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서는 연구원의 보고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고서들 중 일부를 PPT 혹은 플래시로 제작하여 제공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한 주에 한 개씩 정기적으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새사연의 보고서 중 PPT로 제작하면 좋겠다는 보고서가 있다면 적극 말씀해 주시기 바립니다.

제작하는 PPT는 보고서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의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을 알기 쉽게 풀어놓는 방식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미국의 금융개혁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1월 21일,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금융개혁안에 대한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투기 끝에 맞은 금융위기와 오바마의 금융개혁안 발표를. 월스트리트의 공격과 오바마의 반격으로 설정해 보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금번 금융위기로부터 한국은 무엇을 배우고 달라져야 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1.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위기책임세' 2010.01.20. 여경훈. 새사연
http://saesayon.org/sight/sightview.do?paper=20100120151802567&pcd=EA01

2. 미국의 '대마불사' 규제와 시사점 2010.02.02. 여경훈. 새사연
http://saesayon.org/sight/sightview.do?paper=20100202141140061&pcd=EA01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해가 바뀌었건만, 이명박 정부는 경쟁과 평가를 중심으로 한 시장주의적 교육개악 드라이브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올해에도 예상되는 일제고사 실시, 자율형 사립고와 같은 특수학교 확대, 억압적 교원정책 강행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의 원조였던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대대적인 방향 전환에 착수하고 있다. 전임 정권의 교육 정책으로 미국이 경쟁력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양방향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한미 교육정책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쪽은 어디일까.
새사연은 우리 교육의 희망을 찾는 다음카페 ’교육 새로고침’(
http://cafe.daum.net/eduf5) 운영진과 함께, 오바마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미국 교육 개혁 방향과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을 비교하고 향후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해 본다. <편집자주>

오바마 정부가 현 교육예산의 두 배가 넘는 1,500억 달러(207조 원)를 국립학교와 보육센터, 대학에 지원하는 경기부양 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지난 1월 28일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교육재정을 대폭 늘려 공교육을 내실화 해 전반적인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도 교육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해 교육격차를 좁히겠다던 대선 당시 교육공약을 현실화하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역시 교육복지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 교과부는 지난해 12월 저소득층의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계층 간/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한 교육복지 대책을 마련했으며, 이에 대한 재정으로 이명박 정부의 임기기간 5년 동안 약 17조 2,239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우리 교육의 핵심적인 문제인 공교육 정상화나 사교육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으로서의 정책이 아닌 ‘시혜성’ 지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슷한 시기에 오바마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교육복지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각 국의 교육 현황과 정책을 비교해 그 이유를 살펴보자.

고등학교 학업중단률 높은 미국 학교

미국은 대체로 경제력에 따라 거주지가 분화되어 있다. 경제력이 높은 중상류층은 도심 주변에 발달한 교외에 모여 사는 반면, 흑인이나 히스패닉계가 주축을 이루는 저소득 빈민층들은 주로 집값이 싼 도심 지역에 모여 산다. 그래서 거주지에 따른 교육 불평등도 만연해 있다. 2006년 미국 아프리카계와 히스패닉계 학생들은 백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학업중단률이 2배나 높고, 특히 저소득층 학생들은 고소득층 학생들에 비해 중도탈락률이 5배나 높다(’미국의 교육정책과 교원평가’, Wayne Au).

한 예로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 주의 경우, 2001년에 어림잡아 40퍼센트의 중고교 학생들이 중도탈락 했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흑인이거나 히스패닉계 학생들이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부유한 학생들은 좋은 교육을 받는 반면, 가난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미국의 교육정책과 교원평가’, Wayne Au). 이렇게 퇴학한 학생들의 실업률은 졸업생들에 비해 두 배나 높다. 직업이 있는 경우에도 그 수당이 낮으며 승진에 제한이 있고, 의료보험이 제공되는 경우가 드물다.

게다가 전반적인 학력도 저하돼 2003년 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미국 15세 학생들은 각각 수학 28위, 과학 19위에 머물렀다. 또한 부시 정부가 매년 막대한 교육재정을 사용해 실시한 일제고사의 결과, 2005~2006학년도에는 전체 공립학교의 1/4(2만 3,000개교) 정도가 기준 성적에 이르지 못했다.

교육 내실화, 저소득층 학생 지원으로 교육격차 줄이는 오바마

이에 오바마는 미국 상원에서 ‘중등교육(5~8학년) 성공’ 법안을 상정했다. 초중고의 낮은 학업 성취도를 해결하고 고등학교 졸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두 가지 방향으로 실행되고 있다.

첫째는 교육의 내실화이다. 이는 학력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고등학교 졸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중도탈락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전 교육단계에서 내실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고 징계를 자주 당하며 수학과 영어에서 과락을 맞은 6학년 학생 중 단 10퍼센트만이 고등학교를 제때에 졸업할 수 있다는 확률이 여기에서 연유한다.

오바마 정부는 각 주가 중학생의 학업 성취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이 계획에는 학습계획, 팀 티칭, 부모와의 협력, 멘토링, 강도 높은 읽기, 수학과목 지도와 연장된 학습시간이 포함된다. 또한 학교운영 방식의 재설계를 통해 동료교사 간에 서로 협력하고 학생 개개인의 필요에 접근하며, 더욱 실질적인 커리큘럼을 개발하기 위해 협동하는 모델로 개선하고자 한다.

장래에 퇴학당할 위험이 높은 학생을 가리기 위한 데이터 시스템을 조기에 개발해 사용하며, 학생들의 졸업을 돕는 검증된 모델을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공공/민간부문 단체들에게 정부 교부금을 제공할 계획도 있다. 또한 학업뿐만 아니라 교내 왕따와 폭력을 미리 예방하는 인성 지도의 한 방법인 긍정적 행동 유도 시스템(PBS)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미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교내 폭력 사건은 확대해석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거칠고 난폭하여 학교 폭력에 무기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미국 중등학교에서 아이들은 등교할 때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하며, 학생 간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쉬는 시간을 최소한의 이동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교내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경찰이 출동하고 재판을 받게 된다. 따라서 긍정적 행동 유도 시스템은 사고가 발생한 다음 엄중히 처벌해 해결하던 부정적인 대응은 비효율적이고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판단 아래 실시되는 것이다.

학습 평가 시스템이 중등교육과정의 교육 내실화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률을 높이는 대책으로 변화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결과를 놓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과정에서 보살핌을 늘리겠다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진 셈이다.

둘째는 소득 간 교육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층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바마는 여름방학 동안의 학습기회를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제공함으로써 초등학교에서 보이는 계층 간 성취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 이를 ‘STEP UP’계획을 법으로 제정해 소수민족과 저소득층 자녀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다.

영어 구사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English Language Learner(ELL)’ 학급을 지원하며 적절한 학업 평가와 학생들의 성취를 모니터링하고, 학교에서 이 학생들이 학업을 마치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도록 한다.

방과 후 프로그램에 대한 연방 지원 기금을 두 배로 늘려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이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수혜 학생들의 학업과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지침을 포함해 매년 10만 명의 학생들에게 제공될 것이다. 또한 저소득층 출신의 젊은이들이 더 많은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게 정부보조금을 직접 지급해 교육기회를 늘린다.

교육양극화 부추기면서 시혜성 지원으로 생색내는 MB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학업성취도와 고등학교 졸업률은 낮지 않다. 그러나 최근 연도별 학업중단률의 추이를 보면, 2005년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전반적으로 학업중단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07학년도의 전문계 고등학교의 학업중단률은 2006년 대비 0.5퍼센트p 증가한 3.6퍼센트이다.

                                        [표1] 연도별 학업중단률 


여기서 학업중단자란 질병, 가사, 품행, 부적응 및 기타 사유에 의한 제적/중퇴 및 휴학자인데, 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이유에서 부적응과 가사에 의한 사유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90년대 중반부터 실시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경쟁 위주의 교육과 사교육이 만연한 풍토에서 성적이 낮거나 저소득층 자녀인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게 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표2] 일반계 고등학교 사유별 학업중단자 현황 (2004~2007년)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지속적으로 국제중, 자사고와 같은 귀족학교 설립과 일제고사, 성적공개 등의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부정적 결과에 대한 임시방편으로 지난해 12월 저소득층의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계층 간/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한 교육복지 대책을 마련했다.

그 항목을 몇 가지 살펴보면, 우선 무상교육을 확대하고자 한다. 기존에 기초생활수급자의 중고생 자녀에게만 지원되던 학교운영지원비 지원을 전체 중학생에게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2012년까지 모든 저소득층과 농산어촌 지역 학생의 급식을 100퍼센트 지원할 계획이다. 대학에서는 저소득층에게만 주던 무상 장학금을 기초수급자 전원에게 지급하고 무이자대출을 소득 1, 2분위 전체로 확대한다.

도시 저소득층과 농산어촌을 위한 공교육 내에서의 보육기능 확대에 대한 계획도 있다. 농산어촌에는 학기 중, 주말, 방학 어느 때나 학습, 문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중 돌봄학교를 전국 86개 면지역 학교의 12퍼센트(378교)에서 운영하고자 한다. 또한 학업성취수준이 낮은 지역과 편부모가정 등을 위한 종일 돌봄교실을 확대 운영하고, 기초생활수급자가 100명 이상 또는 전체학생의 20퍼센트 이상 되는 50개교를 선정, 저소득층 학생 밀집학교에 5년간 특별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가 교육복지 정책을 지금보다 확대하겠다고 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위 정책들이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인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확대에 따른 교육양극화 문제에 전혀 접근하고 있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재정적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보면 아이들의 실력 차이는 학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원비의 수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초수급자들이 대학 무상 장학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대학을 가야 하는데 정작 대학에 갈 길이 요원한 것이다.

배고픈 아이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낚시질 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이명박 정부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재정적 지원 대책은 마련했지만 그들이 진정 고민하는 교육문제가 무엇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교육에서 방치되거나 학교에 부적응한 학생들이 늘어나는 상태에서 이들을 위한 정책은 무상교육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무상교육을 받더라도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낙오자 취급을 받는 학벌사회에서 그들은 계속 교육소외계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를 볼 때 고등학교 졸업률을 높이고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교육의 내실화,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공교육의 정상화를 내세우는 오바마의 교육정책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영유아 때부터 벌어지는 교육 불평등

한편, 오바마가 내세운 교육정책 가운데 가장 많은 추가예산(연방차원)이 필요한 분야는 바로 영유아교육이다. 유아교육지원에는 100억 달러(14조 원)가 필요한데 이는 추가예산 180억 달러의 절반이 넘는 액수이다.

오바마가 무엇보다 영유아교육에 교육투자를 집중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유아교육 지원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0~5세의 장애아와 가족들에게 제공된 교육서비스는 1달러 당 5달러의 효과를 창출하며 20년에 걸쳐 범죄율을 70퍼센트 가까이 감소시켰다고 한다. 오바마는 교육공약에서 어린이들이 학교수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기초는 초기 3년에 좌우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에 조기교육을 얼마나 잘 받느냐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률을 높이고자 그 전 과정을 내실 있게 만들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바마의 영유아교육 관련 핵심정책은 ▲ 0~5세를 위하여 각 주에 재정을 제공하고, ▲ Early Head Start(저소득층 0~3세를 위한 국가적인 조기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 수를 4배로 증가시키며, ▲ 높은 수준의 보육을 제공하여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산하에 조기교육협회를 설치하여 연방, 주, 지방정부의 협력을 증진시킬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모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경제적으로 무척 버겁다. 283만에 이르는 0~5세 가운데 보육시설, 유아교육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55퍼센트에 불과하고, 값이 저렴하고 믿음직해 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립 보육시설에는 9.8퍼센트의 인원밖에 수용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영유아시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이명박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저소득층 보육료 지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중산층과 서민 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실제 OECD의 보육/유아교육 비용 공적지출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의 GDP대비 공적지출 비중은 0.2퍼센트로 OECD평균 0.6퍼센트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영유아에 대한 보육, 교육을 사적인 시장에 떠넘기고 있기에 학부모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 교육 살아남으려면 ‘방향설정’ 다시 해야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개혁에 방점을 찍은 오바마는 실패한 부시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전면 재고하고 있다. 암기식/주입식 수업을 강요하는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처벌 대신 지원을 위주로 개별화 맞춤형 교육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욱 중요해진 교사들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 우수한 교사양성을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교사 간 협력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출생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공평한 교육기회를 주고, 학교운영의 재설계로 교육을 내실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오바마의 일련의 교육정책은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억압적 교원정책을 펼치려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는 상반된다. 교육복지 정책 역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교육양극화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기 보다 사교육 시장을 늘리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금을 찔끔찔끔 늘리는 ‘시혜성’ 정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암환자들의 사인은 대부분 영양실조라고 한다. 음식을 먹어도 암세포가 영양섭취를 막는 것이다. 따라서 암환자들에게는 영양공급을 위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 역시 재정적 지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에 대한 투자에 앞서 그것을 올바로 투자하기 위한 방향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 그것이 4년 후, 우리 교육이 영양실조로 죽음에 이르지 않을 유일한 길일 것이다.

김향미(인천 하정초등학교 교사, 새사연 회원)
이원영(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새사연 운영위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오바마 취임과 정치경제위기의 2라운드 진입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saesayon.org에서 로그인 후 PDF파일 다운로드

1월 20일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날 워싱턴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그의 취임사를 들으며 희망의 불씨를 마음속에 지폈다. 하지만, ‘냉철한’ 뉴욕의 투자가들은 다우존스의 주가를 4퍼센트 끌어내리며 그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그리 만만치 않음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취임식이 다가오면서 미국과 유럽의 상업은행들의 실적악화와 자본손실이 발표되고, 추가 구제금융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제2차 글로벌 금융 쓰나미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의 목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의 말이 맞느냐 틀리느냐를 떠나서 1차 금융위기 쓰나미가 전 세계를 휩쓴 이후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점검을 해볼 시점이 된 것 같다. 국가의 개입이 본격화된 지난 9월 이후 미국 정부를 위시로 한 유럽의 주요국 정부가 한 일은 무엇이며, 이후 상황은 어떻게 변했고, 오바마의 미국이 처한 현실은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겠다. <편집자주>

불황의 악순환 속에 정치경제위기 심화

금융위기의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문제는 아직 논쟁 중이지만, 위기가 표면화되고 심화된 과정에 관해서는 의견일치가 이루어진 것 같다. [그림1]에서 간단히 정리한 것처럼 주택가격이 200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고, 2007년 봄에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된 주택융자를 기반으로 발행된 MBS와 그를 파생상품화 한 각종 CDO의 부실문제로 이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월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 전체를 집어 삼킨 쓰나미로 발전할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문제는 조금씩 커져갔고, 급기야 2008년 9월 15일 리만브러더스의 파산신청을 시작으로 AIG의 긴급구제 신청, 파산에 직면한 메릴린치의 피인수가 이어지면서 월스트리트 전체가 파산한 것이나 다름없는 사태로 번졌다.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평균적으로 자기자본의 30배 이상의 차입금에 의존해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급격한 금융시장의 동요를 견딜 수 없었고, 전 세계를 주름잡던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 메릴린치는 BOA에 인수되었고, 리만브라더스는 파산보호 중이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 삭스는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였다.

주요 금융기관의 부실문제는 전체 자본시장을 위축시켰고 소위 ‘돈맥경화’를 일으켰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문제는 산업부문의 자금흐름을 둔화시켜 실물부문 위기로 이어졌다. 실물부문의 위기는 고용악화 임금삭감을 의미하고, 결국 소비여력과 부채상환 능력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불황의 악순환을 다시 가중시켰다.

금융시장이 빠르게 붕괴하자 그동안 시장의 자율성을 외치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국가가 무대의 중심을 차지하였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국가밖에 없다는 것이 암묵적으로 합의된 듯싶다. 신자유주의의 아성이었던 미국에서 전 국민이 오바마의 구제책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는 사실이 바뀐 현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가 계획한대로 그린 뉴딜을 통해 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미국의 경제를 회복시키고, 전 세계 정치경제를 주도하며 다시 미국의 헤게모니를 재확립하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개입이 본격화된 지난 9월 이후 미국정부를 위시로 한 유럽의 주요국 정부가 한 것은 무엇이고 그를 통해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오바마의 미국이 처한 현실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유동성 공급이 결국 ‘부채의 사회화’로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지난 9월 이후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정부들이 취한 정책은 금융기관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한 것밖에 없다. 중앙은행이 파산에 직면한 여러 형태의 금융기관들에게 긴급대출, 대출보증, 공개시장 개입강화 등을 통해 돈을 긴급수혈하거나 정부가 구제금융 기금을 만들어 이들 기관의 자산을 매입해 주는 방식으로 파산을 막아 주었다.

미국 정부의 경우 7,000억 달러 규모의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Troubled Assets Relief Program, TARP)을 마련해 금융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애초에는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모기지담보부실채권을 사주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문과 지나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영국 등 유럽 정부의 정책과 비교되면서 우선주나 워런트를 매입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애초의 노골적 특혜계획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미국과 세계 경제를 도탄에 빠트린 주범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제공해줌으로써 그들의 부채를 사회화 하는 본질적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원래의 계획에는 금융기관에게만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있었지만, 미국의 자동차 3사가 파산에 직면하자 GM과 Chrysler에도 제공했다. 지금까지 1차분 3,500억 달러가 모두 소진되었다. 최근 Citi와 BOA 등 주요 상업은행의 부실우려가 커지자, 서둘러 의회에 2차분 지급허용을 촉구하였고, 지난 1월 16일 표결을 통과하였다.

대마불사론은 우리나라 재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본에 공히 적용되는 이데올로기다. 이러한 배짱 이론에 기초하여 자본은 호황일 때와 마찬가지로 불황일 때도 부를 상향 재분배하려고 한다. [그림2]는 구제금융 3,799(1차 3,500 + 2차 299)억 달러가 어떻게 분배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중 Citi그룹에 500억 달러, BOA에 450억 달러, JP모건체이스 250억 달러, 골드만삭스 100억 달러, 모건스탠리 100억 달러가 각각 지급되었다.

AIG에는 400억 달러가 지급되었는데, 지난 9월에 미 연방은행이 850억 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한 후, 구제금융기금에서 400억 달러를 지급하고 긴급지원금을 600억 달러로 줄이고 CDO와 MBS 매입지원금 525억 달러를 추가로 지급해, 지금까지 AIG에 직접 투입된 돈은 총 1,525억 달러로 추정된다. 구제금융자금 중 지급된 총액의 47퍼센트인 1,880억 달러가 이들 6개 주요 금융기관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GM(GMac 포함)과 Chrysler에 제공한 250억 달러의 특별 대출을 포함하면 50퍼센트를 훌쩍 뛰어넘는 돈이 소수의 주요 자본에게 지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에 해당하는 막대한 자금이 이들에게 투여된 것이다.

미국의 금융기관에 대한 지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림3]과 [그림4]는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단순화 해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두 그래프에 나타난 총액은 똑같지만, 하나는 자산으로 다른 하나는 부채로 회계하므로 구성내용이 다르다. 그 구성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주요 자본을 도와주고 있는지 일면을 파악할 수 있다.

일상적 시기에 연방은행은 재무부 채권을 구매하여 현금을 시중에 유통시키는 방법을 쓴다. 그리고 환매부채권을 사고팔면서 단기적으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그래서 2007년 3월의 구성을 보면 [그림3]은 대부분 국가기관채권이 차지하고 있고 [그림4]에서는 현금유통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 서브프라임 위기가 심화되면서, 연준은 전체 통화량은 늘리지 않으면서 시중의 유동성을 증가시키려는 의도로 재무부채권을 팔고 시장의 채권 구매를 늘린다. 그러나 2008년 9월 금융시장이 붕괴하면서 이 방법이 한계에 다다랐고, 각종 대출과 채권구매를 대폭 늘림으로써 자산과 부채를 두 배 이상 늘렸다.

늘어난 연방은행의 자산/부채는 금융기관에 대한 특혜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림4]에서 예금기관의 초과준비금과 각 지역 연방은행의 계좌잔고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준비금의 경우 2008년 9월 이전 1,000억 달러 미만에서 2009년 1월 8,000억 달러 이상으로 무려 8배나 증가했다. 시중의 유통현금을 많이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통화량을 늘리는 이 방법은 그 늘어난 만큼 재무부의 가상계좌에 부채로 계산된다. 금융기관들은 연방은행과의 안전한 순환거래를 통해 이자를 얻고, 금융기관이 해야 할 대출업무는 연방정부가 대신함으로써 손실위험은 국민들에게 떠넘기면서 특혜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엄청난 지원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들은 아직 부실채권 문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기는커녕 손실확대와 자산상각이 심각해지면서 또 다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동요시키고 있다. 이미 명목이자율이 제로나 마찬가지라서 더 이상 쓸 수 있는 이자율 정책은 없다. 그래서 크루그먼, 루비니, 로고프 교수 등 신문지상에 자주 등장해 우리에게 친숙한 학자들은 지난 9월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자본 구하기 캠페인이 사태의 발전을 잠시 지연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엄청난 구제금융에도 사태가 수습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지금까지 투입된 엄청난 규모의 금융지원에도 사태가 수습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를 간단히 말하면, 부실자산이 도대체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국에 기반을 둔 자본들은 지난 20년간 신자유주의 체제를 확산시키면서 차입을 통한 자본축적을 추구해왔다. 특히 사상누각과도 같은 수도 없이 많은 파생상품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피해액이 얼마가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재 전 세계 파생상품 시장은 약 700조 달러 규모라고 한다(BIS). 이 중 미국시장이 약 25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그림5]는 미국의 977개 상업은행들이 체결한 파생상품 계약의 규모가 성장해 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년간 9배가량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신용파생상품시장 규모의 가파른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7년 550억 달러에서 2008년 2분기 15조 5,000억 달러로 무려 300배나 증가했다. 신용파생상품의 대부분은 요즘 제2차 금융위기와 관련되어 요주의 대상으로 부상한 CDS가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 시장의 규모는 60조 달러 정도라고 한다(BIS).

물론, 이 시장 전체가 부실위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 불안이 심화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최대 손실규모는 3조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위에 언급한 학자들은 미국 금융권의 정상화와 관련하여 앞으로 1조 달러에서 2조 달러의 추가 구제금융이 필요할 것을 추정하고 있다. 아무튼 [그림1]에서 본 불황의 악순환이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각종 유가증권의 부실화가 새롭게 손실과 자산상각으로 회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Bad Bank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1989년 저축대부조합(S&L)의 부실 문제를 해결했던 방식과 비슷한 것으로, 은행의 부실자산을 떼어내 정리해 재자본화 하고, 건전성을 회복시켜 정상화하는 방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크루먼이 뉴욕타임즈 칼럼(2009.1.19)에서 강변했듯이, 국유화 이후 배드뱅크로 흡수하느냐 아니면 국유화 없이 배드뱅크로 부실만 떼어갈 것이냐 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 가면 기존의 주주들은 부실의 책임을 지고 소유지분을 잃는 것이고, 두 번째로 가면 국민의 혈세로 그들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것이다.

위기는 앞으로도 한참 더 진행될 것이고, 계속해서 부의 재분배 문제를 중심으로 모니터링 해야 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미국이 처한 국제경제적 문제를 살펴보면서, 오바마 정부가 헤쳐 나가야 할 또 다른 험로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박형준/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8.11.10 19:50

"직접투자는 못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

지난 9월 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언론은 일제히 이 발언을 타이틀로 기사를 내보냈다. 대통령이 앞장서 펀드에 가입하겠다니,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우리 주식시장은 걱정하지 말라’는 강한 자신감 아니겠는가.

혹시라도 대통령의 발언을 믿고 주식을 산 투자자가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날 1,425포인트로 마감한 종합주가지수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장중 최저가 892포인트(10월 27일)까지 날개도 없이 추락했다. 순진한 투자자는 단기간 마이너스 37.4퍼센트라는 엄청난 손실에 청심환이라도 사먹지 않고서는 배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당선 전 주가지수 3,000포인트, 5,000포인트도 장담하던 대통령이니 겨우 이 정도의 엇박자에 놀라서는 대한민국에서 살기 힘들다.

재산은 모두 사회 헌납하겠다고 공약했고 월급은 전액 기부하기로 한 대통령이 무슨 돈으로 펀드에 가입하느냐고 갸우뚱하는 사람, 당장이라도 펀드에 가입할 듯하더니 왜 아무 소식이 없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 등 온갖 뒷말이 무성했지만 잠시 잊어주기로 하고 바다 건너로 눈을 돌려보자.

펀드 권하는 MB, 저축 장려하는 오바마

“경제 변화와 위기의 이 시기에 우리는 이전보다 더 미국 경제에 대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 우리는 재정 책임성을 유지하여 미국 어린이의 미래를 빚더미에 저당 잡히게 해서는 안 된다. (중략...) 그리고 우리는 개인의 저축을 장려하여 미국 경제를 계속 강하게, 미국인의 은퇴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이 후보 시절 대선전에 임하면서 발표한 <2008 미 민주당 대선 강령>의 일부분이다. 강령은 미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투자, 미국민의 은퇴 후 생활 설계의 주요 수단으로 연금, 기금과 함께 저축을 강조하고 있다.

펀드 권하는 MB와 저축 장려하는 오바마의 차이는 무엇일까? 얼핏 두 사람의 재테크 성향 차이로 보이지만 사실 여기에는 현재의 세계적 금융 위기를 보는 시각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 즉 향후 금융정책의 본질적인 차별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리 증시에 애정을 보인다 한들 펀드의 원조는 미국이다.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은 42.3퍼센트(2006년 기준)로 한국 20.9퍼센트, 일본 10.3퍼센트에 비해 월등히 높다. 주식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연금 및 보험(31.4퍼센트) 자산 가운데 상당부분이 기관 펀드로 운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자본시장(증시) 관련 투자상품 비중은 60퍼센트 정도에 이른다.

결국 그간 미국은 일반 가정 대부분이 압도적인 비율로 자산을 주식이나 펀드로 보유해 왔으며 이렇게 투자된 돈은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를 끌어올리고 또 각종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등으로 해외에 투자되어 금융소득을 창출해 왔다. 미국인의 은퇴 설계는 캘퍼스(캘리포니아주 공무원 연금) 등 대규모 기관 펀드들이 책임을 지는 듯했다.

신자유주의의 기수 레이건 이후 점차 미국은 사회 전반적으로 실물경제보다 금융 수익에 의존하는 사회로 변화해 갔다. 1980년대 초만 해도 미국 전체 기업 수익의 10퍼센트에 불과하던 금융 부문 수익이 2000년에 이르면 40퍼센트로 증가한다. 메인스트리트의 실물경제보다 자본 소득 창출에 모든 힘을 쏟는 월스트리트 제국이 되면서 게임의 룰은 어느덧 돈놓고 돈먹기의 투기로 변했고 금융 투기를 주도한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헤지펀드들은 정부의 규제와 감시를 떠나 금융 정글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이러한 자본의 과잉 공급과 금융의 탈규제화 그리고 투자은행들이 개발해낸 온갖 투기성 파생상품은 마침내 제살을 깎아먹는 단계로 접어들어 서브프라임 사태로 터진 것이다. 또한 금융 세계화를 통해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 금융상품은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 세계 도처의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으며 한국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본시장 중심 경제 시스템에 대한 재검토

오바마 당선인의 금융정책은 이러한 구조적 위기의 진원인 금융시장 특히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로 모아진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부터 증권거래위원회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금융규제 시스템을 만들고 그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파생상품과 헤지펀드, 모기지브로커 등에 대한 연방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시장 자율에만 맡겨 두었더니 문제가 발생하므로 규제를 한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앞에서 보았듯이 가계의 건전한 저축과 연기금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은 자본시장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질하려는 의지를 내포하는 것이다.

오바마의 이같은 금융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실물경제의 회복과 중산층 중심의 내수경기 부양이 동반되어야 한다. 지금껏 금융으로 먹고살던 시스템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당선된 지 사흘만인 지난 7일 경제참모회의에서 발표한 ‘경제회생을 위한 4대 정책과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실업보험 확대와 경기부양책을 통한 중산층 구제 ▲금융위기 진정, 특히 금융위기의 자동차산업 등 실물 부문 확산 차단 ▲납세자 보호, 주택 보유자 지원 등을 골자로 금융구제책 재점검 ▲청정에너지, 보건의료, 교육, 중산층 세금감면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 경제 성장동력 확보 등이 그 내용이다.

신자유주의 금융화로 돈이 돈을 버는 머니 워킹(money working) 아메리카 기조가 유지된 지난 20여년 간 미국경제는 미국의 자존심이라는 자동차 회사 GM이 부도설에 휩싸일 정도로 금융 이외의 실물경제 부문에서 성장 동력을 상실했고, 자본 규모에 따라 소득이 달라지는 머니 게임의 속성상 빈부 격차가 엄청나게 심화되었다. 오바마 당선인의 금융정책은 결국 이러한 구조의 시정과 패키지로 계획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에 추월당한 경제 동력을 회복하는 일도 단시일에 이루어지기 힘들 뿐만 아니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은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더 증폭시킬 수 있다. 여기에 30년 가까운 자본시장 중심 성장 정책에 익숙해 있는 세력들의 내부 저항이 거셀 것이다. 당장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월가와 상당한 친숙성을 지니고 있다. 또 금융이 글로벌화된 까닭에 미국 혼자만의 시스템 개혁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 국제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제반 난제들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다수 미국인들은 강력한 시스템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바마 당선인의 금융 개혁 의지가 안팎의 도전에 직면하여 좌회전 깜박이 넣고 우회전으로 돌지, 자신에게 표를 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둘지 깊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리먼 인수하겠다는 산업은행의 만용, 근원은 MB 금융정책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산업은행 민영화다. 국내에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없어 금융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 정부의 인식이다. 정부가 집권 초반부터 서둘러온 산업은행 민영화는 국가 주요산업 육성 발전을 위한 금융 지원이라는 이 은행의 설립 취지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한 계획이 아니라 처음부터 ‘세계적 수준의 투자은행’을 만들겠다는 황당한 계획이었다.

산업은행 민영화가 모델로 한 세계적 수준의 투자은행들이란 다름아닌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베어스턴스 등 바로 얼마 전 천문학적 손실을 내고 파산신청을 한 투자은행들이다. 국민의 세금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어도 모래에 물 스며들듯 부실의 끝이 안보이는 바로 그 ‘세계적 수준’의 금융 투기 회사들 말이다.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크자 나름대로 신중을 기한답시고 민영화를 수년간 3단계로 나누어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단계는 민영화 준비기간으로 산업은행을 투자은행 부문과 정책 기능으로 분리하여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단계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1단계 초입에 들어선 산업은행은 벌써부터 글로벌하게 사고를 칠 뻔했다. FRB도 골드만삭스도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과감하게 노크한 것이다. 협상이 틀어졌기에 망정이지 만일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가 이루어졌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리먼 인수 시도는 민유성 행장 개인의 모험심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현 정부의 금융산업 정책에 충실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태평양 건너 ‘리먼’브라더스와 국내의 ‘리만’브라더스는 그렇게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

꺼삐딴 리와 미스터 리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은 산업은행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금융화의 종주국인 미국과는 정반대로 금융에 대한 규제를 푸는 정책들이 용감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 13일 국제 금융위기로 한동안 미루었던 금산분리(은행법, 지주회사법) 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외환위기의 뼈아픈 경험을 반성하며 만들어진 금산분리 정책의 후퇴로 이제 재벌의 은행 소유는 한층 현실에 가까워졌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펀드를 권하는 대통령 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정책에서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당선인은 이처럼 철저하게 반대 궤도를 달리고 있다. 한쪽은 지난 수십년 간의 시장 실패를 인정하고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교정하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영미권에서 이제 빠이빠이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고하려 하는 철지난 모델로 서둘러 가지 못해 안달하는 형국이다. 펀드라도 가입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이미 용도폐기된 낡은 시스템에 대한 지극한 집착을 보여줄 뿐이다.

오바마의 대선 승리 후 벌어진 ‘발가락이 닮았다’ 논쟁은 국민들을 또 한번 씁쓸하게 만들었다. 과연 얼마나 철학과 정책이 닮았는가를 떠나서,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찰떡궁합을 과시하여 워싱턴포스트 지로부터 ‘애완견’ 운운하는 수모를 겪은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이제 전임 대통령과 완전히 상반되는 정책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당선자를 두고 비전이 같다고 나오는 청와대의 모습은 그냥 웃기에는 다소 처절한 블랙 코메디다. 일제시대에는 일본인과 친밀하고 소련군이 진주하자 소련군 장교의 환심을 사고 월남해서는 미군정과 가깝게 지내는 인물을 풍자한 전광용의 소설 ‘꺼삐딴 리’가 겹쳐서 떠오르기 때문이다.

타임머신을 거꾸로 돌리는 듯 완전히 상반된 정책에도 불구하고 MB와 오바마가 같은 철학을 공유한 닮은꼴이라고 굳이 주장한다면, 듣는 오바마 당선인 아무래도 이렇게 말할 듯하다.

“미스터 리, 제발 플리즈, 오바(하지)마”

정희용/새사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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