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1 / 05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11월 6일,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바마와 롬니의 접전 속에서 오바마의 재선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새사연은 이미 미국 대선과 관련하여 오바마를 공개지지한 워싱턴 포스트의 사설(http://bit.ly/TsrE1r)을 소개한 바 있다. 또 미국 대선의 핵심은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의 싸움이라 평했던 라구람 라잔 교수의 글(http://bit.ly/RAk2xJ), 사회적 책임감의 문제로 보았던 세계 최대 채권 투자회사 핌코(PIMCO)의 CEO 에리언의 글(http://bit.ly/WoyxsP), 롬니 후보의 탈세가 문제인 이유를 지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글(http://bit.ly/TsrDKX)을 소개했었다.

미국 대선 전 마지막 글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그는 미국의 선거는 미국만의 선거가 아니라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라고 규정하면서, 전세계적 의제로 기후변화와 금융규제, 환율을 비롯한 무역의 문제를 꼽았다. 그리고 이 세가지 의제에서 왜 롬니 후보가 부적격한지를 비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롬니의 정책은 부시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며, 금융 문제에 있어서는 롬니 자신이 금융세력이기 때문에 올바른 규제 정책을 기대할 수 없고, 중국과의 환율전쟁을 불러 일으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오바마의 재선이 전세계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전세계적인 미국의 선거

(America's Global Election)

 

2012년 11월 1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다가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세계 많은 이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지만,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표권을 갖지 못한다. 미국 시민이 아닌 이들 중 대부분이 버락 오바마가 미트 롬니를 이기고 재선에 승리하기를 바란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롬니가 펼치려는 정책은 더 많은 불평등과 사회적 대립을 만들어낸다. 물론 이것이 직접 해외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거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사례를 따라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1930년대 전 세계의 경제 침체를 가져왔던

로날드 레이건의 규제없는 시장이라는 주문을 많은 나라들이 따라했다. 미국을 따라한 국가들은 점점 심각해지는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다. 상위층에게는 점점 더 많은 돈이 가고, 하위층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중산층은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

롬니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허약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빠른 재정 감축을 추구하는 긴축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이미 약해진 미국의 성장을 확실히 더 약화시킬 것이며, 만약 유로 위기가 악화된다면 또 다른 침체를 맞게 될 것이다. 세계의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통해 미국 대통령 롬니가 가져온 경제적 효과를 매우 빠르게 직접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국제 사회 공동체에서 많은 측면에서 협력해야만 하는 세계화의 시대이다. 하지만 무역, 금융, 기후변화와 다른 중요한 문제들을 위해 필요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리더쉽 부족이 실패의 이유 중 일부라고 탓한다. 하지만 롬니는 무모하고 강한 수사를 사용하고 있어, 세계의 다른 지도자들은 그를 따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미국을 그리고 자신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는 옳은 판단이다)

미국의 예외주의는 국내에서는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해외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조지 부시의 이라크 전쟁, 국제 법을 위반했다고 비판받는 이 전쟁은 미국이 세계의 다른 곳에서 사용하는 군사비만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인구의 10%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 GDP의 1%에 미치지 못하는 한 나라도 평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미국식 자본주의는 효율적이지도 안정적이도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공식적이 GDP 수치야 어쨌든지 간에 대다수 미국인의 소득이 근 15년 동안 정체되었고, 미국 경제 모델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실제로 부시가 대통령에서 물러나기 전에 이미 미국 경제 모델은 파산했다. 부시의 정부 하에서 인권은 침해되었고, 그의 경제 정책이 가져올 것으로 충분히 예측되었던 대침체가 발생했다.  이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외교력, 문화적 지배력 등 - 역자 주)를 매우 약화시켰다. 마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 것처럼 말이다.

가치의 관점에서, 롬니와 그의 런닝메이트 폴 라이언이 제시하는 가치는 별로 훌륭하지 않다. 다른 선진국들은 의료보험(health care)을 제공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법안(Affordable Care Act)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목할 만한 성과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하지만 롬니는 이런 노력을 비판하면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미국은 이제 선진국 중에서 적어도 시민들이 평등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국가라는 특징을 갖게 되었다. 빈곤층과 중산층을 타겟으로 한 롬니의 급격한 예산 삭감은 사회 이동성을 방해한다. 동시에 롬니는 존재하지 않는 적을 향한 무기를 사는데 더 많은 돈을 들이면서 군사력을 확대시킨다, 이는 사회기반시설과 교육에 있어서 공적 투자가 절실하게 필요한 속에서 할리버튼(이라크 유전개발 및 복구기업)과 같은 군수산업자들을 부자로 만든다.

부시가 후보자는 아니지만, 롬니의 정책은 부시와 큰 없다. 오히려 롬니의 선거운동은 높은 군사비 지출, 부자를 위한 세금 감면이 모든 경제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같은 믿음, 정확하지 않은 예산 계산 등 부시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제기되었던 세계 공통 문제 중 핵심인 기후 변화, 금융 규제, 무역의 3가지 의제를 살펴보자. 롬니는 첫번째 사안인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공화당의 많은 이들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climate denier)들이다. 때문에 세계는 롬니로부터 참된 리더쉽을 기대할 수 없다.

금융규제에 관해서도, 최근의 위기는 파악하기 어려운 더 많은 금융 문제에 대해 더 엄격한 규칙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과 너무 가까웠던 것도 문제의 일부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런데 롬니는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그 자체가 금융부문이다.

금융에 있어서 국제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 중 하나는 주로 탈세, 세금 회피, 돈 세탁, 부패를 위해 존재하는 해외 금융 피난처의 폐쇄이다. 그러나 롬니는 케이먼 군도에 있는 은행을 이용한 일에 대해 사죄하지 않았고, 우리는 이 부문에서 롬니가 진보를 만들어낼 것이라 볼 수 없다.

무역에 있어서 롬니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선언하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명명했다. 그는 최근 몇년 동안 있었던 인민화의 상당한 평가절상에 주목하지 못했다. 또한 중국의 환율 변화가 양국 무역 적자 및 미국의 다국 무역 적자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위안화의 강화는 중국으로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낮은 가격의 섬유, 의복 및 기타 생산물의 가격을 상승시킨다.

게다가 다른 국가들이 환율 조작국으로 미국을 고소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은 무엇보다도 실질 경제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는 유일한 채널이지만, 이는 미국 달러의 평가절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미국의 선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선거의 영향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은 결과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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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어떤 후보가 위기탈출을 시행할 진정한 뉴딜을 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터지고 학자들이 대침체(Great Recession)이라고 부르는 위기가 계속된 지 만 4년이 이미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 위기가 끝날 조짐은커녕 10년 이상 장기 불황이 예견된다는 발언들만 줄을 잇는다.

그렇다고 이대로 앉아서 견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워킹푸어, 하우스푸어, 자영업푸어, 렌트푸어, 에듀푸어 등 갖가지 이유로 가난해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일시적인 부양책이나 임시 일자리로 빠져나갈 수도 없다. ‘진짜 뉴딜’을 하여 불황을 탈출해야 한다. 과연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불황을 탈출할 강력한 뉴딜을 준비하고 있을까? 어떤 후보가 더 개혁적인 뉴딜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오바마보다 더 개혁적인 이유는?

역사의 시계를 과거로 돌려서 뉴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어떻게 불황을 탈출했는지를 잠깐 살펴보자. 당초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취임하면서 내놓은 제 1단계 뉴딜 정책들은 그리 개혁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개혁 보다는 경기부양정책 쪽에 가까웠다. 대표적으로 1933년 입법된 전국산업부흥법(NIRA)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 협상”을 인정(제 7조)하는 개혁 내용도 포함했지만, 대부분은 대기업의 요구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토목사업국(CWA)등이 추진하는 고용촉진 프로그램 역시 대부분 임시직 일자리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1929년 대공황 5년차로 접어들어선 1934년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난다. 풀뿌리 대중운동과 노동운동이 급격히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1934년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적인 파업이 있었던 해로 기록되는데, 거의 150만 명의 노동자들이 1800여 건의 파업에 참여했다. 미니에폴리스에서는 수천 명의 트럭운전사들이 500여 명의 기업주 용역에 맞서 거리에서 유혈전투를 벌였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항만노동자들이 경찰의 잔인한 진압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메인에서 알라바마에 이르기까지 미국 남부지방에서 약 35만 명의 섬유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동자들의 저항과 대중들의 비판적 시선은 당초에 노동조합에 별 관심도 없었던 루즈벨트 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개혁안을 담고 있는 두 번째 단계의 뉴딜정책을 착수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되었다. 특히 제 2단계 뉴딜은 노동대중의 소득과 구매력을 향상시켜 수요를 촉진시키는 정책 수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그 대표적인 법안이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협상권을 명문화시키고 사용주의 부당노동행위를 엄격히 금지하여 노동자의 협상력과 권한을 대폭 확장해주었던 전국노동관계법(NLRA; 일명 와그너법; Wargner Act)이다. 또한 공공사업촉진국(WPA)은 기존 임시 일자리를 지속적인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거의 50억 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또한 사회보장법(Social Security Act)이 처음으로 만들어져 노인연금과 실업보험, 그리고 아이들을 둔 빈곤여성지원등을 시작했다. 이렇게 전국 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은 모두 1935년에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시민이 움직이야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결국 1935년부터 제 2단계 뉴딜이 나오게 된 배경을 요약하면 무엇인가? 당시의 루스벨트가 지금의 미국 대통령 오바마 보다 훨씬 개혁적이라거나 노동 친화적이어서가 아니다. 1934년에 폭발했던 대규모 노동운동과 대중의 압력이 루스벨트 대통령을 개혁으로 끌고 간 것이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점령운동의 긍정적 압력을 받아 다시 슈퍼 부자 증세를 강력히 들고 나오면서 개혁방향을 다소 강화시킨 것과 유사하다. 다만 월가 점령운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오바마에 대한 개혁 압력도 다시 풀어졌다. (Jacob Kramer(2012), "Occupy Wall Street and the Strikes of 1933-34")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사실 1935년에 루스벨트가 추진한 전국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 입법을 우리 용어로 풀어보면, 경제민주화(노동권 강화)와 보편복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유력 세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를 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을 알 수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개혁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시민의 힘, 노동자의 힘이 원천이다. 대통령 선거가 점점 다가 오는데, 시민의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고 사회운동도 미약한 가운데 그저 어느 후보가 더 개혁적일지 답답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답답한 것은 대선 후보가 아니다. 지금의 현실이다. 시민이 움직여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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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30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11월 6일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국 발행부수 8위인 워싱턴 포스트가 이번에도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0월 26일자 신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4년 더”라는 편집국 사설을 통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고 그 이유까지 밝혔다. 언론사가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현상은 우리에게 매우 낯선 것이지만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 공개지지를 선언하면서 지난 4년 동안 오바마의 경제 정책, 외교정책, 사회정책 등을 두루두루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해 놓았다. 그 결과 실책도 있었지만 업적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면서 오바마가 4년 더 대통령을 하는 것을 지지했다. 반면 공화당 롬니 후보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이다. 특히 미국 국민 47% 경멸 발언을 포함하여 롬니의 진실성에 대해 상당히 불신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 결과 오바마와 롬니 가운데서 “오바마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라는 차원에서 오바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가 간결하게 요약한 지난 4년의 오바마 정부 평가는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롬니에 대한 평가를 보면서 미국 여론의 맥락을 간접적으로 알아보는 소득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언론사가 공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지지후보를 밝히고 그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가를 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한 가지 확인해 둘 것은 워싱턴 포스트라고 해서 대단히 진보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대외정책 등을 평가한 것을 보면 철저히 미국적이다. 따라서 이 점을 감안하며 다만 미국 내에서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하는 틀과 접근법을 확인한다는 차원에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래는 워싱턴 포스트의 오바마 대통령 지지 사설을 번역한 것이다.


 

 

“워싱턴 포스의 공개지지: 오바마 대통령에게 4년 더”

(Washington Post endorsement: Four more years for President Obama)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

2012년 10월 26일자

대부분 2012년 대선 캠페인도 이제 끝이 나고 있다. 핵심 질문은 다음 4년 동안 누가 이 나라를 더 낫게 이끌 것인가이다. 그리고 가장 급한 문제는 누가 미국 정부를 좀 더 건전한 재정기반위에 올려놓을 것인가이다.

이 문제는 투표 결과가 집계되자마자 승리자에게 곧바로 제기될 것이다. 미국 경제를 다시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일련의 세금 감면 종료와 정부지출 축소(재정절벽fiscal cliff을 말함 - 인용자)가 내년 1월에 작동될 예정이지만, 현재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자가 어떻게 방향을 찾는가에 따라서 그의 성공적인 임기와 건강한 미국이 가능해질 수 있다.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이자 공화당 후보인 미트 롬니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방향을 찾는 항해사로서 더 나은 입장에 있다.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에 느꼈던 실망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 그는 재정문제에서 “어려운 결정에 대해 고질적으로 회피하는” 상황을 끝내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사회보장 개혁과 세입 증대의 균형이라는 유일한 해결방식에 전념하고 있다. 반대로 롬니는 세금은 늘 내려가야 하며 올라서는 안 된다고 하는 공화당의 비현실적인 이데올로기를 수용해왔다. 그렇게 되면 미래에는 정부가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느라 국가안보에서부터 빈곤층과 환자를 돌보는 것,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투자에 이르는 정부가 해야 할 모든 것들을 외면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불평등이 이미 확대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롬니가 그리는 미래는 국가의 부 가운데 훨씬 더 많은 몫이 부자들에게로 돌아가는 미래가 될 것이다.


재정문제의 중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만약에 오바마의 첫 번째 임기가 실패했고, 롬니가 미국의 안전보장과 대외적 리더십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롬니가 기질이나 능력, 성격 면에서 더 우월함을 보여주었다면 그를 지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어떤 것도 진실이 아니다.

오바마 첫 임기가 과연 실패했는지부터 짚어보자. 재정위원회(Fiscal Commission)의 초당적 권고를 흐지부지하게 만들고, 존 베이너(John A. Boehner) 하원의장과 함께 2011년 여름 재정협상에 실패했던 것에 대해 우리는 오바마에게 실망했다. 오바마는 오만하고 예민한 백악관 참모진 내부에 갇혀서 의회와 기업의 지도자들을 멀리해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기업을 파트너로서 보다는 적대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는 자신이 약속했던 이민자 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 거의 노력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타협할 줄 모르는 공화당 태도가 실패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오바마 첫 임기 동안의 상당한 업적은 훨씬 더 인상적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그가 집권했을 때 자유낙하 하고 있던 경제를 지탱시켜낸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미국의 금융이 멈추기 직전까지 갔었던 그 때가 얼마나 두려운 상황인지는 상상하기도 쉽지 않다. 부시 대통령이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에 대해 성공적으로 의회승인을 얻음으로써 혼란을 피하기 위한 첫 단계를 시행했다. 그렇지만 부시는 후임자에게 여전히 엉망인 상황을 넘겨주어야 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오바마는 일자리 감소를 완화시키고 시장의 신뢰 회복을 돕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계획하여 의회 승인을 받아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의 구제계획을 세웠다. 그가 책임을 맡겼던 탄탄한 전문가들, 특히 티모시 가이트너(Timothy F. Geithner) 재무장관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일 수 있는 인기영합 정책을 요구했던 민주당 좌파들, 그리고 가끔은 국가에 상당한 해악을 미칠 수 있는 공화당의 방해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나갔다. 경기회복 계획 중에는 산업 정책적 측면에서 필요도 없는 고속철도나 소비자들이 사지도 않을 전기 자동차에 집착하여 상당한 예산을 낭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연준(Fed)과 공조하면서 핵심적인 과제를 수행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2009년 3월 6,626 포인트였던 다우존스 산업지수 주가가 오늘날 13,000 포인트까지 반등했다는 사실이, 위기 이전보다 실업이나 빈곤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한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편안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전반적으로 경제가 의지하고 있는 신뢰의 회복을 반영하고 있다.


오바마의 두 번째 업적인 미국의 새로운 의료 서비스 법(The Affordable Care Act)은 4500만 미국인이 의료보험 없이 사는 부끄러운 현실을 종식시킬 때까지 제대로 시행이 되려면 꽤 걸릴 것이다. 또한 완전한 해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감당할 수 없이 올라가는 의료비용을 완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오바마는 군대 내부의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종식시키고 동성 결혼을 지원하기로 선언함으로써 오늘날 중요한 시민권을 위한 싸움을 진전시켰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야심적인 연료절약 표준을 널리 알리고, 산업이 이에 협조하도록 설득함으로써 중요한 전진을 했다.

오바마는 특히 아프리카에서 부시 정부가 시작한 에이즈(HIV/AIDS) 퇴치 캠페인을 지속시켰다. 그는 각 주들이 필요한 교육 개혁을 하도록 독려했다. 비록 이민자 정책 개혁을 하는데 실패했지만, 아리조나 주나 알라바마 주와 같은 공화당 주지사 주들에서 이민자에 대한 최악의 괴롭힘에 법무부가 맞섰다. 그는 국무장관에 힐러리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과 교육부장관에 안 덩컨(Arne Duncan) 등 행정부 요직의 지도자들을 준비했고, 유능한 두 명의 연방 대법원 판사를 지명하고 승인하는데 성공했다.

대외정책도 역시 성공과 실패가 있었다. 오바마 정부는 강력하게 알카에타를 추적하여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찾아냈다. 그는 독재자 가다피(Moammar Gaddafi)에 저항하는 리비아의 대중적 폭동을 지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항하는 아시아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고, 중국의 국가적 후원을 받는 대부분 부패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도록 할 목적으로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대화를 개시했다.

반면, 그는 집권 기간 동안 두 가지 매우 중요하고도 예상치 못했던 대외정책 기회에 대해 망설이거나 일관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2009년 이란의 민주화 폭동과 2년 후의 아랍의 봄이 그것이다. 시리아가 내전에 빠져서 대부분 시민들인 3만 명 이상이 희생되고 있을 때 오바마는 미국이 한발 떨어져서 방치하도록 했다. 중동의 6개 국가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극단주의자들의 팽창도 마찬가지로 방치했다. 미군의 임무를 종결시킨 뒤 이라크에서 안전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그는 이라크에 쏟아 부은 10년 동안의 헌신을 활용하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아프카니스탄에 군대를 증파하면서 동시에 인위적인 기한을 설정하고 성공에 대한 명확한 확신도 없었던 그의 양면성은 앞으로 수 년 동안 발생할 문제를 남겨놓았다.

롬니는 상당히 설득력 있게 그와 같은 오바마의 실적들을 비판해왔다. 그러나 아프카니스탄과 이란, 시리아에 대한 그의 정책적 처방전은 오바마와 거의 다르지 않다. 롬니나 그의 러닝메이트는 대외정책 경험이 없다. 게다가 그의 즉흥성은 확신을 불러일으켜주지 못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를 미국의 가장 큰 적이라고 부른다거나, 중국에서 한 인권활동가를 위한 출국 협상을 시도할 때 절제를 하지 못하고 폭발한다거나, 중동에서 미국 외교관이 공격을 받을 때도 그렇다. 롬니는 자신이 더 잘할 것이라는 어떤 증거도 보여주지 못했다.

롬니의 자질과 능력에 대해 확인해보자. 롬니가 만들어 온 것은 무엇인가? 그는 경기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적절하게 약속한다. 비록 그의 정치경력이 빈약하지만 그의 비즈니스 경력은 인상적이며 잘 조직된 선거 운동을 이끌어왔다. 아마도 그의 정부는 그가 선거운동에서 제안한 말들보다 더 실용적인 정부가 될지도 모른다. 확실히 그는 재정적자가 더 늘어나는 것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있다. ‘온건한 롬니’가 백악관을 장악할 수 있을까?

애석한 점은 롬니가 진정으로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인구의 47%를 경멸했던 경솔한 표현은 우리가 들었던 어떤 다른 것보다 진심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도 단지 추측일 뿐이다. 한 때 그는 존 매케인 스타일의 강경한 대외정책을 지지했었다. 그러나 마지막 대선 방송토론에서 그는 스스로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이전에 태아의 생명권(낙태금지)을 열렬히 지지했던 그는 입장을 바꿔 여성의 낙태권리를 지지했다. 그의 입장 바꾸기는 게이의 권리, 총기소지, 의료 문제, 기후변화 문제, 그리고 이민자 문제 등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이제 롬니 선거운동의 핵심 내용을 살펴볼 차례이다. 롬니는 경제적 불평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연방예산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감세를 약속했다. 그는 감세의 부정적 효과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안심이 되지 않는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사람보다도 문제의 시급성을 이해하고 있고 균형 잡힌 방법으로 문제를 풀기위해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오바마를 초토화시키려 했던 롬니의 선거운동이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공화당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그런 공화당과 오바마가 공조한다면 오바마의 집권 2기는 롬니의 당선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것이 오바마를 훨씬 나은 선택으로 만드는 이유다.

 

* 롬니의 47% 발언 파문이란? (인용자 해설)

롬니가 올해 초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기부금 행사에서 했던 발언으로 지난 9월 유출되어 파문을 일으켰다. 롬니는 “47%의 미국인은 어떤 이유에서든 오바마에게 투표한다. 이 47%의 사람은 정부에게 의존적이며 자신을 희생자로 간주하고 정부가 자신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의료보험, 음식, 집 등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 나의 일은 그런 사람들을 걱정하는 일이 아니다. 난 절대 그들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인생을 살라'고 설득할 수 없다. ... 내가 신경 써야 하는 사람들은 사려 깊은 5~10%의 무당파 유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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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0 / 2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08년 리먼 파산으로 시작된 대침체(Great Recession)가 5년차로 접어들었건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3대 선진국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일본 중앙은행이 모두 무제한 국채매입 등의 양적완화조치에 들어갔다. 그 중에서 그나마 경기 여건이 나을 것이라는 미국경제의 회복력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난 9월 미국 연준이 경기회복을 기대하면서 세 번째(지난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 단기국채를 장기국채로 교환하여 유동성을 공급한 정책-를 포함하면 4번째)로 양적완화 조치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초입부터 그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널리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학자가 누리엘 루비니 교수였다.(새사연이 소개한 세계의 시선: 루비니,미국경제의 3차 양적완화 효과 실망스러울 것.)

루비니 교수는 첫째, 증권시장이 바닥이었던 1,2차 양적완화 시기와 달리 지금은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와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는 점, 둘째, 통화정책이 실물로 전달되는 채널들인 채권시장, 신용시장, 통화시장, 그리고 주식시장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이번에는 재정적 뒷받침이 없다. 1,2차 양적 완화는 더 이상의 경제침체를 방어하고 더블 딥(double-dip)을 피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는데, 그것은 재정부양책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3차 양적완화는 재정적 긴축, 심지어 거대한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0월 12~13일에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입장이 엇갈리자 이에 대한 분석을 싣고, 양적완화의 효과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주로 루비니 교수가 지목한 것 가운데 재정절벽의 위험성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더 나아가 골드만삭스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비중 있게 소개하면서 재정절벽 위험이 3차 양적완화의 긍정적 효과를 압도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골드만삭스는 재정절벽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미국 의회가 연말까지 재정긴축 협상을 원만히 해결하고, 연말로 종료되는 감세도 연장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롬니가 승리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지금 월가의 공화당 편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고 골드만삭스의 메시지를 읽을 필요가 있다.)

여하튼 유럽 위기가 당분간 거의 해결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미국마저 3차 양적완화 효과가 회의적이고 재정절벽 위험성마저 연말로 다가오면서 확대된다면, 2013년 세계경제 전망이 밝을 수 없다. 한국 경제도 3분기에 전년대비 1%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서서히 우리 역시 위기관리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미국경제 모니터링을 주의 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3차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신뢰성은?

(Bernanke's faith in QE on shaky ground)

 

헤니 센더(Henny Sender)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2012년 10월 19일자

지난 10월 12일~13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연차 총회 이후, 자신들이 취한 조치가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련의 방어적 발언들이 미국 연준관리들에게서 이어졌다.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는 연준의 정책이 “미국 경제 회복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미국의 소비와 성장을 촉진시킴으로써 글로벌 경제를 지원하는데도 또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의 회복이나 ‘양적 완화’와 경제 상황 개선에 대한 희망적 신호가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확고한 증거는 거의 없다. 3차 양적완화에 의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활동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의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이 주고 있는 영향력은 이미 희미해지고 있다. 모건 스탠리 분석가는 이번 주(10울15일~21일)에, 갈수록 악화되어가고 있는 경제기초(Fundamentals)로 인해 고수익 시장의 수익률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결정을 했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수익률이 최근에 떨어지다가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는 동안에도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상승을 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3분기 자본지출 감소는 연준의 정책이 기업투자를 위한 촉매제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차 양적완화 효과가 없는 중요한 하나의 이유는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높아지는 우려 때문이다. 재정절벽은 내년 1월에 자동적으로 세금이 늘어나고 정부지출이 삭감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원만히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 즉 ‘재정절벽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준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재정절벽 - 작년에 미국정부의 국가채무 한도를 늘리는 의회 협상의 결과에 따라, 미국 의회가 연말까지 ‘초당적으로 재정적자 삭감조치를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에 2013년부터 ‘자동적’으로 10년 동안 1.2조 달러를 무조건 삭감하는 조항이 발동된다. 또한 당초에 2010년 종료될 예정이던 부시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을 오바마 정부가 2012년으로 기한을 연장한 바가 있다. 따라 2012년 말이면 이러한 감세정책이 종료된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정부가 2010년에 실시한 급여세율 인하와 실업보험 우대책 등이 역시 2012년에 종료된다.(-인용자 해설)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에 고객들에게 재정절벽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발송했다. 기본시나리오(좋지는 않은 시나리오)는 연말까지 재정절벽 문제를 풀지 못한 결과, 2013년 초에 실질 성장률의 1.5%가 감소하는 것이다. 더 나쁜 시나리오는 실업보험 우대책과 상위 소득세 감세 종료로 인해 성장률이 거의 2%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내년까지도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향에 대한 합의를 전혀 하지 못하여 성장률이 거의 4% 규모까지 떨어지고 경제는 다시 침체의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다.  

역설적으로, 아마도 재정절벽의 충격은 미국 정치인들이 대담한 행동에 들어가든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드라마틱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의회가 재정적자를 현재 GDP의 4.3%에서 1~1.5%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합의를 하는데 성공한다면, 재정긴축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다. 반대로 의회가 합의에 실패한다면 불확실성 때문에 동일하게 기업의 투자와 성장이 감소할 것이다.

재정절벽에 대한 이러한 공포가 연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동안, 버냉키의 동료들은 재빨리 연준의 정책이 기본적으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버냉키의 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마사키 시라카와 일본중앙은행 총재는, 그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를 좀 더 지원하는 것 이상을 할 수는 없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는데, “(지금의) 글로벌 통화 완화경향이 2000년대의 거대한 신용거품을 일으켰던 환경과 유사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원자재 등 상품가격을 상승시키고 신흥시장의 자산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흥시장 중앙은행 총재들도 미국 연준에 대해 역시 비판적이다.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는, 양적완화가 부자들에게는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상품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빈곤층을 더욱 어렵게 하여, 결국 소득 격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 브라질 등의 중앙은행 총재 등은 버냉키 보다도 더 공짜점심이 없다는 사실을 믿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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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10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라구람 라잔 교수가 미국 대선에서 등장하고 있는 논쟁은 결국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에 관한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미국 대선은 오바마와 롬니가 증세와 재정지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오바마는 증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서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롬니는 감세와 재정지출 축소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라잔 교수는 중산층에 초점을 맞춘 오바마가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것으로, 부유층과 기업을 옹호하는 롬니는 자유기업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은 근본원칙에 있어서 1인 1표의 동등함과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따른 차별적 대우라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결국은 서로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존재라고 본다.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고,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며,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꿈꿀 수 있다. 이는 부의 축적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게 하여 자유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자유기업은 독단적인 정부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라잔은 부유층과 정치가들이 결탁했던 러시아의 예를 들며,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미국의 부유층들은 자신이 얻은 부가 정당한 노동을 통해,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통해 얻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중산층의 위치가 점점 하락하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라잔 교수는 중산층이 회복될 수 있는 방향으로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의 조화를 찾아가야 하며, 그것이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은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이며 최근 인도 정부의 재무장관 수석 자문에 임명되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IMF의 최연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다. 저서로는 ‘폴트라인(Fault Lines)'이 있다.

 

 

미국 대선의 핵심

(The Heart of the US Electioin)

 

2012년 9월 7일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미국 대선에서 진짜 토론이 등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건강보험과 세금에 관한 것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에 관한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은 상호 강제적으로 나타났다. 번영한 민주주의 중 시장경제가 아닌 사회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또한 명목상 사회주의 경제였던 곳에서도 자유기업을 포용했으며,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경우) 이후 그 사회가 더 민주주의적으로 변하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였다.

하지만 왜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인지에 대한 설명은 논리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는 모든 성인에게 동등한 투표권을 줌으로써, 모든 개인을 동등하게 대한다. 반면에 자유기업은 개인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와 소유한 부에 따라서 개인의 힘이 달라진다.

민주주의에서 중간층 유권자들이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을 반대하는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은 왜 중간층 유권자의 정치적 힘을 빼앗지 않는가? 이런 긴장의 목소리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산층의 분노를 건드리는데 이용되고 있다. 반면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미트 롬니는 기업가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중간층 유권자들이 이성적으로 부자들의 부를 보호하는데 동의하는 한 가지 이유는 부자들이 재산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부자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것이고, 공정하고 경쟁이 가능하며 투명한 시장에서 승자가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는 부자들이 부를 소유하고 관리하도록 허락함으로써 더 나아질 수 있다. 물론 부자들은 합리적 수준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부자들이 게으르고 사기꾼 같아 보일수도 있는데-단순하게는 재산을 상속 받았거나 혹은 더 사악한 방법으로 부를 쌓은 경우이다- 이 때 중간층 유권자들은 강력한 규제와 징벌적인 세금을 선택하게 된다.

오늘날 러시아에서는 재산권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러시아의 지배자들 중 엄청나게 부자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방법으로 부를 성취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사업을 잘 운영해서가 아니라 사회 제도를 잘 주물러서 부자가 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미하일 호도롭스키와 같은 부유한 석유 제왕의 말을 따랐다. 이에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치가들에게 아첨하면서 관료들의 자율성에 대한 강력한 감시는 사라졌다. 정부는 더 독재적으로 변했다.

모두에게 공평한 장이 마련된 경쟁적인 자유기업 시스템을 고려해보자. 이런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부를 추구하는데 가장 효율적이다. 경쟁의 공정성은 부의 합법성을 강화시킨다.

또한 공정한 경쟁 하에서는 창조적인 파괴의 과정이 발생하여, 부정하게 물려받은 부 대신에 새롭고 역동적인 부로 대체시킨다. 세대를 거쳐 만들어지는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이것이 엄청난 분노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반대로 모든 사람은 그들도 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꿀 수 있다.

그러한 희망이 실현가능하다고 여겨질 때, 사회 제도는 더욱 민주적이 된다. 대중들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은 부자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부와 독립성을 통해 독단적인 정부를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자유기업과 민주주의는 서로를 유지시킨다.

민주적 체제가 부의 번영과 자유기업을 유지시킨다는 믿음은 대중적이다. 자본가들은 돈을 가지고 있으며, 유권자와 입법자들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관점은 잘못되었다. 러시아가 보여주듯이,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는 점점 더 강제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보호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런 체제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을 망가뜨린다.

다시 미국 대선으로 돌아가 보자. 금융기관에 대한 막대한 구제금융에 쏟아 부은 후 닥쳐온 최근의 위기는 적어도 비즈니스의 한 분야-은행-에서 부를 축적하는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했다. 은행가들의 나쁜 짓이 드러날수록, 시스템은 더 이상 공정해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은 부자가 되는 길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중산층에게 교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유기업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킨다.

오바마는 이를 이해하고, 중산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대표적인 주자이다.

반면에 성공적 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은 그들의 부는 합법적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워킹리치(working rich - 역자주:일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뜻)이며, 따라서 세금이 높아지고 규제가 늘어나는 것을 싫어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공 때문에 비난 받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며, 그것에 분개한다. 롬니는 미국의 힘이 자유기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중산층 유권자를 잡는 것인 성공의 요인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논쟁이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산층은 구분되어 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이 이미 갖고 있는 권리와 부를 지키려고 한다. 반면에 다른 이들은 정부가 더 공정한 기회를 주기를 원한다. 게다가 대법원이 2010년 시티즌 유나이트(Citizen United)에 내린 판결은 기업이나 노조와 같은 단체가 정치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오바마보다는 롬니에게 유리하다.

선거의 결과가 어찌되었든 민주주의와 자유기업 사이의 긴장은 적어도 둘 중 하나에게는 좋지 않다. 오직 돈있고 성공한 권력자들에 의해서만 지지받는 자유기업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오랜 시간 동안 생동적으로 존재하지 못한다.

미국은 중산층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간의 가벼운 규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이 자유기업을 번영하게 해주었으며, 그것들이 옳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해도 말이다. 민주주의의 덕목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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