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5 / 18 새사연

이제는 에너지 분권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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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에너지 안보 패러다임을 넘어.

2. 탄소감축, 다양화, 탈 집중화를 위해

3. 권력 불평등을 해소하는 에너지 정책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 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리셋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단행본을 출간했다. 그 원래 원고들을 가지고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1.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을 넘어

2011년은 에너지 위기가 어떻게 도래할 수 있을지를 마치 영화 예고편처럼 다채롭게 보여주었다. 2월에는 리비아 사태, 3월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그리고 9월 한국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있었다. 이 사건들은 각각 지정학적 위험, 핵발전의 위험 그리고 허약한 전력체제의 위험을 상징한다. 과학사회학과 재난관리이론 등에서 사용하는 정상사고(Normal accidents)라는 용어로 설명하기에도 딱 맞다. 정상사고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복잡하고 정교하게 짜인 기술체계가 사고의 위험을 줄일 것이라는 일반의 믿음과는 달리 오히려 필연적으로 사고를 발생시키는 경우를 뜻한다. 시작은 조그만 사건이었지만, 통합되고 집중된 기술체계를 타고 가속화되면서 거대한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위기의 발생가능성이 상존할 뿐만 아니라 발생가능한 피해가 재난의 수준이라면 그것은 지속가능한 사회라 부를 수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정책은 값싼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핵심 목표로 하는 에너지안보의 패러다임 속에서 추진되었다. 최근에는 여기에 전력 민영화라는 패러다임이 더해졌다. 에너지안보와 전력 민영화 패러다임은 에너지 자원에 대한 금융시장, 특히 파생상품시장의 개입이 높아지고 있는 국제 환경과도 떼어 놓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자원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 하고 있다. 유가의 상승은 지나치게 팽창한 원유 금융시장의 불안과 석유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안보의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1980년대 이후 국가 에너지 정책의 토대는 바로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에 기초해 왔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자원의 수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해외 자원의 안정적 확보란 1970년대 발생했던 석유파동과 같이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은 산업 생산 및 소비를 극대화시키는 것과 동일시되고 환경과 자원에 대한 가치는 배제되거나 부차화된다. 이 과정에서 중앙집중화된 대규모 전력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대규모 전력 체제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체제와 잘 조응할 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의 급격한 변동에 대처하는 잉여 전력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십 수 년 동안에는 자주 개발률제고 정책과 원자력발전소건설 정책이 한국의 중요 에너지 정책으로 부상하였다. 혹자는 이 정책들이 수입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도 경제 성장주의, 에너지 공급주의에 종속되어 있다. 또한 해외 자원 확보와 원자력 발전, 신 에너지 기술개발 등 최근 정부가 핵심 전략으로 채택한 사업들은 모두 대규모 자본이 주도하는 대형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에 종속된 에너지 정책을 지속하는 한 인류와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지난 수 십 년간 이룩한 경제적, 기술적 성취는 동시에 다수의 새로운 문제들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었으며 특히 회복할 수 없는 환경 파괴를 동반하고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마저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기후 온난화와 탄소 배출 감소로 상징되는 환경적 가치가 주변화되거나 파괴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빈곤, 에너지 수익과 분배의 불평등 같은 사회경제적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

 

2. 탄소 감축, 다양화, 탈집중화를 위해

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에너지 정책의 과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지속가능한 환경 및 자연자본 유지를 위한 탄소 감축이 요구된다. 둘째, 1차 에너지원을 다양화해야 한다.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부터 탈피하고 재생가능 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중앙집중식 전력 중심 체제에서 탈피한 탈집중화된 에너지 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중앙집중식 전력 중심 체제란 에너지 생산과 분배에 있어 전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발전과 소비가 지역적으로 분리되어 각각 집중되는 구조를 말한다. 이 체제에서는 에너지 소비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에너지 손실도 매우 높다. 또한 고도로 집중화된 시스템은 의사 결정의 집중화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흔히 위계 구조의 강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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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4 / 29 새사연

차별과 배제의 노동시장 현실 바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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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현실1-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

2. 현실2-노동시자에서 배제되고 있는 노동자들

3. 원인1-불안정한 비정규직 양산하는 노동시장 구조

4. 원인2-청년 고용문제

5. 원인3- 여성 노동문제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2012년 5월 중 단행본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출판될 원고 가운데 일부를 새사연 회원들과 미리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최근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불평등, 양극화, 그리고 빈곤의 확대는 노동시장의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재편은 경제위기로 인한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함으로써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간극을 더욱 크게 했을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 사이의 소득격차도 확대시켜 노동시장 내 불평등,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경제위기로 인한 노동시장 재편만이 문제가 아니다. 특정 계층을 노동시장에서 배제하는 구조 역시 문제이다. 여전히 노동시장에서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여성이나 최근 노동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과 같은 특정 계층에 대한 배제는 이들을 빈곤의 위험에 노출시킬 뿐만 아니라 불평등, 양극화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불평등,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유연한 노동시장을 소득중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하는 노동시장”으로 노동시장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는 노동시장 내에서 차별받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 청년층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득을 향상시킴으로써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의 소득을 증대시켜 소비를 활성화함으로써, 외부 경제적 충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내수중심의 경제성장 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에는 심각한 수준의 차별과 배제가 존재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높은 고용불안정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정규직 노동자의 절반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직장으로부터의 사회보험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과 청년들은 일을 할 수 있고 일하기를 희망함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일자리를 구해도 불안정한 저임금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동시장 내 차별과 배제는 현재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차별과 배제로 인해 낮은 소득을 받는 노동자들의 증대는 중하위 소득 계층의 소득감소를 가져와 전체 가구의 소비를 하락시켜 내수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 현실 1-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

1997년 외환위기는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의 증가를 가져왔다. 해고가 쉬운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저임금의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의 증가는 노동시장 내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를 가져왔고, 소득이 낮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하여금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의 상황에 처하게 함으로써 빈곤에 접한 사람들을 증가시켰다.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 증가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개념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란 말을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부분은 여전히 논쟁적이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 보았을 때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한 모든 노동자라는 잔여적 의미로 간단히 정의된다. 하지만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 노동자와 구분하기 위해서는 통일된 기준이 필요한데,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를 측정하는 주체, 연구자들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어 통일된 비정규직 규모의 산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정부와 노동계가 각기 다른 비정규직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통계청)는 고용형태에 의한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로자만을 비정규직으로 분류하는 반면, 일반적으로 노동계(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는 고용형태와 함께 고용지위도 반영해 비정규직 규모를 파악한다. 이로 인해 정부와 노동계가 보는 비정규직의 규모는 약 20%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고용형태와 함께 고용지위를 반영하는 노동계의 비정규직 개념을 따르고 있다. 이는 고용형태만을 기준으로 하는 정부의 기준을 따를 경우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직면하고 있는 많은 임시, 일용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 노동자에서 제외하게 되기 때문이다.

199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가 계속 증가한 것만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노동법 개정과 함께 정규직 노동자의 비정규직화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반에는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이 55%가 넘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55% 이하로 하락하였으며, 가장 최근인 2011년 8월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은 49.4%로 임금노동자의 절반 수준 아래로 내려왔다.

이러한 노동시장 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비정규직 규모의 감소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 감소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견해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비정규직 고용 연수를 제한한 제도적 개선으로 인한 결과로 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비정규직 고용가능기간이 2년으로 제한됨으로 인해 임시·일용직의 상당수가 상용직의 종사상 지위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는 낮은 임금과 높은 고용불안정성이란 기존 비정규직의 특성을 지닌 정규직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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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3 / 12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자료 : OECD

▶ 용어 해설

여성 임금근로자 중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란?

여성 임금근로자 중 저임금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이 때 저임금 노동자는 전체 전일제 노동자 중간임금(임금의 중간값, median wages)의 2/3 미만을 받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 문제 현상

여성 임금근로자 중 저임금 노동자 비율 42.7%, OECD 최고

OECD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국의 여성 임금근로자 중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4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0명 중 4명 이상이 저임금 노동자인 것이다. 이는 해당 연도 OECD 조사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조사국가 평균의 두배 , 핀란드와 비교하면 3.5배나 높은 수치이다.

남성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

같은해, 한국의 남성 임금근로자 중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17.3%이다. 이는 조사대상 국가 중 5번째로 높은 순위이다. 하지만 여성 임금근로자의 경우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성별 저임금 노동자 비중 격차(여성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남성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 또한 25.4%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 문제 진단과 해법

빈곤의 여성화로 이어져

일을 해도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은 이와 같은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빈곤의 여성화라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의 경우 빈곤에 노출될 위험이 더욱 크다.

여성의 경력단절과 차별 막아야

저임금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고 있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아야 한다. 이는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책임을 양성 모두와 사회가 나누는 한편, 기업으로 하여금 이를 이유로 하는 해고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는 제도를 통해 여성에 대한 차별없는 노동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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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정치2012. 3. 14. 14:12

경제 자유화 대신 경제 민주화가 대세가 되다.

2007년, 그러니까 5년 전에는 ‘성장과 경제 자유화’ 라는 구호가 대통령 선거를 지배했었다. 경부 대운하 공약, 줄,푸,세 공약, 747 공약이 또한 그랬다.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같은 문제들은 성장률을 높이고 시장경제를 확대하면 부수적으로 해결될 것처럼 여겨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의 한국 정치 상황이었다.

다시 찾아온 선거의 계절. 이미 보편 복지의 파고가 한국사회를 한차례 휩쓸고 이어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담론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5년 전의 ‘성장과 경제 자유화’ 의제 대신에 지금은 ‘복지와 경제 민주화’ 의제가 선거 공약을 좌우하는 판이한 지각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무엇일까? 극적으로 등장한 경제 민주화라는 말의 의미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재벌개혁만이 경제 민주화인가.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분배개혁을 말하는가. 아니 경제 민주화를 넘어서 아예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는 어떤 관계인가.

자유 시장은 반드시 민주주의와 충돌한다.

외환위기 직후 국민의 정부가 내건 모토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였다. 하지만 시장경제라고 도입했던 신자유주의는 고용불안과 가계부채,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라고 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는 참여정부까지 계속되었다. 금융과 교육, 보건과 보육 등 더 많은 삶의 영역이 자유 시장에서 거래 되도록 작동했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민주적인 의사결정은 설자리를 잃게 되었다. 자유 시장은 민주주의와 함께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 2012년, 우리는 시장의 자유가 아니라 경제의 민주화라는 국민적 요구 앞에 서게 되었다.

우리 헌법 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일종의 ‘자유 시장 존중’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다. 곧바로 이어서 2항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경제 민주화’ 조항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경제 민주화 이전에 자유시장이 먼저 옹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참 앞의 헌법 제 1조 1항은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가 민주 공화국임을 선언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는 뜻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시장 경제와 경제 주체들의 자유를 옹호한다면 그 역시 민주주의에 가장 부합하는 경제 형태이기에 선택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시장 경제는 선험적인 절대 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이 잘 작동하는 영역이 있는가 하면 보건이나 교육처럼 시장 메커니즘으로 해결이 안 되는 생활 영역도 있을 것이다. 금융처럼 시장에서 작동시키되 일정한 규제나 공공의 참여가 필요한 영역도 있다.

모두 민주주의라는 가치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자유 시장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경제 민주화를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시장의 자유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화두가 경제 민주화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제 1 과제는 민주주의 허용범위를 심각한 수준에서 일탈한 동시에 자유 경쟁시장 조차 파괴하고 있는 재벌의 이익추구 행위를 개혁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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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들의 기고 전문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실린 요하네스 저팅(Johnnes Jutting)의 "세계 중산층의 진출(The Middle Class Goes Global)"을 요약 소개한다. 요하네스 저팅은 OECD 개발국(Development center)에서 빈곤퇴치를 담당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중산층을 1일 1인당 지출이 10~100달러인 가구로 정의했다. 이에 의하면 약 20억 명이 세계 중산층에 해당한다. 이들은 점점 증가하여 2030년에는 49억 명에 달할 것이며, 이들 중 최대 39억 명이 정도가 신흥국에 거주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저팅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시민들의 저항은 중산층의 증가로 인한 당연한 변화라고 본다. 중산층은 불평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고, 더 책임감있는 정치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늘어날수록 이들의 요구도 커질 것이며, 중동에서 일어난 민주화 혁명은 그런 과정의 시작일 뿐이라고 보았다.

또한 이런 변화는 신흥국에서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이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경험하면서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흥국 경제발전 모델은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정치적 무관심을 가져오며, 일자리의 부족을 유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흥국 정부에서는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며.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사회적 계약을 만들어 나가고, 시민들의 정치 참여와 감시를 수용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세계 중산층의 진출
(The Middle Class Goes Global)

2012년 2월 21일
요하네스 저팅(Johnnes Jutting)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20세기 중산층의 아메리칸 드림은 전 세계를 고무시켰다. 21세기의 세계는 경제성장의 형태가 새로운 모습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시아와 남반구에 거주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에서 탈출하여 잠재적으로 힘있는 중산층 소비자로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의 중산층의 꿈이 실현될지 혹은 악몽이 될지는 몇 가지 요인에 달려있다.

약 80개 개발도상국의 1인당 GDP는 OECD 국가에 비해 2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부의 증감과 상관없이 중산층 시민의 불만은 커지고, 저항은 거세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무역산업장관인 모이세스 나임(Moises Naim)은 “중산층의 새로운 세계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임금 삭감과 실업에 대한 분노는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태국, 칠레와 같은 나라에서의 저항은 이해하기 힘들다, 무슨 일인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아시아와 남쪽 나라들에서의 높은 성장은 수출과 천연자원 개발 덕분이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축복은 저주로 변했다. “일부 사람들이라도 먼저 부자가 되게 하라”고 말했던 중국의 전 공산당 지도자인 덩샤오핑은 놀라운 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를 가져왔다. 하지만 스스로 주장했던 “조화로운 사회”를 어렵게 만들었다.

불평등의 심화, 시민 참여의 부족, 정치적 무관심, 좋은 일자리의 부족, 특히 젊은이들의 일자리 부족은 최근 신흥국의 경제발전 모델이 갖고 있는 아킬레스 건이다. 튀니지와 태국에서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양국 국민들은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에 소득수준과 사회적 지위는 향상되었지만, 삶의 만족도는 떨어졌다고 대답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 호미 카라스(Homi Kharas)는 오늘날 세계의 중산층을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1일 1인당 지출이 10~100달러인 가구로 정의한다. 대략 20억 명이 여기에 해당하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고르게 퍼져있다. OECD 보고서에 의하면 2030년까지 세계 중산층은 총 49억 명이 될 것이다. 이들 중 32억에서 39억 명 정도가 신흥국 국민이며 세계 인구의 65~80%를 차지할 것이다.

중산층은 더 많은 그리고 더 좋은 서비스를 원한다. 이들은 성장의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기를 원한다. 이들은 더 책임감 있는 정치를 원한다. 지금 불고 있는 저항의 물결은 이러한 요구의 시작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사회보장제도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 신흥 중산층의 대부분은 한 번의 소득 충격만으로도 다시 빈곤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여 사회보장제도는 점차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인도의 고용보장제도, 가나의 국민건강보험, 레소토의 연금제도들은 신흥국 중산층에게 필요한 유익한 사회보장제도이다.

둘째, 더 많은 그리고 더 좋은 일자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의 노동력은 30억 명에 이르는데, 이 중 3분의 2만이 공식적 고용 상태이다. 인도는 꾸준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을 받지 못하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튀니지에서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실업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 고학력자 중 거의 30%가 실업 상태이며, 이는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률과 겨우 8%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신흥국에서의 교육은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셋째, 더 좋은 공공서비스와 정부의 책임을 보장하는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이는 재정정책을 개선하고 국내의 자원을 잘 활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다. 국민들이 더 많은 자치권을 갖는 국가에서는 양질의 공공서비스가 제공되고, 사회적 신뢰가 커지며, 시민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낼 용의가 있다. 조사에 의하면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3분의 1 이상의 국민이 탈세의 유혹을 접한다. 반면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는 사회에서는 이 수치가 10분 1로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아랍의 봄이 증명하듯이 시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은 마련되지 않은 채 복종만을 강요하는 국가는 궁극적으로 지속불가능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사회적 미디어는 시민들의 의견 교환을 용이하게 해주었다. 케냐의 우샤히디(Ushahidi)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인신매매와 같은 인권 유린에 관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도록 해주었다. 기술의 발전이 시민들이 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를 제공해주었다.

세계 중산층의 증가는 세계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지형을 바꾸고 있다. 사람들이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고, 시민들이 서로를 믿을 수 있으며,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단합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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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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