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10 / 08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최근 8.28 전월세대책이라는 명목과 달리, 주택거래에 각정 세제 및 금리 혜택을 부과하는 매매시장 부양정책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뉴스가 적지 않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상승하여 11년 4월 셋째 주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하였다. 그러나 매매거래가 활성화되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어 전세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 의도와 달리,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42%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KB은행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동반 하락한 이후, 수도권을 제외하고 동 지수는 2009~11년 동반 상승하였다. 특히 수도권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매매가격은 2009년 말부터 거의 4년째 장기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즉 수차례의 정부 부동산대책이 실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 전 1개월부터 발표 후 1~3개월, 일시적으로 가격이 정체 또는 상승한 이후 다시 하락 반전하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대의 저금리기조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는 각종 부동산대책을 통해 규제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저금리, 부채,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 


통상 2000년대 부동산버블을 저금리 기조와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신용팽창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최근 저금리와 규제완화 정책이 부동산시장에 작동하지 않은 다른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데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첫째, 버블이 형성될 때, 가계는 금리인하와 규제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레버리지를 상승시켜 가격이 상승한다. 그러나 버블이 붕괴하면, 과도한 부채를 축소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인하와 규제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위와 연관된 것으로 부채 및 가격 조정이 진행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부동산시장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한국은 부채축소와 가격하락이 수요를 유발할 만큼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 즉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은 저금리와 규제완화라는 우호적 거시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부채 및 가격 조정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아 장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134%), 주택가격(Case/Shiller 10대 대도시)은 2006년에 각각 정점을 찍었다.[아래 왼쪽 그림]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은 2008~9년 대략 32% 떨어진 후, 2011~2년 보합권을 유지하다 올해 대략 10% 정도 상승하였다. 반면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54%로 금융위기 직전 미국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상승폭도 컸다. 그리고 아직 부채축소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0년 정점을 찍은 후 대략 7% 정도 떨어졌지만, 미국에 비해 하락 폭이 크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도 30%가 넘는 가격 조정과 천문학적인 양적완화에 따른 일시적 반등인지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그리고 수도권 부동산의 침체도 부채와 가격 조정 부족만으로는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유례없는 저금리와 규제완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고, 가계부채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 아파트 명목가격은 고점 대비 9% 떨어졌지만 실질가격은 3년 동안 16% 떨어졌다. 강남구의 경우 2007년 1월 고점 대비 명목가격은 12.5%, 실질가격은 7년 동안 25%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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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9 / 16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최근 상위1% 소득 연구에 권위 있는 젊은 두 학자(Saez & Piketty)가 작년 미국의 소득분포 분석 결과를 새롭게 발표하였다. 놀랍게도 최근의 경기회복 국면(2009~2012)에서, 상위1%가 전체 소득증가의 9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체 소득에서 상위10%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작년 상위10%, 상위1%, 상위0.1%는 각각 전체 소득의 50.4%, 22.5%, 11.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10%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역사상 최고치인 49.7%(2007년)를 넘었다. 또한 상위1%와 상위0.1%도 역사상 최고치[각각 23.9%(1928년), 12.3%(2007년)]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이에 Saez와 Piketty는 2008년 세계경제 대침체(Great Recession)는 상위소득 비중을 일시적으로 하락시켰을 뿐, 1970년대부터 시작한 상위소득 비중의 급격한 확대를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1928년 대공황 이후 1970년대까지 빈부격차는 두드러지게 완화되었는데, 당시에는 뉴딜(New Deal) 정책에 따라 엄격한 금융규제와 진보적 누진세제가 강화되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시된 금융규제와 소득세 개편은 뉴딜정책에 비해 매우 온건한 수준의 정책변화에 불과하다. 따라서 저자들은 “미국의 소득 집중은 가까운 시기에 완화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예측하였다. 


2008년 9월 투자은행 리먼의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엊그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한데 벌써 5년이 지났다. 당시 금융위기에 대한 개혁적인 설명은 금융시장의 과도한 규제 완화, 그리고 금융당국의 감독 부족에서 찾는다. 또한 시카고학파를 필두로 한 보수적인 경제학자들은 과도한 저금리와 글로벌 불균형에서 위기의 원인을 설명한다. 반면 좌파 경제학자들은 표면적인 경제적 현상의 배후에 지난 30년 동안 누적적으로 진행된 실질임금의 정체와 양극화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비록 미국의 정치권력이 교체되고 800페이지가 넘는 금융개혁 법안을 새로 만들었지만, 5년 동안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양극화는 다시 확대되었다. 오히려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28년 대공황의 위기는 뉴딜정책을 통해 양극화 해소, 경제적 안정과 성장의 자본주의 황금기를 만든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경제적 지표들로만 보면, 2008년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역사의 전환점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위기의 규모와 폭이 다른가? 정치적 리더십의 부족인가? 아니면 케인즈와 같은 위대한 경제학자가 없어서인가? 


두 젊은 학자의 새로운 분석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미국 상위소득의 진화

(Striking it Richer: The Evolution of Top Incomes in the United States)


2013년

Saez & Piketty



금융위기 이후 불평등한 경기회복


위의 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기간 가구 당 평균소득은 6% 늘어났다. 그러나 상위1%는 31.4% 증가한데 비해, 하위99%는 불과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최근 3년의 경기회복 기간 상위1%가 소득증가의 9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 상위1%의 소득은 19.6% 늘어났지만, 하위99%는 단지 1%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기회복의 열매를 상위1%가 독차지한 것이다. 


따라서 경기침체는 상위소득 비중을 일시적으로 하락시켰을 뿐, 197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한 양극화 추세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다. 실제 2012년 상위10% 소득비중은 50.4%로,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191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역사적 데이터를 기초로 판단하건대, 금융규제와 세제정책이 급격히 바뀌지 않으면 경기침체에 따른 상위소득 비중의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대공황 이후 뉴딜 기간 동안 실시된 급격한 정책전환은 1970년대까지 소득격차를 상당히 완화시켰다. 반면 2001, 2008년의 경기침체는 일시적으로 상위소득 비중을 하락시켰을 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시된 금융규제와 세제정책은 뉴딜에 비해 매우 온건한 수준의 정책 변화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소득집중 현상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상위1% 소득비중이 전체 소득집중 추세를 결정한다.


2012년 기준 연소득 39만 달러가 넘으면 미국 상위1%에 속한다. 흥미롭게도, 위 그림에 따르면 상위10% 소득비중의 변동은 상위1%가 결정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1%의 소득비중의 변화는 20세기들어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1913년 근대적 의미의 소득세 제도가 시작될 때 18%에서 출발하여 1920년대 말 대공황 직전에 24%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대공황,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자본주의 황금기를 거치면서 동 비중은 1970년대에는 9%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2007년 금융위기 직전 동 비중은 다시 23.5%까지 치솟았다. 따라서 미국에서 상위1% 소득비중의 추세는 전반적인 소득 불평등 추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1993~2012년 19년 동안, 가구당 평균소득은 17.9% 증가하였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0.87%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위1%를 제외하면 평균소득은 6.6% 증가하는데 그쳤다. 연평균 0.34%에 불과한 미미한 수치다. 반면 상위1%는 같은 기간 소득이 86.1% 증가하였다. 연평균 3.3% 늘어난 것이다. 상위1%가 지난 20년 간 경제성장 수혜의 압도적 비중(68%, 표1 참조)을 가져간 것이다. 


지난 20년간 두 번의 경기회복 기간이 있었다. 상위1%의 소득은 각각 98.7%, 61.8% 증가하였다. 반면 하위99%는 1993~2000년 회복기에는 20.3% 늘어났지만, 부시 행정부의 회복기에는 불과 6.8%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한 2009~2012년, 가구당 평균소득은 6% 증가하였다. 그러나 상위1%는 31.4% 늘어났지만, 하위99%는 불과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상위1%는 경기회복의 수혜를 95% 독차지하였다. 


위의 분석 결과는 최근 두 차례의 경기회복 기간 견고한 거시경제 지표와 대중이 체감하는 경기가 괴리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클린턴 행정부 시기, 상위1% 소득비중이 급격히 늘어났음에도 대중의 분노가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왜 2005년 이후 언론, 학계, 그리고 대중 담론 등에서 상위소득과 양극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지도 설명해주고 있다. 


소득불평등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다. 기술적 변화뿐만 아니라, 뉴딜과 2차 세계대전 기간 발전한 제도(진보적 세제정책, 강력한 노동조합, 기업 복지 등)의 부식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소득불평등 확대가 효율적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지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와 세제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emlab.berkeley.edu/users/saez/saez-UStopincomes-201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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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9 / 13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최근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전년도에 비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성장 추세로 돌아섰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전과 같은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들도 적지 않다.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ILO의 사무총장인 Guy Ryder는 최근 글을 통해 노동시장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으며, 수요확대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지금의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 최저임금 인상, 생산성 향상과 연계된 임금 인상 정책 등을 통해 임금을 증가시켜 가계의 소비를 증대시키고, 정부의 지출을 확대하며, 가계의 안정적인 소비를 돕는 사회보험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총수요 확대 정책을 통해 경제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비로소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주장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많은 이들로부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와 사회복지지출 확대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그의 글을 소개한다.




수요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Boosting demand is the goal, so how do we get there?)


2013년 6월 18일

Guy Ryder, ILO 사무총장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경제 회복을 약속하는 듯 하는 조짐들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유로 존에서는 성장이 재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에서는 2014년이 2005년 이후 최고의 성장을 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 역시 제조업 부문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든 것은 희소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이러한 숫자들을 너머에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이러한 희소식과는 다른 다음과 같은 우려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실업자 수는 현재 2억 명에서 2015년까지 거의 2억 8백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G20 국가들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노동시장 상황은 약간 개선되거나,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가들에서는 오히려 심각하게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청년실업률은 G20 국가 중 일본과 독일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임시직이나 비자발적 시간제 일자리와 같은 좋지 않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다. 실질 평균 임금 성장률의 경우 일본, 영국, 미국, 스페인 등과 같은 여러 선진국에서는 하락하거나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실질 임금 성장률이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국가들의 경우 위기 이전 수준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우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G20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동안 앞으로의 가장 좋은 정책 방안에 대해 긴축정책이냐 성장정책이냐를 놓고 의견충돌이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전세계적 수준에서 우리 모두가 동의한 것은 총수요의 부족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전체 수요가 일하고 싶어 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고용하기에, 또는 기업들에게 투자 확대에 대한 확신을 주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수출 등 수요와 관련된 중요한 요인들은 여전히 경제위기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한 채로 있다.


소비자로부터 시작되는 좋지 않은 순환은 다른 영역에서도 차례로 영향을 미치게 되고, 다시 소비자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소비 수요는 가계로부터 나오는데, 소득이 임금 침체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되면 가계는 성장을 촉진시키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투자 단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수요가 없다면 기업은 투자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정부들이 따르고 있는 긴축정책은 정부의 수요를 억제시켰으며, 무역도 이전처럼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이러한 좋지 않은 순환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증가하는 동안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서는 경제정책과 노동정책이 결합되어야 한다.


이는 앞서 2013년 7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G20 노동부 장관, 재정부 장관 연석회의에서 먼저 합의된 내용이다.


재정적 차원에서 정부는 단기적으로 필요한 일자리를 만드는 한편, 장기적으로 경제의 효율성을 향상시켜줄 도로나 학교, 사회기반시설 등을 만드는데 투자해야 한다. 호주, 캐나다, 인도네시아, 일본 등의 국가들은 이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출해 주도록 은행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향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수 있는 건전한 국내 투자와 사업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보통 노동시장정책을 경제정책의 파생물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노동시장정책은 총수요를 개선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노동시장정책으로는 최저임금제나 생산성과 임금 사이의 연계를 강화하는 정책 등이 포함되는데, 이는 임금을 인상시킴으로서 수요를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또 성공적으로 이와 같은 노동시장정책들을 추진해 왔다. 


또한 경제충격에 대한 가계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총수요를 증대시키는 사회보호 시스템을 확대시키는 방안도 필수적이다. 브라질은 빈곤에 처한 이들을 대상으로 현금지원, 고용기회 제공, 공공서비스 지원이 결합된 정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우리 모두는 현재 우리가 회복의 새싹을 보고 있기를 바라고 있지만, 성장은 아직도 제한적이며, 매우 취약한 수준에 있다. 또한 고용상황 역시 여전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정책과 노동시장정책을 제대로 된 결합을 통해 전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부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회복시키며, 사람들에게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가계, 중소기업, 정부의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은 잘못된 정책조합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는 어떤 경제회복도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ilo.org/global/about-the-ilo/newsroom/comment-analysis/WCMS_220979/lang--en/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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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9 / 1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2008년 가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이래 매년 가을만 되면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위험 요인들이 반복적으로 이슈가 되어왔다지난해 미국과 일본유럽이 동시에 양적완화를 가속화시켜 경제 침체와 위기 탈출을 시도했던 것 역시 9월이었다. 2011년 가을에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위기의 전방위적 확산에 세계경제 전체가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2010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재개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환율전쟁(currency wars) 논쟁이 뜨거웠다.

 

올해 가을은 어떤가이번 가을은 상반기까지의 분위기와는 다른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말하자면 위기 조짐보다는 낙관적인 뉘앙스들이 많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미국경제는 완만하지만 확실한 회복세로 들어섰다는 분위기가 점점 더 강해지면서 양적완화 축소 분위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중이다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일본경제를 극적으로 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지만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많기는 하다.

 

수 년 동안 낙관적인 기대를 할 여지가 없었던 유럽조차 최근에는 조심스럽게 바닥론이 나오고 있다올해 2분기 경기가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0.3퍼센트 플러스로 돌아섰고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제조업 지수들이 좋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반면에 5년 동안의 대 침체 국면에서 거의 유일하게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왔던 아시아와 브릭스 국가들에 대해서는 과거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경기부진과 금융 불안의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미국 양적완화 축소 계획 발표로 인한 자본 유출 충격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주가 폭락과 환율 폭등 사례가 그것이다여기에 전체적으로 성장률 약화가 현재화되면서 일부 국가들에서 위기설이 오랜만에 나오기도 했다.

 

이와 같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변수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뉴욕대학 스턴 비즈니스 스쿨 교수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의 짧은 칼럼을 소개해본다. 2008년 경제위기를 예측해 유명해졌던 그는 칼럼에서세계 곳곳에 산재한 경제 불안 요인들을 스케치 하듯이 점검한다그리고 이들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불확실한 위험 요소들로 규정하고 모르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이라는 비유를 사용한다.

 

이 표현은 럼스펠드 미국 전 국방장관이 2002년에 해서 유명해진 발언이다그 발언 대목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알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이 있다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들이다또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다즉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하지만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있다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것을 알고 있지 못한 것이다.(There are known knowns; there are things we know that we know. There are known unknowns; that is to say, there are things that we now know we don't know. But there are also unknown unknowns there are things we do not know we don't know.)

 

2013년 가을한국경제의 미래 역시 대단히 불투명하다그 하나의 이유는 정책 당국자들이 우리경제의 자체적인 내적 경제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대외적인 수출이 잘 되기를 기다리거나관성적으로 부동산 경기 부양을 하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어쨌든 우리 정부가 의지하고 있는 대외 여건은 여전히 한치 앞도 내다보기가 쉽지 않은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이 루비니 교수의 진단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실체가 불확실하지만 알려진 위험들
(Autumn’s Known Unknowns)


2013년 8월 31일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이라크 전쟁이 정점에 이르던 시기에 미국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실체가 불확실하지만 예상 가능한 위험들’이라는 의미의 “모르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이라는 말을 남겼다. 오늘날 글로벌경제는 대체로 정책적 불확실성으로부터 기인하는 수많은 ‘실체가 불확실한 알려진 것들(known unknowns)’에 직면해있다.

 

미국에서는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세 가지 위험 요인이 올 가을에 악화될 것이다. 우선, 연방준비제도(Fed)가 무제한 양적완화(QE)를 9월에 ‘줄이기(taper)'주1) 시작할지 아니면 더 뒤에 할지 그 시기가 불확실하고, 장기국채 매입을 얼마나 빨리 줄여나갈지 그 속도가 불확실하며, 언제 얼마나 빨리 현재의 제로금리 수준의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지도 불확실하다. 두 번째로 누가 벤 버냉키에 이어 차기 연준 의장이 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공화당 주도의 하원과 오바마 정부 민주당이 예산합의를 하지 못한다면, 국가채무한도(debt ceiling) 주2) 증액을 둘러싼 당파싸움이 정부기능 정지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

 

앞의 두 가지 불확실한 요인은 이미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5월까지 1.6%를 밑돌던 장기 금리가 최근 2.9%가까지 올라간 것은, 연준(Fed)이 양적완화를 지나치게 빠른 시점에 너무 빠른 속도로 줄이지 않을까 하는 시장의 우려와, 버냉키 다음의 후임자가 누가 될지 불확실한 것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정치권의 애매한 예산싸움이 초래했던 크지 않은 리스크에 안주해왔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부채 증액한도 싸움이, 정치권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디폴트나 정부 중단을 피하기 위해 결국 막판 타협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미국 정치가 얼마나 잘못될 수도 있는지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 재정지출에 대항해서 성전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공화당 다수파를 고려할 때, 올 가을에 재정위기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은 미국 이외의 선진국들 경제에도 곳곳에 산재해있다. 독일총선(9월 22일)은 여론조사 결과, 독일 기민당(CDU)과 사회민주당 사이의 대연정보다는, 지금과 같은 앙겔라 마르켈(Angela Merkel)의 기민당(CDU)와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의 연립정부가 총선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긴축 피로감과 핵심 국가들의 구제 금융 피로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 존 위기에 대한 현재의 독일 정책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남유럽 국가들은 어떤가? 연합정부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자유 국민당(PdL) 소속 전 총리 베를루스코니(Berlusconi)의 유죄혐의가 확정되면서, 이탈리아의 연정이 붕괴되고 재선거가 실시될 수도 있다. 그리스의 지배연합 역시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정치적 긴장관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높아질 수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볼 때,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유럽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주3) 는 너무 늦게 너무 조금 취해졌고, 때문에 장단기 차입비용 상승을 막지 못했다. 그 결과 이미 취약해진 유로존의 경제회복을 억누를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향후 더 공격적으로 완화정책을 확대할지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유로 존 밖을 보면, 영국의 회복 강도와 영란은행의 약한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는 ‘부적절한’ 금리 인상을 초래했고, 그 결과 유럽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영란은행 역시 영국경제 회복 동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일본에서의 정책적 불확실성 정도는,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취해진 구조개혁과 무역 자유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이 제대로 성과를 낼 것인지, 그리고 2014년에 예상되는 소비세 인상이 경제회복을 억제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중국으로 가 보자. 11월 열릴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는, 투자주도형 성장에서 소비주도형 성장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경제개혁에서 어떤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 여부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중국의 경기 연착륙이 원자재 호황 국면 종결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는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조기 종결로 인한 충격 때문에 장기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요인과 더불어서), 상당히 많은 신흥국들에게 경제적, 금융적 압력을 주게 될 것이다.

 

한편,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와 기타 국가들의 경제는 너무 오랫동안 과장되어 왔다. 중국의 강력한 성장에 힘입은 높은 원자개 가격수준이나 수익률에 굶주린 선진국 투자자들로부터 나온 막대한 자금과 같은 외부적 호조건은 부분적으로는 인위적인 붐을 만들었다. 이제 파티는 끝나고 숙취가 시작되고 있다.

 

이 점은 특별히 인도와 브라질, 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에서 현실화되고 있는데, 이들 나라들은 모두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광범한 재정수지 적자, 저 성장,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과 같은 복수의 거시 경제적 정책적 취약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앞으로 12~18개월 사이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적 저항도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금리를 올려 통화가치 하락을 막으면 성장을 억누르게 될 것이고 은행과 기업에게 불리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사용하면 자국 통화의 추락을 가속시키게 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매울 외국자본 유입 능력을 질식시킬 것이다. 

 

두 가지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있다. 첫째로 시리아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공격이 국지적인 범위와 기간 동안 진행될 것인지 아니면 광범위한 군사적 충돌로 확산될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취약한 글로벌 경제가 지금 필요로 하는 최종 충격은 또 한 번의 석유가격 폭등이다. 

 

둘째로, 지난해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야망에 대해 비군사적인 접근법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스라엘을 확신시켰다. 그러나 1년 동안 경제제제와 협상으로 아무런 성과도 못 만들어냈고, 이란 핵위협을 실존적 문제로 간주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인내심은 바닥이 나고 있다. 이스라엘의 무력시위 재개와 같은 사소한 물리적 군사 충돌이나 양측 사이의 설전만으로도 에너지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처럼 불투명하게 인지되고 있는 위험요인들은 무수히 많다. 그중 어떤 결과는 예상했던 것에 비해 긍정적이거나 충격이 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 가을에 여기에 열거한 위험 요인들이 현실화된다면 아직도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를 탈선시키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정책오류로 인한 더 큰 위험과 사고는 여전히 매우 높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main-risks-to-the-global-economy-in-the-coming-months-by-nouriel-roubini

 


주1) 현재 매달 850억 달러 규모로 장기국재 매입을 하고 있는 양적완화에 대해, 연준은 150억 달러 줄여서(tapering) 700억 달로 규모로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역자 주)


주2) 지난 8월 26일, 미국 재무장관은 올해 10월 중순 경, 정부채무가 한도(debt ceiling)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의회가 시급히 채무한도 증액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역자 주)


주3)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월 4일, 주요 정책 금리가 (종료 시점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상당기간 동안 현 수준(기준금리 0.5%), 또는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을 공표했다. 이처럼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가지 예고”하는 통화정책 발표는, 일종의 새로운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할 만하며 이를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도입했다고 부른다. 현실적으로 보면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는 당장의 정책 발표만가지고는 시장을 안심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여 미래의 정책을 미리 약속함으로써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일종의 고육책이다. 미국은 이미 2008년 말부터 사용하고 있었고, 영국의 영란은행도 올해 8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역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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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8 / 22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올해 초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40% 인상된 곳이 있다. 어디일까? 태국이다. 태국은 이전까지는 각 지역별로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다가 2013년 1월부터 일당 300바트(9.43달러)로 전국이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300바트는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만 원에 불과하지만, 40%라는 인상폭은 매우 크다. 흔히 최저임금은 기업에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결국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데, 태국의 결과는 어떠할까?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가 2012년에서 2017년까지 태국의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증가가 고용과 실질 GDP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2015년까지 고용은 0.6%P 증가, 실질 GDP는 0.7%P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최저임금으로 인해 발생할 것이라 여겨졌던 부작용은 고용 창출, 소득 증가, 소비 증가 등의 긍정적 작용을 통해 충분히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 ESCAP는 이런 내용을 담아 최저임금이 포괄적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산업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정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최근 실질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0.3%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도입 및 상승을 통한 실질임금 상승은 노동시장 밖에 있던 노동자들이 노동시장 안으로 유입되도록 만들고, 노동시장 내에서는 노동시간에 영향을 주어 실질임금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소비수요를 창출하고, 노동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확대 제공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을 가져온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고용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임금은 비용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임금이 상승할수록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므로 기업의 투자는 줄어들고 수출에 있어서도 불리해진다. 그 결과 총수요가 줄어들어 고용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금은 소득이기도 하다. 임금이 상승하면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고 이는 소비 증가와 내수 확대로 이어진다. 그 결과 총수요가 늘어나서 고용과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금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비용과 소득이라는 정반대 측면에서 모두 작용하는 것이다. 둘 중에 어느 방향이 더 크게 작용할지는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보고서에 담긴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사례는 임금상승이 수요창출이라는 긍정적 효과로서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괄적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최저임금정책
(Minimum wage policies to boost inclusive growth)

 

 

2013년 8월 21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지난 몇 년 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상대적으로 좋은 경제성과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이 미미하게 이루어졌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세계임금보고서2012/13(World Wage Report 2012/13)’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1년까지 아시아의 실질 임금은 연평균 5.2% 상승했으며, GDP성장률은 연평균 6.8%였다. 저조한 임금 상승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국내 유효수요를 제약하고,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 특히 해외수요가 줄어들거나 불안정할 때 그렇다.

 

중국을 제외할 경우 아시아의 실질임금은 매년 평균 0.3%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와 현격히 나빠지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최저임금에 아예 관심이 없는 곳도 있다. 그런 곳의 임금은 노동자들이 의료를 포함하여 기본 생활 필수품을 확보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이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은 1인당 GDP 증가에 비해 느리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경제성장이 반드시 임금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동남아시아, 남부와 서남아시아의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에서 이런 특징이 나타난다. 최저임금의 수준은 각 국가의 경제환경과 노동시장제도에 따라서 전세계에 걸쳐 매우 다양하게 나타된다.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키르기스탄, 미얀마, 스리랑카,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같은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에서 최저임금은 한 달에 100달러 미만이다.

 

ILO에 의하면 최저임금은“각 나라에서 허용된 임금 수준 중 가장 낮은 금액으로 법적 강제력을 갖으며, 적절한 형태의 재제위원회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저임금은 공공당국과 함께 집단적 합의에 의해 결정된다.”(ILO, 1992) 한 국가내에서도 최저임금의 종류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오직 하나의 최저임금만 존재하기도 하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지역, 직업, 나이, 능력에 따라 여러 개의 최저임금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도에는 1200개의 다른 최저임금이 존재한다.

 

최근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정부는 취약층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국내 총수요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으로 최저임금을 사용해왔다. 또한 최저임금은 고부부가치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평생교육을 통해 지식기반의 기술력을 계속해서 향상시켜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직업교육과 재훈련의 기회를 주어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중요한 산업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즉, 역동성과 경쟁력 있는 경제는 노동의 질이나 임금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성 증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2012년 초부터 지금까지 전세계의 20개 이상 국가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거나 최초로 도입되었다. 2013년 1월 전 국가 차원의 최저임금을 시행한 말레이시아가 가장 최근에 최저임금을 도입한 국가이다. 말레이시아 반도에서는 한 달에 900링깃(290달러), 사바와 사라왁 지역에서는 800링깃이 최저임금이다. 타이에서도 2013년 1월 전국 차원의 새로운 최저임금으로 하루 300바트가 책정되었다. 이는 이전에 지역별로 책정되었던 최저임금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최저임금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은 최저임금이 시장에서의 임금 책정을 왜곡하고, 노동 비용을 상승시켜서,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결국 노동자를 해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노동집약 부분에서의 적절한 조정없이 최저임금이 갑자기 인상될 경우에는 이런 비판이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그 자체로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두려움은 실증적 증거를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 대신에 점차 많은 연구들이 최저임금과 고용 간에 부정적 효과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최근 인도네시아에 대한 세계은행의 연구는 최저임금이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직 노동자의 일자리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임금 상승에 성공했으며, 비생산직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에 미친 영향도 아주 미미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보라트(Bhorat), 칸부르(Kanbur), 마이엣(Mayet)이 남아프리카에서의 최저임금제의 영향에 대해 조사하였는데, 그들이 연구한 다섯 개의 분야 중 세 개에서 최저임금이 외연적 한계(노동자의 노동시장 참여 여부)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실질임금 상승으로 내연적 한계(노동 시간)가 개선되었다는 결과를 밝혔다. 즉, 이 분야의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도입 후 실질임금의 개선을 경험했다.

 

이러한 발견은 임금과 고용 간의 상쇄효과가 있다는 이론이 현실에서 항상 관찰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중기 노동시장의 최저임금 정책은 예상한 것보다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미미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는 것 외에도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의 임금 인상은 소비수요를 증진시키고, 증가된 노동 비용은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경제 활동을 촉발시킨다. 최저임금은 지식기반의 기술을 향상시켜 국제 노동 경쟁력을 증가시킴으로서 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증가시킨다. 최저임금 정책은 또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유리하게 임금을 재분배하여 임금 불평등을 축소시킨다. 이는 노동자의 사기를 진작하고, 산업에서의 불안정성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높인다. 그 결과 기업은 (최저임금으로 인한-역주) 단위 당 노동 비용의 증가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게 된다.

 

ESCAP는 2012년에서 2017년까지 태국의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증가가 고용과 실질 GDP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태국에서는 이전까지 지역 차원에서 결정되던 최저임금이 2012년과 2013년에 전국에 적용되는 단일한 최저임금으로 대체되었다. 새로운 최저임금은 하루에 300바트로, 이는 이전에 비해 명목적으로 40% 이상 상승된 수준이. 태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노동공급은 1.4% 증가했고, 노동가능인구의 증가보다 0.5% 빨랐다.

 

확실히 임금상승은 더 많은 사람들, 특히 공식적 경제 밖에 존재하던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국가 전체의 노동 부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전까지 5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하루에 300바트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고 가정할 때, 2015년까지 고용은 0.6%P 증가, 실질GDP는 0.7%P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 도입에 따르는 초기 조정 비용, 최저임금이 주로 비판받는 바로 그 지점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무의미할 정도로 하찮았다. 최저임금이 고용과 GDP 성장에 주는 순 부정적 영향은 2013년에 0.1%P 증가하는데 그쳤다. 최저임금 증가의 결과로 발생한 노동비용 증가는 대부분 고용 증가와 국내소비수요 향상으로 상쇄되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최근 태국의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2012년 4월 여섯 개 지방에서 처음으로 최저임금을 도입한 후 2013년에 전국으로 확대되는 동안 태국의 실업률은 소폭 떨어졌다. 새로운  최저임금의 가격효과는 단기적이었으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정책은 잠재적인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노동 시장의 변화, 생산성 증가와 같은 예상치 못했던 경제적 충격을 다루기 위해 시행 기간이 고려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이 천천히 이루어진다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비용은 관리할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최소화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적어도 2년에 한번씩 최저임금 법이 정기적으로 검토되고 개정된다. 이런 방식의 변화는 급격하지 않아서 전체 경제 성장에 단기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최저임금과 함께-역주) 거시경제와 노동시장 정책이 도입되어야 하는데 이들은 기업이 받는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2012년 최저임금 상승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세금을 지원하거나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장세를 줄여주었다. 기업의 정서를 다스리고, 불확실한 시장 반응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요약하자면 최저임금 정책은 세심하게 설계되고 보조정책이 함께 시행되면, 강력한 거시경제와 노동시장 정책이 될 수 있다. 노동자의 임금을 상승시키고, 국내유효수요를 촉진하고, 소득 격차를 좁히며, 기업의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고, 경제 전반의 생산성 성장을 가져오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두려움은 단기적으로 고용, 인플레이션, GDP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 때문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것들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이제는 최저임금이 가져올 장기적 경제 성과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서 다룰 필요가 있다. 물론 민간 기업을 위한 환경을 마련해주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진행하여 최저임금이 단기적으로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최저임금을 도입한 국가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unescap.org/pdd/publications/me_brief/pb1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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