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1.10.07 대기업.부자증세로 경제위기를 방어해야 (1)
  2. 2011.09.09 법인세 인하가 글로벌 스탠더드일까? (2)

2011 / 10 / 0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한국에서 감세 정책의 사망선고?

최근까지 한국사회에 불어 닥친 가장 큰 변화는 복지열풍이었다. 복지 요구의 분출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올해 4월 보궐선거에서 잇달아 여당에게 참패를 안기고 담론지형을 흔들 만큼 위력적이었다. 심지어 이에 맞서왔던 서울시장이 스스로 사퇴하는 이변까지 연출되었다. 현 정권이 집권하던 첫 해에 ‘특목고’와 ‘뉴 타운’ 으로 대표되는 무한 경쟁과 부동산 투기 기대심리가 우리사회를 지배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격변이라고 할 수 있다.

복지담론은 초기의 무상급식을 넘어 대학등록금, 보건의료, 주거안정, 육아와 노인복지로 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필연적인 귀결이지만 재원 논쟁으로 옮겨간 복지 담론은 드디어 이명박 정권의 핵심 정책 기조의 하나인 감세 정책의 근간을 흔들었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감세 중지는 물론이고 부유층에 대한 증세 주장, 더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적인 보편 증세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야당 정치권에서도 공공연히 나오게 된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종합 부동산세 도입에 대해 ‘세금 폭탄’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던 당시 한나라당에게 일정하게 여론이 동조했던 것이 불과 5년 전 안팎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 결과 2012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여론 추이에 민감할 밖에 없는 한나라당이 복지확대 요구를 제한되게나마 수용할 수밖에 없었고 정부 여당의 기존 감세 정책을 손대야 하는 상황에 점점 몰리게 된다. 만약 한나라당이 감세와 복지확대를 동시에 주장하게 된다면 야당을 비판했던 ‘복지 포퓰리즘’이 다름 아닌 자신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추석 직전,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정부는 법인세와 소득세 추가 감세 계획을 철회하게 된다. 2012년부터 인하하기로 했던 법인세 최고세율 22%와 소득세 최고세율 35%를 더 이상 인하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MB노믹스의 핵심 경제정책이 정부 여당에 의해 사실상 폐기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는 논평까지 나오고 있다.

재정위기로 포장된 신자유주의의 반격

사실 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로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는 지난 30년 동안 세계 경제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감세와 함께 규제완화, 민영화를 주요 정책 수단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작은 정부론’은 국가 재정을 통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자율기능에 경제를 맡기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도 정확히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그런데 정부개입 축소, 긴축재정 정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완전히 무력화된다. 자율적 조정기능을 기대했던 금융시장의 붕괴와 연이은 실물경제의 대 침체는 감세론자나 증세론자를 막론하고 불가피하게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을 불러왔던 것이다. 그 후 지난 3년 동안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 및 급격히 늘어나는 실업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지원을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정책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물론 다른 쪽에서는 부실에 빠진 금융회사에 대한 구제 금융과 이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병행된다. 이른바 ‘국가 자본주의의 부활’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대가 온 것처럼 보였다.

세계 경제위기로 세력을 잃었던 신자유주의의 목소리가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인 것은 각 국가의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경기부양 역효과로 국가 재정적자 부담이 커지기 시작한 올해부터였다. 그 정점에 지난 7월 31일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싼 미국 의회의 논란과 갈등이 있었다. 티파티(Tea Party)로 상징되는 미국 공화당 보수 세력이 재정적자 누적과 늘어나는 국가채무의 위험을 과장하면서 미국정부에게 강력한 긴축재정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오바마 정부는 채무한도를 증액하는 대신 10년 동안 약 2조 4000억 달러의 재정을 감축하기로 합의하였고 아이러니 하게도 이것은 새로운 경제위기의 촉매제가 된다.

재정위기는 미국보다 유럽에서 이미 훨씬 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고 있었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로부터 시작된 남유럽 재정위기는 유로 통화권 3, 4위 경제규모 국가인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번지면서 1년이 넘도록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확산일로를 걷고 있었던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와 유로재정안정기금(EFSF)은 남유럽 국가들에게 구제 금융을 제공하는 대신 강력한 긴축재정과 복지지출 축소를 요구했고 이에 저항하는 해당국가 국민들과 정치권의 갈등을 촉발시켰다.

재정위기, 복지지출 축소가 아니라 증세로 번지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에서 재정위기 논쟁이 불거지고 재정긴축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이명박 정부는 이를 복지확대 요구에 제동을 거는 계기로 삼게 된다. 그리스 등에서의 국가 부도위기가 무분별한 복지지출에 기인한 바가 크다면서, 한국 역시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하고 재정균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복지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당초 2014년까지 목표로 했던 균형재정 회복 계획을 아예 1년 앞당겨 2013년까지 달성하겠다는 수정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터진 재정위기의 실체는 재정수지나 국가채무 규모 그 자체 보다는 ‘더블 딥’ 즉, 실물경기의 추락에서 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한 이명박 정부의 판단은 너무 성급한 것이었다. 당장 강도 높은 긴축으로 재정수지를 맞추기에 앞서, 다시 급락하기 시작한 실물경제를 어떻게 회복시킬까 하는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현안이라는 점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하락하는 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떨어뜨리고 조세 수입도 줄임으로써 역으로 국가 채무비율이 커지는 악순환 구조로 빠져들게 될 것이 명확했던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시작되는 경기하강 추세는 단시일 내에 극복되기 어려운 ‘장기 침체(Long Recession)'일 개연성이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장기침체 우려 -> 실업과 빈곤층 확대 -> 적극적 재정정책 시행 -> 일자리 창출과 소득 보전 -> 경기회복 ->재정적자 완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정부의 재정정책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다시 형성된다. 그 단적인 사례가 미국 오바마 정부가 지난 9월 8일 내놓은 4470억 달러 규모의 2차 경기 부양대책인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이었다. 근원적으로 고용창출로 소득개선을 꾀하는 가운데 불평등을 완화하면서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정부의 재정 경제개혁이 없이는, 다가오는 장기 침체를 벗어날 방도가 없으며 재정건전성 악화도 피하기 어렵다는 인식의 결과인 것이다.

재정수지 악화를 억제하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성장과 소득을 회복시키는 거의 유일한 해법은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증세다. 미국 공화당에서도 극우를 대표하는 티파티 등이 재정긴축을 주도하면서 신자유주의 부활을 꿈꾸는 동안, ‘나에게 세금을 더 걷으라’면서 이른바 수퍼리치(super rich) 증세를 들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500억 달러 자산가이자 투자자인 워렌 버핏이었다. 2차 경제위기 조짐이 뚜렷하던 지난 8월14일, 뉴욕타임스 기고에 실렸던 그의 부자 증세 주장은 90% 이상의 미국 시민의 지지를 불러 일으켰고, 곧 이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 갑부들의 동조를 이끌어내면서 부자증세 여론을 빠르게 확산시킨다.

뒤이어 감세 중단과 증세 정책 도입에 주저하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 정부도 긴축에서 증세 쪽으로 초점을 이동시킨다. 급기야 오바마 정부는 4470억 달러 규모의 일자리 법안의 후속 대책으로, 연 소득 20만 달러 부유층에 대한 각종 감세 폐지를 포함한 재원조달 방안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여론과 여당의 압력에 밀려 지난 9월 7일 법인세와 소득세 추가감세 중단을 선언하게 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장기 침체 시대의 도래와 증세 해법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지난 30년 동안 누적시켜온 위험한 금융상품과 부동산 거품의 붕괴는 1930년 이후 최대의 세계경제위기를 초래케 했다. 그것은 또한 노동자와 서민의 소득 증대 없이 빚을 얻어 소비를 하도록 부추긴 결과이기도 했다. 거품이 꺼지고 경제가 추락하자 부채의 그늘에 가려졌던 서민들의 낮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극명하게 확인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소비회복과 경기회복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인 경제구조 개혁을 수반하게 된다. 현재의 위기가 일시적인 구제 금융과 경기부양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3년 동안의 짧은 회복 뒤의 재 침체 조짐이 현실로 입증해주고 있다.

세계경제는 점점 더 장기 침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울어가는 세계 경제를 현재 거의 유일하게 떠받치고 있는 중국에 인접해 있는 환경 덕분에 한국경제가 그나마 버텨 왔지만 침체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벌써부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낮아지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이 상당기간 지속될 향후 시대에 경제주체들인 기업과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재정 균형이 악화된 것은 국민들의 복지요구 때문이 아니라 감세 정책으로 조세부담률을 19.3%까지 떨어뜨린 정부의 실정이 오히려 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조세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할 시점이다.

또한 우리 대기업들 역시 인식 전환의 시점에 왔다. 아직 한국 재벌가에서‘나에게 세금을 더 걷으라’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한국의 대기업이 정부의 규제완화와 감세, 고환율 정책의 지원에 힘입어 경제위기 시기에서도 놀라운 실적행진을 이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오히려 정부의 법인세 추가 감세 중지 발표가 나자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즉각 반발하는 모습만 확인했을 뿐이다. 물론 자산순위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지난 8월28일 5천억 원에 달하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보유분을 기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언론매체를 장식한 적은 있다. 증세가 아닌 일회적인 기부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외환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근 우리 사회의 핵심 이슈로 재벌개혁이 부상하고 있는 이유를 재계는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이코노미 인사이트 10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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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기업이나 부자들의 증세에 대한 담론도 분명 필요할 수 있지만 현재 부동산 거부들의 세금은 깎아주고 일반 서민들의 부동산 세금만 상대적으로 더많이 걷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세금 정책인 현실 속에서 고액 연봉자들이 불로소득으로 월급을 타먹고 있는 것이 아닌 상황에서 소득세 부담률(사실 동일한 부담률을 지우면 될 것을 누진률을 적용한다는 것도 좀 무리죠. 왜냐하면 고소득자들은 같은 비율이라고 하더라도 더많은 세금을 낼 테니까요)이 중소득자 들에 비해 턱없이 높은데요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건 힘들게 돈을 버는 대기업이나 고액 연봉자들에 대한 세금 인상 논의보다 세금을 어떻게 낭비하지 않고 알뜰하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할듯 보입니다.

    현재 복지확대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더욱 커져가고 있지만 한편으로 정부의 막연한 세금인상에도 국민들은 절대 반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낭비되는 세금을 우선 확보하란 얘기지요. 요사이 흘러나오고 있는 언론 보도만 보더라도 우리 정부 각부처에서 국민의 귀중한 세금을 얼마나 눈먼돈 처럼 펑펑 쓰고 있는지가 다 드러납니다.

    수십억씩 하는 무인정찰기를 거의다 망가뜨리는 국방부를 비롯하여 청사짓기나 각종 정부용역, 멀쩡한 구조물을 헐고 다시 짓는데 비현실적인 비용을 들여 선심쓰듯 공사하는 지자체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공기관의 예산 집행 실태는 정말로 가관을 넘어 위험수위에 도달했습니다. 또 불과 몇천만 몇억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각종 비용을 몇백억 수십조로 부풀려 집행하는 예산낭비의 방만함은 정말 들을 때마다 울화통이 터집니다. 물론 그렇게 돈을 횡령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품목을 바꿔 예산을 절약하면 될 일을 그렇게 하지 않는 우리네 공무원들의 방만함을 지적하는 겁니다.

    단적인 예로 무인정찰기가 50억 짜리가 있고 몇천만원 하는 게 있는데 당장 수십억 가는 그런 비싼 무인 정찰기가 과연 필요한가 하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천만원 하는 그런 무인정찰기를 도입하는게 국민 정서상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필요도 없는 거액의 무인정찰기를 도입해 놓고 거기다 제대로 운용도 못해 망가뜨리는 현실에서 무슨 증세를 논하고 예산을 증액합니까?

    전 이런 것들을 먼저 철저하게 제도적으로 손보고 난 뒤에 생기는 예산을 복지에 전용해도 충분히 돈이 남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물론 세출구조도 아울러 조정하여 올해 320조가 넘는 예산 중에 어디에 불필요한 예산이 많이 집중되는지 그걸 연구해 그 사용처를 조정함으로써 거액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선 공무원 인건비도 그렇고 각종 공사와 용역에 들어가는 비용도 그렇고 그 어떤 예산 항목도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대기업/고소득자 증세를 말씀하시니 전 이런 이야기들이 떠오르는군요. 이런 것들이 정말로 더 심각한 문제란 생각이 드는데...

    2011.10.07 15:32 [ ADDR : EDIT/ DEL : REPLY ]

2011 / 09 / 09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법인세 인하가 글로벌 스탠더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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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법인세 인하가 글로벌 스탠더드일까?
2. 우리나라 법인세율 세계 수준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
3. 더 이상 법인세 인하가 대세가 될 수 없다
4. 재정건전성과 사회복지를 위해 적절한 수준의 증세 필요

[본문]

1. 법인세 인하가 글로벌 스탠더드일까?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법인세의 추가 감세가 중단되었다. 지난 7일 정부와 여당이 합의하여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의하면 2012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20%로 인하하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22%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2억 원을 기준으로 2단계로 나누어져 있는 과세표준 구간을 3단계로 늘리는 방안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보도자료를 통해 즉각 반발했다.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가 추세인 상황에서 “추가감세 중단은 정책일관성을 훼손하며, 법인세 최고 구간을 신설하는 것은 (단일세율이 일반적인)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으며, 조세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는 것이다.

사실 정부 역시 이번 감세 철회 결정이 썩 마음에 드는 상황은 아니다. 감세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법 개정안 발표 다음 날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감세가 옳은 정책 기조이며,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나면 2014년부터 다시 감세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역시나 다른 나라도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다는 언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가 대세라는 말은 사실일까?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의 법인세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가 인하되고 있는 추세인 것은 사실이다. 표1과 그림1에서 보이듯이 198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의 법인세율은 줄어들고 있다. 1981년의 경우 핀란드가 61.50%의 가장 높은 세율을 보이면서 당시 통계가 존재하는 OECD 국가 22개국의 평균 법인세율이 47.52%였다. 하지만 약 20년이 흐른 2010년의 경우 미국이 39.21%의 가장 높은 세율을 보이면서 OECD 국가 31개국의 평균이 25.91%이다.

그림2에서 보이듯이 우리나라의 법인세율도 줄어들고 있다. 법인세는 1950년에 35% 세율로 처음 도입되었다. 이후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1952년에 우리 역사상 가장 높은 법인세율인 75%를 기록했고, 1953년과 1954년에도 70%를 유지했다. 전쟁이 끝난 후 30%대로 줄어들었다가 1970년대 40%로 상승한 후 1980년대에 다시 30%, 1990년대에 20%대로 줄어들었다. 그 후 2000년에 28%였던 것이 2001년 27%로, 2005년 25%로 줄어들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2010년에는 22%로 줄었다.

2. 우리나라 법인세율 세계 수준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가 인하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추세를 따지기 전에 각국의 법인세율 규모 자체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OECD 국가들의 2010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비교해보면 그림3과 같다. 32개 국가 중에서 법인세율이 높은 순서대로 따지자면 우리나라는 21위로 중간 이하이다.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으로 39.54%에 이르며, 그 뒤를 이어 미국이 39.21%, 프랑스가 34.43%, 벨기에가 33.99%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OECD에 속하지 않는 국가들 중에서 중국이 25%, 대만이 25%, 말레이시아가 28%의 법인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즉, 세계적으로 법인세가 인하되는 추세라고 해도 세율 규모 자체는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의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높은 법인세율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선진국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운운하며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각종 비과세, 감면 제도가 많아 기업이 감당하는 실제 부담률은 명목상의 세율보다 훨씬 낮은 실정이다. 명목상의 세율을 산출세율이라 하고, 실제 부담률을 실효세율이라 하는데 현재 산출세율이 22%라고 해도 각종 감면혜택으로 인해 실효세율은 22%보다 작다는 것이다. 표2에서 보이듯이 2010년 법인세 납부액 상위 5위 기업들의 경우, 세전 순이익을 통해 실효세율을 따져본 결과 모두 산출세율 22%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국회의원이 제출한 상임위 정책 보고서에 의하면 2008년과 2009년에 전체 기업들이 부담한 실효세율은 각각 20.5%와 19.6%였다. 이는 당시 산출세율인 25%에 모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표3에서 보이듯이 자본금 규모별로 나눌 경우 자본금이 5000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실효세율을 적용받는 혜택을 입고 있다. 즉, 주로 대기업들이 법인세 공제감면 제도의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법인세의 비중을 따져보면 4.2%로 OECD 평균 3.5%에 비해서 높다. 12.5%로 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와 그 뒤를 잇는 호주, 룩셈부르크 등에 이어 상위 4위 수준이다. 반면 법인세율 자체가 4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던 미국의 경우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1.8%에 불과하여 가장 낮다. 이는 미국은 소규모 주식회사의 경우 기업의 소득을 파악하고 거기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주 개인의 소득으로 파악하여 소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3. 더 이상 법인세 인하가 대세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이제까지 법인세 인하가 추세였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렇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혹은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할까?

세계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서 벗어날 줄 모르는 상황이며, 올해 들어서는 국가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나 유럽의 재정위기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들에서는 ‘부자증세’가 논의되고 있다. 특히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 등의 당사자 부자들이 앞장서서 증세를 요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런 증세 요구는 개인 고소득자 뿐 아니라 기업에 대해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최근 수개월 동안 기업의 법인세율 인상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 영국 정부의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청년단체 ‘유케이 언컷’은 영국의 거대 슈퍼마켓 체인점, 통신회사 등이 지금보다 더 많은 법인세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검색 포털사이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만약 법적인 요구가 있다면 법인세를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슈미트 회장은 “기업인들이 세금을 더 내려 해도 자발적으로밖에 할 수 없다”며 “현재 기업들은 법적으로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세금만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의 법인세 관련 법이 증세를 막고 있다”며 영국 정부의 법인세 정책을 비판했다. 앞서 그림과 표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올해 영국의 법인세율은 28%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세수를 늘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대상은 가장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고소득자 또는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보고서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이 보고서는 전세계에서 금융회사를 제외하고 현금 보유량이 가장 많은 50개의 기업을 보여주고 있는데, 1위 제너럴일렉트릭은 783억 달러의 현금과 단기금융을 보유하고 있다. 50개 기업 중 유일한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2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과 단기금융은 191억 달러로 조사되었다.

한편 기업들이 이렇게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법인세를 인하하는 명목은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서 경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즉 법인세 인하가 반드시 투자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면 법인세를 인하할 이유가 없다. 그보다 빠른 시일 내에 수요창출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재정지출 확대가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법인세를 통해 재정지출에 필요한 세수를 마련할 수 있다.

4. 재정건전성과 사회복지를 위해 적절한 수준의 증세 필요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의 법인세는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던 법인세율 인하를 철회한 수준이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극복을 위해 재정건전성 확보와 사회복지지출 증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법인세율을 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8년의 25%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럴 경우 약 6조 3000억 원 정도의 세수가 확보될 수 있다.

또한 법인세 외에도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세금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763만 유로(약 115억 원)를 초과하는 대기업의 경우에는 법인세의 3.3%를 사회세(Social Surcharge)라는 이름으로 추가 부과한다. 독일의 경우에는 소득세와 법인세의 5.5%를 연대통합세(Solidarity Surcharge)라는 이름으로 추가 부과한다. 미국의 경우 기업이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에 대해 15%의 유보이익세(Accumulated Earnings Tax)를 부과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까지 글로벌 스탠더드 혹은 대세라고 여겨졌던 것들은 2008년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변화할 것이다. 지나버린 대세를 쫓기 보다는 현실을 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 PDF파일 원문에서는 그래프를 포함한 본문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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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기요

    단순히 명목이나 이런것 말고
    실제적으로 영향흘 끼치는 GDP 대비해서 높은건데 왜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거죠?

    반면에 소득세는 GDP 대비 OECD에서 거의 최하위 수준이고요

    2011.09.13 23:46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기요

    http://www.oecd.org/infigures 에서 확인해보세요 GDP 대비 부담률 법인세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을..

    2011.09.13 23:5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