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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3.28 못살겠다, 갈아보자?

2012 / 09 / 2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2012 대선 주요 후보별 시대인식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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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결국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보수이든 진보이든 그렇다. 국민들은 지금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느끼며 가장 정확히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의 요구는 무엇인가? 전세계 인류를 경제위기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를 종식시키고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사회경제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이를 얼마나 인식하고 반영하고 있을까?

박근혜 후보는 99% 저항의 시대에 100% 국민행복론을 들고 나오면서 신자유주의 속에서 부를 독차지한 1%를 숨기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시대교체를 외치는 가장 적극적 후보이지만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그 방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낡은체제를 청산하고 미래가치를 대변하는 후보이지만 역시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차별화되지 않고 있으며 실질적인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본 문 ]

새사연의 제안, ‘정권 교체’에서 ‘시대교체’로!

“시민들이 2012년 양대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두 민주정부 때처럼 대통령과 청와대 일부 바뀌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재벌 - 관료 - 보수언론의 3각 동맹에 휘말려 새로운 체제의 화두인 최소한의 보편적 복지국가도 이룰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3중, 4중의 위기가 중첩되는 거대한 전환을 맞고 있으며, 양대 선거는 새로운 사회 경제체제를 선택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정권 교체는 물론이며 이를 통해 시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2011년 아랍에서 시작해서 월가 점령시위로 터져 나온 민주들의 숨 가쁜 목소리도 시대교체, 즉 신자유주의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사회경제체제를 선택하고 수립해 나가는 일은 시민이 주도하는 새로운 정치를 동반할 때 가능하다. 단순히 새누리당에서 민주통합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아닌, 시장국가에서 복지국가로, 여의도 정치에서 시민정치로 넘어가는 시대교체가 되어야 한다.”

위의 인용문은 올해 5월 출간된 새사연의 정책대안 종합판 『리셋 코리아』의 내용 중 일부이다. 새사연은 최초로 대선에서 ‘시대교체’의 화두를 던졌었다. 시대교체로서의 대선이란 5년 전의 민주정부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노무현 정부, 김대중 정부를 되살리는 것이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민주정부 10년에 더해 이명박 정부 5년 전체에 걸쳐 한국경제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를 털어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이다.

투기와 양극화를 양산하는 신자유주의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민주정부 10년을 경험했던 것은 우리 사회의 비극으로 남았다. 민주정부는 사회복지를 늘려서 양극화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적극 수용한 신자유주의 그 자체가 양극화를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위험한 경제 질서라는 인식은 하지 못했다. 결국 시대의 변화를 이끌지 못한 민주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자’가 되어 정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신자유주의와 친기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 질서의 근본적 위기를 알린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했다. 불가피하게 재정을 확대하여 경기부양을 하고 얼마간의 외환 거시건전성 규제 방안을 내놓는 등 국가를 동원해 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더니 신자유주의 정부가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15년 동안 우리 정부들은 철저하게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역진해서 정책과 공약을 제시했고 결국은 국민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2012년 18대 대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은 시대의 변화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을까? 시대의 변화를 국민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갈 준비가 되어 있을까? 주요 후보들의 글과 발언에 기반하여 짚어보도록 하자.


박근혜 후보의 시대인식, 국가발전에서 국민행복으로

지금 70억 지구 인류 전체에게 4년 이상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파국과 자본주의의 위기 현장을 외면하기란 아무리 보수 우익이라도 해도 어려운 일이다. 모두가 신자유주의와 시장 지상주의의 비판자라는 얼굴로 행세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기는 침체되고, 분열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칙을 잃은 자본주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과 소득격차 심화라는 거대한 폭풍이 덮치고 있습니다. (중략) 이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국정운영의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꿔야 합니다. (중략) 저는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삼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출마 선언문 중 일부이다. 그 내용을 보면 ‘자본주의 위기 → 소득격차 심화 → 국민 생활과 삶의 위기에 대처 → 경제 민주화, 일자리 창출, 복지’라는 논리 전개이다. 완벽히 진보개혁 진영의 언어와 논리구조를 차용해 왔다.

정작 자신이 그 동안 주장해왔던 줄푸세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원칙을 잃은 자본주의’”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당연히 반성도 없다. 오히려 줄푸세가 경제민주화와 같은 맥락이라 오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근혜 후보의 시대인식은 몰역사적이다.

이 뿐 아니다. 그의 대표적 선거공약인 ‘100%국민 행복론’은 더욱 몰역사적인 주장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는 부를 독식하는 1%에 저항하는 99%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 마당에 100% 국민이라니, 왜일까? 정말 더 완벽한 국민행복을 강조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박근혜 후보는 100% 속에 1%를 슬쩍 합쳐버린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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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3     손석춘/새사연 이사장

“못살겠다, 갈아보자.”

옹근 55년 묵은 정치 구호다. 인터넷 시대에 반세기 전의 낡은 구호라면, 누군가 만지기만 해도 먼지로 폴폴 흩날릴 만하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1956년, 이승만의 독재를 겨냥했던 그 구호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다. 낡은 구호에 붉은 생기를 돌게 한 이는 이 대통령 자신이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간 3주년 기념으로 출입기자들과 가진 뒷산 산행에서 “나는 대통령 해먹기 힘들다는 생각이 없다”고 언죽번죽 말했다. 재임 시절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준한 발언이다. 전임 대통령의 비극적 자살에 정치적 책임을 느껴야 마땅한 현직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고인을 욕보이는 언행도 문제이지만 접어두자.

 

흉흉한 민심에 ‘55년 전 구호’ 등장

 

더 남세스러운 일이 있다. 대통령은 곧바로 자신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하지만 그 순간이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낡은 구호가 흉흉한 민심에 절절하게 다가온 것은. 무엇보다 이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찬찬히 톺아보길 제안한다. 자랑스럽다? 과연 그게 지금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 날마다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를 보라. 뛸 만큼 뛴 전세는 또 어떤가. 서민들의 삶은 바닥모를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청년 자살이 곰비임비 불거지는 까닭도 그 맥락이다.

 

그렇다. 330여만마리, 비명에 간 저 가여운 가축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서민이 피눈물 흘리고 있다. 그럼에도 자랑스럽다는 말이 나오는가. 7%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을 내걸며 ‘국민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흰소리 떠벌린 정치인이 바로 이명박 아니던가. 상식을 갖춘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국민 앞에 옷깃 여미며 언행을 조신할 때 아닌가.

 

여기서 이명박 집권 3년의 실정을 새삼 나열할 뜻은 없다. 경향신문 독자의 품격 때문이다. 민생 경제의 파탄은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굴욕적 재협상, 국민 불법 사찰과 은폐, 정권의 시녀로 다시 전락한 검찰 따위를 굳이 적시하지 않더라도 애독자라면 이미 개탄하고 있을 성싶다. 다만, ‘MB-한나라당 심판 정당, 시민사회 연석회의’가 이명박 취임 3년을 맞는 2월25일, 서울광장에서 범국민대회를 예고하며 내건 구호가 ‘못살겠다 MB 3년’임을, 이어 “찾아오자 민생예산, 철폐하라 비정규직, 중단하라 4대강, 취소하라 조·중·동 방송, 해결하라 구제역, 잡아라 생활물가”를 호소하고 있음을 독자와 있는 그대로 나누고 싶다.

 

그래서다. 이명박 정권 3년을 맞아 민주시민들이 더 깊이 성찰할 대목은 “못살겠다”가 아니다. “갈아보자”이다. 칼럼 제목에 물음표를 붙인 까닭은 과연 그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어서다. 기실 민주당이 그 구호를 내건 선거에서 자유당은 재집권했다. 신익희 후보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만은 아니다. 진보당 조봉암 후보로 자연스럽게 ‘단일화’를 이룰 수 있었고, 진보당 부통령 후보가 자진 사퇴했는데도 민주당은 외면했다. 신익희가 유세할 때 야권 단일화를 부르대던 민주당은 정작 그가 죽어 후보가 없으면서도 조봉암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언하는 작태를 서슴지 않았다. 진보당은 “이것저것 다 보았다 혁신밖에 살길 없다”고 외쳤지만, 결국 “갈아봤자 더 못산다”며 언구럭 부리던 이승만이 재집권했다.

 

물음표 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55년이 흐른 오늘,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박근혜가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한나라당 재집권 가능성이 높은 현실에서 과연 누가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구현할 수 있을까. 지금 이 땅에서 애면글면 벌어지고 있는 시민정치운동에 민주시민들이 다사로운 눈길을 보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진보대통합이든, 민주대통합이든 새로운 시대를 벅벅이 열어가려는 움직임을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소통하며 공유할 때, 비로소 우리는 물음표 빼고 진솔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못살겠다, 갈아보자.”

 

*이 글은 2011년 2월 23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칼럼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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