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8. 10. 29. 11:13
주주가 아니라 정부에 손 벌리는 은행들

“주주 이외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이 일어나고 그 여파로 지금의 신한카드에 인수합병된 LG카드가 부도위기에 몰리자, 정부가 국민은행에 지원요청을 했을 때 당시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이를 거절하며 내뱉은 말이었다.

기고만장했던 은행들은 세계 금융위기가 한국을 덮친 현재 외화차입이 어려워져 극심한 달러 유동성 부족에, 은행채를 소화하지 못해 원화 유동성 부족마저 겪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카드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은행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떠받들던 주주가 아니라 정부를 향해 구원의 손을 벌리며 아우성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외환위기와 국내 금융위기를 막겠다며 ① 은행 외화차입에 대한 1,000억 달러 지급 보증, ② 추가로 입찰방식의 300억 달러 자금 직접 공급, ③ 한국은행의 은행채 직접 매입, ④ 기준금리 0.75퍼센트 파격 인하(현재 4.25퍼센트)라는 조치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은행 구하기에 적극 나섰다.

승승장구하며 ‘글로벌 메가뱅크’ 외치던 한국 은행들

새사연은 극단적인 외화자금 경색과 금융위기로 벼랑 끝에 선 우리 경제 현실에서 은행을 살려 금융경색을 풀어보자는 정부의 대책에 대해 발목을 잡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상황이 급하다는 명분 아래 마구잡이 대책을 쏟아 놓는다고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매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전후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불과 두 달 전만해도 한국의 은행들은 지금의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위기는 기회’라며 오히려 호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9월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쓰러져가는 리먼 브라더스를 60억 달러나 투입해서 인수하겠다며 구체적인 인수협상까지 벌인 적이 있다.

게다가 지난 9월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하여 KB금융지주가 된 국민은행은 여세를 몰아 KB금융지주 회장인 황영기 회장이 메가뱅크를 위한 금융권 재편에 나서겠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황영기 회장은 지난 9월 9일 KB금융지주, 신한, 우리 금융지주 등 자산규모 200조 원대의 은행들이 대등하게 합병을 추진해서 자산규모 500조 원대의 글로벌 은행을 만들자는 주장을 폈다.

2007년까지 수익으로 거액의 배당금 잔치 벌여

그 뿐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철저한 수익 위주의 경영으로 ‘금융회사’로 완벽하게 변신한 한국의 은행들은 신용카드 남발과 과잉 주택담보대출, 각종 펀드상품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 수익률 고공 행진을 계속해왔고, 그 수익을 주로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금 형태로 돌려주는 관행을 바로 지난해까지 이어왔다.

                                 [그림1] 주요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규모


* 단위: 억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중은행들은 2조 7,000억 원을 벌어들인 국민은행을 비롯해 대부분 조 단위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최고의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국민들을 상대로 벌어들인 각종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을 서민들이나 우리 기업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이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완전히 외국은행이 되었으며 상장마저도 폐지된 상태이다. 나머지 국내 은행들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우리나라 전체 상장기업들 가운데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다.

                                          [그림2] 외국인지분율 상위사


* 자료: 증권선물거래소


외환은행, 국민은행, 하나금융지주회사 등이 모두 외국인 지분율 상위 10위 안에 들어와 있으며, 신한은행도 재일교포 지분을 감안하면 마찬가지일 정도다. 이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을 매년 수천억 원의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바쳤다. 그 가운데 대부분은 외국인들에게 현금 배당되었고, 달러로 송금되었다. 외국인 배당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국민은행, 외환은행, 신한지주회사 등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림3] 유가증권 외국인 배당총액 상위사 현황


* 단위: 백만원


위기의 순간에 은행 고유의 역할도 상실


올해에도 외국계 은행들을 필두로 한 이들 시중은행들은 단기 외화를 무분별하게 차입해가며 금리차익을 노리고 재정거래를 해왔으며, 유망 중소기업들에게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를 팔아 중소기업 도산에 앞장서면서 수수료 수익을 챙겼고, 보유 예금 규모를 뛰어넘는 대출을 강행했다.

그러나 막상 미국발 금융위기로 한국의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지고 주가 폭락, 환율 급등, 금리 급등, 달러와 원화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자 무너지는 우리 경제를 위한 금융 기능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기는커녕 오히려 금리를 올리고 기업 대출을 회수하느라 정신이 없다.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 길이 막힌 기업들에게 자금을 중개해주는 은행 고유의 역할은 전혀 못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의 허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나 투자기관들과 달리 적어도 은행들은 위급한 국민경제의 위기 순간에 자사 은행 수익 추구와 생존이 아니라 국민경제를 위해 기능해야만 한다. 그럴 때에만 중앙은행과 정부가 나서서 은행의 자금난을 해소해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

정부가 아닌 주주에게 지원 요청하라

이번 상황을 계기로 명확해진 것은 지금은 투자은행을 신규로 설립하고 메가뱅크를 건설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물경제와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단기수익을 추구해온 신자유주의적 은행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치러야할 댓가이다.

우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를 전면 중단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우리은행 지분 매각 역시 재검토해야 한다. 그 뿐이 아니다. 나머지 상업은행들에 대해서도 외국인 지분율 제한, 배당금 제한, 기업의무대출 비율 설정과 같은 보다 강력한 규제와 공적 기능 수행을 요구해야 한다.

주주의 눈치만 보면 된다고 큰소리치던 은행들이여, 유동성이 아쉬우면 국가가 아니라 주주들에게 자본금 확충을 요구하라. 그것이 진정 주주자본주의 경영정신이 아닌가. 원화 유동성 비율을 완화해달라고 구걸하지 마라. 아니면 주주를 바꿔라. 지원을 요청한 정부에 은행 지분을 내놓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가. 대신에 기존 주주에게 주던 배당금은 이제부터라도 전면 동결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신에 중소기업 키코 손실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고 구제에 나서야 한다.

김병권/새사연 연구센터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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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ylifejj

    이글을 아고라 베스트로 보냅시다

    2008.10.29 17:32 [ ADDR : EDIT/ DEL : REPLY ]
  2. 우리나라의 잘못된 자본주의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에 와해될 상황에 다다랐습니다.
    가진 자들을 위한 잘못된 관행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며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힘든시기지만, 몸을 최대한 움추리고 혹독한 한파를 피한 뒤에 찾아올 봄을 기다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모두 힘냅시다. ㅡㅅ-)!!

    2008.10.29 19:10 [ ADDR : EDIT/ DEL : REPLY ]
  3. 은행 외화차입 1000억 달러 지급보증은 정말 파격적인 조건이군요. 정권이 아무런 댓가없이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은행들한테 베풀지는 않을텐데... 예전에 정부가 기업의 부실채권을 대신 매입해 주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적이 있었을땐 그래도 빚을 못갚은 은행들의 지분을 출자전환 형태로 정부가 흡수했는데 이번엔 그냥 대신 보증해 주는 겁니까? 뭔가 꺼름칙한 구석이...

    2008.10.29 22:07 [ ADDR : EDIT/ DEL : REPLY ]
  4. 주주의 눈치를 보는 것과 정부에 손 벌리는 것 놀라운 일치 아닐까요? 즉 주주들의 눈치를 보니 이들의 지갑을 채워 줘야겠고 이러자니 정부의 세금이 절실하고... 이런 체제 말입니다. 미국에서도 처음에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되었는데 이는 월가의 사고를 미국의 평범한 국민들이 대신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에 대한 평범한 국민들의 반감으로 인한 것이지요.

    2008.11.03 15:56 [ ADDR : EDIT/ DEL : REPLY ]

구제금융,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부가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꺼내든 카드이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7,000억 달러를 투입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을 매입하기로 가장 먼저 결정을 내렸으며, 독일 5,000억 유로, 프랑스 3,600억 유로에 이어 최근 중국마저 19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민들이 구제금융을 반대한 이유

그런데 각국의 구제금융 결정에 대해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금융위기를 일으킨 주범들인 금융회사만 구제해주고 정작 피해를 받게 되는 국민들을 위한 구제책은 담겨있지 않다는 이유이다. 미국의 구제금융법이 하원에서 한 번 부결되었던 것도 국민들이 지역의원들에게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법안에 반대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국민들도 같은 반응이다. 최근 프랑스의 한 여론조사에도 응답자의 70퍼센트가 ‘투자은행이 파산해도 구제금융을 줘서는 안 된다’고 대답할 정도이다. 프랑스의 야당인 사회당 의원들은 “정부가 부담하게 되는 구제금융은 결국 국민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빚”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하원에서 구제금융 법안이 부결되었을 때, 우리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국가경제가 어려움에 빠져서 이를 해결하겠다는 왜 반대할까? 실제 국내 언론은 법안 부결을 두고 “포퓰리즘”(한국경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우리는 나라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고통을 분담하고,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정서가 있었다.

국민 정서 자극하는 '금 모으기'에 이어 '달러 모으기'까지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온 국민이 금모으기에 나서지 않았던가? 당시 은행마다 집에서 갖고 나온 금붙이를 들고 길게 줄을 선 모습이 연출되었다. 회사가 힘들다는 말에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비켜준 이들도 수없이 많았다. 금융기관과 기업을 위해 약 170조 원의 공적자금, 다시 말해 우리의 세금이 투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은 올해 6월말까지 약 54.4퍼센트밖에 회수되지 못했으며, 그렇게 해서 이겨낸 경제위기 끝에 더 힘들어지는 것은 국민들뿐이었다. 이제는 달러까지 내놓으라고 하는 마당이다.

이제 우리도 구제금융에 대해, 국가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에 대해 날카롭게 반응해야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구제금융인지, 누구를 위한 국가경제인지 말이다. 최근 정부는 국내 은행들의 대외채무에 대해 총 1,000억 달러 내에서 3년 동안 지급 보증을 하며, 300억 달러를 추가로 시장에 공급하고, 펀드 가입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놓았다.

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차원이지만 결국 은행의 부담을 납세자에게 떠넘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 경제에서 필요한 것은 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일 것이다. 더불어 경제의 외부충격을 차단하기 위해 외화반출을 금지하는 등의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때이다.

위기를 경제 구조 변화의 기회로

미국 국민들은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국민을 구제하라”고 주장한 덕에 그나마 ‘예금보호 한도 상향’ 등의 민심 수습용 조항을 법안에 추가할 수 있었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와 함께 온다. 우리는 97년 외환위기를 한국경제의 구조전환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신자유주의 경제구조로 전환하는 계기로 놓쳐버렸다. 다시 한 번 세계경제가 흔들리는 위기가 다가왔으며, 다시 말해 한국경제의 새로운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기도 하다.

문득 요즘 미국 국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외신을 모아보니 대략 이런 모습이다. “미국 41개주 경기침체 상태”(<내일신문> 2008.10.22), “금융위기 후폭풍 미 ‘감원 태풍 속으로’... 미시간주서만 2만 8300명 해고”(<문화일보> 2008.10.22), “자산가치 모기지 대출금 밑도는 현상 심화, 약 1200만 명 가량 언더워터 직면”(<이데일리> 2008.10.22), “미 소비자, 침체전망에 약값도 아껴... 대학서는 학업 중단.연기 속출”(<연합뉴스> 2008.10.22).

<용어 공부>

▶ 미국 구제금융법안

공식 명칭은 ’2008 긴급경제안정화 법령(EESA. Emergency Economics Stabilization Act of 2008)’ 이다. 무너진 금융산업을 살리기 위한 법안으로 2008년 10월 3일 최종 통과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미국 연방정부 재무부 증권을 통해 마련한 7,000억 달러로 금융 부실 자산 매입 △ 자산을 인수한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진 스톡옵션과 연봉 제한, 정부가 해당 기업의 주식 매입(의결권은 없음) △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 예금보호 한도를 현행 개인당 1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로 확대 △ 주택 보유자들에게 최대 1,000달러까지 세액 공제, 세금 1,490억 달러 감면 △ 미국 연방정부 재무부가 민간 부문의 지급보증 펀드를 조성하여 부실자산 보증

* 이 글은 민주노동당 기관지 주간 ’진보정치’에도 실렸습니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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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런 일이 있었군요. 우리도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나 지금의 외환위기에 있어 정부로 인한 은행에 대한 각종 보증에 상응하는 국민들을 위한 위로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연히 국민들 세금으로 은행들을 지원했으니까요. 미국에 대한 선례는 좋은 타산지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많은 국민들이 몰라서... 저도 지금까지 그랬고. ㅡ_ㅡ

    2008.10.29 23:21 [ ADDR : EDIT/ DEL : REPLY ]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월 3일, 이라크 전쟁비용 6,500억 달러를 뛰어넘는 7,000억 달러 구제금융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고 대통령 서명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대미문의 금융위기와 가속이 붙은 경기침체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금융위기의 여파는 환율 급등과 외환시장 불안, 외국인 주식 매도와 주가 폭락, 수출둔화와 경상수지 적자행진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만능주의 파산'과 '규제 풀린 신자유주의 종언'이라는 주장이 거침없이 나오고 있는 지금, 미국 정부 최후의 대책이라고 할 구제금융법안 발효를 분기점으로 미국발 금융위기와 세계경제 침체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과연 7,000억 달러 투입으로 1년 넘게 지속된 금융위기를 잠재우고 실물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또한 미국식 자본주의라는 거인이 쓰러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미국식 모델을 여전히 밀어붙일 수 있을까? 새사연과 오마이뉴스는 공동기획으로 <구제금융법 통과 이후 미국 경제와 한국>을 연재해 이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7천억 달러 구제금융, 산소호흡기를 달다

“경제의 동맥이 막혔다. 이제 심장마비가 올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인 벤 버냉키가 구제금융(Bailout) 법안 통과를 호소하며 의회에서 한 발언이다. 의회 통과를 압박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기법을 동원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929년 대공황 전문가였던 버냉키의 절박한 심정이 반영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지난 9월은 일백년 전통의 투자은행들이 연이어 간판을 내리고 금융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었던, 미국 경제사에 유례가 없었던 한 달이었다.

미국 신자유주의의 심장인 월가의 금융시스템을 회생시키기 위해서, 미국 정부는 최후의 대책으로 7,000억 달러의 세금을 월가의 부실자산에 투입한다는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인 월가의 금융회사들에 대한 징벌은 없고 구제만 있었던 재무부의 법안에 미국 국민들은 분노했고, 심장마비 직전의 금융시스템에 산소호흡기를 대는 응급치료를 거부하기도 했다.

폭스 비즈니스 닷컴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64퍼센트가 구제금융을 찬성한 의원들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표를 주겠다고 답한 국민은 10퍼센트에 불과했다. 자신의 지역구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거는 미국 국민들이 쇄도했다. 11월 4일 대선과 의회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미국 정치인들은 결국 9월 29일 투표에서 구제금융법안을 찬성 205표, 반대 228표, 기권 1표로 부결시켰다.

부랴부랴 성난 미국 국민을 위한 민심 수습책을 몇 가지 끼워 넣고 이례적으로 상원투표를 먼저 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법안 발의 13일 만에 ‘2008 긴급경제 안정화 법령(Emergency Economic Stabilization Act of 2008, EESA)’이라고 명명된 451쪽 분량의 구제금융법안은 10월 3일 하원을 통과했고 그날로 부시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일단락이 되었다. 심장마비 직전의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온 미국 금융시스템이 간신히 산소호흡기를 달게 된 순간이다.

일찍이 없었던 초대형 외과수술 집도를 맡은 폴슨 장관

그러나 법안 통과는 시작에 불과하다. 일단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실러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이 거들어서 월가의 금융시스템을 중환자실로 이송시킨 것 뿐이다. 이제 7,000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술비 사용을 허락받고 거의 ‘백지수표’나 다름없는 광범위한 권한을 위임받은 헨리 폴슨의 집도 아래 진행될 대수술이 남아 있다.

폴슨 장관이 첫 번째로 해야 할 대수술은 바로 부실 자산을 잘라내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부실자산인가. 도려낼 환부를 얼마나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 얼마나 걸릴지 모를 수술기간 동안 다른 부위가 썩어가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수술비는 7,000억 달러면 충분한가. 결정적으로는 이번 종양을 만들어냈던 장본인인 투자은행, 그 중에서도 으뜸인 골드만삭스 최고 경영자 출신인 헨리 폴슨 장관이 과연 집도를 책임질 자격과 능력이 있는가.

수백 년 자본주의 역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초대형 외과수술이 얼마나 걸릴지,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될지를 예측할 수 있는 명의는 불행하게도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중환자실로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는 월가 자신들도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법안이 하원에 통과된 지난 3일에도 뉴욕 다우지수는 종가기준 1.5퍼센트(157포인트) 하락한 10,325포인트로 마감했다. 불안한 그림자는 여전히 월가를 떠나지 않고 있다.

우선, 수술해야 할 환부를 판단하는 것조차 상당한 시간과 복잡한 절차를 필요로 한다. 재무부가 국채를 동원하여 인수할 부실자산을 평가하고 인수방법과 절차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부실자산이 뭔가. 설계한 사람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하는 악명 높은 파생상품들이 아닌가. 우량 모기지부터 불량 모기지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는 모기지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설계된 약 6조 달러 가량의 MBS증권들과, 이걸 다시 섞어서 만든 2조 달러 이상의 1차 CDO증권과 2차 CDO증권들, 그리고 이들 파생상품에 최고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위해 들었던 보험상품인 62조 달러 규모의 각종 CDS 상품들 가운데 부실자산 여부를 가려내고 적정한 매입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

그뿐이랴. 이들 파생상품을 한 두 개의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수백 개의 금융회사들이 자기 자금의 수십 배를 서로 차입(leverage)하여 나눠서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몇 개의 대형 금융회사들의 자산평가만 해도 수개월이 걸릴 판이다. 자칫 잘못된 자산평가를 하게 되면 순식간에 유사한 유형의 자산들이 시장에서 턱없이 높게 가치가 매겨지거나 반대로 되면서 전체 부실자산 크기가 요동을 치며 변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재무부가 자산평가를 하고 있는 시간에도 월가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신용 경색은 계속되고, 파산하는 기업들이 생겨나며 그 때마다 부실자산 규모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사적 기업이면서 공적 기관행세를 했던 신용평가기관들인 무디스, S&P, 피치 등은 이번 금융위기의 공범들이니 이들에게 평가를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알려진 바로는 재무부가 5~10개 정도의 자산평가회사와 계약을 하고 여기에 법률과 금융, 회계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부실자산 매입을 위한 세부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며 곧 자세한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토니 프래토 백악관 대변인은 “재무부가 가능한 빨리 부실자산을 사들이기를 원하고 있지만 그것은 복잡한 작업인 만큼 최소 몇 주가 걸릴 것”이라며 그 때까지 참고 기다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말 몇 주만 지나면 해결이 되기는 할 것인가.

월가를 위한 대수술비 7천억 달러, 그것이면 족한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두 번째 문제, 즉 7,000억 달러면 수술비로 충분한가 하는 의구심이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베어스턴스 구제에 300억 달러, 패니매이와 프레디맥에 2,000억 달러, AIG에 850억 달러 투입이 결정되었고 추가로 7,000억 달러 지불을 의회로부터 약속 받았지만 누구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애초에 부실자산 규모를 제대로 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작성한 워킹페이퍼 “Systemic Banking Crises: A New Database(2008년 9월)"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 동안의 세계 금융위기를 분석한 결과 은행위기를 해결하는 데 평균 53개월, 즉 4년 이상이 걸리며 비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3퍼센트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실질 GDP도 약 20퍼센트 이상 추락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들어간 자금에 앞으로 투입될 7,000억 달러를 합해도 미국 GDP 14조 달러의 10퍼센트인 1조 4,000억 달러가 안 된다. 그러나 IMF의 분석마저도 과거의 사례를 통해 유추한 것일 뿐이다. 백년 만에 올까 말까한 위기라고 하지 않는가. 이보다 훨씬 강도가 낮았던 과거의 경험에서도 GDP의 10퍼센트를 훨씬 넘는 자금이 들어갔던 것이다.

고려대 박영철 교수도 지난 10월 1일 “미국의 금융위기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토론회 발표 자료에서, 부실자산을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최저 2조 달러이고 7조 달러까지도 올라가는데 문제는 매일매일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7,000억 달러 규모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더 큰 이슈는 세 번째 문제인데, 이들 금융회사들을 미국 국민 세금으로 살려주기만 하면 이들이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아 다시는 이 같은 금융사기 행각을 벌이지 않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고 의심하고 있는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다. 지금 미국 재무부가 예정하고 있는 외과적 대수술이란 금융이라는 순환기 계통의 악성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장 살려놓고 보자는 일종의 심폐소생술이라고 할만하다. 미국 정부당국자들도 인정하듯이 당장 살려놓는 것이 우선이지 재발방지를 위한 구조적인 금융재편은 손도 쓰고 있지 못한 형편이라는 것이다.

미국 정가와 학계에서 차제에 규제 풀린 금융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규제와 감독체제, 투명한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이들 주장이 어떻게 구체적인 제도로 월가를 통제할지는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 200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집행되는 이번 구제금융 법안에도 이들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단지 현재의 추세로 보자면 일차적 충격대상에서 비켜나 있는 대형 상업은행들에게 부실 투자은행이나 모기지 업체들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박영철 교수의 지적처럼 부실이 상업은행으로 확장되는 것이며, “미국의 지역은행 300개 중 100개의 파산이 시간문제라고 하는 등 금융부실이 투자은행에서 상업은행으로 넘어가는” 것을 조장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진정한 금융위기 수습책이라고 봐야 할 금융규제를 위한 포괄적인 제도적 대책은 어느 세월에 나올 수 있을까. 11월 4일 대선이 끝난 후에 수술팀이 교체되면 근본적인 치유책이 준비될 수 있을까. 당장 금지했던 공매도 규제를 3일 법안 통과와 함께 해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걸 보면 그리 낙관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심장수술만으로 미국 신자유주의 거인을 살릴 수 있을까

2007년 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이후 1년이 훨씬 넘게 금융전반의 부실과 파국이 오고 있는 동안 다른 부위들은 멀쩡했을까. 유감스럽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실핏줄이 터지고 동맥이 경화되고 심장까지 증세가 전이되는 동안 미국 신자유주의라는 몸통 자체가 병들고 있었고 현재 순환기 못지않은 중병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사실 진짜 구제금융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 미국 경제의 몸통인 실물경제다.

미국 경제의 뼈대라고 해야 할 제조업들은 이미 실질적인 경기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서 10월 1일 발표한 9월 제조업지수가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장 주문도 2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제조업의 상징인 자동차 기업들도 9월 미국내 매출이 26퍼센트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의 신용경색은 미국 기업들의 정상적인 자금 조달 경로마저 원천봉쇄를 하고 있는 셈이 되었다.

자본시장에서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이 거의 불가능해진 것은 물론 회사채 발행시장과 기업어음시장(CP)도 얼어붙었고, 은행을 통한 기업 대출은 고사하고 은행에 예치해 두었던 자금마저 빼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등급이 양호한 비금융 회사채 발행건수도 지난 9월 105억 달러에 불과했다고 톰슨로이터는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0억 달러에 비해 25퍼센트로 쪼그라든 것인데, 초우량 기업인 GE조차 신용경색 여파로 지난 1일 120억달러 신규 보통주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지난 5월부터 2퍼센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동성 경색으로 인해 은행들 사이에서 단기 거래에 적용되는 리보(Libor)금리는 9월 30일자로 6.87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10월 말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한다고 해도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 30년 동안 금융이라는 순환기 계통만 기형적으로 비대하게 발달해왔던 신자유주의가 지금 뼈대와 몸통까지 짓누르며 경제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의 시작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경기의 경우 진정되기는 커녕 최근 더욱 빠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케이스 쉴러 20지수’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16.3퍼센트가 하락했다. 이어지는 기획에서 상세히 다루겠지만 보다 본원적인 문제는 미국경제의 근본이라고 할 미국 국민들의 고용과 소득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제금융법이 통과되던 10월 3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5만 9,000개가 줄어들어 올해 9개월 동안 총 76만 개가 감소했다. 공식 실업자만 천만 실업자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은 8월에 이어 9월에도 6.1퍼센트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미국 경제 전체로 병이 전염되기 시작했지만 구제금융법은 주택시장이나 실물경제 안정화와 관련된 어떠한 요소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아직도 미국 경제는 응급실에 있다. 당장은 금융부실이 심각하여 응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물경제 부문은 아직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여기에는 수술비가 추가로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도 없다.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서 순환기 종양을 도려낸 뒤 실물경제라는 몸통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지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다.

내심 미국 재무부의 기대는 금융부실 안정화 → 신용경색 완화 → 기업 자금조달 회복 → 기업경기 활성화 → 고용과 민간소비 회복이라는 메커니즘이겠지만, 이렇게 순환기 응급조치로 경제 전체가 선순환을 타면서 살아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금융부실 수술만으로 끝난다면 미국경제는 향후 장기 입원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하이에나와 장의사들의 시대가 왔다

구제금융법안 통과 여부를 둘러싸고 전 세계가 미국 의회를 주시하고 있는 동안, 월가에는 부실로 먹잇감이 된 여섯 번째 규모의 와코비아 은행을 차지하려는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월가의 금융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던 지난 9월 와코비아 은행 역시 부실에 몰려 인수자를 구하는 처지가 되자, 자신도 상당한 모기지 부실을 안고 있던 씨티그룹이 나섰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지원 아래 와코비아의 은행부문을 21억 달러(주당 약 1달러)에 인수하는 합의를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0월 3일, 미국 웰스파고 은행은 주당 7달러(인수가격 151억 달러)라는 훨씬 좋은 조건으로 미국 정부지원도 필요 없이 와코비아 은행 전 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섰고 와코비아는 당연히 동의를 했다. 씨티그룹은 즉각 씨티그룹과 와코비아가 배타적 협상(exclusivity agreement)을 하기로 했으니 웰스파고와의 합의는 무효라고 반박하고 나섰고, 분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10월 4일 연방 대법원이 나서서 씨티그룹이 와코비아의 배타적 협상자이니 법원의 추가적인 명령이 있을 때까지 씨티그룹과의 협상안을 유지해야 한다고 비상명령을 내린 상태다.

와코비아를 둘러싼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쟁탈전은 앞으로 월가에서 어떤 풍경이 벌어질 것인지를 잘 암시해주고 있다. 화려했던 월가의 주요 금융회사들이 이후에도 계속 무너져 내릴 것이고 그 와중에 상처만 입고 생존한 금융회사들은 무너진 다른 기업들을 인수합병하여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문자 그대로 정글의 살풍경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로 보아서 미국 재무부의 7,000억 달러는 그나마 힘센 금융기업들이 인수합병 전쟁을 치를 실탄을 대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기업 인수합병의 1/3을 차지하면서 월가의 떠오르는 스타로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사모펀드들이 지금은 레버리지가 극도로 위축되어 숨죽이고 있지만, 월가의 고물상으로 자임하고 나서면서 인수합병을 주선하거나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외환위기로 초토화된 한국 금융시장에 소리 없이 들어와 뉴브리지 캐피탈이 제일은행을, 한미은행을 칼라일이, 그리고 외환은행을 론스타가 가로채서 구조조정을 거친 후 비싸게 팔아버린 일이 본토인 미국에서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살아남은 투자은행들은 먹고 먹히는 인수합병 전쟁의 와중에서 인수합병 자문을 명목으로 수수료를 챙기고자 할 수도 있다. 명성 높은 총잡이들과 보안관들이 모두 없어진 월가에 당분간 하이에나와 장의사들이 휘젓는 19세기 미국 서부개척시대가 펼쳐지리라 상상하는 것은 허황될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은, 우리 정부가 월가의 고물상들이 던지는 미끼에 현혹되어 철없이 ‘월가 쇼핑’을 운운하며 부실한 금융기업을 헐값에 인수해 보겠다거나 미국의 고급 금융인력을 스카웃하겠다고 기웃거리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한 지난 30일, “미국 의회에서 (구제 금융안이) 통과되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 정부가 긴급한 상황에 대해 선제 대응을 해 나간 것이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현실감이 극히 떨어지는 주장을 하고 있는 마당이니 월가보다 우리의 상황이 더 아찔해 보인다.

김병권/새사연 연구센터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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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빈수레

    정말 시원하게 글 잘 쓰시는군요...감사히 읽었습니다.

    2008.10.06 17:56 [ ADDR : EDIT/ DEL : REPLY ]
  2. 미국이 7000억 달러라는 외과수술을 받은게 아니라 7000억 달러라는 진통제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니라는 얘기죠. 쓴약을 거부하면 장기적으로 병은 낫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2008.10.06 18:2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