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10. 7. 21. 10:37
DTI 한도는 규제가 아니라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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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DTI 한도는 왜 규제하는가?
2. 부동산시장은 왜 침체되고 있는가?
3. 지금 정부에게 필요한 부동산 대책은?

[요약문]

- 최근 보수언론과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규제를 완화할 것을 연일 강조. 정부 내 국토해양부와 7.28 재보선을 의식한 한나라당 지도부 또한 DTI 규제를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 DTI란 소득으로 원리금 상환액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만큼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금융기관과 가계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LTV와 함께 필요한 조치; 일반적으로 DTI 40%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현재 서울의 50%와 경기/인천의 60% 한도는 최근 주택대출에 대한 규제강화 추세, 그리고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부동산가격에 비추어 결코 엄격한 규제 수준이 아님

-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 132%까지 상승. 버블붕괴 이후 가계의 부채조정으로 작년 말 123.8%로 하락했지만, 우리나라는 작년 말 152.7%까지 상승하여 미국보다 심각한 상태

- 또한 주택가격의 적정성을 나타내는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또한 2008년 기준 우리나라는 6.26으로 미국(3.55), 일본(3.72)보다 68~73% 높은 수준임; 특히 서울아파트의 경우 이 비율은 12.64에 달하여 미국의 주요 도시인 뉴욕(7.22)이나 샌프란시스코(9.09)보다 높게 나타남

- 인구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즌 도래라는 인구구성의 변화, 수요 측면에서 양극화에 따른 평균가구와 청년가구의 소득 정체, 공급 측면에서 신도시 확대 및 보금자리주택 등 공급 증가, 통화당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인상 추세로 주택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고 현재 가격하락은 주택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

- 현 정부의 부동산대책 핵심기조는 공기업인 LH공사나 자산관리공사의 미분양과 PF 매입을 통해 건설회사와 금융기관의 부실을 이전하는 정책. 향후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음.

- 따라서 DTI 한도를 40% 이내로 유지,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의 고정금리 유도, 단기 일시상환 대출을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도록 가계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조정 프로그램을 유도하고 지원해야 함

- 수도권 일부의 높은 부동산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함은 물론, 양질의 고용 창출 및 노동시장의 각종 차별정책 해소 등을 통해 중/저소득층의 실질소득 증가를 유도하는 거시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됨

여경훈 khyeo@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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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인 DTI를 좀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란 명분이지만 DTI 올려서 좋은건 건설업체 뿐입니다. 은행 입장에선 부실채권으로 이어지기 쉽고 가계 측 입장에서도 위험한 대출을 조장한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사실 건설업체도 당장은 분양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가계대출이 부실화되면 나중에 또 자신들에게 어떤 불똥이 튈지 모를 일입니다. 경제활동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건 '재정 건전성' 과 '경제주체들간의 신뢰' 라고 생각합니다.

    DTI 규제완화는 이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저는 반대합니다.

    2010.07.21 17:13 [ ADDR : EDIT/ DEL : REPLY ]
  2. 대전

    DTI규제 완화? 이건좀....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2009.2010년 주택구입에 강한 매수세가 이어졌는데 저소득층의 경우 상당액의 대출을 안고서도 부동산 매수를 한것이 사실입니다.또한 중요한것 중 하나는 연봉 5000만원이 평생가는것이 아니고 1년후 연봉 Zero가 될수도 있다는 겁니다.어떻게 보면 DTI규제도 별의미가 없다고 보여지기도 하네요.가장 좋은 부동산 투자 방법은 100% 자기자본으로 하는게 가장 좋을 듯,,,투기는 No No...어쨌거나 그로 인한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벌써 후회(소득대비 과도한 이자부담 등)하고 있는 분들이 한두분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은행이 담보대출에 조금만 더 인색했다면 경매,부도위기까지는 가지 않을 건데...안타깝네요...이제 서서히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올것 같네요...

    2010.07.23 16:16 [ ADDR : EDIT/ DEL : REPLY ]

주제별 이슈 2010. 7. 19. 11:17
워킹 푸어(Working Poor), 일을 해도 가난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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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한국의 빈곤 양상이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회와 정부는 빈곤 문제를 장애인이나 노인, 아동, 여성가장 등 전통적인 빈곤층 중심으로 다루어 왔다. 하지만 최근 전통적인 빈곤 계층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편, 새로운 빈곤계층이 확산되고 있다. 열심히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워킹 푸어(working poor)가 바로 그들이다.

워킹 푸어의 문제점은 취업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사실 그 자체이다. 고령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가지지 못해서 빈곤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 하는 것이 워킹 푸어의 현실이다. 비정규직과 영세·독립자영업자 등과 같은 워킹 푸어에게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실업과 고용불안, 높은 가계부채와 소비에 있어서의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으며, 내일에 대한 희망마저 가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워킹 푸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회보험이나 복지서비스에서 배제되어 있으며, 고용지원서비스의 도움도 실질적으로 받기 힘들다. 주거지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미미하며, 자녀 교육에 대한 지원 역시 충분하지 않다.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일을 해도 빈곤은 계속되는, 하지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은 없는 워킹 푸어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 글은 한국의 워킹 푸어, 근로빈곤의 현실태에 대해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원인과 해결책을 분석하는데 앞서, 워킹 푸어의 정의 및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워킹 푸어 규모와 특성, 현실태에 대해 고찰한다. 이와 함께 워킹 푸어 관련 제도적·정책적 방안을 도출하는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는 워킹 푸어의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대해서 역시 규모, 특성, 현실태를 살펴본다. 분석에는 통계청의 2010년 1분기 가구동향조사 원자료와 2010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를 이용한다.

워킹 푸어의 사전적 의미는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생활보호 수준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워킹 푸어, 근로빈곤의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좀더 명확한 개념 정의가 필요한데, 이 글에서는 OECD가 국제비교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을 따른다. 가구원 수를 고려한 균등화 가구소득에서 중위소득의 50% 미만을 빈곤가구로 보는 상대빈곤 개념을 사용하여 빈곤가구를 정의하고, 빈곤가구 중 15세 이상 64세 이하인 취업상태에 있는 가구원이 있을 경우 그 가구와 그 가구에 속한 가구원을 워킹 푸어로 규정한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통계청의 2010년 1분기 가구동향조사 자료를 이용해 한국의 워킹 푸어 규모를 직접 구해보면, 2010년 1분기 현재 전체 가구의 29.44%가 빈곤 상태에 있으며, 12.55%가 워킹 푸어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빈곤가구 중에서는 42.63%가 워킹 푸어인 것이다. 워킹 푸어 가구의 구성원을 워킹 푸어로 보고 인구기준으로 보면, 2010년 1분기 현재 4,547만명의 인구 중 452만명, 전체 인구의 9.93%가 워킹 푸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도쿠라 다카시와 현대경제연구원은 워킹 푸어를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노동자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이는 워킹 푸어의 정확한 개념을 만족하지 않지만 열심히 일해도 빈곤할 수 있는(poorable) 일자리를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해, 통계청의 2010년 3월 경제활동조사 원자료를 이용해 현재 3인 가구 최저생계비 1,110,919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 임금근로자의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 29.4%의 노동자가 빈곤상태에 있을 경우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빈곤상태를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워킹 푸어 가구의 특성 및 현실태에 대해 분석한 것은 다음과 같다. 워킹 푸어 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는 2.26명이고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가 많았으며, 맞벌이 가구의 경우는 워킹 푸어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 푸어 가구의 평균 소득 및 가처분 소득은 워킹 푸어가 아닌 가구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며, 이와 같이 소득이 낮은 워킹 푸어 가구의 경우 소비지출이 가처분 소득을 훨씬 초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비지출에 있어 교육비와 보건비 지출 수준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적었다. 또한 워킹 푸어 가구의 입주형태는 자기집의 비중이 작았고, 보증부 월세의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워킹 푸어 가구의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주거비 상승에 가계지출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3인가구 최저생계비 미만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 즉 워킹 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들에 대해 살펴본 결과, 이들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구성과 비교했을 때 임시일용직과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았다. 그리고 여성의 비중이 더 컸고, 상대적으로 학력수준이 낮았으며, 연령대를 구분해 각 연령대의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았을 때 전체 임금근로자에 비해 청년층이나 고령자층의 비중이 더 컸다. 또한 이와 같이 낮은 임금을 받음에도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을 직장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워킹 푸어 발생과 증가의 원인 및 배경으로는 (1) 비정규직의 증가와 비정규직 임금저하, (2) 실직의 증가, (3) 소득의 양극화, (4) 노동시장에서 존재하는 차별, (5) 해외 투자 증대 등이 주로 이야기 되고 있다.

“일자리의 제공이 최선의 복지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노동의 대가인 임금으로 빈곤을 벗어날 수 있고, 어느 수준 이상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워킹 푸어는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고, 최저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어떤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카도쿠라 다카시는 “현재 당신이 워킹 푸어에 해당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중요치 않다.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을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워킹 푸어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현실에 대한 분석인 이 글과 같은 연구들을 기반으로 워킹 푸어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고, 다양한 층위에서의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수현 sida7@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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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0. 7. 12. 15:01
다시 부활한 Treasury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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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지난 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 경제는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적어도 절반 줄이고, 2016년까지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줄이거나 안정화시킬 재정계획을 공언"한다고 발표하였다. 금융위기를 예견하지도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며 숨죽이고 있던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Sovereign-debt crisis(국가재정위기)'라는 용어를 빌려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정책이 한 나라의 경제적 활동과 실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은 통상 Treasury view에서 그 이론적 뿌리를 찾는다. 1920년대 영국 재무성 관료들은 정부지출을 늘리면 그 만큼 민간 지출이나 투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적 활동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데서 비롯되었다. 정부의 권한을 줄이기 위해 감세, 민영화, 규제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시장과 개인의 책임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근거로 주류경제학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재정정책의 유효성은 대공황 이후 케인즈의 유효수요 원리로 잘 설명되고 있는데, 개념적으로는 미국의 경제학자 러너(Lerner)의 '기능적 재정(functional finance)'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능적 재정'에서는 재정정책은 총수요가 부족한 현실 경제에 수요 창출이나 실업 극복 등 경제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 기능이나 효과를 지니고, 이와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게 된다.

개별 국가에서 재정정책이 올바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국제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 시기 G20에 진정으로 필요한 국제적 공조다. 장기적으로는 달러체제를 극복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특별인출권(SDR) 확대와 지역별 통화기금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국제적 투기자본의 이동을 규제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업의 막대한 이윤이 투자로 전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금융위기를 전후로 기업은 막대한 현금을 축적하고 있음에도 기업의 투자는 GDP의 10% 이하로 줄어들고 있다. 기업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임금을 줄여 비용을 삭감하면서 이윤이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는 오히려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업의 자본소득(capital gain)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규제와 안정,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등의 조치가 실시되어야 한다.

또한 재정정책에서 '신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재정적자는 결국 국민이 져야 할 부담이다. 침체기에 재정적자를 늘리더라도 회복기에 재정흑자를 통해 건전한 재정을 달성하는 것은 정치적 '신뢰'로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오늘의 '빚'이 내일의 '수익'으로서 비전을 제시해야 그 빚을 사회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여경훈 khyeo@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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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0. 7. 6. 13:55
재정정책에 관한 국제공조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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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재정지출 축소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경제위기의 재발을 우려하면서 경기부양책을 지속해 나갈 것을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이 두 글로벌 리더 그룹의 입장차는 최근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있었던 G20정상회의에서 크게 부각되었고, 결과적으로 단일한 금융안정화 정책 틀을 만들어 내고자 했던 G20의 원래 목표도 불투명해졌다.

유럽 국가들의 입장은 현실의 경험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그리스에서 시작해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유로권의 존폐여부까지 논란이 되었다. 이런 상황을 겪고 나서 기존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정책기조를 유지할 순 없다. 재정지출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가지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토론토 G20정상회의에서도 유럽 쪽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2013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합의가 되었다. 또한 개별적으로 이미 예산축소가 시작되었다. 영국은 2011년 GDP에 2퍼센트에 해당되는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 GDP의 11퍼센트를 웃도는 재정적자를 2015년까지 1퍼센트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2014년까지 GDP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예산을 줄이기로 결정했고, 스페인도 자진해서 GDP 대비 11퍼센트 수준인 재정적자를 2013년까지 3퍼센트 정도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현재 상황에서 재정지출 규모를 축소하면 더 큰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매우 강력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G20정상회의 서한에서는 염려 수준의 언급만 있었지만, 뉴욕 타임스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폴 그루그먼은 재정긴축을 강행하면 “제3의 공황이 닥칠 수 있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2010/06/27). 크루그먼의 주장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873년에 시작해서 1896년까지 지속된 장기공황을 (The Long Depression)을 첫 번째 공황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1930년대 대공황을 두 번째 공황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의 위기도 자칫 이 두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과거의 두 공황이 지속적인 침체로 일관한 것은 아니다. 중간에 성장을 이루는 등 회복의 기미를 뚜렷이 보이기도 했다. 현재의 경기회복에 대해 너무 낙관적 태도를 취하여 그동안의 부양정책을 갑자기 철회하면 “1933년 경기회복기가 대공황의 끝이 아니었듯이, 현재까지 이룬 경기회복도 제3의 공황의 한 국면으로 후대 역사가들이 기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때맞춰 나온 미국경제의 악재들

크루그먼의 경고와 있은 후 최근 열흘간 미국의 주식시장은 연속적 하락세를 보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연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기대보다 좋지 않게 나온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실업률, 신규주택 매매, 제조업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등 여러 주요 지표들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림1] 미국의 제조업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 변화

출처: Bloomberg, The 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먼저 미국 공급자협회(ISM)가 발표하는 제조업지수의 경우 전월의 59.7에서 56.2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컨퍼런스 보드에서 조사 발표하는 소비자 신뢰지수의 경우에는 전월 62.7에서 52.9로 16퍼센트 가까이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 이런 변화는 고용시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국의 실업률이 줄지는 않았지만, 매월 꾸준히 고용자 수가 증가해 왔다. 하지만 6월 들어 농업부문을 제외한 전체 고용자 수가 12만 5천 명 줄어들었다. 실업률은 5월의 9.7퍼센트에서 9.5퍼센트로 조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경제활동 인구가 65만 명가량 감소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인구센서스 조사원으로 5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단기적으로 창출했는데, 이 중 22만 5천 개의이 계약이 만료되면서 전체 경제활동 인구도 줄어들고, 고용자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약 34만 명이 인구센서스 조사인력으로 남아 있어, 앞으로 계약이 만료되면 추가로 고용자 수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시장도 침체되긴 마찬가지였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신규주택 판매 실적은 전월보다 32.7퍼센트가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로 18.3퍼센트 축소된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50만 채 이상의 신규주택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훨씬 밑도는 30만 채만 판매되었다고 한다(경향신문, 2010/06/24). 이번 전 세계 경제위기가 미국의 주택시장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지표는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되어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어느 쪽이 맞나?

유럽의 재정위기에 이어 나온 최근 경기회복세의 둔화는 더블 딥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재정지출을 줄여도 문제, 늘려도 문제다. 어느 쪽의 진단이 맞는지 상관없이 위기가 장기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The Economist에서 양쪽 모두를 비판하면서, 다소 ‘균형 잡힌’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것을 제시하고 있어 이를 소개하도록 하겠다("Austerity alarm", 2010/07/01). 이코노미스트지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양쪽 모두 문제를 너무 단순화시키고 있다. 크루그먼의 조잡한 케인즈주의는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과 미래 재정수입과 지출에 대한 그들의 기대와의 관계를 과소평가한다. 예를 들어, 선진국의 기업들은 현재 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다. 그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소비수요가 약하기 때문이기보다는 정책적/금융적/재정적 불확실성과 좀 더 깊은 관계가 있다. 만약 정부가 이런 우려를 적절히 해소한다면, 기업인들은 투자를 시작할 것이다. 재정긴축을 옹호하는 쪽도 위험천만한 과장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1990년대에 캐나다와 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재정적자를 줄이면서 경기부양에 성공한 사례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해당 국가들은 이자율을 급격히 낮출 수 있었고, 자국통화의 평가절하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이런 정책을 쓸 수 없다. 이미 이자는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수준이고, 잘 사는 나라들의 통화가치를 한꺼번에 낮출 수도 없다. 이런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재정긴축이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없다.

두 주장 모두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언론과 경제학자들은 더블 딥이 온다와 안온다로 극명한 의견차를 보이며 예언을 하고 있지만,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한다. 그 와중에도 눈여겨 볼 주장이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를 중심으로 그를 따르는 일단의 전문가들은 크루그먼과 비슷하게 긴축정책에 대한 반대 주장을 펼치지만, 그들은 국가적 차원의 사회적 보장체제를 강화하는 것과 세계적 차원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강조한다(스티글리츠 유엔 보고서The Stiglitz Report). 사회적 약자 계층과 개도국이 경제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을 중심에 놓고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설계한 위기 대응책이 금융부문의 변동성을 낮추고 경제 전체의 불안정성도 완화하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성장의 회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재정지출을 늘리느냐 마느냐보다는 지출을 통해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재정지출 확대가 4대강 사업을 신속히 종결하는 것에 맞춰진다면 미래에 환경재앙과 더불어 경제적 재앙이 닥칠 수 있다.

박형준 hjpark@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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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작나무숲님과 비슷한 의견! 지출이 어느 부분에서 이뤄지느냐가 불안을 줄이느냐, 키우느냐의 열쇠인 듯.

    2010.07.06 16: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정부에서 발표하는 한국경제 전망이 갈수록 낙관론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0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5.8%로 상향조정하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경제성장률도 6%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목표치를 올려 잡은 것이다. 광공업 생산도 지난해에 비해 수개월째 20% 이상 늘어나고 있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제조업 가동률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체 지표의 상승은 대부분 수출 대기업이나 정부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반면 국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내수 쪽은 아직도 게걸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서비스업은 여전히 전월 대비로 하강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소비능력을 보여 주는 소매판매도 늘기는 했지만 지난 5월 전년 대비 3.6% 증가에 그쳤다. 경제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미래생활 형편의 경우 뚜렷한 개선의 조짐이 없다. 가계수입 전망과 소비지출 전망이 다소 오르기는 했지만 1~2% 내외에 불과하다. 우리 경제가 수출 대기업의 높은 실적상승세와 부진한 가계소득과 소비 사이의 격차가 지속되는 취약성을 구조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의 경기를 예고해 주는 경기선행지수가 올해 들어 계속적인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는 중이다. 외형적인 경제지표도 하반기로 가면서 상당히 누그러질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 지속, 중국 성장률 둔화, 미국 경기회복 약화 등 외적인 환경이 결부되면 수출 탄력도 이전 같지 않을 확률이 높다.

우리경제의 하반기 전망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부동산 경기와 주식 금융시장 동향이 될 것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부동산 경기의 대세 하락을 전망하는 예측들이 줄을 이었고, 주택가격과 거래건수의 급감 추세가 나타나면서 실제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부동산 경기의 반등을 예상할 수 있는 어떤 조건도 만들어지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9월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주식시장도 지난해와 같은 뚜렷한 대세 상승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이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펀드 투자 자금도 꾸준히 환매 경로를 밟고 있는 중이다.

왜 부동산 경기와 증권시장 동향이 중요할 수 있는가.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안정적으로 늘지 않는 고용불안 상황이 지속되자 우리 국민들은 금융회사 대출을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과 증권시장 등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고, 외환위기로 300선까지 밀렸던 주가도 2007년 한때 2천을 넘는 등 고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펀드 열풍이 불자 거의 2천만 계좌에 가까운 펀드개설이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국민들의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면서 실물 내수시장이 확장돼 갔던 90년대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한마디로 2000년대 한국경제는 국민의 실질소득과 실물경제의 성장이 아니라 부채와 자산시장의 거품에 의해 담보돼 왔던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현재 예금 취급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주택 관련 대출이 340조원에 육박한다.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한 금액도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으로 330조원을 넘는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다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펀드 설정 잔액은 300조원이 넘는 실정이다. 국민들이 부동산 경기와 증권시장 동향에 그토록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국민 생활에 이처럼 깊이 연루된 부동산 경기가 대세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고 증권시장도 예전과 같은 고속성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과거처럼 다시금 이 시장을 부양해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원래부터 자산시장의 거품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74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자산시장의 팽창을 근원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현실을 봐도 이는 명확하다.

국민들의 노동소득과 실물경제의 건전한 발전으로 되돌아가는 것만이 답이다. 그런데 여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것에 반비례해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득이 정체하고 있는 마당에 자산시장 거품도 꺼지는 초유의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할 것인가. 국민들의 소득, 특히 노동소득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개선시킬지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고용시장 개혁이 향후 경제개혁의 핵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 매일노동뉴스 2010년 7월1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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