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다양화’를 통한 수월성 교육이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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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 대통령이 연이어 우리 곁을 떠나고 세계적 금융위기의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 난히도 길게 느껴졌던 2009년이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새사연은 2010년을 전망하는 연속 기획 [2010 전망]을 마련했다. 올해는 ‘불확실의 시대’로 규정된다. 2009년 하반기로 가면서 차츰 소강상태로 접어든 위기가 다시 파국적 결말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옳지 않지만, 그렇다고 OECD 최고의 경제회복과 G20 국격 제고라는 장밋빛 치장에만 몰두하는 전망 역시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
이처럼 2010년을 보는 시선 속에는 잿빛 비관과 장밋빛 낙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새사연은 이 실타래 속에서 ‘희망’이 라는 가늘지만 질긴 실을 찾아 풀어내보려 한다. 여러분도 함께 찾아보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총괄 : 2010년을 새로운 경제 화두의 원년으로
2. 미국 경제 : 불안한 2010년 미국경제 전망
3. 한국 경제 : 출구전략이 아닌 구조개혁이 필요한 2010년 한국경제
4. 고용 전망 : ’신(新)고용전략’의 과제
5. 정치 분야 : 진보세력은 지방선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6. 보건(사회) 분야 : 2010년 화두, 살만한 세상만들기 프로젝트
7. 남북관계 : 전환기의 한반도,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할 때
8. 가계 부채 : 2010년 경제의 복병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9. 2010년 가정 경제 운용을 위한 제언
10. 교육 분야 : ’수평적 다양화’를 통한 수월성 교육이 대안


[요약문]

지난 해 초, 새사연은 2009년 한국 교육을 전망하면서 유명한 게임이론인 ‘죄수의 딜레마’를 거론했다. 사회 구성원 개개인 모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경우, 그 결과가 사회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귀결됨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이러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 양극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상대방보다 순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경쟁’을 선택해 입시지옥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의 순위는 비용에 따라 질의 차이가 현격해지는 사교육이 결정하기에 이제는 학력이 아닌 재력의 싸움이다.

학생들은 나보다 높은 순위의 몇 명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며 억압과 불안,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러한 교육시스템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모두 피해자일 뿐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교육’이 아닌 ‘경쟁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교육’은 창의적 사고는 물론 전인적 성장까지 방해하기 때문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어김없이 경쟁 위주의 교육으로 내달았다. 학원 심야교습 금지나 학파라치제, 외고 입시제도 개선 등의 사교육비 경감 정책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것은 한 순간이었다. 정부는 ‘친서민’을 표방하며 각 가계의 교육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이것이 국민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에 착목했다. 그렇게 정부가 비장의 카드처럼 뽑아든 사교육비 경감 대책들은 결과적으로 하나같이 ‘용두사미’에 그쳤다.

오히려 공교육 정상화를 내세운 정책으로 인해 사교육비는 더욱 팽창해 갔다. 정부는 학교의 학력을 상승시키고 교육의 질을 높이면 학부모/학생의 학교만족도가 높아져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일제고사, 학교별 성적 공개, 교원평가제,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등은 정부의 이러한 생각을 반영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정부의 계산과 정반대의 양상으로 나타났다. 점수로 서열화된 학교는 주입식 교육에 더욱 매진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은 피폐해졌다. 20퍼센트의 엘리트 학교가 양산되고 80퍼센트의 일반학교는 삼류학교로 전락해 과열 경쟁의 폭이 넓어졌다.

전 세계가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은 모든 학교가 고르게 교육여건을 갖춘 상태에서 각 학교가 교육과정의 다양성, 자율성을 확보하는데서 출발한다. 이제 정부는 경쟁 일변도의 신자유주의 질주를 멈추고 21세기 새로운 교육개혁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입시 사교육, 영어 사교육, 특기적성 사교육이 그것이다. 영어 사교육은 입시 사교육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지만 전체 사교육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커 따로 구분할 수 있다. 세 가지 사교육은 그 유형에 맞는 각각의 대안을 세워야 한다.
이에 새사연에서는 최근 정부에서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세가지 사교육 유형의 틀에서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개선해야 할지 <사교육비 경감 대책> 기획연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 최대 온라인 사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일선 교사가 시험 당일 넘긴 문제로 메가스터디 측이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했다는 진술 확보에 따른 것이다. ‘학파라치’ 2명에 대한 첫 포상금 지급도 확정됐다. 수험생과 일반인에게 미술/실용음악을 가르치던 무등록 학원을 신고한 데 대한 보상이다. 정부는 늘어난 개인 과외교습자의 자진신고와 학원 불법영업 신고를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성과로 대대적으로 유포하는 중이다.

실제 지난 15일 교과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일주일 동안 교과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개인 과외교습자의 자진신고 건수는 모두 1884건, 학원 불법영업 관련 신고 건수는 292건이었다. 이 중 개인과외 교습자의 자진신고가 유별나게 많은 이유는 포상금 지급이 200 만 원으로 가장 많고, 위반 사항 적발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나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제재가 엄격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학원 불법영업의 경우 신고 건수가 적은 이유는 단속인력 부족과 규제의 허점을 이용한 학원의 운영행태 때문으로 분석된다. 각 학원들은 현재 줄어든 수업시간 만큼의 수업일수를 늘리거나 주말반을 편성하는 식의 운영으로 수강료 수익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한 불안한 학부모와 강사들은 오피스텔을 빌려 과외방을 만들고, 인기강사의 경우 학원을 떠나 고액의 개인과외를 전문으로 할 조짐도 보인다.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각 지역의 소규모 보습학원들은 교육청에 수강료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청이 제시한 수강료 기준액이 턱없이 낮아 편법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학원 수강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에는 전국보습학원협의회 회원 1만여 명이 “학원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며 집회를 여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정부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내놓은 ‘학파라치’ 제도는 개인 과외교습자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정작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거나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데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학파라치’ 제도는 정부가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을 강행해 불거진 사교육 문제를 국민이 이웃을 서로 감시하는 식의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원인과 대책이 따로 노는 격이다.

전 국민이 ‘학파라치’ 돼도 사교육 해결 어려운 이유

사교육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대책 외에도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한나라당, 미래기획위원회가 쏟아내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하나같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정부의 대책이 근본적이지 않은 이유는 먼저, 정부가 우리나라의 사교육이 무엇 때문에 번식해가고 있는지 그 뿌리를 살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단순히 말해 우리 사회의 사교육은 남들보다 더 높은 순위의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에서 비롯된다. 대학서열 피라미드의 높은 곳을 차지하는 대학을 나와야 높은 임금이 보장되는 곳에 취업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차별이 존재하고 그것을 결정하는 근거가 학벌이 되는 사회 속에서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것은 공염불과 같다.

전 국민이 ‘학파라치’가 돼 학원이나 과외의 불법운영을 감시한다고 해도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기에 한계가 분명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학벌로 인한 임금차별과 불안정한 일자리, 청년실업에 대한 대안을 만들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모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정부의 대책이 근본적이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학교교육 부실을 사교육 팽창의 주범으로 보고 학교교육을 입시경쟁에 맞게 체질개선을 하면 문제없다는 식의 대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텔레비전을 통해 볼 수 있는 교과부의 공익광고는 이러한 정부의 입장을 보여준다. “올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고, 꼭 필요한 것을 가르쳐주며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학교. 학교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교장선생님, 애절한 눈빛으로 “선생님을 믿습니다”라고 말하는 학부모를 앞세워 학교교육 체질개선의 초점을 교사의 변화에 놓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교육이 팽창한 원인이 과연 학교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일까. 만일 사실이라면 입시교육의 강자인 특목고, 자사고를 다니는 학생의 경우 사교육을 덜 받거나 아예 안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일반고교에 비해 특목고,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최근 사교육비가 급증하는 원인은 정부의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 있다. 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경쟁과 자율’을 기조로 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으로부터 출발했다. 시장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질과 가격을 조정하듯, 교육도 시장에 맡기는 민영화와 동시에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학교나 교원들 간의 경쟁을 강화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가격은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교육의 질이나 가격 면에서의 조절에 실패했다. 질적으로는 입시경쟁을 더욱 부추겨 주입식/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가격적으로는 사교육비도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정책의 기조는 그대로 둔 채 학교교육만 정상화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생각해보자. 정부가 말하듯 학교교육 내에서 모든 학생이 동일하게 사교육에서 가르치는 ‘입시에서의 승리 비법’을 전수받으면 사교육은 사라질까. 경쟁은 반드시 누군가보다 우위에 서야 결판이 난다. 모든 학생이 가지고 있는 비법은 이미 비법이 아니다.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순위를 받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내용과 방법의 그것을 찾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게다가 학교교육은 공익광고에서 뭉뚱그려 ‘부족한 것’이라 지칭한 입시 뿐 아니라 인성과 창의성, 리더쉽과 같은 교육 본연의 목표도 실현시켜야 하는 책무를 가진다.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교육 없는 학교, 교과교실제, 학력향상 중점학교와 같은 정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학교의 학원화, 우열반 편성으로 인한 위화감 조성 등의 부작용은 사교육을 통한 입시경쟁을 초등학교부터 학내로 끌어들여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기는커녕 방향을 잃고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식 맞춤형 사교육

학벌로 인한 임금차별이 이뤄지는 우리 사회에서 입시경쟁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속되는 한 제대로 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란 있을 수가 없다. 지난 3일 교과부가 그간의 산발적으로 터져나온 안들을 정리해 보고한 대책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교과부의 대책은 ▲내신절대평가 도입, ▲고1 내신반영 배제, ▲입학사정관제 내실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이행, ▲초중등 교육을 미래형 교육과정으로 개편 등이다. 이 중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단연 대입전형에 관한 내용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입전형이 바뀌고 그에 따라 사교육이 급속히 몸집을 불렸던 과거의 경험은 학부모, 학생들의 입시방안에 대한 민감도를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이에 대한 사교육계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3월 가수 신해철 씨가 출연해 논란이 됐던 특목고 전문학원 광고를 보자.

“공부라는 게 말야.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 일단 니 목표에 따르는 맞춤 전략이 필요한 거라고. 제발 다른 애들에게 신경쓰지 말고. 너에게 딱 맞는 방법을 찾으면…”
“아저씨, 저 ○○학원 다니거든요!”
‘특목고에서 명문대까지 맞춤전형으로 승부한다.’

다른 친구들보다 뒤쳐질까 불안한 학부모와 학생을 붙들기 위한 그들의 모티브는 ‘맞춤형 입시교육’이다. 입시전형에 맞게 각자의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비법을 전수해주겠다는 사교육의 전략은 소비자의 요구에 정확히 와닿는다. 소비자는 어쨌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대입제도는 사교육 업계에 이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노하우가 쌓인 사교육계는 내신, 수능, 본고사, 논술 등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며 자신감을 표한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세 가지 원칙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는 어떤 원칙이 필요할까.

먼저, 사교육 대책은 입시경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전국의 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보고 그 결과를 공개한 후 학부모/학생에게 진학할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학생 간, 학교 간 경쟁을 심화시킨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자사고와 같은 학교를 대거 설립해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되는 특목고 진학을 위한 과열 경쟁의 폭을 확장시킨다. 이러한 학생과 학교를 점수로 서열화 하는 입시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떤 대책도 현재의 사교육 팽창을 막을 수 없다.

둘째, 사교육 대책은 학교교육 정상화로 귀결되어야 한다. 이는 학교교육의 부실이 사교육 팽창의 원인이어서 학교교육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다른 의미다.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차별화된 교육을 받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요가 높아 확장되기도 하지만, 공급의 규모 자체가 커져 일종의 가상 수요를 창출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사교육 시장의 덩치가 커지면서 사실상 불필요하지만 촘촘한 시장망에 걸려든 소비자들에게 마치 사교육이 없어서는 안 될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곧 학교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이 커진 것이 아니라 이미 사교육 시장의 규모가 커질대로 커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교교육이 부실하다고 느끼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임을 뜻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학생들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입시대비에 학교 교사가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학교가 입시전문학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이 입시과목의 성적이 낮더라도 자신이 가진 다양한 능력과 소질을 개발해 나가도록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학원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학교에서 ‘맞춤형 입시교육’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사교육 대책을 내놓았다. 대입전형이나 교육과정 개편과 같은 모든 사교육 대책은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마련해야 한다.

셋째, 사교육 대책은 교육의 공공성을 견지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사교육은 대학이나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위한 ‘입시산업’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발달해 왔다. 입시전형이 바뀌면 사교육도 카멜레온처럼 그에 알맞은 모습으로 재편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학교에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자율성이 아닌 학생 선발에 대한 자율성을 준다면 그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선발기준 만큼 다양한 사교육이 난립할 것이다.

또한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과 특목고/자사고 등은 학생 선발의 변별력을 높인다는 빌미로 학생들을 사교육에 의존하게 만드는 전형요소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가령 ‘3불 정책’ 중 하나인 본고사는 학교 교육과정 외의 내용에서 난이도가 높게 출제돼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커지고 고교교육이 파행적으로 운영된다는 여론에 몇 차례의 시행과 금지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현 정부가 대입자율화를 추진하자 대학 총장들은 ‘3불 정책’ 폐지를 다시 주장했다.

따라서 현재의 학벌구조와 입시경쟁의 구도가 깨지지 않는 한, 각 학교가 학생을 선발할 때에는 국민 대다수가 공정성과 형평성에 동의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부 차원에서 관리를 해 교육의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

유형별 사교육비 경감 대안을 찾아서

그렇다면 이러한 세 가지의 원칙을 견지했을 때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입시 사교육, 영어 사교육, 특기적성 사교육이 그것이다. 영어 사교육은 입시 사교육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지만 전체 사교육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커 따로 구분할 수 있다.

세 가지 사교육은 그 유형에 맞는 각각의 대안을 세워야 한다. 이에 새사연에서는 최근 정부에서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세가지 사교육 유형의 틀에서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개선해야 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고등교육 개혁이나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큰 틀의 대안은 이후 과제로 남겨두고 대입제도 개선 등 현실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사교육 시장의 고용자가 100만 명이 훌쩍 넘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앞세워 학원의 불법영업에 대한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려워지는 건 서민들이 이용하는 동네의 소규모 보습학원 뿐이고, 공룡처럼 거대해진 사교육 업계들은 여전히 꿈쩍 없이 정부 대책의 ‘틈새 시장’을 노린다.

근본적인 처방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의 요란한 사교육 소탕작전은 추락한 정부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쇼로 끝날 것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견지하는 태도로 입시경쟁을 완화하는 동시에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교육 대책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학벌로 인한 임금차별을 없애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노력이 각계에서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9.07.14 09:36
[한국 교육산업 대해부③] 한국 사교육산업의 현주소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http://saesayon.org에서 PDF파일 다운로드

1. 보충교육이 아닌 정규교육 일부로 편입된 사교육

최근 사교육을 잡겠다고 정부가 도입한 ‘학파라치’는 10시 이후 학원가를 암흑가로 만들어버렸다. 지나친 사교육은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을 양산해왔고 나라의 장래도 우려스럽게 하고 있다는 점은 온 국민이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과연 현 정부의 방법이 바람직한가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전국의 457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하는 등 사교육 잡기에 나서고 있는데 과연 정부는 세계적으로 유별난 사교육산업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이 문제를 사실적으로 접근해 보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과 사교육 업체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해보야 한다. 사교육이 모두 일률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사교육을 제공하는 업체, 학원들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교육의 개념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사교육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김미숙 외(2006)는 사교육과 관련한 흥미로운 개념규정을 하였는데 바로 ‘입시산업’이다. 그는 입시산업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더 나은 성적,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대학진학을 위하여 교육서비스 및 자료를 제공하는 일에 종사하는 개인, 집단, 회사로서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입시산업의 분석범위를 입시보습 학원, 학습지 및 통신과외, 참고서를 대상으로 하여 그 특징을 분석하였다. 아쉬운 것은 개인과외에 대한 공식자료가 없어서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 연구를 비롯한 사교육에 대한 연구 성과를 기초로 공식적인 사교육 통계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2007년 사교육 통계를 발표하면서 비로소 그 개념과 범위부터 표준화하였는데 2008년 2월 교육인적자원부가 ‘2007년 사교육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교육이란 초, 중, 고 학생들이 학교의 정규교육과정 이외에 사적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정부는 사교육비로 규정하여 조사하고 있는 범위를 다음과 같이 확정하였다.
① 주요 과목별 학원비, 개인 및 그룹과외비, 학습지, 인터넷 과외비(교재비 포함)
② 일반교과 및 논술 관련 사교육비
③ 예체능 및 취미교양 관련 사교육비
④ 취업목적 사교육비(공업계, 상업계 등)
⑤ 방과 후 학교와 EBS 교재비, 어학연수비

그런데 이 중에서 항목 ⑤는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취한 정책의 결과로 사적 부담이 발생한 부분이기 때문에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표준화된 개념에 기초하여 발표한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사교육비 총액은 20조 9,095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4.3퍼센트 증가했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31만 원을 지출한 셈이다.

가계의 입장에서 보면 근로소득 대비 9.3퍼센트, 가계지출 대비 12.6퍼센트를 교육비에 지출하고 있는데, 사교육비는 그 중 63.3퍼센트에 해당한다. 이런 수치를 놓고 보면 정규교육의 보충교육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옹색하다.

해마다 사교육비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보충적 성격보다 정규적 성격은 더 강해질 것이다. 사적 부담의 형태를 띠다 보니 소득격차에 따른 양극화도 심화되어 사교육 포기자와 고액지출계층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국가에서 보기에는 사교육이지만 학부모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정규교육 수준의 노력과 비용이 투입되고 있는 사적으로 치부하기엔 찜찜한 영역이다. 사교육이 아니라 험난한 경쟁사회에서 개인들이 자구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공교육인 셈이므로 ‘자구적 공교육’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2. 사교육 산업의 실태 - 예외 없는 양극화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는 수요자 입장의 통계이자 분석이다. 그러나 수요자가 있으면 공급자도 있게 마련이고 당연히 사교육에도 공급자가 있다. 공급자는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9만여 개의 사교육관련 기업, 교육서비스 제공을 통해 소득을 올리고 있는 약 1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교육 취업자와 같이 한국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산업의 주체들이다.

공급자들은 과목이나 초, 중, 고등학교에 따른 교육내용에 의한 분류, 온/오프라인이나 방문 등의 영업방식에 따른 구분, 개인인지 자영업체인지 주식회사인지 제공주체의 형태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정부가 표준화한 사교육의 개념에 따라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서 사교육분야를 구분해내고, 다음으로 매출, 종사자 등의 규모에 따라 분류해 다룰 계획이다.

1) 입시교육과 영어교육은 승승장구
정부의 사교육 범위 규정에 따라 산업분류상의 교육서비스업에서도 사교육분야를 추출할 수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2000) 상에서의 사교육 분야는 ‘아래의 파란색과 노란색의 일부분 즉, 일반교습학원과 예술학원과 분류되지 않은 기타교육기관의 일부’로 볼 수 있다.

‘2005년 서비스 총조사’에 따르면 사교육분야는 사업체수 8만 8,568개, 종사자수 35만 5,298명, 매출액 10조 5,765억 원, 영업이익이 3조 5,031억 원에 달한다. 교육서비스업 내에서 사교육업체 비중은 73.4퍼센트, 종사자 비중은 29.9퍼센트, 매출액 18.8퍼센트, 영업이익 56.1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을 제외하고는 사업체, 종사자,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사교육이 교육서비스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점하고 있다. 사업체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에서 영세한 사교육 업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인 것은 공교육이 이익을 추구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당연한 결과다.

최근의 동향을 알 수 있는 2007년 서비스부문 조사에 의하면 교육서비스업의 사업체는 15만 5,000개에서 16만 2,000개로 전년도에 비해 4.8퍼센트p나 늘어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사교육 분야인 일반교습학원분야의 변동을 보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일반교과학원은 사업체가 6.1퍼센트p, 매출은 20.3퍼센트나 늘어났으며, 외국어학원은 사업체수, 종사자, 매출액 모두 20퍼센트를 훨씬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어학원의 매출액 증가율은 32.4퍼센트p에 달해서 영어가 열풍이 아니라 광풍이 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학습지 등 방문교육학원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저소득층이 선호하는 낮은 학령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지 방식의 사교육이 정체 내지는 퇴조하는데 대학입학을 위한 입시형 사교육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2) 사교육의 대기업 : 상장된 교육기업, 그리고 대형학원
2008년 말 현재 코스피나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사교육 관련 교육서비스 업체는 11개다. 교육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있는 삼성경제연구소의 크레듀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e-러닝업체로서 사교육분야가 아니며 아이젝엔컴퍼니는 IT솔루션 업체이므로 직접적으로 사교육과는 연관이 없다.

학습지업계 1위인 대교, 온라인강의업계 1위인 메가스터디, 어학교육 1위인 YBM시사닷컴을 비롯해 비유와 상진, 에듀박스, 정상제이엘에스, 청담러닝, 디지털 대성, 웅진싱크빅, 능률교육, 이루넷 등은 모두 사교육의 강자들이다. 11개 업체의 2007년도 매출액 총액은 1조 8,282억 원, 영업이익은 2,285억 원에 달한다. 또한 2009년 종사자 합계는 8,198명이다.

이들 상장업체들은 전체 사교육 업체수의 0.02퍼센트에 불과한 소수지만, 종사자의 2,76퍼센트를 고용하고 있고, 매출액의 15.95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다. 업체수만으로 따지면, 5,000 명 중에 선두 1명이 전체 파이의 약 6분의 1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 4,999명이 남은 84퍼센트를 가지고 아웅다웅하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업체들을 5분위나 10분위로 구분한 세세한 통계가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상장업체 11개가 차지하는 비중만으로도 사교육업계는 소수의 막강한 강자와 다수의 군소업체라는 구조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이러한 독식구조 뿐 아니라 대형학원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의 부자들과 같은 고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음성적인 고액과외 시장도 사교육계의 강자라 하겠다. 심야 학원영업 제한과 같은 조치가 이러한 음성적인 지하경제를 키우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고액과외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치밀한 공모하게 첩보작전을 능가하는 수법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부의 단속도, 학파라치도 쉽게 따돌릴 수 있다. 학원이 아니라 오피스텔과 같은 공간을 쉽게 빌릴 수 있는 고액과외 수요자들에게는 별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경남 김해시 내외동, 대구 수성구 범어4동, 경기도 고양시 일산3동, 대구 수성구 고산1동은 사교육 학원이 150~200여 개씩 몰려있는 그야말로 ‘학원 천지’다. 이렇게 대형학원들이 몰려있는 곳은 정부가 어떤 사교육 대책이나 대학입시 정책을 내놓아도 능수능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와 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사교육시장을 키워갈 수 있는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라는 정공법보다 사교육 단속이라는 편법 조치를 통해 사교육을 줄이려고 하면 사교육계의 강자들은 이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재주를 부린다.

3) 사교육의 중소기업 : 군소 지역 학원
교육과학기술부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학파라치’를 동원하여 수업시간, 수강료 기준을 어긴 학원들과 비등록 업체들을 단속하자 직접적인 타격을 우려하며 반발을 보이고 있는 곳이 중소 학원들이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의 경감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으로 중소학원을 때려잡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방과후학교 활성화나 학원교습시간 제한 조치와 같은 정부의 정책을 아예 ‘학원말살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은 대다수 지역 학원은 입시경쟁 사회에서 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보충학습인데 이를 규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서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평범한 지역의 보습학원들의 실태를 파고들어가 보자. 서울시에는 예능학원을 제외한 ‘입시검정 및 보충학습’학원만 2004년 4,765개이던 것이 2008년에는 6,525개로, 4년 사이에 1,760개나 늘어났다. 그 사이에 36.9퍼센트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므로 연간 9.2퍼센트씩 증가한 것이다.

해마다 취학 학생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그에 따라 수강생 수도 64만 6,243명에서 56만 1,097명으로 약 8만 5,000명이 줄어들어드는 좋지 않은 여건에서도 학원 수는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2008년 서울시의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총학생수는 145만 3,072명이므로 2.59명 당 1명꼴로 학원을 다닌다는 얘기가 된다.

늘어난 학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강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지 않고서는 어려웠을 것이다. 수강료는 최고액이 25만 4,300원에서 23만 6,800원으로 낮아진 반면에 최저액은 5만 4,400원에서 14만 5,656원으로 2.68배나 높아졌다. 전체 수강생은 줄었지만 최저수강료의 상향화를 기초로 학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학원들이 수업료를 많이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을까? 위의 통계를 기초로 서울시에 있는 학원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려보자. 2008년 서울시에 있는 학원은 수강생 수가 평균 86명이다. 학생 23명당 1명꼴로 강사가 배정되어 있으며, 한 학원에서 고용하고 있는 강사 수는 3.7명, 그 외 직원 수는 0.8명이다.

수입은 매출액에 대한 통계를 구할 수 없어서 최저와 최고의 수강료를 기초로 평균 학생수를 곱하여 계산해 보았다. 최저수강료로 계산할 경우 1,252만 원, 최대수강료로 계산할 경우 2,036만 원이 된다. 그렇다면 월 매출액은 최저수입과 최대수입의 중간값인 1,644만 원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평균 수준의 학원 종사자의 임금은 어떨까? 1,644만 원을 월 매출로 가정할 경우 강사 및 직원수가 평균 4.5명이므로 매출의 50퍼센트를 임금으로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182.6만 원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대형학원 등을 모두 포함한 평균치이기 때문에 실제 동네 보습학원의 실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물론 이 조차도 노동자 평균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실의 보통 동네 학원에서는 수강생이 50명 만 넘어도 안정권이라고 보고 있으며 매출액이 월 1,000만 원을 넘기는 곳도 드물다고 한다. 강사의 경우 2~3년 경력의 4년제 대졸다도 하루 7시간 수업을 해야지만 월 15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군소학원들이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정부가 오래 전부터 학원비를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데 있다. 대형학원들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비용을 받아 수익을 늘리면서도 단속을 피해나가는 반면,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주변의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여의치 않은 군소학원들은 정부의 규제에 꼼짝없이 손발이 묶인다는 것이다.

앞에서 서울시의 수강료 최저수준이 2.68배나 올랐다고 했으나 이를 근거로 학원비 전체가 그만큼 인상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학원비는 중고등학교 납입금 인상률과 유사한 수준에서 인상되어 왔다.

그럼에도 학원비가 대폭 상승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대형학원들이 갖가지 부대비용을 증가시켜 수익을 늘려온 것과 공교육 정책의 변화에 따라 사교육의 과목이나 종류를 늘리게 되면서 개별 가정의 사교육비 총량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크다.

4) 사교육의 개인공급자 : 학습지 교사와 과외종사자
말이 좋아 개인사업자와 프리랜서지 사실상 노동자인 학습지교사와 불안정 고용상태에 있는 과외교사는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열악한 공급자이다. 이들은 작은 학원조차도 스스로 창업할 여건이 안 돼 자영업인의 대열에도 끼지 못하는 ‘불안정고용 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방문교육학원의 2007년 종사자는 7만 846명으로 집계되어 있으나, 2006년도 교육산업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5대 주요 학습지 회사에만 4만 6,000여 명, 나머지 군소 회사에 5만 4,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의 시차가 존재하지만 3만 명의 차이는 너무 크기 때문에 입시학원의 성장세와 학습지의 하락세에 따라 다소 감소했을 수도 있지만 서비스 통계가 과소 추계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김영두(2007)가 특수고용직 종사자 실태조사를 통해 학습지교사들의 소득수준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상용직의 55.9퍼센트 수준에 불과한 월평균 164만 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학습지는 학습지의 브랜드를 보고 수요자들이 선택하므로 개별 종사자들의 학력이나 학벌은 취업에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러므로 흔히 명문학벌(?)이 아니거나, 출산 후 경제활동의 재개하려는 여성들이 많이 진출한 부문이다.

이러한 학습지 교사들의 처지를 악용하여 관리비용을 줄이고 리스크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고용방식이 특수고용형태다.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하여 사용자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회피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많은 지탄을 받아왔다. 학습지교사들은 실제로는 교육기업의 노동자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비정규 노동자 또는 무점포 자영업자로 취급받고 있다.

한편, 과거 대학생들이나 고학력자들이 주변 연고를 통해 알음알음 하던 과외는 옛말이 됐다. 이제는 전문 과외알선업체들의 등장으로 풍속도가 확 달라졌다. ‘과외사이트’란 단어를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하면 200개가 넘는 알선업체들이 뜬다. 과외교사의 이력과 과외를 원하는 학생들에 대한 리스트를 동시에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서로 이어주고 계약이 성사되면 수수료를 수취하여 운영하고 있다.

아예 명문대 출신들 위주로 교사들을 구성해 크게 규모를 키운 곳도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광고료를 주면서 스페셜리스트에 등록시켜 놓은 한 과외사이트는 서울대, 연대, 고대, 이대 등의 소위 명문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과외교사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교사회원만 6,505명이나 되는데, 그 중 서울대, 연대, 고대, 이대 출신이 절대다수를 점하고 기타대학 출신은 5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 2회 4시간씩 수업할 때 받는 월 과외비는 교사마다 차등이 있지만 보통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에 이른다.

과외교사가 대학생일 경우는 30~45만 원, 대학원생이거나 졸업한 경우에는 40~60만 원 상당을 받고 있다. 드물지만 80~100만 원을 받는 교사도 있다. 명문대 학벌로 건당 50만 원의 과외비를 받는다고 해도 알선 수수료 등을 떼고 월 3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얻으려면 7건의 과외수업은 해야 한다. 그렇다면 주 28시간이며, 주 5일로 계산할 경우 하루 5.6시간이다. 통상 학생들의 방과 후인 7시 이후에 과외가 이루어진다고 할 때 근로시간대, 임금수준, 고용의 불안정성 등을 감안하면 결코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없다. 이마저도 명문대학이라는 학벌을 가지고 있을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과외사이트에 등록해 과외교사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고학력의 인적자원들이 교육서비스 시장의 불안정고용 노동자군을 형성하고 있다. 일일이 계산해보지 못했지만, 과외사이트마다 500명씩 과외교사가 등록되어 있다고 해도 10만 명이 된다. 사이트에 중복 등록한 과외교사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적게 잡았지만 200개가 넘는 과외사이트를 감안하면 10만 명이 과다하게 추정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과외교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과외를 하고 있더라도 맡고 있는 학생수가 적어서 반(半)실업상태일 수 있다.

3. 사교육 산업의 약자만을 희생양으로 삼는 대책

교육서비스업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100만 명에 이르는 종사자가 있는 사교육시장은 경제위기에서 상당한 고용흡수력을 보이고 있다. 2008년도 고등교육(전문대학 이상) 졸업자 38만 7,487명 중에서 5만 4,094명이 교육서비스업으로 진출하였다. 이는 7.2명당 1명꼴인데, 그야말로 고용에 있어서는 효자산업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에도 지속적으로 고용이 늘고 있는 산업분야가 교육서비스업이라는 산업동향 통계와도 맞아 떨어진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 정규직들이 정리해고를 당하자 자영업으로 대거 진출함으로써 생계를 이어나갔다. 자영업이 고용의 완충지대역할을 담당한 셈이지만 결국 자영업의 과잉상태를 유발했다. 현재 교육서비스 특히 사교육분야가 외환위기 당시의 자영업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영업이 지금의 경제위기에서 직격탄을 맞는 분야가 된 것처럼, 교육서비스업이 언제까지 승승장구 하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이미 저임금의 불안정 노동이 심화되고 있다.

혹자는 손쉽게 자영업의 과잉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냐고 하는데 출구를 만들어 놓지 않고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곧 실업대란을 자초하는 것이자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를 끊는 잔인한 행위가 된다. 마찬가지로 공교육의 정상화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바이나 사교육에 대한 직접적인 칼질로 손쉽게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교육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있고, 종사자들도 상용직과 비정규직이 있다. 사교육에 대한 규제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할 때 힘 있는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학원이나 업체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새로운 생존대책을 만들어 낸다. 결국은 그 규제로부터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영세한 자영업 형태의 동네 학원들이나 불안정 고용상태의 다수 교육서비스 노동자들이 될 것이다.

서열화 된 고등교육, 산업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사교육도 자연스럽게 조정되어야 한다. 물론 어린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시간은 규제를 통해서라도 줄여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고등교육의 개편을 통해 공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정부가 추진하는 사교육과의 전쟁은 사교육 내의 약자들만을 소탕한 채 백전백패할 것이다.

김일영/새사연 정치사회연구센터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9.07.01 10:16
MB정부 교육정책과 사교육비 증가의 함수관계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http://saesayon.org에서 PDF파일 다운로드

‘사교육과의 전쟁’? 그러나 교육주가는 상승 중

- ‘사교육 대책’ 연일 목소리 높인 MB(서울신문)
- 與 ‘사교육과의 전쟁’ 본격 돌입(서울경제신문)
- 당ㆍ정ㆍ청, ‘사교육 폐해 근절 실무회의’ 본격가동(머니투데이)
- “고1 내신 성적 대입 전형서 제외, 학원 초등 밤9시 중·고 10시 제한”(AFPBB News)
- “자율형사립고 요건 완화” … 목표 달성 위한 궁여지책?(프레시안)
- 초중고교 내신제도 연말까지 손본다(연합뉴스)
- “사교육대책 신중해야” 여권 일각 속도조절론(국민일보)

지난 6월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촉구한 이후 각 언론은 연일 사교육 대책과 관련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결정된 것은 무엇인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바뀐다는 것인지, 누가 누구와 세력다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얼핏 봐서는 파악할 수 없는 제목들이 신문을 가득 매우고 있다.

바라보는 학부모는 매달 가계부의 지출항목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의 수렁을 벗어날 수 있을지 애가 탄다. 특목고나 대학의 입시를 앞둔 학생은 당장의 정책이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며 불안해한다. 학원 관계자는 학원만 단속하면 음성적 고액과외가 난무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학교 교사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빠졌다며 비판한다.

한편, 이처럼 공격적인 사교육 경감 대책이 쏟아져 나오면 당연히 피해가 예상되는 사교육 업체들의 주가는 떨어져야 정상이건만 예상을 뒤엎고 추락하지 않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교육 관련주의 대표격인 메가스터디 주가는 지난 23일 이후 2.29퍼센트 상승했으며 대교는 1.56퍼센트, 정상제이엘에스는 0.11퍼센트씩 올랐다. 웅진씽크빅(10.44퍼센트)과 능률교육(14.48퍼센트) 등 10퍼센트 이상 상승세를 보인 업체도 3곳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사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가 줄지 않고 있는데다 사교육 대책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돼 면역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사교육 시장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새로운 입시정책은 변별력을 위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부추긴다는 것이다(국민일보 6월 29일자, <사교육대책, 사교육업체에 호재? …발표 이후 주가 10% 넘게 오른 곳 3개사나>).
학부모, 학생, 사교육계 등 국민의 이러한 반응 속에서 정부는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촛불정국’과 올해 ‘서거정국’ 등으로 인한 급격한 지지도 추락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뽑아들었다. 마치 80년 전두환 대통령이 군부독재를 무마하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과외 전면금지’라는 카드를 내민 것과 같은 형국이다. 신군부의 억압적 과외금지 조치는 결과적으로는 상류층의 고액과외만 부추겼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당시 국민들에게는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현 정부가 사교육 대책에 속도를 내고자 하는 것도 멀어진 민심을 얻어 지지도를 높이자는 정치적인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사교육 대책에서 성과를 내면 4대강 사업이나 미디어법 등의 다른 정책들도 무난히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속내다. 따라서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 마련에 주력해 지금까지처럼 주위의 비판도 아랑곳 않고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중도ㆍ친서민 정책을 주창하면서 나온 첫 아젠다가 사교육 경감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대책의 성패가 MB정권의 미래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뉴스 6월 28일자, <與, ’사교육 경감의 정치학’ 성과 낼까>).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한계선까지 오른 사교육비

사실 과중한 사교육과 그 비용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사교육 부담은 꾸준히 상승했고 그 끝점에 이명박 정부가 있는 것이다. 우선 각 가정에서 느끼는 과거와 현재의 사교육비 부담수준을 알아보자. 교육비는 크게 납입금, 교재비, 문구류와 기타교육훈련비로 표시되는 사교육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 항목별로 그 비중을 따져봤을 때 과거나 현재나 사교육비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그림 1]과 같이 1990년과 2008년의 교육비를 항목별로 비교해보면 과거에 비해 현재는 납입금, 교재비, 문구류가 모두 비중이 감소한데 반해 사교육비의 비중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에는 사교육비의 비중이 46퍼센트였으나 2008년에는 67퍼센트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1990년부터 2008년까지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과 사교육비를 절대적 액수로 비교해보자. [그림 2]를 보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으로 각 가정의 월평균 소비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전체 교육비와 사교육비 또한 속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1990년에는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약 67만 원 중 2만 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했으나, 2008년에는 약 283만 원의 소비지출 중 34만 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비지출 중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퍼센트에서 12퍼센트로 18년간 4배나 커진 것이다.

이제 각 가정의 월평균 소비지출과 사교육비가 전년에 비해 얼마나 증가 혹은 감소했는지 비교하면 최근의 사교육비 증가 추세가 더욱 명확해진다. [그림 3]을 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뚝 떨어진 것 외에는 비교적 완만한 곡선을 그리던 소비지출이 2006년 이후 5~6퍼센트의 증가율을 보이며 거의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증감 폭이 큰 사교육비 곡선은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안과 본고사 실시, 2000년 과외금지 위헌 판결,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대입제도 변경 논란 등으로 인해 상승한 것 외에는 대부분 전년에 비해 감소하다가 2006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구체적으로 2007년과 2008년의 증감률을 살펴보면, 월평균 소비지출은 각각 5.3퍼센트, 6.7퍼센트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사교육비는 각각 10.9퍼센트, 15.2퍼센트로 소비지출보다 증가율이 두 배가 넘으며 그 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정부, 사교육마저 양극화를 가속시키다

이렇듯 사교육비가 가파른 증가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갈수록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 4]를 보면 알 수 있듯 90년대에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던 분위별 사교육비는 2002년을 기점으로 고소득층일수록 기울기가 급하게 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더해가는 현실 속에서 1,2분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은 소득 감소에 따라 자녀의 사교육비도 아껴야 하지만 3,4,5분위에 해당하는 소득 중·상위층은 점차 더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큰 소득 차이가 나는 1분위와 5분위 가구의 사교육비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2007년과 2008년 월평균 사교육비는 각각 1분위가 약 5만 9,713원, 6만 9,289원, 5분위가 약 29만 8,923원, 35만 2,208원으로 나타났다. 최하위 소득가구에 비해 최상위 소득가구가 5배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MB 집권 1년의 결과, 사교육비 4.3퍼센트 증가

현재 이명박 정부는 ‘공교육 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음에도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실제 현 정부가 집권한 지난 1년간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0조 9,000억 원으로, 2007년에 비해 4.3퍼센트나 증가했다. ‘경쟁과 자율’이라는 명분 하에 ‘묻지마’식으로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결과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전후에 달라진 사교육 실태를 좀 더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2007년과 2008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자.

200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사교육 참가율은 낮아졌으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사교육을 받는 학생은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왜 늘어났을까. 이는 지난해 경제위기와 정부의 교육정책이 각 가정의 소비지출 특히 사교육비 지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와 연관된다.

몇 가지 근거를 통해 살펴보자. 우선, 전체적인 사교육 참여율은 2007년 77.0퍼센트에서 지난해 75.1퍼센트로 1.9퍼센트 낮아졌다. 그 중 소득수준별 사교육 정도를 보면 소득 100~200만 원인 가정의 경우 4.4퍼센트가 줄었으나 소득 500~600만 원인 가정은 0.8퍼센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90퍼센트대의 높은 참여율을 보이던 고소득층에 비해 50퍼센트대의 현격히 낮은 참여율을 보이던 저소득층의 자녀가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자 그나마 다니던 학원을 끊어야 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사교육 참여가 낮아지긴 했으나, 10명 중 7명 이상은 사교육을 받는 현실에서 100만 원도 안 되는 저소득층 자녀는 절반 이상 사교육을 받고 싶어도 포기하는 상황이 전체 사교육 참여율을 끌어내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반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22만 원에서 2008년 23만 원으로 5.0퍼센트가 증가했다. 참여율이 낮아졌으나 절대적인 사교육 비용은 늘어난 것은 50퍼센트 이상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원비가 전반적으로 오른 까닭으로 보인다. 소득별 사교육비를 통해 살펴보면, 소득 100~200만 원인 가정은 사교육비로 0.9퍼센트를, 소득 500~600만 원인 가정은 3.5퍼센트를 더 지출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전자의 저소득층은 아예 사교육을 받지 않는 가정이 44.7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10~20만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이 16퍼센트로 그 다음을 이었으나 후자의 고소득층은 50만 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이 23퍼센트로 월등히 많았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는 사교육비의 최고 수준을 ‘50만 원 이상’으로 설정해 고소득층의 실질적인 사교육비는 추정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100만 원 미만의 최하위 소득 가구와 700만 원 이상의 최상위 소득 가구의 사교육비는 각각 5만 원과 47만 원으로 10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이는 다시 말해 학원비 상승으로 전반적인 사교육 비용이 늘어났으나 절대적인 부분은 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이 고액의 사교육을 받으면서 끌어올려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별 사교육 실태에서도 나타난다. 읍면지역과 광역시에서는 사교육 참여율이 2.4퍼센트 줄었으나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중소도시와 서울에서는 각각 1.7퍼센트, 1.5퍼센트만 줄었다. 반대로 사교육비 지출은 중소도시와 서울에서 각각 1.4퍼센트, 1.2퍼센트가 늘었고, 읍면지역과 광역시에서는 0.8퍼센트, 0.4퍼센트가 증가했다.

또한 소득이 높은 계층의 자녀가 고액의 사교육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적이 높은 자녀일수록 고액의 사교육을 더 많이 받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으로 성적이 높아서 사교육을 받는지, 사교육을 받아서 성적이 높은지 자료를 통해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성적이 좋은 학생은 양질의 사교육으로 더 많은 도움을 얻는다는 비례관계가 성립하는 현실 그 자체이다. 여기에는 반대로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은 사교육의 도움을 얻을 기회조차 별로 없다는 사실도 포함된다.

구체적 수치를 보면 성적이 상위 10퍼센트 이내인 학생은 10명 중 8명 이상이 사교육에 참여하며 31만5천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성적이 하위 20퍼센트 이하인 학생은 10명 중 절반만이 사교육을 받으며 12만 9,000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이러한 현상은 자사고, 특목고, 국제중 등의 성적이 높은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키우고 성적이 낮은 학생은 방치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폐해가 각 가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사교육 참여율은 낮아졌으나 사교육비는 증가한 이유는 소득이 적거나 자녀의 성적이 낮은 경우에는 사교육을 줄이는 가정이 많았고, 소득이 높거나 자녀의 성적이 높은 경우에는 고액의 사교육을 시키는 가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즉,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교육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영어ㆍ수학 사교육비 증가 … 입시경쟁 위주 교육정책의 결과

다음으로 200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지점은 영어, 수학 과목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증가하고 사회, 과학 과목이나 예체능을 위한 사교육비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학교급별로는 초중고 모두 영어와 수학 과목의 사교육비가 늘었는데, 특히 초등학생의 영어 사교육비 증가율이 타 과목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전체적으로 예체능 및 취미를 위한 사교육비는 4만 3,000원에서 4만 4,000원으로 2.3퍼센트 증가했고 일반교과의 사교육비는 2007년 17만 8,000원에서 2008년 18만 8,000원으로 타 과목 사교육비 증가율의 두 배가 넘는 5.6퍼센트가 증가했다. 그 중 영어와 수학 과목만 13만 8,000원이나 지출됐다. 초등학생의 영어 사교육비는 2007년 6만 9,000원에서 2008년 8만 원으로 15.9퍼센트나 급증했다. 이러한 결과는 이명박 정부의 영어몰입교육과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은 일반교과 및 논술 관련 사교육 수강목적별 분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에는 ‘사교육의 수강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선행학습’을 위한 것이라는 응답이 2007년에 비해 1.3퍼센트 더 높게 나왔다. 이는 진학준비, 불안심리, 보육 등 다른 목적에 대한 응답비율이 낮아진 것과 상반된 결과다.

MB 교육정책의 전환 없이 사교육비 경감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지난해 이명박 정부는 집권한 지 1년 만에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으로 사교육비를 증가시켜 왔다. 그 핵심적인 교육정책은 구체적으로 ▲학교자율화 방안, ▲일제고사, 학교정보공시제, 고교선택제 등 일련의 ‘학교 한 줄 세우기’ 정책,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1) 지난해 ‘촛불정국’은 0교시, 우열반, 강제적 야간자율학습 등의 학교자율화 방안을 반대하며 나선 여중생들에 의해 촉발됐다. 당황한 정부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척 했지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각급 학교는 대부분 0교시를 부활시키고 우열반,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얘기하는 학교자율화 방안은 교육에 관한 모든 결정 권한을 학교에 넘기겠다는 것인데, 이 권한이 현재의 입시경쟁 교육에 익숙한 교육관료들의 손에 넘어간 순간부터 과거의 스파르타식 암기교육이 되살아나고 있다. 학내의 이러한 분위기는 곧 학생 간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2) 교사 13명을 파면ㆍ해임하면서까지 밀어붙인 일제고사와 그 성적의 결과를 공개하는 학교정보공시제는 전국의 학교를 서열화 시키고 있다. 교과부에서는 일제고사와 학교정보공시제가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현실에서는 무작정 성적이 낮은 아이들에게 강제적으로 방과후 학습을 시키는 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말 서울에서 실시할 예정인 고교선택제는 학교정보공시제로 공개된 학교의 순위를 더욱 부각시키며 각 학교의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할 것이다. 학생 지원이 적은 학교는 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줄이거나 폐교를 시킬 예정이므로 애초에 학생 지원이 많은 학교는 더 많은 재정지원을 받고 그렇지 않은 학교는 기피대상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부모와 학생은 성적과 입시결과가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무한경쟁을, 각 학교는 선호학교가 되기 위해 학생들에게 더욱 강도 높은 문제풀이식 교육을 시키게 될 것이다.

3)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특목고, 국제중, 기존의 자사고가 이미 100개도 넘는 현실에서 자율형 사립고, 마이스터고, 기숙형공립고 등 특수학교를 전국적으로 300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소위 ‘SKY’대학의 입학정원의 6배가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400개 이상의 특수학교는 결국 명문대 진학을 위한 필수코스로 인식돼 초ㆍ중학생의 고교입시를 과열시킬 수밖에 없다. 초등 3학년 때부터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이러한 정책은 모든 초ㆍ중학생이 특목고ㆍ자사고와 같은 특수학교를 가기 위한 1차 경쟁과 일반고 중에서도 명문학교를 가기 위한 2차 경쟁에 휘말리게 만들 것이다.

이렇듯 0교시에서 자사고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생 간의 경쟁 뿐 아니라 학교 간 경쟁, 나아가 만인 대 만인의 경쟁을 낳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경쟁, 그것도 사교육이 유리한 입시교육을 위한 경쟁이 만연한 학교교육은 필시 사교육 시장의 팽창을 불러온다.

4) ‘오륀지 파동’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어몰입교육은 학교에서 모든 교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인수위의 계획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무산됐지만 “모든 학생이 고교만 졸업하면 기본적인 생활영어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해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세부계획대로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시작되는 영어수업을 1학년 입학 직후부터 실시하려다 시범운영 결과, 학생의 학습부담과 사교육 과열이 현실로 나타나 3~6학년의 수업시수 확대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나 영어전용강사 배치, 현직 교사의 연수 확대, 영어 친화적 교육환경 구축 등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영어 사교육은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교육을 강화하고 대입 시 국가영어평가시험을 도입하려는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로 인한 사교육비의 폭증은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다. 이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 영어수업을 실시했던 1997년 직후 조기유학이 급증했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081026 새사연 보고서, <‘사교육비 두 배, 공교육 붕괴’로 향하는 MB교육> 참고). 게다가 영어교육을 위한 어학연수는 교육의 양극화를 더욱 촉진시킨다.

5) 또한 이명박 정부는 현재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각 대학에 대입전형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수능을 없애 2012년 이후에는 대입을 완전히 대학자율에 맡기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발맞춰 지난해부터는 대교협 관계자들의 ‘3불 정책(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폐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나마 있던 대학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규제 장치들을 풀어버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대입자율화에 대한 대안으로 입학사정관제 확대를 얘기하지만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한 기준마련과 고교-대학 간 연계, 주입식ㆍ암기식 초ㆍ중등교육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 대입자율화 성공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에 모든 자율권을 줬으나 각 대학이 학생의 다양한 적성과 능력을 성장시키는 교육을 위한 입시는커녕 각 대학이 본고사와 같이 사교육의 주범을 이용해 자교에 성적 좋은 학생을 유치하는 데만 혈안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은 향후 변화될 대입전형에 전전긍긍하고 있어 이로 인한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딸마저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 대책을 믿지 못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정부가 지금까지 원천적으로 사교육을 조장해온 교육정책은 전혀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며 각종 금지, 고발, 강제 조항만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사연은 최근 이명박 정부가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 각각의 타당성 여부를 짚어보기에 앞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국민의 사교육비 부담 증가가 어떤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짚어봤다. 정부는 한 쪽에서는 사교육비 팽창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정책을 강행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요란하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쏟아내며 자가당착에 빠진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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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와 24일 시도교육감 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사교육비 경감과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고 한다. "사교육을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교과부는 지금까지 뭘 하고 있느냐"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질책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대선 캠프 때 ‘사교육비 절반, 공교육 만족 2배’라는 구호를 들긴 했으나 지금까지 진행해 온 교육정책을 보았을 때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움직임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오린지’ 열풍을 몰고 왔던 영어몰입교육이며 국제중과 자사고 설립, 전국단위 일제고사 실시 등의 정책은 사교육을 부추기는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질책받은 교과부 장관님은 무척 억울했을 듯 하다.

늘어가는 사교육비, 성장하는 교육산업

어찌됐든 정부가 현 정국에서 교육개혁을 들고 나오는 모습은 우리사회에서 교육비, 특히 사교육비 문제가 차지하는 심각성을 방증한다. 언제가부터 서민경제, 민생경제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문으로 교육비가 대두되고 있다. 국민경제 전체 차원에서도 교육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GDP에서 교육서비스업이 차지하는 규모는 6.4퍼센트이며, 55조 5,544억 원에 이른다. 2000년 27조 5,000억 원이었던 것이 7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경제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가 51.6퍼센트, 정부가 43.4퍼센트를 부담하고 있다. 정부가 80퍼센트 정도를 부담하고 있는 유럽과 비교해봤을 때 가계의 부담률이 높으며, 사교육의 비중이 높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고용에 있어서도 교육서비스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2005년 기준 교육서비스업 종사자는 156만 8,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6.9퍼센트였다. 증가세도 두드러져서 전체 취업자 증가율이 매년 1퍼센트대에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서비스업 종사자는 2퍼센트 이상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중 약 100만 명 이상이 공교육 이외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교육산업의 현황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보고서 ‘[한국 교육산업 대해부①] 한국 교육산업의 현주소’를 참고하기 바란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사교육비는 늘어나

이처럼 경기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니 좋아해야 할까? 일자리가 부족한 마당에 교육산업 종사자가 늘어나고 있으니 좋아해야 할까?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느끼듯이 우리나라의 교육산업은 비정상적이고 과도하게 팽창되어 있다. 때문에 오히려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사교육비 증가는 가계 소비 감소의 최대 걸림돌이며, 나아가 소비 회복을 통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계청의 ‘2009년 1/4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7만 6,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퍼센트 감소했고, 지출은 213만 8,000원으로 3.5퍼센트 감소했다. 소득보다 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어려워진 살림살이만큼 가계가 허리띠를 졸래 매고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비는 전년동기대비 3.9퍼센트가 증가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교육비 지출은 늘어났고, 이를 감당하려고 가계는 다른 분야의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소득별 사교육비 지출 양극화는 구매력 약화 초래

소득별 사교육비 지출 격차도 심해지는데, 이는 사교육비 증가로 인한 소비 감소, 구매력 약화 현황을 강화시킨다. 통계청이 전국 가구의 사교육비를 소득계층 5분위별로 파악한 결과 지난해 상위가구인 5분위는 월평균 32만 1,253원을 사교육비용으로 지출했고, 하위가구인 1분위는 4만 6,240원을 지출하여 그 차이가 6.9배에 이른다. 소득 최하위 계층은 교육비 지출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는 소득 감소를 견딜 수 없어서 교육비 지출을 포기한 것으로 구매력이 극도로 떨어졌다는 증거이다.

소득 중위 계층은 교육비 지출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하면서 사교육비 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계층이다. 그런데 교육서비스업은 다른 산업으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한 부문이다. 쉽게 생각해서 우리 아이 학원비로 지출한 돈은 학원 선생님의 소득으로 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라, 한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연관된 다른 제조업을 추동하여 성장하는 것과 같은 파급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체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적은 교육 분야에 과도하게 지출이 집중된다는 것은 국민경제 전체의 구매력 약화로 이어진다.

같은 교육산업 종사자 내부의 일자리 양극화 심화

소득 최상위 계층의 경우 가계 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지출액 자체는 가장 크게 증가하면서 최고급 교육서비스 수요는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교육산업은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는 최상위 계층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교육서비스업 내부의 일자리 양극화라는 새로운 문제가 심화된다.

노동부의 ‘사업체 임금 근로시간 조사’에 의하면 2006년 기준 교육서비스업 분야의 공공부문 일자리 중 21.3퍼센트가 비정규직으로, 그 규모는 11만 2,393명에 달했다. 또한 다른 어떤 산업보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월평균 급여 차이가 크다. 상용직 월평균 급여는 318만 2,000원인데 반해 임시일용직은 71만 6,000원에 불과하다. 자그마치 4.4배의 차이가 난다. 인기강사와 학습지 교사의 임금 차이를 생각한다면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가의 고급 교육산업의 수요자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종사자들 사이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사교육비 증가와 교육 양극화가 가계의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이것이 교육서비스업 내부의 일자리 양극화와 결합되면서 다시 소득 격차를 벌리는 상황이다. 교육서비스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해서,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제 교육은 가계 경제와 국민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력이 큰 ‘산업’이 되었다. 향후 교육 분야에서 진보적 대안을 만들 때, 산업으로서의 교육이 차지하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책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연 soo@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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