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5 / 10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목  차]

 

1.‘젠더평등’을 위한 새 화두
2. 노동시장에서 여성
3. 무임금 돌봄에서 여성
4. 문화생활에서 여성
5. 시사점


 

[본  문]

 

1. ‘젠더평등’을 위한 새 화두

 

사회 불평등의 오랜 논의 중 하나가 ‘젠더’ 문제이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젠더불평등은 계급, 연령, 인종 등의 차별에다 성 차별적 태도와도 얽혀있어 사안의 복잡성이 더 크기도 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성평등지수’를 만들어 매년 국제 비교를 하며 젠더평등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이 젠더평등이 공론화되면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대다수 여성의 삶이 여전히 고달프다는 현실은 계속되고 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젠더 이슈도 부상하고 있다.

 

여성 개개인의 배경이나 교육수준에 따라 직종, 직위, 임금수준 차이도 커지면서, 성차별로 인한 격차뿐 아니라 여성들 내 차이도 증가해 젠더평등의 논의 범위나 이슈도 다양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IPPR(공공정책연구소)가 펴낸 연구보고서 “큰 기대: 젠더평등의 약속을 탐색”을 통해, 젠더평등의 실현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높이기, 국회의원 수 늘리기, 고위직 임원 늘리기 등 ‘유리천장 깨기’식 접근으로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영국 현대사회가 급변해오면서 여성 개개인의 성장배경이나 경험이 다양해지고 있으나, 젠더평등의 이슈가 ‘유리천장 깨기’로 모아져 다수 여성들이 직면한 최저임금이나 무임금 돌봄 노동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영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젠더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수들도 ‘성평등 사회로 바꿔야 한다.’는 그 목표에 비해 관리 지표나 정책수단이 다수 여성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 사회 내에서도 여성들 내에서의 경제적 이질성이 커지고, 여성들 간의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증가하면서 가구소득 불평등도 감소에 영향을 주었으나, 여성들 내에서 고용 형태에 따른 소득 불평등이 오히려 커져 전체적으로 가구 불평등은 크게 줄지 않았다고 한다(신광영,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 후마니타스. 2013.4).

 

IPPR의 최근 보고서는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열망과 기대 변화를 탐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젠더 정치의 우선순위 논쟁을 촉발하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보고서는 “여성들이 남성의 게임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보다는 이 게임의 법칙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고민하는 ‘젠더 정치’가 필요하다”고 꼬집는다. 분석 자료는 1958년 국립아동발달연구, 1970년 영국 코호트(집단) 조사, 젠더 관계와 무, 유급 노동의 추이를 탐색하는 2011년 사회가계패널조사에 기반하고 있으며, 영국 전역의 16 가정의 여성 50인과 집단 및 개인별 세미 면접을 병행해 연구되었다. 이 보고서는 여성들 개인의 궤적이 오늘날 여성들의 경험과 지난 반세기 동안 영국 사회의 변화를 말해준다며, ‘유리천장 깨기’ 접근 방식은 젠더평등의 지배적인 논쟁이며 형식적이고 법적인 평등으로 협소하다고 결론짓는다.

 

이 보고서는 노동시장에서 여성, 무임금 돌봄에서 여성, 문화생활에서 여성 등 세 분야에 걸쳐 여성의 현실을 녹아낸 젠더평등을 위해 새 화두들을 던져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하단에 위치한 여성들의 일자리 개선이 시급하고, 여성노인의 문제도 함께 풀기를 권한다. 가정에서 돌봄 책임은 부모휴가나 이용 가능한 보육시설을 개선할 때 여성과 남성 모두 일과 돌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문화적으로 더 건강한 여성의 대표성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여성의 역할과 생활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힌다. 더 상세한 내용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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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5 / 14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덴마크 복지는 게으른 사람을 양산하는가?

 

2013년 4월 21일 뉴욕타임즈에 논쟁적인 기사가 실렸다. 수잔 데일리(Suzanne Daley)가 작성한 “덴마크는 오류투성이의 복지국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Danes Rethink a Welfare State Ample to a Fault).”라는 제목의 기사는 덴마크 복지가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드는 제도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리나라는 36세 미혼모의 사례를 들어 그녀가 16세부터 복지혜택을 받으면서 월 2,700달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격한다. 덴마크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16개월 전부터 이슈가 되어 근로유인을 위한 복지축소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덴마크 시스템이 8만 불 이상의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 56.5%의 높은 세금을 내는 대신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부자들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튼튼한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가장 큰 이유로 노동윤리의 소실을 든다. 경제활동인구 73%가 노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짧은 노동시간과 유급 육아 휴직, 20달러에 달하는 높은 최저임금 등으로 실제 일하는 시간은 훨씬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높은 노인인구 비율 증가로 인해 현재의 복지시스템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덴마크 내에서도 스웨덴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한 복지 시스템 때문에 불필요한 사람들까지 복지혜택으로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 복지축소 정책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발된 논쟁-복지와 경제성장

 

이 기사는 논쟁적 토론을 야기했고 많은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매사추세츠 경제학 교수인 낸시 폴브레(Nancy Folbre)는 “복지여왕 덴마크(The Welfare Queen of Denmark)는 게으르지도 가난하지도 않다”라는 기사에서 레이건 시대의 프로파간다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레이건은 대선 기간 복지여왕 이야기를 즐겨했다. ‘복지 여왕’이란 수십 개의 가명을 이용해 정부로부터 복지혜택을 받아서 캐딜락을 몰고 다닌다는 한 흑인 여성을 비꼬는 별명으로 복지로 인한 도덕적 해이와 노동의욕 상실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이 여성은 실존 인물이 아니었으며 레이건의 복지축소를 정당화하는 프로파간다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여론을 이용한 정치적 쇼의 대명사로 지적되는 사례이다. 저자는 수잔 데일리의 기사가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공격한다. 비도덕적이고 게으른 유색인종 여성이 정직한 사람들의 세금을 도둑질해간다는 이미지를 통해 신자유주의적 복지축소를 추진한 것이다.

 

이야기는 항상 같다. 복지는 사람의 노동의욕을 저하시키고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며 사회의 활력을 저해한다. 하지만 낸시 폴브레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피터 린더트(Peter H. Lindert)는 뉴욕타임즈의 기사가 몇 가지 불확실한 통계를 통해 공포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미국이나 복지지출이 낮은 다른 국가에 비해 25~55세 인구의 노동시간이 많음에도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통계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문제는 근로유인책의 부족이 아니라 고령화에 있다. 오히려 그가 공짜 점심의 수수께끼라고 부르는 현상은 북유럽의 높은 사회지출이 사회의 생산성이나 경제성장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증거는 전혀 없이 더 많은 수명, 낮은 빈곤률, 더 투명한 정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령화는 세계 모든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며 이는 복지국가 축소가 아닌 시스템의 합리적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복지제도로 게을러진다는 것은 이데올로기적 공격을 통해 분노를 조장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낸시 폴브레는 노동시간 축소는 경기침체로 인한 일자리의 부족이 원인이며, 노동시간이 적다고 덴마크의 경제지표와 삶의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높은 한계 세율에도 덴마크의 GDP는 미국보다 높으며(미국 4만 8천 달러, 덴마크 5만 9천 8백 달러) 의료비용은 낮고 건강수준은 높다. 아동빈곤은 6.5%로 미국의 23.1%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경제위기의 타격을 동일하게 받았으나 잘 규제된 금융시장은 주택시장의 몰락을 막을 수 있었고 공공부채 역시 미국과 유럽 평균에 비해 낮다. 어떤 증거를 보더라도 덴마크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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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5 / 06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추천 보고서(12)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의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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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시장은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2. 시장/경쟁은 의료비용을 증가시킨다. 
3. 의료 비용증가가 의료질에 영향을 미치는가?
4. 환자들은 과연 합리적인 선택을 할까?
5. 시장은 의료의 대안이 아니다.

 

 

 

[본  문]

 

1. 시장은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굳이 진주의료원 사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 의료는 이미 지나치게 시장화 되어 있다. 유일한 공적 영역은 건강보험이나 보장률이 50% 중반에 불과하고 그 외 모든 의료 영역은 시장화 되어 있다. 한국 사회 의료 시장화의 문제점은 심각하지만 시장이 합리적이며 모든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는 믿음은 맹목적이다. 공공의료에 대한 불신은 심각하고 의료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시장적 방식-경쟁의 도입”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이 좀 비싸더라도 고급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과 병원들의 경쟁이 효율성과 의료의 질을 보장한다고 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병원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선택과 병원들의 경쟁이 의료 질을 높여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은 진실일까? 가장 시장화 된 의료로 평가받는 미국은 보건학자들은 이 문제에 답을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의료비용은 과도한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Is Health Spending Excessive? If So, What Can We Do About It?” Health Aff September/October 2009 vol. 28 no. 5 1260-1275)에서는 미국 의료비용이 과도하다는 전제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도출한다. 이하는 그 핵심 내용의 요약이다.

 


2. 시장/경쟁은 의료비용을 증가시킨다.

 

미국 의료비는 매우 높고 건강결과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는 사실은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알려져 있다. 왜 비용이 문제가 되고 어떤 부분을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의료에서 비용, 의료질, 접근성(cost, quality, access)은 정의하기 쉽지 않다. 특히 의료질은 정의하기가 더 어렵다. 건강결과와 위험의 조정을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종 일정한 프로세스에 부합하는지 여부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의료에서 총 복지를 정의하기 어려운 것과 별개로 의료비용은 이미 충분히 과도하다. 일반적으로 소득증대와 고령인구의 증가, 의료질 개선이 의료비 지출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는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소득증가에 비해 의료비 지출이 과도하기는 하지만 미국은 그 차이가 지나치게 크고 앞으로도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된다. 또한 고령인구의 증가는 의료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물론 고령인구에 대한 의료비 부담은 향후 큰 부담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설명하는 요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의료비 지출을 설명하는 요인들은 ?평균적 수요의 의료자원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금액보다 과도하게 지출되는 급여(경제적 비용) ? 높은 의료질 ? 비보험, 불충분한 보험자 ?낭비적 지출을 포함한 비효율적인 공급 ?행정비용등이 이야기된다. 연구자들은 의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개입방식을 수요, 공급, 제도, 연구개발 등의 영역으로 구분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이상의 결과를 보면 미국의료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요인들이 의료비용 상승과 비용 상승률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상충하는 이해관계자의 성숙(의료기기, 의약품, 보험회사 등 자본, 병원, 의료인 등)과 보수지불시스템의 영향이 제일 큰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자들은 시스템 전반이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한두 가지의 개선으로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총복지의 감소 없이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가격에 효율적인 절차를 규명하고, 의료공급자가 의료혜택을 기대하는 환자들을 보다 낮은 가격으로 선도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의료공급자가 이런 프로토콜을 잘 따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디자인하고 비용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연구에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는 비용절감과 의료질 담보라는 두 가지 상충된 목적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며 이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매우 합리적 개입과 조정이 절실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자와 의료인 등 플레이어들의 합리적 의료 조정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행위별수가제의 개선과 메디케어의 개선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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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4 / 29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새사연 이슈진단(13) 박근혜 정부의 보육정책 평가 파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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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발표로 시작된 새 정부의 부처별 업무보고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이번 정부부처의 업무보고에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 실천과제와 부처 칸막이를 없앨 협업과제가 주요하게 담겼다. 부처별로 내놓은 업무보고는 대선 공약, 새 정부 인수위원회가 정리한 실천과제뿐 아니라 인수위 과정에서 논의된 내용도 포함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부실한 ‘인사’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천한 내각 인사들마다 자질 논란을 일으켰고, 중도 사퇴한 인사도 여럿이다. ‘인사만사’가 ‘인사참사’로 이어지면서 새 정부는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에 거는 기대를 접을 수는 없다. 보수 정당이 ‘복지’나 ‘경제민주화’ 아젠다를 선점해 정권을 잡은 만큼 약속한 공약은 지켜가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 측에 있다.

 

박근혜 정부가 내건 청사진은 ‘고용-복지-성장’의 선순환이다. 하지만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운데다 국내 경기도 낙관적이지 않으며, 복지 공약에 필요한 재정마련도 불투명해 박근혜 정부의 비전과 정책이 단순한 수사(레토릭)일 수 있다는 의구심도 크다(이혜경,  2013). 특히, 새 정부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과연 이 복지 모델이 고용-성장과 어떤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 맥락에서 보건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보육 세부과제들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1.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전망

 

박근혜 정부가 취임 50여 일 동안 가장 서두른 일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였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고,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는가 하면 이 전 대통령이 강행한 4대강 사업에 대해 전면적 감사를 지시한 일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행보는 복지 영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전 정부의 복지와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복지는 현금 중심, 부처간 사업의 중복과 누락으로 인한 비효율성, 선별복지 등으로 줄곧 비판받아왔다. 그래서인지 새 정부는 현금과 서비스의 결합, 부처 칸막이 없애 효율 극대화, 선별과 보편복지의 조화 등을 내세워 이 전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복지전략으로 새 정부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새 정부 복지의 밑그림을 제공한 안상훈 서울대 교수(고용복지 인수위원 참여)는 한국형 복지국가전략의 핵심을 ‘사회서비스 고용을 통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창출’이라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안 교수는 기회평등과 분배에서의 ‘공정’과 복지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복지의 또 다른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안상훈, 2013).  

 

물론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복지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복지정책의 방향이 과연 그러한가에 대해서는 우려가 된다. 근본적으로 사회서비스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더라도 양질의 고용이나 양질의 사회서비스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고, 노동시간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나누지 않고 복지를 높일 수 없다. 게다가 사회개혁과 공적인 규제는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재정만 지출한다면 임기 5년 내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결국 박근혜 정부의 복지는 시장 중심의 공급체계, 사적 공급에 대한 공적 규제 부재, 증세 없는 복지재정의 취약성,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가진 잔여적인 복지의 한계를 답습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이은경, 2013). 앞으로 박근혜 정부가 그 바람대로 한국형 복지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잔여적이고 취약한 복지로 한국사회에 뿌리내릴지 지켜봐야한다. 그러나 현재 나온 부처별 업무보고만으로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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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4 / 17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위기의 공공의료 살리기파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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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위기의 공공의료
2. 외국에는 없는 의료공공성의 개념
3. 시장화된 현실이 만들어낸 개념, 공공성
4. 의료체계의 본질적 목표는?
5. 공공‘기관’ 대신 공공‘역할’론으로 전환, 타당한가?
6. 왜 공공기관이 중요한가?

 

 

[요약문]

 

공공의료가 위기다. 한국 사회 공공의료는 매우 취약해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은 병상수 12%, 병원수 6%로 전체의료에서 10%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OECD 국가 최하위이며 민간의료기관의 상업화된 의료행위는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의심케 할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새로 바뀌는 정부마다 공공의료 활성화를 약속해왔지만 정권이 끝나는 시점에서 평가해보면 공공의료는 더욱 위축되었다. 민간병원의 공급과잉 상태에서 공공병원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고 이로 인해 경영적자가 심화되는 식으로 악순환을 끊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민간병원 활성화론이 대두되고 있다. 의료개혁집단내에서도 기관으로서의 공공보다는 기능으로서의 공공에 방점을 찍어왔다.

 

공공의료기관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료의 공공성이 달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공공의료기관이 없어도 의료 공공성이 달성될 수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의료의 공공성이 대체 무엇인가?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의 경우, 철저하게 민간영역(시장)을 중심으로 의료체계가 발전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달성해야 할 과제들이 뒷전이 되고 이를 강조하기 위한 개념으로 ‘공공성’이 부각되었다. 지나친 시장화가 진전된 한국사회에서는 의료공공성 확보라는 시장질서 반대의 측면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한국 의료체계의 지배적 질서는 시장인가? 한국 의료공급의 시장화를 극복하기 위해 보조금정책-물적 인센티브 방식이 타당한가?

 

공공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 공공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구체적으로는 표준진료를 선도해야 한다. 올바른 진단 및 치료기준과 적절한 진료비를 받아야 하고 상업적 진료를 지양해야한다. 의료연구와 교육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제일 먼저 가고 싶은 병원이 되어야 한다.

 

민간기관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공익적 사업이란 재정지원을 받아 일부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에 불과하다. 그 경우 한국사회 시장적 의료질서 극복은 불가능하다. 보건의료전문가들은 한국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고 큰 틀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구조적 변화가 가능한 수준의 개혁조치들은 공공영역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적극적 예산 배정과 거버넌스 구조 개편, 운영과 진료 형식의 변화를 통한 멋진 공공병원 만들기와 이러한 공공병원의 의료체계 지배력을 높이는 것, 이것이야말로 한국사회 의료 개혁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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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