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2 / 04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차별과 위기를 극복한 퀘벡의 사회적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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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프랑스계의 역사를 간직한 퀘벡

2. 경제위기 앞에 뭉친 샹티에

3.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는 전방위 네트워크

4. 퀘벡의 다양한 협동조합

 

[본 문]

1. 프랑스계의 역사를 간직한 퀘벡

퀘벡은 캐나다 10개주 중 하나로 캐나다 남동부에 위치하며,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면적은 154만㎢로 서울의 2000배가 넘지만, 인구는 790만 명으로 서울보다 적다. 퀘벡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협동조합이 가장 발전한 곳이다. 3000개의 협동조합이 존재하며, 조합원은 880만 명이 넘는다. 조합원 수가 퀘벡의 전체 인구수보다 많은 것은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협동조합에 가입해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창출하는 일자리는 7만8000개에 이르며, 연간 매출은 180억 달러(약 19조 8000억 원), 자산은 1000억 달러(약 110조 원)를 기록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 경제는 퀘벡주 전체 경제의 8~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적인 통계는 없고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탈리아의 에밀라로마냐가 르네상스의 인문학적 전통과 파시스트에 저항했던 빨치산의 역사와 같이 독특한 문화적 배경 덕에 사회적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퀘벡 역시 사회적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다. 퀘벡은 프랑스 전통을 물려받은 곳이다. 캐나다는 1500년대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1700년대 영국의 식민지로 넘어간 역사를 갖고 있다. 프랑스계와 영국계가 300년 이상 함께 살고 있는 나라이다. 하지만 캐나다를 두고 벌인 전쟁에서 최종 승자는 영국이었고, 패자는 프랑스였다. 때문에 영국계가 사회의 주류세력이 된 반면 프랑스계는 많은 차별을 받게 된다. 영어 사용자가 프랑스어 사용자보다 2배 정도 많다. 프랑스계는 박해받는 소수민족이었던 셈이다.


원래 외부의 적이 있으면 내부의 집단정체성은 더 명확해지기 마련이다. 프랑스계가 모여 살던 퀘벡 역시 강한 독립성과 자치성을 갖게 된다. 퀘벡은 프랑스어만을 공식어로 인정하는 캐나다 유일의 주이다. 1980년과 1995년에 캐나다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국민투표가  진행되었고, 이 중 한 번은 0.3%의 근소한 차이로 부결되었다. 최근에는 분리 독립에 대한 요구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지역정당인 퀘벡당이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만큼 프랑스계라는 이유로 받은 차별의 역사가 깊은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퀘벡은 캐나다에서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편에 속한다.

 

2. 경제위기 앞에 뭉친 샹티에

퀘벡의 변화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프랑스계의 사회적 경제적 위치 개선을 위한 정치, 경제, 문화 개혁이 진행되었다. 사람들은 이를 ‘조용한 혁명’이라고 불렀다. 1974년 프랑스어가 퀘벡의 공식어로 선포되었고, 1977년 퀘벡당이 프랑스 언어법을 선포했다. 프랑스인이 차별받지 않도록 만인의 평등을 보장하는 종교, 교육, 사회복지 제도의 개혁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변화는 1980년대에 일어났다. 당시 서구 자본주의가 그랬듯이 캐나다도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로 인해 정부 주도 발전 전략도 한계에 부딪혔고 당연히 사회복지 지출도 줄어들었다. 돌이켜 보면 당시 두 갈래의 대응책이 있었다. 하나는 우리도 익히 아는 민영화, 즉 시장에 맡겨서 효율성을 높이는 길과 또 하나는 지역공동체의 사회적 경제를 활용하는 길이었다. 전자의 길은 값비싼 고급 서비스는 만들어냈을지 몰라도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는 축소되는 결과를 낳았다. 후자의 길 끝에는 비용 감축과 동시에 만족도의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가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퀘벡은 후자의 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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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6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대선 이후 당선자나 낙선자만큼이나 주목을 받았던 이가 이 땅의 50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주요현황과 위험도 평가"에 의하면 2008년 이후 증가한 가계대출이 200조 원인데 이 중 104조 원이 50대의 부채였다.

50대 자영업자에 대한 언론보도도 눈에 띈다. 2012년 8월 기준으로 50대 자영업자의 수는 175만 명이 넘었으며, 전체 자영업자 중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초로 30%를 돌파했다. 또한 2012년 한 해 동안 부도가 난 자영업자 중 절반 이상이 50대였다. 은퇴 후 대출을 받아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50대 현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편 새해부터 많은 언론에 실리고 있는 소식이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과 같은 사회적 경제에 관한 내용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희망과 전망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거나, 기계부품 같았던 대기업 생활을 접고 마을 주민들과 시작한 공동체 기업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얻고 있다는 기사들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기사를 보고 있자면 가계부채를 짊어지고 힘겨운 자영업 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50대들의 현실에도 사회적 경제가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동네 빵집 협동조합, PC방 협동조합, 미용실 협동조합 등을 통해서 말이다.

2012년은 한국사회에 사회적 경제가 자리 잡기 시작한 해이다. 그 전까지는 정부주도의 일자리 창출 사업 중 하나로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이 시도되는 정도였다가,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되면서 일반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의 문제가 들어나면서 대안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주었다. 그 결과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것에서 발전하여, 신뢰와 협동을 통해 운영되는 사회적 경제라는 하나의 큰 틀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2013년은 이제 막 씨를 뿌린 사회적 경제의 다양한 분야들을 풍성하게 가꾸고, 새로운 분야들을 발굴하며, 하나의 흐름으로 모아서 초기부터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올해 사회적 경제 분야의 전망은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새 정부가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대선 기간 '사회적 경제'라는 단어를 언급한 적이 없다. 또한 현재 구성된 인수위에도 이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 인사가 없다.

그나마 서울시와 충남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또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높고, 실제 협동조합을 만들려는 시도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다. 이런 관심과 시도를 키워간다면 정부도 사회적 경제를 중요한 분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 믿어본다.

사회적 경제는 시장에서 튕겨져 나온 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특수한 분야가 아니다. 1인 1표라는 협동조합의 원칙, 지역 공동체와 적극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고 수익과 함께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의 특징은 더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지역 활동에 참여하게 한다. 그 과정에 구성원 간의 신뢰, 협동, 그리고 민주주의가 확장될 수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이 증가하고 이들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넓어질수록 그간 시장경제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인식, 경제란 이기심과 경쟁으로 돌아간다는 인식, 기업은 오너의 소유라는 인식, 수익은 투자자의 몫이라는 인식, 기업이 어려워지면 정리해고가 답이라는 인식이 변할 수 있다. 이렇게 달라진 인식들이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상식이 되는 날에는 50대의 현실도, 20~30대의 현실도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사회적 경제에 애정을 갖고 지켜보자. 사회적 경제가 시장경제의 보완재를 넘어서 대안재가 되도록 만들어가자. 정부와 지자체들은 사회적 경제 조직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수립,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금마련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이제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온 진보정당, 노동운동, 시민운동 등의 진보세력들이 사회적 경제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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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1 / 05 정태인/새사연 원장

 

대기업 중심의 성장주의 경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업은 살찌고 있지만 고용난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2013년 신년기획을 통해 일자리와 임금을 보장하지 못하는 기존 경제체제를 보완할 것으로 평가되는 사회적 경제의 현실과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57)과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53) 간 대담을 마련했다.

‘협동조합 도시 서울’을 선포하고 해외의 사회적 경제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등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 온 박 시장은 대담에서 “지나친 신자유주의적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정부의 복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사회적 경제는 체제 한계 내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서울시는 올해 사회적 경제 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과 연대를 원리로 하는 사회적 경제를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로 던져왔던 정 원장은 “경쟁보다 인간 사이의 신뢰, 네트워크 같은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 사회가 더 경쟁력 있다”면서 “시장과 경쟁 위주가 아닌 다른 형태의 사회적 경제를 가르치는 제도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담은 경향신문 조호연 에디터 사회로 지난달 29일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시장실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 박원순 시장
“정부 복지만으론 한계… 유통채널 제대로 살려야 협동조합 자생력 생겨”

▲ 정태인 원장
“구성원 1인1표 의사결정… 협동조합의 비중 커지면 경제민주화 실현도 확대”

■ 왜 사회적 경제인가

- 사회적 경제가 필요한 이유를 뭐라고 보십니까.

정태인 원장(이하 정태인) = 경제위기가 오면 언제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요구와 비중이 늘어나는 건 반복돼 온 현상입니다. 원래 시장경제와 시민경제는 구분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시장경제도 따뜻해야 하고, 서로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건데 지금 시장경제가 잘못돼 있는 거지요. 사회적 경제는 기존 경제 시스템에서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용도로서 보는 것이지요.

박원순 시장(이하 박원순) = 과거에 자본주의와 대결하던 사회주의 경제 체제가 무너지고 나서 대안들을 찾아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나친 신자유주의적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단지 복지로서는 해결이 안돼요. 한계가 있는 체제하에서라도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 경제가 탄생했다고 봅니다. 시작은 사회·복지운동 쪽에서라고 보는데요, 비영리단체가 영리를 고민하게 된 거죠. 사회적 경제는 대체로 풀뿌리 단위에서 잉태됐기 때문에 그만큼 신자유주의에 희생되는 세력들의 요구를 잘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정부도 복지의 한계를 절감하고 사회적 경제 영역을 키우려는 것이고요.

정태인 = 경제가 경쟁 위주에서 협동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는 겁니다. 유럽 복지국가들은 재정위기에 빠지니 민영화를 하는데, 일부 협동조합이 발전한 나라들은 시장보다 협동조합으로 넘겨요. 비용은 줄고 시민들의 만족도는 늘어나니까요. 역으로 협동조합이 하던 걸 국가 복지로 바꾼 경우도 많습니다. 스웨덴은 노동조합이 관리하던 고용보험이 국가 복지가 된 거거든요. 그래서 보험관리권이 노동자에게 있고 노조가 강하지요.

박원순 = 사회적 경제에도 영리적인 면이 있지만, 동시에 사회 변화를 위한 열정이 있기에 말씀처럼 기존과 다른 형태의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아름다운가게를 하면서 비즈니스적 관점을 굉장히 강조했지만, 근본은 취약계층에 대한 애정을 안고 있거든요. 그래서 종사자들이 오히려 기업인보다 더 열심히 일합니다.

- 경제민주화가 화두입니다. 사회적 경제는 경제민주화와도 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정태인 = 경제민주화를 가장 폭넓게 정의하면 기업 내에서도 노동자가 자기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겠지요.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달은 정치 영역에서는 모두 한 표씩 행사하는데, 기업 내에서는 독재가 일어나도 왜 아무도 의문을 안 갖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결국 기업 내에서도 노동자가 자신의 경제 결정과정에 대해 의사를 밝히고 참여하도록 하는 게 경제민주화라면, 협동조합은 그 자체가 경제 민주주의의 원리입니다. 재벌개혁이 필요하다는 것도 의사결정 권한이 한곳에 몰려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죠.

삼성이나 LG처럼 대기업인 스페인의 협동조합 몬드라곤은 실제로 1인 1표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협동조합의 비중이 커질수록 전체 경제에서도 민주주의가 실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짜 민주주의는 정치만이 아니라 경제 모든 부분에 관철되는 것이지요.

박원순 = 요새 우리나라 많은 대기업들이 사회책임리포트를 만들고 있고, 유엔의 글로벌 컴팩트도 제한적으로 가입합니다. 이렇게 사회적 경제 발전에 기금이든 다른 방식이든 일반 기업들이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서울시가 사회책임을 위한 공공구매 엑스포를 열 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상공회의소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어요. 그 단체 회원사에 속한 대기업들이 참여해서, 공공과 비즈니스·커뮤니티 기업들이 협력하면 사회를 바꾸는 데 어마어마한 기여를 할 수 있거든요. 기업 내부 민주화를 이루거나 잘못된 측면을 공정거래로 혁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기업의 잠재적 자원들을 잘 이끌어내서 사회적 경제 성장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시장과 기업은 효율성을 추구하는데, 사회적 경제는 연대나 협력, 배려를 우선합니다. 둘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십니까.

박원순 =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의 효율성은 어느 기업이든 당연히 가져야 하죠. 일반 기업은 비정규직을 확대해서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 걸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보지만, 사회적 경제는 인간을 보는 관점이 좀 다르지요. 그게 반드시 비효율은 아니라고 봅니다. 경쟁에 의해서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관점이 있지만 동시에 협동에 의해서 경쟁력이 높아지는 사례가 많아요. 어찌 보면 이해가 안되는 것인데, 일반 기업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해외 어느 기업은 과장 승진 때 모두의 명함을 모아서 훅 불어 (명함이) 가장 멀리 날아가는 사람을 과장을 시킵니다. 인간은 누구나 책임을 맡으면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는 거고, 실제 그 회사가 그렇게 잘돼요. 그런 실험들이 우리 사회에서 많으면 좋겠습니다.

정태인 = 이런 것을 경제학에서 이론화한 게 사회적 자본 이론입니다. 사회에는 돈 같은 물리적 자본만 있는 게 아니라 인간과의 신뢰, 네트워크 같은 사회적 자본이 있습니다.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 사회는 거래 비용이 줄어듭니다. 계약도 복잡하지 않고, 계약 이행도 확실하고 감시할 것도 줄어드니까요. 서로 믿는 사회가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건 증명된 사실이지요. 원리로 치면 사실 경쟁만 갖고 경영하는 기업은 현실적으로 없습니다. 특히 사회적 딜레마처럼 개인적으로 합리적인 행동이 사회 전체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한 경우, 경쟁과 이기심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게 협동으로는 가능하지요.

 

▲ 박원순 시장
“새 대통령의 국정 ‘화두’ 서민·민생·경제 등 실현에 사회적 경제는 중요 과제”

▲ 정태인 원장
“정부 부처마다 사업 분산, 총괄하는 위원회 있어야… 관련 내용 교육과정 포함을”

■ 서울시의 사회적 경제

정태인 =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 붐이 불고 있어요. 2007년에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됐고, 지금은 지난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이 영역에 관심이 많죠. 특히 서울시가 가장 앞장서고 있으니 관련 서울시 사업을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원순 = 제가 만약 시장이 안됐으면, 아마 지금 이 분야에서 신나게 서울시와 협동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제가 고민하는 부분은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들이 지원은 많이 받는데 몇 년 지나도 실질적으로 뭔가 성과를 못 내는 경우입니다. 이들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게 뭘까 고민했는데 유통이라는 답이 나왔어요. 이분들의 물건과 서비스를 제대로 팔아주면 성장의 동력을 갖게 되니까 그당시에 유통채널을 제대로 만들자 생각해서 서울통상산업진흥원에 특별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지하철 상가의 30%를 공공의 공간으로 구성해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상점들이 들어서도록요. 지난해 사회책임 구매로 4조3000억원을 공공구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또 사업에는 역시 금융, 자본이 중요합니다. 사회투자기금도 본래 예정보다는 적지만 500억원, 매칭 투자까지 합치면 1000억원을 마련했고 위탁 기관도 지정했습니다. 앞으로는 시립 투자기금 말고도 은행이나 기타 기금들과 민간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을 만들 생각입니다.

정태인 = 사회적 경제의 성격상 정부가 주도하는 경우에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어요. 너무 성과주의로 흘러가거나 협동조합도 빨리 많이 만들어야 할 것으로 여길 위험이 있죠. 특히 사회적기업이 실제로 임금 지원하다가 끊으니까 오히려 공동체의 뿌리가 뽑혀버리고, 사회적기업이 죽는 경우가 많이 생겼잖아요. 정부가 주도해서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해오다가 지원이 끊기면, 현재 우리 사회적 경제가 자생할 수 있을까 하는 거거든요. 시장 취임하시고 캐나다 퀘벡주 갔다 오신 적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퀘벡 협동조합들은 주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회적 경제 영역의 시민활동가들과 정부가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같이 예산도 짜고 사업도 만듭니다. 우리랑 비슷한 모델인데 성공한 경우지요.

박원순 = 제가 특별히 당부하는 것도 사회적기업개발센터 같은 중간 지원기구를 통해서 지원하라는 거예요. 행정은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건 민간단체와 기업들이 스스로 해야겠지요. 서울시 사회적기업개발센터나 사회투자기금 위탁,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등은 다 과거에 사회적기업이나 마을운동 등 그쪽 일을 쭉 해왔던 분들이 맡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역량과 경험을 갖고 알아서 일을 해야 제대로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잘하는 분들 놔두고 공무원들이 직접 하려면 잘 되지 않겠죠. 올해는 예산안도 그분들과 함께 처음부터 항목과 금액을 같이 짜보려고 합니다. 작년에는 초안을 만들어놓고 의견을 묻는 식이었는데, 그분들이 1년간 지원센터를 운영해본 경험을 기초로 협의하는 거지요. 지난 1년 동안은 인프라 만드는 데 주력했고, 내년에는 훨씬 신나게 일해볼 수 있을 겁니다.

정태인 = 자생적으로 해나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일단 시장 진입을 하면 목표를 세우는 것처럼, 서울시도 전체 GDP의 얼마를 사회적 경제로 채우겠다는 목표가 있습니까.

박원순 = 프랑스 파리는 전체 경제 규모의 10%가 사회적 경제라고 하는데 우리는 아직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정도예요. 서울시 같은 경우는 형식적으로 사회적기업을 1년에 몇 개 인큐베이팅하겠다 정해는 두지만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고 자꾸 강조해요. 획일화와 형식화는 늘 경계해야 하고 말씀처럼 자칫 관변사업이 될 수 있으니까요. 국제교류 계획은 있습니다. 지난해 유럽 출장에서 만난 프랑스 사회연대경제장관과 이야기하다가 (마음이) 통해서 사회적 경제 엑스포를 열기로 합의했어요. 파리에서 하면 우리가 아시아 지역 관련 단체들 네트워킹을 도와주고, 프랑스는 유럽 쪽을 책임지고요. 서울에서 할 수도 있고 10월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 새 정부가 들어섭니다. 사회적 경제도 따져보면 협동조합기본법 발효나 관련 정부 정책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을 텐데요. 새 정부에서의 사회적 경제 정책이나 발전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태인 = 지금 협동조합기본법은 기획재정부가, 사회적기업육성법은 고용노동부가 관할을 합니다. 국토해양부는 관광과 관련한 사회적 경제를 만들고 총괄하고, 공무원 사회가 그렇듯 사실상 모든 부처가 각자 사회적 경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차원에서 이를 총괄하는 위원회가 있으면 공통된 제도나 법을 맞춰나가고, 예산도 총괄하면 좋겠지요. 문재인 전 대선 후보에게는 청와대 사회적경제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를 써본 적이 없습니다. 각 부처가 각자 법에 따라 사회적 경제 사업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사회적 경제에 주안점을 두는 정책을 만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이 열심히 하면 대통령도 따라하지 않을까요. 청와대 내에서 앉는 순서를 보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장관보다 높아요(웃음).

박원순 = 서민, 경제, 민생 같은 키워드는 새로운 대통령의 화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사회적 경제를 무시하고는 할 일이 없는 것이죠. 당연히 중요한 과제로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정태인 원장님 말처럼 서울시가 사회적 경제에 올인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파급력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수위 단계에서도 요청을 해서 박근혜 당선인을 별도로 한번 뵐 생각인데, 제가 서울시정 펼치면서 경험했던 바를 나누면서 국정에 이런 거 반영하시면 훨씬 좋겠다 싶은 것들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방분권이나, 지자체 재정 확대 등 서울시가 갖고 있는 아젠다들도 제안할 생각입니다.

정태인 = 사회적 경제 관련 사업 하시면서 중앙정부의 도움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그런 건 어떻게 보시나요.

박원순 =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대로, 시는 시대로 구청은 구청대로 전부 따로 노는 게 우리 대한민국 특징입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든 네트워크를 만들고 파트너십을 이뤄야겠지요. 사회적 경제 관련해서 고용노동부 산하 사회적기업진흥원과 나름대로 협력은 하지만, 사실 이제까지 중앙정부와 큰 협력은 없었습니다. 앞으로 관련 부분에서 예산도 좀 더 따오고, 같이하면 좋겠지요.

 

■ 해결할 과제들

- 경쟁과 황금만능 위주였던 우리 사회는 공동체, 나눔과 같은 사회적 경제의 기본 정신이 자리잡기 어려운 환경 아닌가요.

박원순 =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우리 사회가 지난 수십년 동안 너무 경쟁 중심이었기 때문에 다들 지쳐 있어서, 오히려 또 다른 사회를 원하는 요구가 있다고 생각해요. 월급만 따지면 절대 비영리단체에 안 올 사람들이 실제로 와서 일해요. 예컨대 희망제작소 소셜디자인스쿨 할 때 삼성 다니다가 온 사람들이 진짜 많았어요. 또 하나는 한국 사람들이 그래도 끈끈한 정들이 있거든요. 전에 영국에서 1년 살 때 기차 타면 사람들은 책이나 아래만 보고 아무도 안 쳐다봐요. 한국에서는 누구 탈 때마다 쳐다보고 아기한테 참 예쁘네 말 걸어요. 한국 사람들은 달라요. 공동체 사업을 하기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태인 =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도 사람들이 오래 살아야 가능한데 지금은 집값 때문에 너무 자주 이사다니는 것 같아요. 사회적 경제에 가장 필요한 게 사람들인데요, 활동가들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기도 합니다. 물론 희망제작소 등 여러 단체에서 교육도 많이 하지만 아무래도 사회적기업가정신이나 사회혁신에 관한 아이디어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경험이 없고, 이게 무엇인가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경제라는 게 시장과 경쟁만으로 구성된 게 아니라는 교육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에는 사회적 경제 관련 내용을 집어넣은 교과서가 전혀 없습니다. 교육과정 자체가 경쟁인데 협동이 좋다고 내용만 넣어서 될 것도 아니겠지만요. 대학 경영학과에서도 협동조합을 가르치지만, 마치 비영리단체 경영학처럼 돼 있어요. 사실 경영학과보다는 경제학과에서 사회적 경제가 필요한 원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해요. 제가 성공회대학교에서 사회적 경제를 가르치는데 석사 12명, 박사 1명이니 너무 적죠. 서울시립대에 관련 학과를 만든다든가 서울시에서 이런 교육을 할 방법이 있을까요.

박원순 = 그런 요청도 있는데, 대학 학과를 만드는 것은 중앙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기존 교육과정에서 설치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협동조합이든 사회적기업이든 교육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이게 도대체 어떤 영역인지 모르는 사람이 굉장히 많고, 사회적기업은 사회주의자가 하는 거 아니냐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영국, 프랑스처럼 사회적 경제가 전체 경제의 10%를 차지하는 걸 목표로 세울 수 있으니까, 관련 분야 인재를 제대로 교육하는 전문교육원 같은 게 있으면 좋겠네요. 별도의 프로젝트로 고민할 수 있을 겁니다. 제도권 교육과정을 통해서 사회적 경제를 가르치면 훨씬 좋죠. 서울시가 사회교과서에 사회적 경제 부분을 넣는 거는 정부에 제안할 수도 있겠어요.

- 사회적 경제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만을 위한 경제라는 인식이 많은데요.

박원순 = 지금은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하나의 낙인 효과가 있어요. 저기서 만드는 걸 사주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물건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 같은 거죠. 그건 공동의 책임이고, 바꿔야 하는 겁니다. 사회적기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우리 물건 품질이 높지 않아도 사람들이 사주겠지 하는 그런 안이한 생각 하면 안되고, 스스로 열정과 도전의식,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하는 거지요. 그게 없으면 아무리 정부가 지원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가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시작하더라도 비슷한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당연히 경쟁은 해야 하는 거거든요. 사회적 경제에는 인도적인 마인드가 더 있어서, 영리 중심의 기존 기업보다 훨씬 더 깊은 애정이 담기기 때문에 질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태인 = 사회적 경제에 참여하는 것을 윤리적 소비처럼 바라보는 인식이 있지요. 그런 생각이 처음 생기게 된 건 고용을 목표로 하는 협동조합들이 있어서인데 서비스나 생산 품질이 떨어질 수는 있어요. 그러나 점점 발전할 거고, 사회적 경제라고 나쁠 이유는 전혀 없어요. 작년에 유럽 협동조합들을 박원순 시장님과 같이 다녔지만, 8000개의 협동조합이 있는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그 안에 돌봄서비스 협동조합인 카디아이 보면 굉장히 잘 지어놨어요. 사실 현지에서는 협동조합이 너무 고급이라고 비판받기도 해요. 또 우리나라 한살림 등 생활협동조합들이 취급하는 물건과 서비스는 질이 좋아요.

- 사회적 경제가 예컨대 전체 경제의 10% 이상을 차지한다든지, 규모가 커지면 기존 경제세력들과 부딪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기업과 사회적 경제와의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태인 = 사회적 경제의 비중이 적은 한국에서는 아직 이른 고민이지만, 8000개의 협동조합이 있는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자본주의적 기업과 협동조합들이 경쟁합니다. 오히려 협동조합이 더 크기도 하고 사실 구분이 잘 안돼요. 경제학에서는 협동조합이 성공하면 변질한다고도 하는데, 볼로냐의 제조업 협동조합들은 변하지 않으면서도 살아남았어요. 이탈리아는 골목마다 쿱이탈리아라는 소비자조합이 있어 대기업 유통업이 들어오지 못해요. 이처럼 기존 경제와 사회적 경제는 보완적이기도 하고 경쟁적이기도 합니다. 시장님께서는 혹시 기존 경제 쪽의 사람들에게서 너무 협동조합 등에 특혜 주는 거 아니냐, 이런 불만에 맞닥뜨린 적은 없으신가요. 가령 정부조달이나 공공구매의 20%를 사회적 경제 영역에 제공한다고 하면 말이죠.

박원순 = 아직 그런 건 없습니다. 우리 시대의 화두가 지금 사회적 경제, 사회공헌과 사회책임 투자 쪽이라고 기업들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회적 경제 부문이 커지는 게 결코 기업환경에 불리하지 않아요. 지금처럼 극단적인 대결사회로 가면 기업이 오히려 위기에 처하거든요. 경제 민주화 요구도 결국 대기업의 위기 상황인 건데, 사회적 경제가 커져서 사회복지가 늘면 그만큼 안정된 사회에서 안심하고 기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기존 기업들을 사회적 경제 영역으로 유도해서, 공적 자본만이 아니라 기업자본도 함께 가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한 50년 후쯤이면 몰라도 사회적 경제 영역의 회사들이 규모를 키워가는 것이 반드시 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컨대 대규모 건설협동조합같은 게 만들어지면, 서울시가 일거리도 많이 주고 대규모 프로젝트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안 해도 할 일이 많거든요.

*이 대담은 경향신문 신년기획 대담 기사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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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22 이수민/새사연 연구원

[테마북]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여는 글]
     
            진정한 정책은 가장 소외된 곳부터 돌볼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

5년 전 겨울 춥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는 심정으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었지만 우리는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더 추운 바람 속에 촛불을 들고 내던져져야 했습니다. 길고도 험난한 5년이었고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18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 되었습니다.

약 한 달 전 새사연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명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이 내어놓은 공약과 주장을 비교분석한 글들을 모아 <18대 대선후보 기초 정책비교>라는 제목의 테마북을 만들었습니다. 한 나라와 한 시대를 이끌어갈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의 공약 치고는 기대보다 부족하고 부실한 부분들이 많아 평가에 곤란을 겪기도 했지만, 일방적인 지지나 비난만으로는 새사연이 이야기하는 '시대교체'는 고사하고 '정권교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9월까지 발표된 공약을 기준으로 세 후보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해보았습니다.

그 후 새사연은 세 후보들이 기존의 공약들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고, 새로운 공약들을 제시하리라 기대하면서 대선정책 두 번째 시리즈로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속에서, 그리고 더불어 장기화 되는 세계적 대침체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의한 양극화와 불평등이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주는지 경험한 국민들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요구를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모았고, 그 결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 온 세 후보의 공약마저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공약들의 유사함이 국민의 목소리와 후보들의 진정성을 제대로 담고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단순히 표를 위한 선전 전략이 아닐까 걱정이 일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후보들이 내어놓은 공약을 읽어나가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그치지 않고, 국민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거나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정책들을 짚어보았습니다. 1) 경제 민주화, 2) 경제 성장론, 3) 공공부문 민영화, 4) 사회적 경제, 5) 저소득층 지원, 6) 보건의료, 7) 여성 일자리의 7가지 분야를 살펴보았습니다.

소외된 정책들은 중소상인과 중소기업, 저소득가구, 비정규직, 청년, 여성 등 주로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필요하고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대선 정책 두 번째 시리즈를 준비하며 대통령 후보의 진정성이란 자신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기 이전에, 반대로 표를 줄 것이라 기대되지 않지만 소외받고 있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어놓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외면 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부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소외받는 정책, 근본적으로는 소외받는 국민과 계층에 대한 정책이 조명받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총 7편의 글을 테마북으로 엮었습니다.

2012년 11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연구원 이수민

 

[목  차]

◆ 여는 글                                                             

◆ 경제 민주화(김병권)
    : 재벌개혁의 중요수단, '계열분리 명령제'                             

◆ 경제 성장론(김병권) 
    : 박근혜 후보의 '창조경제', 90년대 벤처정책 부활? 혹은 '삼성 스타일'   

◆ 공공부분 민영화(김병권) 
    : 대선 후보들은 과감히 민영화를 전복시켜라                           

◆ 사회적 경제(이수연) 
    : 한국 사회적 경제의 올바른 시작을 위해                               

◆ 저소득층 지원(김수현) 
    : 하우스 푸어보다 심각한 푸어를 위한 대책은?                       

◆ 보건의료(이은경) 
    : 보건의료시스템 개혁 없이 건강보험 강화는 불가능                

◆ 여성 일자리(최정은) 
    : 일-가정 양립, 여성고용개선과 종일제 보육으로 해결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1 / 02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한국 사회적 경제의 올바른 시작을 위하여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9월에 일차로 대선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물론 이들 후보들의 정책 평가 기준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에 있다. 주요 7대 정책 평가를 한 내용은 테마북으로 엮었으니 참조 바란다. (http://bit.ly/UXuL8X )

새사연이 준비한 두 번째 대선정책 시리즈는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10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대선은 특히 중복되는 공약이 유독 많은 상황이어서 유사한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가 되었던지,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새사연은 이런 '외면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해당 정책이 조명받도록 할 목적으로 두 번째 시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사연 회원들과 독자들의 성원을 바란다.

 

[ 본 문 ]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협동조합 기본법 발효

12월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12월 1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조금 앞선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이 1년 만에 발효되면서, 앞으로 5인 이상만 모이면 출자금 제한없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된다.

12월이 지나면 전국 곳곳에서 협동조합이 탄생할 것이다. 동네 빵집이나 커피가게에서부터 대안학교나 병원까지, 또 지금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분야에서도 협동조합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기존의 사회적 기업들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예상된다. 때문에 요즘 지방자치단체나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협동조합 관련 아카데미나 강좌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부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참석하고 있다.

협동조합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경제는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이 아니지만, 앞으로 한국사회가 새로운 사회경제체제를 만들어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문이다. 사회적 경제는 단지 시장경제보다 착한경제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 당면해서는 한국사회의 보편적 의제가 되어버린 경제민주화나 보편복지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 기둥의 하나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고, 생태문제를 해결해가는 길에 반드시 필요한 원리이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인식은?

그렇다면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사회적 경제를 육성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제시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요 대선 후보들의 정책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특히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안타깝게도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그나마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가 저서 『사람이 먼저다』에서 경제 정책의 한 부문으로 사회적 경제를 언급하면서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어서 주요 후보들 중 가장 긍정적이다. 현재로써는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한 유일한 대선 후보이다.

문 후보는 사회적 경제를 “시장과 정부의 약점을 메우는 제3의 영역”, “시장 경쟁의 원리를 채택하되 공공성 내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영역”, “신자유주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경쟁지상주의를 보완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에 대한 응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경제는 협력적 성장의 기조 위에서 육성되어야 하는데 “협력적 성장이란 서로 자조하고 협력하면서 연대를 통해 상생하는 성장”이라 이야기한다.

더불어 사회적 경제를 통해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며,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복지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의들이 아직 세부 정책으로 충분히 다듬어진 것 같지는 않다. 사회경제위원회를 설치하고,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 자생력을 가지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주장한 경제론인 두바퀴 경제에서 협동조합이 “굉장히 큰 축”이라고 말하며,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해법으로 협동조합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특히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정책 중 소상공인 협동조합을 제안하면서 “재벌개혁이 강자의 횡포를 막는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면, 이런 협동조합 운동은 약자의 힘을 키우는 경제민주화의 결승점”이라고 표현한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강원도 원주 밝음신협을 방문해서 “협동조합은 경제민주화의 주체임과 동시에 혁신적인 경제, 그리고 지역 격차를 해소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 주체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정책 발표에서도 공공임대주택의 건설 및 관리 운영에 협동조합 참여를 제시했다. 경제민주화, 중소상인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주거복지 확충 등에 있어서 협동조합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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