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5 / 10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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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가장 오랜 기업집단이자 금지대상이었던 지주회사

2. 기업 집단의 가장 유력한 형태가 된 지주회사체제

3. 지주회사 규제의 틀을 어떻게 짜야 하나.

4. 지주회사 배당수익에 대한 법인세 감면 축소

5. 재벌기업 집단과 지주회사 구조

 

[본 문]

1. 가장 오랜 기업집단이자 금지 대상이었던 지주회사

지금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벌은 단일한 경영 지휘통제를 받고 있는 거대 기업집단의 한국적 형태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라고 할 수 있다. 복합기업(conglomerates)라는 일반적인 개념이 있기도 하지만 이제는 국제적으로 재벌(chaebol)이라는 단어가 인정되어 쓰일 정도이다.

그러나 기업집단이라고 하여도 어떤 형태로 소유관계와 통제관계를 형성하면서 집단을 이루냐에 따라 다양한 형식이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거대 기업 집단을 이루기 위해 특정 개인이나 법인이 수십 개 기업의 지분을 직접 모두 가지고 있는 방식은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심이 되는 모기업이 여러 개의 기업에 지분출자를 하여 계열사를 만들고 각 계열사들이 다시 지분을 출자하여 하위 계열사를 거느리는 식으로 기업 집단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계열사 출자도 방식이 다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상호출자나 (환상형) 상호출자 같은 형태는, 실질적으로는 있지도 않은 가공자본을 만들면서 지분관계를 구성하게 되므로 규제가 필요한 대상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오고 있는 출자 방식이 바로 ‘지주회사 체제’이다.

지주회사체제의 기업 집단은 이미 100백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 독점과 기업집단이 탄생하던 초창기 모델은 미국을 기준으로 보면 트러스트였다. 그 가운데 1868년 설립된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 기업은 단순한 수평적 확장을 넘어서 원유산업과 판매망을 전후방을 연계하는 수직적 구조의 구축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확장을 하면서 미국 정유의 90%이상을 공급하는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던 19세기 말 미국 최대 기업집단이자 최초의 트러스트였다.

그런데 1888년 뉴저지 주의 회사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설립이 최초로 가능하게 됨으로써 스탠더드 오일의 트러스트는 본사를 뉴저지로 옮기고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한다. 1890년 셔먼법이 제정된 후 트러스트에 대해 반독점 규제가 들어오자 1892년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가 해체되고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가 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했던 스탠더드 오일 지주회사가 바로 1911년 반독점 기업분할 판결을 받아 역사상 최초로 기업집단이 33개로 쪼개지게 된 그 기업집단이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러 내려온 그 후손이 최근까지 부동의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해온 미국의 최대 에너지기업 엑손모빌(Exxon Mobil)이다.

지주회사 형태의 기업 집단은 후발 자본주의 국가인 일본에서도 매우 일찍 도입된다. 일찍이 180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일본 재벌은 사업규모가 확대되고 근대적인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주회사의 형식을 띤 근대적인 기업집단으로 변모한다. 1909년 지주회사로 전환된 일본 최고 최대 재벌 미쓰이[三井] 재벌이 그 대표 주자다. 지주회사에 기초한 조직을 갖춘 일본의 재벌은 그 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1920년대 이르면 일본 산업의 대부분을 지배했다. 이 시기에 미쓰이 재벌의 자회사는 120개에 달했으며 미쓰이[三井]·미쓰비시[三菱], 스미토모[住友], 야스다[安田] 등 4대 재벌의 압도적 체제가 형성된다. 특히 이들 재벌은 모두 은행업까지 영위하고 있었고 이것이 그들의 성장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였다.

2차 대전 이전까지 일본 재벌의 특징을 보면 현재 한국의 재벌과 유사한데, 가족 - 지주회사 -직계기업 -계열사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로 되어 있었고 동시에 친족의 지배아래 있었다. 또한 재벌은 거의 모든 산업에 진출하여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특히 금융업과 중화학 공업에서 두드러졌다. 이렇게 지주회사 형태를 띤 일본 재벌은 2차 대전 패배이후 연합군에 의해 해체과정을 밟게 되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은 연합군에 의해 1947년 사적독점 금지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지주회사제도를 금지한 조항(9조)이 1997년 폐지될 때까지 지속이 되었다. 그리고 지주회사를 금지한 일본법을 모델로 하여 1986년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법이 개정될 때에 지주회사 설립을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1997년 일본 독점 금지법이 개정된다. “지주회사가 더 이상 재벌을 형벌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 지주회사의 긍정적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에 대한 선택의 여지를 기업에게 줄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고, 지주회사의 일률적 금지에서 사업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마침 당시에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상당한 규모의 인수합병 필요가 부상하자, 일본의 사례를 따라 일정한 규제 범위에서 지주회사 설립을 전격적으로 허용해 주는 방향으로 선회했던 것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회사는 분사화를 통한 비주력 사업의 분리. 매각, 기업문화가 다른 기업 간의 인수합병 활성화, 외자 유치를 통해 기업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등 순기능이 많은 제도”라고 지주회사 허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영미권에서 지주회사는 가장 흔한 기업집단 형태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기업집단인 독일의 콘체른도 지주회사의 외형을 띠고 있고 유명한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이나 이탈리아의 아그넬리 그룹도 지주회사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지주회사는 매우 오래된 기업 집단의 한 형태였으며,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력 집중의 폐해가 심각하여 해체되거나 금지되었던 선례가 있는 기업집단 형태였음을 확인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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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의 [잇:북]2012.04.04 10:06

2012 / 04 / 0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테마북]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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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칼럼 - 정운찬의 동반성장이 실패한 이유

 

◆ 출총제, 2002년으로 부활시키자.

1.주말만 쉬고 매일 하나씩 계열사 생긴다.

2.주력기업의 지분출자 -계열사 확대의 기본 수단

3.삼성그룹의 출자관계는 아직도 전자 회로기판

4.부활하려면 2002년 버전으로 부활시켜라

 

◆ 칼럼 - 동네빵집까지 장악한 재벌가문, 어찌할 것인가

 

◆ 재벌 빵집철수와 선거 없는 권력교체

1. 재벌 자녀들 취미생활 접으면 서민생활 살아나나?

2. 재벌 경제력 집중이 핵심 문제다.

3. 재벌 가문에 의한 경제력 집중 승수 효과

4. 3세 분할 승계 앞둔 경제력 집중 우려

5. 자율 대신 포괄적 규제가 필요하다.

 

◆ 칼럼 - 범죄 저지르고 자수하면 면책받는 재벌게임

 

◆ 재벌개혁 최후수단, 계열분리 명령제를 도입하자

1. 유실될 위기에 몰린 재벌개혁 의제

2. 재벌규제법과 재벌개혁 시민연대, 계열분리 명령제

3. 계열분리 명령제란 무엇인가.

4. 계열분리 명령제의 ‘잠재적 규율효과’가 중요하다.

5.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체급을 올려주자.

 

◆ 칼럼 - 국민연금의 자본시장 투자를 생각한다.

 

◆ 재벌개혁과 재벌 규제법

1. 한국경제구조 변화를 향한 재벌체제 개혁

2. 미국과 유럽의 경험이 모두 필요하다.

3. 재벌 규제법에 대한 기존 논의

4. 독일 콘체른법이 모델이 될 수 있나.

5. 재벌 규제법의 성격과 내용

 

◆ 칼럼 - 미국 정치인들은 애플이 아니라 GM이 기특하다

 

◆ 제언: 재벌개혁 시민연대를 제안한다.

1. 위험수위에 도달한 재벌의 경제력 집중

2. 경제력 집중이 과도하면 사회 권력이 된다.

3. 과도한 권력이 견제세력조차 없다.

4. 재벌개혁을 위한 시민들의 연대를 만들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2.13정명수/새사연 이사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정치권에서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논쟁이 뜨겁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제위기로 인해 서민과 상인들의 생활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중소기업 경영 사정도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데 재벌 자녀들이 빵가게, 커피 전문점까지 손을 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선거철을 맞아 정치권에서 민심을 얻기 위해 상투적으로 재벌 때리기에 나섰다고 폄하하지만 이는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소치다.

지금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고 국민은 좌절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나라 밖에서도 미국 월가 시위대들이 1% 월가 탐욕에 저항하는 99%운동으로 미국 정치권을 크게 흔들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국의 탐욕을 상징하는 1%로 재벌을 꼽고 있다. 때문에 지금의 재벌 개혁 요구는 결코 일회적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재벌 대기업들도 '지나가는 소나기'로 잠시 피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가 하면 중국과 동아시아의 부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반적인 시대의 흐름과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한국도 복지담론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고 올해 두 번의 선거를 겪게 되면 정치지형도 크게 바뀔 것이다. 역사적 변동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셈이다. 한국의 재벌도 마찬가지인 듯 싶다. 밖으로는 세계 경제위기라는 도전에 맞서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제고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안으로는 3세 경영체제를 승계하기 위한 단계로 진입한 것 같다.

차세대 재계 리더가 될 이재용 사장에게

격변의 시점에서 정치공간에 뛰어들려는 한 사람으로서, 또한 새롭게 차세대 재계 리더로서 경영 승계과정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시대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재벌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피하려 하지 말고 새로운 경제계의 리더로서 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새로운 기업경영 방식과 기업 문화를 창조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지금이야 말로 차세대 경제계 리더들이 새로운 기업문화, 경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고, 무역규모도 1조 달러를 넘었다. 삼성전자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 같은 시대에 우리의 정치가 일류를 지향해야 함은 물론이며, 더불어 기업문화와 기업경영, 국내 산업생태계도 일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국민들이 세계 일류 삼성전자의 젊은 사장 이재용이 아니라 벤처기업 창업자인 안철수 원장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새겨보아야 한다.

삼성이 한국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

첫째, 우리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 여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삼성의 투자 여력이면 오너의 결심에 따라 충분히 일자리 여력을 확충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이 한국 대기업의 선방을 반기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기업이 잘 되어야 그 만큼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의 88%는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생활한다. 공기업을 포함해서 대기업 일자리는 고작 10% 남짓이다. 일본만 해도 대기업 일자리가 우리 두 배인 24%에 달하고 중소기업 천국이라는 대만도 중소기업 일자리는 78% 정도다. 미국은 5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절반을 넘는다. 너무 비교가 되지 않는가. 우리 대기업도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가 넘는 일자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지금은 삼성전자의 성장이 국민과 함께 하는 성장이 아니라 '대기업 나 홀로 성장'이라는 인식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직접 고용여력을 늘리기가 여의치 않다면 중소기업들이 좀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도와야 한다. 영업이익 15조 이상 되는 글로벌 기업답게 협력 중소기업들의 이익을 적정하게 보장해주면 된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00조-10조'를 돌파하던 지난 2009년, 한 삼성전자 납품 중소기업 사장이 언론사 기자에게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100조-10조의 이면에 협력업체의 극심한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은 거의 모두가 아는 상식에 속합니다. 하지만 최근 새로 삼성전자의 사장이 된 분은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무조건 30%씩 더 깎고, 이에 응하지 않는 업체는 무조건 퇴출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곽정수, <재벌들의 밥그릇>, 2012)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법인세로 복지 기여

오죽하면 재벌 대기업 구매담당 부서 직원의 임무는 협력 중소기업들의 마진을 무조건 3% 밑으로 낮추는 것이며, 대한민국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먹여 살리는 구조라고 말하겠는가. 필자는 소기업을 직접 경영해본 사람으로서 충분히 공감이 간다. 삼성이 3세 경영의 가장 큰 화두로 협력사들의 적정 이윤을 보장하며 '동반 성장'하는 경영방침을 세운다면, 대한민국의 대부분 기업 또한 그러한 방향을 수용할 것이다. 또한 국민들이 요구하는 재벌개혁은 절반 이상 실현된 것이나 다름없다.

셋째, 세금으로 국민복지에 기여하는 것이다.

고용이 불안하고 소득은 오르지 않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국민들의 복지요구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당연한 추세다. 복지를 체계적으로 확대하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국가의 조세 수입이 더 커져야 한다.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도 어렵고, 협력업체와 적정하게 이윤을 나누는 것도 제도적인 문제가 있다면,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여 국민복지에 기여해야 한다.

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실제 납부 세율은 수년 째 10~15%사이를 오가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법인세율은 22%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절반 정도만 납부하는 것이다. 각종 감면 효과가 있을 터이다. 지금 세계는 지난해 8월 미국 억만 장자 워렌 버핏의 부자 증세 제안을 시발점으로 부자 증세 바람이 거세다. 페이스 북을 창립한 20대의 젊은 부자를 포함하여 수 천 명이 여기의 동의했고 유럽에서도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는 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업들이 있는 한국에서는 아직 전혀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는 대기업 오너를 보지 못했다.

이재용 사장이 재벌개혁 해결할 수 있다

사회 양극화를 완화시키기고 복지를 확대하는데 재벌 대기업이 세금으로 기여하겠다고 한다면 어떤 국민이 지금처럼 재벌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겠는가. 고용 기여도 형편없고, 협력업체 납품 단가를 후려쳐서 이익을 내고, 그렇게 낸 이익으로 세금도 제대로 안내는데 재벌 대기업에 우리 국민이 우호적일 수는 없는 것이다. 시대가 달라지고 있고 세대도 바뀌고 있다.

지금이라도 한국의 1등 기업을 이끌고 갈 차세대 리더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의지를 보여준다면 재벌 개혁과 관련된 실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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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2 / 0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재벌 3세 분할 승계와 경제력 집중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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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재벌 자녀들 취미생활 접으면 서민생활 살아날까?
2. 재벌 경제력 집중이 핵심 문제
3. 재벌 가문에 의한 경제력 집중 승수 효과
4. 3세 분할 승계 앞두고 경제력 집중 우려
5. 자율 대신 포괄적 규제 필요

[본문]
1. 재벌 자녀들 취미생활 접으면 서민생활 살아날까?

재벌가의 2~3세들이 수입 사업에 꽤 많이 손을 댔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그들이 해외 생활을 하면서 먹고, 입고, 메고, 타고 다니며 익숙해진 것들을 국내로 수입해서 파는 사업이었다. 재벌가 자녀들의 빵집 사업이 파장의 시작이었다.

삼성가 이서현 부사장의 제일모직은 이세이미야케, 콤데가르송, 토리버치 같은 명품 브랜드 옷을 수입하고 있었다.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은 신세계 인터내셔날을 통해 조르조아르마니, 코치, 돌체앤가바나 들을 수입해 팔았다고 한다. 롯데가 장재영 사장은 비엔에프 통상을 통해 폴스미스, 캠퍼래들리 등 외국 제품을 수입해왔단다. 문제가 되었던 유럽풍의 베이커리와 카페 사업도 비슷한 방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월 25일, “재벌 2~3세 본인들은 취미로 할지 모르지만 빵집을 하는 입장에서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공격하며 문제를 삼겠다고 밝혀 재벌가의 빵집 포기 이벤트를 촉발시켰다. 대통령의 말 자체는 정확히 맞다. 재벌가 자녀들은 하나의 유행 비슷하게 취미생활 삼아 빵집 사업을 했을지 모르지만 인근의 상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동네 상인이 “대기업들은 목 좋은 곳에 점포를 내 땅 짚고 헤엄치기인데 우리는 익사 직전”이라고 하소연 한 것이 공연한 엄살은 아니다.

대통령의 취미생활 발언이 나오자 삼성을 필두로 현대, 엘지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발 빠르게 빵집 포기 선언이 줄을 이었다. 특별한 저항도 없었다. 특히 삼성의 민첩한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해 7월에도 소모성 자재구매대행(MRO)사업이 여론의 비난을 받자 즉시 삼성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IMK)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고 지난해 12월 지분매각 조치를 했다. 올 1월에는 세탁기, TV 등에 대해 엘지와 가격담합행위를 한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자, 이를 "회사를 해치는 행위"라면서 담합행위가 그룹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실무자 개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대처했다. 그러더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베이커리 체인 ‘아티제’ 포기 발표까지 즉각 이어졌다.

이같은 재벌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쏟아지는 소나기를 잠시 피해보자'는 계산일 수 있다. 삼성이나 현대차가 경제적으로는 최고의 실적행진을 하고 있지만, 현재 사회 분위기는 여당까지 나서서 경제 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소리 높여 외치는 상황이다. 따라서 선거를 치루는 올해 1년이 정치적으로는 재벌의 시련기일 수 있으니 잠시 몸을 사리겠다는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임시방편적 대응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정치권까지 번져나간 국민들의 재벌개혁 요구가 ‘지나가는 소나기’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재벌가에서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과연 내외적인 정치적 환경 변화에 맞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구상하는 재벌의 전략’은 무엇일까? 이미 금권과 언론, 관료 인맥까지 쥐고 있는 재벌 가문들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정치적 환경을 구경만 하고 있을까?

지금 재벌에게 중요한 것은 3세 자녀들의 분할 상속과 분할 승계 절차를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분할 승계과정은 필연적으로 또 한 번의 경제력 집중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 재벌가의 각 자녀들이 맡고 있는 계열 부분을 키워서 분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는 차기 정권 임기 중에 3세 분할 승계를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대사를 앞두고 빵집 같은 작은 문제로 인해 현재의 재벌 체제가 흔들리면 안 된다. 빵집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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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총제, 2002년 식으로 부활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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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이명박 정부 4년, 매일 하나씩 늘어난 재벌 계열사
2. 그룹 내 주력 기업 이용한 지분 출자로 계열사 확대
3. 반도체 회로기판 같은 삼성그룹 출자 관계
4. 출총제 도입하려면 2002년 식으로 

[본문]
1. 이명박 정부 4년, 매일 하나씩 늘어난 재벌 계열사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19일 이명박 정부가 폐지했던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부활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재벌개혁 분위기를 다시 고조시키고 있다. 출총제는 이명박 정부의 친재벌적 규제완화 정책의 상징으로서 2009년 3월에 폐지되었는데 최근 재벌개혁 바람을 타고 민주당이 출총제 부활을 제기한데 이어 한나라당까지 이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로 돌아선 것이다.

오랜 동안 이어진 감세기조가 반전되어 한나라당까지 주장할 만큼 부자 증세가 대세가 된 것과 함께, 재벌 규제완화 기조를 뒤집고 지금이라도 출총제를 포함한 재벌 규율을 대세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한 지금의 대내외적 환경 변화를 고려했을 때도 부자증세와 재벌 규제는 시대적 추세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에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얼마나 과도하게 진행되었길래 한나라당까지 출총제를 들고 나왔을까? 이를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재벌이 거느린 계열사가 얼마나 급팽창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우선 지난 1년 동안 늘어난 재벌 계열사를 확인해보자. 2010년 말 기준 재벌 계열사는 모두 1350개였다. 딱 1년 뒤인 2011년 말 기준 1629개가 되었다. 1년 동안 모두 279개의 재벌 계열사가 늘어났으니 토요일과 공휴일 등을 뺀다면 매일 하나 이상의 회사가 재벌 계열사로 편입되었다.

또한 1629개라는 숫자는 우리나라의 유가증권 상장회사와 코스닥 상장회사를 전부 합한 규모인 1800여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즉, 우리나라 유력 기업 치고 재벌 계열사가 아닌 기업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현재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도는 이미 외환위기 직전 수준까지 도달했다. 외환위기 이후 15년 동안의 재벌개혁이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삼성의 계열사 확대 상황을 확인해보자. [표1]은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삼성 계열사로 편입되거나 신설된 회사들이다. 4년 동안 늘어난 삼성 계열사는 23개이며 실로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다. 의료 장비 쪽 계열사를 늘리면서 향후 의료 민영화와 의료 서비스 산업에 대한 포석을 깔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투자도 조금씩이지만 늘리고 있는 중이다.

국내시장 잠식에 특히 심각한 영향을 주는 유통과 서비스, 음식 등에 진출한 모습도 그대로 드러난다. 2010년 보나비 설립, 2011년 콜롬보코리아 설립이 대표적이다. 세계 초일류의 글로벌 대표기업이 세계 경제위기 한복판에 벌인 사업이 빵집, 커피 전문점, 수입의류 도매점 등의 계열사 설립이라는 사실이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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