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 2014/[칼럼] 김병권의 한국 사회의 창'에 해당되는 글 108건

  1. 2010.07.05 하반기 자산시장 위축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2. 2010.06.28 ‘소프트 뉴딜'로 시야를 이동시키자. (1)
  3. 2010.06.24 경제개혁 논의 공간을 국회로 옮겨 보자
정부에서 발표하는 한국경제 전망이 갈수록 낙관론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0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5.8%로 상향조정하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경제성장률도 6%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목표치를 올려 잡은 것이다. 광공업 생산도 지난해에 비해 수개월째 20% 이상 늘어나고 있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제조업 가동률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체 지표의 상승은 대부분 수출 대기업이나 정부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반면 국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내수 쪽은 아직도 게걸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서비스업은 여전히 전월 대비로 하강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소비능력을 보여 주는 소매판매도 늘기는 했지만 지난 5월 전년 대비 3.6% 증가에 그쳤다. 경제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미래생활 형편의 경우 뚜렷한 개선의 조짐이 없다. 가계수입 전망과 소비지출 전망이 다소 오르기는 했지만 1~2% 내외에 불과하다. 우리 경제가 수출 대기업의 높은 실적상승세와 부진한 가계소득과 소비 사이의 격차가 지속되는 취약성을 구조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의 경기를 예고해 주는 경기선행지수가 올해 들어 계속적인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는 중이다. 외형적인 경제지표도 하반기로 가면서 상당히 누그러질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 지속, 중국 성장률 둔화, 미국 경기회복 약화 등 외적인 환경이 결부되면 수출 탄력도 이전 같지 않을 확률이 높다.

우리경제의 하반기 전망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부동산 경기와 주식 금융시장 동향이 될 것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부동산 경기의 대세 하락을 전망하는 예측들이 줄을 이었고, 주택가격과 거래건수의 급감 추세가 나타나면서 실제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부동산 경기의 반등을 예상할 수 있는 어떤 조건도 만들어지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9월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주식시장도 지난해와 같은 뚜렷한 대세 상승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이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펀드 투자 자금도 꾸준히 환매 경로를 밟고 있는 중이다.

왜 부동산 경기와 증권시장 동향이 중요할 수 있는가.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안정적으로 늘지 않는 고용불안 상황이 지속되자 우리 국민들은 금융회사 대출을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과 증권시장 등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고, 외환위기로 300선까지 밀렸던 주가도 2007년 한때 2천을 넘는 등 고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펀드 열풍이 불자 거의 2천만 계좌에 가까운 펀드개설이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국민들의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면서 실물 내수시장이 확장돼 갔던 90년대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한마디로 2000년대 한국경제는 국민의 실질소득과 실물경제의 성장이 아니라 부채와 자산시장의 거품에 의해 담보돼 왔던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현재 예금 취급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주택 관련 대출이 340조원에 육박한다.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한 금액도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으로 330조원을 넘는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다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펀드 설정 잔액은 300조원이 넘는 실정이다. 국민들이 부동산 경기와 증권시장 동향에 그토록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국민 생활에 이처럼 깊이 연루된 부동산 경기가 대세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고 증권시장도 예전과 같은 고속성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과거처럼 다시금 이 시장을 부양해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원래부터 자산시장의 거품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74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자산시장의 팽창을 근원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현실을 봐도 이는 명확하다.

국민들의 노동소득과 실물경제의 건전한 발전으로 되돌아가는 것만이 답이다. 그런데 여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것에 반비례해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득이 정체하고 있는 마당에 자산시장 거품도 꺼지는 초유의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할 것인가. 국민들의 소득, 특히 노동소득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개선시킬지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고용시장 개혁이 향후 경제개혁의 핵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 매일노동뉴스 2010년 7월1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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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집권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후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국민은 천안함 북풍의 정치적 이용에 저항했을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과 세종시 계획 수정, 그리고 MB식 특권 교육을 명확히 거부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민심을 받아서 세종시 수정안을 포기할 뜻을 비치면서도 여전히 4대강 사업에는 집요한 추진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지방선거 이후 사회적 통합과 민심 수습을 어렵게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의 비용대비 경제적 효용성이나 환경영향, 국가재정 운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은 이미 재론할 여지없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강조해야 할 대목이 바로 고용창출 효과다. 당초 정부는 2009년 1월, 4대강 사업을 포함 국가 토목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기 4년 기간 동안 96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공언한 바가 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났다.

그런데 실제 고용창출 효과는 어떠한가. 그러나 2009년 이후 건설업의 취업자 수 증가실적은 모든 산업을 통틀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에 건설업 종사자 수는 증가는 고사하고 10만 명 이상이 감소했다. 양적으로 빠르게 고용이 회복되었던 올해 5월의 전체 취업자 수 증가가 60만 명에 육박하고, 제조업 취업자 수도 19만 명이나 늘어났던 데 반해 건설업 취업자 수는 고작 4만 9천명 밖에 늘지 않았다.

물론 공공토목건설 외에 민간 주택건설 경기 등이 부진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재정적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총 예산 24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국책토목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데 관련 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4대강 사업의 재검토 사유가 되어야 한다. 지금 일자리 창출보다 중요한 국가 사업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자문인 오노 요시야스 오사카대학 교수의 다음과 같은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는 일본이 지난 1990년대 이후 장기불황 대처에 실패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장기불황 상황에서) 잉여 노동력을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데 그런 발상이 없었다. 대신 돈을 뿌리면 수요가 회복한다고 생각해 감세, 내실을 생각하지 않은 공공사업에 투자했지만 큰 효과 없이 국채만 늘었다.” 이명박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감세 정책이나 4대강 사업에 대한 통렬한 반박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언급했다.

“ 이번에는 비효율이 불황의 원인이라고 착각해 생산 효율화를 추구했다. 정부의 낭비가 문제라며 공공사업을 축소했다. 고이즈미 정권의 구조개혁이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력이 남는데 생산효율화를 추구하고 공공사업을 줄이면 실업이 늘어날 뿐이다. 그 때문에 디플레가 더 악화해 고용불안은 커지고 수요는 더 줄어 경기가 얼어붙는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남는데 더 사람을 줄이는 효율화였거나 재정규모만 따졌지 노동자원 유효활용이라는 원래 생각해야 할 부분을 잊고 있었다." 이 역시 이명박 정부가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민영화 정책이 고용창출 입장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정확히 적시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불황의 늪을 탈출하고 체감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고용창출 과제가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 4대강 사업,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민영화로는 전혀 이룰 수 있는 정책목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경기가 큰 폭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나마 외형적인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그것이 4대강 사업의 결과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동안 진보에서 주장한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정부의 외면 속에서 나쁜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 하루빨리 민심이 요구한 4대강 사업 중단을 받아들이고,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안착되도록 정부의 역량을 돌려야 할 것이다. 토목건설 뉴딜이 아닌 소프트 뉴딜로 전환하자는 말이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 진보정치 2010년 6월28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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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정국지형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일단 야당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주요 국책사업이 정부 의도대로 추진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 취임 이후 정국의 핵심 쟁점이었던 세종시 원안 수정도 힘들어졌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실상 원안 수정안을 포기할 뜻을 비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2년 동안 사회 갈등의 핵심이자 정부 경제정책의 중심이었던 4대강 사업 역시 정부의 강력한 시행의지를 밝혔지만 앞날이 밝지 않다. 이런 정황을 반영해 여권 내부에서는 각종 쇄신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야당들도 국정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주요 국책사업에 대한 궤도 수정과 정치지형의 변화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민생과 연관된 주요 경제개혁에 대한 재검토는 아직 뚜렷한 것이 없다. 경제 운용기조에 대한 변화 조짐은 물론이고 정부가 발표하겠다던 중·장기 국가 고용전략 계획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경제위기의 원인이 됐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개혁도 국제적인 금융규제 논의를 뒤쫓아 가면서 은행세 도입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는 있지만 체계적인 금융개혁 청사진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8.2%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가 50만명을 넘는 등 최근 한국경제 지표경기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화려한 지표경기 실적으로 인해 중대 경제개혁 과제들이 묻혀 버리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까지 이어 온 우호적인 수출 여건과 6·2 지방선거를 위해 상반기에 집중 투입된 재정효과 덕택으로 지표경기가 눈부시게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체감경기’는 여전히 지표경기 실적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 회복속도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집권 여당에 패배를 안겨 준 이면에는 체감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는 한국경제의 저변이 반영돼 있다.

예를 들어 보자. 2010년 5월 기준으로 협약 임금인상률이 4.4%인데 이는 물가상승률 2.7%를 빼면 실질적으로 2%도 안 되는 임금인상에 불과하다. 노동자 가구의 실질소득도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8%밖에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에 노동자들의 소득이 -2.9%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 동안 노동자 가정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경제성장률 8.2%와는 얼마나 격차가 큰 것인가.

물론 늘어난 것도 있다. 바로 가계부채다. 가계신용(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을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우리 가정의 가계 빚은 무려 55조원이 더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을 합치면 약 100조원 가까운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소득이 정체돼 있는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방선거도 끝나고 민생의 어려움이 배경이 돼 집권 여당이 참패한 만큼, 이제라도 정부는 외형적인 실적쌓기 위주의 경제운용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집권 후반기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경제운용의 핵심 과제를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격차 해소에 두고 체감경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후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물 론 체감경기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세계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위기의 그늘에서 완전히 탈출한 것은 아니다. 회복세가 안정돼 출구전략 논의가 한창이던 상반기에 유럽 재정위기가 터지면서 세계경제가 다시금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일수록 정부는 청와대나 행정부의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정책운용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혜를 모으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을 끌어안으면서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행정부는 물론이고 의회와 시민사회를 파트너로 공론의 장을 모색하는 마당에 우리나라만 유독 행정부가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중차대한 경제개혁 과제를 처리함으로써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이나 부유층 위주의 개혁 정책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집권여당에게서 등을 돌린 하나의 이유가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 아니었나.

하 나의 가능한 방법이 체감경기 회복과 경제체질 개혁 논의 과정을 청와대나 행정부가 아니라 국회 공론장으로 옮겨 보는 것이다. △체감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 △국가 고용전략 수립을 위한 대책 △외환시장 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 등 민생과 경제 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개혁 과제를 국회라는 장에서 주도적으로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여야를 포괄하는 3대 경제개혁 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해 국회가 이해관계자와 민의를 공론화하고, 여론을 수렴해 개혁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 매일노동뉴스 2010년 6월17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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