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6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대선이 두 달 안쪽으로 진입하면서 주요 후보들의 공약이 조금씩 구체성을 띠고 논쟁이 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래 성장전략이다. 지금 시점에서 성장전략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5년 전 17대 대선에서 성장 지상주의 구호였던 ‘747 공약’과는 차원이 다른 성장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지 화려한 고속성장 구호가 아니라 당면한 불황의 늪에서 탈출해 심각한 고용문제를 풀어내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그런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런 말을 했다. “일부 학자들은 경제위기의 위중함을 '대불황(Great Recession)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위기가 언제 종료될 것인지 아직 막연할 뿐 아니라 위기 종료의 조건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은행 총재조차도 장기침체를 인정할 만큼 차기 정권은 불황의 터널을 견딜 지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가장 늦게 성장론을 피력한 박근혜 후보는 ‘창조경제론’, ‘스마트 뉴딜’이라고 작명한 자신의 성장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 뉴딜은 과학기술과 IT라는 비타민을 통해 시들어 가는 여러 산업에 생기를 다시 불어넣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산업 전반에 적용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을 농어업에 적용해 고부가가치 농어업을 만들고, 제조업에 활용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업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발언은 스마트·정보통신·융합·고부가가치·경쟁력 등의 단어들이 반복되면서 엮어진다. 좋은 말이다. 그리고 첨단 분야에서 기업을 하려면 매일처럼 들어야 하는 단어들이고, 기업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개념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가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기업경영의 시야에서 잡히고 있는 이런 개념들을 ‘산업정책’을 세울 때는 모르겠지만, 국가경영전략을 세울 때도 필요하고 의미 있을까. 최근까지는 대다수가 그렇다고 생각했다. 모든 조직을 기업처럼 운영하라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지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자본주의 최대 위기라고 하는 대불황(Great Recession)을 겪고 있는 지금도 그런가.

프랑스 지리학자 질 아르디나는 최근 르몽드에 기고한 글에서 “국가는 기업과 달리 이윤추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의 운영은 시장의 순간적인 성과보다는 긴 역사의 흐름에 의존한다. 국가의 영토도 손실이 난다고 다 팔아치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 번쯤 음미해 볼 대목이다. 덧붙여 그는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지수’ 등이 얼마나 임의적인지도 지적했다. "2007~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아일랜드·아이슬란드·두바이 등은 경쟁력이 높은 국가로 소개됐지만, 이들의 국가경제는 위기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처럼 기술경쟁력이나 첨단부문의 부가가치 창출력 등에만 의존해 국민경제 비전을 세우고 성장동력을 짜는 편협함을 버려야 할 때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차기 지도자들은 여전히 여기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경제가 위기에 빠지고 침체로 가는 것은 기술혁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부가가치 창출력이 약해서도 아니다. 상품의 공급이 취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수요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상품이 발명되고 시판되면 뭐 하나. 살 돈이 없는데. 그래서 경제가 위기의 나락으로 빠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기술 지상주의가 심각하긴 하지만 문재인 후보의 ‘공유가치성장론’도 일정하게 기업 경영학의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혁신 기반 경제론’도 기술혁신을 축으로 성장전략을 고민한다는 차원에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조금 더 박하게 평가하자면 이런 논리들은 모두 신자유주의와 아무런 불편 없이 잘 어울리던 개념들이었다.

그런데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좀 다른 화두를 던졌다. 박 시장은 “사회혁신이야말로 지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라며 “사회혁신을 위해서는 국가와 시장·사회의 경계를 넘어선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사회 공동체 역할의 강화, 협동조합의 활성화 등에서 차기 10년의 혁신을 발견하는 것은 어떨까.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김성오 연구위원은 한 기고에서 다음과 같은 기대를 표시했다.

“두레와 계·향약을 통해 전통사회에서 다져진 한국인들의 협동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여기에 한국 사람들의 진취적인 역동성이 더해진다면, 단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 강국으로 우뚝 선 경험이 협동조합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필자도 그의 기대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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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짱

    경제 문제가 참 중요한데요. 나라살림에 프로패셔널한 조력자들이 함께 동창해서 어떻게 좀 잘 끌어줬으면 좋겠어요. 누가 될 진 모르지만듀~

    2012.11.10 11:27 [ ADDR : EDIT/ DEL : REPLY ]

2012 / 10 / 2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확실히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 모두 투표율이 급격하게 추락해왔다. 시민들의 6월 항쟁으로 직선제가 부활된 후 치러진 첫 대선인 1987년에서 89.2%의 투표율을 보인 이후, 92년 대선에서 81.9%, 97년에는 80.7%, 그리고 2002년에 70.8%, 2007년에는 63%까지 계속 투표 참여율이 급락했던 것이다. 그런데 혹시 이러한 ‘정치 이탈 현상’이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추세라면 굳이 우리가 투표율이 떨어진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만약 모두 그러하다면.

그러면 다른 나라는 어떤지 직접 알아보기로 하자. 쉽게 비교하기 위해서 대통령 선거 제도가 있는 나라만을 대상으로, 그 중에서도 올해 2012년 대선을 치룬 나라들을 뽑아서 비교를 해보자. 올해 대선이 참 많았다. 1월에 대만 총통선거, 3월에 러시아 대통령 선거, 5월에 프랑스 대통령 선거, 7월에 멕시코 대통령 선거, 그리고 11월에 미국 대선, 12월에 한국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이웃나라 대만이 올해 1월에 총통선거를 치렀다. 투표율은 74.4%였다. 대만 총통선거 투표율은 지난 5번 동안 74~83%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크게 편차가 없다. 우리처럼 급락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다. 10년 전만 해도 투표율이 비슷했지만, 정치 참여도에서 대만이 지금 시점에서는 우리 보다 훨씬 선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치수준이 멕시코와 러시아 수준으로 추락한 것인가?

늘 우리와 비교되는, (그러나 비교당하고 싶지 않은) 멕시코를 보자. 멕시코도 올해 7월에 대선이 있었다. 물론 평균적으로 우리보다 투표율이 훨씬 낮다. 그러나 지난 선거와 이번선거 연속적으로 심각한 부정선거에 휘말리고 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는 후진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와 비교하는 것이 맞지 않다. 다만 멕시코조차도 평균 투표율이 낮을지언정 체계적으로 투표율 저하현상은 없다는 것이다.

위의 그림에는 없지만 러시아도 올해 3월 대선이 있었다. 투표율은 65%로 지난 우리 대선과 비슷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5번의 대선이 모두 60%대 수준에서 맴돌았다. 역시 체계적인 하락 현상은 없었다. 결국 우리 대선 투표율이 지금 멕시코와 러시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곧 우리 정치 수준도 멕시코와 러시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면 너무 심한 얘긴가?

마지막으로 올해 5월에 치러진 프랑스 대선을 보자. 알려진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 80.4%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는데, 위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지난 5번의 대선이 모두 80%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정치 선진국의 모습이 이래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위의 그래프에는 없지만 조만간 치러질 미국 대선은 어떨까. 미국도 지난 2008년에 70.3%로 다소 저조했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선거에서 대체로 80~90%의 투표율을 유지하고 있다. 체계적인 투표참여 하락 현상은 없다는 얘기다.

자 그럼 투표율 추이 국제 비교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국민들의 민주주의와 정치행위 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통령 선거 투표 참여율이 25년째 계속 추락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말할 수 있는가? 여야 정당들과 국회는 투표율 추락을 반전시키지 않고 도대체 어떤 정치혁신을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투표율 급락 사태를 목도하고도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심각한 직무유기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 바로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투표 참여를 높이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정치혁신이다. 각 정당과 국회는 정치혁신의 기본을 보여주어야 한다.

“18대 대통령선거, 저녁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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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정치2012. 10. 25. 11:43

2012.10.24김병권/새사연 연구원

 

제일 늦게 겨우 취업했다가 제일 먼저 잘린다(Last in First out).

선거 때마다 2030 청년세대들은 반짝 인기를 누린다. 정치인들이 청년세대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갑작스런 애정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선거는 좀 특이하다. 청년들을 위해 그나마 성의를 표시는 대선 후보조차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대학 진학까지의 치열한 경쟁과 가족들의 희생, 진학 후에는 엄청난 등록금, 겨우 졸업을 하나 싶으면 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이라는 장벽. 그렇게 정체되어 쌓이는 청년들. 이제는 당연한 수순이 되어버린 청년 세대의 문제는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문제에서만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고민거리가 되었다. 네마트 샤픽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청년실업을 해결할 적절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잃어버린 세대 (lost generation)'가 나타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가장 집중적인 타격을 받은 것은 청년이었다. 위기가 닥치면서 제일 먼저 회사에서 쫓겨나 일자리를 잃은 것도 청년이었다. 그런데 경기가 회복되어도 청년은 가장 나중에 겨우 일자리를 얻고, 그것도 아르바이트나 임시직, 단기 계약직, 비공식 부문 일자리와 같은 나쁜 일자리가 훨씬 많았다. 제일 늦게 노동시장에 들어가고 제일 먼저 노동시장에서 쫓겨난다(Last in First out)는 이야기다.

[표1] 경제위기와 청년들이 받는 추가적인 위협(ILC2012)

다시 경제위기의 계절이 오는데, 청년선거 공약은?

그러나 대선 국면에서 후보들은 근본적으로 청년들이 처한 역사적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경제 성장률이 한국은행 기준으로 보아도 2.4%로 추락하고, 내년에도 결코 전망이 좋지 않을 정도로 다시 경기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또 다시 청년들이 제일 먼저 잘리고 제일 나중에 취업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발표한 청년 주거 공약과 청년 일자리 공약을 보면 한마디로 말해 한심하다. 박근혜 후보는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40대 무주택자와 서울ㆍ수도권의 대학생’을 위해서 기차 길 위에 인공 부지를 조성해 고층건물을 지은 뒤 아파트, 기숙사, 복지시설, 상업시절을 20만 호 짓겠다고 공약했다. 지금 있는 대학들의 기숙사 비용과 시설을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뜬금없이 기차 길 위에 지어주겠다는 것이다.

당장 ‘반값 등록금’, ‘청년 고용할당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입법을 하라.

청년 일자리 정책도 비슷하다. 요즘 유행하는 K-pop 개념을 차용해서 K-move라고 이름붙인 박근혜 표 청년 일자리 정책은 딱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이름만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3년 중동 건설인력 파견 2000여 명 등 700억 이상을 들여 ‘글로벌’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일자리를 한 해에 5000개도 안 되게 만들었던 바로 그런 정책이다.

지금은 이름만 그럴듯하고 전혀 실효성 없는 청년 정책을 말할 때가 아니다. 이미 기초적인 답은 나와 있다. ‘반값 등록금’, ‘청년 고용할당제’, ‘최저임금 인상’이 바로 그것이다. 진보진영이 수년간 확인하고 재확인한 과제들이다. 더욱이 이들과 관련한 법률안도 이미 발의가 되었다. 대선 후보들은 이를 즉시 입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청년의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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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25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투표시간을 9시까지 연장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우리 국민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함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지난 10월 9일, 투표시간을 너무 짧게 제한한 현행 공직 선거법이 국민의 선거권, 정치적 표현의 자유, 평등권, 행복 추구권을 모두 제한하고 있어 위헌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헌법 소원 청구를 했다.

대형마트·면세점 등과 같은 서비스업 종사자,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종사자 등 다양한 직군의 50명을 인터넷을 통해 선발하고 민주노총과 청년유니온 측으로부터도 50명을 추천받아 '100인 청구인단'을 꾸려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청구인단 가운데 홍성우씨(호텔 근무)는 "서비스 노동자는 주말, 공휴일이 없고 새벽에 출근해 교대근무를 한다"며 "직장과 집이 멀어 투표가 어렵다. 서비스 노동자들처럼 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서상철씨도 "새벽 5시반에 일을 시작해 오후 6시에 끝난다"며 "9시까지 연장근무를 할 때도 있다. 한달에 세번 쉬는데 쉴 때는 잠만 자게 된다"고 말했다.(뉴스1 2012.10.9일자) 

아직은 헌법 재판소가 이른바 ‘헌법 소원 시급사건’으로 처리하여 올해 대선 이전에 판결할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그런데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의 위헌여부에 대한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 헌법재판소의 시급사건 선정 내부기준에 해당한다고 한다.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위헌성 판단을 요구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투표시간 연장 헌법 소원을 내면서 지난 10월 9일 발표한 기자 회견문 안에는 왜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하는지 이유와 배경이 가장 압축적으로 요약되어 있다. 이 글을 보면 대다수 국민들이 투표시간 연장의 필요성을 공감하리라 믿어 전체를 인용해 보겠다. (밑줄은 인용자가 강조를 하기 위해 넣은 것이다.)


『 우리나라의 투표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2007년 12월 19일에 실시된 17대 대선의 최종투표율은 63.0%, 제18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은 46%로 역대 최저치였다. 이러한 낮은 투표율은 국민의 정치참여와 정치권력의 정당성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선거권 행사시간을 일률적으로 저녁 6시까지로 한정한 공직선거법의 법률조항은 1971년 이래 41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그 사이, 사회 구조는 변화하였다. 비정규직이 빠르게 증가하였고 자영업자가 늘어났으며, 직장인들의 업무시간은 길어졌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의 기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개인적인 일 또는 출근 등으로’ 36.6%에 달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지방선거의 경우 ‘바빠서 투표를 못 했다’는 응답이 55.8%였다. 중앙선관위의 의뢰로 한국정치학회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협조해 2011년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중 64.1%가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응답하였다.

즉, 오늘날 투표율 하락은 선거권자 개인의 정치적 불신이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선거권 행사시간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선거권을 포기하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국민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이다. 이에, 선거권 행사시간 제한으로 인해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였거나 참여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국민 100인의 청구인단은 오늘 투표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한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의 위헌성을 확인하는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은 청구인들의 선거권 행사시간을 일률적으로 저녁 6시로 한정하여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선거권은 헌법재판소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도 해당하는 바, 이 법률조항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침해한다(헌법재판소 1994. 7. 29. 결정 93헌가4 등 참조). 그리고 선거권 행사시간의 제약은 특히 비정규직 등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나 소규모 자영업자 등 대체자 없이 장시간 근로를 해야 하는 자들에게 더 선거권 행사의 장애로 다가오는 바, ‘평등권’도 제한하고 있다. 또 선거를 통해 국민의 주권을 행사할 기회를 지나친 시간제한으로 인해 박탈당함으로써, ‘행복추구권’ 역시 침해되고 있다.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보아도, 우리나라의 선거권 행사시간은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다. 영국은 오후 10시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오후 8시, 버지니아주는 오후 7시, 이탈리아는 오후 10시, 일본은 오후 8시, 캐나다는 오후 8시 30분으로, 많은 선진국들이 우리나라보다 투표시간을 길게 정하여 참정권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노동시간이 연 2000시간을 넘는, 장시간 노동국임을 감안하면 현행 공직선거법의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투표시간 연장의 비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투표시간을 2시간 정도 연장함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장에 따를 경우) 100억 원(국회 예산처의 주장에 따를 경우 31억 원)의 적은 비용만이 소요된다. 최근 도입된 재외국민 투표의 소요 비용은 530억원, 원양업에 종사하는 약 16만 명의 선원들을 위해 올해 18대 대통령 선거에 도입한 선상투표의 비용은 20억 원 정도다. 단순히 비교해 보아도, 이 정도의 비용 증가를 이유로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 반대한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 헌법상 기본권인 국민의 참정권 보장이 약간의 비용 절감이나 행정 편의보다 중대한 공익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선거는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의 원리를 실현하는 제도의 하나로서, 민주주의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본적인 요소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선거로 대표자를 선출하고 자신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시키는 바, 선거제도를 통한 국민들의 정치참여는 민주정치를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그럼에도 40여 년 전의 규정을 고집하여 국민의 기본권 침해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실질적 민주주의와 정치권력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일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에 100인의 청구인단을 대리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는 바이다. 』



확인한다.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 바로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투표율을 올리면 당선되는 대통령은 더 많은 국민의 투표에 의해 확고한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대선 후보들부터 투표시간 연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18대 대통령선거, 저녁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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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24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대선 후보들은 과감히 ‘민영화를 전복’시켜라.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9월에 일차로 대선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물론 이들 후보들의 정책 평가 기준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에 있다. 주요 7대 정책 평가를 한 내용은 테마북으로 엮었으니 참조 바란다. (http://bit.ly/UXuL8X )

새사연이 준비한 두 번째 대선정책 시리즈는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10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대선은 특히 중복되는 공약이 유독 많은 상황이어서 유사한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가 되었던지,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새사연은 이런 '외면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해당 정책이 조명받도록 할 목적으로 두 번째 시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사연 회원들과 독자들의 성원을 바란다.

 

[본 문 ]

임기응변적 민영화 반대만 있을 뿐 전략이 없다.

우리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5년 전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주고 나서 6개월도 안 되어, 이명박 대통령의 쇠고기 수입개방에 반대하는 촛불을 들어야 했던 기억을 하고 있다. 당시에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와 함께 촛불시위 공간에서 가장 큰 공감이 있었던 의제는 수도, 전기, 가스 등 에너지나 국민 필수재 영역에 대한 민영화 반대였다. 촛불시위 이후 이명박 정부는 대대적인 민영화를 적어도 공공연하게 추진할 수는 없게 되었다. 물론 산업은행 민영화,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공적자금 투입 기업들 민영화 등 사실상 민영화는 계속 추진되었지만.

사실 지금 모든 대선 후보들이 반신자유주의자가 되어 ‘신자유주의 시장 만능사고와 시장의 실패’를 비판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박근혜 후보조차도 대선후보 출마 선언문에서 “‘원칙을 잃은 자본주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금의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있지 않는가? 박근혜 후보는 지금의 자본주의가 어떤 원칙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효율성과 수익성’의 이름으로 공공의 영역을 무리하게 시장으로 끌어들인 지점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근본적인 변화’(박근혜)를 추구하고, ‘시대의 교체’(문재인)를 해야 하며, ‘낡은 체제를 청산하고 미래 가치’(안철수)를 열기 위해서라도 신자유주의 핵심 정책인 ‘민영화 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세 후보들의 민영화에 대한 대안전략은 무엇인가? 불행한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국민들은 그 해답을 후보들에게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사안 사안마다 민영화를 거부하는 발언들은 제법 있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봄에 KTX민영화 문제가 불거지자 그 결정을 차기 정부로 이월해야 한다고 살짝 책임을 피해간 적이 있다. 문재인 후보는 한국항공주산업(KAI)의 민영화 시도를 반대한다면서, 이 영역은 국가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할 사업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의사출신인 안철수 후보는 영리 병원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개별적 사안의 민영화에 대한 호 불호는 있는데, 총체적인 전략과 기조가 잘 보이지를 않는다. 이 문제는 국지적 사안에 대한 임기응변적 대처로 끝날 문제가 결코 아니다. 본원적으로는 우리의 미래 사회경제 시스템이 과연 ‘시장의 틀 안에서 사적 기업들의 이윤경쟁 형태를 통해서만’ 작동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의 문턱을 넘어 공공영역과 사회적 경제 영역까지를 포괄하는 다양한 소유와 경영, 서비스 형태를 추구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시장의 문턱을 넘어 ‘다양한 소유와 경영형태를 장려’하라.

새사연은 경제가 시장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독점으로 인한 시장 실패를 바로 잡아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것으로 경제 민주화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진보는 시장의 제한을 넘어 보다 다양한 소유와 경영 방식으로 경제를 작동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며 특히, 고용 없는 성장 시대, 경제 위기의 시대에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정의로운 시장경제, 숙의 민주주의에 기초한 공공경제, 지역 공동체에 뿌리박은 사회적 경제가 함께 우리 국민경제 안에 어울릴 때 경제 민주주의에 가장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새사연(2012), 『리셋코리아』, 93~96쪽)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공재와 공공서비스, 사회서비스는 사적 이윤추구 기업이 아니라 공적인 기업이 책임을 지고 이윤의 원리 보다는 공적 서비스의 원리에 의해 운영해야 한다. 은행이 그렇다. 통신 산업과 석유 등 에너지 산업이 그렇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온 광범한 민영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가 체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국가가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경제 민주화의 내용을 심화시키고 불황의 위기를 돌파하는데 상당히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전망과 비전을 가지고 과거의 민영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려는 의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특히 박근혜 후보의 모든 연설문과 정책 발표에는 민영화라는 단어 자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최소한의 문제의식의 기초는 있어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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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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