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11 / 04 정태인/새사연 원장



[ 목 차 ]

1. 세계 경제는 3개의 지뢰를 비켜갈 수 있을까? : 2014년 세계 경제 전망

2. 경제성장률은 몇 %일까? : 2014년 한국 경제 전망

3. 지뢰는 미리 제거하고, 튼튼한 경제를 위한 정책적 제언




세계경제는 2008년 10월,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 5년째를 맞았지만 아직도 확실히 회복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2000년대 전반기의 호황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장기침체”라고 말하는 게 온당할지도 모른다. 더구나 뒤에서 보듯이 2008년 위기의 중요한 원인들은 거의 제거되지 않았고 위기를 막기 위해 취했던 ‘비전통적’ 정책들을 부드럽게 거둬들일 방법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 안고 있는 시한폭탄, 또는 미해결의 과제들이 폭발하지 않는 한 선진경제권은 그럭 저럭 2% 후반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완만한 회복은 개발도상국의 경기둔화, 또는 위기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 지난 9월 버냉키의 양적완화정책 축소 발언 이후 신흥경제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이들 경제의 취약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997년 동아시아 위기를 맞은 나라들(태국, 한국, 인도네시아)의 상황과 비교해 볼 때 현재 곤란을 겪고 있는 브라질,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의 대 GDP 경상적자 비율, 대외채무비율, 외환보유고 비율은 그다지 나아보이지 않는다. 


한편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의 부채가 급증해서 이를 국유 자산의 판매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지방 정부가 파산의 위기에 처한다면 은행들의 부실채권 증가로 인해 금융경색 현상이 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공산당과 중앙정부가 강력하기 때문에 급격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1979년 한국의 심각한 경제위기가 1980년대에 공권력에 의해 수습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중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금년 상반기까지 7% 중반 대의 경제성장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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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10 / 3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기업 역사 56년, 재계 순위(총수 있는 기업 집단) 30위의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위기에 빠지면서 한국 재벌의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백일하에 드러났다. 중견 재벌 기업 집단이던 동양그룹은 이미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지금까지 그룹 전체 차원에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였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데 따르면 부채 비율도 999.81%로서 이미 자구 능력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계열사들의 연쇄적인 부도 위기와 법정관리 신청이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동양 재벌이 부실에 빠지고 그 부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 재벌 체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재연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핵심 계열사인 ㈜동양이 2010년 말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총수 일가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동원하여 새로운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게 된다. 부실에 빠진 계열사들에 대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면서 지배력을 유지하려 했던 것이다(새사연, "동양 사태, 막을 수 있었다", 2013.10).


더욱 심각한 것은 동양그룹이 금융 계열사인 동양증권과 대부업체를 동원하여 재무 건전성을 의심받는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와 CP(기업 어음)를 무모하게 시장에 과잉 유통시킨 것이다. 계열사의 위험도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회사채와 CP를 유통시킨 결과, 이들에 투자해서 피해를 본 규모가 5만여 명, 2조 원에 육박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을 정도다. 결국 순환출자를 통한 돌려막기, 금융 계열사를 동원한 자금 조달 등 재벌 체제에 내재한 온갖 편법 행위를 저지르면서도 부도를 막지 못하고 그 피해를 사회 전체에 전가해 버린 것이다. 이 점에서 시민사회가 그동안 주장했던 재벌 개혁의 정당성을 재차 확인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그러면 이번 사태는 동양그룹에 국한된 문제인가. 다른 재벌 그룹들은 자산 구조와 수익성이 탄탄하여 문제가 없는가?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앞으로 우리경제 회복은 재벌 대기업 집단이 이끌 수밖에 없는 것인가. 또는 한국 경제 회복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재벌 체제가 여전히 가지고 있기나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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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10 / 24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큰 홍역을 치른 것이 엊그제인데최근 재벌 계열사 부도와CP 관련 투자자 피해 사태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2011년 LIG, 2012년 웅진그리고2013년 동양 사태에 이르기까지따라서 왜 최근 대기업 CP 관련 금융사건이 자주 발생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CP시장은 카드 사태로 위축된 후 2005년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하기 시작하였다특히 최근 5년 여 동안 CP 잔액은 29조에서 73조로 2.5배 증가하였다그리고 ABCP는 27조에서 79조로 2.9배 증가하였다이는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관련이 있다.

 

어음법은 기본적으로 상거래와 관계된 어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신속하고 원활한 영업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간편한 발행절차를 추구하고 있다따라서 어음 요건만 충족하면 이사회 의결발행기업 등록 및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복잡한 절차 없이 발행이 가능하며 발행금액에도 법적 한도가 없다반면 어음법상 배서의무분할양도 금지 등 유통과정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이에 비해 자본시장법에서는 불특정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표준적이고 정형화된 투자 상품을 증권으로 규정하고중개매매 등 유통은 자유롭게 보장하는 대신투자자 보호를 위해 엄격한 발행 및 공시의무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CP는 어음법상 약속어음이면서 자본시장법상 유가증권이라는 이중적인 법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즉 CP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발행 및 공시의무 절차가 어음법상 면제되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특히 2009년 2월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발행자 요건신용평가등급만기최저액면금액 등의 발행 규제가 대거 폐지되었다예를 들어 통상 CP는 기업의 단기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되었지만만기 제한(1)이 폐지되면서 만기 1년 이상 장기 CP와 ABCP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09년 5%에 불과하던 만기 1년 이상 CP는 현재 44조로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다회사채 발행에 요구되는 이사회 의결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복잡한 발행 절차 및 공시의무가 면제되는 이득에 더불어각종 발행 규제 폐지는 CP 시장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되었다따라서 일부 부실 대기업들은 회사채 대신 CP를 점차 장기 자금조달 수단으로까지 활용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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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10 / 15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2013년 노벨경제학상이 발표되었다. 수상자는 유진 파마(Eugene Fama), 라스 피터 한센(Lars Peter Hansen), 그리고 로버트 실러(Robert Shiller)로 모두 금융시장에서 자산가격의 결정에 대해서 연구했으며 모두 미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벨상위원회는 “자산시장에서의 흐름 따라잡기”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여, 세 수상자들의 연구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자산 가격, 다시 말해 주식이나 채권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을까? 세 수상자의 연구는 이러한 공통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초기 연구자에 해당하는 파마는 자산가격은 예측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왜냐?“만약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가격은 거의 예측할 수 없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투자자가 어떤 주식이 내년에 매우 큰 폭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즉시 그 주식을 살 것이고, 주가는 구매하려는 이들이 사라질 때까지 올라 갈 것이다.”즉, 시장은 완벽한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정보가 바로 가격에 반영되고, 따라서 경제 주체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가격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주식 가격 역시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따라서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된다. 가격에 의해 작동하는 시장의 효율성과 합리적 인간이라는 주류경제학의 논리에 기반한 금융시장 설명이며, 효율시장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라 불리며 파마의 대표적 이론이다. 


  하지만 공동수상자인 실러는 단기적으로는 자산 가격 예측이 불가능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예측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주가를 관찰해보면 “어느 해에 배당금에 비해 주가가 높았다면, 다음해에는 배당금에 비해 주가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주식 수익률이 장기적으로는 예측 가능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또한 이전까지 합리적 인간만을 전제했던 분석에서 벗어나서 인간의 비합리적 태도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런 논리로 그는 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이었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예견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산 가격 예측 이론의 발전에 힘을 더해준 것은 실증자료로 사용한 계량분석방법의 발전인데, 나머지 한 명의 공동수상자인 한센은 일반적률추정법이라는 통계 분석 방법을 개발하여 자산 가격을 실제로 추정하는 틀을 제공했다. 


노벨상위원회는 자산 가격은 개인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저축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전체 경제 차원에서는 소비와 투자라는 거시경제의 핵심요소와 직결되어 있기에 중요하며, 수상자들의 연구가 투자자, 전문가, 정책입안가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었기에 수상자로 선정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자산 가격 예측이라는 공통의 범주 안에서 공동 수상이 이루어졌지만, 파마는 자산 가격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실러와 한센은 예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모순된 주장을 편 학자들이 동시에 수상하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거래되는 주식 가격이나 채권 가격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애초부터 거의 불가능한 목표이다. 특히 사람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구매하고, 저축 상품을 선택할 때 경제이론에서 이야기하듯이 수익률이나 리스크를 명확히 따져서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또한 자산 가격 예측이라는 분야가 일자리, 불평등, 빈곤, 재정위기 등 지금 현실의 경제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고리인가 여부도 의문이다. 


금융위기를 제대로 예측하거나 예방하지 못한 이후로, 경제학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가디언은 금융위기를 예측한 실러가 노벨경제학상을 받게 된 것은 5년 전 위기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라 평가하고 있지만, 힉스입자라는 전혀 새로운 존재의 등장으로 기존의 물리학이 강타당한 것과 같이 경제학자들 역시 현실의 복잡한 사건과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더 유심히 관찰하면서 자신들의 이론을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자산시장에서의 흐름 따라잡기

(Trendspotting in asset markets)


2013년 10월 14일

노벨상위원회 

 

향후 며칠 동안 혹은 몇주일 동안 주식이나 채권 가격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향후 3년에서 5년 사이와 같이 좀 더 장기적인 맥락에서 자산가격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처럼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순적인 발견을 해낸 이들이 올 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인 유진 파마(Eugene Fama), 라스 피터 한센(Lars Peter Hansen), 그리고 로버트 실러(Robert Shiller)이다. 


파마, 한센, 그리고 실러는 자산 가격을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발전시켰고 이 방법론을 이용하여 주식, 채권, 그리고 기타 자산 가격에 관한 세밀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자산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한 완전한 이론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지만, 이들의 연구는 자산 가격 결정의 중요한 규칙들을 발견했으며 이는 자산 가격 결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자산 가격의 변화는 전문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어떤 형태로 저축을 할 것인가 - 현금으로 보관할 것인가, 은행에 예금할 것인가,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 - 에 대한 결정 역시 다양한 형태의 자산이 가진 위험(risk)과 보상을 따진 뒤에 이루어진다. 자산 가격은 거시경제에서도 중요한 요소인데, 소비와 투자에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산 가격은 기본 정보를 잘 반영하는 편이지만, 반면 역사를 돌아보면 거품이나 금융 시장 붕괴와 같이 자산 가격이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들도 찾을 수 있다. 자산 가격의 오류(mispricing)는 최근의 세계 침체가 보여주듯이 금융위기를 일으키고, 그러한 위기는 전체 경제에 해를 입힐 수 있다. 오늘날 자산평가이론(empirical asset pricing)은 경제학에서 가장 방대하고 활동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 


자산 가격 예측은 시장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이 지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약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가격은 거의 예측할 수 없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투자자가 어떤 주식이 내년에 매우 큰 폭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즉시 그 주식을 살 것이고, 주가는 구매하려는 이들이 사라질 때까지 올라 갈 것이다. 결국 예측할 수 없는 가격 변화만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시장에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때마다 가격은 무작위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를 전문용어로 랜덤워크(randomwalk)라 한다.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시장에서도 자산가격이 몇가지 예측가능한 패턴을 따르는 데, 여기에는 이유가 존재한다. 핵심 요인은 위험이다. 대체로 위험자산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위험에 대한 적정한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예측가능성의 문제와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일반적인 수익률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있다. 세 명의 수상자들은 이 문제들을 분리해내고,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자산 가격을 예측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산 가격이 과거 며칠, 혹은 몇 주동안 어떻게 변했는지를 분석하여 내일의 가격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 1960년대 파마가 진행한 방대하고도 섬세한 통계 연구에 의하면, 과거의 가격은 단기 미래의 가치를 예측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방법은 자산 가격이 정보에 자산 가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파마, 피셔(Fisher), 젠슨(Jensen), 롤(Roll)이 함께한 주목할 만한 연구(1969)는 주식 분할(stock splits)에 관한 뉴스가 나온 뒤 주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폈다. 놀랍게도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새로운 정보를 주가에 반영했다. 만약 주식 가격이 새로운 뉴스에 느리고 완만하게 반응한다면 주식 가격의 패턴은 예측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패턴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른 많은 연구자들은 재빨리 후속연구를 이어갔다. 그 결과는 새로운 뉴스가 시장에 들어왔을 때 주가가 보이는 초기 반응은 확인할 수 있지만, 이후의 주가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다. 


만약 내일이나 향후 며칠이나 몇주일 동안 주가의 변동을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면, 더 장기적인 주가의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더 어려워야 하는것 아닐까? 하지만 실러는 이러한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식 가격 변동성가 장기 예측가능성에 대한 그의 연구들은 중요한 통찰을 보여준다. 먼저 실러는 주가의 변동이 배당금의 변동보다 훨씬 더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1981). 주가는 미래 배당금의 가치와 같다는 것이 기본 이론이었기 때문에, 그가 관찰한 주가의 변동은 과도한 것이었다. 


주가의 과도한 변동은 어느 해에 배당금에 비해 주가가 높았다면, 다음해에는 배당금에 비해 주가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주식 수익률이 장기적으로는 예측 가능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러 교수와 그의 공동 연구자들은 이러한 예측가능성이 주식 시장 뿐만 아니라 채권 시장, 그리고 다른 종류의 자산 시장에도 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자산 수익률의 장기 예측가능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 가지 방법은 투자자들이 미래의 자산 가치를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 표준 이론을 만드는 것이다. 즉, 자산 가치는 자산이 미래에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는 지불금(payment stream)을 토대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인 가정은 지불금이 할인(discount)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는 먼 미래에 받을 지불금은 당장 받을 지불금보다 가치가 덜 하다는 것을 뜻한다. 초기 연구에서 실러는 할인 계수(discount factor)가 언제나 동일하다고 가정했고, 그 결과 기존이론과 자산의 과도한 가격 변동이라는 현실을 조화시키기가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할인 계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배당금의 패턴은 안정적이더라도 주가의 패턴은 변동폭이 매우 클 수 있다. 하지만 왜 할인 계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질까? 왜 할인계수는 이토록 큰 가격변동을 일으킬 만큼 변화하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자산 가격과 합리적인 개인들의 저축과 위험감수 결정(risk-taking decision)을 연결하는 이론적 모델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이고 잘 알려진 모델은 소비자산가격결정 모형(Consumption Capital Asset Pricing Model, CCAPM)으로,  1970년대에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모델은 이론적으로 잘 설계되었지만, 오랫동안 실증 테스트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982년 한센은 일반적률추정법(Generalized Method of Moments, GMM)이라는 통계 방법을 통해 자산 가격이 보이는 특이한 성향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한센은 역사적으로 주가가 CCAPM의 표준 형태와 일치하는지를 GMM을 통해서 테스트했다. 그 결과 그는 자료들이 CCAPM의 설명과 맞지 않으며, 따라서 이 모형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실러의 주장, CCAPM에서 가정하듯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할인 계수를 도입한다고 해도 자산 가격의 변동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주었다. 


CCAPM의 기본 모형이 실패했음이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서도 계속 확인되었고, 이는 새로운 계량 이론과 연구의 등장에 영향을 주었다. 이후 연구 중 일부는 위험과 위험에 대한 태도를 특정하는 방법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투자자들이 얼마나 위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CCAPM의 이론적 확장에 기여했다. 새로운 이론과 GMM에 기반한 계량 연구가 혼합되어 자산 가격 연구 외에도 인간 행동에 관한 광범위한 통찰을 낳았다. 


자산 가격의 장기 예측가능성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합리적 투자자라는 개념을 버리는 것이다. 이 가정을 버리게 되면 “행동 재무학(behavioral finance)”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열리게 된다. 여기서는 잘못된 기대가 핵심 요소이다. 높은 자산 가격은 미래에 받을 지불금을 과대평가한 결과이다. 달리 말하자면, 과도한 낙관주이나 기타 심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자산 가격이 본래의 가치로부터 멀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행동 모델이 해결해야 할 주된 질문 중 하나는 왜 합리적 투자자들조차 비합리적 투자자들에 비해 자산 가격의 변동폭을 줄이지 못하는가라는 점이다. 이에 대한 일반적인 대답은 합리적인 투자자들이 다양한 제도적 한계, 예를 들면 신용 제한과 같은 것의 영향을 받아서 결국 시장의 흐름을 거슬르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새로운 합리적 모델은 위험과 위험에 대한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새로운 행동 모델은 제도적 한계, 이해관계의 충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접근법들은 중요한 통찰력을 준다. 두 접근법이 함께하면 자산 시장의 변동성과 장기 예측간으성에 대해 의미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실증 연구는 오랜 기간에 걸쳐 자산의 종류에 따른 수익률의 차이에 대해 조사해왔다. 간단하게 말해, ‘주식 선정은 그만큼의 결과를 가져오는가?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식을 선정하도록 만드는가?’ 이다. 고전적인 자본자산가격결정 모형(Capital Asset Pricing Model, CAPM)은 다양한 주식 사이의 수익률 차이를 평가하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 CAPM은 전체 시장이 높은 수익률을 보일 때 높은 수익률을 내는 주식은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낸다고 예측한다. 또한 전체 시장이 낮은 수익률을 보일 때 높은 수익률을 내는 주식은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가져오게 된다. 이런 주식은 위험을 분산시키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위험회피 투자자들은 높은 평균 수익을 얻지 못한다 해도 이런 주식을 좋아한다. 


파마는 이같은 주식과 시장의 상관관계가 미래 수익률을 예측하는데 핵심요소인지를 알기 위한 테스트 방법을 개발했다. 그와 다른 연구자들은 주식과 시장의 상관관계는 미래 수익률 예측에 핵심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대신에 다른 요인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주식의 “크기(size)”기업의 총 시장 가치)와 “시장가 대비 장부가 비율(book-to-market ratio)”이 큰 설명력을 갖음을 알아냈다. 큰 회사, 혹은 낮은 시장가 대비 장부가 비율을 갖는 회사는 대체로 낮은 수익을 얻었다. 이러한 발견은 장기 예측가능성에 대한 실러의 발견과 유사하다. (시장가 대비 장부가가 낮은) 가치 주(value stock)는 시장가 대비 장부가가 높은 주식보다 낮은 수익을 낸다. CAPM의 설명과 달리 왜 이러한 추가 요인들이 주가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까? 이에 관한 설명 중 일부는 합리적 투자자 모델에 기반하여, 다른 일부는 행동 모델에 기반한다. 파마와 연구자들이 이룩한 이 분야에서의 집중적인 연구 덕분에 자산 가격의 횡단면적 특징은 30년전보다 더 이해하기 쉬워졌다. 


수상자들의 연구는 단지 학문적 연구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주식 시장은 단기에는 매우 예측하기 힘들고, 주식 선정은 단기와 장기에 모두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뮤추얼 펀드(mutual fund)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위험 수준과 관계없이 뮤추얼 펀드가 수익을 낸다는 주장은 틀렸다. 일단 펀드 수수료가 계산되면 마이너스 수익을 낳기도 한다. 인덱스 펀드(index fund)의 최근 성장은 이러한 통찰을 따른 결과이다. 또한 몇 가지 성공적인 특수 펀드들은 종종 CAPM의 확장된 버전이 포함하는 새로운 요인 - 크기, 시장가 대비 장부가 - 에 의해 움직인다. 


연구는 단지 예측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또한 시장이 주식 시장의 분할, 공개매입과 같은 행동을 평가하는 방법도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기업과 기업의 성과 평가에 도움이 된다. 


행동 모델 역시 현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러는 일찍이 투자자가 직면하는 중요한 위험은 때때로 측정하기 힘들며, 그것들은 존재하는 시장 기구에 의해 보장되지도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케이스-실러주택가격지수(Case-Shiller Home Price Indices)는 주택 가격의 흐름과 변화를 측정하고, 가격 변동성에 대항하여 준비하는 자산으로 구성된다. 


예측가능성에 대한 발견은 놀라운 일이며, 실증연구와 이론 사이의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많은 양의 후속연구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금융과 자산 가격에 대한 이해는 근본적으로 다음의 질문에 의해 발전해왔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는 시장 변동성의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어떤 정책을 사용해야 시장 변동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가? 단기에는 자산 가격의 예측이 어렵고, 사건이 발생하면 재빠른 가격의 변화가 있다는 초기의 발견은 시장 효율성을 위한 기본 조건이 적어도 만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후 장기 예측가능성의 발견은 많은 연구자들이 갖고 있던 기존의 생각을 변화시켰다. 예측가능성이 자연스러운 변동을 반영하는 것인지, 자산 가격의 오류가 무엇을 반영하는지에 대해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자산 가격의 오류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어떻게 그리고 언제 금융 시장은 효과적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반영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미래 연구가 맡아야 할 가장 중요한 몫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특수한 맥락과 제도적 설계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들이 전문가뿐 아니라 정책입안가에게도 매우 중요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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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10 / 14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새사연 이슈진단(23) 시간제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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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70% 달성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내놓았던 주요 공약 중 하나이다. 선거기간 동안 박근혜 후보는 기존의 일자리 정책과 다른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통해 고용률을 증진시키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시킬 것을 약속했다. 당선 이후 지난 5월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공약의 실천을 위해 ‘2017년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한 “일자리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적인 정책 중 하나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에 따르면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238만 명(연평균 47.6만 명)의 취업자를 증가시켜야 하는데, 이 중 93만 명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늘린다는 것이다. 이는 증가되어야 할 취업자의 약 40%에 해당되는 규모로, 정부는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여성의 경제적 참여를 높여 고용률을 크게 증대시킨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면서 양질의 (혹은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통해 여성과 청년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시켜 고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현재 우리나라의 긴 노동시간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의 규모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 29일 발표된 내년 예산안은 이런 정부의 정책이 내년 더욱 확대 실시될 것임을 보여준다. 예산안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시간당 보수가 최저임금 대비 130%~300%인 상용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국민연금 4.5%, 고용보험 0.9%) 전액을 2년간 지원하는데 101억원 투입하는 계획이 새롭게 수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반듯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 한도도 월 60만원에서 월 80만원으로 인상하고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위한 시간선택제 직무 개발과 근무체계 개편 컨설팅에 대한 지원 역시 확대되는 등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 올해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청년층, 중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시켜 고용률을 상승시키고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 정부의 양질의 일자리 확대 정책은 발표 이후 계속해서 우려 섞인 비판들에 직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시간제 일자리라는 용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시간선택제 일자리”라는 용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예산안도 이를 반영해 기존의 시간제 일자리 대신 시간선택제 일자리란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들이 단순히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이전부터 추진되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에서도 보였던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나 성과에 대한 의문들이 박근혜 정부의 양질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서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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