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0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은 올해에 부자 증세를, 특히 재벌증세(대기업 법인세 증세)를 강력히 주장합니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모두가 바라는 복지사회가 되자면 재원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국민 소득의 가장 많은 부분을 가져가는 재벌 대기업이 조세 기여를 해야 소득 재분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재벌 대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재벌 대기업들은 일회적인 전시성 기부 말고, 제대로 세금을 내서 사회에 기여해야 합니다.

 

재벌 증세를 하자는 주장은 어려운 얘기가 아닙니다. 현재 과세 표준 구간 1000억 이상인 대기업은 30만개 법인 기업 가운데 200개 정도 밖에 안 됩니다. 0.065%라는 거죠. 과세표준 500억 초과 기업이라고 해도 400개가 못됩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상장기업 개수가 700개가 넘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큰 기업들만 해당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원래는 2억 이상 구간 기업들은 20억 정도 이익을 내는 소기업이나, 200억이나 2000억 규모의 중견기업이나, 심지어 삼성전자처럼 1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도 모두 22% 법인세율이 같았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3% 깎아줬습니다. 그런데 추가 감세를 철회한다고 해놓고서 지난 연말에 500억 이하에 대해서는 추가 감세를 해서 20%로 낮춰 주었습니다.

최소한 500억 초과 대기업들은 기존 25%로 원상 복귀하는 것은 물론 추가 증세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재벌증세입니다. 한국의 초 수퍼 부자 집단인 재벌이 증세를 해야 소득 재분배가 시작되고 경제 정의가 시작될 것입니다. 그래서 ‘재벌 증세’를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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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생각엔 22%도 그렇게 적지 않은 세율인것 같은데 너무 과도한 걸 요구하시는것 아닙니까? 대기업이라고 해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구 자칫하다간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2.01.19 14:44 [ ADDR : EDIT/ DEL : REPLY ]

2011 / 08 / 02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삼성의 적하효과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1. 적하효과 소멸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

올해 초 정부 여당에서 불을 지핀 재벌 대기업집단 개혁 요구가 점차 야당으로, 정치권을 넘어 국민적으로도 상당한 공감을 얻으며 확산되고 있다. 쟁점의 불씨 가운데 하나인 MRO(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사업체인 삼성 아이마켓 코리아 지분을 삼성이 전량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철수를 발표한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재벌 대기업 집단이 여론에 상당히 밀리고 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물론 실제 사업철수를 실행에 옮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최근 재벌 대기업 집단에 대한 비판은 과거처럼 총수 일가의 탈법행위나 편법 상속에 국한되지 않는다. 도를 넘는 경제력 집중과 내수 독점을 근간으로 한 독과점 횡포가 주요 쟁점이다. 그리고 보다 근원적으로는 재벌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경제로 파급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 이른바 적하효과의 소멸이 국민에게 체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했던 정부 여당 역시 적하효과 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하여 집권 후반기 들어서 ‘동반 성장’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내년 양대 선거를 의식하면서 재벌 대기업에 대해 일련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정치권과 국민들 모두가 공히 더 이상 적하효과가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이 문제에 대해 그 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던 재벌 대기업 집단 일각에서 최근 완곡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삼성경제 연구소의 7월 26일자 보고서 “SERI 경제 포커스: 수출과 내수 간의 연계성 분석 및 시사점”이다. 극히 의례적인 짧은 보고서이지만 내용 가운데 한 가지 중요한 논점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수출과 내수 간의 격차 확대가 ‘수출 호조 -> 투자 및 고용 확대 ->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단절되었거나 약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에 대한 반론을 펴기 위해 2000년대 이후 수출과 투자, 수출과 고용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일련의 결론을 도출하고 있어 흥미롭다. 그 가운데 몇 가지 논점만 간추려 확인해 보자.


2. 수출과 민간소비 비중의 역전

최근 국민경제 지표 가운데 주목할 만한 현상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수의 핵심인 민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추월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일단 삼성의 보고서도 이를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하게 확인해야 할 것은, 2007년도 까지만 해도 수출의 비중은 41%이하 정도에 그치다가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순식간에 50%를 뛰어 넘어섰고 2010년 2분기부터는 거의 민간소비를 앞질러 나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경제위기 이전인 2007년 1분기 수출 비중은 41.4%였지만 2011년 1 분기에는 무려 56.5%까지 비중이 껑충 뛰어 오른다. 반면 민간소비는 같은 기간 54.2%에서 52.5%로 줄어들었다. 국내 투자를 의미하는 총 고정자본 형성 역시 같은 기간 29%에서 26.9%로 축소되었다. (그림 1 참조)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경제위기 이후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대부분 수출에 의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와는 달리 현대 경제연구원에서는 민간 소비와 수출 비중의 역전, 그리고 민간 소비 비중의 추락에 대해 비교적 심각하게 다루고 있어 비교가 된다. 현대 경제연구원은 7월 1일자 보고서 “경제주평: 하반기 경기하방위험 크다”에서 특히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내, 외수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한다.(그림 2 참조) 더욱이 올해 하반기에도 소비위축과 건설투자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내수와 수출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 금융위기 이후 수출과 내수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 이유

삼성의 보고서는 계속해서 2001년~2007년 기간과 2008년 이후 지금까지를 비교 하면서 금융위기 이전에는 수출과 내수가 반대로 움직였는데, 즉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동반 순환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이 말하고 싶은 것은 적어도 금융위기 이후에는 수출 증가로 인해 민간 소비도 확대되고 설비 투자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적하효과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상식적으로 확인해야 할 단순한 사실이 있다. 2001년~2007년까지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두 가지 시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첫째는 2001년 IT거품 붕괴로 인해 세계 경기가 침체하고 수출이 급락한 반면 내수는 신용카드 거품으로 인해 호조를 보였던 시기다. 당연히 수출과 내수가 서로 상반되는 추세를 보였다.

둘째로는 2003년 신용카드 대란으로 인해 내수 경기는 급락했던 반면, 세계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수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던 시기다. 신용카드 대란의 후유증으로 내수 경기는 이후에도 거의 회복되지 못했지만 수출은 2004년 2000억 달러, 2006년 3000억 달러 2008년 4천억 달러로 지속적인 급증세를 보였다. 이 두 가지 시점을 기억한다면 당연히 2001~2007년까지 기간 동안 수출과 내수는 서로 상반되게 움직였을 것이라는 점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를 대 침체로 빠뜨렸을 뿐 아니라, 한국경제도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내수와 수출이 공히 침체로 돌아서게 되었다. 특히 2009년이 그랬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내수가 대 침체를 겪었지만 수출 실적이 나쁘지 않아 외환위기를 비교적 빨리 탈출했던 시기와도 비교된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부터 수출은 고환율과 중국경제의 호전과 비례하여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내수경기는 정부의 경기부양을 배경으로 미약하게 반전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기부양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둔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삼성의 보고서는 2008년 이후 수출과 내수가 ‘양(+)의 상관관계를 갖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2001~2007년 동안 내수와 수출이 상반되었던 이유, 그리고 2008년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추락하다가 수출의 급격한 호조, 내수의 미약한 회복이 되었던 이유에 대해 당연하고도 충분한 설명이 삼성의 보고서에는 없다. 대신 실증분석이라는 이름으로 숫자 계산을 내밀며 금융위기 이후에는 수출이 내수회복을 도왔던 것처럼 암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4. 국내 투자보다 해외투자를 집중하는 수출 대기업

내수의 주요 지표인 국내 투자와 관련하여 유의할 것이 하나 있다. 최근 수출 대기업들의 투자가 국내 투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유력 대기업들은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추락하던 2009년에도 영업이익이 절대 적자를 보았던 것이 아니다. 삼성, 현대차, LG를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은 경제위기 와중에도 여전히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2009년에는 현대 자동차의 해외현지 생산 비중이 국내생산을 추월한 첫 해이기도 하다.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과 ‘양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국내 투자가 아니라 해외투자였다. 실제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투자는 2007년부터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금융위기 내내 유지되었다.(그림 4 참조) 국내 투자 비중이 줄어들었던 것과 명확히 비교되는 대목이며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경제로 순환되지 않는다는 증거, 즉 적하효과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증거이기도 하다.


5. 수출 대기업 때문에 고용이 호전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삼성의 보고서는 최근 제조업 취업자 수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제조 대기업의 수출 호조가 고용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는 증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 수출이 다시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연 얼마나 그러할까.

확실히 금융위기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경제위기로 한 때 가장 가파른 추락을 하였지만 2010년 들어서면서 반대로 가장 많은 일자리 회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그림 5참조) 수출 증가 추이와도 유사한 흐름이다. 그런데 통계청이 2009년부터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시작한 종사자 규모별 취업자 수 증가 추세를 보면 좀 다른 결론이 나온다.

전 산업 기준으로 볼 때 경제가 회복을 시작한 2009년 6월에 종사자 수 5~299명 규모 기업의 취업자 수는 1218만 명이었지만 2년 뒤인 2011년에는 1292만 명으로 약 70만 명 이상이 늘어났다. 그런데 300명 이상 규모 기업의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205만 명에서 199만 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주로 서비스 업종이 300인 미만에서 변동이 컸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조업에서도 300인 이상 제조 대기업들이 큰 폭으로 고용을 늘렸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 수준은 2005년도의 410만 명 수준으로 복귀했다는 정도이지 이전에 비해 절대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다시 제조업 취업자 증가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을 보건데, 대체로 420만 명을 최대치로 해서 제조업 취업자 수는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보고서가 주장하는 것처럼, “최근 들어 ‘수출 호조 -> 투자 및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상당히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삼성 보고서와는 달리, 최근 고용상황에 대해 비교적 현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LG경제연원의 짧은 고용 동향 보고서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27일, “최근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면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를 주도한 부문은 제조업과 보건 복지 서비스업”이라고 확인했다.

그런데 제조업의 고용이 늘어난 이유를 삼성처럼 단지 수출이 고용에 기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니라 “제조업 생산이 전기 전자부문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해지면서 제조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심하게 말하면 전기 전자를 주력으로 한 삼성의 고용 기여도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여하튼 제조업 고용이 2005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원인은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할 과제이지만 삼성 보고서의 결론이 섣부른 것은 동일하다.

또 하나 LG경제연구원이 지적한 고용증가 원인이 바로 보건 복지 서비스업이라는 사실이다. 그림 5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보건 복지 서비스업은 경제위기 와중에 오히려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제조업 취업자 증가 수를 뛰어넘으면서 20만 명대의 증가 추세로 접어들었다. 경제위기 시기는 물론 향후에 일자리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해야 할 산업 업종에 틀림없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이 적절히 지적한 것처럼, “올해 1~4월 중 보건 및 사회서비스업 임금은 4% 줄어들었는데 이는 고령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보건 복지 부문에 낮은 임금이나 단시간 근로의 형태로 불완전 취업했기 때문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우리 연구원이 지난 6월 “2011년 5월 고용동향 분석”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경제위기 이후 더 확대된 것을 지적한 것과 일치하며, 왜 최근 취업자 수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내수비중이 줄어들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결국 최근 취업자 수가 늘고 있는 상황은 삼성 보고서가 주장하는 것처럼 ‘수출 대기업의 고용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 이라기보다는, 전기 전자 업종 이외의 중견 제조업이 선방했을 가능성과, 보건 복지 서비스의 나쁜 일자리 팽창에 기인하며 이 측면이 오히려 현재 고용실태를 파악하는 데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의 보고서도 말미에 “최근 수출과 내수의 연계성 개선”이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로 동반 침체 하였다가 회복국면으로 반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개선으로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렇다면 아직 판단하기에 시기상조인 주장을 취약한 근거를 들면서 왜 서둘러 하였을까. 적하 효과 소멸이라는 강력한 근거를 들면서 재벌 대기업 집단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파급력을 억제하고 싶어서였을까.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적하효과가 부활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 오히려 금융위기 이후 더 확실히 적하효과는 소멸되고 있다. 적하효과도 없는데 고환율로 수출 지원을 해야 할 명분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이 와중에 수출 대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자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하청 단가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삼성을 포함한 재벌 대기업 집단이 거느리고 있는 내수 독점 기업들이 내수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다. 삼성이 포기하겠다던 MRO업체인 아이마켓 코리아는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 PDF파일 원문에서는 그래프를 포함한 본문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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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6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삼성과 현대자동차 같은 유수한 대기업들이 언론에 자주 비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는 대기업들의 엄청난 실적이나 그로 인한 주가상승 등이 주를 이뤘다.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가 4위의 이익을 달성했다거나, 삼성전자의 분기실적이 4조원을 넘었다는 식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상이 좀 달라졌다. 노조에 대한 탄압이나 불법파견 사례, 그리고 중소기업 시장 잠식 등 각종 불공정 거래행위 보도 등이 부쩍 늘었다. 7월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삼성에버랜드를 포함해 삼성 계열사들에서 속속 노조가 결성되자 삼성은 관련 노동자 해고로 대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대차 사내하청의 경우 도급(하청)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파견법에 따라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는 현대차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본다”는 대법원 판결이 1년 전인 지난해 7월22일 나왔건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보도도 있다. 부동의 재계 1·2위 기업집단에서 벌어진 일이다.

기업집단 가운데 자산규모 24위인 신세계그룹 계열의 이마트가 중소상인들의 소매시장을 싹쓸이한 것도 모자라 창고형 도소매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온라인 도매몰인 이클럽 등을 개점하고 도매시장에서 생계를 영위하는 중소 도매상의 밥그릇까지 빼앗으려 한다는 소식도 있다.

한국의 재벌 대기업들이 갑자기 수익실현이 막혔기 때문일까.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지난 1년 동안 삼성그룹은 당기순이익이 38%, 현대차는 60%, 그리고 신세계그룹은 두 배에 가까운 80%가 늘었다. 55개 대기업집단의 당기순이익은 66%가 늘었으니 전체적으로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들어갈 비용부담 압력이 크거나 기존 시장에서 수익률이 악화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 무엇일까. 문제는 대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가 최근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계속 그랬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겉으로는 세련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내면에서는 노동자와 중소기업, 중소상인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였다. 비용절감을 위해 노동유연화를 강화하고 하청 중소기업에 대한 관리도 훨씬 심해졌다. 내수 독점도 심해져서 중소상인들 골목시장까지 잠식해 왔다. 다만 재벌 대기업의 오만과 횡포가 최근 이슈가 되면서 새삼스럽게 부각된 것일 뿐이다.

대기업의 독점규제와 불공정거래 근절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진 정부조직인 공정거래위원회가 20일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이행실적’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이라는 것을 체결하게 하고 그 이행실적을 점검한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정책과제로 제시한 후 정부의 의지가 높았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116개 대기업에 대해 동반성장 협약 이행평가를 실시한 결과, 43.1%에 해당하는 50개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양호’ 등급 미만을 받았다. 이행 자체가 법적으로 강제된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것이어서 사실 기대를 하기는 어려웠다. 황당한 것은 ‘양호’ 등급 미만을 받은 대기업들이 어떤 기업인지 동반성장 협약절차 규정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불법파견을 판시한 대법원도 무시하고 있는 실정에서 ‘자율적 이행 협약’이라는 것이 재벌 대기업들에게 약발이 있을 리 없다. 그런데도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은 일관되게 ‘자율 협약’이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작업하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라고 하는 것도 2006년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와 달리 강제력이 없는 일종의 자율협약이다. 역시 실효성이 극히 회의적이다.

자율협약이라도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밀어붙이면 그나마 나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자체 조사한 경우는 참여정부 시기만 해도 해마다 2천건이 넘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990건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절반 미만으로 줄어든 것이다. 불공정 행위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피해를 당한 기업들이 직접 제소한 건수는 지난 정부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불공정 행위가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의지가 줄어든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남아 있는 유일한 해법은 사회적인 압력을 높여 대기업의 횡포를 견제하는 것이다
.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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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폰생폰사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많은 국민들이 사실을 알고 행동을 해야 하지만,
    사실도 필요한 것만 보려하고,
    행동도 남이 해주길 바랄뿐..
    물론 그들은 그걸 더 바라겠고요..

    2011.07.29 13:48 [ ADDR : EDIT/ DEL : REPLY ]

대기업을 개혁해야 한국경제가 바뀐다.②

2011 / 07 / 1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고 체감경기가 나아질 조짐이 없다. 이 가운데 재벌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경제 성장과 분리되어 ‘나 홀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재벌 개혁 목소리가 잦아들지를 않고 있다. 재벌은 어떤 문제가 있기에 개혁을 해야 하는 것이고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 것인가. 삼성과 현대차를 필두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세계 시장을 분할해가고 있는 재벌 대기업들이 왜 여전히 문제란 말인가. 여기에 대한 이유는 중구난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과 몇 퍼센트도 안 되는 소수 지분을 가지고 전횡을 일삼는 총수체제를 이유로 꼽기도 하고, 신종 편법 증여, 상속 방법인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편법, 불법 상속을 하면서 세금회피를 하는 행태를 지적하기도 한다. 예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나 골목상권까지 시장을 잠식하는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며, 하청 기업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강요라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뿌리 깊은 문제도 있다. 심지어 이제는 정치, 사회 곳곳에 미치는 과도한 재벌 집단의 영향력과 통제받지 않는 권력에 대한 위협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재벌 대기업의 눈부신 성장 실적이 국내 중소기업 이익으로 흐르지 않고 노동자나 상인들에게 ‘떡고물’도 돌아오지 않는 현실, 이른바 적하효과 소멸 현상이 최근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뚜렷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을 성장시키면 중소기업은 매출이 늘어날 것이며 노동자는 일자리가 더 생기고 임금도 올라갈 것이라며 각종 ‘대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강행했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미 시효 만료된 적하효과라는 관점을 폐기하고 어떤 접근법으로 재벌 대기업의 개혁을 새로이 바라보아야 할까. 이 역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나름대로 근거들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관점들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동반성장과 상생의 관점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건 명분이다. 동반성장 정책은 원래 양극화 심화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으로 참여정부 시절부터 제기되었다. 그런데 당초 친 기업정책을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도 똑 같은 이유 때문에 2010년부터 동반성장 대책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2010년 12월 사실상 민간기구 성격의 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정운찬 전 총리가 위원장으로 취임한다. 그리고 올해 대기업 초과이익 공유제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을 동반 성장이라는 이름아래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동반 성장을 정책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그 자체가 현재의 시장 메커니즘 속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격차가 계속 벌어질 뿐 이미 동반 성장이 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전제 아래, 국가가 정책적인 조정에 의해 동반 성장이 가능하도록 유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동반 성장이든 상생이든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당위적 구호’를 넘어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방법론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말잔치에 끝날 가능성이 높은 추상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명박 정부가 설립한 동반성장위원회라고 하는 조직의 성격부터가 일정한 강제적 조사권이나 집행권이 없다. ‘대기업의 동반 성장 지수’를 발표하여 성적이 나쁜 기업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직접 선정한다고는 하지만 규제력과 강제력은 매우 약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번에도 동반 성장 정책이 현장의 심각한 대 중소기업의 격차와 이를 낳은 불공정 관계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을 하게 된다. 여하튼 정부도 재벌 대기업이 동반성장을 가로막고 있어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2.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관점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은 특별한 것은 아니고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전혀 낯설지 않는 일반화된 개념이고 핵심 경영가치의 하나로 삼고 있는 기업도 드물지 않다. 아직 현실적으로 경제적, 법적 책임도 다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의 덩치에 부합하는 사회 공헌활동도 미흡한 한국 재벌 대기업 집단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개혁되어야 하는 것조차 쉬운 과제가 아닐 것이다.

특히 생태나 환경 등과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전에,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고 고용불안과 실업문제가 심각해지자 기업에 대한 ‘고용책임’ 요구가 사회적으로 높아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지표를 만들 때 비정규직 고용 비율이나 임금 차별 정도를 포함시키자는 제안이 그렇고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고용투자세액 공제제도’를 도입하여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는 정책이 그러하다. 물론 한국 재벌 대기업은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고용책임에 대한 대답은 냉담할 뿐이다.

분명 재벌 대기업의 고용책임은 초보적 경제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의 요구이면서 중요하고 절박하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재벌 대기업 집단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공정한 경쟁 규칙을 준수하고 성실한 납세를 하며 필요한 법적 책임을 다한다는 전제 아래, 이윤추구 외에 현대 기업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할 단계인가를 성찰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1세기 글로벌 기업이라면 마땅히 사회적 책임을 내부 경영목표 안에 수렴해야 하지만 한국의 재벌 대기업 집단은 그 이전에 개혁해야 할 심각한 과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지금 재벌 대기업에게 요구하는 것은 현대적인 윤리, 도덕적 경영수준 같이 높은 것이 아니다. 휴먼 삼성 구호 이전에 산재를 인정할 줄 아는 삼성일 수 있다.

3. 전근대적 재벌 소유, 경영구조 개혁 관점

한국의 재벌 대기업은 온갖 시대적인 모습이 복합되어 있는 다중성을 갖고 있다. 즉 한편에서는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22위에 이름을 올린 삼성전자나 55위에 랭크된 현대 자동차처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이들의 소유, 경영구조는 여전히 낙후한 실정이며 사업 관행도 후진적인 모습이 여기저기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총수 1인 지배체제라든지 불법, 편법 증여, 상속 관행의 온존,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구조, 자본과 상품의 계열사 사이의 편법 거래, 불투명한 회계 등의 구조는 일반적인 자본주의 소유, 경영 입장에서 보아도 상당히 많은 문제점들이 21세기 글로벌 기업화 된 현재 시점에서도 발견된다. 그리고 이들 후진적인 측면이 재벌 대기업이 국민경제와 선순환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국민경제를 압박하고 피폐시키는 토양위에서 성장하도록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요한 개혁의 사유가 된다.

이런 관점아래 한 때 영 미식 주주자본주의 모델을 기준으로 한국 재벌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개혁을 주장해왔고 소액주주운동이나 기관투자가를 동원한 경영참여 등의 방법이 동원되었다. 한국의 재벌구조 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운동은 또 다른 폐단을 가지고 있는 단기수익성 위주의 모델의 도입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현재는 기존 재벌의 전근대성과 주주자본주의적 문제점을 복합적으로 안고 있는 재벌 대기업 집단이 되었다. 다만 이 가운데 재벌 대기업 집단의 개혁 방향과 지향 기업 모델로서 영 미식 주주자본주의 기업이 아니라 유럽식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기업모델을 준거 틀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은 참고할 만하다.

4. 시장실패에 따른 독과점 규제의 관점

그런데 지배구조 개선이 곧 경제력 집중이나 독과점을 완화시켜주지도 못했다. 이제 한국의 재벌 대기업은 잘못된 총수 1인 지배체제를 해소한다고 해서 주요 개혁과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국민경제와의 선순환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재벌 개혁에 대한 요구가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되면서 회계 투명성 제고, 상호지급 보증 해소, 부채 등 재무구조 개선, 결합 재무제표 작성 의무화,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 제도화 등이 비록 불충분하게나마 이루어졌지만, 경제력 집중과 그에 따른 독과점 심화는 개선되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4대 재벌 대기업 집단 등은 수출 확대와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을 발판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켰고 그 정점이 최근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이었다.

국내 경제에서의 경제력 집중 심화와 독과점은 공정한 시장질서와 창의적인 상호 경쟁을 가로막는 다는 점에서 일반적 자본주의에서도 시장 실패의 사례로서 규제를 하는 것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서, 그리고 공정한 거래를 확립하기 위해서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은 국가의 개입에 의해 규제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현재의 재벌 대기업은 이런 차원에서 중요한 개혁대상이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규제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든지, 폐기된 출총제나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고 심지어는 기업 분할명령제도나 계열분리 명령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이다.

5. 산업 생태계 경쟁력 관점

기업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기업(대기업 + 중소기업 + 벤처기업)과 대학, 연구소, 지역 사회 등이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된 힘에 의해 나온다는 발상아래 정책으로 연결한 것은 참여정부시절 부터였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참여정부 초기 2003년 <<클러스터>>라는 연구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실리콘 밸리나 일본의 도요타시, 북유럽의 IT클러스터, 이탈리아의 디자인 클러스터 등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한국에서 클러스터 형성의 중요성을 문제제기 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부터는 ‘산업 생태계’라는 용어가 대신 자주 등장하면서 강조된다. 지난 4월 27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도 “최근의 경쟁양상은 개별 기업간 경쟁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생태계 경쟁으로 변화되고 있다”면서 “생태계 경쟁력 강화가 동반성장의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여 동반 성장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연결 짓기도 했다.

어쨌든, 산업 생태계라는 관점은 지금처럼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희생위에서 성장하는 모델은 결국 ‘공멸’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제아래, 어떤 방법이 상생을 모색하는 길인지를 제시해주고 있고 정부의 산업정책이 어떤 목적과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단초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유의할 만하다. 또한 국민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헌법적 목표를 위해 재벌 대기업의 전횡을 규제해야 하는 정당한 근거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다만 개념 이상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무엇인지가 남아 있다. 어쨌든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현재의 재벌 대기업 집단의 나 홀로 성장체제는 개혁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6. 통제할 수 없는 경제 권력에 대한 견제 관점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재벌 대기업 집단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단지 경제적 차원의 이유만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정부와 국가의 통제로부터도 완전히 벗어나서 선출되지 않고 지속되는 재벌의 경제 권력이 정치, 사회, 이데올로기까지 영향력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민주주의적 입장에서 보아도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특히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 그룹과도 자산규모가 2배 이상 벌어진 삼성의 영향력이 한국사회에서 압도적으로 변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 증언에서 알려진 것처럼, 불법 편법 증여 상속은 물론 법조계와 학계, 정관계, 언론 등 각종 로비와 인맥을 통해 미치는 영향력은 현재 누구도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나라 안에 대기업을 공격할 만한 용기 있는 집단이 아무도 없다”면서 이를 공식 인정한 바가 있을 정도다.

김영환 의원은 “정치권도 (대기업과)종횡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그물에 걸려 있는 물고기 같은 신세고, 촘촘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정치 생명을 걸지 않고는 다룰 수 없는 문제라 생각하고 국민들만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도 재벌 대기업 집단의 견제 세력이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권력이든 경제 권력이든 통제 받지 않는 권력이 세습된다는 것은 수용될 수 없는 것이다.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아도 재벌 대기업에 대한 합당한 수준의 견제 장치를 확보하는 개혁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7.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이명박 정부

이처럼 한국의 재벌 대기업 집단은 한국 경제사를 통해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하면서 규모를 키워왔지만 부정적인 측면들은 해소되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들은 약화되어 왔다. 때문에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놀라운 실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으로 사회통합을 선도하기보다는 저해하는 절대 권력으로 커져가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이 요구했던 규제완화나 시장 자율에 의해 문제점이 치유되는 것은 고사하고 더 확대되었다. 그럴수록 재벌 대기업 집단의 개혁의 이유와 근거들은 더 축적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각종 규제완화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감세 정책, 그리고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 유지 등을 통해 재벌 대기업들이 더욱 경제력 집중도를 높이도록 조장했고 그 결과가 전체 국민경제에 파급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재벌 대기업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규모를 더 가파르게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결과를 국민경제로 확산시키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 지난해 대기업 집단의 당기 순이익은 무려 64%나 늘어났는데 가계의 명목 소득은 그 1/10에 못 미치는 6%늘어났던 사례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제위기는 재벌 대기업에는 기회가 되었지만 다수 국민들에게는 액면 그대로 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재벌 대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여 이룬 지표경기는 개선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고 우리사회의 최대 난제인 양극화는 오히려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급기야 심각한 양극화와 국민생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국민적으로 복지담론이 급부상했고 무상 급식, 반값 등록금 등의 요구가 전에 없는 지지 속에 터져 나오게 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생활 후퇴와 반대로 재벌 대기업의 실적잔치가 계속되자 국민들은 재벌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생활의 개선으로 전혀 연결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된다.

애플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삼성의 모습이 와 닿지 않게 되고 북미와 유럽에서 전에 없이 선방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활약이 반갑지만은 않게 된 것이다. 대기업이 잘 나가면 그 과실이 중소기업과 국민들에게까지 갈 것이라는 적하효과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세움으로써 국민들이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복지사회를 위해서라도 그 재원마련을 고민하다 보면 당연히 재벌 대기업이 임금이나 하청단가, 세금 등을 통해서 자신들이 편취한 막대한 이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로 돌리지 않고서는 달리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재벌개혁 없는 복지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공적은 재벌 대기업과 국민 사이의 간극을 극단화시켜 줌으로써 재벌 대기업의 이익이 곧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준데 있다. 진보운동이 논리적으로 국민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한 문제를 이명박 정부는 실물에서 피부로 실감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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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폰생폰사

    대기업 이외의 사람들이 단합을 해야 하는데,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접근하니
    단합이 쉽지 않고, 계속 대기업 위주로 진행이 되는 느낌입니다.

    2011.07.14 15:46 [ ADDR : EDIT/ DEL : REPLY ]


2011 / 07 / 12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2008년 이후 4대 대기업 매출 증가 연평균 16%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2000년대 이후로 우리사회에서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일반집중도의 변화와 함께 주요 대기업의 성장 정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림1.


□ 2000년 이후 경제력 집중도 급격히 상승

- 그림1에서 보듯이 2008년도 상위 50대 기업의 일반집중도는 44.7%, 상위 100대 기업의 일반집중도는 51.1%로 1980년 이후로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상위 100대 기업의 경우 최초로 50%를 상회하였다. 즉 우리 경제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절반 이상을 100대 기업에서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 시기별로는 1980년대 초반에는 집중도의 급격한 상승이 보이는데 이는 당시 전두환 정권의 강제적인 재벌 구조조정의 결과로 보인다. 이후 1980년대 후반에는 집중도의 완만한 상승이 나타나다가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재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이후 벤처기업이 대거 등장하면서 집중도는 다시 낮아졌으나 2002년 이후 상승하여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급격하게 상승한다.

그림2.

그림3.

□ 2008년 이후 4대 대기업집단 매출액 급증

- 경제력 집중 현상과 함께 대기업집단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현재 자산 규모 상위 4대 대기업집단인 삼성, 현대자동차, 에스케이, 엘지의 매출액 변동 추이를 살펴보았다.
- 그림2에서 보듯이 2010년 기준 4대 대기업집단의 총 매출액은 603조 원으로 전체 명목 국내생산(GDP) 대비 비중이 51.4%를 차지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이들 4대 그룹은 2008년 이후 연 평균 16.2%의 매출액 증가를 보였다.
- 4대 대기업집단의 매출액 변동을 각각 살펴보면 2010년 삼성이 약 255조 원, 현대자동차가 약 130조 원, 에스케이가 약 112조 원, 엘지가 약 107조 원의 실적을 거두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년간의 증가율을 따져보면 현대자동차가 261%로 가장 높았고, 에스케이가 133%, 삼성이 96%, 엘지가 43%이다. 개별 기업의 매출액 증가에서도 역시 2008년 이후 증가율이 커짐을 알 수 있다.
- 이처럼 2008년 이후 뚜렷이 나타나는 대기업집단의 매출액 증가에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상호출자제한 기준 상향 조정(자산규모 2조원에서 5조원으로), 법인세 감세, 고환율 정책 등과 같은 정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 2008년 이후 4대 대기업집단의 급격한 성장은 아래 첨부한 계열사 수, 자산, 당기순이익의 증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림4.

그림5.

그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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