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0     이상동/새사연 연구센터장

지난 1월 6일 지식경제부는 지난 해 외국인직접투자(FDI) 실적이 양과 질 두 측면에서 매우 좋아졌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 2010년 FDI는 130억 달러에 달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와 함께 한국 FDI의 고질적 취약성으로 지적되어 왔던 수도권 집중, 높은 단기 투자 비중, 선진국 중심의 3대 과제가 완화되었다고 해석한다.

 

정부는 이상의 통계 수치를 한국경제의 이른바 ‘펀더멘털’이 좋아졌다는 근거로 삼는 한편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FDI 유입이 큰 국가들이 선진국과 신흥 시장국가라는 국제적 사실로부터 우리나라도 이 방향으로 선진화의 비젼을 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던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 외국인투자를 맹목적으로 찬양하는 패러다임은 이제 폐기처분해야 한다. 외국인투자기업이 만들어내는 부정적 효과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외국인투자 또는 외투기업에 대한 맹목적인 신화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미 중진 자본주의국가로 발돋움했고 다수의 다국적기업을 보유한 상태에서 얼마나 더 많은 외국자본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첫 번째 진실, FDI 실제 금액은 정부 발표의 60%

 

정부의 FDI 통계는 이른바 신고금액을 말하는 것이다. FDI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유입액은 연간 60억불에서 160억불 사이에 있었고 FDI가 저조하다고 지적되었던 최근 5~6년 사이에는 약 100~120억불 정도였다. 그런데 이 수치들은 모두 신고금액을 말하는 것이고 실제로 도착한 금액은 약 60% 수준에 불과하다(누적금액 기준). 지난 15년 동안 40% 수준밖에 안 된 해도 4년이나 있었다. FDI 유치에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중앙과 지방 정부 그리고 여러 자치단체장들의 발표는 사실 ‘뻥튀기’ 냄새를 지울 수 없다.

 

많은 연구자들이 FDI 신고금액 통계에 신뢰를 주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구나 도착했다 하더라도 많은 외화가 회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매년 수치가 들쭉 날쭉 하기는 하나 2000년대 초반에는 도착금액의 약 40%가 회수된 적도 있다. 무조건 많이 신고되었다고, 그리고 무조건 들어오는 금액이 크다고 좋아하는 것은 유치한 발상이다.

 

두 번째 진실, 외투기업의 절대 다수는 실은 국적기업

 

2011년 1월 현재 지식경제부에 등록된 외국인투자기업은 약 1만 6,000 개이다. 이들 외투기업에 투자된다고 신고되는 금액이 FDI 신고금액인데, 내용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1만 6,000여 개의 외투기업 다수는 통념으로 인식되는 ‘외국인 기업’이 아니다. 소규모 기업들이 절대 다수이고 예컨대, 무슨 무슨 성형외과와 같은 소규모 사업체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10%가 넘었다고 해서 외투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보통의 인식과는 커다란 괴리가 있다. 이들 기업을 지배하는 것은 내국인 경영진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들 기업에 투자된 모든 외국인 자본이 국민경제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맺는 ‘직접 투자’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실제로 중요한 외투기업의 수는 약 3,000여 개로 파악된다. KOTRA는 매년 외투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이 때 표본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은 5000만 불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 기업이거나 금융기관 등에 해당하는 중요 ‘외국인 기업’들이다. 이들 약 3,000여 개 기업이 FDI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000 개 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2007년에 10%를 돌파하여 계속 상승 중에 있고 반면 고용은 약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펼치는 각종의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들은 이들 3,000여 개 외국인 기업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름이 통할만 한 기업들을 핵심 타겟으로 삼고 있다 할 것이다. 외투기업으로 등록된 나머지 만 3,000여 개의 기업들은 외국인투자 유치 정책의 혜택에 편승한 부수 산물로 보인다.

 

지난 10여 년 동안 외국인 자본 유치의 정책적 목표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의 전략적 판단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정부는 더 많은 자본 유치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지만 냉정한 진실은 그저 현실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세 번째 진실, 직접투자 수지의 막대한 적자는 재벌 대기업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매 분기 직접투자 수지라는 것을 발표한다. 지식경제부의 FDI 통계와는 달리 실제로 자본이 이동한 것을 측정한 것이므로 신뢰성이 높다고 하겠다.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는 국내 자본의 해외직접투자(FDI 유출)와 해외 자본의 국내직접투자(FDI 유입)가 실제로 거래된 금액을 집계한 것이다. FDI 유입이 전후 연도에 비해 돌출적으로 높았던 2000년과 2004년 경을 제외하면 지난 1997년 이래 거의 전 구간에 걸쳐 우리나라는 직접투자 수지 적자국이다. 다시 말해서 국내 자본이 해외에 투자하는 금액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특히 직접투자 수지는 2006년부터 엄청난 적자가 만성화되고 있다. 2007년에 직접투자 수지는 17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 수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는 앞서 지식경제부의 FDI 보도자료와 비교해 보면 잘 드러날 것이다. 과장되었다고 평가되는 신고금액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적자 규모가 유입액의 절대 수치를 능가한다.

이처럼 적자가 큰 이유는 최근 국내 자본의 활발한 해외투자 때문이다. 한 해에 FDI 유출은 약 200억 정도이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국내 설비투자와 고용투자보다는 해외 진출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실증적으로 보았을 때 FDI가 경제성장에 기여하였다고 평가되는 국가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 중국 등의 신흥 시장국가 그리고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개방화된 도시 국가들이다. 조금 더 관대하게 보자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월등했던 시기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나 1990년대의 아일랜드 정도를 더 포함시킬 수 있겠다. 한국 경제에 과연 이들 국가의 사례를 바로 적용해 ‘FDI 찬가’를 계속 부르짖는 것이 타당한가? 필자가 보기에 이는 IMF 외환위기 때의 비상 상황-투자 외화의 부족-을 10여 년째 우려먹으면서 초국적 자본의 이동을 더 자유롭게 하고자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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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높이는 ‘서민금융 활성화 대책‘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서민금융 활성화’ 대책을 띄우고 있는 모양새다. 얼마 전 대기업 계열의 미소금융 창구를 대통령이 직접 방문한 바 있고, 지난달 26일에는 법적 근거가 불확실한데도 ‘햇살론’이라는 이른바 서민금융 대출상품을 시작하였다. 이외에도 신용등급 7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한 금리 10% 중후반 대의 ‘희망홀씨’도 출범 1년 6개월이 지났다.
이러한 각종 ‘서민금융’ 정책들에 대해 정부는 초기의 혼선을 딛고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예컨대, 한정된 재원과 까다로운 심사조건 때문에 수혜자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비판(7월까지 누적 인원 약 4천명에 불과)이 불거졌던 미소금융의 경우 최근 대출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저신용자를 위한 금융상품을 발표하고, 경기회복의 혜택을 아래로까지 전달하겠다는 데 대해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있다. 물론 진보 진영에서는 정부의 이런 정책들이 ‘서민 중심’ 이미지 창출을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보고, 시장근본주의자들은 반대로 ‘우익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왜 대출 일색인가?

자, 본질에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자. 왜 서민금융 정책들은 하나같이 대출상품 일색인가? 정부는 위에서 언급한 정책들이 이른바 한국판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대명사들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이는 ‘소액금융=대출’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벨상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은 국내에 소액대출을 널리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라민 은행은 1976년 설립되어 지역공동체의 자활에 큰 성과를 보인 바 있었는데, 이 은행의 핵심적 사업방식이 바로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 우리말로 ‘무담보 소액대출’이다.
그라민 은행의 성공으로 소액대출 제도가 전 세계로 확대되었으나, 다른 나라의 경우 수십 년의 경험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자활을 돕기 위한 각종 장치가 동시에 구상되지 않는 한, 그리고 시혜적 차원의 기부금 재원에만 의존하는 한 한계가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이다. 소액대출은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에 연대 보증인을 내세우도록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 그라민 은행은 공동체의 연대노력을 요구 - 이로 인해 대출자가 소득 증대에 성공하지 못해 주변사람들까지 연체자로 내몰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무담보 소액대출의 본 고장, 방글라데시에서도 연체자로 몰린 연대보증인의 보복 살인 행위와 같은 라는 경악스런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대출’이 아니라 ‘저축’이다.

빈자들의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천착해 온 많은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은 이제 ‘소액대출, 마이크로크레딧’이 아니라 ‘소액저축, 마이크로세이빙(micro-savings)’으로 정책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액저축은 저소득자에게 제공되는 소액의 저축계좌를 말한다. 저소득자가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면 그만큼의 액수를 정부가 적립시켜 준다. (서울시의 ‘희망플러스 통장’ 사업이 바로 이것이다.)
‘대출’이 아니라 ‘저축’이 저소득자 금융정책의 중심으로 주목받는 데에는 무엇보다 그 수혜자들의 소비행태 변화와 관련이 깊다. 소액저축 정책을 시행한 많은 국가에서 수혜자들의 소비가 매우 안정적이고 계획적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똑같은 소비라 하더라도 대출자들의 소비와 저축자들의 그것은 질적으로 다른 작동방식을 갖고 있다. 대출자들은 ‘미래의 소득’을 미리 당겨쓰는 것이지만 저축자들은 ‘과거의 소득’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저축자들은 미래에 행할 소비를 위해 현재의 저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소액저축 제도가 계층 간 불평등을 얼마나 완화시킬 수 있을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원리가 부채에 의존해 소비 거품을 확장시켜 온 신자유주의 금융과 완전히 반대의 성격을 갖는다는 데 있다. 대출을 해 주면서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이 무슨 혜택을 주는 것처럼 행세하지만, 실상은 그 이상의 이익을 회수해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산거품을 키워 왔던 것이다. 현재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하위의 사람들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발생한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소비자 신용’이라는 거대한 거짓말

금융계는 ‘신용’의 개념은 시장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자산/부채와 소득을 숫자로 지수화시켜 놓은 ‘소비자 금융기법’, 즉 신용점수에 근거해서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작동하는 유일한 방법은 기업이 그들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고 때때로 어떤 이들의 상태가 더 나빠지게 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시장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소득 소비자의 경우에는 이들이 줄곧 가정하는 ‘완전한 시장’ 속에서 살고 있지 않다. 불완전하고 비대칭적인 정보 속에서 살고 있으며 그 결과는 바로 착취로 나타난다. 시장의 선택은 종종 환상이며 때때로 위험하기까지 하다.
많은 가계, 특히 저소득자의 부채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으며 부채에 대한 비용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부채가 증가하는 만큼 ‘신용점수’를 사용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증가한다.
정 부가 발표한 갖가지 서민금융 대출상품들 역시 ‘신용점수’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구조 속에 있을 뿐이다. 저소득자들은 신용점수가 평가한, 딱 그만큼의 아주 미미한 대출금을 받아 당장의 부족한 소비여력을 충당할 뿐이다. 무담보 소액대출은 저소득자들에게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어떤 밑천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렇게 믿는 것은 잘못된 환상일 뿐이다. 방글라데시와 같은 일부 성공한 빈국의 사례가 없지는 않으나 대체적으로 많은 연구들은 대출금은 새로운 경제활동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소비 평탄화에 사용되었을 뿐이라고 증명한다. 즉, 대출, 또는 신용은 자신을 돕는 길이 아니라 금융기관들이 파놓은 ‘부채의 늪’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

필자주> 본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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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0.08.20 16:11
산업정책의 전환 모색: 경제자유구역(FEZ) 비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보고서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 차]

들어가며
1. 경제자유구역(FEZ)이란?
           (1) 경제자유구역의 정의와 특징
           (2) 현대적 경제특구의 시작, 중국
2. 한국 경제자유구역의 현황
           (1) 지정 현황 및 도입과정
           (2) 지원제도의 내용
3. 경제자유구역사업의 문제점
           (1)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사례
           (2) 사회. 경제적 부작용
           (3) 제도적 문제점
           (4) 타지역 산업 공동화 문제
결론

[요 약]

최근 황해 경제자유구역이 2년 넘도록 토지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에 휩싸이고 있다. 토지를 묶어두고도 보상을 하지 않으니 주민들은 생계활동을 지속할 수도, 새로운 곳으로 이주할 수도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보상을 하지 않는 이유는 지역의 지방정부와 경제자유구역청, 그리고 LH공사 등 보상의 책임이 있는 기관들이 모두 재원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과정에서 재원조달에 실패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만을 남긴 인천의 전철을 따라가는 양상을 보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자유구역(Free Economic Zone, FEZ)은 한국에서 붙여진 것이며, 일반적으로 1980년대 중국이 확립한 특별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 SEZ)으로 분류된다. 중국은 1980년대에 SEZ 개념을 수출중심산업지구 개념을 확장하면서 도입하였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이 개념이 확립되는 추세이다. SEZ는 외국직접투자 유인과 수출진흥이라는 두 가지 주요 목표를 갖는다. 토지수용은 이러한 “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에 의해 “강제” 성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과 지방정부 양자에 의해 경제자유구역에 적용되는 예외적 조치들과 보조금, 그리고 세금면제와 같은 장치들이 정부의 재정적 위기를 초래할 위험을 갖고 있다.

정부는 수용된 많은 토지들을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업자 처분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적절한 재활과 재정착 계획을 준비하지 않고 있으며, 특별히 자발적으로 토지를 포기하지 않은 주민들에게 그러하다. 결과적으로 많은 토지들이 ‘부동산 사기’로 뒤바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강탈에 의한 (자본) 축적(accumulation by dispossesion)”이며, 외국과 국내의 독점적 자본의 이익을 높이는 행위다.

이글은 경제자유구역(FEZ)이란 과연 무엇인지를 해설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에서 FEZ로 불리는 특별경제구역 SEZ의 현황을 확인한다. 동일하게 자유무역지대(Free Trade Zone)로 분류되면서도 중국과 한국의 SEZ가 어떻게 다른지를 정책목표의 차이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다음으로 한국 FEZ 사업을 확인한다. 전국 6개의 FEZ가 어디인지를 정리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지원제도를 확인한다. 각종 지원제도의 내용을 확인함으로써 한국의 FEZ가 신자유주의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하나 지난 6년의 시간 동안 경제자유구역 사업은 많은 문제점을 이미 드러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만들어 낸 문제점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 목표달성의 실패 : 외국자본 유치의 실패
② 경제민주주의의 악화 : 독자적 자율성을 갖는 행정기구의 설치
③ 경제구조의 왜곡 : 토건국가의 가속화
④ 신자유주의 금융위기 : 지방재정의 파산

목표달성이 실패하고 있는데 그 부작용은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사업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지금 정부에서 ‘외자유치를 위한 더 나은 조건’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사업조정을 검토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현 시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폐지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의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최고의 모델로 삼고 있는 중국은 보다 높은 차원에서의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라는 정책적 목표 아래 세칭 ‘경제특구’ 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이런 차원의 신중하고도 장기적인 정책목표 없이 ‘외자유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경제특구사업, ‘한국 속에 외국’을 건설해야 한다는 식의 시각이야말로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시기는 신자유주의의 위기가 폭발시킨 지방재정의 파산이 현안으로 떠올라 있다. 중앙정부는 개발계획으로 변질된 경제특구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을 이용해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성격 자체가 지역의 자생적 경제구조와는 거리가 멀고, 더구나 중앙예산에 지방정부가 더욱 의존하게 되므로 지역의 산업정책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경제자유구역사업을 폐지하고 그 사업에 배정된 만큼의 중앙정부 예산이 지방정부의 자율적 산업정책에 쓰일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이상동 sdlee@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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