절도 있습니다. 가령 커녁션의 균열 대신 강고해지는 것을 지적한 구절이죠.
    그러나 다른 부분의 언어에서 몇 가지는 이미 이런 세상을 만들어온 공범자들을 포함한 진영까지 사용한 언어인 '국익'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통탄할 점입니다. 물론 도덕도 윤리라는 말로 대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문서가 체제의 골간에 문제삼지 않는 대중(문서에선 국민)을 언급하긴 했지만 더 문제는 지금 해도 될 것을 왜 내년 선거 시기까지 기다리느냐 하는 것이고 제도를 넘어선 상상력을 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냐 하는 거지요. 이것도 문서가 지적했으면 좋겠는데 이 부분 또한 지적을 안 했습니다. 비록 한국보다 소득 등의 수준이 더 낮은 곳들이 주이긴 하지만 이미 예멘, 튀니지, 이집트의 선례처럼이라도 하면 안 되는거냐고 지적을 했어야 합니다.

    암튼 지금의 인식장애를 넘어서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문서 역시도 대중에 대한 지적 이전에 부족한 부분들로 인해 빛이 바래네요.

    더불어 중소기업에 대한 걱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 걱정을 알바생을 위시한 여타의 비공식/비정규/정규 노동자들과 자영업자, 농민에게 두면 안 되는 지요...

    2011.10.14 18:05 [ ADDR : EDIT/ DEL : REPLY ]

2011 / 09 / 29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한국 사회지출의 방향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차]

1. 유럽 재정위기, 복지병 때문이다?

2. 남부유럽 복지체제의 특징

3. 사회지출 및 사회정책의 체제별 차이

4. 미국 경제위기, 재정적자 때문이다?

5. 우리나라의 시사점

[요약]

그리스는 재정위기에 대한 유일한 해답이 디폴트선언밖에 없다는 진단을 받고 있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 선언은 유럽의 재정위기를 더욱 가중시켜 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으로 이어지는 소위 PIGS 국가의 추가 위기직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남부유럽의 경제위기는 과도한 복지지출로 인한 국가 재정악화가 핵심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남부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복지지출 때문이라는 지적은 옳지 않다. 경제기초의 취약성에 금융위기가 덧붙여지면서 위기가 표출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오히려 효율적이지 못한 복지체계가 경제위기를 맞아 내수확대를 통한 경기회복과 사회불안정요인 해소라는 생산-복지 선순환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스 복지체제의 문제는 복지지출이 과한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제도를 설계하지 못한 나타나는 비효율에 있다. 2007GDP 기준 그리스의 공공지출 규모는 21.3%OECD 평균 19.3%를 웃도는 평균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복지지출은 인적자본 구축, 여성의 사회진출 보장,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과 같은 생산- 복지 연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사회구성원의 안전망의 역할도 제대로 못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부유럽, 그중에서 그리스는 복지유형에서 대표적인 가족중심 복지체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복지체체는 남성가장의 소득, 연금에 집중적 투자를 해온 반면,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사회서비스 확충 등 사회투자적 성격의 지출은 매우 낮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복지체제는 재정압박 속에서 재량적으로 복지를 확충할 수 있는 재정여력을 감소시켜 생산-복지가 선순환될 수 있는 사회투자적 성격의 지출 확대가 어렵다. 또한 강력한 이해당사자가 존재하는 연금영역의 개혁이 쉽지 않은 탓에 복지지출의 합리적 개혁은 더욱 어렵게 되고 그 갈등이 청년세대의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발표한 미국 가계소득, 빈곤, 건강보장에 관한 통계치에서는 경제위기 이후 그 파장이 미국민의 중산층 이하 가구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제위기 이후 일년간 가계소득의 낙폭이 이번 경제위기 이후 가장 크며(-2.3%) 중상층 중 15-24세와 장애인 가구의 소득감소가 제일 컸다. 빈곤율은 198315.2%이후 두번째로 높은 15.1%, 빈곤수는 통계작성이후 최대치를 보였으며 역시 18세 미만 아동빈곤율의 상승이 가장 높았고 특히 여성가구주 아동빈곤율은 40.7%에 달했다.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건강보험 가입율은 8762.1%에서 201055.3%로 감소했고 그 결과 공공보험 비율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23.3%->31%) 전체 비보험비율은 12.9%에서 16.3%로 크게 상승했다. 아동에 대한 보험확대 정책의 결과 24세 미만의 비보험비율은 2%감소했으나 35-65세 사이의 비보험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어 실제 경제위기와 실업으로 인한 실업자의 건강보험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정부가 발표한 재정긴축안이 시행된다면 1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건강보험 미가입자 해소정책은 표류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연달아 추진될 사회안전망 축소정책은 심각해지고 있는 중산층의 소득감소, 저소득층의 빈곤, 건강보험 미적용자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한국사회에서 사회지출 총량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자연 증가되는 고령관련 사회지출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재정현황에서 4대보험 기금고갈론을 내세운 복지축소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사회지출은 그 사회가 필수적으로 달성해야 할 공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며 새로운 경제체제의 파고속에서 경제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위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빈곤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복지가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불안요소는 확대되고 있다. 전통적 복지확충의 필요성은 매우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생산-복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사회투자성격의 사회지출의 필요성이 추가로 제기된다. 서구의 사례는 전통적 사회위험인 고령, 의료, 빈곤 부조 등을 튼튼하게 구축한 토대위에 적극적 공적사회서비스 구축, 인적자본과 사회투자성격의 사회지출을 통해 적극적 사회정책을 집행하는 시스템의 우월성을 보여준다. 한국의 상황은 현재 수준에서 사회지출을 점차적으로 증가시켜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 도달해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인구는 현 사회지출 재정의 획기적 전환 없이는 현존하는 기본적 복지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생산-복지가 선순환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출도 매우 시급하다. 저출산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사회서비스 확충을 통한 여성일자리 문제와 노동시장의 양극화문제를 같이 풀어야 함을 보여준다.

답은 명확하다.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한 세수확보,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통한 공적사회지출의 확대, 사회서비스 확충, 합리적 사회보장시스템의 구축 등이 그것이다. 또한 시간이 많지 않다. 서구에서는 우리보다 3-5배 늦은 고령화속도에 나름대로 대응해 왔으나 여전히 세대간 갈등은 심하고 안정적 사회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년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인인구를 가진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사회지출 총량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신뢰에 기반한 국가의 적극적 역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이미 상당수준의 조세확충과 그를 통한 적극적 사회지출을 하고 있는 선진국에서조차 금융거래세, 부유세, 탄소세 등 부유층에 대한 증세 논의가 활발하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사회기여도가 매우 낮은 한국 상황에서 부자감세, 수출중심의 대기업 활성화를 통한 적하효과는 더이상 논의할 가치가 없는 대안이다. 지금 당장 사회적 합의와 강제를 통한 부자증세를 도입하고 적극적 사회지출의 합리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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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09 / 06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의료민영화는 계속된다

서울시장 사퇴와 교육감 수사로 어지러운 정국을 타개하고 집권 하반기를 준비하는 정부에서 야심찬 개각 안을 내세웠다. 개각 때만 되면 제일 만만한 카드였던 복지부 장관 자리는 이번에도 교체되었고 대상자는 놀랍게도 경제관료 출신의 영리병원 지지자이다. 대체 이 정부는 국민들이 그렇게 반대하는 의료민영화를 언제까지 추진할 생각인 걸까. 압박하는 자본의 요구가 거세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각오인 듯하다. 문제는 영리병원 허용, 건강관리서비스 등의 정책 추진과 더불어 의료계의 의료민영화는 계속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올해 가장 뜨거운 의료계의 이슈는 일반약의 슈퍼판매이다. 그 뒤를 이어 치과계에서는 유디치과가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고 마지막은 이름도 생소한 보움한의원이다. 이 사안들은 일면 각 전문분야의 내부 문제로 보인다. 이익집단이 서로 더 많이 가져가기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며,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서도 국민건강은 명분용이고 그 기저에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네트워크병원, 약국외 판매 의약품 도입, 자본의 건강시장 진출 및 의료기관을 통한 판매 등을 이익집단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아도 될 것인가? 그들의 주장만이 아닌, 실제 국민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약권하는 사회

가장 먼저 포문을 일반약의 슈퍼판매는 대통령의 호통 한마디에 복지부 핵심과제가 되었다. 하지만 야간 및 공휴일에 일반의약품을 사용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설명은 전무하다. 그래도 당장 ‘약국외 판매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냈다.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의약품 분류체계를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약국외 판매의약품 3분류로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의약외품이 있으나 붕대, 염색약 등 의약품은 아니다. 지난 7월 가장 이슈였던 박카스를 슈퍼에서 판매하기 위해 44품목의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한 적이 있다. 일반의약품을 약국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나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의약외품으로 살짝 전환해서 판매하게 된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 본격적인 약사법 개정을 통해 상당수의 일반의약품을 약국외 판매 의약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약국외 판매 의약품’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근거는 야간 및 공휴일 공백이다. 약을 약국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일인당 약국수가 적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야간 및 공휴일 공백의 문제는 주치의 제도, 공공 야간응급의료센터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은 정부의 계획에 들어있지 않다. 반면, 약의 오남용으로 인한 위험성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 약국외 판매로 인한 편익과 국민 건강에 대한 위험성이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약사들의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해서 풀어가는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 현재 민주주의사회에서 정책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숙의민주주의이다. 주장하는 정책에 대한 주장하는 측의 ‘합당성에 대한 해명책임’과 공론장(공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조건)에서 충분한 논의 후 정당한 절차를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집단이기주의로의 매도와 극단적 저항으로 인한 갈등만 존재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 많이 먹을 뿐만 아니라 약가격도 비싸다. 합리적 약가책정과 필수적 의약품의 접근성, 합리적 약복용 문화정착 등 약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료정책에 대한 숙의민주주의를 통해 이해당사자간의 합의를 도출하는 길고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반약 슈퍼판매를 관철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구조는 약분야의 핵심 과제들을 해결한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일반약 광고를 통한 종편 광고시장 확대, 약국민영화 등 정부에서 줄줄이 계획하고 있는 의료민영화의 단계로 비판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유디치과, 네트워크 병원의 진수를 보여주다

유디치과는 또 뭔가? 네트워크 병원은 지금 개원가의 대세이다. 의료계의 네트워크는 사실 다른 분야의 프랜차이즈와 별반 큰 차이 없다. 유명 브랜드를 런칭하고 브랜드 유명세에 따른 홍보효과와 집단 광고, 공동구매 및 경영관리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등을 통해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공동구매 및 경영관리를 통한 비용절감을 주장하고 있지만 막대한 광고비와 브랜드 가치로 고가 시장을 형성해 왔다. 여기에 유디치과는 합리적(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틈새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치과계에서 유디치과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1명의 치과의사가 여러 개 치과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과잉·부실진료를 일삼는다 △무료스케일링이나 저가진료로 환자를 유인한다 등이다. 핵심은 자본이 치과의사를 고용해서 편법적, 비윤리적 경영을 강요, 과잉 부실 위험성 높은 진료를 하고 있으며 치과 의료시장을 왜곡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유디치과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상 1인 대표에 의해 조직된 최초의 수직적 네트워크 병원이라는 데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중소유통업에 대기업 SSM이 들어오면서 저가공세,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왜곡하고 독점을 형성한 다음에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입점,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와 상당히 비슷하다. 하지만 의료기관 네트워크 거대화는 또 다른 문제를 갖고 있다. 의료민영화의 핵심 추진정책 중 하나는 의료채권-경영관리회사(MSO)-의료기관 인수합병 종합 3종 세트이다. 현 네트워크는 형식상으로는 공동 구매 및 경영관리만을 하는 수평적 구조이다. 여기에 경영관리회사를 두고 자본을 소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바로 수직적 네트워크가 가능하다. 의료기관 인수합병과 MSO를 통해 수직적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여기에 의료채권을 발행할 수 있으면 단숨에 거대 의료자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이 의료채권-경영관리회사(MSO)-의료기관 인수합병 종합 3종 세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은 거대 네트워크 병의원들이고 이 네트워크들은 매우 영리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빅 4병원에 맞먹는 의료계의 거대 자본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병의원들의 문제는 주로 일차의료영역에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아래 참고를 보면 비만, 피부, 성형, 불임 등 상업적 비급여 진료를 주로 하는 전문의원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원들은 빅 4병원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대형병원 뿐만아니라 브랜드를 내세운 상업적 네트워크와 경쟁해야 하고 경쟁에 살아남으려면 똑같이 투자, 마케팅, 상업적 경영을 해야만 한다.

참고 2009년 08월 28일 등록 네트워크 병원 브랜드 총 56 개

21세기의원 /365MC 비만클리닉 /CDC어린이치과병원 /DS피부과 /간사랑네트워크/강남밝은세상안과 /고운미소치과 /고운세상피부과 /골드만비뇨기과 /김창수.수흉부외과/노블레스성형외과/ 닥터굿 재활학병원 /더성형외과 /두리이비인후과 /드림성형외과 /리젠성형외과 /리즈산부인과 네트워크/ 맨파워 비뇨기과 /메디포맨남성의원 /미애로네트워크 /블루비뇨기과 /서울수면센터/ 서울의과학연구소 /속편한내과 /수원이안과 /숨쉬는한의원 /쉬즈웰 네트워크/ 신사현미용성형센터/ 씨알센터 /씨어앤파트너안과 /아이메디안과 /아이미성형외과 /엔비클리닉 /연세사랑병원 /예본안과 /예치과 /원진성형외과 /월오한의원
이즈치과네트워크 /일맥한의원/ 잠실서울외과의원 /제이엠의원 /존스킨한의원/ 지오치과 /청담밝은세상안과/ 크리스마스의원/ 타워광명내과의원 /테마피부과 /티아라성형비만클리닉 /프렌닥터내과의원 /하나로내과/ 하나이비인후과 /하늘마음한의원 /하이키한의원 /함소아한의원/행복을 심는 치과

처음에는 최초로 광고를 하고 상업적 행위를 하는 기관이 성공하지만 나중에는 그 수준이 최저선이 되어 그 정도를 하지 않으면 낙오되는 구조가 정착된다. 의료계 전체가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역에 비해 공공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의료영역에는 진입장벽, 합리적 규제를 두는 것이다. 의료채권-경영관리회사(MSO)-의료기관 인수합병 종합 3종 세트가 법적으로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네트워크 병원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 보건의료시스템이 매우 상업화되어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는 영역이 너무 협소하다보니 의료기관이 비급여진료를 자율로 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고 의료기관 개설, 관리, 운영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다.

건강을 위해서는 이걸 드세요

그렇다면 보움한의원은 대체 뭔가? 보움스퀘어란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된 KT&G의 자회사인 KGC라이프앤진이 세운 브랜드이다. 한국담배인삼공사는 담배와 인삼의 전매공사였다가 민영화 흐름을 맞아 전격적으로 민영화된 뒤, 담배, 부동산 등은 KT&G에서, 인삼은 한국인삼공사에서 주로 맡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얼핏 들으면 공기업같으나 이름만 이어쓰고 있을 뿐 정관장, 굿베이스, 예본, 라이프엔진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KT&G의 자회사이다. 한국인삼공사의 라이프엔진에서 다시 보움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해서 한의원까지 직영으로 두고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겠다고 나섰다. 담배를 전매하던 KT&G에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한약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KT&G는 담배와 인삼을 같이 취급하는 회사이다. 일면 생각하기에도 건강위해식품인 담배와 건강기능식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것이 이상하다. 하지만 건강관련 기업은 대부분 화학제품, 독약, 농약, 제약, 식품들을 동시에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 관련 회사 및 제약회사는 돈이 되는 것이면 회사 목표와는 상관없이 확장하고 있으며 현재 그 타켓은 천연물 및 천연물 유래 제품이다. 세계 전통 천연물에 대한 특허는 대부분 다국적 제약회사가 갖고 있으며 그를 통해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건강보조제,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것이 현 추세이다. 우리나라 역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홈쇼핑, 다단계, 방문판매 등 영업하는 사람들은 다 건강기능식품을 다루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고 명절이면 부모님께 홍삼선물하는 것은 일상화된 풍경이다. 이러한 현상과 의료민영화는 또 어떤 연관이 있단 말인가?

건강증진은 매우 중요한 국가 과제이다. 건강한 사람은 경제생활을 통해 생산성을 발휘할 뿐만아니라 의료비지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외국에서는 급등하는 의료비를 조정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 방안으로 국가차원의 전국민 건강증진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건강한 환경이라 함은 사회경제적, 환경적, 문화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일정수준이상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따라서 외국의 건강증진 방안의 핵심은 양극화 해소, 빈곤비율 감소, 소득보장, 보편교육, 사회적 지지와 네트워크, 다양한 사회복지정책, 보편적 의료보장 시스템 등 사회경제적 측면의 개선을 통해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강에 관련된 구체적 정책으로 들어가면 포괄적 주치의 서비스, 지역 건강증진센터, 다양한 체육시설과 여가활동 보장, 다양한 공적 네트워크를 통한 절주, 금연, 운동, 영양 등 건강증진시스템 운용 등 대부분은 국가 및 지역사회의 공적 시스템을 통해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양극화와 사회안전망의 부재로 사람들은 건강생활 유지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노동자들은 새벽에 나가야 하며 투잡을 하거나 야간작업과 불규칙한 노동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학습시간에 시달리고 있다. 불합리한 주거시스템으로 출퇴근에 2-3시간씩 써야 하는 사람이 많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의 주거공간에 거주하는 비율도 매우 높다. 정신적 스트레스의 수준도 높아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자살률과 OECD 국가에서 가장 낮은 삶의 질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건강증진 행위란 홈쇼핑과 주변 영업사원들이 권유하는 건강에 좋다는 제품을 사 먹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 제품을 먹고 다시 열심히!!!

정부는 이런 건강증진영역을 민영화 하겠다고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강관리서비스를 민간이 제공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으로 건강해지려면 돈을 벌어서 건강관리서비스를 구매하라!! 는 것이다. 건강관리서비스 회사에서는 정관장이나 보움브랜드의 제품을 전시하고 건강관리사는 친절히 그런 제품들이 어디에 좋은지를 설명하면서 의사들이 약을 처방하듯이 건강기능식품을 처방해 줄 것이다. 아예 보움브랜드에서는 한의사가 그런 역할을 해 준단다.

그래, 삶이 팍팍하면 그렇게라도 해서 건강을 유지해야지, 병원에서 안 해주는 서비스를 돈 내고라도 받으면 낫지 않나? 빈곤층에게는 최소한의 부조를 해주면 된다...이것이 정부의 논리이다. 과연 건강증진영역이 시장화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 한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료비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 고령화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의료비가 국가 재정의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선진각국에서는 의료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대부분 합의한 내용이 국가 차원의 건강증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건강이 나빠지고 의료비 지출이 큰 집단은 취약계층이므로 취약계층 전부를 포함한 전국민 건강증진시스템을 국가 차원에서 구축하는 것이 가장 비용/효과적이라는 계산이다. 국가차원의 전국민 건강증진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채 건강증진제품이 가장 활성화되고, 광고를 제일 많이 하며, 제일 많은 건강증진제품을 복용하는 미국의 건강수준이 가장 낮으며 의료비는 제일 많이 쓴다는 사실은 이를 실증적으로 증명한다. 정부는 이런 건강증진 영역을 완전히 시장화하려고 하고 있고 그 뒤에는 삼성, KT&G와 같은 대기업이 존재한다. 일반약을 슈퍼에서 구매하고 건강기능식품을 한의원, 의원을 입점시켜 판매하려고 하며 각종 매체를 통해 이를 광고한다. 각 티비프로그램은 어떤 식품이 몸에 좋다는 내용이 빠지지 않는다. 과연 건강의 홍수이다. 과연 우리는 그 속에서 건강해질 수 있을까?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은 어느 정도 수입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지 못한 사람은 담배, 술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런 계층의 건강수준은 매우 취약해진다. 이것이 건강불평등이 악화되어가는 방식이며 현재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의료인들, 할 말은 없다

현상을 깊이 들여다보면 쉽게 드러나지 않던 진실이 드러난다. 건강에 관련한 시장은 매우 크며 고령화가 진전될 수록 이 시장은 매력적인 블루오션이 된다. 사람들이 건강에 돈을 많이 쓰면 GDP는 올라가며 성장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건강에 돈을 많이 쓴다고 사람들이 건강해지며 사회전체의 효율은 높아지지 현실을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건강영역에서 추진하는 대부분의 정책은 산업화, 시장화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 영리병원도입, 건강관리서비스 민영화, 건강식품시장 및 제약산업 활성화 모두 산업화에 관련된 영역이다. 산업화가 필요없지는 않다. 좋은 제품과 기술이 개발되면 보건의료서비스가 개선되고 저렴해지며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산업화는 전혀 그러고 있지 못하다. 의료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의료비는 비싸지고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은 줄어든다. 오히려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건강관련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의 주머니를 불려주는 방식인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현 의료계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했다. 일반약 슈퍼판매로 약사회에는 대규모 집회, 단식농성 등 초강력 대정부투쟁을 벌이고 있다. 뉴스에서는 매일 유디치과와 치과협회의 다툼이 보도되고 있으며 한의계 역시 광범위한 저항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 의료계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이러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신뢰는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진흙탕싸움,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되며 그 이유는 의료계의 지난 모습에 있다. 약을 보다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고 필수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며, 더 많은 치과와 한방서비스가 보험적용으로 보다 싼 가격에 공급되는 것에 의료계는 저항을 해 왔다. 포괄적인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의원은 찾기 어려우며 환자들은 병의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치료를 권고 받으면 치료를 위해 권하는지, 수익을 위해 권하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가족 중 의사없으면 사기당한 이 기분

국민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는 사람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 치료견적이 과연 합리적인 것이고 믿을 수 있는 것인지, 가족 중에 의료인 한 명도 없으면 누구 한명이라도 아플 때 올바른 의료정보를 얻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티비와 인터넷에서 몸에 좋다는 광고가 도배되는데 사먹지 않을 방도가 없는 것이다. 의료계는 이런 문제에 전문가로서 신뢰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답은 있다

답은 공적 차원의 포괄적 보편적 보건의료시스템의 구축에 있다. 보건의료시스템은 건강증진-예방-치료-재활-요양서비스가 포괄적,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건강증진은 보건의료시스템을 넘어 사회전체가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담보되어야 하나 적어도 공적 시스템 하에서 제공되는 건강관리시스템이라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경제와 주거, 삶의 영역에서 매우 불건강한 환경이 존재하는 한국 상황에서 포괄적인 건강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다. 우선적 대안은 주치의 서비스이다. 주치의가 건강증진, 예방, 건강관리, 일차진료 담당 역할을 해야 하며 경제적 여유에 따라 자유롭게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전국민 주치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의료인이 경제적 유인에 움직이는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 의료인은 수행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받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인 상당수가 의료기관을 직접 경영하고, 의료기관은 대형병원, 일반 동네의원 할 것 없이 무한경쟁중이다. 여기에 슈퍼, 건강기능식품 매장, 의료기기 전시장까지 무한 경쟁에 들어오고 있다. 경쟁하면 살아남기 위해 투자, 마케팅을 해야 하며 그 비용을 대기 위해 영리적인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 의료기관간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형병원은 일차에서 의뢰한 중증환자의 입원, 특수진단, 집중치료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하며 의원급에서는 포괄적인 일차의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진료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장성을 높여야 하며, 반대로 상업적인 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답은 대부분 나와 있다. 그리고 이런 답들에 대해 의료인들은 거부해 왔다. 주치의 제도는 의료인의 반대로 시범사업도 해보지 못했으며 수가개편, 의료전달체계 구축 역시 작은 제도 변화에도 극렬한 반대에 부딪쳐 왔다. 하지만 이제 의료인들은 자체 경쟁이 아닌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자본과 경쟁이 안된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대응이 자본의 불/편법적 행위를 고소고발하고 의료계에만 유리하게 법을 개정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미국의 경우, 100년간의 의료개혁이 의료인들의 반대에 의해 무산되어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러던 미국 의료인이 오바마의 의료개혁방안에는 지지를 보냈다.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영리화된 의료시스템 하의 의료인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 우리나라의 의료계는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그 해법이 의료개혁을 지지하는 국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방향이 된다면 의료의 상업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고 그 피해는 국민, 의료인 할 것 없이 모두 입게 될 것이다. 다행인 것은 치협과 한의계에서 이번 사태를 의료민영화의 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입장이 국민지지를 업고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논리로만 사용되고 실제 의료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래는 암울하다. 의료인들의 적극적인 고민과 행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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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생각엔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에는 서양의약품 뿐 아니라 한방조제약도 같이 판매돼야 하고 그럼으로써 약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감기/몸살에 잘 듣는 한방조제약들도 많아서 약부작용이 겁나시는 분들은 슈퍼에서 한방조제약들을 사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아울러 한방조제약을 판매하는 제약회사들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도 같이 찾는다면 금상첨화겠지요.

    2011.09.21 15:17 [ ADDR : EDIT/ DEL : REPLY ]

2011.06.16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의약품의 슈퍼판매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복지부에서 최종 중단하는가 했더니 대통령의 호통 한마디에 중단했던 적이 없었고 계속 추진중이라는 장관의 대답이 나왔다.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연일 기자회견과 항의집회를 번갈아 열고 있다. 의약품을 둘러싼 논쟁, 무엇이 문제인가?

의약품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구분된다.

약은 크게 전문의약품(ETC : Ethical The Counter drug)과 일반의약품(OTC : Over The Counter drug)로 2가지로 나뉜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을 말하고, 일반의약품은 주로 감기, 소화불량 등의 가벼운 질환일 때 의사의 처방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약을 말한다. 그 외 염모제, 치약제, 살충제, 살균소독제, 위생용품 같은 의약외품이 있다. 의약품은 현행 약사법상 전문, 일반 구분 없이 약국에서만 판매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이번 논란은 일정한 약(가정 상비약)을 약국외에서 판매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 논란은 매우 오래되었다. 경실련을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오던 것으로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4월 지경부 발표에서 촉발되었다.

서비스산업 선진화 추진방안

‘11. 4월 27일 기획재정부에서 확정 발표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평가 및 향후 추진방향중 감기약, 해열제, 소화효소제 등 가정상비약인 일반의약품 일부를 약국외에서 판매하도록 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추진지연과제 대응방안>

실현가능성, 소비자 편익 증대 효과가 큰 과제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추진

* (예시)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 : 현행법 내에서 일부 가정상비약의 구입불편 해소방안 우선 마련 후, 의약품의 상시적 분류 시스템 구축방안 검토

<사업서비스 개선방안>

?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 및 의약품 분류 시스템 구축

ㅇ 현행법 내에서 구매 수요가 높은 가정상비약*의 휴일, 심야시간대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11.5월)

* 소화제, 해열제, 감기약 등을 우선 대상

ㅇ 전문/일반의약품간 상시적 분류 시스템 구축방안 검토

* 의약분업(‘00) 이후, 의약품분류 조정을 실시하지 않아 일반/전문의약품간 불균형 심화(의약분업 당시 전문/일반의약품간 비중은 6:4 수준 → 현재는 8:2 수준)

논란이 확산되며 약사회의 반대가 거세지고 약의 안전성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되면서 복지부가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힌다.

‘11. 6월 3일 복지부 의약품 재분류 논의 발표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논의를 중단하고 6월에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를 개최하여 현행 의약품 분류에 대해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당번약국을 활성화하겠다는 약사회 자체 방안에 대해 실효성 있는 이행을 강조하며 의약품 분류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약사회의 5부제 시행 방안을 복지부가 실효성있는 대책으로 받아들인 것이고 약국외판매의 적극 추진은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약사회가 당번제, 심야약국 운영 확대 등의 조치를 실제 이행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11년만에 열리는 의약품 분류 소분과위원회

오는 15일 열리는 중앙약심. 여기의 안건은 ▷의약외품 품목 확대 ▷2종 의약품 분류체계를 3종으로 세분 ▷약국외 판매 의약품 분류 ▷약사심의위원회 운영방안 4가지이다. 이중 핵심은 현행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으로 되어 있는 2단계의 의약품 분류체계를 ‘전문의약품-약국판매 의약품-약국외 판매 의약품’식의 3단계로 전환하는 것과 의약외품의 품목을 확대하는 안건이다. 현 의약품(전문/일반)으로 나뉘어진 체계는 의약분업 때 의약품 재분류 사업을 통해 전문과 일반 의약품으로 규정된 이래 한번도 수정된 바 없이 유지되어 왔다. 전문의약품 중 안정성이 확보된 것은 일반의약품으로 돌리고, 일반의약품 중 일부를 의약외품으로 돌려 약국외 판매가 가능토록 하자는 것이다. 현행법상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 의약품 분류에서 의약외품의 범주에 일반의약품의 일부를 추가하면 법개정없이 장관고시만으로도 약국외판매가 가능한 것이다. 물론 약국외 판매 의약품의 단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의 생각은 의약품 분류 기준을 바꿔 약국외판매 의약품을 신설하고 그 전까지는 의약외품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것인지를 걱정한다. 의약품 재분류는 의약분업 시기 명문화했으나 그동안 한번도 열린적이 없는 데다 구성 역시 의사, 약사, 공익대표가 공히 4인으로 의-약계의 입장이 팽팽할 경우,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약을 너무 많이 먹는 사회 vs 의료공백이 있는 사회

찬성?

가장 큰 것은 진료공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국은 토요일 오후부터 주말내내 문을 닫는 경우가 많고 10시 이후에도 거의 약을 구할 수 없다. 급작스런 발열이나 소화장애, 통증시 약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불편함이다.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많은 약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고 분류는 11년 동안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 또한 파스, 박카스 등도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편히 구입할 수 없다. 안정성이 인정된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으로, 일반의약품 중 유해성이 없는 것은 약국외에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

우리나라는 약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나라이고 인구 1인당 약국수도 매우 많다. 미국 등 약국외 판매를 하는 나라들은 약국 비율이 낮다. 또한 안전하다고 논의에 올라있는 타이레놀 등의 경우도 약화사고가 끊임없이 보고되고 있다. 콘텍 600 등 안전하다고 인정되어 광고까지 허용하며 사용하고 있던 약도 나중에 부작용이 발견되어 시장에서 퇴출되었고 박카스는 카페인 함량이 높으며, 시럽제 같은 감기약도 일정정도의 환각성분이 들어있어 오남용의 여지가 매우 높다. 선진국에서는 모두 약을 슈퍼판매한다는 것도 진실이 아니다.

*유럽지역 약국외 판매 허용국가

영국, 독일, 스위스, 덴마크,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체코, 라트비아, 네델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슬로베니아 (12개 국가)

*유럽지역 약국판매 불허용국가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그리스, 벨기에, 포르투칼, 스페인, 터키,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핀란드, 헝가리, 시프러스, 에스토니아, 슬로베키아, 몰타 (16개 국가)

의사와 약사간의 영역다툼?

약사회는 일반약판매를 통한 수익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의사협회에서는 중앙약심에서 진행하려고 하는 전문의약품 재분류방안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약사회에서는 일반의약품이 약국을 제외한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경우, 일반약 판매 수익 감소와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의사회에서는 일반의약품 일부는 약국외 판매를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하는 것은 절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약분업 이후 구축된 의약관련 질서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약국외판매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 문제를 두 영역간의 이익다툼으로만 몰아가려고 한다. 전봇대를 뽑는 실력으로 국민의 편익을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호통을 치며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형국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의약분업에 대한 평가, 우리나라의 과도한 약소비경향과 지나치게 높은 약제비의 적정화 방안, 합리적 의약품 분류방안과 분류의 주체, 국민의 편익보장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 이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이 글의 주제를 벗어나며 추후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약을 둘러싼 더 드러나지 않는 부분은 이야기 되어야 한다. 바로 앞서 논의한 서비스선진화방안이다.

다시, 의료서비스 선진화

기획재경부에서 발표한 서비스선진화방안은 2005년 서비스선진화방안이 발표된 이래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오고 있는 정책이다. 서비스 산업선진화방안은 다른 표현으로 하면 사회서비스분야의 민영화, 상업화이다. 의료계에서는 의료민영화로 규정하고 계속 반대해오고 있는 사항이며 정부에서는 국민 편익증대, 서비스 산업육성,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이라는 논리로 서비스영역의 민영화와 규제완화, 공공영역의 축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의료부분에서는 영리법인허용, 채권허용, 당연지정제 폐지, U-Health 법안과 건강관리서비스 법안 들로 대표되는 제도를 추진했으나 국민들의 반대로 거의 무산되고 있다. 앞서 박스처리한 내용처럼 국민 편익 증대효과가 큰 것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하자는 방침에 맞춰 의약품 재분류와 일반약 일부 약국외판매가 논란이 된 것이다.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약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의료광고 허용

올해 9월에 말많던 종합편성채널이 시작된다. 종편에 대한 많은 논란 중 하나가 광고에 대한 허용수준이다. 현재는 간접광고와 가상광고만 법으로 허용되어 있으나 광고대상에 대해서는 구체적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방송을 시작할 전망이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전문의약품에 대한 광고이다. 전문의약품을 광고하게 되면 고가의약품의 사용이 늘어나게 되고 의약품에 광고가격이 덧붙여지면서 약가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일반의약품은 방송광고가 가능하다. 만일,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의 범위가 증가하면 이 역시 광고시장이 커지는 효과를 낳는다. 의약품 광고가 늘어나면 무엇보다 의약품 소비가 증가하고 광고비 만큼 약값은 비싸진다. 여기에 조중동을 비롯한 종편 참가자들과 제약회사의 이해가 결합된다. 정부가 과연 국민의 편익을 위해 의약품 재분류와 약국외 판매를 추진하는 것일까? 종편시작과 광고시장,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요구 등과 아무 상관없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을까?

국민건강에서 약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약을 많이 사용하고(OECD 약제비 평균 17-18%, 우리나라 2009년 29.6%) 필요없는 약도 많이 먹고 있다.(항생제 처방률이 낮아져서 50%초반, 미국 43%, 네덜란드 16%, 소아 항생제 처방률 성인의 2배) 약가격 자체가 비싸게 책정되었으며,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보고체계는 매우 취약하다. 여기에 한-미 FTA 등이 통과되면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약품독점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필수의약품은 비싸게, 필수적이지만 시장이 작은 의약품은 공급이 되지 않거나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의약품광고 확대로 의약품에 대한 오남용은 더욱 증가할 것이고 광고가격은 의약품에 전가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통한 더 많은 의료광고, 더 독점적 가격의 의약품 공급인가? 합리적 약의 공급과 사용을 위한 제도개선인가?

정부에서는 이 외에도 영리법인 약국, 약을 취급할 수 있는 전문자격사 제도 등 약 부분의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대로 약의 올바른 공급과 사용을 위해 필요한 개혁사항은 산적해 있다. 약부분의 핵심은 규제를 완화하여 시장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리베이트, 과도한 약가책정 등 공급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 토대위에서 필요한 약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정부는 투약공백으로 약을 구입하지 못하는 문제가 어느정도 심각한지, 국민이 약국외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기를 어느정도 원하는지, 실제 안전하게 약국외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의 종류는 어떠한지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 이상의 내용이 증명되지 않은채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해도 대다수 국민들이 약구입의 공백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현실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약사회에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당번약국, 5부제 시행 등이 실효성을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시 의약품 분류와 판매권

의약품은 재분류되어야 한다. 현재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이 외국에서는 어떻게 소비되고 있으며, 실제 의사를 통해서만 안전하게 공급될 수 있는지 하나하나 검토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의약품이 일정기간 사용되고 안전성이 증명되면 재분류를 통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는다. 우리나라 전문의약품의 기준이 정당한지, 약국외 판매 의약품이 필요한지, 일반의약품 중 어느 정도가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지 등은 엄밀한 전문적 판단과 국민 편익에 기초해 정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각 집단의 이익에 기초해서 논의해서는 안된다. 공익대표가 1/3 포함되었다고는 하나 전문적 지식과 조직화된 현실적 파워로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못할 것이 우려된다. 지나치게 안전성을 지적하는 전문적 지식이 국민 편익을 저해하는 것인지, 과연 안정성을 이유로 기존 의약품 중 단 하나도 약국외 판매가 돼서는 안되는지, 기존 전문의약품중 단 한품목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서는 안되는지에 대해 전문가집단은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할 의무가 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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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폰생폰사

    자기 밥 줄을 놓으면서
    올바른 지식 전달을 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가
    문제네요.
    결국 돈은 국민이 내겠지만..

    2011.06.17 13: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