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11. 4. 27. 20:30

2011 04 27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자본유출입규제 현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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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최근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현황
2. 규제 전후 자본유입 현황
3. 자본유출입 규제의 평가와 과제
4.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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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현황

지난 3월11일 일본에서 9.0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하였다. 대지진 이후 크고 작은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금융위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질서는 여전히 불안하고 취약하다. 금융위기의 원인과 교훈에 대해서 뼈아픈 통찰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부실,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08 금융위기가 급격한 자본유출입 변동성에서 비롯된 것처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 급증에 따른 위험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본 글은 금융위기 이후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막기 위한 감독 및 규제 제도 개선의 현황을 살펴보고, 규제조치의 효과성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정책 개선 및 보완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기 발생한 1년 후, 2009년 9월 정부는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 제고 및 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2010년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외환건전성 제고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주요 방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위의 조치들은 주로 은행의 유동성을 높여 외화 자산과 부채 간 만기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적용되던 외화유동성 비율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물론 정부가 규제비율을 높였지만, 시행 이전에도 상향된 규제 비율을 준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즉 외환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만큼의 규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1년 초과 외화차입금을 외화대출의 100% 이상으로 규정한 중장기 외화자금관리비율과 외환파생상품거래에 한도를 설정하는 조치 등은 부채구조 장기화와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외환파생상품 거래한도란 수출업체의 과도한 파생상품 거래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조치다. 따라서 실물거래(수출대금)를 넘어서는 과도한 파생상품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거래한도를 100% 이내로 제한하였다. 그러나 국내 은행 및 외은지점으로 적용 대상 기업을 한정했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나 해외은행으로 파생상품 거래를 우회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2010년 6월 발표된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은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한 인식과 처방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한국경제가 그동안 경험한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높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한국경제는 호황기에는 자본이 과도하게 유입되고 불황기에는 급격히 유출되어 실물경제보다 더욱 큰 폭으로 금융과 외환시장이 변동하고 이로 인해 실물경제가 다시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과도한 자본유출입의 경기증폭성 등 부정적 효과를 수차례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 동안 자본시장 자유화와 시장개방만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던 금융관료들의 인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되고 해외차입이 자유화되어 자본유출입의 제한이 거의 없어진 것이 한국경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특히, 은행 부문을 통한 차입의 변동성이 높았고 그중에서도 외은 지점을 통한 단기차입의 변동성이 높은 점을 위기의 큰 원인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금융 측면에서만 보면 1997년 외환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국내은행의 단기차입 급증이었다. 이해 비해 2008년 금융위기는 외은지점의 단기차입 급증이 주요 원인이었다. 주체만 바뀌었을 뿐 단기 외화차입 급증이라는 동일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에서 특정 금융충격이 발생하면, 외국은행은 국내은행이 지고 있는 단기 외화부채에 대해서 차환을 거절하고 신속한 상환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은행의 외화자산은 대부분 장기이므로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원화가치는 순식간에 평가 절하된다. 따라서 은행의 실질적인 채무 상환액은 급증하게 되고 외화부채 상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국내 증권과 채권 자산을 일시에 매도하여 자본 및 외환 시장에서 ‘이중 위기(twin crisis)’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 선물환 시장이 금융위기와 연결되는 경로

1) 무역의존도가 높아 무역관련 외화자금의 유출입이 빈번;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되고 해외차입이 자유화되어 자본유출입의 제한이 거의 없음

2) 수출호황기, 수출기업(과 자산운용사)은 환율하락(원화 평가절상)에 따른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장래에 받을 수출대금(달러)을 미리 은행에 매도(선물환 매도)하고 원화를 매입

3) 수출기업의 거래상대방은 통상 국내은행(또는 외은지점)으로, 선물환을 매입. 그러나 장래에 달러를 받는 시점에서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환차손을 보게 됨.

4) 따라서 국내은행은 선물환을 매입하는 시점에서 외은지점(또는 역외은행)으로부터 달러를 차입하여 이를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입[자본수지 계정에 은행의 대외부채로 기록됨]

5) 외은지점은 외은본점 또는 단기자금시장에서 달러를 차입하여 선물환을 매입하고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입

6) 국내은행이나 외은지점은 원화 자금으로 국내 증권 및 채권시장에 투자

7) 금융위기 발생 시 외은본점이나 역외은행이 외화부채를 회수하면, 달러매입 급증에 따라 원화가치 폭락. 외화부채 상환을 위한 증권 및 채권시장에서 자산매각으로 자산가격 폭락.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정부는 금융회사의 선물환 포지션(선물, 외환?통화스왑, NDF 등 통화관련 모든 파생상품) 한도를 자기자본에 따라 국내은행(증권/종금사 포함)은 50%, 외은지점은 250%로 설정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 조치는 단기 금리 및 환차익을 노리는 캐리자금의 주요 경로로 인식되는 역외선물환(NDF) 포지션도 포괄하기 때문에 변동성 완화 측면에서 한층 진전된 조치라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외은지점은 자기자본의 50% 정도(77억 달러)를 줄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에 비해 매우 온건하게 적용되고 있는 외은지점에 대한 규제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외은지점은 국내은행에 비해 단기채무의 비중이 매우 높고 대부분이 투기성 단기 캐리자금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금융회사 및 외은지점으로 적용대상 기업을 한정했기 때문에, 국내기업이 해외은행과 직접 파생상품 거래를 우회할 수 있는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위의 두 조치가 주로 은행의 단기 외화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면, 작년 12월에 발표된 거시건전성부담금(Macro-prudential Stability Levy) 방안은 상시적이고 예방적 차원에서 더욱 진전된 조치라 평가할 수 있다.

거시건전성부담금은 지난 4월 열린 임시국회에서 외환건전성부담금으로 명칭이 바뀌어 (외국환거래법 일부 법률 개정안) 통과되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외환건전성부담금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은행세(bank levy)를 신흥국인 우리나라의 구체적 실정에 맞게 적용한 사례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조치의 핵심 내용은 비예금성외화부채(외국통화 표시 부채)에 대하여 만기에 따라 요율을 차등 부과하여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이다. 또한 적립 재원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 용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부채(2584억 달러)의 95% 이상을 은행권이 차지하고 있다. 이 중 62%를 국내은행이 38%를 외은지점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외은지점은 1년 이하의 단기부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에 논의된 만기에 따른 차등세율(0.2%~0.02%)을 적용할 경우 국내은행과 외은지점에 각각 1억 달러 이상의 부과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기 부채에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단기부채 억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은행권에만 부여하기 때문에 우회조달 및 규제차익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금융위기의 핵심적 교훈 중의 하나는 기관보다는 자산 및 부채 형태에 따라 통일적으로 규제를 적용하여 규제차익을 방지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이 조치는 은행세의 본래 취지인 비예금성 원화부채에는 적용되지 않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은행세는 원래 금융회사의 비예금성 부채가 신용 사이클에 따라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을 억제하여 시스템 리스크를 해소할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따라서 은행세를 도입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위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비예금성부채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또한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은행의 비예금성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금융 및 외환위기의 주요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비예금성부채란 주로 단기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도입된 RP, CP 등 단기성 부채를 말한다. 그리고 은행보다는 증권사 등 비예금수취기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비예금성 외화부채뿐만 아니라 모든 비예금성부채에 부과금을 부과하고 외화부채에 상대적으로 높은 부과요율을 부과하는 것이 은행세 본래 취지와 우리 현실에 적합한 방안이다.

2. 규제 전후 자본유입 현황 

■ 단기부채 규모와 비율 축소는 긍정적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금융위기 이후 국내은행과 외은지점의 단기부채 규모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국내은행의 경우 금융위기 전 최고치였던 2008년 2분기 667억 달러에서 2009년 1분기에는 378억 달러로 44%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상승하여 작년 2사분기 460억 달러로 상승한 이후 작년 말 기준 430억 달러로 최고치 대비 6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외은지점의 경우 2009년 3분기 939억 달러에서 작년 말 583억 달러로 62%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기부채 규모가 떨어진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금융위기에 따른 역외은행의 부채회수와 조선사 수주실적 악화에 따른 파생상품 거래 위축 등 실물적 요인이다. 따라서 이는 일시적이거나 경기변동적 요인으로 2009년 2사분기 이후 단기부채 규모가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작년 2사기분기부터 외은지점을 중심으로 부채 규모가 줄어든 것은 파생상품 거래 한도와 선물환포지션 한도 설정 등 규제적 측면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대외부채 총액에서 단기대외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의 하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외은지점은 위기 직전 96.4%에 달하던 단기부채 비중이 86.8%로 대략 10%p 만큼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외은지점은 부채의 80% 이상을 1년 이하의 단기부채 형태로 거래하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외화표시 부채로 단기자금을 조달하여 금리 및 환차익을 노리는 재정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이 여전히 저평가 된 상태이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추세는 쉽게 꺽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외은지점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높이고 외환건전성부담금 부과요율도 재정거래 유인을 떨어뜨릴 정도로 충분히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자본유입의 총규모는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오히려 더 큰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 규모의 최고치는 국내 증시 활황기이자 서브프라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2007년 4분기였다. 당시 7766억 달러에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2008년 4분기에는 5840억 달러로 1990억 달러 이상 감소하였다. 그러나 2009년 1분기부터 지난 2년 동안 2770억 달러가 추가로 유입되었다. 이 중 90% 정도는 증권 및 채권투자로 같은 기간 2469억 달러가 유입되었다.

아래 그림은 GDP 대비 외국인 투자자금의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1994년 4분기 연간 GDP 대비 외국인 투자자금의 비중은 24.3%에서 현재 77.4%로 세 배 이상 증가하였다. 아래 그림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구성상 변화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1997년과 2008년에 공통적인 특징은 기타투자 수지의 큰 폭 증가와 하락이라는 점이다. 은행의 단기외채가 급격히 증가한 다음, 역외은행의 외화부채 회수로 하락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둘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가 GDP 대비 3%에서 2005년 12.5%까지 증가한 이후 정체되고 있다. 사실상 2000년대 이후 국내기업의 직접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 직접투자 항목은 수년째 마이너스 상태다.

셋째, 최근 외국인의 채권 및 증권투자 자금의 급증이다.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의 GDP 대비 비중은 증시 활황기인 2007년 3분기 43%였다. 이후 원화가치 상승과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2008년 3분기 32.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09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어 현재 46%에 달한다. 이미 위기 이전 최고치를 상회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기간별 특징을 요약하여 도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한편 아래 그림은 국제수지의 금융계정에서 총자본유입과 순자본유입의 추세를 2003년부터 나타낸 것이다. 총자본유입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투자행태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최근 외국인 자본유입의 분명한 특징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기타투자가 주도했다면, 이후에는 증권 및 채권 투자인 포트폴리오 투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는 2009년 2사분기부터 매분기 100억 달러 정도의 큰 규모로 유입되고 있다.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는 2008년 금융위기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은행의 단기차입(기타투자)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타투자가 줄어드는 대신 채권 및 증권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자본유입의 총규모를 축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금융위기와 외환위기가 연결되는 주요 고리가 자본수지에서 기타수지 항목이므로, 이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정책의 목표를 맞추는 것은 방향에서 옳다고 본다. 그러나 대규모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입 또한 환율변동성 확대, 가격경쟁력 약화, 자산시장 버블, 통화정책의 자율성 침해, 그리고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 또한 유의해야 할 것이다.

3.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평가와 과제

1980년대 말~90년대 초반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는 개발도상국에 대해서, 자본시장 자유화를 핵심 개혁정책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한국경제도 90년대 초반부터 ‘국제경쟁력’을 모토로 개방화와 국제화를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1991년 8월 31일 ‘외환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등 자본 및 외환시장 자유화 조치를 급격하게 실시하였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IMF 정책처방을 더욱 급격히 추진하였다.

외환위기 방지를 위한 IMF의 대표적인 정책처방은 외환보유고 축적이었다. 따라서 이를 충실히 따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997년 200억 달러에서 2008년에는 2600억 달러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GDP의 30%가 넘는 막대한 금액으로 3개월 수입금액은 물론, 1년 미만 대외부채 총액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3사분기에도 외환보유액은 단기부채보다 26%나 많았다.

그러나 2008년 2분기에서 4분기까지 외환보유액 630억 달러를 소진하고도 급격한 원화가치 폭락을 저지할 수 없었다. 4분기에만 일시에 500억 달러 가량의 외국인의 자본유출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즉 IMF 정책처방인 경상수지 흑자나 외국자본 유입을 통한 막대한 외환보유고 축적으로는 자본 및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 방안은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정책적 흐름에서 적지 않은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국내외적 배경과 한국경제의 미래에 던지는 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IMF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응 방안에서 이전과는 뚜렷한 차이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자본시장의 발달 미비, 외환유동성 부족에서 주요 원인을 찾았고 따라서 규제완화와 개방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불을 불로 다스렸기 때문에 위험이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하였다. 이에 비해 자본유출입 변동성, 특히 외은지점의 단기차입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선물환포지션 한도와 외환건전성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인식과 정책 방향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 국제적 차원에서 거시건전성과 자본유출입 규제를 위한 국제적 논의와 정책 추진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와 ADB(아시아 개발은행) 등에서는 신흥국에서 자본유입 규제가 정책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를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 과거에 미국과 월가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던 IMF는 자본통제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주류경제학 내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자본통제에 대해 다시 평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브라질, 인도, 중국 등 BRICs 국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자본통제 조치를 실시하거나 강화하였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에 신흥국이 다수 참여하면서 서울에서 열린 2010년 11월 정상회의에서는 “신흥국은 과도한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조치(Macro Prudential Measures)를 취할 수 있다”고 선언하였다. 위와 같은 국제적 흐름과 논의가 있었고 G-20 재무장관회의, 금융안정포럼 등 국제적 무대에 참여한 정책당국이 국제적 흐름과 이탈할 수는 없었다.

셋째, 2008 금융위기의 교훈이 사회경제적 담론과 정책 실현에서 나타난 가장 큰 성과는 자본유출입 규제와 복지국가 담론이라는 점이다. 1997년 외환위기는 오히려 자본시장의 자유화와 국제화를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외환위기를 겪은 정책당국은 외국자본을 사실상 ‘절대선’으로 간주하였고 금융산업의 이해관계가 규제완화를 매개로 전적으로 관철되는 시기였다. 그리고 국제적 신자유주의 대세 속에서 이에 대한 수동적이고 소극적 대안으로 기초생활보장법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였다.

이에 비해 자본유출입 규제는 외국인의 급격한 단기자본 유입을 ‘투기’ 또는 ‘위험’ 요소로 간주하는 인식 전환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복지국가 담론은 신자유주의 부작용을 국내적으로 완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대안으로서 새로운 사회경제적 질서 또는 체제, 즉 비전 창출 의미한다. 따라서 수출중심에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발전, 경제성장 중심에서 고용, 삶의 질, 소득분배로 경제적 패러다임의 적극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유출입 규제 방안은 인식과 정책집행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정책적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규제의 강도가 너무 낮고 규제차익의 공간이 여러 곳에서 존재하여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선물환포지션 한도의 경우, 외은지점은 자기자본의 250%까지 허용하였다. 따라서 총부채에서 단기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80%를 넘는다. 외환건전성부담금 또한 요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단기 투기성 자금을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하반기에 시행되므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미국과 정책금리가 3% 차이나고 달러대비 원화의 평가절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에 비해서 0.2%의 낮은 부과요율은 투기자금 억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RP, CP 등 금융 및 외환위기의 주요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 국내은행의 비예금성 원화부채를 제외하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비예금성 원화부채는 은행보다는 증권사 등 비예금수취기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금융위기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향후 비예금성 외화부채뿐만 아니라 모든 비예금부채에 부과금을 부과하고 외화부채에 상대적으로 높은 부과요율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자본유입의 총규모를 억제하고 있지 못하며,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초래하는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에 따른 재무제표 손실과 규제의 영향으로 기타투자가 줄어들었지만 채권 및 증권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입이 초래하는 문제가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 및 증권투자는 원화가치의 평가절상을 초래하고 국내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킨다. 급격한 원화가치 상승은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그리고 경상수지 관리에 부정적이다. 또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통화안정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과 대외부채 증가의 적지 않은 비용이 수반된다. 무엇보다 자산시장 버블과 일시적 이탈에 따른 자산시장 붕괴는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의 동향을 면밀히 감독하고 금융시장의 쏠림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환율의 정상화와 자본거래세 부과다.

4.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마지막으로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간의 상충관계다. 이러한 우려는 한미FTA 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국내에서 제기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스티글리츠 교수를 비롯한 양심적, 진보적 경제학자 250명 이상이 미국의 재무부장관과 국무장관, 그리고 무역대표부 대표에 자본통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정문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신흥국 정부가 자본통제 조치를 실시할 수 있는 정책능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이 미국이 체결한 FTA와 투자협정(BIT)에 포함된 것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외국인 투자의 송금(transfer) 부문에서 적용대상투자에 관한 모든 송금이 “자국 영역 내외로 자유롭고 지체 없이 이루어지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을 대표적으로 제기하였다. 이는 한미FTA 협정문 11장 7조 ‘송금’ 조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또한 투자자-국가 소송제가 한미FTA 협정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자본통제가 이러한 조항을 위반할 경우 외국인투자자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G-24와 최근 IMF 보고서에도 나타나 있다. IMF는 자본통제의 일부 조치들은 미국과 추진한 FTA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FTA와 BIT에서는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자본의 유출입 규제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항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나프타를 제외하고) 미국이 협정 당사자인 FTA와 BIT는 자본의 유입 또는 유출에 대한 제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최근 IMF에 따르면 ‘자본통제(capital control)'를 다소 엄격하게 정의하고 있다. 통상 자본통제라고 하면, 한 나라의 정부가 자본계정을 통한 자본의 유출입을 규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조치를 포함한다. 이에 비해 IMF는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고안된 모든 조치를 자본유출입 관리조치(Capital flow management measures; CFMs)로 정의한다. 그리고 거주자에 기초하여 국경 간 자본거래에 대해 내국인과 외국인의 권리를 차별하는 조치를 자본통제(residency-based CFMs)로 구분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외국인의 채권 및 주식투자에 대한 차별적 과세, 사전예치금 제도(URR), 최소보유기간 제도(Minimum stay requirement; MSR) 등이 ‘자본통제’에 해당한다. 따라서 최근 정부가 실시한 자본유출입 규제는 엄격한 의미의 ‘자본통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외국인 투자를 차별하는 조항이 없으며, 선물환포지션 한도와 외환유동성 비율 규제 등에서 오히려 외은지점을 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분석적으로 유용할 뿐이다. 예를 들어 하반기에 시행될 예정인 외환건전성부담금 또한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역외은행이나 외은본점에 의존하므로 ‘자본통제’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본통제’ 조치들을 한미FTA 협정문에 적용할 경우 투자자-국가 소송제에 적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칠레와 콜롬비아, 그리고 최근 대만에서도 실시했던,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자본의 경우 일정 비율을 일정 기간 중앙은행에 무이자로 예치하도록 한 URR 제도다. 왜냐하면 외국인투자자가 투자자금을 회수할 경우, 자본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URR이나 MSR 등에 의해 자본거래가 제한될 경우 ‘송금’ 조항을 위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자본유출에 대한 규제의 경우 ‘송금’ 조항의 위반뿐 아니라, ‘수용(expropriation)’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말레이시아에서 실시했던 자본유출에 대한 과세의 경우나, 2001~2년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시 취했던 조치들은 ‘수용’으로 해석되어 정부가 소송에서 패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하반기에 시행될 예정인 외환건전성부담금 또한 원화부채를 외화부채보다 우호적으로 대우했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에 대해서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요구하는 내국민대우나 최소 대우기준을 위배했다고 해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최근 신흥국의 자본통제에 대해 우호적인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한미FTA 협정문과 자본통제가 상충되는 지점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개정해야 할 것이다. 한미FTA는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체결되었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에 환율 변동성이 가장 심한 나라가 한국이었다. 따라서 높은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했다면, 자본유출입 규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실현 공간을 제약할 수 있는 한미FTA는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자본유출입 규제는 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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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 3. 30. 10:51
2011 / 03 / 2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1. 최근 가계부채 추세

 

■ 가계부채 비율: 한국은 오르고, 미국은 떨어지고

아래 그림은 지난 20여 년 간 한국과 미국의 가계 레버리지 비율(부채/가처분소득)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70년대에 평균 64.6%이던 미국의 가계 레버리지는 금융시장 탈규제 바람에 따라 80년대에는 평균 73%로 상승하였다. 1990년 84%이던 부채비율은 9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1년에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부동산버블의 영향으로 2007년에는 역사상 최고치인 132%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2008~10년 가계의 부채조정으로 이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편 1990년에 이 비율이 70%이던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93%, 신용카드버블이 발생한 2002년에는 124%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부채비율 상승 추세는 미국보다 훨씬 가파르다. 그 만큼 증가속도가 미국보다 빠르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위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다. 2008년 이후 미국은 부동산버블 붕괴와 부채조정을 통해 2010년 말 기준 117.4%로 고점 대비 15%p 하락하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런 부채조정 없이 오히려 이 비율이 상승하여, 2009년 말 기준 153.7%까지 올랐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통상 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에는 가계의 부채축소를 통해 이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상승한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는 심각하다. 본 글에서는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통해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거시경제적 정책함의를 논한다.

2. 가계부채 지속성 조건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성 조건은, GDP 대비 정부부채로 표현되는 공공부채의 지속성 조건에 대한 분석과 거의 동일하다. 공공부채 비율은 명목GDP 성장률이 채권금리보다 크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비율은 개인가처분소득 증가율이 대출금리보다 크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두 변수의 차이가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결정한다. 아래에서는 간단한 산식을 통해 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가계의 예산을 원천과 사용 측면으로 구분하면, 원천 측면은 처분가능소득()과 신용(금융부채 순취득;)으로 구성된다. 가계는 이를 가지고 소비()를 하거나,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을 구입(자산 순취득; )하거나, 전기까지 발생한 금융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불()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계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할 수 있다.

또한 금기의 금융부채(스톡) 총합은 전기의 금융부채에 이번 기에 새로 발생한 금융부채를 더해야 하므로 금융부채는 다음과 같은 관계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가계의 부채비율이다. 따라서 위 식을 부채비율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2)식을 (1)식에 대입한 후, 가처분소득으로 양변을 나누어야 한다. 간단한 조작 과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식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는 가계의 부채비율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는 각각 대출금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그리고 저축률을 나타낸다. 그리고 는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의 순취득에 사용된 가처분소득의 비중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가계의 저축은 정부로 비유하면, 재정흑자와 동일하다. 따라서 는 가계의 예산흑자 중에서 금융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되는 처분가능소득의 비중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가계부채의 지속가능성 조건은 정부부채와 마찬가지로 통상 다음과 같은 간단한 식으로 표현된다.  

즉 전기보다 이번 기 부채비율이 같거나 작으면 가계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거나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3)식을 (4)의 지속성 조건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변수들의 관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위 식의 좌변은 부채상환, 우변은 부채증가와 관계되는 것으로 부채비율이 100%라면 이면 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또한 어떤 가계가 소비하고 남은 흑자액을 부채상환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이 금융부채에 지불해야 하는 평균 대출금리보다 크면 부채비율은 줄어들게 된다. 마찬가지로 대출금리가 소득증가율보다 크더라도, 그만큼 저축액의 일부를 부채상환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따라서 가계의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안정적 부채관리에 필요한 저축률은 상응하여 높아져야 한다.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어떤 가구의 현재 부채 비율이 100%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금융부채에 매년 부담하는 평균 대출금리가 7%이며,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은 3%라고 가정하자. 만약 저축률이 0이거나 부채를 상환하지 않으면, 이 가구는 20년이 채 되지 않아서 부채비율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저축률이 4% 이상이어야 한다.
최근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지속성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변수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 대출금리가 1%p 상승한다고 가정해 보자. 위의 지속성 조건에 따라 소득증가율이 1%p 늘어나면 저축률이 변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부채비율 관리가 가능하다. 소득증가율이 전년도와 변함없다면 저축률을 5%p 늘려야 하고 그만큼 소비를 줄여야 할 것이다. 물론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여 부채를 상환해도 부채비율은 늘어나지 않게 된다.
위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부채비율의 지속성 조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대출금리와 소득증가율이다. 대출금리만큼 처분가능소득이 증가하면 저축률이 0이거나 자산을 처분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부채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채비율의 안정적으로 줄어들기 위해서는, 위의 거시경제변수들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첫째,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가계저축률이 증가해야 한다.
둘째, 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부동산 자산의 구입 규모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셋째,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고 상환이 가능하도록 대출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넷째,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이 평균 대출금리보다 최소한 같거나 높아야 한다.
따라서 위의 네 변수, 특히 대출금리와 처분가능소득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부채비율 관리에 필요한 거시경제적 정책함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3. 가계 부채비율에 미치는 변수들의 동학

 

■ 대출금리 동학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미국의 중앙은행은 2007년부터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린 후, 지금까지도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최근 물가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 해 7월부터 네 차례 금리를 올려 현재 기준금리는 3%다.  


통상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가계의 차입비용과 저축에 대한 인센티브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 구입을 위해 가계부채를 늘리므로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부채 상환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채조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전망 또는 기대에 따라 대출금리가 부채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과 한국의 부채비율의 조정은 이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동시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부채비율은 떨어지고 한국은 오히려 상승하였다.
2000년대 초반 한국과 미국의 경우처럼, 저금리를 통한 초과유동성이 금융회사의 금융혁신과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기대가 결합하면, 금리하락은 가계부채 상승을 초래한다. 반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둡고 가계가 적극적으로 부채조정을 실시하면 금리하락은 부채비율 하락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하고, 한국의 경우는 전자에 해당한다. 즉 미국은 대출금리 하락으로 상환비용이 줄어들었고, 한국은 금리하락이 가계의 부동산자산 취득을 늘렸기 때문에, 부채 동학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저금리정책과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부양 정책이 경제주체로 하여금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확산시켜, 대출을 통한 자산구입 증가로 오히려 부채비율이 늘어났다. 따라서 ‘비이성적 기대’가 시장에 만연되어 있을 때, 부채비율만 놓고 본다면 금리인상이 한국의 경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

다음으로 부채관리에 중요한 변수가 소득증가율의 동학이다. 가계소득의 (명목상) 연평균 증가율은 1990년대의 12.5%에서 2000~09년 기간에는 1990년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6%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기업소득은 동 기간 4.4%에서 25.2%로 대폭 늘어났다. 경제성장을 통해 창출된 소득이 기업부문으로 집중되고 가계부문으로 원활하게 흐리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완전히 사라졌다.  
적하효과가 사라진 이유를 소득을 결정하는 노동의 양과 질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양적인 측면에서 대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과 고용탄력성이 떨어지는 IT 중심 성장정책으로 경제성장이 고용증가에 미치는 효과가 점점 떨어졌다. 다음으로 질적인 측면을 보면, 노동조합의 조직률 하락에 따른 협상력 저하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 양산에 따라 임금상승률이 정체되었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자의 구조조정과 대기업의 해당 부문 진출로 자영업자의 영업소득 감소도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위 그림은 1980년 이후 국민처분가능소득과 가계소득의 연도별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8~90년대는 가계소득은 국민처분가능소득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가계소득 증가율은 국민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보다 평균 2%p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평균 물가상승률이 3%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은 2000년대에 2.6% 증가하였다. 또한 가계부문의 계층 간 양극화가 확대되었다면 중?하위 계층은 실질소득이 지난 10년 간 정체 또는 하락한 것이다. 
GDP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비교해도 이러한 추세는 뚜렷이 확인된다. 외환위기 이후 실질GDP는 연평균 4.4% 증가했지만, 통계청 가구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가계의 실질처분가능소득은 연평균 1.1% 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연평균 3%p가 넘을 만큼 가계부문의 소득증가는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경기변동과 거의 무관하게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소득증가율이 낮은 것도 확인되었다.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이 가계로 확산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미미한 과실도 상위계층에 집중되어 실제 하위계층은 성장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하위 20%는 실질기준으로 연평균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하위계층으로 갈수록 저축여력이 떨어지고, 가계예산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제성장의 수혜가 기업부문으로 집중된 데에는 분배상의 양극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임금근로자 비중은 1990년대에는 60% 초반 수준에 머물렀으나 자영업자의 퇴출이 가속된 2000년대에는 빠르게 상승하여 2009년 70%로 높아졌다. 그러나 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의 62.1%를 정점으로 하락하여 2009년에는 61%로 낮아졌다. 더욱이 임금근로자 비중의 증가를 감안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0년대 중반의 62%에서 2009년에는 55.1%로 대폭 하락하였다. 1996년에 비해서 대략 7%p 정도 노동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이와 같은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는 가계부채 비율의 분모인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하락을 초래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는 저축률 하락을 불러와 부채비율 증가를 더욱 부추겼다.

 

■ 가계저축률 하락


가계 부채비율 상승은 저축률 감소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는 결국 가계의 저축 또는 자산의 처분을 통해 상환해야 줄어드는데, 저축률 하락은 상환여력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득증가율이 둔화된 환경에서, 가계는 부채를 통해 소비지출을 늘렸고, 소비가 소득 증가율을 초과하여 저축률은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70년대 10% 수준을 유지하던 가계저축률이 버블이 정점이던 2007년에는 1.7%까지 떨어졌다. 80년대 이후 금융시장의 탈규제 정책, 차입과 자산시장 버블에 기초한 소비지출 증가가 주요한 요인이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가계의 레버리지 비율이 하락하는 것과 동시에 가계저축률 또한 2010년에 5.8%까지 상승하였다. 가계의 부채 및 소비 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경제개발과 함께 꾸준히 상승하여 80년대 말 경제호황기에는 20%를 넘어서기도 하였다. 90년대에도 외환위기 이전 가계저축률은 평균적으로 15%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가계저축률은 큰 폭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과 거의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가계 부채비율과 가계저축률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상승함은 물론, 저축률도 급속하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1998년 21.6%에서 2002년에는 역사상 최저점인 0.4%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버블과 부동산시장 과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부채조정으로 저축률이 5.8%까지 상승하였으나, 우리나라는 2007~8년 2.6%에서 2009년 3.17%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가계의 실질적인 부채 및 소비 조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부채는 더욱 증가하는 기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계저축률이 감소하게 된 중요한 요인으로서, 소득증가율과 마찬가지로 소득분배의 악화에 주목해야 한다.

위 그림은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총저축에서 각 경제주체의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총저축에서 가계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46.3%(1990년대 평균 44.3%)에서 2009년에는 16.3%(2000년대 평균 18.3%)으로 30%p나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기업저축은 같은 기간 30%(90년대 평균 27%)에서 2009년에는 50%(2000년대 평균 41%)로 20%p만큼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금융기관의 저축 또한 같은 기간 3.9%에서 11.5%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가계부문의 소득과 저축 감소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이윤과 저축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 즉 가계저축률 하락은 소득증가율 정체와 함께 분배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거시경제 변수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실물자산 취득 추세

가계저축률 하락과 더불어 부채상환 여력을 줄이는 또 다른 변수는 실물자산에 대한 가계의 순취득 증가 추세다. 부채와 저축을 통해 실물자산을 취득할 경우 부채비율은 상승 또는 줄어들지 않는다. 가계자산의 압도적 비중은 부동산으로 75.8%를 차지한다. 또한 가계대출의 65% 정도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따라서 주택대출과 부동산가격 상승률 추세를 통해 의 변화추세를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한 결정적 요인은 대출증가율이 둔화 또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10%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2006년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찍은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추세는 큰 폭으로 둔화되었다. 그리고 버블붕괴 이후 2008년 2사분기부터 11분기 연속 평균 -2~3%로 부채총액은 줄어들고 있다. 3년 동안 꾸준히 가계의 부채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의 가계부채는 2001~2년 서울 아파트가격이 폭등하던 시점에 20~25% 증가율을 보이다 2004년 이후 10%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여전히 7~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미국에 비해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부동산시장의 동향에서 비롯된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통상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부동산시장과 금리 동향에 주로 의존한다. 미국의 부동산가격은 2007년 1사분기부터 하락하여 2009년 4사분기까지 12분기 연속 하락하였다. 주택대출과 부동산가격 상승률은 거의 같은 추세, 즉 Boom-Bust 동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이후 20%에 가까운 가계대출 증가율은 2002년 30%가 넘는 부동산가격 상승률을 견인하였다.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2004년 일시적인 하락세를 경험하기도 했으나 2006~7년 20%에 가까운 가격상승률을 기록하였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가격의 전반적인 정체 또는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10.5%, 7.5%의 증가율을 보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주택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4.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거시경제정책

 

지금까지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성 조건을 도출한 다음, 각 경제변수가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하여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았다.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 또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지속성 조건은 2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음과 같다.

특히 한국의 가계 부채비율은 이미 150%를 넘어섰기 때문에 130% 수준에서 점차 줄어들었던 미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즉 평균 대출금리를 10%, 소득증가율을 5%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부채 비율이 150%이므로 좌변은 최소 7.5%가 넘어야 한다. 즉 단순히 가 0이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저축률이 7.5%가 넘어야 부채비율은 상승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가계저축률이 금융위기 이전 1.7%에서 2010년에는 5.8%까지 상승하였다. 또한 부동산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2008년 2사분기 이후 지금까지 11분기 연속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하락하였다.
반면 한국의 경우, 가계저축률과 가계소득증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에도 주택대출은 2009~2010년 평균 9%의 증가율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금리 하락은 가계의 대출상환 부담을 경감시켜 부채조정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우 제로금리 정책이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대출축소와 더불어 부채비율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한국은 대출상환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대출비용 하락이라는 요인이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과 맞물려 오히려 부채비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미국은 부채비율 지속성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변수들이 부채비율 조정에 긍정적 환경을 조성한 반면, 한국은 네 가지 변수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향후 가계부채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위의 거시변수들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긍정적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변수들의 추세 분석을 바탕으로, 부채비율 조정에 필요한 거시경제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동산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저축률이 아무리 늘어나도 부채상환에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 자산 구입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수요 측면에서 부동산시장의 대세 하락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무리한 부양정책으로 가격상승의 기대를 부추기지 않으면 부동산시장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 규제와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가계저축률이 늘어날 수 있도록 거시경제 정책조합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의 대출수요를 줄이고 하방경직적인 소비지출도 안정적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저축률이 늘어나려면 소비지출이 소득 증가율보다 떨어져야 하는데, 현재 취약한 내수구조에서 민간소비 지출 하락은 전반적인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 방향으로 기업의 적극적 투자지출이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또한 가계저축률 하락이 기업과 금융기관의 총저축에서 차지하는 비중 증가를 반영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가계저축률 증가를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소득증가율과 양극화 지표다.   

셋째, 가계소득 증가를 위한 거시경제정책과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기업소득은 1990년대 연평균 4.4% 증가율에서 2000년대에는 25.2%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반면 가계소득은 같은 기간 12.5%에서 5.6%로 대략 7%p 하락하였다. 이에 따라 임금근로자 비중 증가를 감안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 62%에서 2009년에는 55.1%로 역시 7%p 하락하였다. 구조적 양극화 문제가 가계소득 하락의 결정적 요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계소득을 늘리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조세 및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기업부문에 대한 소득집중, 상위계층으로 소득집중 해소를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율의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중?하위계층의 시장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복지지출 확대도 이루어져야 한다. 조세 및 재정정책과 더불어 임금증가율의 전반적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노동부문의 협상력 저하가 임금증가율 정체와 비정규직 양산을 초래한 점을 감안하여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를 위한 지원, 노동관계법 개선 등 구조 개혁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영업자의 영업잉여 감소가 가계소득 정체의 요인임을 감안하여 대기업의 무분별한 자영업 시장 진출을 억제하고 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질금리의 정상화와 채무상환 여력을 감안한 신중한 통화정책이다.
아래 그림(왼쪽)은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변동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2월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5.48%이며, 수신금리는 평균 2.87%로 예대금리 차이는 2.61%에 달한다. 3월에 기준금리를 0.25%p 올렸기 때문에 현재 수신금리 평균은 3%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이미 4%를 넘었으므로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따라서 가계의 저축률을 높이고 자산 취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질금리가 정상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출금리 상승은 채무상환 부담을 증가시켜 부채관리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

예대금리 차이를 보면, 기준금리가 하락에 따라 2009년 3월 1.23%까지 하락한 이후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도 예대금리 차이는 역사적 평균인 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금융회사의 신용할당 정책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대출금리는 평균보다 높고 채무상환 부담도 더 심각함에 유념해야 한다. 위 그림(오른쪽)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의 여수신 금리 동향을 나타낸 것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상호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평균 금리는 5.03%인데 비해, 대출금리는 평균 15.22%다. 따라서 예대금리 차이는 10%를 초과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PF대출 부실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은 중?저소득층의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부채비율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또 다시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금융감독 또한 필요하다.
따라서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개입이 필요하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금리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보다 평균 2%p 낮고, 비은행 금융기관보다는 11%p 이상 낮은 점을 감안하여, 정부가 적극적으로 저금리의 대체신용을 공급하여 상환부담을 경감시킬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시세 차익을 노린 만기일시 대출을 분할상환 대출로 변경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인하나 보험료의 정부지원 등으로 대출구조에 대한 구조적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가계 부채비율 증가는 저축률, 대출금리, 소득증가율, 부동산가격 상승률 등 거시경제의 여러 변수들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가계부채와 관련된 여러 거시변수의 동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부채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의 이면에는 가계저축률 감소와 소득증가율 정체라는 거시경제 현상이 동반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규제와 건전성 감독 강화 조치와 더불어, 재정 및 조세 정책,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을 포괄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집행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계부채는 개별 가계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과 국민경제 전체의 거시건전성에도 중요한 변수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버블은 커지면 커질수록 터질 확률만 높아진다.”는 평범한 진리에 따라, 가계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건전한 정책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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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 3. 28. 15:22
2011 / 02 / 28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1.IEO(Independent Evaluation Office) 임무와 감사보고서의 주요 내용

1)IEO는 2001년 설립된 IMF 집행이사회(Board of Executive Board)의 직속 기관으로, 내부 독립적 감사기관

- 객관적 감사 활동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하여,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무너진 IMF의 대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설립

- IMF의 감독 책임과 지배구조 문제 등에 대해 집행이사회에 주기적으로 감사보고서와 현안보고서를 작성


2)이번 감사보고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IMF의 감독 무능력의 구조적 요인들을 분석

- IMF의 주요 감독 기능은 경제위기를 방지하고, 조기경보체제를 가동하여 회원국들에 위기 확산 방지를 위한 정책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 그러나 IMF는 연 2회 발행하는 세계경제전망(WEO)와 금융안정보고서(GFSR) 등에서 거시경제변수의 변동성이 완화되고 금융시장이 효율적이라는 ‘Great Moderation' 과 ‘시장효율성’ 담론에 사로잡혀 금융위기의 타이밍, 규모 등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여 회원국들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여 IMF 감독의 무능력을 드러냄

- 감사보고서는 IMF가 금융시장의 위기 요소를 식별하지 못하고, 조기경보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분석적, 조직적 장애 요인들을 찾아내고 개혁 과제들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

- 분석적 결함, 조직적 장애요소, 내부 지배구조 문제, 정치적 제약 등 4개 범주로 나누어, 2004~7년 IMF 감독 활동을 감사하여 IMF의 무능을 초래한 요인들을 분석함

- 이번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2009년 7월, 2009년 11월, 2010년 4월, 세 차례 workshop을 개최하고, 2010년 10월 자문그룹과 내부 검토회의를 통해 보고서를 최종 완성. 2010년 2월9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함.

 

* 감사보고서 원문은 http://www.ieo-imf.org/eval/complete/eval_01102011.html


2. 보고서의 주요내용(Ch.1~3은 첨부파일을 참조할 것)

 

Ch.4 IMF의 조기경보 시스템은 왜 실패했는가?

- IMF가 위험을 확인하고 명확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혼재되어 있음. 분석적 결함, 조직적 장애, 내부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정치적 제약으로 범주를 나누어 분석함.

 

A. 분석적 결함

- 주요 선진국에 대한 감독 기능이 실패한 주요 요인은 바로 분석적 결함에 있었음. 분석적 결함이란 집단사고(groupthink)와 인식적 편견, 그리고 분석 접근법/지식 간극(gap) 등을 말함. 첫 번째 유형은 사고 과정과 의사결정을 가리키며, 두 번째는 스태프가 사용한 접근법과 방법론을 말함.

 

- 인지 편향(cognitive biases)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집단사고란 집단 내 사고의 동질적 경향으로서, 주도 집단이 기본 가정에 대해서 거의 도전하지 않고 특정 패러다임 내에서만 이슈를 고려하는 것을 말함. IMF 스태프(주요 거시경제학자들)의 지배적인 견해는 시장훈육과 자기규제로 금융회사의 심각한 문제를 방지하는데 충분하다는 것. 그들은 또한 금융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특정 대형회사에 대한 최소 규제만으로도, 금융시장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고 선진국 경제에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믿었음.

 

- IMF 스태프들은 금융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는 미국과 영국, 다른 선진국 금융당국의 견해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있었음. 시장시스템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위험을 부담하도록 준비가 되어 있는 당사자에게 위험이 재분배될 수 있다는 패러다임에 의견이 일치되었음. IMF는 선진국 금융당국의 평판과 전문가들에 과도하게 영향력을 받고 있었음; 이것은 지적 포획(intellectual capture)의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음.

 

-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es)이란 자신의 기대(또는 신념)에 조응하는 정보만 주목하고 조응하지 않는 정보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경향을 말함. 이는 왜 IMF 스태프들이 다른 위험을 알리는 증거들은 무시한 채, 글로벌 안정성에 대한 주요 우려 사항으로 글로벌 불균형과 달러가치 평가절하에만 주목했는지를 설명함.

 

- 분석적 접근법의 선택과 상당한 지식 간극은 왜 위험과 취약성을 확인하지 못했는지를 설명함.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IMF 감독 기능에서 거시-금융 연계 분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요청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시부문과 금융부문을 연계하는 분석은 충분하지 못했음. 경제학 전문가들과 IMF 경제학자들에 공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금융이슈는 핵심적 분석대상이 되지 못함. 따라서 그러한 연관관계를 분석할 개념적 틀이 부족했음.

 

- IMF 경제학자들은 거시-금융 연관관계를 분석하는데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입증된 거시 모형을 매우 중시하고 있었음. 정책 논의의 중심에는 DSGE(Dynamic stochastic general equilibrium) 모형이 있었음. 이 모형은 초보적 수준에서만 화폐와 자산 시장을 도입하고 있고, 현재 금융마찰(financial frictions)을 포함한 모형을 개발하고 있는 상태. 우려스러운 점은 모형을 만들기에 너무도 복잡한 경제적 환경을 분석하기 위한 유일한 도구로서 경제학자들이 모형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

 

- 대차대조표 분석법(Balance sheet analysis)은 전통적인 개방경제 거시모형보다 리스크와 취약성을 더 잘 포착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활용되지 못함. 고위 경제학자가 지적한 것처럼, “대차대조표 분석법은 거시경제 분석에서 빠진 주요한 부분(missing link)”이었음.

 

- FASP는 은행시스템의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활용함. 그러나 이는 리스크를 평가하는 일차적 검토 도구로서 유용하지만, 이차 효과나 유동성 쇼크를 포착하지는 못함. 따라서 대부분의 금융당국과 IMF 스태프들은 스트레스테스트의 결과에 따라 현 금융 상태를 만족스럽다고 평가함.

 

B. 조직적 장애물

- 조직적 장애물로는 사일로(silo) 운영을 거론할 수 있음. 같은 IMF 직원이지만 금융 전문가들과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따로 놀았고, 따라서 금융과 거시경제가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금융위기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함.

 

- 사일로 행위란 정보를 서로 공유하지도 않고 외부로부터 자문이나 교류를 추구하지 않는 경향을 말함. 사일로 행위는 오래된 문제로서, 부서 간, 부서(department)와 국(division) 내부, 심지어 경영진 내부에서도 발생했으며,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으로부터 교훈을 얻으려는 직원들의 역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 IEO 조사팀이 직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거의 절반 가량은 GFSR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음을 인정함.

 

- 보고서들의 내부 검토 과정에서는 사건을 종합적으로 연계하는데 실패했고, 이사회, 경영진, 그리고 내부 검토자들이 제기한 우려를 발전시키지도 못함. 다자 감시와 양자 감시 보고서들은 서로 연계되지도 않았고, WEO와 GFSR 보고서의 분석을 서로 조정하지도 못함. 공식적인 부서 간 리뷰는 핵심 보고서, 국가 브리프, 그리고 스태프 보고서 생산과정의 맨 마지막에 실시되었음. 이는 부분적으로 부서 간 조정과 상호교류(cross-fertilization)가 왜 실패했는지를 설명함. 생산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다른 부서로부터 코멘트를 받았지만, 관점은 이미 굳어진 상태고, 상당한 변화를 주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단계. 따라서 코멘트는 최소한도로만 진행되었음.

 

- IMF 보고서들은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한 외부 전문가들의 연구를 거의 참조하지 않음. 그러한 연구가 있음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IMF의 감독 관련 보고서에 공통적인 특징인, IMF의 배타적 문화의 전형적인 사례. IMF의 거시경제학자들은 금융전문가들의 스킬과 경험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음. 때때로 거시경제학자와 금융전문가들 간에는 분석 방법론 사이에 ‘문화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음. 또한 중요 금융센터에 대한 양자 감시 임무는 경험 많은 금융전문가들에게 배정되지도 않았음.

 

C. 내부 지배구조 문제

- 내부 지배구조란 조직 전체와 내부 구성원에 적용되는 인센티브와 관리 과정을 말함. 우수한 감독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들의 솔직한 교환을 촉진하도록 인센티브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음. 대부분의 직원들은 상관, 이사진, 그리고 당국의 견해와 다른 관점을 제출하는데 염려를 표명함. 기존의 지배적인 IMF 견해에 순응하도록 인센티브가 설계됨. 일부 고위 직원들은 부정적 견해를 표명하면 자신의 경력에 손해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많았음. 순응하는 보고서는 설령 오류로 드러나더라도 패널티를 받지 않았음. 인센티브를 올바로 설계하는데 책임성의 부족이 심각한 장애물로 자주 거론되었음.

 

- 많은 부서의 경제학자들은 정부 당국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사진이 직원들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권력에 진실을 말하지” 않을 강력한 인센티브가 있었다고 토로함. 어떤 고위 직원은 자신들이 감독하고 있는 “국가에 의해 부당하게 포획”되었다고 토로했으며, 분석 작업은 주로 정부 당국의 정책 방안들을 ‘정당화’하도록 맞추어졌음.

 

- 사일로와 인센티브 이슈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밥그릇 싸움(turf battles)은 조직의 협조와 조정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자주 거론됨. IMF는 타이트하게 운영되고, 엄격하게 구분된 경계를 지닌 위계적 조직으로 알려져 있음. 한 고위 직원에 따르면, “IMF는 작은 영지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토로함. 양자와 다자 감시, 거시-금융 이슈들을 통합하지 못한 주요 요인도 부분적으로는 영역 다툼에서 비롯됨.

 

D. 정치적 제약

- 정치적 제약이란, 스태프 보고서의 메시지를 변경하라는 요구,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을 교체하라는 요구, 당국의 압력에 대한 자기검열(self-censorship) 압박, 그리고 특정 정책 이니셔티브를 추구하라는 요구 등 다양함.

 

- 자기검열은 공공연한 정치적 압력이 없더라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드러남. 대부분의 직원들은 대주주[주로 미국 등 선진국]의 정책방안에 대한 비판에 한계가 주어진 다고 생각함. 어떤 직원은 “IMF는 선진국들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국가에 진실을 말할 수 없다”고 토로함. 견해가 상충할 경우, 이사진은 직원보다는 당국의 견해를 지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음. 때때로 당국은 미션 담당 책임자나 구성원들을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음.

 

- IMF와 같은 다자 조직에서 특정 국가가 정책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거나 설계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 특정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그 배후에는 대주주의 영향력이 행사됨. 예를 들어 스태프의 관심을 환율 분석으로 돌리고, 글로벌 불균형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 2007년 Decision on Bilateral Surveillance를 채택한 토의가 전형적인 사례. 특히 중요한 시기임에도 고위 직원과 이사진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2008년 IMF 구조조정(downsizing)을 추진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

 

- 위기 진행 과정에서 IMF 감독 기능 부실 책임의 주요 요인으로 전반적인 IMF의 지배구조를 거론하는데, 이사회, 집행이사진 등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

 

3.IEO 감사보고서의 시사점

IMF의 한국경제 전망과 실제 지표 간 차이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

2008

4.6 → 4.2 → 2.3

2.7 → 3.4 → 4.7

2009

3.5 → -4 → 0.2

4.0 → 1.7 → 2.8

2010

3.6 → 4.5 → 6.1

2.5 → 2.9 → 2.9

2011

4.5 →

3.4 →

* 자료: IMF World Economic Outlook.

* 전년도 10월 전망치 → 당해연도 4월 수정치 → 실제 경제지표

1) 실제 경제지표와 완전히 어긋난 IMF의 한국경제 전망 수준


- IMF는 통상 전년도 10월과 이듬해 4월(수정치)에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하여 주요 거시경제지표를 전망.

 

- 747을 모토로 등장한 현 정부 첫 해에 IMF는 4.6%의 성장률과 2.7%의 물가상승률을 전망. 이미 2007년 여름부터 서브프라임 위기가 발생하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 기조를 유지. 그러나 2008년 상반기에 유가가 폭등하고 하반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어 실제 성장률은 2.3%, 물가상승률은 4.7%로 전망치를 완전히 벗어남.

 

- 2009년에는 성장률은 3.5%, 물가상승률은 4%로 전망했으나 실제 경제지표는 각각 0.2%, 2.8%로 이 역시 완전히 어긋남.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자 4월 수정 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각각 -4%와 0.7%로 변경했으나 이 역시 심각한 오류였음이 드러남.

 

- 2010년 또한 성장률과 물가를 각각 3.6%와 2.5%로 전망했으나, 실제 6.1%와 2.9%로 전망치를 크게 벗어남. 저금리-저원화-저유가, 즉 신3저 현상에 따른 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과 중국효과 등을 과소평가했기 때문.

 

- 올해는 성장률과 물가에 대해서 각각 4.5%, 3.4%로 전망함. 기획재정부의 5% 성장률과 3% 물가상승률은 IMF 전망치를 근거함. 그러나 최근 농산물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함. 4.5~5% 성장률 또한 고물가에 따른 긴축정책 압력, 중국의 긴축 정책, 외국인 자본유출 등의 거시경제 환경, 그리고 부동산버블과 가계부채 등 잠재적 불안 요소들을 과소평가함.

 

2) IMF의 감독 무능에 대한 반성과 한계


-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IMF는 금융리스크를 인지하지도 조기경보 시스템을 가동하지도 못했음. 또한 거시경제 처방(금리인상과 재정긴축) 또한 실물경제 침체를 더욱 확대하였고,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한국사회의 양극화, 금융화, 그리고 자산버블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양산한 주요 요인임. 그러나 지금까지 IMF는 공식적으로 정책 오류에 대한 인정이나 반성이 거의 없었음. 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자각과 교훈의 부족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또 다시 IMF의 무능과 정책 오류도 이어짐.

 

- 최근 IMF는 몇몇 Staff Report를 통해서 기존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와는 다른 견해들도 수용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이고 있음. 그러나 여전히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등 IMF의 지배적 담론에 대한 근본적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움.

 

- 금융시장 규제에 대한 담론에서도, 전통적인 미시건전성 규제에서 거시건전성 규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가 수용되는 긍정적 측면을 확인할 수 있음. 그러나 보고서에서 지적된 것처럼, 거시경제 전망이 어긋나고 금융리스크를 인지하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는 거시경제와 금융부문을 연계하는 분석 틀이 없기 때문. 이에 대한 유용한 대안으로서, Post-Keynesian 경제학자들에 의해서 개발되고 있는 Stock-flow consistent model이 있으나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

 

- 이 보고서에서 지적된, 집단사고, 인지편향, 확증편향 등 분석적 한계, 사일로(silo) 행위, 상호교류 부족(cross-fertilization) 등 조직적 장애, 부서 이기주의(turf battles) 등 내부 지배구조 문제 등은 전형적인 관료 조직의 특징. 이는 비단 세계 최고의 경제학 두뇌가 모였다는 국제기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중앙은행과 정책당국의 공통적인 특징. 이는 다양한 이론과 방법론을 수용하지 않은 신고전파 주류경제학의 순혈주의와 동종교배에서 비롯됨.

 

- 주요 정치적 제약으로서 IMF의 지배구조 문제를 거론했지만, 구체적인 문제나 개혁 방향은 제시하지 못함. IMF 지배구조 문제의 핵심은 기업 의사결정 배분 방식을 따른 1원1표 원리. 또한 8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의사결정이 가능한데, 의결권의 17%를 보유한 미국은 거부권을 통해 IMF는 사실상 좌지우지. 따라서 IMF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1인1표 방식의 UN 원리를 따르고 의결권의 재조정을 통해, 이사회를 비롯한 인적 구성을 다양화시켜야 함. 다양한 학문과 인사의 교류를 통해 상호 경쟁과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IMF의 감독 무능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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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 3. 28. 14:56
2011 / 02 / 10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이 글은 미의회의 금융위기조사위원회가 제출한 <금융위기조사보고서>를 요약정리한 글입니다. 원문은 www.fcic.gov/report 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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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융위기조사위원회 설립과 주요 활동 내용


- 금융위기조사위원회(Financial Crisis Inquiry Commission)는 "미국에서 발생한 현 금융, 경제 위기의 원인을 검토”하기 위해 설립
* 2009년 5월 의회에서 통과되고 대통령이 서명한 Fraud Enforcement and Recovery Act(Public Law 111-21)에 따라 설립
* 10명의 독립 패널들은 주택, 경제학, 금융, 시장규제, 은행, 소비자 보호 부문에서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로 구성; 6명은 민주당, 4명은 공화당에 의해 지명


-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절망으로 빠뜨린 원인에 대해서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고, 정책담당자와 대중이 이번 재앙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1월27일 발표)
* 금융위기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무슨 일이 일어났고 위기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규명

- 잡한 금융시스템의 작동, 위기 진행 방식 등을 규명하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과 증권화, 파생상품, 기업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등 난해한 주제들을 분석하기 위해 특정 금융회사에 대한 사례 연구를 진행
* AIG, Bear Stearns, Citigroup, Countrywide Financial, Fannie Mae, Goldman Sachs, Leman Brothers, Merrill Lynch, Moody's, Wachovia 등을 조사

- 의회와 행정부가 조치를 위한 관련 정책 등을 검토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정책담당자와 규제당국을 조사
*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준비위원회(FRB), 뉴욕연방은행, 주택도시개발부, 통화감독관(OCC), 연방주택금융청(FHFA), 저축은행감독청(OTS), 증권거래위원회(SEC), 재무부 등을 조사



2. 금융위기조사위원회의 핵심 결론


* 위원회가 제기했던 핵심 질문: 2008년에 어떻게 다음과 같은 냉혹하고 고통스러운 양자택일의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는가? “수백만의 미국인이 일자리와 저축, 그리고 집을 잃고 있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총체적인 붕괴에 빠트리도록 놔둘 것인가, 아니면 금융시스템과 기업에 수조달러에 달하는 국민의 세금을 투입할 것인가?”


* 위원회가 검토한 바에 따르면, 금융시스템은 우리 부모세대의 모습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과거 30 여년의 변화는 놀라운 것이었음. 금융시장은 점점 더 세계화되고, 기술은 금융상품과 거래의 효율성, 속도, 복잡성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음.


* 1978~2007년 기간, 금융부문의 부채는 3조 달러에서 GDP 대비로는 비중이 두 배 증가한 36조 달러로 급상승. 2005년에 10대 상업은행은 1990년 수준의 두 배 이상인, 산업 총자산의 55%를 보유. 2006년 위기 직전, 금융부문의 이윤은 1980년 기업 총이윤의 15%에서 27%까지 증가.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위원회의 주요 분석과 검토 사항.



※아래는 보고서가 밝힌 주요 내용과 결론.

 

1) 금융위기는 피할 수 있었다.

 

위기는 자연이나 고장 난 컴퓨터 모델 탓이 아니라, 인간 행위와 무대책(inaction)의 결과였다. 금융 CEO들과 금융시스템의 공적 관리인들은 수차례 경고를 무시하고, 미국인의 후생에 중차대한, 시스템 내부에서 자라나는 위험에 대하여, 의심도, 이해도, 관리도 하지 못했다. 경기변동은 제거할 수 없지만, 이런 정도의 대규모 위기는 발생할 필요가 없었다. 월스트리트와 워싱턴의 많은 사람들이 위기는 예측되거나 회피될 수 없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경고 사인은 있었다. 비극은 경고가 무시되고 평가절하 된 데서 발생하였다.

 

위험한 서브프라임 대출과 증권화(securitization)의 폭발적 증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정도의 주택가격 폭등, 광범위하게 진행된 약탈적 대출관행,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놀랄 만한 증가, 금융회사의 자기 계정 매매와 규제받지 않은 파생상품, 단기 ‘repo' 시장의 폭증 등 수많은 위험 신호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신호에 매우 관대했고, 적시에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의미 있는 행동은 거의 취해지지 못했다. 일례로 유해한 모기지(toxic mortgage)의 증가를 제어하는데 연준은 치명적인 실패를 저질렀는데, 모기지 대출에 건전성 기준만 적용했어도 방지할 수 있었다. 연준은 그러한 힘을 가진 유일한 기관이었지만 집행하지 않았다.

 

 

2) 금융 규제와 감독의 광범위한 실패는 금융시장의 안정에 치명적임을 입증

 

시장이 스스로 교정하는 성질과 스스로 효과적으로 규칙을 감시하는 금융회사의 능력에 대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신념 때문에, 보초는 초소에 있지 않았다.

 

주로 전 연준 의장 그린스펀이 옹호하고, 의회와 행정부 관료들이 계속적으로 지지하고, 어디에서나 강력한 금융 산업이 적극적으로 밀어 부친, 지난 30여 년 이상 진행된 탈규제와 금융회사의 자기 규제에 대한 의존은, 재앙을 피하는데 기여했을 주요 세이프가드를 제거해 버렸다. 이러한 [시장주의적] 접근법은 그림자 금융시스템이나 장외 파생상품 시장과 같은 수조 달러의 위험이 내포된 핵심 영역에 대한 감독에서 간극(gap)을 만들었다. 또한 정부는 금융회사가 선호하는 가장 느슨한 감독기관을 선택하는 것을 용인하였다.

 

하지만 감독기관이 금융시스템을 보호할 힘(power)이 부족했다는 관점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감독기관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충분한 힘을 지녔었다. 다만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러한 예들 중 세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거대 투자은행의 위험한 관행을 중단시킬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뉴욕연방은행과 다른 감독기관은 위기 확대 과정에서 시티그룹의 방종을 단속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책당국과 감독기관은 모기지 증권화 열차의 탈주를 멈출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환경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집행할 정치적 의지와 용기가 부족했을 따름이다.

 

금융시장이 변모함에 따라 많은 영역에서 규제 시스템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금융 산업 자체가 금융 기관, 시장, 상품에 대한 규제적 제약을 약화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보고된 로비 행위에만 27억 달러를 지출하였고, 선거 기부금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였다.

 

 

3) 위기의 핵심 원인은, 체계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에서 기업지배구조와 위험 관리의 실패

 

주요 금융회사는 규제는 혁신을 질식시킨다고 주장하면서, 지속적인 규제 관리에 대한 필요가 없어도 내부의 자기 보존 본능이 치명적 위험 부담 행위로부터 기업을 보호할 것이라는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한 기업의 상당수가 너무도 적은 자본으로 단기 자금조달에 치중하면서 너무도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등 부주의하게 행동하였다. 수조 달러를 파생금융상품을 포함하여 모기지 관련 증권을 만들고, 묶고, 다시 묶고, 팔았으며, 서브프라임 대출기업을 인수하고 지원하면서 막대한 위험을 노출시켰다. 이카루스(Icarus)처럼, 태양에 점점 더 다가갈수록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시티그룹의 CEO는, 등급이 높은 모기지 증권에 4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전혀 내 관심을 자극하지 못했다”고 위원회에 증언하였다. 시티그룹 투자은행의 공동 책임자는 모기지 증권 상품에 시간의 “1%밖에 안 되는 매우 작은 비중”만 지출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예로 볼 때, 대마불사(too big to fail)는 ‘너무 커서 관리할 수 없는 문제(too big to manage)'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붕괴와 책임성 부재의 충격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한 사례들 중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모기지 관련 증권에서 790억 달러 상당의 파생상품에 대한 위험과 계약 조건에 대한 AIG 고위 관리의 무지; 주택시장이 정점으로 치달을 무렵, 패니메이(Fannie mae)의 시장점유율, 이윤, 보너스에 대한 탐욕으로 위험한 대출과 증권 상품 확대 등.

 

 

4) 과도한 차입, 위험한 투자, 투명성의 부족이 결합하면 위기 시 금융시스템의 붕괴 과정을 초래함

 

위기에 이르는 수 년 간, 너무도 많은 금융회사와 가계들은 투자가치가 조금만 하락해도 금융 경색(financial distress)에 취약함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도로 차입을 진행하였다. 예를 들면, 2007년에 5대 투자은행들은 극도로 낮은 자본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레버리지 비율은 40대 1로로 높았는데, 자산 40달러에 손실을 충당할 자본은 단지 1달러에 불과하였다. 자산가치가 3%만 하락해도 기업을 쓰러뜨릴 수 있는 지경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대부분의 차입은 오버나잇(overnight) 시장에서 단기로 운영되었다.

일례로, 2007년 말 베어스턴스는 자본금 118억 달러에 3836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었는데, 오버나잇 시장에서 700억 달러 상당을 차입하고 있었다. 이것은 5만 달러의 자본금을 지닌 소기업이 160만 달러를 차입하여, 296750 달러를 매일 상환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과 동일하다. 그리고 레버리지 비율은, 파생 포지션, 장부 외 자회사, 그리고 투자자만이 알 수 있는 금융리포트의 ‘윈도우 드레싱’ 등을 통해서 종종 은폐되었다.

레버리지 왕은 두 거대 정부보증기관(GSE)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었다. 두 기업이 소유하고 보증한 부채를 포함하면 레버리지 비율은 75대 1이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의 모기지 부채 총액은 거의 두 배로 상승하고 임금은 거의 정체되어 있었지만, 가계 당 모기지 부채 규모는 91,500달러에서 149,500달러로 63% 이상 증가하였다. 그러한 부채로 위험한 자산을 인수하여 위험은 더욱 확대되었다. 모기지와 부동산 시장은 점점 더 위험한 대출과 증권을 대량으로 찍어냄에 따라 많은 금융기관들은 위험한 금융상품들을 쌓아가고 있었다. 2007년 말 리먼브러더스는, 불과 2년 전보다 두 배로 폭증하고 총자본금의 네 배나 많은 1110억 달러를 부동산 증권 상품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러나 투명성이 요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내부에서 부채의 위험성은 더욱 가중되었다. 19세기에 미국의 은행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괴롭혔던 금융패닉에 맞서 방어벽을 만들기 위해 최종대부자로서 연방준비은행, 연방예금보험공사와 같은 일련의 금융 보호기관을 설립하였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 동안, 전통적 은행 시스템의 규모를 능가하는 그림자 은행 시스템의 성장을 용인하였다. 금융시스템은 21세기 최첨단이었지만, 방어막은 19세기에 불과했다. 우리는 우리가 뿌린 씨앗을 수확했을 뿐이다.

 

 

5) 정부는 위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으며, 일관적이지 못한 대응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패닉을 증폭시킴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을 감시할 최적의 책임자들인 재무부와 연준, 뉴욕연방은행과 같은 주요 정책당국은 2007~8년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였다. 정책당국은 실제로는 위험이 집중되었음에도, 분산되었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금융시장에서 위험과 상호 연계성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위기전염을 방지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계획이 전혀 없었다. 적어도 주택 버블에 대한 논쟁이나 인지가 있었지만, 고위 관료들은 버블의 붕괴가 전체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2007년 여름, 연준 의장 버냉키와 재무부장관 폴슨은 서브프라임 시장의 혼란은 차단될 것이라며 장담하고 다녔다.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가 2007년 6월 문제가 불거졌을 때, 연준은 파산의 함의에 대해서 토론하였다. 그러나 다른 많은 펀드들이 베어스턴스와 동일한 위험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어스턴스 펀드는 “상대적으로 유별난(relatively unique)”것으로 평가 절하할 따름이었다. 2008년 3월 베어스턴스가 붕괴되기 불과 몇 일 전, SEC 의장 Christopher Cox는 거대 투자은행은 “충분한 자본금 대비책”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부보증기업을 인수하기 불과 몇 주 전인 2008년 8월이 되어서야, 재무부는 두 기업의 금융 상황의 심각한 정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리먼브러더스가 붕괴되기 한 달 전이 되어서야, 뉴욕연방은행은 리먼브러더스가 만든 90만 개의 파생상품 계약의 위험성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또한, 위기 동안 정부의 일관되지 못한 조치들 -베어스턴스 구제 결정,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정부인수 조치, 리먼은 구제하지 않고 AIG는 구제한 결정-은 시장의 불확실성과 패닉을 증폭시켰다.

 

 

6) 책임성과 윤리의 총체적인 붕괴

 

금융시스템과 경제의 건전성과 지속적 번영은 공정한 거래, 책임성, 투명성 등의 개념에 근거한다. 우리는 기업과 개인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과 함께, 질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금융위기를 확대한 책임성과 윤리 기준의 침식을 목도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면, 대출을 받은 후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에서 디폴트가 발생한 차입자의 비율이 2006년 여름부터 2007년 말까지 거의 두 배로 증가하였다. 보고서는 대출 기준이 무너지고 규제가 느슨한 환경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많은 주택대출 사기 사건을 목록으로 만들어 놓았다. 주택대출 사기 사건과 관련한 수상쩍은 금융범죄 행위에 관한 규모가 1996년과 2005년 사이 20배로 증가하였다. 그리고 2005년과 2009년 사이 또 다시 두 배 넘게 증가하였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5년과 2007년 사이 주택대출 사기가 초래한 손실은 112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차입자의 상환 능력이 부족하고 모기지 증권 투자자에게 대량 손실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고서도 대출을 진행하였다. 2004년 9월에, Countrywide 임원들은 자신들이 실시한 대출의 상당수에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특정 고위험 대출에서 압류가 발생하고 기업의 “금융과 평판 부문의 재앙”이 초래될 수 있음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인간의 본성과 개인적, 사회적 책임성의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우선, 이번 위기를 탐욕과 자만심과 같은 도덕적 결점 탓으로 돌리는 것은 사태를 너무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그러한 설명은 이번 위기와 관련한 인간의 약점을 설명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둘째, 이번 위기는 체계적 실패를 초래한 인간의 실수, 오판, 그리고 비행(misdeed)의 결과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특정 기업과 개인이 무책임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위기의 규모로 볼 때 일부 나쁜 경제주체의 행위로만 모든 것을 돌릴 수는 없다.

 

위기로 몰고 간 기업의 CEO, 금융시스템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공적 관리인들에 주요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구도 ‘no'라고 말하지 않았다.

 

 

7) 주택담보대출 기준과 증권 파이프라인의 붕괴는 전염과 위기의 불꽃을 점화하고 확산시킴

 

2005년 상반기에 진행된 주택담보대출의 25% 가량은 이자만 상환하는(Interest-only) 대출이었다. 같은 해에, Countrywide와 Washington Mutual이 발행한 “Option-ARM" 대출의 68%가 서류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부실 대출이었다. 이러한 추세는 결코 비밀이 아니었다. 약탈성, 사기성 대출을 포함한 무책임한 대출이 만연함에 따라, 연준과 다른 규제 당국은 오래전부터 경고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국가의 은행과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보장하고 소비자의 신용 권리를 보호할” 임무를 무시하고 말았다. 너무 늦기 전에 방화벽을 구축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또한 통화감독위원회와 저축기관감독위원회는 영역 다툼에 매몰되어, 주 규제당국이 금융남용 행위를 억제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였다.

 

주택 투기꾼, 모기지 브로커, 모기지 대출기업, MBS, CDO, CDO2, 합성 CDO등을 만든 금융회사에 이르기까지, 악성 모기지 파이프라인에 있던 모든 당사자가 자신이 지고 있는 위험이 옆 사람에게 순식간에 이전될 수 있다고만 믿고 있었다. 그들 모두가 틀렸다. 가계가 모기지 상환을 중단했을 때, 파생상품에 의해 증폭된 손실이 통째로 파이프라인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판명된 것처럼, 금융 손실은 체계적으로 중요한 몇몇 금융회사에 집중되어 있었다. 결국 그렇게 효율적으로 수백만 개의 주택 파생상품을 만들었던 시스템은 위험을 해소하는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주택대출 증권화 과정이 너무도 복잡하여 가계가 자신의 주택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대출 조건을 수정하는데 장벽을 만들었고, 주택시장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시켰다.

 

 

8) 장외파생상품 시장은 이번 위기에 상당한 기여를 함

 

장외(OTC) 파생상품에 대한 연방-주 정부의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2000년 법안의 발효는 금융위기로 가는 행진의 주요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었다. 어떤 감독조치도 없는 상황에서, 장외파생상품은 통제와 감독에서 벗어나 명목 금액으로 673조 달러로 급증하였다. 다음 세 가지 부문에서 장외 파생상품은 위기 확대에 기여하였다.

 

첫째, 신용부도스왑(CDS)은 모기지 증권화 파이프라인에 불을 붙였다. CDS는 모기지 관련 증권의 디폴트나 가치하락에 대비하여 투자자에게 판매되었는데, AIG의 경우 790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판매하였다.


둘째, CDS는 합성 CDO 상품의 개발에 핵심적으로 작용하였다. 합성 CDO는 모기지 관련 증권상품의 수익률에 베팅하는 것에 불과하였다. 같은 증권상품에 복수로 베팅하는 것조차 용인하였고, 금융시스템 전체로 확산되도록 일조함으로써, 주택버블 붕괴로부터 손실이 증폭되도록 만들었다. 골드만삭스에서만 2004년 7월1일부터 2007년 5월31일까지, 730억 달러 상당의 합성CDO를 만들어 판매하였다.


마지막으로, 주택버블이 터지고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 파생상품은 폭풍의 한 가운데에서 작동하였다. AIG가 붕괴하면 글로벌 금융시스템 전체로 손실을 폭포처럼 확대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정부는 구제금융으로 18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였다. 거대 금융기업 간 체결된 수백만 건의 파생상품 계약은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패닉을 증폭시켰으며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을 촉발시켰다.

 

 

9) 신용평가기관의 실패는 금융붕괴의 바퀴에 핵심 톱니바퀴로 작용

 

3대 신용평가회사는 금융붕괴의 주요 enabler(남을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망치고 있는 사람)로 작용하였다. 위기의 중심에 있는 모기지 관련 증권은 신용평가회사의 보증 없이는 판매될 수 없었다. 신용등급 상향은 시장이 폭등하는데 일조했으며, 2007~8년 동안 등급 하향은 엄청난 금융 피해를 초래하였다. 2000~7년 사이, 무디스는 45000여 개의 모기지 관련 증권에 AAA 등급을 부여하였다. 무디스는 2006년에만 매일 30여 개의 모기지 증권에 AAA를 매기고 있었다. 그러나 AAA를 받은 모기지 증권의 83%는 그 해 결국 등급이 하향되었다. 



3.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한 대립하는 관점


- 초과유동성, 정부보증기관의 역할, 정부의 주택정책

* 첫째, 초과유동성 문제: 저금리, 광범위하게 이용 가능한 자본, 미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고 하는 국제투자가 등은 신용버블 창조의 전제조건이었다. 그러나 초과유동성이 반드시 금융 위험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위원회는 결론을 내렸다.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은 주로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다. 실제로, 자본이 생산적 방향으로 흐르도록 장려된다면, 경제적 성장과 확장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 둘째, 정부보증기관(GSE)의 역할: 2005~6년 주택시장이 정점에 다다를 때, GSE는 위험한 모기지의 구입과 보증을 늘리기로 결정하였다. 1999년에서 2008년까지 1640만 달러를 로비 금액으로 지출하는 등 정부의 규제와 감독을 방어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정치적 권력을 활용하였다. 2010년 3분기까지, 재무부는 그들을 살리기 위해 1510억 달러를 공급하였다. 위원회는 두 기업이 위기에 일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요 원인은 아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GSE는 서브프라임 등 위험한 모기지 확대에 참여했지만, 바보들의 골드러시 행진에서 월스트리트를 추동하기보다는 추종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정부보증기관이 구매하고 보증한 대출의 성과를 조사한 결과, 상당한 손실을 입었지만 연체율이 다른 금융회사가 증권화 시킨 대출보다는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신용점수 660점 이하 차입자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2008년 말 GSE의 모기지는 다른 민간 모기지의 중대 연체율보다 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6.2% VS 28.3%)

 

* 셋째, 정부 주택정책 문제: 수십 년 동안, 정부의 주택정책은 인센티브, 보조금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주택소유(homeownership)을 장려하는 방향이었다. 주택도시개발부의 주택시장 목표와 공동체 재투자 법안(CRA) 등을 주의 깊게 검토하였다. CRA는, 신용능력에 관계없이 특정 개인과 기업의 신용을 거절하는 은행들의 redlining(대출 거절) 관행을 없애기 위해 1977년에 발효되었다. 은행의 안정성과 건전성에 부합하면서, 개인과 기업이 예금을 한 지역공동체에 대출과 투자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였다.

 

위원회는 서브프라임 대출이나 위기에 CRA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대부분의 서브프라임 대출회사는 CRA 적용을 받지 않았다. 서브프라임 대출의 불과 6%만이 CRA 법안과 연계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정부 주택 정책은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전에는 금융시장에 접근이 거절되었던 가계에까지 신용을 확대하도록 공격적인 주택소유 목표를 설정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목표가 실제 현실과 조응되도록 보장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무책임한 대출을 억제하는 데서 중앙은행과 다른 규제당국은 실패하였다. 2004년 봄 주택소유 비율은 정점에 다다른 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시점부터 정부가 제시한 기회의 담론은 금융재앙의 현실과 비극적으로 상충하게 되었다.



4. 금융위기조사보고서의 시사점


- 1997년 IMF 외환위기, 2002~3년 신용카드사태, 2008년 금융위기 등 수차례 주기적인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공론장과 역사적 기록이 사실상 전무한 우리 현실에 비추어 교훈적 자료라고 평가
*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임시방편적 단기 처방에 치중했을 뿐, 위기의 원인, 전달 및 확산 메커니즘, 정책 대응 실패, 그리고 위기 이후 금융규제 및 감독 강화 방안 등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차원의 조사나 역사적 기록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함.
* 금융위기에 대한 교훈이 대중적으로 공유되고 제도 개선이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에, 금융위기의 빈도나 강도가 갈수록 확대되고 금융 및 국민 경제의 불안과 불확실성이 증대함.


- 660여 페이지에 달하는 광대한 보고서는 금융위기의 작동 및 확산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미국의 금융시스템 및 제도에 대한 이해의 증진에도 적지 않은 기여
* 주요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에 대한 사례 조사를 통해 미국의 금융 제도의 역사와 그 변화 과정의 이해에 적지 않은 도움.
* 대중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주택담보대출의 증권화 과정, 금융파생상품의 작동 원리에 대해 구체적 사례분석과 원리 설명을 통해 이해가 용이하고 생생한 현실 전달력을 발휘함.


- 보고서가 밝힌 금융위기의 핵심 원인은, 시장의 자정 능력과 자기 감시 능력에 대한 감독당국과 시장참여자의 맹신 때문
* 지난 수십 년 간 진행된 탈규제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신자유주의적 환경을 강화.  감독당국 또한 그러한 정치적 환경에서 시장만능을 맹신하였고, 금융 감독과 규제를 집행할 의지와 용기가 전혀 없었음. 금융회사의 경제적 책임성과 윤리성 또한 총체적 붕괴를 초래함.
*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한 대립되는 관점, 특히 정부보증기관이나 공동체 재투자 법안에 책임을 돌리는 보수적 관점을 의회의 공식적 보고서를 통해 기각함.

 

- 최근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부동산버블 등 문제 해결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함
* 최근 정부는 주택시장 부양을 위해 DTI 규제완화를 추가 연장할 의도를 보이고 있음.
*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는 규제완화를 통한 주택가격 버블의 지탱 및 부양. 이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의 교훈과 상반되는 것으로, 여전히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음을 입증함. 미국 금융당국에 총체적 감독 실패의 책임이 있지만, 위기 과정에서 “빚내서 집 사라”며 부실 촉진 혹은 확대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았음.
* 특히 부시 행정부의 자가소유(Homeownership) 확대 정책이 정책실패의 주요한 부분이었음을 인지하고, 주택시장에서 자가소유 중심 정책을 재검토해야 함. 또한 가계부채와 부동산버블의 취약성과 위험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연착륙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해야 함. 아울러 금융위기 작동 시 대응 매뉴얼 작성 등 위기 대책 방안도 체계적으로 구축할 것을 권고함.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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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 3. 28. 14:39
2011 / 01 / 25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1. 복지확대 VS 세금폭탄

 

■ 최근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이 뜨겁게 전개


- 최근 정치권에서 복지 방향, 재원 규모 등을 중심으로 복지논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음.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필두로, 최근에는 보육과 교육, 그리고 의료 부문까지 복지논쟁이 확대되고 있음.

-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은 무상급식은 ‘망국적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격렬히 반대. 심지어 “부자한테 공짜 점심을 줄 필요가 없다”며 무상급식 정책을 ‘부자급식’으로 왜곡하기도 함.

- 대통령 또한 지난 1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1년 여성계 신년인사’에서 “대기업 그룹의 손자, 손녀는 자기 돈 내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사람들 손자 손녀는 용돈을 줘도 10만원, 20만원 줄 텐데 5만원 내고 식비 공짜로 해준다면 오히려 그들이 화가 날 것”이라고 복지논쟁에 가세.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또한 지난 18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무상복지는 “서민들 주머니를 털어 부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전개함.

- 기득권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은 복지정책 왜곡에서 ‘세금폭탄’ 논리로 복지정책 확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 시작함. “민주당의 무상시리즈는 공짜로 포장한 세금폭탄, 국민 기만극”이라는 한나라당 대변인의 논평은 이를 간명하게 드러냄.

 

[표1] 2009년 종합부동산세 납부 현황

 

인원

세액

주택분

종합합산토지분

별도합산토지분

2007

482,622

2조7671억

1조2611억

9170억

5890억

상위10%

48,262

1조9599억

(70.8%)

6196억

(49.1%)

7667억

(83.6%)

5735억

(97.4%)

2009

212,618

9677억

1946억

4413억

3318억

상위 10%

21,261

8292억

(85.7%)

996억

(51.2%)

3994억

(90.5%)

3302억

(99.5%)


-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상위2%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세금폭탄’으로 호도하여 실제 현 정부에서 이를 무력화시킨 사례를 다시 활용하고 있음.

 

 

-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2007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48만 명을 대상으로 2.76조 원을 부과함. 1인당 평균 570만원으로 과세 대상 48만 명은 인구 대비 1%, 경제활동인구 대비로는 1.9%에 해당하는 수치.

- 주목할 것은 부동산 보유 상위 계층 내에서도 자산집중도가 심각하여, 상위10%인 4만8천명이 전체 세금의 70.8%를 납부함. 4만8천명은 인구 대비 0.1%, 경제활동인구 대비 0.2%에 해당하는데, 이들이 1인당 평균 4060만원을 납부함. 나머지 43만 명(90%)은 1인당 평균 223만원을 납부한 셈.

- 2008년 11월 종부세 헌재 판결 이후 2009년 과세대상자는 21만 명으로 2007년 대비 56% 감소. 세금은 2007년 대비 1조8천억(65%) 감소한 9677억을 부과.

- 2009년만 보면, 상위10%인 2.1만 명이 85.7%인 8300억을 납부. 상위10%는 경제활동인구 대비 불과 0.08%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들이 평균 3900만원을 납부. 특히 상위10%는 전체 토지 대상 종부세의 90.5~99.5%를 납부하였는데, 주택보다 토지의 집중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남.

- 상위10%인 4만8천명(2007년)의 부동산 부자들은 2009년(4만2천명) 8800억을 납부했는데, 이들이 전체 감세 혜택(1.8조)의 60%인 1조원, 1인당 평균 2540만원의 감세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남.

- 사실상 경제활동인구의 0.1~0.2%의 극소수 부동산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종부세가 ‘세금폭탄’이라는 현실을 왜곡시키는 폭력적 언어를 통해 무력화 됨.

- 2005년 종부세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8.31 부동산 대책에 대해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중산층의 세금을 짜는 것은 재정파탄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

 

- 복지논쟁은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의 특성상, 세금 등 재원 확보 논쟁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음. ‘세금폭탄’에서 보듯, 중산층과 서민에게 세금 증가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려 하기 때문.

- 따라서 실제 세금을 계층별로 어떻게 납부하고 있으며,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어떤 계층이 얼마만큼의 수혜를 입었는지 밝힐 필요가 있음.

- 2008년 이후 현 정부가 대대적으로 감세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감세 규모에 대해 계층별로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임.

- 2008년 이후 2009년 8월까지 있었던 세제개편 결과, 정부는 전년대비 방식으로 2008~2012년 5년 동안 총 33조 8,826억의 세수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 그러나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를 기준년도 대비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90조 1,533억원으로 늘어남.

- 그러나 극소수의 연구조차 전체적인 감세규모만을 추정할 뿐, 소득 계층별로 감세혜택의 차이를 밝히는 연구는 거의 없음. 따라서 본문에서는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를 통해 먼저 어떤 계층이 얼마만큼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실제 2009년에 2008년 대비 감세혜택이 계층적으로 어떻게 분배되었는지를 주로 분석함.

- 주요 분석 세목은 소득세, 종합소득세, 법인세를 대상으로 하며, 세법개정이 없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세수의 변화를 과세표준에 따라 계층별로 분석함.


5. 결론 및 정책함의

 

■ 경제력에 비해 형편없는 복지후진국

 

- 위 그림은 OECD 30개 국가의 2005년 기준, 1인당 순국민소득(NNI)과 사회복지지출 비중을 비교한 것임. 2005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순국민소득은 18385 달러로, OECD 평균 24925달러의 74%에 달함.


- 그러나 NNI 대비 사회복지비중은 8%로, OECD 평균 24.4%의 1/3 수준에 불과함.

- 우리나라와 필적할 만한 국가는 멕시코인데, 1인당 NNI가 9911달러로 우리나라의 54%에 불과함. 1인당 NNI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국가는 뉴질랜드(19677), 포르투갈(16227) 등의 국가인데, 복지지출 비중은 각각 24.3%와 18.2%로 우리보다 훨씬 높음. 따라서 추세선을 기준으로 할 경우 사회복지 비중은 순국민소득 대비 22.5%로 14.5%p 상승해야 함.


- OECD 평균 또는 추세선에 비추어, 우리나라는 경제력에 비해서 복지지출은 형편없는 복지후진국. 즉 국민들은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시스템의 열위로 국민들은 국가로부터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음.

- 현 정부의 감세정책 결과, 2009년에만 2008년 대비 원천징수 소득세 1.6조, 종합소득세 0.5~0.6조, 법인세는 2.4조, 종합부동산세는 1.8조(2007년 대비) 감소함. 이를 4대 세목만 모두 합해도 2009년에만 전년대비 6.4조 감소함.

   

- 현 정부의 ‘감세’, ‘작은 정부’, ‘선별적 복지’는 OECD 국가에 비해서 형편없는 복지수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세부담률 증가, ‘보편적 복지’ 등 시대적 추세와 전혀 조응하지 못함.

-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확대로 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음. 그러나 2008년과 2009년에, 경기침체와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이 비율은 오히려 하락함.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26.5%에서 0.9%p 감소하였고, 조세부담률은 21%에서 1.2%p 감소함.

 

■ 고소득/대기업 증세와 보편적 복지를 통해 양극화와 차별 해소해야

 

- 2009년 기준 종합부동산세는 2.1만(경제활동인구 대비 0.08%)명이 85.7%를 납부하였고 이들이 전체 감세의 60%인 1조원의 혜택을 입음.

- 소득세는 전체 납세대상자의 0.56%(과표 8800 초과)가 전체 소득세의 30.2%를 납부. 전체 납세대상자의 2.84%(과표 4600 초과)가 소득세 비중 52.5%를 차지함. 이들이 전체 소득세 감세의 21~22%를 차지함.

- 종합소득세는 전체 납세대상자의 2.6%(과표 8800초과)가 종합소득세의 70.2%를 차지함. 이들이 전체 종합소득세 감세의 5% 정도를 차지함.

- 법인세는 전체 42만 개 법인의 0.01%인 48개 대기업이 총 법인세의 37.7%를 차지함. 과세소득 100억을 초과한 대기업 1729개(0.4%)가 총 법인세의 77.2%를 차지함. 이 중 과표 5000억 초과 44개 대기업의 법인세는 14.2조에서 13.1조로 1.14조 감소하여 전체 감세 총액의 46.7%를 차지함.

- 2010년 또한 과표 1200~4600 구간과 4600~8800 구간에서 추가로 1%p 세율이 감소함. 내년 2012년에는 소득세 최고세율(35%→33%)이 2%p 인하되고, 법인세 최고세율(22%→20%) 역시 2%p 인하가 예정되어 있어 감세규모는 해마다 더욱 늘어나고 고소득층에 집중될 것으로 보임.


- 소득이 올라갈수록 세율이 확대되는 누진세의 특성상, 전반적 감세와 증세는 모두 상위계층에 집중될 수밖에 없음. 따라서 복지확대를 ‘세금폭탄’이라 주장하며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겁주는 것은 사교육 학원의 ‘공포마케팅’ 상술에 불과한 것으로 전혀 근거 없음.

- 종합부동산의 경우, 부동산 거품과 더불어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해 보수 정치권과 언론의 ‘세금폭탄’ 공세가 실제 효과를 발휘함. 그러나 소득세나 법인세는 ‘거품’이 발생할 수 없고, 계층별 소득 및 세금 납부 현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세금폭탄’을 통한 복지확대 반대는 재고할 필요가 있음.

- 복지지출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현 정부의 감세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 우선 내년 예정된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하를 폐기해야 함. 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에도 전혀 부응하지 못한 조치임.

- 오히려 고소득 계층에 대한 증세를 추진할 필요가 있음. 실제 2004년 대비 과표 8000만 이상 고소득자는 14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세율 변화나 과표 조정이 이루어지지 못함.

 

- 같은 기간 종합소득세 8000 초과 고소득자는 77,565명에서 150,365명으로 94% 증가함. 이 중 2억~3억은 17,791명, 3~5억은 10,901명, 5~10억은 5,890명, 10억 초과는 3,037명으로 나타남.

- 특히 현행 법인세는 과표 기준 2억을 기준으로 두 단계로 되어 있는데, 5000억을 초과하는 대기업과 2억을 초과하는 중소기업에 같은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 등의 측면에서 매우 문제가 많다고 지적되어 왔음.

- 실제 2008년 세제 개편에서 감세 규모가 가장 큰 분야가 법인세로 과표 100억을 초과하는 대기업이 집중적으로 혜택을 입음. 대기업에 이윤이 집중되는 경제구조에 비추어, 과표와 세율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음.

- 즉 고소득자 및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양극화를 시정하고, 보편적 복지를 통해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조세와 재정지출을 전면 개편해야 함.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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