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9. 8. 6. 11:52
MSO 허용 논란의 배경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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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O(병원경영지원회사)를 들어보셨나요?

7월 28일 복지부가 내놓은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 환자간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인 부대사업으로 병원경영지원회사 허용 ▲의료법인 합병 근거조항 마련 ▲부적합 진단용 발생장치 사용시 처벌 강화 ▲의료기관 회계기준 적용범위 확대 등을 담고 있다.
이중 핵심 논란이 될 부분은 병원경영지원회사 허용과 의료법인 합병 허용안이다. 이들은 정부가 올해 발표한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 2009년 7월 언론보도내용

작년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을 때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의료 민영화였다. 의료 민영화는 영리병원 허용, 민영보험의 건강보험 대체를 중심 내용으로 하는 의료상업화의 다른 표현이었고 국민들은 미국 의료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 <식코> 보기 운동을 펼치면서 의료 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의료 민영화에 대한 의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 뒤로도 계속 버전을 바꿔가며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온 의료 민영화와 관련된 정부 차원의 결정들이다.

▶ 2008년 4월
기획재정부는 민영보험 활성화를 위해 작업반을 구성하여 올해 10월까지 건강보험공단의 개인 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에 넘기는 등의 민간보험사 특혜정책과 영리병원 허용방침을 추진하겠다고 밝힘. 법제처는 올해 6월에 의료기관 채권발행법을 국회에 상정하겠다고 보고함. 대통령인수위 시기부터 당연지정제 폐지가 이야기 됨
▶ 2008년 4월
보건복지부가 4월 29일 건강보험당연지정제 폐지 정책 추진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
▶ 2008년 5월
5월 20일 보건복지가족부는 ‘건강보험 민영화’ 추진과 ‘개인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에게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 아닌 괴담이라고 밝힘
▶ 2008년 6월
제주도 김창의 특별자치도 추진단장은 5일 “헬스케어타운을 순수(비영리) 병원들로만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부와 국내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토록 정부측과 협의중임을 시사
▶ 2008년 7월
제주도에서 국내 영리병원을 허용한다고 밝힘. 3일간의 여론조사 후 8월에 입법 시행한다는 방침
▶ 2008년 7월
제주도민들이 영리법인 병원 도입을 무산시킴. 24~25일 이틀 동안 벌인 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들은 반대 39.9%, 찬성 38.2%로 제주도에 국내 영리법인 병원을 유치하려던 계획에 제동을 검
▶ 2008년 8월
보건복지가족부는 4일 "정부가 선택형 보충보험을 추진해 건강보험을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힘
▶ 2008년 8월
금융위원회가 건강보험 가입자의 개인 질병정보 열람을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됨. ‘보험사기 조사’ 명분 열람 추진…민간 보험사와 공유 목적 의혹
▶ 2008년 9월
보건복지가족부는 4일 정부가 영리 의료법인을 우회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힘
▶ 2008년 9월
정부는 18일 대통령 주재 회의를 통해 의약사, 변호사 등 13개 전문자격사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포함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을 확정, 발표함. 이번 선진화 방안에서 일반인의 병원 개설 금지, 1의사 1의료기관 개설 등의 시장 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함
▶ 2008년 10월
유인알선 이어 ‘의료채권’도 국회로(!)
‘의료채권법 제정안’ 14일 국무회의 통과…시장경쟁논리 부채질 우려
▶ 2008년 10월
“보험사 열람 남발로 개인정보 노출” 반발
금융위, ‘ 건강보험 질병정보 확인 허용안’ 추진
시민사회단체들, 개정안 철회 요구 …공단·복지부도 부정적
▶ 2008년 12월
'사실확인요청권' 삭제된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내년 재추진
건강보험 가입자의 개인 질병정보를 보험사기 조사에 활용하려던 금융위원회의 계획이 무산
▶ 2009년1월
의료법, 국회 통과…의료관광시대 개막 8일 여야 압도적 찬성 처리…대형병원 행보 주목
해외환자 유인·알선 등을 허용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 통과
▶ 2009년 3월
이명박 정부가 촛불 때문에 미룬 의료 민영화에 다시 가속을 붙이고 있음. 최근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은 “두렵지만 이젠 정면으로 접근”하겠다고 했고, 보건복지부도 “영리법인 병원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
▶ 2009년 3월
영리병원 ‘제주 시범적용’ 후 ‘전국 확대’ 추진. 보건산업진흥원 “사회적 논란 피해 제주 시범허용” 입장 밝힘. 13일 토론회, 정부-道 ‘한 배’...‘선점효과-시험무대’ 논란
▶ 2009년 3월
병원영리법인화 관련 예산, 이번 추경에서 530% 증가
당초 10억에서 63억으로, 대형병원 퍼주기?…복지부 "일자리 창출"
▶ 2009년 4월
복지부 “영리병원 조건부 허용”…시민단체 “말로만 조건부” “의료비 부담 가중” 비판
▶ 2009년 5월
보건복지가족부는 5월 8일 오늘 의료서비스 선진화방안을 통해 드디어 의료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 그 내용은 의료채권법 도입, 병원경영지원회사(MSO) 활성화, 건강관리 서비스 시장화, 의료기관 M&A 등
▶ 2009년 7월
제주도의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4단계 제도개선 5대 핵심과제’ 동의안을 찬성 29, 반대 9, 기권 3표로 통과시킴
▶ 2009년 8월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28일,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명목으로 ‘병원경영지원회사(MSO)’설립을 가능케 하고 의료법인간 인수합병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의료법개정안을 29일부터 다음달 17일 까지 입법예고 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의료 민영화’가 본격화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 제기됨

이상은 작년 4월부터 올 8월까지 의료 민영화와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중요한 사건만을 추린 것이다. 이 내용만을 보면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의료 민영화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복지부나 보건의료전문가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기재부 장관 등 핵심 경제 관료들이 경제운영의 주요 정책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기간 동안 한국 사회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광우병 사태로 촉발된 촛불시위가 있었고 바로 뒤이은 세계적 수준의 금융위기는 아직도 국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09년 새해 벽두에는 용산 철거민들이 참혹하게 죽어갔고 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은 전임대통령의 사법적 타살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의료 민영화는 수차례 전국민적인 반대에 밀려 추진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하반기 정국운영의 목표를 미디어법 통과, 제주도 영리법인 통과, 의료 민영화 재추진 등으로 정하기라도 한 듯 이 사안들을 힘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버전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대응논리도 더욱 세련되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당연지정제 폐지, 영리병원 허용 등 정공법을 구사했다면 이제는 투자개방형 병원, MSO, 의료채권법 등 언뜻 무슨 말인지 잘 모를 용어들을 내세워 추진하고 있다.

대체 병원경영지원회사(MSO)란 무엇인가?

병원경영지원회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MSO)란, 병·의원을 대상으로 의료행위와 관계없는 마케팅, 인사, 재무, 인테리어, 홍보, 구매 등 병원경영 전반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경영지원회사는 의료영역뿐 아니라 사회 모든 영역에 존재한다. 효율성, 전문성, 규모의 경제 등을 추구하기 위해 제기된 것으로 대형 병원에서 진료 이외에 병원 업무를 하는 원무과 등 경영부서나, 다수의 편의점, 패스트푸드 체인 식당을 관리하는 회사 또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을 관리하는 기획사 등도 모두 MSO인 것이다. 그러니까 의료MSO란 쉽게 말해 병원의 업무 중 진료 영역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관장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의료MSO는 의료법인의 출자를 허용해 브랜드 및 자본공유를 통해 수직적-수평적 및 기능적-임상적 네트워크의 교차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활동형태를 기준으로 경영지원형과 자본조달형으로 구분된다.

이를 좀더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 원가절감형 모델
-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구매대행, 의료시설 등 자원공유, 인력관리, 마케팅, 법률, 회계 등 경영활동의 아웃소싱을 통한 경영효율화 추구
● 네트워크 추구형 모델
- MSO를 통한 의료기관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목적으로 병원경영전문회사를 활용
● 산업연계형 모델
- 병원경영지원회사를 매개로 의약품, 의료 기기 등 의료산업 및 관광, 보험 등 여타 산업과 연계
● 자본조달 지원 형 모델
- 영세중소의료기관에 외부 자본 투자허용
국내에서 운영되는 MSO의 형태를 살펴보면, 병원 경영 전반에 걸친 완전한 MSO의 형태보다는 원가절감형 모델이나 네트워크 추구형 모델이다. 즉 개인 의원이나 소규모 병원에서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집합적 제휴로 공동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제약회사와 광고회사와 제휴하는 교환적 제휴, 광고를 통한 수익 증대, 의사와 직원들의 지속적 질 관리 교육을 통한 품질 관리 및 혁신, 학습효과 등을 추구하고 있다. 예치과나 함소아 등이 대표적인 네트워크형이다. 그 외에도 대형병원 중심의 구매대행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MSO, 뭐가 문제인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MSO가 시도되고 있으나 수평적 네트워크나 구매 대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SO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요인은 한 마디로 수익 모델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수익 모델이 잘 설계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꼽힌다.
- 의원급의료기관의 경우 경영지원 서비스에 대한 인식부족
- 비영리의료법인의 경우 MSO 등 영리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가 불가능
- 네트워크를 통한 원가 절감에 대한 유인 미흡
- 일부 불투명한 회계 관행(세금 노출 문제 등) 등으로 MSO를 통한 경영위탁 비선호 등

즉 정부는 자본이 수월하게 들어와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법ㆍ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논리이고,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한 <의료기관 자본참여 다양화 방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의료법 개정)
- 의료법인이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를 부령에 위임(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할 때 마다 의료법을 개정해야 하는 불편 방지)
- 의료법인은 자산의 일정 부분을 부대사업에 출연할 수 있도록 허용
- 부대사업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의료업에 재투자하도록 강제화
- 관할 자치단체장에게 부대사업의 정지를 명할 수 있는 권한 부여 등

이번에 발표한 MSO 활성화방안도 이 주장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MSO 활성화 방안이 단순한 경영 지원의 필요성에서 제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MSO 활성화를 찬성하는 측의 주장은 의료기관이 MSO를 활용하여 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병원 경영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고, 병원의 수평ㆍ수직적 네트워크를 활성화 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재정경제부, 2006).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자본투자를 용이하게 하는 방안, 즉 자본투자형 MSO를 추구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의료기관과 같은 비영리법인도 MSO 지분 참여를 통해 수익 사업에 참여하고 투자 활동을 보다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의료법인 또는 의료인의 MSO 출자가 이루어지면 각 의료기관들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리법인의 실질적 합법화와 비의료인 또는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 및 복수 의료기관의 개설 그리고 비 병원적 민간자본의 연결로 이어져 실질적으로 주식회사형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문제로 연결된다.

MSO는 네트워크 의료기관들의 지주회사로서 의료기관의 수익을 합법적으로 투자자 혹은 소유자에게 배분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상으로도 비의료인이 비영리법인 병원을 설립해서 병원을 경영할 수 있지만 투자에 따른 이윤을 합법적으로 회수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MSO를 통하면 그 이윤을 합법적으로 분배하는 장치를 만들 수 있다. 비영리법인 병원은 그 수익을 외부로 유출할 수 없지만 수익을 비용이라는 형태로 MSO로 이월하고 MSO의 이익을 나눠 가지게 되면, 비영리법인 병원의 수익을 투자자들이 나누어 가지는 것이 가능해진다. 비영리병원의 수익은 줄어들지만 MSO가 비영리병원으로부터 얻은 수익을 투자자들이 배분하는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김태현, 2008).

또한 의료기관은 의료법상 설립하는 주체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즉, 의사 등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의료법상 명문으로 허용한 민법상의 비영리법인(재단법인, 사단법인), 의료법인 등만이 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MSO가 의료기관을 설립하거나 또는 MSO가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을 지배하는 것이 허용되면 사실상 비의료인이 MSO의 설립을 통해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의료인이 복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소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의료MSO의 전망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영리병원의 실제적 도입과정 및 결과는 의료산업화를 배경으로 의료공급자들의 시장 확대 요구와 MSO의 자본조달 기능, 그리고 이와 맞물린 법ㆍ제도의 정비 요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정부의 의료산업 육성전략과 소비자의 고급의료서비스 요구를 배경으로 의료공급자들은 시장 확대를 요구함
▶ 이 시장 확대 요구에 부응한 MSO가 의료기관과 민간보험사를 네트워크화하고 체계적으로 외부 민간자본을 의료기관에 조달함
▶ 이로 인해 비영리법인 의료기관들이 영리병원으로 전환되거나 신규 영리병원이 설립되어, 결국 건강보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선택계약제로 전환시키는 법ㆍ제도적 변화를 가져올 것임

이와 같이 의료MSO는 한국의 의료 현실에서 단순히 경영합리화와 효율성의 측면에서 제기된 것이 아니다. 현 의료법 체계 하에서 MSO의 역할은 단지 경영자문이라는 역할 이외에 (비의료) 민간 자본을 병원의 소유/경영과 연결시켜주는 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러한 이유로 병원 개설 자본의 모집 방법을 병원장 개인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 아닌 공개적 외부투자가 가능하도록, 즉 MSO를 일종의 특수목적기구(SPC; Special Purpose Vehicle)로 활용할 수 있는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된다. 현행 의료법 체계 하에서 은행의 금융자본이나 벤처캐피탈과 같은 민간 자본이 병원에 직접 투자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MSO라는 기구를 통해 완화하려는 의도가 보다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경우 병원에 투자한 자본이 만족할 만한 대가를 얻어 내는 가장 이상적인 길은 MSO의 자본이 주식이라는 가치평가단위로 자본시장에서 거래되어 안전하게 투자금을 회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의료기관이 영리법인화 하기 어려운 현행 법체계에서 MSO의 공개 자본 시장으로의 상장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MSO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MSO의 자본시장 상장 여부가 될 전망이다.

다시 지적하자면 의료MSO는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없는 제도다. 현재도 경영 합리화 차원에서 많이 추진되고 있고 실제로 성과를 내는 곳도 많다. 하지만 현 정부의 활성화 방안대로 추진되면 이는 영리병원으로 가는 우회로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영리법인이 도입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가에 대한 논의로 되돌아가야 한다.

앞서 기술한대로 영리병원은 전 국민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정책이고 우리나라 의료 전반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큰 사안이다. 현 정부의 의지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란 얘기다.
만일 의료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의료기관의 경영합리화를 위해 의료MSO가 활성화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면 그 목적에 충실한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 MSO의 영리화를 규제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지배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도입하여 MSO를 통해 영리병원의 도입 효과가 나타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현 방향대로 추진한다면 이미 여러 차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공언했던 영리병원제도를 우회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은경/새사연 비상임연구원, 청년한의사회 정책국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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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병원이 지나친 영리추구로 변질돼선 안된다는 뜻이겠지요. 현대 사회에 있어 병원운영이 전문적인 영역이고 우수한 인재가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도 점차 기업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병원은 대체적으로 임금이 높지만 근로자들은 처우가 상대적으로 낮고 사주가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공공서비스 영역인 병원이 점차 영리추구 쪽으로 변질되면 국민들의 병치료를 담보로 의료보험재정이 악화되고 의료비용이 상승하는 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2009.08.06 21:55 [ ADDR : EDIT/ DEL : REPLY ]
  2. 그냥 죽읍시다

    나라에서 대놓고 죽으라는데 죽어야죠
    안 죽으려고 힘들다는 표현을 하면 좌빨이니 빨갱이니 시위꾼이니
    하는 세상인데 곱게 죽어줍시다.

    2009.08.07 07:44 [ ADDR : EDIT/ DEL : REPLY ]

주제별 이슈 2009. 7. 14. 13:19
미국의 의료 현실과 오바마 개혁이 주는 시사점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http://saesayon.org에서 PDF파일 다운로드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여러 영역에서 새 행정부의 개혁과제에 대한 분석과 함께 한국의 상황에 대한 비교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의 영역은 어떨까?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셀 오바마는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매우 훌륭하며 미국도 그러한 방향으로 의료 개혁을 진행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거꾸로 모두가 실패했다고 하는 미국식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전면적 재수술이 불가피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미국식 의료제도를 따라가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식 의료민영화가 어떤 상황인지, 왜 오바마는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국정 현안으로 의료개혁을 천명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료개혁은 오바마정부의 핵심적 정책 중 하나

‘미국식 의료’하면 많은 이들이 영화 <식코>에서 보여진 악몽 같은 현실을 떠올릴 것이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제일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으면서도 의료의 질은 가장 낮은 국가다. 개인파산의 절반 정도가 의료부담으로 인한 파산이고 일자리를 선택하는 기준 역시 어떤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그런 이유로 오바마의 “미국을 위한 변화 : 제44대 대통령을 위한 진보적 청사진(Change for America: A Progressive Blueprint for the 44th President)”이라는 정책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의료비부담 경감과 전국민건강보험 실현이 의료개혁의 최우선 기치로 계획되어 있다.

먼저 미국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①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없다
미국의 경우 약 27퍼센트가 공적건강보험체계, 68퍼센트가 민간보험, 15퍼센트가 보험에 포함되지 않고 직접 의료비를 부담하는 형태다. 즉 선진국 중 유일하게 전국민 의료보험이 없는 나라다. 공적 의료보험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그리고 응급실운영이나 기타 공공의료 제공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들 제도는 현재 막대한 의료비 지출로 심각한 재정부담을 야기하고 있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의 가입 대상자가 아닌 근로능력이 있는 미국민들은 고용주가 제공하는 민간 건강보험 등에 가입해 있는데, 최근 경제위기 상황에서 보험료 부담이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무보험자가 4,500만 명(2007년 기준)에 달하고 있다. 미국인 중 59.7퍼센트가 고용주를 통한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급증하는 건강보험료의 부담으로 인해 200인 미만의 중소기업 고용주들이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건강보험을 중단하고 있고 최근의 경제위기로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젊은 성인 남성의 경우 제대로 된 직장이 없으면 아무런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다. 즉 빈곤선 이상이나 65세 이하로 중소기업 노동자나 자영업, 비정규직, 청년실업자 등의 경우 보험적용 미적용자이거나 부분적 적용자(underinsured)의 처지가 된다. 즉, 보험가입은 되어 있으나 보험혜택의 내용이 형편없어 막대한 본인부담을 지불하지 않고는 의료이용을 할 수 없는 경우로 이렇듯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의료사각지대가 전체인구의 30퍼센트에 육박한다.

② 의료비가 지나치게 비싸고 비효율적이다
미국의 의료비지출은 GDP의 약 15퍼센트로 OECD평균 9퍼센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의료비지출 증가의 원인은 고령화, 의료기술의 발전 등 자연적 영향도 있으나 다른 선진국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나치게 높은 의료비의 증가는 미국의료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의료비에 돈을 많이 쓰면 의료의 질과 국민건강이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좋아야 함에도 여러 통계에 비추어 미국의 건강수준은 거의 꼴등을 다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가파른 의료비 증가는 미보험자에 대한 보험적용을 어렵게 하여 개인 재정 파산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앞서 밝혔듯이 파산 가정의 절반가량은 의료비로 인해 파산했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기업의 의료비 부담 증가폭도 커지고 있어 미국 자동차기업들의 경우 생산된 자동차 한 대에 포함된 의료비가 미국 GM은 무려 1,525달러로 나타나, 캐나다 GM의 187달러, 일본 도요다의 97달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GM이 파산한 원인 가운데 노동자에 대한 의료보장 부담이 큰 역할을 한 셈이다.

③ 보험적용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 보장수준의 격차가 크다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사람의 보장수준은 매우 높으나 미적용자나 부분적 적용자에게는 기본적인 의료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민간보험이 너무 세분화 되어있고 회사별, 가격별, 계약 병원별로 보험내용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건강수준의 차이도 심하다. 심지어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어느 보험에 속해있는지, 그 보험에서 커버해주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만약 그 병원이 보험적용이 안 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다시 옮겨야 하며 받은 서비스 중에서 보험적용이 안 되는 서비스가 있다면 막대한 본인부담금을 지불해야한다. 이런 행정비용이 미국 의료비의 약 1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인종별, 성별, 소득수준별 건강수준의 차이가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미국 건강보험정책의 변화와 주요 이슈

의료개혁에 대한 미국국민들의 요구는 매우 높다. 아래 표는 지난 2008 대선에서 각 당의 지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를 조사한 결과다. 의료개혁에 대한 요구가 2번째로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면 의료개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61퍼센트가 어려워진다면 더더욱 의료개혁을 해야 한다고 답한 자료도 있다.

오바마의 의료개혁안
① 의료비 축소

의료보장체계의 개혁을 위한 “오바마-바이든 계획(OBAMA-BIDEN PLAN)"에 따르면 의료비와 보험료 감소를 최우선 기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매년 가구당 2,500불의 의료비 감소 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

의료비감소를 위한 대안으로는
- 최신의 전자의료정보 시스템을 도입하여 의료과실(Medical Error)로 인한 사상자와 의료비용 감소
- 급증하는 의료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독과점 형태의 민영 건강보험 시장과 의약품시장을 지목하고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가격경쟁을 유도한다는 것이 큰 방향이다.

이는 민간보험회사들의 지나친 영리추구행위와 제약회사의 과도한 이윤추구행위를 의료비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의료공급분야의 영리행위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이다. 가장 큰 계획은 전국민건강보험거래소(National Health Insurance Exchange : NHIS)를 설립한다는 것과 새로운 공공보험회사(National Health Plan)를 신설하여 기존의 민간보험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NISH(건강보험거래소)에는 기존의 민간보험회사를 강제 참여시키고 기본적인 보장내용을 포함하는 상품의 판매, 기왕력 등에 따른 가입 거부조항의 금지, 집단 보험료율 선정, 새로운 공공보험에 준하는 보장성 등에 대한 강제 조항을 신설, 기존 민간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보험회사(National Health Plan)를 NISH에 포함시켜 공공-민간간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공보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아무런 룰 없이 진행되는 민간보험회사끼리의 경쟁으로 의료보장성 약화와 의료비 상승이 악화되었다고 보고 이를 개혁하고자 하는 것과 민간-공공의 공정한 경쟁을 촉발하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공공보험체계의 강화를 추구한다는 방안이다.
또한 같은 약이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60퍼센트가 넘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현 의약품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메디케어와 제약회사 간 약가를 직접 협상하도록 하는 한편, 안전성이 검증된 값싼 의약품을 수입해 공적건강보험에서 적극 활용하여 약제비의 절감과 공공보험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그 외에도 의료비절감을 위한 대책으로
- 소규모 사업장의 사업자와 개인보험 가입자에 대한 의료비지원
- 의료기관의 질적 평가와 평가결과, 진료비용 공개 등의 방안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② 전국민 의료보장체계 구축
민간 건강보험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보험 미가입자 또는 현행의 민간 건강보험을 원하지 않은 가입자는 ‘공공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과 그에 대한 재정지원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민 의료보장제도에 대한 원칙적 천명은 있으나 구체적 시기나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다양한 건강보험 가입에 대한 재정지원 방안을 밝히고는 있으나 재원마련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아 실효성의 문제가 있다. 오히려 전국민 의료보장보다 어린이 대상 의료보장(SCHIP)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 무보험자에게 전국민건강보험거래소를 통해 새로운 공적 건강보험과 인가된 민간 건강보험 중에서 하나를 택할 선택권 제공
- 대규모 사업자의 경우 건강보험 제공을 의무화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일정금액을 국민건강보험재정으로 납부하는 것을 의무화(Pay or Play)
- 개인의 경우도 건강보험료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

그 중에서도 메디케이드와 국가어린이건강보험프로그램(SCHIP)의 수급 자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빈곤층과 소수인종, 특히 어린이의 의료보장을 확대하는 부분에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모든 어린이가 의료보장을 받도록 제도화하며, 부모의 보험을 통해 자녀가 25세가 될 때까지 건강보험을 제공받도록 옵션을 확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아이들에게 만큼은 건강보험을 의무화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보험료뿐만 아니라 공제액과 정률제 금액을 최소화하여 예방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이직할 경우 기존의 건강보험을 그대로 소유할 수 있게 하는 내용도 포함함으로써 보험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비율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③ 예방의료ㆍ공중보건 서비스 확대
질병예방 서비스와 공중보건 서비스를 확대하여 만성질환(Chronic Disease)의 예방ㆍ관리를 강화하여 만성질환 치료비 감소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국민건강 증대를 통해 의료비를 줄일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는 의료비의 대부분이 급성기 치료와 응급실 처치, 사망 직전의 생명유지에 지출되는 현실을 개혁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민은 비싼 의료비 탓에 의료기관을 잘 이용하지 않아 급성 질환에 걸리거나 사망 직전에서야 의료기관을 찾는 비율이 높다. 이를 개혁하기 위해 예방적 진료와 만성질환에 대한 관리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의료개혁의 가능성과 한계

오바마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건강보험정책의 실현을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비용 조달과 이해당사자(보험회사, 제약회사, 의사협회, 병원협회 등)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경제위기로 신자유주의가 위기를 맞으면서 천문학적인 예산조달을 위한 세금 증가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 구체적 대안이 실행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정부는 현재 부유층 증세를 통한 예산확보와 대국민 여론화를 통한 대중적 지지의 확산, 다양한 개혁안에 대한 열린 토론 방식 등을 개혁의 추진방안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의 개혁안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더불어 과연 개혁안의 내용들이 의료비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하는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민간 영리적 의료공급자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와 전국민의료보장제도의 도입, 공공보험과 공공의료기관의 역할 증대 등이 보장되지 않은 채, 즉 민간의료보험체계의 근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험가입자를 늘리고 보장성을 강화하며 공공과 민간의 경쟁을 활성화 하는 정도의 개혁안으로 미국의 의료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의료체계가 이렇듯 모든 문제의 집합장으로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태임에도 국민들 사이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높지 않고, 또 개혁이 어려워 보이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미국만이 모든 선진국이 수십 년 전에 도달한 수준의 공적의료보험체계를 세우지 못한 원인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이라는 이데올로기 탓에 모든 사람이 일괄적으로 포함되는 전국민 보험제도와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는 것
- 의료공급자(보험회사, 제약회사, 의사협회, 병원협회 등)의 강력한 로비
- 의료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은 높으나 그를 실현시킬 강력한 추진주체의 미형성
- 개혁방안에 대한 다양한 입장차와 그로 인한 사회적 논란 시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미결정의 문제 등
사실 미국내 오바마의 의료개혁을 지지하고 정책내용을 입안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런 식의 의료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한다.

오바마 의료개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문제는 미국이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미국의 문제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느냐 하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보건의료 부분의 가장 강력한 정책은 의료산업화다. 이는 의료시장을 개방하고 영리병원과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여 의료를 영리화하겠다는 정책이다. 문제는 의료문제를 시장에 맡겨서 성공한 사례가 지구상 그 어느 곳에도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이라는 생생한 증거를 옆에 두고서도, 국민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도 몇 달 후면 똑같은 논리를 반복하는 정부의 강심장도 대단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의료민영화 반대 운동을 벌여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도 정말이지 피곤한 일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미국의 의료개혁가들과 국민들의 답답함에 비해 우리의 경우는 그나마 양호한 상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과 또 다른 조건이 존재한다. 미국은 그래도 약 35퍼센트의 공공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공부분에 지출하는 예산규모도 전체 의료비의 45퍼센트에 달한다. 이러한 공공의료기관이 미국의 의료제도가 완전한 파국으로 가지 않는 든든한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민간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90퍼센트를 넘는다. 이 절대적 비중의 민간의료기관이 사실상 영리적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영리성을 더 강화하고 보장성이 6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건강보험을 축소시키자니, 이건 강심장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소수의 몇몇 재벌병원과 보험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의 표명에 다름 아니다.

한번 구축된 의료제도를 되돌리기는 어렵다. 미국의 예가 증명하듯이 거의 불가능 할 수도 있다. 정부는 지금 의료에서 중요한 핵심과제가 무엇인지 다시 논의해야 한다. 영리화와 민영화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공공성과 보장성이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는 의료개혁의 새판을 준비해야한다.

이은경/새사연 비상임연구원, 청년한의사회 정책국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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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잘 읽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비교, 정말 설득력이 있는 글이라 사료됩니다.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네요.

    2009.07.14 19:5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