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2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이 여러 번 강조해온 것처럼 지금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불평등(inequality)'이다. 불평등에 저항한 세계적인 운동이 바로 월가 점령운동이었다. 불평등의 한국 버전은 '재벌 독식' '재벌 나 홀로 성장'이었으며,  불평등 저항운동과 월가 점령운동의 한국 버전이 경제 민주화 운동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평등과 경제 성장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경련은 토론회에서 ‘경제성장은 소득불평등을 개선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선 경제 성장 - 후 불평등 해소’라는 도식을 내놓기도 했다.(오정근, “경제성장이 소득분배구조 개선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방향”, 전경련이 요청한 연구용역 보고서)

그러나 세계적인 석학들은 반대의 결론을 주장하고 있다. 경제 성장을 해야 불평등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을 해소해야 성장이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스티글리츠는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하고 있다.

“불평등은 낮은 성장률과 비효율을 가져온다. 기회의 부족은 가장 중요한 자산인 사람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많은 빈곤층과 심지어 중산층들까지 그들의 잠재력을 펼치면서 살고 있지 못하다. 상위층은 공공 서비스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으며, 정부가 소득 재분배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서 세금이나 정부지출을 삭감하기를 원한다. 이는 교육, 기술, 사회기반시설과 같은 곳의 투자를 줄이면서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다.”(새사연 번역 소개 : http://bit.ly/Osyp8q)

이탈리아의 경제분석가 카를로 밀라니(Carlo Milani) 역시 소셜유럽저널(Social Europe Journal)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뿐 아니라 유럽도 불평등이 심각할수록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지금 유로 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이 가장 불평등 정도가 높다는 사실을 간명하게 주장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남유럽 국가들의 문제를 재정적자나 국가 채무, 실업률이 아니라 불평등 정도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의 핵심 메세지는 ‘불평등을 줄여야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언어로 표현하면 경제 민주화를 해야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18대 대선 과정에서 과연 우리는 경제 민주화와 경제 성장에 관한 방향을 어떻게 잡아 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의 가장 큰 후과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불평등이 미국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평등이 극단적 수준에 도달하면 통화 정책부터 예산 배분까지 모든 공적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은 “모두를 위한 정의”가 숨 쉬는 나라가 아니라 부자를 위한 정의가 숨 쉬는 나라가 될 것이다.“

   

 

유럽에서의 불평등,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Income Inequality in the Eurozone: What are the effects on Growth?)

 

2012년 9월 26일

소셜 유럽 저널(Social Europe Journal)

카를로 밀라니(Carlo Milani)

 

스티글리츠(Stiglitz)의 최근 저서(『The Price of Inequality』)에 따르면, 불평등 확대는 지난 20세기 미국경제와 금융 불안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한다. 2007년에 미국인 0.1%의 소득이 90%미국 시민들 평균보다 무려 220배나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가정들의 표준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두 가지 거품을 허용했는데 닷컴 거품과 주택 거품이 그것이다. 미국 가정들은 은행에서 신용을 얻기 위해 (주택이라는) 담보를 제공했지만 주택거품이 붕괴되면서 금융위기가 터져나왔다. 금융위기 이후 2011년까지 미국에서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극단적인 빈곤층 가구는 1996년과 비교하여 두 배가 늘어 150만 가구에 달했다.

그러면 유럽은 어떨까? 유럽의 가정은 미국 보다는 좀 더 분별 있게 표준적인 생활을 하고, 사회 안전망이 강력하며 소득 불평등도 훨씬 덜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소득 불평등의 표준 지표로 사용하는 지니계수를 고려해보자. 그림 1(Figure 1)은 2005년과 2008년, 그리고 가장 최신 년도인 2010년의 유로 지역 주요 국가들 지니계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남유럽 국가들 불평등 수준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지니계수가 악화된 최상위 국가들이다. 반면 핀란드, 네덜란드,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불평등 정도가 훨씬 적음을 알 수 있다. 벨기에와 독일, 그리고 프랑스는 중간 수준이다.

불평등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그림 2(Figure2)에서 2005년의 지니계수와 2006~2011년 동안의 누적 경제성장률사이의 분포도를 표시해보았다. 지니계수와 성장률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성립함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하여 불평등이 증가하면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0.69의 상관도)

우리는 북유럽 국가들이 그림의 왼쪽 위에 분포하는 반면, 남유럽 국가들이 오른쪽 아래에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 남유럽에서 국가 부채가 늘고 성장률이 악화되었으므로 이 그림은 더 극단적으로 나빠졌을 것이다. 이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과 정책적 함의는 무엇일까. (남유럽 구제 금융에 개입하고 있는) 트로이카(ECB, EU, IMF)가 남유럽 국가들에서의 소득 재분배 프로그램을 고려하지 않고 긴축정책에만 매달릴 경우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것이 성장률을 올리고 세금징수를 늘리며 사회적 혼란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 Aizenman Joshua and Yothin Jinjarak (2012), “Income inequality, tax base, and sovereign spreads”, VoxEU.org, 30 June.

● Stiglitz Joseph E. (2012), “The Price of Inequality”, Allen Lane Edition.


▶ 원문 보러가기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9 / 06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유럽이 잠잠하다. 두 달 전만 해도 세계경제를 금방이라도 위기로 몰아넣을 것처럼 시끄러웠는데 말이다. 정치가와 관료들이 여름 휴가를 갔기 때문이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도 들린다.

프랑스 경제학자 장 피사니 페리(Jean Pisani-Ferry)는 유럽 정치가들이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위기를 수습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이제는 과연 유럽연합의 통합이 계속 진전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뿔뿔이 흩어지게 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방국가인 미국의 통합과 유럽의 통합을 비교하고 있다. 단일시장과 단일통화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유럽의 통합은 유사하다. 하지만 유럽이 미국과 다른 중요한 차이점이 있는데 연합 차원의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연합 차원의 공공지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원함에 있어서 조건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조건은 개별 국가의 주권을 제약하게 된다. 또한 사실상 채무국에 대한 지원금이 연합정부 차원의 자금이 아니라 개별 국가들이 각출한 자금의 합이다 보니 채권국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인해 유럽의 통합정치가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나마 해결책이 있다면 유럽연합의 기구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유럽연합 기구에 각 국가의 대표들이 모여서 유럽 전체 차원의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위기에 대한 보험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유럽연합 회원국의 공동의 이익이라는 개념이 점점 희박해지는 가운데 더 이상의 통합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장 피사니 페리는 브뤼셀에 위치한 경제정책 싱크탱크 브뢰겔 연구소의 대표이며, 파리 도핀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유럽연합의 행정부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자문위원이었으며, 프랑스의 국제 경제 연구 기관인 CEPⅡ의 대표이기도 했다.

 

 

유럽, 연방이 될 것인가, 붕괴할 것인가?

(Federalism or Bust of Europe?)

 


2012년 8월 31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장 피사니 페리(Jean Pisani-Ferry)

 

유럽 채권시장의 8월은 위기감을 넘어 침묵의 상태였다. 휴가를 떠난 유럽의 정치가들은 지난 몇 달 간의 고민의 시간에서 물러서서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유럽은 유럽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이 될 수 있을까?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갈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뿔뿔이 흩어지고 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단. 생산, 노동, 자본 시장이 대부분 통합되었고, 연방 차원의 예산 편성은 개별 주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혼란을 상쇄했으며, 은행 부문에서의 문제와 같이 기타 주요 위기의 처리에 있어서 연방 정부가 책임을 졌다. 주 정부는 지역에 필요한 공공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지만, 거시경제 안정화에 있어서 실질적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유럽 연합에게 하나의 모형이 되어 준다. 특히 단일화된 시장과 단일통화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몇 가지 점에서 유럽은 미국의 모형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무엇보다 먼저 유럽은 연방 차원의 예산이 자리 잡지 못했다. 1970년대 유럽 공공지출을 유럽 GDP의 5~10%에 달하도록 높이고자 했지만 이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오늘날 유럽의 예산은 GDP의 1%에도 미치지 못해 30년 전보다 늘어나지 않았다.

20세기를 거치면서 유럽 연합의 공공지출은 새로운 단계로 발전했고, 유럽이 통합을 시작했을 때 공공지출은 이미 국가 수준으로 높아졌다. 연방 지출은 매우 중요한데, 국가별 수준에서 유럽 전체 차원으로 전환되어야 했다. 당연히 이러한 변화는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최근에 유로존은 회원 국가 사이의 상호 보험 제도를 만들고자 시도하고 있다. 2010년부터 유로존 사이의 원조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고 사이프러스로 확장되었다. 스페인도 조만간 은행 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과 함께 원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들끼리 서로 돕는 특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연대는 공짜가 아니다. 수혜자는 예산의 책임가 있는 운영을 약속하는 재정 조약을 따라야 하며, 준자동적 제재(이는 유렵연합 차원에서 개별 국가에 제재를 가하기 전에 회원국들의 찬반을 묻는 것이다. 인구와 영향력을 고려한 가중 다수결을 통해 제재 여부에 대해 찬성의 결과가 나오거나 또는 분명한 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다. - 역자 주)도 뒤따른다. 또한 원조의 수혜자들은 제안된 정책을 시행하고, 정치에 있어서도 외부의 감시를 받아들이도록 요구받는다. 다시 말해 연대의 대가로 주권의 제한이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유럽연합의 회원국 정부와 의회는 여전히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원조 자금이 연방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들이 제공한 자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확실히 채권국은 이웃국가의 지원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더 많은 힘을 요구한다. 그 결과 통화는 단일화되었지만 유럽의 상태는 미국과 다르다. 단일통화가 오히려 유럽의 각 국가들을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미국에서 연방 정부는 공동의 위기에 대응하는 방패로서 행동하며 각 주 정부가 곤경에 처했을 때 자동적이고 무조건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파산한 주 정부를 구제하거나 주 정부의 자치권을 가져오는 수준까지 가지는 않는다. 반대로 유럽에서는 전체를 보호하는 방패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곤경에 처한 회원국을 위한 자동적인 지원도 거의 없다. 다만 상황이 더 나은 국가가 조건이 따르는 지원을 하는 정도이다. 따라서 미국은 힘의 집중과 경쟁하지만 유럽은 서로 각각 경쟁한다.

이같은 국가 간 경쟁은 유럽의 통합 정치를 어렵게 만든다. 모든 연방은 중앙 정부와 주 정부 간의 긴장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웃국가로부터 감시당하고 지시받는 것은 중앙으로부터의 감시와 지시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불쾌하고 두려운 일이다.

현재 유럽의 국가가 겪는 문제의 중요한 이유는 유럽연합 기구의 취약함이다. 유럽연합의 기구는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유럽인들 전체가 책임을 지는 기구여야 한다. 공동의 유럽은 단지 국가 단위의 유권자에 국한된 정부와 의회에 의해 국가적 이익을 계산하는 식으로는 탄생할 수 없다.

유럽이 자신만의 모델을 발전시키는 과정에 있는지 아니면 표준적인 연방 모델 근처에서 오락라가락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가지 해법이라면 유럽 전체의 토론을 소집하고, 각 국가의 대표를 파견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유럽 의회가 책임지는 유럽연합의 기구가 보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환시키는 것이다.

어떤 길을 가든지 앞으로 유럽은 공동의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아니면 통합의 길을 유지할 만큼 공동의 이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 원문 보러가기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6 / 1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위기의 뿌리 유로화, 어떻게 탄생했나?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유럽위기, 다시 한 번 ‘신자유주의 종언’을 알리다
2. 가까이 다가온 붕괴 시나리오
3. 유로 경제 공동체의 탄생에서 시작된 유로화 역사
4.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로 촉진된 유럽환율조정
5. 독일 통일로 유로 통화동맹 성사
6. 영국이 유로동맹에서 빠진 이유


 

[본 문]

2010년부터 각종 수습대책에도 불구하고 악화되어 온 유럽위기는 2012년 6월에 가장 중요한 시련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좀 더 종합적으로 유럽위기를 조망해보고 이후 세계경제와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점검해 보는 기획으로 [유로 2012]를 마련했다. 지금 유럽에서 한창인 축구 경기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유로화의 향방이 2012년에 분기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을 담고 있다. - 편집자 주

 

1. 유럽위기, 다시 한 번 ‘신자유주의 종언’을 알리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6월 12일 프랑스 르 피가로(Le Figaro)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최근 경제와 금융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들이 유럽위기의 심각성과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에 대해 가감 없는 의견을 언론에 쏟아내고 있다. 온갖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일관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그 분석과 진단들이 매우 심각하다. 학계에서 던지는 화두보다 훨씬 더 강도가 높은 발언들이 줄을 잇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있을 것이다. 하반기 우리 모습도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현재로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어렵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월 25일 한 발언이다. 하반기 우리경제 전망이 불가능할 정도로 당면한 유럽위기의 파장이 엄청날 것을 예견한 대목이다.

금융정책을 책임진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열흘 뒤인 지난 6월 4일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으로 번질 경우 대공황에 버금가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6월 8일에는 “2008년 리만 사태에 비하면 이번 위기는 여러 면에서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위기는 수습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고, 위기는 세계적으로 확산 될 것인데, 그 강도가 2008년 리만사태를 넘어 1929년 대공황에 준하는 심각한 국면을 초래케 할 것이라는 공포의 예언이다. 곧 이어 6월 10일 금융 감독을 책임진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세계경제 인식이 김석동 위원장과 다르지 않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6월 12일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

한마디로 한국의 경제와 금융 정책 책임자들이 현재 시점에서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닥터 둠(비관적 경제 전망론자)들이 되고 있는 셈인데, 이후 긴 안목의 전망은 비장하기조차 하다.

권혁세 원장은 “유럽 위기가 여러 국가의 정치 문제까지 겹쳐 더 나빠진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하려면 장시간이 걸린다. 위기 극복 과정에서 세계 경제의 긴축과 둔화가 굉장히 오래 이어질 것이므로 지금부터 우리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사연이 우려한 대로 “장기 침체(Long Recession)” 전망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새사연은 최근 출간한 『리셋 코리아』에서 “선진국 전체가 일본형 장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학자들이 대공황과 비교하기 위해 ‘대침체(Great Recession)’라고 이름 불렀던 2008년 금융위기는 이제 ‘장기침체(Long Recession)’로 전환하고 있다.” 고 전망한 바 있다.

이어 김석동 위원장은 “끊임없이 위기를 불러오고 양극화를 심화시켜 온 신자유주의가 종언을 고하고 이제 소비자와 투자자에 대한 보호, 사회적 책임 등이 강조되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이 등장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위기를 계기로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자유주의적 이명박 정부의 금융 책임자도 유럽위기로 인해 ‘신자유주의가 종언’되었음을 공인한 것이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 쏟아져 나왔던 신자유주의 종언에 이은 두 번째 사망선고다.

 

2. 가까이 다가온 붕괴 시나리오

그런데 사실 유럽위기는 2010년부터 계속 진행되어 오던 것이 아니었나. 매번 극히 위험할 것 같았던 고비들이 구제 금융이나 각종 수습책에 의해 ‘그럭저럭’ 넘어가지 않았나.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더 큰 위험이 누적되었을지 모르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럴지 모른다는 관성이 생긴 터였다. 그러나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을 보면 이번에는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의 위기는 어느 정도 심각한 국면일까?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만(Paul Krugman)의 비관적 전망을 하나만 예로 들면서 일단 직관적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해보자. 크루그만은 6월 안에 그리스의 유로 탈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5월 13일, 유로 붕괴의 4단계 시나리오를 묵시록처럼 던지기도 했다. (표 1 참조)

그는 “정치적 동맹 없는 통화동맹이라는 결함이 있는 거대한 실험이 어떻게 균열되어갈 것인지를 보는 것이 갑자기 쉬워졌다. 우리는 장기적 전망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상황은 연간 단위가 아니라 월간 단위로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상황의 긴박성을 전하고 있다. 최근 위기가 그럭저럭 넘기기에 결코 쉽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유로 경제 공동체의 탄생에서 시작된 유로화 역사

그렇다면 이제 유럽위기를 진단하고 전망을 하는 것도 종합적인 시야와 역사적 흐름을 가지고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맥락에서 유로라고 하는 통화동맹(Monetary Union)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략 3번의 계기를 통해 구체화되었다. 첫 번째 계기는 1958년 유럽 경제 공동체의 탄생이고, 두 번째 계기는 1971년 미국 달러의 금태환 정지와 변동환율제로의 이행이며, 마지막 계기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의 통일이라고 하는 너무나 잘 알려진 역사적 계기다. 1945년 2차 대전 종전 이후 1999년 1월 유로화 출범에 이르기까지 55년 역사에 대해 이 분야의 전문가인 베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의 저서 『달러제국의 몰락(Exorbitant Privilege)』에서 밝혀놓은 바를 참조하며 살펴보자.

1945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중대 사건과 변화는 거의 모두 전쟁의 상흔에서 시작되었다. 경제동맹과 통화동맹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켄그린은 이렇게 묘사한다. “20세기 유럽사의 중심적인 사건인 2차 대전은 통화체제의 변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통화동맹으로 이어진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전쟁에서 겪었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았다. 그들은 유럽의 통합이 또 다른 비극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1950년대에 독일의 경제력의 회복되면서 독일을 유럽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다.”

결국 전쟁방지와 평화라는 유럽인들과 정치지도자들의 정치적 동기가 경제 동맹과 통화동맹을 서두르는 데에도 중대한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즉, 순수하게 경제논리의 자연스런 귀결로만 유럽의 통화동맹과 유로화 탄생을 해석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종전 후 가장 먼저 형성된 공동체는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이다. 이 역시 독일의 재무장을 억제하려는 프랑스와 전후 상실된 국제적 영향력을 제고하려는 독일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여기에 유럽공동시장의 창출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한 이탈리아와 베네룩스 3국이 가세하면서 1951년 파리조약에 따라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만들어진다.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5 / 0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지금 어떤 성장을 모색해야 하는가.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이라는 난제

2. 신자유주의 두 가지 성장모델

3. 한국에서 신자유주의 성장모델

4. 소득주도 성장모델이 내수기반 경제다.

 

[본 문]

1.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이라는 난제

지금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앞에는 해결하기 어려운 커다란 난제가 가로막혀 있다.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심화된 소득 불평등을 어떻게 완화시키면서 지금의 경제 위기 국면을 탈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아가 우리 경제를 다시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1%에 맞서는 99%저항운동에 나섰던 월가 점령운동에 대한 전 세계적 호응을 보건데, 경제적으로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소득 불평등은 이미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 성장체제가 명확한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을 기준으로 본다면 2007년 경기침체 이후 5년이 지나도록 경제가 위기의 늪에서 빠져나와 확실한 회복을 도모할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성장 동력이 효력을 다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한계에 도달한 자본주의가 기존의 성장체제를 폐기하고 신자유주의를 대신하는 새로운 성장모델, 성장전략을 찾아야 함을 말해준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악화된 소득 불평등과 파국에 몰린 신자유주의 성장체제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외형적으로는 규제 풀린 금융과 위험한 파생상품 거래가 2008년 경제위기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 배경에는 신자유주의 성장체제 자체가 악화시킨 소득 불평등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채 번번이 위기가 재발하는 것도 실업 개선이 극히 부진한데서 알 수 있듯이 소득 불평등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준의 소득불평등 개혁 없이 자본주의 위기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대표적인 사람이 90년대 미국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다. 라이시는 자본주의의 위기가 상위 1%로 소득이 집중되었을 때 발생했으며, 반대로 자본주의의 안정적 발전과 성장은 소득 격차가 낮아졌을 때 실현되었음을 강조한다. 그런데 총 소득 중 상위 1%에게 돌아간 몫이 1928년과 2007년 둘 다에서 23퍼센트를 넘으면서 최고치에 달했다는 것이다.(그림 1참조) 이 점에서 보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필연적이었던 셈이다. 소득 불평등은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나은 아시아에서도 매우 중대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과 기존 성장체제의 한계라는 당면한 한국경제의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곧 한국경제의 개혁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기존에 한국경제를 추동해왔던 성장체제를 세계 경제적 범주에서 다시 조망해보고 그 한계를 검토해보도록 하겠다. 동시에 기존 성장모델을 뛰어넘기 위해서 가장 유력한 대안체제로 제기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전략을 제안해볼 것이다.

 

2. 신자유주의 두 가지 성장모델

우리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전면적으로 수용되었지만 이미 1980년부터 미국과 영국에서 확립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는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자본 활동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정책면에서 규제완화와 감세를 함으로써 자본으로 하여금 투자를 촉진하자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투자가 촉진되면 고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작동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론적인 신자유주의 논리였다. 이명박 정부의 성장논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확신했던 투자 촉진은 대체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가 추진했던 금융 규제완화로 자본시장이 팽창하면서 투자자의 단기 수익추구 요구에 의해 기업 이윤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배당 몫이 팽창하거나 주가관리 비용으로, 또는 실물이 아닌 금융 자산투자로 이윤의 상당부분이 돌려졌다. 결국 낙수효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자유주의가 이처럼 자본의 이윤주도 성장(profit-led growth)을 추구했기 때문에, 설비 투자를 위한 이윤 몫 확대가 우선이었고 이를 위해 노동자의 임금은 줄여야 할 비용으로 간주되었다. 당연히 신자유주의는 임금 상승 억제를 추구했고 이를 위한 포괄적 정책이 ‘노동시장 유연화’였다. 따라서 임금인상 -> 소득증대 -> 총수요 확대 -> 설비투자 확대라고 하는 연쇄 효과는 처음부터 작동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신자유주의는 규제완화, 감세, 임금인상 억제를 통해 최대한 자본의 이윤 몫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만들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실제 신자유주의가 작동시킨 경제 발전모델, 성장 모델은 무엇이었을까.

신자유주의 시대에 현실에서는 두 개의 불균형 성장과정이 있었다. 하나는 신용주도 성장(credit-led growth), 금융주도 성장(finance-led growth), 또는 부채주도 성장(debt-let growth)이다. 이것은 임금상승 억제 ->소득 불평등 -> 국내적 수요 부족 ->외국자본 유입과 신용팽창 -> 부채에 의한 소비의 경로를 밟게 된다. 선진국에서는 영국과 미국이 대표적이고 유럽을 위기에 몰아넣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이 포함된다.

... 전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1 / 06 정태인/새사연 원장
전망기획(3) 2012년 한국경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차]

1. 성장률 전망, 어쨌든 결과만 맞춰라.
2, 세계경제 성장률 3.5% 내외는 합리적인 전망일까?
3. 환율 1100원대를 유지할까?
4. 민간소비 증가율이 작년보다 높아질까?
5. 설비투자는 희망이 될 수 있을까?
6. 건설투자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거라고?
7. 그렇다면 또 다시 수출이 한국경제호를 구할까?

[본문]
1.  성장률 전망, 어쨌든 결과만 맞춰라

한국정부가 자못 진지해졌다. 예년 같으면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0.5% 정도를 더 얹어서 정책의지를 만천하에 알렸던 기획재정부가 이번엔 한국은행과 거의 같은 수치를 내놓았다. 이제는 사태의 심각함을 인식한 것일까? 하지만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엉뚱하게도 물가를 문제 삼는 우리의 ‘경제대통령’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우선 [표1]을 통해 각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들여다보자. 케인즈의 ‘미인대회’처럼 각종 기관들도 전망치를 서로 비슷하게 맞추는 게임을 한 것일까? (이런 전망에서는 튀지 않는 게 낫다. 혼자 틀리면 망하지만 같이 틀리면 중간은 가니까 말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약 3.6% 내외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성장률이 3.8% 정도니까 올해도 그럭저럭 작년 정도라는 얘기다. 그러나 성장률을 구성하는 내부요소를 들여다보면 사뭇 다른 수치들도 발견된다. 즉, 저마다 성장률의 근거는 다르게 잡았으나 결론은 비슷하게 나왔다는 얘기다.

먼저 세계 경제성장률은 거의 모든 기관이 3.5% 내외로 전망했다. 지난 2011년 9월과 11월에 발표된 IMF와 OECD의 수치를 수용한 것일테니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환율은 세계경제의 움직임, 특히 유럽사태의 향방에 따라 요동을 칠텐데 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니 대체로 1050원(삼성경제연구소, 이하 삼성)부터 1110원(국회예산정책처, 이하 예정처)까지로 잡았다. 유가는 100달러 전후를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경제에서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GDP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증가율은 2.5%(삼성)에서 3.2%(한국은행, 이하 한은)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예정처와 삼성은 민간소비가 작년과 유사하거나 조금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정부와 한은은 0.6%p 정도 높아진 증가율을 예측했다. 이는 GDP 0.3%p의 차이에 해당된다.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 많은 차이가 나는데 이번엔 두 재벌 연구소가 4.5%(삼성)와 2.3%(LG경제연구소, 이하 LG)로 가장 많이 차이가 난다. 한은은 정부보다 0.9%p 정도 낙관적인 증가율을 내 놓았다. 설비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 이므로 1%p의 예측 차이는 GDP 0.1%의 차이를 낳는다.

건설 역시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난다. 예정처는 -0.6%인 반면 정부와 한은은 3% 약간 못 미치고 LG는 3.4%이다. 최소와 최대가 4%p나 차이가 나는데 이건 GDP로 환산하면 약 0.6%에 해당한다.

수출 증가율은 삼성과 한은이 6.9%p로 더 큰 차이가 나는데 국제수지통계 처리의 변화(한은은 국제수지매뉴얼 1단계 이행에 따라 선박수출 계상방식을 변경했다)가 있었기 때문에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대외부문은 경상수지 수치로 GDP에 반영되는데 경상수지가 125억 달러(삼성)에서 160억 달러(정부)까지 차이가 난다. 45억 달러면 약 0.45%p 이상의 차이가 나는데 환율을 어떻게 예상했느냐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다.

도대체 어느 통계가 진실에 가까울까? 언론에서는 최종 결과인 경제성장률만을 놓고 어느 기관이 가장 정확하게 맞췄는지 따지지만 그건 소일거리에 불과하다. 정작 세부 전망은 여러 곳에서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과만 일치했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 짚어보기로 하자.

2. 세계경제 성장률 3.5% 내외는 합리적인 전망일까?

금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좌우할 큰 변수는 유럽 사태가 어떻게 수습되느냐이다. 또 선진국들이 모두 장기침체의 양상을 보일 때 중국이나 인도가 얼마나 뒤를 받쳐 줄수 있는가가 중요한 변수이다.

유럽사태의 원인과 전망에 관해서는 이미 새사연에서 짚은 바 있는데 결론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관이 “위기 전염시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EU-ECB 등 유럽 정책당국과 IMF 등의 지원이 가시화될 경우 하반기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기획재정부, 2012년 경기전망)이라고 전망해서 하반기의 경제성장률을 높게 잡고 있다. 문제는 독일이 이런 희망대로 움직일지 여부다.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위기 상황에서의 국제협력은 의외로 잘 일어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위기가 전염될 것이 확실해 보일 때는 이미 위기가 시작된 후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예상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향후 세계 경제에 대해서 경제학자 스티글리츠, 크루그먼, 루비니 등은 모두 비적이며, 아이켄그린은 올해는 “그럭저럭”(muddling through) 헤쳐 나갈 것이지만 2013년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중국 쪽 학자들은 중국 등 브릭스와 개발도상국의 제조업 성장에 힘입어서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현재 나온 예측 중에는 UN 경제사회국(DESA)의 전망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EU와 미국에 특별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 성장률 2.6%, 낙관적인 경우 3.9%, 그리고 비관적인 경우 0.5%의 예측이 그것이다. 지난 12월 21일 UN은 월간 브리핑에서 2.6%의 예측도 비교적 낙관적인 가정 하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제 “세계경제는 또 하나의 대규모 경기하강의 벼랑 끝에 불안하게 서 있다”고 묘사했다. “비교적 낙관적 가정” 하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2.6%에 불과하다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위의 [그림1]은 2003년 이래로 세계 경제성장률과 한국 경제성장률이 거의 동일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내년 우리 성장률은 2% 중반일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더불어 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이 수출증가율의 대폭 감소 때문일 것이라는 점도 그림을 통해 능히 짐작할 수 있다.
....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