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0 / 1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박근혜 후보의 ‘창조경제’, 90년대 벤처정책 부활? 혹은 ‘삼성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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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박근혜 후보만 ‘말하지 않았던’ 성장정책

2. 성장론? 잘해야 10년 전 IT산업 정책

3.‘스마트 뉴딜’은 신종 비정규 양산 정책인가?

4. 박근혜 후보는 박원순 시장에게 배워도 좋을 것.

 

[본 문]

1.박근혜 후보만 ‘말하지 않았던’ 성장정책

기다렸다. 한국의 보수와 박근혜 후보가 어떤 성장론을 들고 나올 것인지. 원래 성장론은 보수의 단골 메뉴 아니던가? 그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그런데 그들의 성장모델 - 중국이나 독일식으로 국내 저임금과 해외수출로 성장 동력을 삼던 수출 의존형 모델이나, 미국과 남유럽처럼 부진한 소득을 부채로 충당하여 소비하는 부채 의존형 성장 모델은 금융위기로 무너져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정부가 재정자극 정책을 사용하여 경기부양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랬더니 보수는 성장이 아니라 균형재정과 긴축을 들고 나왔다. 증세 대신에 노동자와 국민들의 내핍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진보 세력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자극정책과 사회안전망 강화로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 이를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보수는 긴축 협약을 하자고 하고, 진보는 성장협약을 하자는 것이 지금의 유럽이 아닌가. 공화당은 재정삭감을 주장하고 민주당은 버핏세를 주장하는 것이 지금의 미국이다.

한국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경선에 나섰던 손학규 전의원이 ‘진보적 성장론’을 그리고 문재인 대선 후보가 ‘포용적 성장론’을 들고 나오면서 민주 통합당 쪽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에 불을 지폈다. 새사연도 대선정책을 담은 단행본 『리셋 코리아』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대안적 성장론으로 ‘소득주도 성장전략(income-led growth)'를 강력하게 제시했다. 이는 이미 세계 노동기구(ILO)와 국제연합(UN)의 각종 포럼에서 대안적 성장전략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임금주도 성장(Wage-led growth)'을 한국에 선도적으로 적용한 시도였다.

더구나 하반기로 들어오면서 한국경제의 위축은 더 이상이 가정이 아니라 확정적 현실로 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2.4%로 대폭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의 위기관리 대책과 함께, 침체로부터 어떻게 탈출하고 어떻게 회복 동력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대선후보들은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침묵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지금까지 시종 성장론에 대해 말문을 닫고 있었다. 오직 내용이 모호한 ‘박근혜 표 경제 민주화’만 반복할 뿐이었다. 성장론이 블랙박스로 남은 가운데 일자리 정책도 덩달아 블랙박스였다. 그래서 기다렸다. ‘창조 경제론’이라 이름붙인 일자리 정책과 성장정책의 내용을 보기 위하여.

성장론? 잘해야 10년 전 IT산업 정책

드디어 10월 18일 박근혜 캠프가 ‘창조경제 스마트 뉴딜’이라는 엄청난 개념 조합으로 작명한 성장정책,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정책”이 창조경제론이라고 박근혜 후보는 정의했다. 그리고 이어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7대 전략’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

1

국민행복 기술을 전 산업에 적용하여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

(스마트 뉴딜 정책 시행)

2

소프트웨어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

3

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통해 창조 정부 만들기

4

창업국가 코리아를 만들기, 대학을 창업기지로 만들기

5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만들기(정부가 인재양성)

6

청년들의 해외취업기회 확대(K-move 시작)

7

미래 창조 과학부 신설

그런데 뭔가? 어디에 성장전략이 있는가? 어디에 위기 탈출전략이 있는가? 7대 과제 중에 앞의 4가지는 IT산업에 대한 일상적인 정부지원 전략, 즉 IT산업 정책이고, 5,6번 2개는 이명박 정부시기에도 등장했던 청년 취업대책 메뉴들의 일부이다. 마지막 ‘미래 창조 과학부 신설’이야 모든 후보들이 얘기하는 정보통신부 부활과 이름과 다르지 맥락은 같은 얘기니 차별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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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안철수 경제 민주화’의 세 가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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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참여 자체 여부가 불확실했던 장외의 안철수 원장이 지난 9월 1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비로소 18대 대선구도가 확정적으로 짜여졌다. 2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발표에 의하면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49.9%로 44.0%의 박근혜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어서 앞서기 시작하면서 하락하던 지지율을 만회했다. 이로써 향후 5년 동안 나라살림을 누가 책임지게 될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과 함께 가장 논쟁이 되는 지점이 그의 경제정책 비전과 경제 민주화 의지다. 출마 회견장에서 기자들에게 경제 민주화 설명을 한 부분을 두고 박근혜 후보 선거본부에 몸담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에게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이해가 안 된 사람"이라며 비하하기도 했다. 다른 일부에서는 출마 회견장에 노동자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이른바 ‘모피아 사단’의 대부로 알려진 이헌재 전 장관이 안철수 후보 캠프에 결합하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물론 안철수 후보의 재벌개혁 방안과 경제 민주화 공약의 세부 내용은 차차 구체화될 것이고 그의 경제 팀도 더 윤곽이 뚜렷해 질 것이다. 이를 감안하여도 지금 시점에서 드러난 것 기준으로 몇 가지 짚어볼 대목이 있다.

 

개혁 저항세력에 맞설 결단과 용기가 중요

안철수 후보는 12월 19일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경제 민주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주로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개혁이다. 그리고 또 민주당 쪽에서는 시장개혁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재벌 지배구조 쪽을 바꿔야 결국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영속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기본적 원칙은 그렇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주의적 접근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거기에 따라서 어떤 부분은 민주당과 같은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민주당보다 더 근본적인 처방을 내가 얘기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경제민주화 논의를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을 느낀 건 경제민주화나 복지도 성장 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둘은 자전거가 바퀴가 두 개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쪽 편에서 성장 내지는 일자리 창출되면서 동시에 그 재원이 경제민주화나 복지로 가고 다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사람들의 혁신적 창의성을 자유롭게 불어 넣어주면서 다시 혁신구조를 만드는 선순환이 중요하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말한 대목 중에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주로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비판한 부분과, “경제민주화나 복지도 성장 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하는 부분에 대해 김종인 박근혜 캠프 위원장이 거칠게 비판하여 관심을 모았다.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이해가 안 된 사람", "경제 민주화가 성장 동력과 상충하는 것처럼 설명하는데 그 사람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라는 비하발언이 그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가 기업인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경제 민주화에 ‘성장 동력’을 얹어서 말을 했다는 김종인의 지적 자체는 제대로 안철수 후보의 맥락을 확인해보지 못한 오버다. 안철수 후보는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부자국가이어야 복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를 해야 부자 국가가 되며, “복지 안전망이 오히려 위기에서 경제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가 경제 회복과 성장을 추동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분배와 보상을 해줘서 구매력을 키우는 것이 결국 내수시장 활성화를 가져와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면서 경제 민주화가 진척되면 국민의 소득 증가와 내수확대로 연결되어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 지점은 특히 우리 경제가 2%대로 주저앉아질 전망이 점점 확실해 지면서 연말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안철수 후보의 경제 민주화에서 아직 확인이 안 된 부분은 김종인이 지적한 부분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적한 “안 후보의 성공 여부는 재벌의 저항과 관료의 왜곡을 극복하고 일관적인 정책을 시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일 수 있다.

복지나 경제 민주화는 그냥 나라곳간 국민에게 퍼주면 되는 것 아니다. 국민들 얘기 들어주고 위로해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권력을 주었으면 그 권력을 지렛대로 개혁저항세력에 맞서야 한다. 개혁 저항세력은 재벌과 보수언론, 모피아 관료들, 사법권력 등과 같이 우리 사회에 가장 힘 있는 기득권 세력들이다. 이들의 저항을 이기고 국민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결기가 있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 이후 정부에 맞서 한미 FTA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주저 없이 밝혔던 사례나, 민자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시도에 단호하게 맞섰던 경우가 있다. 그리고 주거문제나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해서 저항세력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관되게 복지 확대의 태도를 관철시키려는 태도는 서울시민들로 하여금 박원순 시장을 신뢰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실제 저항세력에 맞서 개혁을 관철시키기가 가장 어려운 영역이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다. 아직 안철수 후보는 저항세력에 맞서 국민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

 

경제 민주화에 맞는 경제 정책팀이 구성되어야

사실 김종인이 걱정해야 할 것은 다른 후보가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선거본부의 후보인 박근혜 후보다. 김종인 자신의 경제 민주화 구상은 개혁적일 수 있다. 새누리당 경제 민주화 실천모임이 주도하여 발의한 1,2,3호 개혁 입법안도 평가해줄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박근혜 후보는 5년 전 자신이 발표한 신자유주의적 줄.푸.세 정책과,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자는 경제민주화를 '같은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이해도의 저열함이 심각한 수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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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익한글 잘 봤습니다
    경제민주화 참고하세요(http://www.freedomsquare.co.kr/1279)

    2012.11.27 01:25 [ ADDR : EDIT/ DEL : REPLY ]

2012.04.18정태인/새사연 원장

고용없는 성장, 불안한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이동통제, 자산가격규제, 재벌규제를 먼저 해야 한다. 아래로부터, 안으로부터의 성장을 하기 위해선 임금 상승, 에밀리아형 중소기업 클러스터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여기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있다. 바로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사회경제(social economy·사회적 경제로도 번역한다)’다.
 
경제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가정 아래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꾀한다. 반면 사회경제는 인간의 상호성(reciprocity)을 근거로 공정성(fairness)의 기준에 의해 연대를 도모한다. ‘착한 경제학’이 누누이 강조한 신뢰와 협동은 사회경제가 사회정의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기실 사회경제의 역사는 시장경제보다 오래 되었다. 수렵채취시대에는 어느 종족이나 식량 공유의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또 동물을 잡거나 열매를 딸 때도 협동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농경시대의 관습으로 아직도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두레나 계 역시 사회경제에 속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협동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윈의 생존경쟁은 동시에 협동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시대에 사회경제는 협동조합으로 재탄생했다. 자본주의 생산과정에서는 노동조합을 만들어 착취를 막았지만 소비과정에서 또 다시 수탈을 당했던(예컨대 가짜 밀가루를 팔았다)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 최초의 협동조합이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 추구하지만 동시에 지역공동체 등의 사회적 목표도 달성하려고 한다.
 
1980년대 이래 서구의 복지국가가 재정위기에 빠지자 사회경제는 다시 각광을 받았다. 역사를 살펴보면 자본주의의 위기가 닥칠 때마다 사회경제는 대안으로 떠올랐고 부피를 늘려 왔다. 하여 최근에는 국가가 담당했던 복지서비스 중 사회서비스를 사회경제가 떠맡는 경우가 많이 생겨났다.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연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이 바로 새롭게 생겨난 사회경제의 범주들이다. 이탈리이아 볼로냐의 카디아이(CADIAI)라는 사회적 협동조합은 과거 시정부가 하던 복지의 70%를 떠맡았는데 공급가격은 떨어지고 서비스 질은 훨씬 좋아지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에서도 자활공동체운동, 실업극복 국민운동 등으로 이어지던 사회경제의 흐름이 2007년 사회적 기업법, 그리고 최근의 협동조합 기본법의 제정으로 법제화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복지사회를 여는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사회경제에 연계한 복지를 설계할 수 있다. 예컨대 국가의 건강보험시스템에서 마지막 의료서비스 전달(1차 진료)을 의료생협이 맡는다면 우리는 대통령이나 재벌이나 누리는 주치의제도를 확보하게 된다. 의료생협은 자체로 주치의 역할을 하지만 만일 건강보험에서 일정한 보조금을 준다면 말 그대로 영국식의 주치의가 생겨날 수 있다.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안성 의료생협의 경우 조합원 1인당 연간 1만원에서 2만원 정도의 보조금만 줘도 명실상부한 주치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많은 병을 예방할 수도 있고, 3차 의료기관에 직접 갈 필요도 줄어들 뿐 아니라, 값비싼 검사도 대폭 감소할 것이다. 따뜻한 경제가 동시에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사회경제는 지역공동체 속에 뿌리박아야 한다. 캐나다의 경우처럼 지역공동체의 사회경제정책을 사회경제부문이 담당할 수도 있다. 로컬푸드운동이나 재생에너지 사업, 제주 올레길이 불을 붙인 트레킹코스 사업, 숲 가꾸기 등이 모두 사회경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이다. 수많은 사회경제가 네트워크를 이뤄서 신뢰와 협동이 번져나가면 그것이 곧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축적이다. 이미 증명된 것처럼 사회적 자본은 사회혁신을 낳아 따뜻하면서도 효율적인 경제를 이루게 한다.

현재 2~3%에 불과한 사회경제를 최소한 10% 수준으로 늘린다면 우리 아이들은 훨씬 더 안전하고 따뜻한 사회에서 살게 될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을만들기 등의 사업도 1000만명 대상의 거대한 사회경제 프로젝트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사회경제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글은 주간경향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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