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오바마 교육정책 비교> 연재기획 목차

① 오바마, 일제고사에 반대하다
② 채찍인가 지원인가, 180도 다른 교원 정책
③ 극과극, 교육소외층에 대한 정책 판이한 한미

해가 바뀌었건만, 이명박 정부는 경쟁과 평가를 중심으로 한 시장주의적 교육개악 드라이브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올해에도 예상되는 일제고사 실시, 자율형 사립고와 같은 특수학교 확대, 억압적 교원정책 강행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의 원조였던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대대적인 방향 전환에 착수하고 있다. 전임 정권의 교육 정책으로 미국이 경쟁력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양방향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한미 교육정책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쪽은 어디일까.
새사연은 우리 교육의 희망을 찾는 다음카페 ’교육 새로고침’(
http://cafe.daum.net/eduf5) 운영진과 함께, 오바마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미국 교육 개혁 방향과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을 비교하고 향후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해 본다. <편집자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12월 16일 아니 덩컨(44) 시카고 교육감을 차기 행정부의 교육부 장관으로 공식 지명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일자리와 성장으로 가는 길은 교실에서 시작된다”며 학력 격차 축소와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교육개혁 의지를 표명했다. 대선 기간 동안 경제, 의료, 교육, 복지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적 성향의 정책을 제시해 미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오바마가 ‘실용적 개혁가’ 덩컨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미국 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세계 각국은 지금 교사가 자율적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 개개인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도록 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교육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교육적 노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토대는 우수한 교사의 양성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현장에서 실행하는 주체의 능력과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도루묵’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바마는 교육개혁의 주요정책 중 하나로 교원정책을 꼽으며 “교사의 경쟁력과 의욕을 제고하기 위해 수당을 인상하고, 교사를 전문가로 대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오바마의 교원정책은 교사 간 경쟁을 통해 교사의 질을 높이고자 했던 부시 정부의 교원정책과는 상반된 내용으로, 부시 정부의 교원정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그동안 미국의 교원정책을 그대로 들여와 교원 성과급을 확대하고, 교사 간 경쟁을 강화해 온 이명박 정부의 교원정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오바마의 교원에 대한 개혁정책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관심이 집중된다.

경쟁적 교원정책으로 열악해진 미국 교사의 현실

우선, 지난 부시 정부의 경쟁적 교원정책으로 달라진 미국 교원들의 현실을 살펴보자. 부시 정부는 NCLB법(낙오학생방지법)을 통해 실시된 일제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주정부의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축소하고, 연속하여 기준에 달하지 못하는 학교는 폐교시키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학교에 근무하던 교사도 함께 해고됐으며, 일상적으로 교사 간 경쟁체제를 만들어 임금과 성과급을 차별해 지급해 왔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이 실시되면서 미국의 많은 교사들이 교직을 떠났다.

현재 교사의 감소는 미국 교직사회에서 가장 해결해야할 절박한 과제가 되었다. 미국 내 신규교사의 약 33퍼센트 정도가 5년 이내에 교직을 떠나고 있으며, 학부에서 교사교육 과정을 시작하는 시기부터 교직에 입문한지 3년까지의 기간 사이에 약 75퍼센트가 교직을 떠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직을 떠나는 교사 중 극빈층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교원이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는 원인은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 여건에 있다. 미국의 비슷한 수준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다른 직업과 비교해 볼 때, 미국 교사의 평균 봉급은 4만 4,040달러로 낮은 수준이다. 예를 들어 타 직업의 평균 임금은 정식 간호사 4만 8,240달러, 회계사 5만 700달러, 치위생사 5만 6,770달러, 컴퓨터 프로그래머 7만 1,130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 교사들은 자신이 일하는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임금을 주는 직업을 찾으면 교직을 떠나는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일제고사에 의해 성취기준을 도달하지 못한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축소하는 정책은 열악한 학교의 근무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교원 감소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미국의 교육정책과 교원평가’, Wayne Au).

또한 경쟁 위주의 교원평가제도로 우수한 인재가 교직을 선택하지 않으며, 교사들은 적절한 연수를 받지 못해 교원의 질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미국의 중고생 1,200만 명은 담당과목에 대한 학위가 없는 교사들에게 수업을 받고 있다. 수학교사의 경우는 1/3이 수학과에 대한 학위가 없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교사 간 협력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새로운 교원정책

오바마는 이러한 미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향의 교원정책을 제시했다.

우수한 교원 확보 (Recruit Teachers)
먼저, 오바마 정부는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교원교육 장학금 제도’ 구축을 약속했다. 대학과정 4년, 대학원과정 2년간 장학금을 지원하여 질 높은 교사프로그램을 이수한 교사들이 적어도 4년 동안 열악한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쉽게 말하면 교육대와 사범대의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대신 열악한 지역에 부족한 교사를 확보하겠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 교사 확보를 위한 장학금 지급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등록금은 계속 인상되고 있다. 2009년 대다수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는 상황에서도 교육대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교사정원이 동결되고 신규교사의 채용규모가 매해 줄어들지만, 임용고시의 경쟁률은 중등뿐만 아니라 초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결국 교원양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줄어들고 교사가 되기 위한 경쟁은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교사 성과 평가 방식’ 도입
오바마는 모든 학교에 교원자격증 소지자를 교사로 임용할 것을 권고하고, 국가공인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여 모든 신규교사들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교원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해 배출된 3만 명의 우수한 교사들이 열악한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할 계획이다. 그리고 새로운 ‘교사 성과 평가방식’을 도입해 교사들이 어떻게 수업준비를 하고, 학생들의 성과물을 채점하고,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교수하는지에 관한 자료와 증거들을 수집하여 평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주마다 다른 교사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이수한 사람에게는 전문적인 공인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교사가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사훈련의 질을 향상시키고, 초년 교사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교사로서 직업 수행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더욱 성숙된 태도로 교직에 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자신의 교수법을 다른 교사와 나누고 교사 훈련에 참여하도록 교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즉, 교사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교사들 간의 협력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학교교육은 교원 개개인의 자질에 의해 좌우되기보다 교사 간 협력으로 더 큰 교육적 효과와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는 교사 간 협력보다 교원평가를 앞세워 경쟁을 유발하는 교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면 경쟁체제를 도입할 수 있지만, 그것은 본래의 목적대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또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활동은 단기간에 그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해 제도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교원평가는 일제고사에 의한 학생성적의 순위와 학급의 평균을 객관적인 교원평가의 척도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직 교원평가제가 법제화되지 않았으나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성과급 평가과정과 다면평가의 진행과정을 보면, 눈에 보이는 실적을 중심으로 객관적인 입증이 가능한 영역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학교 설립
오바마는 전문성 계발학교를 설립해 교사들에게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경력 교사들을 집중 교육하고 이 자리에 신입 교사들도 수업의 일환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러한 전문학교는 지역 내 교육 허브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1억 달러를 교사 훈련 개선과 학교-대학 간 파트너십 설립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교원연수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하기 보다는 교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교원의 연수정책을 추진한다. 교원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교원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목적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연수를 받아야 하며, 연속적으로 낮은 성적을 기록한 교사는 해임에 대한 두려움에서 연수를 받는다. 성과급 지급 기준에 연수항목을 배치하고 교원연수를 강제하고 있어 실제로 필요한 연수를 받기보다는 실적과 시간을 때우는 연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연수는 교원의 전문성 계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원에 대한 적절한 보상(Reward Teachers)
오바마는 교원에 대한 통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새롭고 혁신적인 급여체계를 마련해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신규교사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는 경력교사들과 농어촌이나 도심의 열악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계속해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더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교사들이 모여 자신의 교수법을 나누고 학생들의 학습 진행 과정을 검토하고, 커리큘럼과 수업 내용을 함께 계획하면 학생들의 성취도가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사들의 협력과 수업준비 시간을 유급화 하는 것이 우수한 교사들을 확보하는 데 핵심이 된다는 생각이다.

교육개혁의 주체로 교사를 대우해야

물론 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는 차이가 있다. 단적으로, 미국은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아도 교사가 될 수 있는 개방형 교원양성제도이지만 우리나라는 기간제 교사도 모두 교직이수를 받아야 하므로, 교원 경쟁률은 높고 교원 퇴직률은 낮다. 우리나라 교사가 미국에 비해 신분이 안정되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편이다. 오바마의 교원정책은 미국 내 교육개혁을 위한 것이므로, 우리는 우리의 교육현실에 맞는 대안적 교원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채찍’을 주된 기조로 삼던 부시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을 180도 전환해 지원과 협력 위주의 교원정책을 펼치려는 오바마의 개혁의지는 되새겨 볼만 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명박 정부는 교사 간 경쟁을 유도해 교육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부시 정부의 낡은 교육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 그것은 교사를 교육개혁의 주체로 보느냐 안 보느냐의 차이다. “교원을 전문가로 대우하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은 교육에 대한 교원들의 협력과 판단을 존중하고, 교사단체와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그의 태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정부가 아무리 강하게 교육정책을 추진한다 해도 교육받는 학생, 교육하는 학생을 양육하는 학부모, 그리고 교육하는 교사를 제외한 채 교육개혁이 제대로 시행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제 평생교육체제로 나아가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교육과 이해관계가 없는 국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과 함께 교육개혁의 단초를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억압적 교원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는 진정한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

최선정/새사연 회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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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고교 교육은 세계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하루 15시간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의 변화에 달려있다.”

지난해 방한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한국 교육에 대해 피력한 말이다. 세계의 교육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는데, 한국은 과거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비판이다.

비단 미래를 내다보지 않더라도 현재 국민들은 우리 교육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왜곡된 학벌사회와 그로 인한 대학서열화, 공교육 부실화, 사교육 비대화 등 변하지 않는 교육현실에 국민들의 고통과 불만은 쌓여만 간다. 모두들 교육에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교육개혁은 하루 아침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로부터 십년수목백년수인(十年樹木百年樹人) 즉,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사람을 심는다’고 했다. 교육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수단적 가치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지덕체로 대표되는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는 본질적 가치를 가진다. 이러한 교육을 개혁하는 것은 국가 전체와 국민 개개인의 미래가 걸려있는 일인 만큼 수십 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 ‘빵점’ 받은 MB정부의 ‘묻지마 교육’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교육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집권 1년 만에 우리 교육의 근간을 흔들어대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에서 빵점을 받은 낙제생답게 교육정책 역시 국민 여론과 상관없이 ‘묻지마’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올해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웠던 ‘촛불’들은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독주에 분노를 터뜨렸다. 0교시 수업, 우열반, 야간자율학습 등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학교 자율화 정책이 ‘미친 교육’으로 비하되며 광우병 ‘미친 소’ 수입만큼 원성을 샀다. 그럼에도 정부는 일제고사, 학교별 성적 공개, 학교선택제, 자사고 등 특수학교 300개 설립 등 인수위 시절 계획했던 교육정책들을 여전히 국민과의 소통 없이 진행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 내내 논란이 된 국제중 설립 문제에 대처하는 정부는 그야말로 안하무인 격이다. 지난해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 밀려 실현되지 못했던 국제중 설립 사안을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 인터뷰에서 불쑥 발표하고, 교육과학기술부는 한 달도 채 안 돼 이를 최종 승인했다. 보다 못한 서울시교육위원회가 시교육청의 동의안을 보류했으나, 누구의 압력 때문인지 보름도 안 돼 새벽에 결국 가결 처리했다. 공청회와 같은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기는 커녕, 국민의 70퍼센트가 넘는 반대여론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농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쫓기듯 무조건 내달린 것이다.

수월성으로 포장한 MB의 신자유주의 교육 ‘개악’

이명박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믿고 국민도 무시하며 교육 ‘개악’을 추진하고 있는 걸까. 정부는 현재 교육에 경쟁과 시장주의 원리를 적용하면 성공할 거라고 확신한다. 이는 학교 간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고, 수준이 떨어지는 학교는 도태시키겠다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이다.

그러나 정부가 벤치마킹한 영국의 신자유주의 교육 모델은 실패했다. 아이들의 학력은 저하됐고 온갖 정신장애에 시달렸으며, 저소득층 아이들은 교육에서 방치됐다. 공교육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편법/불법 행위로 위기에 몰렸고, 각 학교는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소수의 상류층이 다니는 일류학교와 다수의 중하위층이 다니는 삼류학교로 재편돼 학벌 세습구조를 공공히 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수월성 교육’을 명분으로 학부모들을 현혹시켜 자신의 입맛에 맞게 교육을 재편하려 한다. 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수월성 교육은 모든 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육이 아닌 부유층이 독식하고자 하는 영재교육, 귀족교육을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그 결과 10퍼센트의 선택된 인재 안에 들기 위한 아이들의 ‘소리없는 전쟁’은 겉잡을 수 없이 불붙어 사교육 시장은 거대해졌다.

사회적 합의로 교육개혁 이끈 해외 사례들

새로운 미래사회를 위해 세계가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excellence for all)’은 학생 개개인의 잠재적 능력과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식 교육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역시 ‘모두를 최고로 만드는’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 국민의 동의와 참여를 구하는 일이다. 유럽 지역의 몇 가지 사례들은 국민과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어떻게 교육을 개혁할 수 있는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현재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핀란드는 교육개혁을 딱히 누가 주도한다고 하기 힘들만큼 탄탄한 사회적 합의와 지지, 안정된 시스템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건 교육 및 사회체제 전반에 대한 항상적인 진단과 모니터링을 토대로 10년 주기의 교육개혁을 지난 40년 간 지속해 왔다. 특히 중요 교육개혁 방향과 정책에 대해서는 국민의 대의기구인 의회의 결정을 토대로, 입법적 조치를 취한 후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주도 및 일선 학교의 참여 하에 제반준비와 실험적 시도가 범국가적으로 이뤄진다.

프랑스는 2003~2004년 1년 간, 국민교육대토론회를 개최해 학교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프랑스 교육체제를 진단하고 향후 15년 간의 교육정책 방향을 수립했다. 국민교육대토론위원회는 22개의 토론주제를 제시, 각 학교와 지자체, 청소년/학부모 단체, 정치 사회 경제 각 분야별 기관 및 비영리단체 등을 망라해 토론회를 조직하고 토론 결과를 심층 분석했다. 웹 사이트 상에는 국민들과의 대화를 위해 수십 개의 온라인 포럼을 개설했다. 제시된 22개의 주제는 학교의 가치와 사명, 학교에서 추구해야 할 형평성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지도 방법, 시험의 기능과 모형, 학습부진아 대책, 교육행정체제 개선 등 매우 구체적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믿음직한 교육정책을 수립한 좋은 예다.

또한 유럽연합의 볼로냐 프로세스(Bologna Process)의 경우에는 1999년 ‘볼로냐 선언’을 기점으로 2년에 한 번씩 각 국가의 교육부 장관들이 모여 회의를 통해 고등교육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고등교육의 질적 보증이 유럽 고등교육 통합의 전제 조건’임을 공유하고, 45개 참여국들이 2010년까지 학점기반의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통해 대학 교육을 표준화해 학생들의 학점 교류를 자유롭게 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세계는 국가를 넘어 다양한 국가 간 협력으로 교육개혁을 이루기도 한다.

공동체 참여로 교육 대개혁을 만들어 나가자

올해 1년 간 이명박 정부가 보여 온 교육정책은 경쟁 교육,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 ‘수월성’이라 포장한 귀족학교 중심의 영재교육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교육정책은 사교육을 비대화시키고 공교육을 무너뜨려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우리나라에 진정 필요한 교육개혁은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과 정반대라 할 수 있다. 학생들끼리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협력식 교육,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성 교육, 모두를 최고로 만드는 ‘맞춤형 수월성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요구되는 교육개혁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새로운 교육개혁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 먼저 정부가 주도하고 주민, 학부모 등 공동체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는 현재의 교육개혁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유럽의 사례에서 봤듯이 교육개혁은 국민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뤘을 때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하물며 교육열이 높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우리나라는 말 할 것도 없다. 각 지역의 교육 관련 전문가, 교사, 학부모, 학생, 일반 주민 등이 공동체를 이뤄 교육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논의하고, 그 공동체가 교육개혁을 실행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과거 입시정책 위주의 근시안적인 교육개혁이 아니라 교육철학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근원적 교육개혁이 되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오래전부터 학벌사회나 대학서열화 문제를 지적해 왔다. 그러나 이의 대안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교육을 지향해야 하는가, 학교는 어떤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가’라는 교육철학이 합의되지 않은 채 당장의 해법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의뿐 아니라 구체적인 행정/재정적 방안이나 교육 내용과 방법 등 교육 전반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로 교육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교육은 우리나라의 미래다. 이제 교사, 학부모 등 전 국민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제동을 걸고 교육문제에 전면 나서야 할 때다. 이를 위해 한국교육의 새로운 개혁 방향을 근원적으로 모색하는 교육 대개혁의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 틀을 마련해야 한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가 아닌 ‘모두가 용이 될 수 있는’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선정/새사연 교육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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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교육> 연재기획 목차

① ‘사교육비 두 배, 공교육 붕괴’로 향하는 MB교육
무한경쟁 부추긴 영국식 교육은 왜 무너졌나?
‘경쟁교육, 귀족교육’이 MB식 ‘수월성 교육’?
④ 학교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


한동안 유행처럼 회자되던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비지니스 프랜들리’ 정책을 내세운 경영자 출신답게 이건희 회장의 말대로 교육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교육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수월성’. 국제중, 자사고 등을 증설해 10퍼센트의 우수한 인재를 따로 키우고, 일제고사를 본 후 그 결과를 공개해 학교를 서열화시키고 1등급 판정을 받은 인재에게는 특혜를 주는 것이다. 정부가 인식하는 수월성 교육이란 폭넓은 의미의 영재 교육을 뜻한다.

21세기 세계가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

그러나 영재 교육과 수월성 교육은 엄연히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인적자원 개발의 관점에서 봤을 때, 세계 교육은 ‘엘리트 교육→ 영재 교육→ 수월성 교육’의 순으로 발전해왔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는 소수의 특권층을 위한 ‘엘리트 교육’이 당연시되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누리게 된 것은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부터다. 명실 공히 교육은 국민의 천부적 인권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 초기 단계만 하더라도, 각 나라는 소수의 영재를 발굴·육성하는 ‘영재 교육’에 초점을 뒀다.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선천적으로 우수한 소질과 재능을 타고난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키워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창의성, 리더쉽, 전문성이 인재의 핵심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소수의 영재가 아닌 다수의 인재를 필요로 하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교육개혁과 OECD의 교육개혁 프로젝트는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excellence for all)’으로 나가고 있다. 여기서 ‘수월성 교육’이란 이명박 정부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학생 개개인의 잠재적 능력과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식 교육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정부의 교육정책은 아직 영재 교육에 머물러 있거나 엘리트 교육으로 후퇴하려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중이나 특수형태의 고교와 같은 ‘귀족학교’ 증설은 과거 엘리트 교육으로의 회귀와 다름없다. 이명박 정부는 경쟁과 시장원리의 도입으로 소수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수월성 교육을 완성하는 유일한 해법이라 생각하고 있다.

경쟁 없이 강한 핀란드의 협동교육

과연 그러할까. 눈을 돌려보자. 현재 정부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영국의 인근에는 핀란드가 있다. 핀란드는 고유한 민족과 언어, 오랜 식민 통치와 독립, 전쟁의 경험, 그리고 짧은 시기에 이룩한 근대화 과정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그러나 핀란드에만 있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경쟁 없는 교육’이다. 집안에서는 ‘엄친딸(엄마 친구의 딸)’과, 학교에서는 성적으로, 사회에서는 월급으로 비교당하는 늘 누군가를 누르고 올라서야 인정받는 우리 사회에서는 잘 믿기지 않는 얘기다.

그럼에도 핀란드는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세계 최고의 학력임을 입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PISA(OECD 국제학력조사) 결과에서 2000년, 2003년, 2006년 연속으로 공히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평준화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보장하며 두루 학력 상승을 유도한 핀란드의 수월성 교육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에 경쟁이 없는 이유는 경쟁보다 협동이 더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자원이 적고 강대국에 둘러싸인 핀란드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로 경제발전을 도모한다. 국민들은 각자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 경제발전을 이뤄야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휴대전화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한 해 매출이 정부예산과 맞먹는 기업 ‘노키아’도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따라서 핀란드 사람들은 우수한 일부를 위한 교육보다 모두가 차별 없이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가진다. 그래서 핀란드에서는 경쟁으로 낭비될 사교육비 걱정이 없다. 핀란드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재교육 비용, 궁극적인 국가경쟁력 저하 등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협동교육이 더 실용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학력 다른 학생들이 배우고 가르치는 ‘팀티칭’

협동교육을 중시하는 핀란드는 진학/취업을 위한 학교로 나뉘었던 학교제도와 우열반을 없애고 7세부터 16세까지 학생들을 선별하지 않는 종합교육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 일부에서 통용되는 ‘평준화=학력저하’라는 공식은 교육 연구자들에 의해 근거가 없는 것임이 밝혀졌다.

유바스큐라 대학의 바리야르뷔 교수를 비롯한 교육학 연구자들은 “핀란드의 종합학교가 터를 잡기 시작할 무렵의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연구 자료를 봤을 때 ‘학습레벨 등이 서로 다른 이질적인 학생집단’은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데 반해, 잘하는 학생들의 성적은 집단 편성 방법에 상관없이 똑같았다. 이는 PISA의 데이터와 같은 결과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수준에 따라 나누지 않는 대신 ‘따로 또 같이’ 개별화 교육을 시킨다. 획일적인 교육으로는 수준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의 학력을 동시에 높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핀란드는 학급당 평균 학생 수를 16~25명으로 유지해 학생 개개인이 소그룹 안에서 교사의 지도를 직접 받게 한다. 교사가 개개인을 지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후, 팀티칭을 실시한 것이다.

‘핀란드 교육의 성공’ (후쿠타 세이지 지음)에서 소개된 스트론베리 초등학교의 경우 그룹별로 자신의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 방식을 보면, 우선 학생들은 매주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과제의 목표를 정한 뒤 스스로 수집한 정보를 노트에 적어서 학교에 가져온다. 이렇게 정리한 노트는 실제 수업에서 교과서를 대신해 교재 역할을 하게 된다. 그룹에서 하나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다보면 아이들 사이에 학력 수준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팀원들끼리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대화하고 설득하는 능력과 높은 학습동기를 가지게 된다. 혼자만 잘난 ‘스타 플레이어’보다 두루 살피고 함께 나아가는 ‘팀 플레이’에 능한 사람이 우대받는 현대 기업의 풍토에 걸맞는 교육방법이다.

학생과 교사의 앙상블, ‘맞춤형’ 교육

팀티칭과 소수의 반 편성으로도 일시적으로 학습이 뒤처지는 아이들은 보충지도를 받는다. 수업은 각 반에서 5~10여명 학생들을 모아 개별 지도한다. 보충지도를 받는다고 해서 수치심을 느끼는 학생은 없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도 하거니와, 나는 수학이 뒤떨어져 보충지도를 받지만 내 친구는 국어를 보충지도 받을 수 있다는 식이다. 누구나 똑같이 귀하되 각자의 능력과 소질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핀란드인의 보편적 인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수교육 대상에는 영재아도 포함된다. 학교는 학습능력이 특별히 뛰어난 학생들을 위해 수업 중 혹은 방과 후 지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뛰어난 학생들이 불필요한 우월감을 갖게 되는 것을 경계하며, 부족한 학생들을 돕고 함께 끌어가도록 역할을 부여해 학습공동체 전체가 향상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렇듯 핀란드 교육은 한마디로 ‘맞춤형 교육’이다. 경쟁이 필요 없는 교육시스템이다. 모든 학생이 공통으로 따라야 할 ‘표준’이 없으니 평가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어렵다. 따라서 핀란드에는 종합학교를 졸업하는 16세 전까지 다른 학생과 비교하기 위한 시험이 없다. 등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학생의 평가는 주로 수업 중에 생산된 학생의 과제수행, 프로젝트, 교사가 실시한 시험과 포트폴리오 등으로 다양하게 이뤄진다.

교사들은 매일매일의 수업활동을 기록해 두었다가 학년 말에 종합적인 평가기록을 작성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초등학생 때부터 이뤄지는 ‘자기평가’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부터는 과목별로 평가결과가 기록되는데, 이 역시 절대 평가로 평점을 내며 교사의 꾸준한 관찰, 평가가 기본이다. 성적을 높이기 위해 ‘친구의 노트를 훔치는’ 경쟁 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겐 낯선 말이지만, ‘모든 평가는 선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력 향상을 위한 것’이다.

경쟁교육, 귀족교육을 수월성이라 강변하지 말라

우리 사회에서는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고교평준화’와 교육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수월성 교육’을 양극에 대치시킨다. 일부 보수언론매체는 ‘평준화=획일화’라는 프레임에 국민들을 가두고 ‘평준화 해체=수월성 보장’이라는 공식을 성립시켰다. 모든 학생이 학교를 평등하게 들어가는 것이 교육과정을 획일화시키고 이것이 수월성 교육에 장애가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작 평준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우리 교육현실에서 평준화가 해체되면 입시경쟁이 가중되고 오히려 획일적 입시교육으로 교육의 다양성을 침해할 것이라는 점이다. 즉, ‘평준화 해체=획일화=수월성 해체’라는 것이다. 평준화와 수월성의 조화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는 핀란드의 생생한 증언도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일제고사-학교정보공시제-고교선택제’를 통해 학교를 줄 세워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주고, 국제중/자사고 등 다양한 귀족학교를 양성하면 학생 간,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해져 수월성 교육이 실현되리라 주장한다. 평준화를 무너뜨려 경쟁을 수월성 교육의 주무기로 삼자는 말이다. 그러나 앞서 영국을 통해 살펴봤듯이 경쟁은 공교육을 황폐화시키고 부모의 학벌대물림을 더욱 공고히 할 뿐이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는 수월성 교육을 영재 교육과 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교육철학이 부재한 상태에서 무엇이든 세계 추세라면 가리지 않고 가져다 붙였기 때문이다.

세계의 선진기업들은 창의적 사고와 동료와의 협력을 통해 회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기 원하고 있다. 이는 곧 기회의 평등에 기초한 협력과 맞춤식 교육으로 범재를 인재로 만드는 21세기적 수월성 교육과 맥을 같이 한다. 핀란드 교육은 이러한 수월성 교육을 제대로 적용한 하나의 모델이다. 우리는 우리의 실정에 맞게 교육개혁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경쟁 교육이 아닌 진정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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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교육> 연재기획 목차

① ‘사교육비 두 배, 공교육 붕괴’로 향하는 MB교육
무한경쟁 부추긴 영국식 교육은 왜 무너졌나?
‘경쟁교육, 귀족교육’이 MB식 ‘수월성 교육’?
④ 학교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영국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은 말한다. “항상 제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면 있는 힘껏 계속 달려야 해.”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다른 이보다 앞서 나갈 수가 없다. 주변 세계도 함께 앞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죽을 힘을 다해 뛰어도 제자리 걸음이며, 경쟁자를 제치기 위해서는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 한다. 이 얘기에 빗댄 원리가 ‘붉은 여왕 효과(Red Queen Effect)’이다.

이명박 정부가 벤치마킹한 영국 교육 개혁은 어땠나?

우리나라 교육에도 ‘붉은 여왕 효과’가 적용되고 있다. 학생들은 저마다 성공하기 위해 사교육을 통해 입시경쟁을 하지만,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 방법을 이용하므로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영재가 아닌 이상, 경쟁자를 제치기 위해서 부모들은 경제력을 이용해 ‘고품질’의 사교육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시장주의적 교육개혁은 교육을 점점 더 양극화 시킬 뿐이다. 현재 이명박 교육정책은 여러모로 영국의 시장주의적 교육개혁 과정을 이식해 놓은 듯 유사하다.

그렇다면 영국의 교육개혁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신자유주의의 선봉장인 마가릿 대처가 집권한 후, 영국은 더욱 무한경쟁의 구도로 바뀌었다. 대처 정부는 경기 침체의 원인을 ‘학력 저하’로 규정해 ‘경쟁과 선택’을 통한 질 관리를 교육개혁의 기조로 채택해 교육에도 시장주의와 경쟁의 원리를 도입했다. 학생들의 표준학업성취도 검사를 도입해 학교 간 성적 순위표를 공개했으며, 학부모에게 학교선택권을 주었다. 그 후 집권한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정부 역시 학교 간 경쟁을 유도하는 교육정책을 강행했다. 이어 2007년 말, 고든 브라운 총리는 중등교육자격시험(GCSE) 성적이 나쁜 공립학교는 폐교시키겠다고 천명했다.

‘붉은 여왕의 나라’ 영국의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과 이를 뒤따르는 이명박 교육정책의 유사점을 면밀히 비교해, 우리 교육의 미래를 점쳐보자.

성적 나쁜 학교는 퇴출시키는 경쟁 시스템

첫째, 한국과 영국은 일제고사, 학교 순위 공개, 학부모의 학교선택제 등으로 각 학교를 성적으로 한 줄 세워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영국은 ‘학력 신장’을 최대 목표로 삼아 국정 교육과정에 맞춰 전국학력평가시험을 치르고, 모든 학교의 학업성취도 결과표를 해마다 발표해 학부모들에게 학교 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각 학교에 학생을 배정하는 지역교육청의 권한을 없애고 학부모들이 스스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학교선택제를 도입했다. 한 학교에 지원 학생이 넘칠 때는 학교와 거리가 가까운 곳에 살거나 동 학교에 형제자매가 다니는 학생에게 입학 기회가 먼저 주어진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10월에 치뤄지는 국가 주관 일제고사, 교육정보공개법에 의한 학교별 성적 공개, 학교선택제는 놀라울 정도로 영국과 닮은꼴이다.

둘째, 두 나라는 경쟁을 통한 ‘선택과 집중’의 예산지원 정책을 통해 성적이 나쁜 학교는 퇴출시키도록 한다. 영국 정부는 각 학교의 예산을 학생의 머릿수에 따라 책정하고 많은 학생을 끌어들인 학교에는 그만큼 추가예산을 보상으로 더 주었다. 반면, 정원미달인 학교나 학업성취도 평가에 실패한 학교는 교육부의 예산삭감을 이유로 폐교시켰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학교만 키우겠다는 의도다. 올해부터는 중등교육자격시험(GCSE) 성적이 나쁜 학교가 2013년까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폐교 또는 흡수 통합할 계획이다. 이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는 전체 공립학교의 5분의 1인 670여 개에 이른다.

우리나라 역시 서울시교육청이 2007년 2월 발표한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통해 ‘선택과 집중’의 예산지원 정책을 엿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비선호학교’에 대한 대책을 보면, 2010학년도 이후 경쟁에서 실패한 학교는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폐교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비선호학교란 학생을 많이 끌어들이지 못한 학교를 의미한다. 학부모들이 명문대 진학률과 학교별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를 선택하게 될 것을 감안하면 입시 교육이 부실한 학교는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유층 전유물인 영국의 ‘사립학교’ 와 한국의 ‘특목고’

셋째, 한국과 영국은 부유층 자녀만이 진학 가능한 입시 명문 ‘귀족학교’를 양산했다. 영국의 중등학교는 사실상 무시험으로 진학하고 학비가 없는 공립학교와 시험을 치고 학비도 내는 사립학교, 공립학교 중 시험을 치는 문법학교로 나뉘어졌다. 그 중 사립학교에는 부유층 자녀들의 지원이 몰린다. 전국 학생 수의 7퍼센트에 불과한 55만 명의 사립학교 학생들이 전체 대학 입학생의 20퍼센트, 옥스퍼드와 캐임브리지 대학 입학생의 50퍼센트를 차지한다. 1999년 대입결과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상위 성적을 내는 100개 학교 가운데 13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가 모두 사립학교였다.

또한 사립학교 출신의 75퍼센트가 전문직이나 관리, 경영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사립학교에 진학하길 원하지만 사립학교의 학비와 기숙사비는 연간 2,000만~4,000만 원으로 매우 비싸 부유층이 아닌 이상 엄두도 낼 수 없다. 그럼에도 유명 사립 초등학교의 경우는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그 학교의 입학 대기 명단에 자녀를 등록시킬 정도로 사립학교 열풍은 대단하다.

이러한 영국의 사립학교는 현재 우리나라의 특목고, 자사고와 유사하다. 거기에 더해 이명박 정부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를 통해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를 총 300개 설립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중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자율형 사립고는 민족사관고 수업료 추정치인 한해 1,500만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특수학교는 민족사관고 학생의 학부모의 한 해 소득이 2005년 기준으로 8,250만 원인 것만 봐도 부유층 자녀의 지원이 집중됨을 알 수 있다.

또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추진 중인 국제중의 한해 순수 수업료는 입학금을 포함해 550만 원이다. 이는 청심국제중의 한해 수업료(입학금 포함) 436만 원보다 많은 액수다. 서민들은 중학생 때부터 연간 1,000만 원의 학비를 내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기는 어렵다.

                                                [표1] 영국과 한국의 교육개혁 비교 


영국을 통해 본 우리 교육의 암울한 미래상

이와 같이 영국과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찍어놓은 붕어빵마냥 비슷하다. 영국이 지난 20여년 간 추진해 온 교육개혁의 결과를 보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불러올 우리 교육의 미래가 손쉽게 그려진다.

먼저, 영국의 일제고사와 학교 성적 공개에 의한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강화는 결국 학교들 사이의 경쟁을 심화시켜 더 높은 순위를 받기 위한 각 학교의 편법/불법 사례가 늘어나는 등 공교육을 위기로 내몰았다. 각 학교에서는 매년 공개되는 학교 순위표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주입식 교육을 하고 정답을 고르는 기술을 가르치거나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하는 식의 편법을 썼다. 표준성취도 검사뿐 아니라 전반적인 무단결석과 출석률의 조작, 퇴학생 수에 대한 거짓 기록에 이르기까지 속임수는 여러 분야에 걸쳐 만연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습부진아에 대해 입학을 불허하거나 반강제 퇴학시키는 불법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 결과 대처 수상이 집권한 후 5년 간 퇴학생 수는 5배나 늘었다.

학교 간 경쟁의 심화는 교사의 업무량을 증가시켰고 이는 곧 높은 이직률로 이어졌다. 99년에는 한 해 동안 5천여 명의 교사들이 퇴직했다. 10년 전보다 2.5배 증가한 수치다. 그들의 퇴직 이유는 학교 간 경쟁 체제 속에서 늘어나는 수업부담과 행정업무로 인한 건강문제 발생,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다. 교원 지망생의 수도 줄어들었다. 99년 말 초등교원양성과정 지원 학생은 6월보다 25퍼센트, 95년보다 50퍼센트 수준으로 줄었다. 중등교사 중 수학 20퍼센트, 화학 27퍼센트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났다. 학생 수에 따른 예산분배로 교사의 월급을 주기 어려워진 학교가 많이 늘어난 것도 교사 부족 현상을 촉진시켰다.

교사들은 동료교사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대체수업이 많아졌고, 근무시간도 연장됐다. 2000년 한 보고서에 의하면,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의 경우 초등은 주당 53시간, 중등은 주당 51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연간 2,000여 시간으로 법정 노동시간인 연간 1,265시간보다 60퍼센트가 많다. 이와 같은 교사 부족 현상과 업무 부담 증가의 폐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8학군, 귀족학교 등 복선형 학제 부활

보다 나은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중산층 학부모들이 우수 공립학교 근처로 이사하면서 영국에도 소위 ‘8학군’이 생겨났다. 정부가 학부모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자 부유한 백인과 중산층은 입시명문 학교를 찾아 대이동을 했다. 모집인원보다 지원한 학생이 많은 경우 거주지 위주로 입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명문 학교가 있는 지역은 집값이 올라갔다. 영국 내 톱 10 명문 공립학교가 있는 지역의 집값은 지난 2001년 이래 76퍼센트나 올라 “부동산 중개업소가 아이들을 선택한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없던 중하위층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있었으나 이사를 할 경제적 여력이 없었다. 선택의 다양성을 기대하면서 정부의 교육개혁을 지지했던 학부모들은 사실상 자신들이 첫 번째로 원하는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수 있는 확률이 20퍼센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거기에 더해 ‘선택과 집중’의 예산지원은 학교를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에 빠뜨렸다. 부유한 교외 지역에 자리한 성공한 학교들은 중산층 학생의 지원이 많아져 점점 더 많은 공교육비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반면 도심 빈민가의 실패한 학교들은 학생이 줄어들고 재정까지 바닥을 드러내 더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많은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했다. 예산이 적은 학교는 교육여건이 개선되기 어렵고, 그로인해 학부모의 지원율은 더 낮아졌다. 학부모의 지원율이 낮아진 학교는 학생 수에 따른 예산지원 시스템 하에서 더 낮은 예산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06년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총 공립학교 2만 2,000개교 중 1,500여 초·중등학교(전체 학생의 13퍼센트인 100만 명 정도)가 여전히 일정 기준에 미달되는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세필드 지역 수석 장학관이었던 필 버젤 박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내 27개 중등학교를 살펴본 결과, 빈곤층과 중산층의 아이들 비율이 엇비슷한 학교는 단지 5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22개 학교에서 두 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쪽에 심하게 치우쳐 있었다. 북동 지역의 몇몇 학교들은 빈곤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는 “변수가 있지만, 학생의 학업성적과 부모의 경제력 사이의 상관관계는 90퍼센트 이상”이라고 말했다.

비싼 교외의 공립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지 않은 중산층 학부모들은 전체 학교의 7퍼센트인 사립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려 했다. 이 역시 비싼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대다수 중하위층 학부모들은 공부 잘하는 백인 중산층이 빠져나간 삼류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영국에서는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소수의 상류층이 다니는 일류학교와 다수의 중하위층이 다니는 삼류학교로 재편이 되어 학벌 세습구조가 완성됐다.

교육을 볼모로 한 시장론자의 위험한 실험들

영국은 시장주의와 경쟁논리에 입각한 교육개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려 했다. 질 높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학교)을 육성하기 위해 경쟁을 강화했고, 성과가 안 좋은 기업은 도태시켰다. 그러나 결과는 소수의 입시명문 사립학교와 다수의 별 볼일 없는 공립학교, 상류층의 귀족학교와 중하위층의 삼류학교로 ‘계층 간 교육장벽’만 두터워졌다. 잘 나가는 대기업(사립학교)은 부유층이 독식해 대물림하게 될 뿐이다.

그러나 결국, 영국의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은 실패했다. PISA의 학력조사결과는 이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영국의 2000년과 2006년 읽기, 수학, 과학적 소양에 관한 평균득점의 비교순위가 각각 7→11위, 8→16위, 4→8위로 떨어진 것이다. ‘학력 상승’을 위한 교육개혁이 오히려 ‘학력 저하’를 가져왔다.

이제 영국도 창의성 교육에 역점을 두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자원 고갈과 제조업 위축 등 경제난 속에서도 창조 산업이 총 부가가치 생산의 10퍼센트, 수출의 9퍼센트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리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출판 및 영화나 관련 상품의 로열티로 크게 성공했고, ‘버버리’는 성공적인 패션 상표로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다.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지속적인 교육만이 영국의 창조 산업을 톱클래스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이러한 창의적 인재 육성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집중적인 엘리트 교육을 받은 사립학교 학생 1명이 과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한다면 그것이 과연 창의적 인재인가. 형편없는 공교육을 받은 다수의 학생들의 창의력은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시장주의와 경쟁 요소 도입만이 교육의 유일한 해법인양 주장한다. 과연 그러한가. 눈을 돌려 핀란드의 교육을 보자. 핀란드에는 경쟁이 없다. “경쟁은 100미터 달리기를 할 때나 필요하다.”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은 순위가 없는 성적표로 자신의 부족한 과목을 스스로 보충하고 국가는 이를 돕는다. 특별지원교사 등 체계적인 교육복지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 핀란드 학생들의 학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비단 핀란드만이 아니라 세계는 지금 교육개혁이 한창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 국가나 사회,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가 교육임을 인식하고 21세기에는 보다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각국은 그 기초교육으로서 특히 중등교육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개혁의 양상도 근본적으로 새롭다. 이와 반대로 이명박 정부는 파탄난 영국의 모델을 답습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개혁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을 볼모로 한 맹목적 시장론자들의 위험한 실험은 그만 멈춰야 한다.

이영탁/새사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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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교육> 연재기획 목차

① ‘사교육비 두 배, 공교육 붕괴’로 향하는 MB교육
② 맹목적 시장론자들의 위험한 교육실험
③ 수월성 교육의 뜻도 모르는 이명박 정부
④ 학교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이명박 정부 1년이 채 안 되어 대선 당시 내걸었던 교육공약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은 정반대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공교육은 ‘미친 교육’이라는 비판에 직면했고, 사교육비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학교자율화 정책이 사실상 사교육 성장 정책임을 간파한 사교육 시장은 경기침체에도 제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에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교육모임은 ‘위기의 한국교육’ 4회 연재기획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사교육비를 급증시키고 있는지 진단하고, 실패한 영국의 교육개혁 과정과 붕어빵처럼 유사한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교해 우리 교육의 현주소와 미래상을 그려 보려 한다. 그리고 대안적 사례로 ‘형평성과 수월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핀란드 교육을 들여다보며 우리식 교육개혁의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공부 잘 하는 아들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등골 빠지게 일하는 성욱, 은행에서 명퇴 후 교사 아내와 사춘기 딸에게 쓸모없는 인간 취급을 받으며 사는 기영, 이국땅에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유학 보내고 홀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기러기 아빠 혁수. 영화 ‘즐거운 인생’(감독 이준익)의 주인공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군상이다. 그들이 즐거운 인생을 살지 못하게 된 배경에는 버거운 사교육비와 왜곡된 학벌사회가 자리하고 있다.

7퍼센트 성장 공약, 사교육비 분야에서만 초과 달성

입시경쟁과 학벌사회 풍토로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사교육비 부담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경제침체와 물가폭등에도 불구하고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올해 2/4분기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4분기 10.1퍼센트에서 11.0퍼센트로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는 28만 3,211원으로 지난해보다 18.6퍼센트 증가했다. 2003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특히 사교육비(학습지 제외)가 18.4퍼센트 증가해 교육비 부담을 늘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7만 원에 약간 못 미치던 가구당 사교육비 지출규모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도 안 돼 올해 1분기에 19만 원, 2분기에 20만 원 선을 돌파하면서 연이어 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대선후보 시절 내세웠던 경제 7퍼센트 성장 공약은 이제 어디에서도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공약(空約)이 되었건만, 유독 사교육비만큼은 목표를 두 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사교육비의 거침없는 질주가 ‘계층에 따른 학벌 대물림’ 구조를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22일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3~2008년 상반기 소득별 가구소비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득수준 상위 10퍼센트 계층의 교육비 지출액은 월평균 58만 192원으로, 하위 10퍼센트의 7만 4,193원보다 무려 7.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월평균 소비지출 비중을 비교했을 때, 하위 10퍼센트 소득계층의 경우 교육비 비중이 2003년과 2008년 상반기에 7.3퍼센트로 같은 데 반해, 상위 10퍼센트는 2003년도 11.5퍼센트, 2008년 상반기에는 13.0퍼센트로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결국 소득 하위층은 점증하는 사교육비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게 된 반면, 소득 상위층은 사교육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학벌 세습구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폭증하는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이 명백히 갈리는 것은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필연적 결과로 보인다. 공교육의 몰락과 사교육의 득세, 10퍼센트 내외의 명문 사립학교와 대다수 별 볼일 없는 공립학교로 구분 편재되는 중등교육 구도, 소득 상위 계층의 귀족교육과 중하위 계층의 교육 포기와 방치는 수 년 후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대한민국 교육의 암울한 미래상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불과 1년 사이에 우리 교육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사교육비 두 배’의 출발,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지난 대선 시기 이명박 후보는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 을 교육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학교 불만 두 배, 사교육비 곱절’의 형국이다.

사교육비를 급증시키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각각 살펴보자.

먼저, 인수위 시절부터 논란을 빚었던 영어몰입교육을 골자로 한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는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어 사교육비를 확실히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997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에게 영어수업을 실시하자 조기 유학이 급증했던 사례를 통해서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1997년 241명이던 초등학생 유학생은 2004년에 6,276명으로 무려 26배나 늘었다. 영어유치원이 유행처럼 번졌고 초등학생 영어 과외는 이제 필수가 되고 있다. 수업료가 100만 원 가까운 영어유치원도 몇 년 전에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1, 2학년의 74퍼센트(2006년)가 영어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 1학년부터 영어수업을 실시하고, 대입 시 국가 영어평가시험을 도입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영어 사교육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실제 이명박 정부의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 발표 후 3~6월 사이, 초등부 프리미엄 사교육 업체인 정상JLS와 CDI홀딩스의 평균 수강생 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0퍼센트와 49퍼센트 증가했다. 여기에 삼성그룹이 채용 전형에서 ‘영어말하기 시험’을 채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영어 관련 교육주가 연일 강세를 보였다. 증시의 이런 민감한 반응은 현 정부 영어 정책의 정확한 귀결점인 영어 사교육 시장 및 관련 업체의 급성장을 입증하고 있다.

초중교 입시 부활시킨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다음으로 국제중 설립과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사실상 초중교 입시를 부활시켜 전반적인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국제중 설립은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과 맞물려 초등학생 조기 유학과 영어 사교육시장 팽창으로 이어질 것이다. 국어, 국사 외의 모든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니 입학전형에 영어시험이 포함되지 않더라도 수업을 따라가려면 영어 선행학습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제중은 이미 명문대 진학에 유리한 특목고/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한 전 단계로 인식돼 치열한 ‘국제중 입시경쟁’을 낳는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국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청심국제중의 2007년 일반전형의 경우 5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30년 만의 초등학생 입시 부활’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국제중 설립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초등 사교육시장의 비대화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는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 공립고 100개, 마이스터고 100개 설립 계획은 현재 100개가 넘는 특목고를 몇 배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는 특목고와 같은 학교를 늘리면 사교육비가 그만큼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더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듯 특목고 역시 사교육 없이는 따라가기 힘든 교육과정과 명문대 진학을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막대한 사교육비가 들 것이 뻔하다. 물론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초중학생의 사교육비 증가는 말할 것도 없다.

이는 특목고 중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외고의 사례를 보면 단적으로 드러난다. 2006년 12월 당시 이경숙 의원(열린우리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4월 1일 기준 서울시내 5,911개 입시/보습학원 중 강남구 676개(11.4퍼센트)를 비롯한 상위 6개 자치구에 전체의 46.7퍼센트에 해당하는 2,758개 학원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502개, 양천구 495개, 노원구 391개, 강동구 367개, 서초구 318개 순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순서가 외고 입학생이 많은 지역의 순서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특목고와 사교육 사이의 상관관계가 확인된 것이다.

이는 초등 6학년 학부모의 30퍼센트가 자녀의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고, 특목고 진학 희망 초등학생의 94.2퍼센트와 중학생의 87.6퍼센트가 사교육에 참여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2007년 3월 조사 결과와 궤를 같이 한다.

명문 학교와 열등 학교 가를 ‘학교 한 줄 세우기’

마지막으로 일제고사, 학교정보공시제, 학교선택제 등 일련의 ‘학교 한 줄 세우기’ 정책 역시 학교 간 경쟁에 불을 붙여 사교육비를 급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책들은 쉽게 말해 물건을 살 때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가격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교육에 있어서 학부모가 학교를 ‘올바르게’ 선택하는 기준은 모호하다. 이에 정부는 그 기준으로 ‘일제고사 성적’라는 가격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공개된 일제고사 성적과 명문 학교 입학률을 기준으로 각 학교는 1등부터 꼴등까지 한 줄로 서게 된다. 조금이라도 등수를 올리기 위한 학교 간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각 학교는 학생 간 입시경쟁을 조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입시경쟁은 필연적으로 더 많은 사교육을 부른다. 또한 그동안 30퍼센트의 학생들이 특목고, 자사고와 같은 명문대 진학 패키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사교육을 받았다면, 앞으로는 99퍼센트의 학생들이 열등 학교를 가지 않기 위해 사교육에 참여할 가능성도 크다.

폐교도 불사한 블레어의 교육 정책, 결국 교육 양극화만 키워

올해 1월, 각 언론 및 증권사들은 건설과 교육 업종이 ‘MB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건설과 학교자율화 공약 때문이다. 정부는 분명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교육정책이라 주장했지만 각 언론 및 증권사, 투자자들은 공교육에 경쟁원리를 도입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확대시킬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2월부터 교육 관련주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능률교육, 에듀박스, 디지털대성, YBM시사닷컴, 포넷, 삼성출판사, 웅진씽크빅 등 교육주가 현 정부 출범 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시장은 학교 자율화 정책이 사실상 사교육 성장 정책에 다름 아님을 정확히 간파한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고통을 느끼고 사교육 업체의 배만 불리고 있건만 이명박 정부는 왜 이 같은 교육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현 정부의 교육 개혁 드라이브는 교육에 시장주의 원리를 적용하면 성공한다는 확신에 기초해 있다. 시장에서 외면받는 상품과 기업이 도태되듯이 공교육, 심지어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조차도 품질이 떨어지면 도태시켜야 한다는 신념이다.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를 통해 교육의 질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발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장주의적 교육 정책은 학교 간 경쟁을 앞세운 영미식 교육개혁을 그 모델로 한다. 그 가운데서도 현 정부의 정책은 주별로 편차가 다양한 미국식보다 영국식 모델과 매우 흡사하다.

대처 정부의 등장과 함께 전면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기 시작한 영국은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의 집권 이후 시장주의와 경쟁원리에 입각한 교육개혁을 강하게 추진했다. ‘시장주의와 경쟁원리’는 현재 이명박 정부의 교육 철학이기도 하다. 학교에 더 많은 자율권을 주겠다고 내건 취지도 이명박 정부 교육 정책과 판박이다. 블레어 정부는 학교 간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2002년부터 교육기준청(OFSTED)의 평가 결과에 따라 낙제점인 학교를 퇴출시키는 극단적인 정책도 실시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교 간 경쟁 정책이 과연 영국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학력과 만족도를 높였을까? 결과는 정반대였다. 재원이 충분하고 상위층 자제들이 몰린 일부 사립교는 탄력을 받았지만 대다수 중하위층 서민들 자녀가 다니는 공립교는 갈수록 교육의 질이 부실해지고 교육 환경이 황폐화되었다. 영국 교육기준청 보고서는 공립학교의 절반이 학부모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강화된 경쟁 속에서 1999년 영국 국립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영국 어린이 가운데 10퍼센트가 불안, 우울증, 강박관념, 임상적으로 주목할 만한 행동장애와 과잉행동 같은 갖가지 정신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30퍼센트에 달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은 사실상 교육에서 방치되고, 매년 1만 2,000명의 학생들이 영구퇴학을 당하고 있으며, 재학생 800만 명 중 100만 명이 사전 허락 없이 결석을 하고 15만 명의 아이들은 정학처분을 받고 있다.

폐교도 불사하겠다는 교육정책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와 한국이 1, 2위를 다툰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영국은 7, 8위권으로 중하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IMD 교육경쟁력 주요 국가별 순위에서는 27위로 한국(29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패한 영국 교육 따라하기 당장 멈춰야

한번 잘못된 궤도에 들어선 정책은 교정되기보다는 점점 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2006년 블레어 총리는 더욱 강화된 교육 개혁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노동당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야당인 보수당의 지지로 간신히 법안이 통과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럼에도 블레어에 이어 2007년 집권한 고든 브라운 총리는 중등교육자격시험(GCSE) 성적이 나쁜 학교가 2013년까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폐교 또는 흡수 통합하겠다며 경쟁 정책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체 공립학교의 5분의 1이 문을 닫게 된다.

이처럼 실패한 영국의 교육개혁이 우리와 무관한 일일까? 이명박 정부의 프로젝트대로 국제중과 자사고 특목고 300개가 생기고 입시경쟁의 심화와 사교육의 팽창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면 나머지 6,000개 공립학교들이 처하게 될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경쟁력 미달’을 이유로 어느 날 갑자기 폐교 통보를 받게 된다면? 아니 그 이전에 빠듯한 살림살이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어 몰입교육과 국제중 입시학원, 다시 중학교에서는 명문고 입시 사교육 과정을 양껏 따라가지 못해 결국 ‘별 볼일 없는’ 열등 공립학교에나 다니게 될 우리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 교육은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

금융 세계화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는 듯 보이던 신자유주의가 바로 그 금융의 암초에 부딪혀 좌초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의 막차를 따라가고 있다. 교육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 20여 년 간 철저한 실패로 귀결된 영국의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 따라하기를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될 상황이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