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18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정당별 노동시장 정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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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5년 전에 비해 올해 대선에서 상당히 다른 특징을 보이는 정책 부분이 바로 노동시장 정책이다. 물론 5년 전에도 일자리 정책은 명목상 가장 중요했지만, 300만 개, 500만 개 식으로 의미 없는 일자리 개수 경쟁만 난무했고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책이 위주이다 보니 무게를 둘 수 없었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이나 청년과 여성을 위한 일자리 수요창출 정책 등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자는 제안들에 상당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 나아가 단순한 일자리 개수를 넘어 나쁜 일자리 개선을 포함하여 노동시장에서의 각종 차별과 격차를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정책들도 공격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사내 하도급법처럼 일부 제안들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등 차별해소에 역행하거나 역부족인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사연은 일자리 창출과 차별과 격차 해소, 그리고 저임 노동자 지원이라는 범주에서 주요 대선후보 정책을 비교 평가해 보았다.

 

[본 문]

둔화되는 고용률 상승세, 심화되는 불평등, 노동시장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나?

대선후보들이 앞다투어 노동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낮은 성장률과 고용률, 점점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 양극화,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원인으로까지 거론되는 상황 때문일 것이다.

노동시장 정책 전환과 관련된 최근 대선후보들의 공약들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이는 전체 일자리 수를 늘리는 정책과 함께, 청년, 여성, 중고령자 등 노동시장에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을 위한 정책들을 주요 공약으로 하고 있다.

두 번째는 노동시장 내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및 노동시장 내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이다. 각 당의 대선후보들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해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저임금 노동자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는 대선후보들의 노동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에 대해 알아보고, 그 공약을 통해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또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일자리 창출 정책 비교

일자리 창출 정책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대선후보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정책 중 하나이다.

 

o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는 현재 모든 대선후보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세우는 정책 중 하나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민주통합당의 손학규 후보로 “저녁이 있는 삶”을 통해 이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손학규 후보뿐만 아니라 다른 대선후보들 역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총선 시기 모든 당들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연평균 노동시간을 2,000시간 미만으로 줄여 장기적으로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주 5일제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긴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고용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다.

각 당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의 경우 노동시간을 줄이는 중소기업이나 노동자 등에 혜택을 주는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단축한 주체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국내 노동시장 현실을 감안할 때 노동시간을 줄인 중소기업, 노동자에 대한 혜택만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하청, 파견기업의 경우 노동시간은 대기업의 노동시간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그러므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강조하고 있는 규제방안도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혜택을 통해 민간부문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구체적인 법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노동시간 단축 정책의 실행에 있어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의 확산을 막는 방안이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 다른 당들이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새누리당의 경우 시간제 정규직을 노동시간 단축의 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간제 정규직의 확대는 사실상 비정규직 노동자로 볼 수 있는 노동자를 증가시킬 것이다.

단시간 노동자를 증가시키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 정책이 시행될 경우 노동시장의 질적 수준 악화를 가져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노동시장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인 정규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방안을 통해 안정된 정규직 노동자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의 정책 수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o 일자리 창출 중점 분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각자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과 분야에 있어서는 차이점이 발견된다.

우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경우 출마선언문에서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 문화 소프트웨어 산업과 아이디어?벤처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후보들은 공공부문 및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상대적으로 더 강조하고 있는데, 문재인 후보는 복지분야의 확대와 함께 사회서비스산업의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으며, 정세균 후보는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분야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실행가능성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제조업 고부가가치화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지만, 지금껏 우리 경제가 목표로 삼아 실행해 온 전략이기도 하다. 또 문화 소프트웨어 산업과 아이디어 벤처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이미 실행했으나 큰 효과는 보지 못한 정책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지금의 선언적인 수준의 공약으로는 어떻게, 얼마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공약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확보에 대한 지원이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민주통합당이 제시한 것처럼 사회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서비스 산업의 취업자 수는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상관없이 민간수요 증대에 힘입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왔다. 특히,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경우 2000년대 중반보다 2배 이상 취업자 수가 증가하였다. 이런 사회서비스 산업의 수요는 고령화, 복지의 확대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회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서비스 산업의 일자리 창출 정책 속에는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을 줄이는 정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양상을 살펴보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의 증가가 고용증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증가하는 민간수요가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가 아닌 비정규직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양상이 계속될 경우 사회서비스 산업의 확대는 노동시장의 질적 수준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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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5김수현/새사연 연구원

 

대선정국 , 대두되는 비정규직 문제

1997년 경제위기 이후 노동시장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대이다. 경제위기 이후 정부의 승인 하에 기업들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을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2012년 3월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 1,742만 1천명 중 약 48% 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 월평균 임금 278만 3천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8만 9천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보험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데, 정규직 노동자의 대부분이 직장으로부터 사회보험을 지원받고 있는 반면, 이를 직장으로부터 지원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40% 가 채 되지 않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임금 뿐만 아니라 고용불안정, 낮은 수준의 사회보험이라는 차별적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최근 불평등, 양극화, 빈곤의 심화와 함께 다양한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철폐와 정규직 노동자로의 전환을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총선 승리 이후 “희망사다리법” 이란 이름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취지의 법안을 발표하였다.

노동계에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비정규직 법안

하지만이 법안들은 노동계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노동자를 위한 법안이 노동계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반대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내하청도급법이다. 새누리당은 사내하청노동자들이 받는 차별적인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불법으로 자행되고 있는 사내하청노동을 합법적인 것으로 만들어 주기 위한 법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제조업 내 파견노동자의 고용이 사내하도급을 통해 합법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새누리당의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비정규직 증가라는 결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차별 시정의 효과도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새누리당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대해 10 배 내의 금전보상을 사용자에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법안 내 차별대상과 차별처우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으며, 사업장 내 동일한 일을 하는 정규직 노동자가 없을 경우 차별 시정을 요구할 근거가 없다는 점은 새누리당 법안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사업장 내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가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감안할 때, 차별시정 신청자를 사업장 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표자 또는 가입된 노동조합으로 국한한 것 역시 차별 시정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 보는 견해가 많다.

비정규직의 해결 ,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

사회보장서비스의 수준이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 계속되는 고용불안정성은 빈곤에 노출될 위험이 지속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안정된 생활, 삶을 위해서는 파견노동이나 사내하청노동자와 같은 비정규직 형태가 아닌 직접고용을 통한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차별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정규직 고용 확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선 국면에서 나오고 있는 선언적 수준의 공약, 법안들만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비단 여당인 새누리당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공약집에 있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여전히 대선후보들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실행되어야 할 정책으로 꼽히는 현실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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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경제 민주화, 대선 최대 쟁점이 정말 맞는가?

네 달도 남지 않은 18대 대선의 최대 쟁점이자 이슈가 ‘재벌개혁 경제 민주화’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지 최근 상당한 회의를 갖게 한다.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가지고 도무지 여와 야의 구분, 보수와 진보의 구분, 대선 후보들 사이의 차별성이 생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민주통합당과 대선 후보들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재벌개혁-경제 민주화 전망과 방안을 만들어내지 못한데 있다.

단적인 사례가 새누리당 경제 민주화 실천모임이 준비하는 금산분리 법안 내용이다. 새누리당 법안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9%에서 4%로 되돌리는 것을 넘어서, 기존에 재벌이 제한없이 소유했던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묶어서 따로 분리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비록 소유관계를 끊어내는 진정한 금산분리는 아니지만, 은행이 아닌 금융계열사에 대해서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준비해온 법안보다 더 전진된 것이다.

이처럼, 민주통합당과 대선 후보들은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재벌개혁 의제들, 예를 들어 출자총액 제한,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지분요건 강화, 금산분리 등을 의례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넘어서 시대와 상황변화에 맞는 혁신적인 개혁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관성적이고 소극적인 경제 민주화 의지 때문에 쟁점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여의도를 나와 민생현장의 경제 민주화를 실천하라.

이러한 것들이 실제로는 어렵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민주당의 손학규 후보는 “비대화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것을 (경제 민주화를 위한) 네거티브 접근이라고 한다면, 경제적 약자들이 적극적으로 경제 민주화를 펼치는 능동적인 접근이 있다”는 분석을 했다. 매우 적당한 지적이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즉시 능동적인 접근으로 돌아서야 한다.

능동적인 접근은 현대차에서 사내하청으로 일하고 있는 8000 명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 판결에 따라 즉시 정규직 전환을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이미 인근에 1개 대형마트와 3개의 SSM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4300평 규모의 대형마트를 마포 합정에 입점시키려는 홈플러스를 막는 것이다. 경제적 약자들이 적극적으로 경제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는 생활현장에서 그 요구를 함께 실현하고 이를 제도화해주는 것이다.

 

월 2회 휴무제도 간단히 무력화 되는 상황에서 경제 민주화라니.

특히 중소상인들은 마포 합정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해 농성을 시작하면서 시민 사회단체와 함께 세 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대형 마트의 추가 입점 중지’,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 제한 확대와 모든 공휴일 의무 휴업제 시행’, ‘유통재벌의 도매업 신규 진출 중지’가 그것이다. 최근 유통재벌의 소송으로 월 2회 휴무제가 불과 4개월 만에 완전히 무력화된 상황을 중소상인들은 지켜보았다. 선거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모든 정치세력이 경제 민주화를 소리 높여 외치는 현실에서도 유통재벌의 공세에 따라 월 2회 휴무제가 간단히 무력화되는 이런 상황에서 경제 민주화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롯데, 이마트, GS 등 유통재벌들은 우리나라 1,2,3위 재벌도 아니지 않는가? 이들에게도 쉽게 굴복하는 경제 민주화라면, 만약에 대선이 끝나고 정치권이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자마자 모든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여의도에서 사라질 것이다. 정치권이 정말 경제 민주화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면 9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대형 점포 공휴일 휴무제를 입법화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국민들도 지역의 중소 상인들과 연대하여 ‘착한 소비운동’ 차원에서 대형마트 휴무제 요구를 함께 해나갈 필요가 있다. 시민의 힘이 뒷받침 되지 않는 사회개혁은 이루어진 역사가 없음을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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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2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앞으로 5년 이상의 의미가 있을 18대 대선이 이제 4개월을 채 남겨 놓지 않았다. 지난 20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경선결과 대선후보가 확정됐다. 예상했던 대로 대세론을 등에 업고 83.9%라는 압도적인 경선득표를 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곧이어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장외의 강력한 후보로 인정받고 있는 안철수 원장의 움직임도 더 빨라질 것이다.

첫 대선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는 지난 7월10일 출마선언과 이번의 후보 수락 연설에서 공통적으로 ‘국민행복’을 강조했다. “지금은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의 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에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행복이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액면 그대로 주장을 받아들이면 더할 수 없이 좋은 얘기다. 더욱이 국가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했던 박정희시대를 기억하는 우리는, 그 딸이 아버지 시대와는 다른 개념을 들고 나왔으니 반길 일이 아닌가.

그런데 사실 정책 결정자들이 국가 안의 살아있는 국민들을 보면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국가의 경계선을 넘어 지역공동체와 인류를 고려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는 최근 유럽 합중국을 꿈꾸면서 통화통합을 했던 유로공동체에서도 너무 잘 드러난다. 현재 남유럽국가 중에서도 그리스는 유로통화권 탈퇴를 고려해야 할 만큼 경제위기가 심각하고, 스페인이라는 유로 4위의 경제대국은 국가적 구제금융이 임박해 있다. 구제금융에 얼마가 들어갈지, 국채금리 안정화가 될지, 성장률이 회복될지 등 갑론을박이 벌써 3년째를 이어오고 있는 중인데도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런데 막상 그 경제통화권과 그 국가들 안에 살고 있는 국민들과 노동자들의 삶을 살피는 모습은 드물다. 정말 그들의 현실적 삶은 경제위기로 인해 어떻게 돼가고 있을까. 가장 간단한 세 가지 실업지표를 살펴보자. 유로존의 실업률은 2007년 1월의 7.9%에서 올해 5월 11.2%로 높아졌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독일은 9.4%에서 5.5%로 낮아졌다. 네덜란드의 경우 4.0%에서 5.1%로 약간 높아졌지만 평균의 절반에 그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면 문제가 되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은 어떤가. 그리스는 같은 기간 8.7%에서 23.1%로, 스페인은 8.2%에서 24.7%로 뛰어 올랐다. 실업률이 3배가 늘어났고 유로 평균의 2배가 넘는다. 두 번째 실업지표인 청년실업을 보면 더욱 극적이다. 같은 기간 독일은 12.6%에서 7.9%로 낮아졌고 네덜란드도 10% 미만이다. 그러나 그리스는 25.5%에서 53.8%, 스페인은 17.6%에서 52.6%로 뛰었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청년의 절반 이상이 공식적인 실업자인 것이다. 하나의 연방을 지향하는 하나의 통화국가들이라고 보기에는 독일·네덜란드 등과 그리스·스페인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더 문제는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과감한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독일 등의 정치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리스와 스페인 국민들에게 더 내핍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1년 이상의 장기 실업률을 보도록 하자. 예상대로 독일은 2007년 4.9%에서 지난해에 2.8%로 줄었고 네덜란드는 1.5%로 거의 변화가 없다. 그런데 4.1%로 장기 실업률이 독일보다 낮았던 그리스는 2011년 8.6%로 뛰었다. 스페인은 2007년 1.7%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리스보다 높은 8.8%다. 이쯤 되면 도대체 그리스·스페인 노동자와 시민들의 삶이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정치권과 유럽 중앙은행·유로집행위원회 등은 그리스와 스페인의 삶이 아니라 채권은행의 손실규모를 따지고 있고 긴축을 통한 부채상환을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와 스페인 시민들에게 유로통화는 무슨 의미가 있으며 유로 합중국의 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세계 곳곳에서 유로존 붕괴 여부를 놓고 논쟁하는 것이 부질없는 것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다시 우리 자신으로 돌아와 보자.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8.1%가 향후 계층상승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예 모든 국민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고 산다는 것이다. 그 주된 이유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란다. 더욱이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안정된 삶’과 ‘소득분배의 공평성’을 주요인으로 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는 34개국 가운데 32위로 꼴찌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가장 불행한 우리 국민에게 행복을 주겠다는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 반갑기는 하다. 그런데 대통령의 딸로서 보수적 세계에서 단 한발도 나온 적이 없는 박근혜 후보에게 국민의 불행이 과연 어느 정도 공유가 될까. 불행에 대한 공유가 있어야 행복에 대한 진정한 갈구가 함께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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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정태인/새사연 원장

 

<안철수의 생각>은 훌륭하다. 평생 정책만 다룬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그렇다. 물론 적잖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끔 자기의 생각을 섞어서 여러 사람의 의견 짜깁기한 것과 <안철수의 생각>은 다르다. 일관된 생각의 다발이 굵은 흐름을 이루고 있다.

예컨대 재벌개혁에 대한 그의 생각이 그렇다. 그는 놀랍게도 학계에서도 채 소화되지 않은 ‘이해당사자 이론’에 입각해서 재벌 문제를 진단하고 법조계에서도 아직 내용을 채우지 못했지만 방향이 뚜렷한 ‘기업집단법’을 대안으로 내세웠으며 그 생각의 틀은 ‘산업생태계’이다.

더구나 그는 종업원지주제나 이윤공유, 경영참가라는 미시적 실천 방안을 이미 실행해서 성공해본 사람이다. 그는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보편적 증세가 필요한 이유 또한 정확히 지적한다. 당장 표에 도움이 되는 복지정책을 나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책<안철수의 생각>을 읽기 전까지 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의 높은 지지율도, 확 달아오르고 쉽게 식어버리는 우리 국민의 장점이자 단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팬덤 현상으로 간주했다. 하여 간간히 보도되는 그의 ‘공자 말씀’도 곧 사라지려니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내 선입견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그는 내공을 지니고 있다. 폭발적 매력이란 면에선 뒤처질지 몰라도, 정책에 관한 한 2001년 내가 처음 만난 노무현을 훨씬 능가한다. <안철수의 생각>은 바이러스처럼 국민 안에 퍼질 것이고 현재까지의 대통령 후보 그 어느 누구도 마땅한 백신을 내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 스스로가 가장 뛰어난 백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흔히 언론은 안철수 교수를 중도로 분류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중간쯤이라는 뜻일테고 <안철수의 생각>이 나온 뒤에는 민주통합당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굳이 자리를 따지자면 이 책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중간쯤, 아니 진보파의 일부 그룹보다 더 왼쪽에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연구원 6년의 연구와 내 뼈저린 실패의 경험이 결합되어 금년 초에 나온 <리셋 코리아>와 ‘싱크로율’ 거의 100%라는 게 그 증거다.

안 교수의 또 하나의 장점은 그의 생각이 진보적이라 하더라도 ‘색깔공세’에 시달릴 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물론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야 세가 불리하면 어떻게든 붉은 색을 덧칠하겠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삶 어느 편린에도, 책 속의 어떤 낱말 하나에도 그럴 구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억지춘향은 역풍을 맞을 뿐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고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데 필수적인 지지세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 안 교수의 취약점이다. 갑자기 정당을 만들고 현재의 팬덤을 조직적인 정책지지 집단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실로 난감한 일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답을 알고 싶은 분들에겐 오연호와 김헌태가 쓴 <안철수>를 권한다. 한마디로 이번 대선을 통해 ‘시민정부’를 만들자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기존 정당도 환골탈태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내각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보기에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후보, 그리고 안철수가 정책의 위치를 놓고 겨루는 것은 말다툼 이상의 의미가 없다. 같은 정책 목록 안에서 누가 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 놓는가, 어떻게 반대편 국민을 끌어들일 것인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강준만 교수가 <안철수의 힘>에서 역설한대로 이제 증오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 반대 쪽 후보에 표를 던진 국민이라 하더라도 흔쾌하게 승복할 수 있는 정책을 내 놓고 소통과 타협으로 실천해야 한다. 물론 안철수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더더구나 아니다. <안철수의 생각>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는 협동은 세계와 한국의 장기 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아날 길인 동시에 대선 승리의 유일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글은PD저널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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