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2 / 25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그래프로 보는 역대 정권의 경제 실적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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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더 이상 내수 약화를 방치할 수 없다.


2.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폐기될 수 있는가?

3. 70% 중산층 시대의 키워드는 ‘소득’이다.

4. 투자대상에서 주거복지로 변한 부동산 패러다임

5. 경제위기관리 1순위가 된 ‘가계부채’

6. 진보도 시대교체 수준의 구조적 변화를 기획해야

 

[본 문]

경제위기와 양극화 심화, 사회 안전망 부실로 국민의 삶을 어렵게 했던 이명박 정부 5년이 끝나고 박근혜 정부 5년이 새로 기다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같은 집권당의 정권연장이라는 차원에서 박근혜 경제는, 섣부르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5년의 경제 정책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 나라의 경제는 역사적으로 고착되어 온 자체구조와 변화의 경로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정권의 이념적 지향만 보고 향후 경제 전망을 비관하거나 낙관할 수는 없다. 특히 세계화 정도가 심화되고 한국처럼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에서는 세계경제의 구조변동과 순환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박근혜 경제 5년을 전망하기 위한 예비 작업의 일환으로서, 지난 20년 동안 4번이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 경제의 주요지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되돌아보기로 하겠다.  

수많은 경제 지표들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국민들의 실생활과 상대적으로 더 관련이 많은 소득이나 자산지표를 중심으로, 그리고 20년 동안의 일관된 시계열을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에 국한하여 그래프로 요약해 보도록 하자. 보수정부의 집권이 또 다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10년까지 연장된 시점에서 과연 우리 경제는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앞으로 5년 박근혜 정부가 어느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갈지를 점검해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1. 더 이상 내수 약화를 방치할 수 없다. 

지금도 대다수 국민들이 기억한다. 5년 전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후보의 공약이 ‘매년 7% 성장, 4만 달러 국민소득 달성, 세계 7대 경제대국 진입’의 줄임말로 ‘747공약’이었다는 것을. 사실 이명박 정부뿐 아니었다. 1960년대 박정희 독재 정권이 경제개발을 추진한 이후 언제나 역대정부는 고성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후진국의 멍에를 벗기 위해 50년 동안 한국은 고도성장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정치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달랐다. 당선된 보수 후보 박근혜 당선자를 포함하여 누구도 고성장을 내세우지 않았고 수치로 성장률을 공약한 후보 역시 단 한사람도 없었다. 중심 공약은 성장 우선이 아니라 경제 민주화와 복지였다. 물론 선거운동 후반기에 박근혜 후보가 경제 민주화를 뒤로 빼고 성장을 다시 꺼내들더니 막판에는 아예 50년 전의 ‘잘 살아보세’ 구호를 부활시켜 50대를 자극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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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2 / 2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기업 친화적 성장’에서 ‘노동 친화적 성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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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박근혜 정부는 친 기업 정책을 펴지 않을까?

2. 침체된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유엔의 대안

3. 줄어드는 소득기대가 국내수요을 억제한다.

4. 임금과 노동시장 정책을 통한 재 균형과 수요 진작

 

[본 문]

1. 박근혜 정부는 친 기업 정책을 펴지 않을까?

5년 전인 2007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성장전략은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이었고, 그 논리는 대기업에게 규제완화와 감세, 수출위한 환율여건 조성을 해주면 낙수효과(trickle-effect)에 따라 전체 국민경제 구성원이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에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래서 한국의 재벌 대기업들은 경제위기 와중에서도 놀라운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재벌의 성장은 ‘나 홀로 성장’이었을 뿐 낙수효과는 작동하지 않았고 양극화는 심화되었으며, 다수 국민은 세계경제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5년이 지난 2012년, 친 기업 정책으로 심화된 양극화와 경제위기 장기화 현실 앞에서 모든 대선 후보들이 경제 민주화와 복지, 고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 중 가장 보수적인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달리 과연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인가? 그녀는 정말 경제 민주화를 어디까지 실천할 것인가?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좋은 일자리로 질을 올리는(이른바 ‘늘.지.오’ 정책) 고용정책을 실천할 것인가. 공공부문의 상시적 근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최저임금을 크게 상향조정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지금까지 한국 역대 정부 가운데 ‘공약’과 ‘실제’사이의 괴리가 가장 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태생이자 토양인 새누리당이 원천적으로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경제 민주화의 국민적 여론에 떠밀려 숨죽이고 있었던 재벌과 거대 자본들의 역습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다. 그에 대한 대처 방식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전략은 그 일단을 드러낼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에 경도 가능성이 높은 정권이 재창출되었건만, 지금 세계적으로는 일종의 ‘노동 친화적(Labour - Friendly) 성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패러다임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이미 새사연이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 제안한 ‘소득 주도 성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우리의 성장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도 이미 이와 같은 주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2(Trade and Development Report 2012)"에서는 소득 불평등이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소득주도 성장 전략의 전환과, 이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의 폐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바로 우리에게 절박한 과제다.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을 폐기하고, 글로벌 경제위기로 실패가 입증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도 폐기해야 한다. 그 대신에 노동시장의 안정성과 노동권을 강화, 노동자와 자영업의 소득 증대를 통한 구매력 강화, 정부의 적극적인 소득정책을 통한 지원이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차별되는 박근혜 정부를 원한다면 박근혜 당선자도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2. 침체된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유엔의 대안

여기서는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짧은 정책 브리핑으로 발표한 “Policy Brief No.26: Greater Income share for labour - The Essential Catalyst for Global Economic Recovery and Employment", 2012.12를 요약해서 소개해 보겠다. 2013년 한국경제 전망과 진보적 성장 전략을 위한 중요한 시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핵심 요약 

- 국민소득에서의 임금비중은 2차 대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실업률은 가장 높아졌다.

- 노동자 가구는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자이지만, 낮은 임금과 높은 실업 상황에서 이들이 경제 회복을 지원할 만큼의 소비를 할 여력이 없다.

- 정부는 “유연 노동시장”의 주문을 폐기하고 대신에 적극적인 소득정책을 시작해야 한다.

- 생산성에 비해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국가들의 행위는, 진정 바닥으로의 경주라고 하는 총체적인 궁핍화로 치달을 것이다.

선진국 경제에서의 지속적인 허약성은 세계 경제의 회복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문제제기를 하게 된다. 개발도상국들의 국내 수요도 지금까지의 성장 경로를 유지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한 동안 개발도상국들은 글로벌 경제의 엔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서구 선진경제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개발도상국만 성장해보려는 노력은 소진되고 있다. 분명하게 지금까지 성공적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재정긴축이 중산층과 장기 성장을 위해 긴요한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이고 중기적으로 세계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은 결국 장기적인 전망도 밝게 할 수 없다. 실제로는 정반대로, 단기 전망이 어두울수록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충격이 커지고, 다른 나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전달된다.

통화정책의 소진에 이어 성장을 자극하기 위한 재정정책 실행을 반대하는 정치적 행위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분석과 수단을 요구하고 있다.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2(Trade and Development Report 2012)"에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현재의 문제가 주요 선진국들에서 노동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고실업과 임금하락의 압력을 받고 있는 민간 가계들은 더 이상 소비를 할 수 없고, 기업들은 가동률도 낮은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과 결합되어 고수익에 현금이 넘쳐나는데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 2차 대전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과 가장 낮은 임금 몫으로 인해, 악화된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함에 있어서 ”더 유연한 노동시장(more flexible labour markets)"로 가야 한다는 광범위한 신화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대신에 정부가 적극적 소득정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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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2 / 17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최종선택은 진정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한 후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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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1. '민생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박근혜 후보의 말은 맞다.

올해 한 해를 달구었던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제 국민들은 투표장에 가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최종적인 선택만을 남겨놓고 있다. 우리 경제와 사회가 위기적 국면에 놓여 있었던 만큼 수많은 정책과 공약들이 쏟아져 나왔고, 겉으로만 보면 엇비슷한 공약들이 유난히 많았다. 그런데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모아보면 대체로 보편 복지, 경제 민주화, 노동권 회복과 확대(또는 일자리)라고 하는 세 방면의 공약으로 집약된다.  

우리 사회에서 복지가 전면적인 화두로 부상한 데에는 외환위기 이후 15년 동안 심화된 사회 양극화와, 부실한 사회 안전망 현실이 경제 위기 장기화로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위 5대 국민 생활 불안이라고 하는 보육과 교육, 주거, 건강, 고용, 노후 불안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보편 복지를 거스르려 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극적으로 정치권에서 퇴출되자 보수적 박근혜 후보도 복지를 형식적으로나마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가가 소득의 재분배를 통해 양극화를 완화시키는 것을 넘어서, 근본적으로 시장 자체에서의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경제 민주화가 ‘시대 정신’의 수준으로까지 부상했다. 이번에는 보수적인 박근혜 후보도 일찌감치 이에 편승했다. 물론 선거 막판에 자신이 끌어들인 김종인 전의원의 핵심적인 경제 민주화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야당이 비판해온 ‘진정성 없음’을 스스로 자인했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1700만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권 강화 역시 극히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비정규직 차별 축소와 최저임금 인상 차원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결국 보편 복지, 경제 민주화, 노동권 회복과 확대(또는 일자리)라고 하는 대선의 중심 공약들은 모두 ‘먹고 사는 문제의 개선’을 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한때 여야를 막론한 기성 정치권의 낡은 정치를 비판하면서 안철수 전 후보가 정치혁신을 제기했고 이를 야권 후보 단일화의 조건으로 내걸자, 정치 혁신이 선거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 혁신이 필요한 이유도 어디까지나 지금의 경제 사회적 난국을 풀기위해서, 소모적 정치 구태를 벗고 미래 지향적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취지로 국민들이 공감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민생과 경제를 위해 정치 혁신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알맹이를 모두 빼버린 경제 민주화 공약으로 퇴색하자 박근혜 후보는 ‘민생 우선’ 구호아래, 이른바 ‘전 국민의 70%를 중산층’으로 만들겠다는 중산층 재건 프로젝트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사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중산층을 재건’하겠다는 주장은 동어반복이다. 다만 지금 우리 국민이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먹고 사는 문제의 해법’ 여부에 있다는 사실은 맞다.  

그렇다. 지난 5년 전 대선에서도 핵심은 경제였고 먹고 사는 문제였다. 다만 그 당시 선택의 결과가 ‘줄. 푸. 세’와 같은 주장을 했던 이명박 후보였던 것이다. 이번에도 최종 선택은 경제이고 먹고 사는 문제다. 이제 ‘줄. 푸. 세’는 절대 해법이 되지 못함을 이명박 정부 5년이 보여주었고, 세계 금융위기가 보여주었다.

 

2. 임금과 소득을 제대로 받게 해주는 후보를 

먹고 사는 문제가 힘겨운 가장 본원적인 이유는 일하고 받는 임금 몫과 소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조건과 격차가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의 88%가 속해있는 중소기업 노동자와 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임금의 상대적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아래 [그림 2]를 보면, 특히 재벌 친화적인 이명박 정부 들어서 대.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눈에 띄게 확대되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차도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다. 자영업자 포함하여 2500만 취업자 가운데 1천 만이 1~4인 규모에서 종사하고 있음을 기억해보자.  

이번 대선은 바로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더욱 심해진 이러한 소득격차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재벌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재벌개혁을 제대로 해야 격차가 줄어들고, 박근혜 후보말대로 중산층이 확대되는 것이다. 재벌개혁을 크게 후퇴시키면서 중산층을 늘리겠다고 하는 박근혜 후보의 주장은 그래서 엉터리인 것이다. 

 

3. 금융을 제대로 규제하고 가계를 살릴 후보를 

우리 가정이 짊어지고 있는 부채가 국민경제의 가장 위험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온 국민이 알고 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가계 부채가 조정과정을 밟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오히려 사상 최대의 부채 증가를 기록했다. 부채 증가는 경제 규모가 늘어 가는데 따른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방관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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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25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은 2012년 가장 중요한 화두로 ‘불평등(Inequality)’를 제시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이에 대해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석학들의 관점과 견해를 다양하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 폴 크루그만과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그리고 로라 타이슨과 로버트 라이시 교수 등이 소득 불평등 문제를 현재 경제위기의 중심 문제로 지목하면서 각자의 견해를 밝혀왔다. 그 가운데 경제학자 케인스의 전기를 써서 유명해진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교수가 또 다시 불평등이 경제위기 발생의 원인이자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글에서 저자는 금융과 소득 불평등 문제를 알기 쉽게 연결하면서 왜 금융 그 자체보다는 그 이면의 소득 불평등이 위기를 발생시키고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소득의 불평등한 분배가 상대적 빈곤에 놓여있는 계층들에게 부채를 끌어 쓰려는 강력한 ‘수요’를 만들어내면서 부채의 급증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득이 오르지 않아 이를 메우기 위한 ‘대출 수요’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자금을 공급해주는 은행들이 예금 규모를 뛰어넘어 무제한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규제완화’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또한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짧은 글이 마치 금융의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을 충분히 단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칼럼의 핵심은 대출 수요를 만들어낸 소득의 정체를 강조하고 이것이 위기의 원인이자 회복지연의 원인임을 부각시키려는데 있다. 특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아니라 정부의 적절한 재정지출을 강조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우리의 현재 상황은 최후의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중앙은행을 의미-역자)가 아니라 ‘최후의 소비자(spender of last resort; 결국 정부를 의미 -역자)'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정부만이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상위 1%로 소득이 집중되어 가장 불평등 정도가 심각했던 시점이 1928년과 2007년 이었고, 이 때 심각한 경제위기가 시작되었던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동시에 불평등이 가장 줄어들었던 1950~60년대에 오히려 자본주의 황금기였음을 또한 기억해야 한다.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외부세력이 아니라, 내부의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자기 자신이며 자본주의의 ‘자기 파괴적(selt-destructive)'성격에 있다는 점을 이 칼럼은 환기시켜주고 있다.


 

불평등이 자본주의를 죽인다.

(Inequality is Killing Capitalism)

 

2012년 11월 21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2008~2009년 위기가 발생한 것은 은행의 과잉대출 때문이고, 위기로부터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깨져버린’ 대차대조표로 인해서 은행들이 대출을 하지 않는데 기인하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추종자들과 오스트리아 학파들(신자유주의 경제학파 -역자)이 선호하는 전형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된다. 위기로 치닫는 기간 동안에, 은행들은 예금 규모를 뛰어넘는 돈을 차입자들에게 대출해주었는데, 이는 특히 미국 연준(Fed) 같은 중앙은행이 공급해주는 엄청나게 싼 이자 덕분이었다는 설명이다. 중앙은행의 돈으로 자금을 두둑이 채운 상업은행들은 비합리적인 수많은 투자 프로젝트에 신용을 제공했고, 이 때 광란의 대출을 가능하게 해준 폭발적인 금융혁신(특히 파생상품)을 동반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부채의 역 피라미드는 미국 연준(Fed)이 금리를 올리면서 흥청거리는 소비를 중단시켰을 때 붕괴되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2004년 1%에서 2006년 5.25%가지 올렸다. 그리고 2007년 8월까지 유지시켰다.) 그 결과, 주택 가격이 붕괴하고, (자산을 훨씬 초과하는 채무를 보유한) 좀비 은행들을 양산시켰고, 채무자들을 파산시켰다. 

현재의 문제는 은행이 자금 대출을 재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출을 꺼리면서 제 기능을 못하는 은행들을 어떻게 하든지 ‘정상적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미국과 유럽에서 엄청난 규모의 은행 구제 금융을 해주고, 뒤이어서 중앙은행이 다양한 비정통적인 경로를 통해 돈을 찍어서 은행시스템으로 돈을 공급해주는, 수차례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을 한 것이다.(위기가 과잉 신용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하이에크 추종자들은 이런 조치에 반대한다.)

동시에, 다시는 은행이 금융시스템을 위태롭게 하지 못하도록 규제체제가 모든 곳에서 더 강화되었다. 예를 들어, 기존 물가안정 목표를 임무로 했던 것에 더해서, 영란은행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the stability of financial system)’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러한 분석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경제적 건강성에서 본질적인 것은 신용 공급이라는 믿음과 관련이 있다. 돈이 너무 많이 공급되어도, 너무 적게 공급되어도 경제적 건강성을 해칠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을 택할 수도 있다. 신용에 대한 공급 보다는 ‘신용에 대한 수요’가 결정적인 경제적 동인이라는 관점이 그것이다. 결국, 은행들은 반드시 적절한 담보 아래에서만 대출을 해준다. 그런데 위기를 향해 가는 기간 동안에는 상승하는 주택가격이 담보를 제공해주었다. 바꿔 말하면 신용 공급은 신용 수요의 결과였다.  

이것은 다소 다른 측면에서 위기의 기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경제위기가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 때문이 아니라, 사려 깊지 못하거나 기만적인,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채무자(가계와 기업 - 역자)들 때문이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문이 제기된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차입을 했을까? 왜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경기침체 이전 시기에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등하게 되었을까? 

사람들이 탐욕스러워서 자신들의 분수보다 늘 더 많은 것을 원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왜 이러한 ‘탐욕’이 그렇게 미친 듯이 표출되게 되었을까?  

여기에 답을 하기 위하여 우리는 소득분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아야만 한다. 세계는 지속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각 국가 안에서 소득 분배는 지속적으로 더 불균형하게 되어갔다. 지난 3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하는 와중에도 중위 소득자들의 소득은 정체하거나 심지어 하락하기조차 했다. 이것은 부자들이 생산성 향상의 더 많은 몫을 뽑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수준이 향상되어가는 이 세상에서, 상대적 빈곤층들이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한 것일까? 그들은 빈곤층이 늘 했던 것, 부채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전당포에서 돈을 빌렸고 지금은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돈을 빌린다. 그들의 빈곤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었고 (담보로 잡은- 역자)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채권자인 금융회사는 그들을 점점 더 깊은 부채의 늪으로 빠뜨리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물론, 일부에서 가계의 저축률이 폭락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걸 문제 삼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마지막 논문들 중 한 곳에서 밀턴 프리드먼은 저축이 지금은 주택의 형태를 띤다고 쓰기도 했다.  

나에게 이런 관점은, 중앙은행이 갖은 방법으로 양적완화를 시행함에도 불구하고 왜 은행들이 대출을 재개하지 않고 있고, 왜 경기회복은 다시 흐지부지 되어 가는지에 대해서 정통적인 설명보다도 훨씬 더 잘 설명 해준다. 대출 은행들이 위기 이전에 대중들에게 대출을 강요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 역시 그들은 부채가 있는 가구들에게 돈을 빌릴 것을 강요할 수 없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설비 확장 자금을 대출 받으라고 기업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약하면, 경기회복은 미국의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재정정책 결정자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필요로 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은 최후의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중앙은행을 의미-역자)가 아니라 ‘최후의 소비자(spender of last resort; 결국 정부를 의미 -역자)'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정부만이 할 수 있다. 

만약에 정부가 이미 많은 부채를 짊어져서 더 이상 국민들에게 자금을 빌릴 수 없다면, 중앙은행으로부터 빌려서 공공사업이나 인프라 프로젝트에 추가적으로 자금을 지출해야 한다. 이것이 거대 서구 경제권을 다시 움직이게 할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을 뛰어 넘어서, 우리는 국민소득과 자산의 대부분을 소수의 수중에 집중시키도록 하는 시스템을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다. 자산과 소득의 결연한 재분배야말로 대부분의 경우 자본주의 장기적 생존의 본질적인 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다시 한 번 이 교훈을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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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11.14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최근 일본 민주당은 상속세(50%)와 소득세(40%) 최고세율을 각각 5%p 인상하겠다는 부자증세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프랑스 대선에서 올랑드는 100만 유로 초과소득에 대해서는 75% 세율을 부과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 지난 주 끝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20 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따라서 소득세 최고세율은 35%에서 39.6%로 1993년 클린턴 정부 수준으로 복귀하게 된다. 1993년 클린턴 정부에서 최고세율을 31%에서 39.6%로 인상했을 때 재정적자는 줄어들고 투자와 고용, 성장률 등 모든 지표가 개선되었던 경험도 부자증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소득세와 법인세가 줄어들고 있다. 1980년 62%에 달하는 최고세율은 1989년 50%, 그리고 외환위기 전인 1996년에는 40%까지 떨어졌다. 두 번의 개혁 정부 시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40%에서 35%, 법인세 최고세율은 28%에서 25%까지 떨어졌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MB 정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상위 1% 소득 비중은 11~12%에 달한다. 20세 이상 인구가 4천만이라고 할 때, 상위 1%인 40만 명은 전체 소득세의 40%인 12조를 부담하고 있다. 25%를 더 부담시키면 3조원의 재정수입을 얻거나, 나머지 99%의 소득세를 평균적으로 15%만큼 줄일 수 있는 금액이다.

부자증세는 그 자체로 최상위 계층의 세후소득을 줄여 격차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복지지출 확대로 2차적인 양극화 해소 기능을 수행한다.

부자증세는 또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 만약 3 조원의 재정수입으로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경제성장률은 개선될 것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이 각각 50%, 37.5%에 달하던 1980년대 후반 분배율과 성장률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1950~6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 시대 미국의 최고세율은 91%에 달했으며, 90년대 미국의 신경제도 부자증세가 배경이 되던 시기였다.

물론 부자증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확충하고, 소득과 재산에 연계된 권력 집중 해소를 통해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자증세만큼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금융거래세다. 금융거래세는 거래비용 증가로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투자활동으로 자원을 이전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산가격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및 재정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한다. 마지막으로 부자증세와 마찬가지로 아주 낮은 세율에도 연간 수천억에 달하는 재정수입을 올려 복지지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대선 정국에서 부자증세와 금융거래세 등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경제정책들이 거의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과연 대선 후보들은 얼마나 훌륭한 경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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