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30김병권/ 새사연부원장

우리나라 언론에는 극히 짤막하게 소개되었지만 지난 5월 3일 남미에서 매우 의미 있는 국유화 결정이 있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의 자회사인 YPF를 재국유화 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의회가 승인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하원은 찬성 207표 반대 32표 기권 6표로 압도적인 표차로 국유화를 승인했다. 이로써 당초 국영기업이었던 석유회사 YPF는 1993년 민영화, 1999년 외국기업에 매각을 거쳐 다시 국유기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르헨티나는 주권국가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자원을 이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의회는 대통령의 결정에 적법성을 부여했습니다.”라고 하면서 아르헨티나 정치권은 당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스페인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남미와 유럽 연합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아르헨티나를 빼자는 등 요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서방언론들도 이를 대서특필했다.

국유화가 필요한 곳에 국유화는 당연한 것이다.

국민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기간산업이나, 제한된 국가자원과 사회적 시설에 대한 국유화에 대해 이제 민감한 저항을 그만둘 때도 되었건만 신경질적 반응이 여전하다. 금융위기로 인해 씨티 그룹, GM, AIG 등 모두 한때 국유화의 경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적 시장이 필요한 곳에는 사적기업이, 그리고 공적 서비스가 필요한 곳에는 공적 기관이나 공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사실 모든 것을 사적 시장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이야말로 얼마나 극단주의적인 위험한 발상인가.

시장을 향한 잘못된 신념을 경계하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을 향한 잘못된 신념이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며 통탄하는 학자가 있다. 바로 그 유명한『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다. 그는 최근 저작에서 이렇게 말한다. “금융시장의 극적인 실패로도 시장을 향한 신념은 일반적으로 거의 꺾이지 않았다.”

“금융위기는 미국과 세계 경제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상태로 몰아넣었고, 수백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를 양산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에 관한 근본적인 재고를 촉구하진 못했다. 오히려 미국에서는, 정부를 향해 적대감을 품고 자유시장을 포용함으로써 로널드 레이건도 낯 뜨거워했을 ‘티 파티 운동’이 가장 주목할 만한 정치적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대선에서 가장 위험한 후보는 시장 찬양 후보다.

바로 그렇다.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최근에 더욱 증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극단적인 자유시장과 감세를 주장하는 티 파티운동이 북미대륙에서 득세하고, 경제가 침체의 악화일로를 치닫는데도 불구하고 더욱 긴축을 강요하는 정책이 유럽대륙을 휩쓸고 있는 이상, 경제위기가 끝날 수는 없는 것이다.

7개월 뒤 대선을 치르는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세금은 줄이고, 간섭과 규제는 풀고, 법치주의를 세우자’는 이른바 ’줄.푸.세‘ 공약이 선거분위기를 휩쓸었던 것이 5년 전 17대 대통령 선거였다. 시장 지상주의가 완벽하게 승리한 대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야 한다. 민영화나 감세, 규제완화, 금융화 따위로 우리사회가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을 과도하게 옹호하는 정치세력과 후보에게 패배를 안겨주어야 한다. 올해 우리 국민이 대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후보는 바로 ‘무분별하게 시장(Market)을 찬양하는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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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6정태인/새사연 원장

한국 관료들, 미국의 통상전략을 실행하다
 
2001년 정권을 잡은 부시는 새로운 통상전략으로 ‘경쟁적 자유화’를 내세웠다. 당시 미 무역대표부 대표였던 로버트 졸릭(현 세계은행 총재)의 작품이었다. 목표는 뚜렷했다. 첫째,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둘째, 미국식 시장친화적 기업법과 규제완화를 받아들이도록 한다. 셋째, 미국의 대외정책과 군사전략, 나아가서 미국적 가치를 지지하도록 한다.

한 나라만 덜컥 미끼를 물면 다른 나라들도 부나방처럼 달려들도록 고안된 이 전략은 저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를 응용한 것이다. 2005년까지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전체 아메리카 대륙으로 확대하는 전미자유무역협정(FTAA)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아무리 달콤할지라도 ‘악마와의 키스’(멕시코 관료의 표현)는 역시 두려운 일이었다. 첫 단추가 아쉬운 미국에 제 발로 찾아간 나라가 있었다. 쇠고기 완전수입 자유화, 스크린쿼터 축소,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완화, 새로운 약값 정책 도입 불가를 협상 개시의 선결요건으로 내걸었는데도 이 나라는 더더욱 매달렸다.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미 통용되지 않는 일본식 경제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FTA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국 경제를 달성하자는 것이 한·미 FTA 추진의 핵심입니다”(청와대 브리핑 1호). 그의 후임이 된 김종훈은 더 친절하게 “한·미 간 상호방위조약에 뒤이어 FTA 체결은 경제동맹”이라고 덧붙였다.

ABR(Anything But Roh·노무현이 아니면 전부 다)를 외치던 이명박 정부도 한·미 FTA는 예외였다. 참여정부의 “서비스 산업화”와 이명박 정부의 “서비스 선진화”는 똑같이 민영화와 규제완화였고 동시에 미국의 목표였다. 한·미 FTA는 한국 사회의 사실상 지배자인 재벌, 경제관료, 보수언론 삼각동맹의 오랜 꿈을 실현시키는 강력한 무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 금융위기는 바로 그런 꿈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복지와 양립 가능한가
 
금년 양대 선거의 화두는 단연 복지다. 한·미 FTA는 복지와 양립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미래의 서비스는 모두 개방한다는 의미의 ‘네거티브 방식 개방’, 현재유보 항목도 언젠간 모두 개방해야 한다는 의미의 ‘역진방지 장치’, 다른 나라에 더 많이 개방할 경우 자동적으로 미국에도 적용된다는 뜻의 ‘미래 최혜국대우’, 그리고 이 모든 독소조항을 합한 것보다 더 큰 위협이 될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있는 한, 복지 확대는 불가능하다. 아메리카 대륙의 복지국가 캐나다가 미국과 FTA를 맺은 후, 2000년대 소득불평등 정도가 13위인 한국보다 악화된 것(12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멕시코는 부동의 1위, 미국은 4위). 예컨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연합정책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약속했다. 이들의 약속대로 보장성 90%, 연간 1인 진료비 상한 100만원이 되면 민간의료보험(특히 보장성 보험)은 사실상 필요 없어진다. 한국에서 암보험을 많이 판 미국계 보험회사의 한국지사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만일 이 회사의 투자자가 ISD를 걸면 어떻게 될까? 단 세 명의 법률가가 한·미 FTA 위반 여부만 들여다본다. 더구나 단심이다. 특히 ‘최소기준대우’(국제관습법에 비춰 과도한가, 아닌가)를 위반한 것일까, 아닐까? 건강보험이 없는 미국의 관습법을 어긴 건 분명해 보이는데 세 명은 어떻게 판단할까?
 
지금 정부가 추진 중인 KTX 일부 민영화에 미국인 투자자가 끼어든다면 그 역시 한·미 FTA 적용 대상이 된다. 만일 새누리당이 또다시 정권을 잡는다면 공공서비스(전기, 철도, 가스, 우편, 수도 등) 민영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국인 투자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여기에도 들어올 것이다. 공공요금이 폭등하고 지방서비스가 끊어지고, 심지어 대형사고가 터진다 해도 우리는 영국 철도처럼 재국유화를 할 수 없다. ISD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잘해야 FTA 피해 줄인다
 
지난해 11월, 당시 한나라당의 날치기 통과로 “한·미 FTA 시즌2”가 시작되었고 몇 달이 흘러 또 하나의 굽이를 넘어가고 있다. 한·미 FTA의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는 정권의 성격에 달려 있다.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한·미 FTA는 자발적 민영화 및 규제완화와 결합할 때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공공성 강화라는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후보를 잘 살펴서 떨어뜨려야 한다.

다음으로는 복지를 강조하는 후보를 찍어야 한다. 국민의 요구대로 가능한 빠른 속도로 복지를 과감하게 확대하면 한·미 FTA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농산물 무상급식이나 골목상권 보호 정책, 우체국 보험 확대, 환경규제 강화, 심지어 공공요금 규제도 모두 한·미 FTA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요컨대 선거를 잘해야 한·미 FTA의 피해를 줄이고 나아가서 독소조항을 제거하거나 통째로 폐기할 수 있다.

외교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뚜렷이 드러난 미국과 중국의 대립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두말할 나위 없이 엄정 중립이다. 지금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향한 호혜적 협력의 새로운 틀을 짜야 할 때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서 중국을 자극할 때가 아니다. 한·미 FTA 폐기를 중국에 약속하고, 환경·에너지 협력, 철도·가스관·통신망 연결, 외환보유액 공동관리 등 각종 협력 프로그램으로 짠 새로운 국제조약 틀을 논의해야 한다. 우리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10%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100%가 훨씬 넘는 관료와 지식인들의 정신적 의존도이다. 이런 젖먹이들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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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 6. 8. 11:29

2011.06.07진남영/새사연 연구원

이명박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개발이익 환수, 투기 수요 억제, 서민주택 공급 확대 등을 목표로 설정한 이전 정권의 규제를 하나씩 해체해 나갔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완화시켰음은 물론이고,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비과세 제도를 시행하고, 민간에 의한 택지개발 및 공급 확대, 용적률 완화, 분양권 전매 허용 등의 규제도 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추진해온 4대강 공사 주변 친수구역 개발 후보지에 대한 투기 조짐도 일고 있다. 정부는 친수구역에 주거, 상업, 산업, 문화, 관광, 레저 기능을 갖춘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인데, 친수구역 개발이 또다시 전국적인 부동산 투기 열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친수구역법은 4대강 개발을 위해 막대한 사업비를 떠안은 수자원공사에 사실상의 개발독점권을 허용하고 있다. 8조 원의 4대강 사업비와 매년 4,800억 원에 이르는 금융비용 부담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80조 원 규모의 주변 개발사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수자원공사가 막대한 사업비의 회수를 위해 난개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진남영 연구원은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아온 측면이 있지만, 이를‘투기를 조장하는’방식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커다란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법이 틀린 정부의 부동산 시장 관리 정책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땅부자 1%를 위한 정책’이라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는 지금까지 공급 활성화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을 유지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땅부자들을 위한 정책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정책에 동의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시장을 관리하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과열된 시장을 경착륙 시키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연착륙이 옳은가라는 문제에서, 경착륙을 말하는 이들은 부동산 가격을 하루 빨리 실제 가치와 일치시켜 거품을 빼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후과가 상당히 크고, 대부분의 피해를 서민들이 받게 된다. 때문에 진보진영에서도 연착륙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 위기 이후 가격 하락 요인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정부가 규제를 대부분 풀면서 나름대로 그것을 관리해왔다. 아울러 보금자리 주택도 가격 안정화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 다만 문제는 정부가 그런 정책을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식 등으로 진행했고, 소유자 중심의 정책을 폈다는 점이다. 즉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아닌 분양주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현재 임대주택의 재고율이 6% 정도인데, 최소한 10~15% 수준으로는 올려놓아야 일정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주택 자가 보유율을 늘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기조인 것이다.”

▶참여정부는 임기 중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강남 땅값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전국적인 혼란을 낳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비교한다면 어떤 평가가 가능할까.

“참여정부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미숙했던 것이지, 큰 틀에 있어서의 방향이 문제가 있었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실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비난받을 측면이 있다.

참여정부의 정책은 보유세 인상, 정보공개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선진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것들이 보수 세력이라든지, 거대 부동산 세력들과 싸워 가면서 적절히 침투되지 못했다.

우리가 흔히 거대 부동산 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참여정부 때에는 많은 소득을 얻었지만 현 정부 들어와선 거의 이득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구조조정 등을 통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참여정부 때 부동산 시장이 너무 비대화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격이 올라가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거래 활성화도 이뤄지지 않았고, 가격도 오르지 않았다. 결국 부동산에 종사하는 모든 세력들이 이익을 얻지 못한 것이다.”

MB정권‘투기 부활’의 모든 조건 만들어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

“간단하다. 이미 그 이전에 가격이 너무 상승했기 때문에 더 이상 오르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을 제외한 참여정부가 만든 거의 모든 규제를 풀고 경기부양책을 썼음에도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난리가 났을 정도인데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황이 조금 호전된다면 가격이 갑자기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투기가 조장될 수 있는, 투기가 살아날 수 있는 모든 여건들을 다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그럼 왜 지금 투기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가. 우선 지금까지 가격이 너무 상승했다는 점과 실질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또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도 작용한다. ‘하우스 푸어’로 상징될 수 있는데, 중산층이 부동산 투자 가치를 믿고 대거 시장에 진입해 지금과 같은 거품이 형성됐다.

그런데 투자 가치는커녕,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은가. 참여정부 때 많은 중산층이 과도하게 시장으로 진입했던 후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거의 모든 규제를 다 풀었음에도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 만약 규제 완화를 하지 않았다면 가격이 상당히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자면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았다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막는 방식이 건전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닌, 지금처럼 투기를 조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큰 문제다. 당장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이것이 장기적으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세문제 역시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출조건 완화로 풀려고 하지 않나. 나중에 어떻게 되든 가격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믿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폭탄 돌리기’에 비유한 바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것인데, 만약 폭탄이 터지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것인가.

“참여정부 하반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가격 폭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거품이 일정 부분 제거된 것이다. 2006년 말과 비교해 물가도 상승했고, 국가 전체 소득도 어느 정도 상승했지만, 가격은 실질적으로 강남 은마아파트 같은 경우 최고가에 비해 약 20% 떨어졌다. 실제 생각했던 거품이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규제를 완화하지 않았다면 가격이 더 내려갔을 것이고,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도 높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부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 아래로 보면 소득에 비해 체감하는 가격 수준이 예전보다 더 높다. 그래서 점점 견디기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게 큰문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 필요

▶정치권의 복지 논쟁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문제 역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는가.

“일단 임대주택을 늘리며 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주거권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주거복지 차원에서 임대주택에 대한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결국 임대주택을 많이 늘리는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제도적·법적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지 않도록, 또한 세입자가 불평등한 계약관계를 맺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 이것에 대해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설사 한나라당이라도 취지상으론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는 주택공급 방식을 지금과 같이 분양주택이라든지 자가 보유를 늘리는 방법으로 갈 것인지, 공공에서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진보진영은 토지임대부 등을 조금 더 가미하거나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세금 문제도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거꾸로 간 방향들을 다시 돌려야 한다. 투기 관리 차원의 문제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는 정책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다주택자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시장주의자들이 다주택자에 대한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데, 그 부분도 합리적인 부분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요한 것은 결국 실천의 문제다.

새로운 진보정권이 들어선다면 공공 분양이라든지 택지 분양을 했을 때 공공에서 분양하는 정책을 편다면 어찌됐든 거기에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확고한 철학과 실천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지금의 현실에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실천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인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그것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너무 강력하다는 것이 문제다. 현 정부가 펴고 정책들은 모두 건설회사들을 위한 것들이다. 하다못해 보금자리주택도 민간에서 건설해 공급한다. 보금자리주택의 취지상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거기에 민간건설이 들어가 이익을 챙기라고 한다. 토건 세력들이 여전히 강고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참여정부도 이들에게 패배한 것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남은 임기동안에도 규제를 계속 풀려고 할 것이다. 이제 남아있는 재건축 추가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를 풀려 할 것이고, 그것도 안 되면 DTI(총부채상환비율)를 더욱 완화할 것이다. 세 가지 모두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승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만약 오른다면 비정상적인 형태로 상승할 것이다. 상당히 불안하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 상황을 그대로 차기 정부가 받게 된다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관리하고 싶어도 더 이상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투기를 강하게 조장하고 있다. 규제를 풀고 재건축 용적률을 늘리고 있다. 지금의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 관리 정책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지금 당장 경착륙을 막는데 만족하지 말고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안정화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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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명박 정부들어 아파트 공급이 많이 확대되어 집값이 많이 내렸습니다. 단순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지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건 투자주체들이 빚을 내어 집을 사느냐 여윳돈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매수주체들의 구매력이 제한돼 있고 다주택자들의 세부담도 과도한 상황에서 돈을 가진 큰 손들이 얼마나 부동산 투자에 매력을 느끼게 될까 하는 부분도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미국이 서브프라임으로 위기를 겪었듯이 우리도 방심하면 곤란합니다. 언제나 부동산 투자는 자신이 소화해 낼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합니다.

    2011.06.11 21:43 [ ADDR : EDIT/ DEL : REPLY ]
    • 폰생폰사

      이명박 정부들어 아파트 공급이 많이 확대되어 집값이 많이 내렸습니다.
      -> 실제 현 정부가 공급한 주택은 얼마 없습니다. 보금자리만 하더라도 임기중에 12만채 공급도 요원하고, 1,2,3,4,5차도 광고를 때리지만, 실제 1차 보금자리의 토지보상도 중지 된 상태입니다. 실제 입주 된 공급은 없이 계속 시간 끌기만 하고 있죠.

      2011.06.22 14:32 [ ADDR : EDIT/ DEL ]

주제별 이슈 2008. 7. 30. 14:12
<공매도 규제 완화와 시장 투기화> 보고서 원문 보기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높은 가격에 팔아 차익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다. 이와 정확히 반대로, 자신이 소유하지 않는 주식을 통상 차입을 통하여 매도하는 것을 공매도라고 한다.
따라서 공매도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률은 높아진다. 한 푼 두 푼 벌어 적립식 펀드에 붓고 주가가 오르기만을, 아니 본전이라도 찾기만을 고대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내가 알지도 못한 기법으로 주가가 더 떨어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형국이다.
상반기 주식 대차거래와 공매도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대차거래 규모는 작년에 비해 92%, 공매도는 무려 157% 증가하였다. 월평균 주식시장 전체 매도금액(101.9조) 중 대차거래(10.07조) 비중은 10%에 해당한다.
대차거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공매도 또한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공매도 규모는 2004년 월평균 3200억에 불과했던 것이 2008년 상반기에는 3.2조로 증가하였다. 연평균 78% 증가율로 4년 만에 정확히 10배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6월, 전체 매도금액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8%까지 치솟았다.

당국 공매도 규제완화 속셈은

무엇보다 공매도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세력은 외국인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주식대차 시장에서 외국인 차입거래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조 이상 증가한 약 56조에 달했다. 전체 공매도 거래금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93.3%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공매도를 통한 가격하락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 Up tick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즉 공매도로 표시된 매도주문의 호가가 직전 체결가격보다 낮은 경우에는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규제가 지난해 7월 일부 완화됐다. 현재 가격이 바로 직전에 형성된 가격과 동일한 경우에도, 가장 최근에 형성된 가격보다 높으면 현재가로 매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Zero-plus tick 규칙의 적용이다. 그러나 이러한 최소한의 안정장치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가격규제 적용이 면제가 되는 예외조항을 최근 너무 많이 설치하여 점차 실효성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지수차익거래에서 시작한 예외규정이 주식차익, 주식예탁증서, 상장지수펀드 차익거래 등 대부분의 파생상품을 이용한 차익거래에 가격규제 예외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명목상 가격규제 조치를 적용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은 거의 마음대로 공매도를 실시할 수 있다.

투기화 막는 것이 당국의 임무

금융당국은 왜 최근 공매도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했을까. 외환이나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기법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의 전형적인 수법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FTSE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조건으로, 외국인들이 금융시장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초·중반 OECD에 가입하기 위해 금융자유화 조치를 실시했던 것처럼, 최근에는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각종 금융 및 외환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투기적으로 변할수록 정보와 기술이 부족한 직간접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만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경훈 |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상임연구원

* 이 글은 내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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