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 04 / 25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물가 상승과 소득개선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보고서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요약] 

1. 물가상승으로 인한 체감경기의 악화

- 국민 경제 성장률이 6.2%, 수출이 30%이상 늘어났으나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나아진 것이 없음.

- 정부는 올해 전망치를 5%성장 - 3% 물가상승률에서 4%성장 - 4% 물가상승률로 수정할 것이 예상됨. 특히 농축산물이 14.7%, 석유류 15.3%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압박이 심해지고 있음.

2. 수입물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하다.

-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각 국가가 금리를 내리고 재정지출을 확대 하면서 유동성 공급이 과잉됨. 국제적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석유나 곡물의 불안정한 공급이 수입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는데 국내 물가는 이 지점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음.

3. 수입물가 상승은 왜 발생하는가

- 중국과 인도 등 BRICs 국가들의 높은 성장률에 따른 원자재와 곡물 수입수요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 되는 가운데 물가상승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가능성이 높음.

- 미국 국내경기 부양을 위해 취해진 양적완화와 달러 공급이 달러가치의 하락을 가져옴으로써 달러표시 원자재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한편, 아시아 등의 신흥시장으로 자본유입을 가속화 시키면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음.

- 결국, 글로벌 경제위기의 대응과정 등에서 나타난 파생적 불안정성의 문제로 대처가 쉽지 않을 것임.

4. 수입 물가상승 주요 수단, 환율

- 물가관리를 위해 안정위주의 정책 전환이 필요. 특히 수입물가 상승의 측면에서 환율을 하락시키는 것이 중요함.

5. 물가억제와 동시에 실질임금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 물가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국민들이 물가충격을 흡수하기에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지점. 대기업 집단의 평균 순이익은 68% 증가한 반면 임금 인상율은 1/10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 실질임금, 실질소득의 상승을 바탕으로 국민들이 물가상승 압력에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 나아가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소득개선을 위한 납품가 원자재 가격 연동이 실현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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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올해 우리경제의 가장 큰 부담은 물가상승이다. 이미 소비자 물가가 한국은행의 관리범위인 3±1을 훌쩍 넘어 4.7%까지 올랐을 뿐 아니라 신선식품 등이 25%가까이 오르는 등 생활관련 물가는 그 이상이다. 가뜩이나 소득 개선이 안 되어 체감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뒤늦게 정부도 물가안정을 위해 성장률을 높이는 것 보다는 물가 안정 쪽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지만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소비자들의 물가부담은 언론 매체 등을 통해서도 자주 보도가 되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같은 물가압력에 시달리면서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중소기업의 원자재 가격 폭등이다. 늘 그랬다. 기업은 주로 대기업들의 동향만이 주목의 대상이 되고 아니면 소비자나 노동자들로 관심이 옮겨갈 뿐 중소기업은 언론에서도, 정책당국자들에게서도 늘 소외지대였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영상태가 곧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소득개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매번 망각된다.

현재 물가상승이 주로 수입물가 상승에 의해 주도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소비자 물가가 4.7%올랐을 때 수입 물가는 무려 19.6%나 뛰었다. 그 가운데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훨씬 높은 35.8%가 인상되었다. 중소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얼마나 클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면 실제로 중소기업들이 올해 느끼는 원자재 가격부담은 어떨까.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해보자. 93.3%의 중소기업에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올랐다고 응답했고 91.3%이상의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매우 부담스럽다는 응답도 72%나 된다. 거의 모든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가격이 올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면 이를 재료로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가격도 비례해서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비교를 해보기 위해 대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할지를 검토해보자. 우선 대기업들은 수입원자재 가격변동에 대처하기 위해 각종 방법으로 환헤지를 하여 환율 변동에 대처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고비축을 하여 완충을 하기도 한다. 또한 가격 경쟁력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한 제품가격에 반영한다. 심지어 시장 지배력이 높은 대기업들은 임의적인 독과점 가격을 설정하거나 담합행위를 통해 초과적인 수익을 노리기도 한다.

대체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완충할 장치가 있거나 제품가격 상승을 통해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유사들의 석유가격 인상이 대표적이다. 대기업 친화적인 정부조차도 국민의 물가상승 불안을 외면하지 못하여 정유사들에게 가격 인하압력을 넣어 생색내기용으로 임시적인 가격인하를 하기도 했다. 물론 실제 소비자들에게 효과는 알려진 대로 거의 없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어떤가. 앞의 조사에 의하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자사 제품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무려 62.6%나 되었다. 왜 반영하지 못했을까. 대기업 납품처의 가격 인상거부 때문에 반영을 못했다는 기업이 무려 42.9%로 조사되었다. 주로 대기업 납품을 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만으로 국한하면 납품가격을 전혀 인상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64.6%나 되었다. 이 대답은 50인 미만의 소기업으로 좁히면 다시 70%를 웃돈다.

하나 더 확인할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은 원자재를 대기업으로부터 조달 받아서 제품을 만들고 이를 다시 다른 대기업에 납품한다. 앞서본 것처럼 대기업에 납품하는 가격을 인상시키지 못한 것은 물론 대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구입할 때에는 절반 이상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일방적인 원자재 가격 결정 때문에 고생을 한다고 대답했다. 중소기업은 원자재를 조달하는 대기업으로부터 피해를 당하고 납품하는 대기업으로부터도 피해를 당하는 형편인 것이다.

이런 어려움은 경제위기 초반기인 2008년에도 중소기업들이 심각하게 경험한 바가 있다. 때문에 당시 중소기업들은 ‘납품가 원자재가격 연동제’를 법제화해달라고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심지어 집단행동에 돌입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겨우 얻은 제도가 2009년 4월에 도입된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였다. 그러나 제도 실행 1년 후 납품단가가 평균 1.7%오르는데 그쳤다는 사실은 그 제도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본래 중소기업이 요구했던 납품가 원자재 가격 연동제를 다시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왔다. 이것이 동반성장위원장이 밝힌 ‘대기업과 협력사의 이익 공유’를 하기 위한 기본 전제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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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04 / 1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송나라 문장가 소동파가 유배를 살았던 역사의 땅이기도 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쯤 될 법한 중국 최남단 섬 하이난다오(海南島)가 지난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이 주도하는 두 개의 정상회의와 포럼이 열렸기 때문이다. 브릭스(BRICS) 정상회의와 보아오(博鰲)포럼이 그것이다.

G7, G20과 브릭스 정상회의

2009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하여 올해로 3번째로 13~14일까지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를 먼저 살펴보자. 브릭스(BRICs)라는 용어는 2001년 미국 월가의 최대 금융세력인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사 사장인 짐 오닐이 향후 중국과 러시아, 인도와 브라질이 세계경제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서 만들어낸 용어다. 스스로 만든 개념이 아닌 서방의 월가가 이름을 붙여준 이래 10년 만에 이들 국가들은 스스로를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세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를 참여시킴으로서 당초의 4국 브릭스(BRICs)가 아닌 5개국의 브릭스(BRICS,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지칭하기 위해 소문자 s를 대문자 S로 바꾸어 부름)로 확대되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새로 회원국이 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컵 주마 대통령까지 5개국 정상이 모두 참석한 3차 회의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 면적의 26%, 전 세계 인구의 42%,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총액의 18%, 세계 교역의 15%를 차지하고 있고 외환보유고를 3조 9300억 달러 보유하고 있다는 그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미래의 전망, 함께 번영을 누리다’라는 주제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는 “싼야 선언”을 채택하면서 최근의 세계질서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하고도 독자적인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서방의 리비아 무력 개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언은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정세에 대해 혼란을 우려”하지만 “우리 모두는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원칙에 동의”하며 “평화적인 수단에 의해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못 박았던 것이다. 동시에 국제질서에 대한 평화적이고 공정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엔에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방향에서 유엔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상회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경제 질서 변화에 대해서도 서방과 다른 목소리를 표방했다. 선언은 국제통화질서 개혁과 금융시스템 개혁에 대해서 “세계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공정하고 정의롭고 포괄적이면서 잘 관리되는 국제통화와 금융시스템이 구축돼야 하고 이런 시스템이 개도국과 신흥경제대국들을 이익을 대변할 것”을 요구했다. 달러체제에 대한 개혁의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융 위기는 오늘날의 국제 통화 금융의 결함과 부족함이 드러났다”며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통화 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을 옹호"한다는 선언을 한 것은 현재의 달러중심 체제를 변화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동시에 정상회의는 그간 달러체제를 뒷받침해왔던 중요한 두 개의 국제 금융기구인 세계은행과 IMF의 개혁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목소리를 냈다. 특히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65년 동안 미국과 유럽이 독점해온 두 개의 금융기구 지배구조에 대한 개혁을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과 유럽이 독식하고 있는 세계은행과 IMF의 지배구조는 “2차 대전 이후 형성된 것으로 현재의 요구에 맞게 바뀌어야” 하고 "세계은행과 IMF 운영은 더 이상 다른 나라를 배제한 채 미국과 유럽의 자동순환 시스템이 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더불어 최근 신흥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자본 이동 통제에 대해서도 “국가 간 거대한 자본이동이 갖는 심각한 위협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무분별한 자본 자유화, 개방화에 대한 통제를 분명히 했다.

중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는 마침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G20재무장관회의(G20정상회의는 올해 11월 프랑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와 비교되면서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기본적으로는 서방 선진국이 중심이 된 G7의 확대판인 G20정상회의와 브릭스 정상회의가 어떤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국제질서에 영향을 미칠지 서방 언론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IMF나 G20정상회의 조차 최근 무분별한 자본유출입이 신흥국 금융시장에 주는 피해를 인정하고 있고 원자재시장에 대한 금융투기세력의 재 개입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브릭스 정상회의의 강한 입장표명은 이런 경향을 더욱 굳히게 될 것이다.

후진타오가 제안한 동주공제(同舟共濟) 정신과 한국

브릭스 정상회의가 G7, G20정상회의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면 지난 14~16일 동안 같은 장소에서 ‘포용성 발전: 공통 의제와 새 도전’을 주제로 10번째 열렸던 보아오(博鰲)포럼은 서방세계의 다보스 포럼과 비교되기도 한다. 알려진 대로 매년 1월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공식명칭 세계경제포럼(WEF)은 서방 선진국 정상들과 기업가들이 주도하는 연례 세계경제 포럼으로서 흔히들 ‘부자 클럽’이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로 서방 선진국들 위주의 포럼이다.

이와는 달리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며 2001년 이후 10년째 아시아지역의 경제 협력과 역내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 제시를 목표로 현재 28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보아오 포럼은 지금까지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중국의 부상을 배경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와 함께 개최하는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관심이 집중되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아시아인들은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동주공제(同舟共濟) 정신을 공유하고 있으며, 아시아 일체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아시아인들이 갈수록 단결하고 있다”고 역설하면서 아시아의 공동 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안보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문화 존중과 선린우호 촉진 ▶발전 방식 전환과 전면적 발전 추구 ▶발전 기회 공유와 공동의 도전에 대한 응전 ▶구동존이(求同存異)와 공동 안보 촉진 ▶호혜공영과 지역협력 심화라고 하는 아시아를 위한 5대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G2체제(미국과 중국의 양 강 체제)가 점차로 실체를 드러내는 가운데, 중국은 한편에서는 전 세계 비서방 대국들을 BRICS라는 틀로 규합해 나가고 있고 다른 편에서는 자신이 속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구상을 구체화시켜 나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리고 이는 말 뿐이 아닌 실제적 경제력과 국력의 신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구별된다.

문제는 서방 선진국이 중심 된 OECD와 G20의 구성원이기도 하면서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의 일원이기도 하고 아직은 신흥국 틀 범주에 속해 있는 한국의 위치이다. 그리고 적어도 실물경제 관계만 놓고 보면 미국, 일본, EU의 모든 수출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수출비중을 중국(홍콩 포함)과 맺고 있는 한국 경제의 위치이다. 또한 세계 금융시장을 여전히 쥐락펴락하는 서방 선진국들의 글로벌 자본 이동에 의해 심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신흥시장인 한국 금융시장의 처지이다.

한국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한결같이 아시아의 일원이기 보다는 일본과 미국을 추종하며 태평양 국가로 편입되기를 원했고 서구의 경제모델을 닮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경제와 정치, 군사적으로 한미 동맹구조가 오히려 강화되면서 중국, 러시아 등 대륙 국가들과의 갈등관계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분명히 역사적 환경변화 추세와 맞지 않으며 향후 미래의 우리 국익과도 충돌할 개연성이 크다. 과연 한국은 아시아 국가들과 동주공제(同舟共濟) 정신을 공유하고 있는가. 지난 주 하이난다오 섬에서 열린 두 개의 정상회의와 포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 반추해 물어보아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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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4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 서비스 앱의 하나인 카카오톡이 이른바 ‘국민 앱’으로 부상하면서 최근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그 눈부신 성장속도가 놀랍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1천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지금도 매달 170만명이 새로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는 메시지도 2억3천만건에 이른다고 한다. 30대 경영자가 40여명의 직원들과 이룩한 성과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앱스토어와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형성되면서 크고 작은 벤처기업들이 신규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그 가운데 단연 카카오톡이 돋보인다.

카카오톡이 화제가 된 이유는 또 있다. 국내 주요 통신기업들이 카카오톡으로 인해 발생하는 망 과부하를 문제 삼으면서 서비스를 제한할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루 2억건이 넘는 메시지 송수신 트래픽이 카카오톡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니 네트워크 부하가 커질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사용자가 공식적으로 발생시키는 트래픽 이외에도 카카오톡 앱과 메시지 서버 사이에 자동으로 주고받는 송수신 트래픽까지 감안하면 부하는 더욱 커진다.

그럼에도 통신사업자는 카카오톡 사용자들로부터 데이터 사용료를 받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와이파이(WiFi)를 이용할 경우 그조차도 받을 수 없다. 통신사들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단문 메시지와 카카오톡은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통신사들의 단문 메시지 서비스 수익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통신사의 단문 메시지 서비스 사용료를 건당 20원으로 산정할 경우 하루 카카오톡 사용건수가 2억3천만건임을 감안하면 매달 1천380억원의 통신사 수입이 증발해 버린다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이 숫자는 카카오톡의 예상대로 올해 말까지 카카오톡 사용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서면 두 배로 커지게 될 것이다. 카카오톡이 단지 메시지 서비스와 경쟁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음성통화 서비스와도 대체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억울할 법도 하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카카오톡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물론 카카오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트워크 사용료는 이미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보유자가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카카오톡에게 사용료를 부과한다면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인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에도 마찬가지로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타당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KT와 SKT로 대표되는 한국의 이동통신사들은 모두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거대기업들이다. 이들은 한국에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 전인 2009년까지만 해도 통신망에 대한 독과점적 지배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 제조사는 물론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을 일방적으로 통제하면서 고수익 행진을 누려 왔다. 그 결과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낮은 납품 단가와 협소한 시장구조로 인해 영세성을 면치 못하게 됐고 사용자들은 통신사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지극히 제한된 기능 이외에는 모바일 기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없었다.

이와 같은 시장구조는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시판되면서 무너졌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그와 같은 환경에서 부상한 것이 바로 카카오톡이다. 이제 통신 대기업들은 과거의 일방적 고수익 행진에 대한 향수를 버리고 통신사와 제조사, 그리고 소프트웨어 업체, 더 나아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국민들과 함께 생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통신사와 제조사, IT 서비스 사업자가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며 모바일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겠다는 카카오톡 측의 주장은 이런 측면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노동자,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만들고 서로 이익을 공유하려는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얼마 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의 ‘대기업 초과이익 공유제’ 제안에 대해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격한 반발을 쏟아낸 한 대기업 총수를 보면 대기업의 공존과 공유의식이 아직 한참 멀어 보여 우려스럽다. 대기업의 힘의 논리에 유망한 벤처기업이 또다시 희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 이글은 매일노동뉴스 2011년 4월 14일자에 기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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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랄프386

    만약 SKT를 비롯한 통신사들이 자기들의 프랫폼인 위피사용 강요나 의도적인 와이파이의 하드웨어적인 봉인, 폐쇄적인 컨텐츠 시장구조만 제대로 오픈했더라도 아마 우리나라가 지금의 아이폰 생태계보다 더 멋진 스마트폰 세상을 만들었을겁니다. 가장 앞서나가던 정보통신 강국에서 졸지에 하드웨어 하청생산국가로 전락하게된 가장 큰 죄악이 바로 이 거대 통신사들의 시장지배와 폐쇄적 밥그릇 챙기기인거죠. 그런데 반성은 커녕 카톡에 대한 훼방을 생각하면 정말 못된 재벌.. 악덕 기업의 표상을 보여줍니다.

    2011.04.16 20:11 [ ADDR : EDIT/ DEL : REPLY ]


2011 / 04 / 1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복지 담론이 학계와 정책 담당자들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국민들에게까지 우리사회의 핵심적 의제로 떠올랐다. 진보 교육감의 등장과 함께 제기된 무상급식이라는 작지만 구체적인 이슈 하나가 2010년 6.2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이후 정치권 담론 형성으로 급격히 확대될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이면에는 오랜 동안 사회복지 활동을 펼쳐온 크고 작은 단체들과 복지담론 의제화를 위해 노력해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로 대표되는 학계와 싱크탱크들의숨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퇴조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대안이 마땅치 않았던 이념 지형에서, 글로벌 체제를 지탱해온 주류적 사조인 신자유주의와는 명백히 다른 궤적을 가지고 있었던 복지담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우리사회의 새로운 제도와 정책 틀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 점에서 필연적인 역사 추세이기도 하고 바람직한 발전이기도 하다. 특히 “시장이 스스로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 신념을 버리고, 어떤 식으로든지 국가가 개입하여 빈곤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국민의 공감대가 확산되었고 정치권이 이를 수용했다는 것은 중대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복지담론은 이제 의제를 던지는 차원을 넘어서 실현 정책을 구체화하고 다양한 사회개혁과제를 담론 안에서 용해시키기 위한 모색과 논쟁으로 확산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복지담론 내부를 보면 시민권으로서 복지를 이해하는 가운데 보편적 복지를 기본으로 선별적 복지를 흡수해가는 것처럼 보인다. 동시에 복지 대상 영역도 무상급식을 넘어 의료, 보육, 노인요양, 교육, 그리고 주거문제로까지 넓어져가고 있다. 복지 수요자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지원 방식과 규모는 물론 복지 공급 인프라 구축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적 고려 또한 모색하고 있다.

나아가 보편복지를 실행하기 위한 국가의 재원마련 정책으로 이어지면서 국가재정 정책과 조세정책을 둘러싼 큰 틀에서의 방향전환 논의도 활발하다. ‘증세 없는 복지’, ‘부유층 증세를 통한 복지’, ‘보편 증세를 통한 복지’에 이르기까지 진보개혁진영에서 조차 다양한 제안들이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쏟아지고 있다. 일반 조세뿐 아니라 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과 같은 공적인 사회보장 기금까지를 포괄하면 논쟁은 더욱 다양해진다.

일단 국가재정정책과 조세정책 자체에 대해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를 국민 개개인의 실리관계를 떠나 큰 틀에서의 제도설계 방향전환을 의제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분명한 변화다. 그러나 재정과 조세 개혁은 그것대로 이슈로 제기하고 심화시켜야 하지만, 복지담론을 재원마련으로 급격히 수렴하는 것은 국민에게 비약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복지담론이 정책적으로는 주로 사회정책에 편중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면서 사회복지 정책과 같은 수준이거나 혹은 그 이상의 수준으로 노동과 고용제도 개혁이 절실하다는 비판적 의견도 상당히 넓게 확산되고 있다. 국가의 복지재정 지출에 의한 소득 재분배는 2차적 분배에 해당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긴급한 것은 직접적인 근로소득의 개선, 즉 생산과정에서의 1차적 분배개선이 선차적이라는 문제제기이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가장 중요한 제도와 정책 수단으로 삼아왔던 ‘노동시장 유연화’를 대신할 명확한 대안을 갖지 않으면 고용이나 각종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 정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복지담론 틀이 원래 노동개혁을 포함할 수 없는지 와는 별개로, 현재 복지담론이 사회복지정책과 재원마련 등 아직은 좁은 폭에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제기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수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노동시장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예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라는 다소 일반적인 틀 이외에 아직 국민의 공감을 받는 확고한 전망제시가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일부에서는 분단이라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평화 또는 통일의 의제를 유사한 비중으로 함께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2010년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태가 한국사회가 준 충격을 감안한다면 평화의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현실경험에 비추어 이런 주장도 일리가 있다. 물론 동시에 유래 없이 엄청난 사건이 남북 관계에서 발생했던 2010년에 복지담론이 급부상했다는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므로 복지담론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는지를 역 반증한다는 논리도 성립된다.

결국 복지 담론을 기본 프레임으로 하여 그 내부에서는 복지의 성격과 영역, 재원 문제에 대한 논쟁이 확대되고 있고, 그 밖에서는 노동과 평화와 같은 주요 의제들이 논쟁이 되는 국면이다. 그리고 이를 궁극적으로 복지담론 안으로 통합할 것인지 아니면 병렬적으로 나열될 것인지, 또는 새로운 상위 담론으로 흡수될 것인지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복지담론 확산의 배경

복지 담론의 확산은 수많은 이유들이 중첩되면서 나타난 결과이지 보수에서 흔히 말하듯 포퓰리즘에 의거해 불어온 바람은 아니다. 일시적인 유행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고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서 복지담론이 사회개혁 담론으로 급부상하게 된 주요한 사회역사적 원인을 짚어보도록 하자.

첫째로, 지목할 수 있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어 온 사회 양극화 심화의 누적된 결과가 보편적 복지와 접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완화되어 왔던 계층 간 소득격차와 중산층 확대는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반전되기 시작하여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그리고 이명박 정부 3년을 거치면서 누적적으로 악화되었고 중산층의 광범위한 하향 분해가 발생했다. 이는 승자 독식의 신자유주의가 파생시킨 세계적이면서도 가장 심각한 사회현상이기도 한 것인데, 한국 사회는 이른바 20:80 사회를 넘어 10:90사회라고 해도 무리 없을 정도로 격차사회가 구조화된 것이다. 양극화 사회는 한국사회의 대표적 질병을 일컫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양극화는 단순히 계층 간 소득 격차를 넘어 자산 양극화로 확대되었고 산업 영역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양극화,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의 양극화와 맞물려졌다. 심지어는 자산과 소득 양극화에 따른 교육과 보건, 주거의 양극화 현상까지 사회적으로 만연할 정도였다. 이는 격차사회에서 피해를 입고 있는 절대 다수 서민과 중산층에게 현재의 생존과 생활뿐 아니라 미래의 삶의 불안을 가중시켰고, 더 이상 자유시장의 공간에서 개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없는 곳까지 이르면서 복지 담론으로 해법을 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는, 2008년부터 세계적 차원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와 경제위기가 수년째 출구를 보이지 않고 있는 세계경제 환경을 들 수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적 자산거품과 금융거품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즉 부동산 가격과 주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한, 이를 반영한 경제지표의 착시효과와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회개혁에 대한 열망이 잠복해 있을 수 있다. 또는 추가적인 경제 개방화나 규제완화, 민영화나 금융완화 등으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심리들이 중산층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신자유주의적 이명박 정부의 집권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이러한 신화와 믿음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실제로 부동산 경기가 추세적 하락 국면으로 돌입할 조짐을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문자 그대로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로,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국민의 실제적 경험의 산물로 복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10년 동안 ‘생산적 복지’나 ‘동반 성장’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극화가 심화되자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내건 것은 ‘또 다시 성장’이었고 국민은 이를 지지했다. 그러나 더욱 높은 성장이 양극화를 해소해 줄 것이라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는 작동하지 않았고 토건 개발 위주의 성장정책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은 성장에서 분배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복지담론이 확산되었던 2010년은 외형적인 경제지표로 보면 OECD 최고 수준인 6.1%의 성장률을 보였고 고용지표도 반전되어 30만개의 신규일자리가 만들어졌으며 ‘국격’을 높일 계기가 된다고 홍보했던 G20서울 정상회의까지 개최되었던 해이다. 그러나 지표경기와는 달리 체감경기는 전혀 개선되지 못했고 성장신화에 대한 믿음이 깨지게 된다. 복지담론의 부상은 이명박 정부의 토건 성장정책에 대한 강한 반작용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넷째로, 저출산 고령화라고 하는 인구학적 측면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서 복지담론을 부상시킨 요인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 지속은 가계의 보육비를 경감시키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에 정당성을 실어주게 되었다. 빠른 속도로 늘어가는 고령화 추세는 노인에 대한 의료와 요양, 생활 등의 사회적 부담을 과거와 다른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확산 시켰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을 국민 생활, 즉 가계 입장에서 재해석한다면 아래 그림과 같은 설명이 가능할 수 있다. 즉 외환위기 이전 비교적 안정된 직장에서 노동소득과 저축에 기반하여 생활하던 국민들이 외환위기 이후에 고용불안이 구조화되자 부채와 자산시장에 의존하는 생활패턴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그 마저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가계 생활의 불안정성이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최후의 의지처로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복지 담론은 기업의 불안정한 고용과 자산시장의 붕괴조짐에 대한 국민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이 존재한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복지담론이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사회 역사적으로 국민생활의 왜곡과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그 탈출구로 제기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복지담론의 부상을 판단하고 이를 평가할 때에는 단순히 해당 정책의 유효성이나 실현 가능성만 보고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회역사적 배경과 원인을 충분히 분석한 후에 과연 현재의 복지 담론이 이를 얼마나 수렴하고 있고 또한 어떤 한계가 있을 수 있는지를 판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복지담론이 과거 유럽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보수쪽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담론이고 심지어는 신자유주의 대표 국가인 미국이나 영국에서 조차 일정하게 복지정책이 수용되어 왔기 때문에 진보를 위한 담론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은 복지담론이 우리사회의 어떤 환경아래에서 제기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가장 준비된 사회개혁 전망이 복지국가 담론인가?

지금 우리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복지담론이 아직은 ‘사회복지 정책’의 틀 안에서의 논의로 집중되고 있고 일정하게 정치적 슬로건의 성격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 국한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것은 제기될 때부터 복지 ‘국가론’으로 제기되어 왔고 최근 ‘정의론’과 같은 철학적 가치와도 접목되어나가는 것만 보아도 분명하다.

또한 1990년대 이래 거의 유일한 주류로서 영향력을 발휘해온 신자유주의 사조가 금융위기로 퇴조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새로운 중심담론에 대한 필요를 반영하고 있다. 즉, 쇠퇴해가는 신자유주의 사조를 기존 사회개혁 이론과 정책들이 대체해 나가는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상황에서, 가치와 제도, 정책에 관한 일종의 무중력 상태가 지속되자 여기에서 유력하게 떠오른 대안 가치의 성격과 사회개혁 전망의 성격을 가지고 복지담론이 등장한 것으로 확장시켜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복지담론은 신자유주의 실패에 대한 보완의 성격을 넘어서고 있으며 신자유주의와 큰 범주에서 같은 부류라고 비판 받은 사회투자국가론과도 궤를 달리한다. 복지담론이 기본적으로 사회민주주의에 이론적 뿌리를 가진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자유주의 사조가 퇴조의 추세로 반전되는 국면에서 대안적 사회모델이자 사회개혁전망으로서 현재 가장 강력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유력한 후보가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다. 적어도 북유럽 모델은 그 보편 적용 가능성 여부에 대한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회평등과 연대를 가치로 하는 사회민주주의라고 하는 오랜 역사성과 체계성을 가진 이론적 기반이 있다. 또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라고 하는 노르딕 국가들의 상대적으로 우월한 사회제도와 뛰어난 각종 사회지표들이 실 사례로서 현실에서 이론을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교육과 보건, 노동 등 주요 정책실현 기제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21세기 현실에서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지금 이 만큼 탄탄한 기반과 근거를 갖춘 사회 모델과 사회개혁 전망을 찾기는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소비에트로 대표되는 20세기 사회주의운동 및 제 3세계 민족해방운동 경험을 뿌리로 하여 1980년대에 한국사회에 정착한 대표적인 사회변혁운동이론인 PD, NL 이론이 역사적 현실적 근거들을 상당부분 훼손당한 가운데, 오늘 우리사회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 정책들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힘을 잃어갔던 것도 북유럽 모델에 대한 적극적 수용 환경을 제공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전통적인 한국의 진보세력 일부에서의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감각적인 터부시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수용을 하든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든 충분히 진지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진보세력이 기존에 유지해왔던 사회변혁이론에 대해서도 똑같이 비판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점에 왔다. 국민 앞에 직면해 있는 수많은 난제들을 기존 이론들이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북유럽의 복지국가는 높은 노동조합 조직률이나 정당제도 발전을 전제하고 있지만 한국은 조직률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노동운동의 취약하고 진보정당도 아직은 미약하기 때문에 북유럽 모델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 왜냐하면 당연히 국민의 70%정도가 노동자인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사회운동 활성화와 참여가 전제되지 않는 사회개혁 전망은 북유럽 모델 뿐 아니라 어떤 모델도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의 사회개혁 전망은 어떤 모델을 수용하는가와 함께 사회운동 활성화 전략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은 충분히 강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역으로 복지 담론이 통합적인 사회개혁전망으로서의 성격을 지녔다면 당연히 사회복지 영역의 정책방안이라든지 이의 실현을 위한 국가의 재원마련 방안으로만 논의가 제한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보건과 보육, 노인요양, 교육 등 사회안전망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뿐 아니라 경제개혁과 정치개혁, 그리고 국제질서 변동에 따른 대외정책 변화에 대한 개혁을 총괄하는 사회 대개혁 전망아래 복지국가 논쟁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복지 논쟁이 이런 틀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부에서 복지담론이 우리사회개혁의 다양한 과제들을 사회복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지담론이 추구해야 할 경제개혁 전망은 무엇인가

우선 자주 지적되어 온 것처럼, 고용과 노동에 대한 개혁전망이 불투명한 복지모델은 사회개혁전망으로서 지금의 한국 현실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북유럽 모델에 큰 영향을 미친 ‘렌-마이드너 모델’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즉 “가장 큰 주목을 받으며 스웨덴 모델의 초석이 된 것은 노동시장 관련 정책”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복지담론은 북유럽 모델을 따르더라도 그 무엇보다 노동개혁을 선차적이고 핵심적인 개혁과제로 다루어야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 정책의 가장 큰 폐해이자 사회양극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의 추세를 꺾고 완전 고용에 접근하기위한 종합적인 고용정책 개혁은 우리사회개혁의 가장 우선적이자 핵심적인 과제다. 사실 잔여적, 시혜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의 사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던 것 이상으로, 노동 유연화 불가피성이라는 발상을 깨고 완전고용으로의 발상의 전환아래 사회복지개혁 이상의 종합적인 노동개혁안이 준비되고 제기되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함께 외환위기 이후 국민생활에 가장 심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 신자유주의 금융화였다. 한국경제의 내수는 그  동안 “고용불안정/소득 불안정 ->대외적 개방과 자본유입/ 대내적 가계 대출 확대 -> 부채에 의한 과소비와 자산시장 투기 ->건설경기 회복/ 금융시장 팽창 -> 가계부채 증가/ 자산시장 거품/ 금융회사 수익 증대” 이라는 순환구조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현재 이미 꺼져가고 있는 부동산 거품과 800조의 가계부채, 그리고 변동성이 심한 금융시장 구조를 안게 되었고 국민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금융회사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와 통제를 정책대안으로 하면서, 부동산 소유가 아니라 주거안정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전환시키고 가계 부채를 장기적으로 축소시키는 방향의 정책 대안이 있어야 한다.

더구나 신자유주의적 국민생활 금융화와 보편적 복지정책은 현실에서 양립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연금 보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각종 사보험과 준 건강 보험적 성격의 질병관련 사보험들의 시장이 팽창하고 국민들이 여기에 막대한 지출을 하고 있는 조건에서 증세와 재정지출을 통한 사회복지정책은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사적인 금융회사들이 국가 복지영역을 상당부분 대체해오면서 수익기반을 누려왔기 때문에 공적 복지의 확대와 사적 금융시장의 축소는 반드시 함께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공유되어야 한다. 

우리사회의 경제개혁과 관련하여 특별하게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대기업 문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2010년 매출이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154조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국가 법인세 총액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16조원을 달성했다. 삼성, 현대차, LG, SK 4대 그룹의 경제비중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지면서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그럴수록 이들의 한국경제 지배력과 집중도는 절대적인 것이 되었다. 경제적 지배력을 바탕으로 삼성 등은 이데올로기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까지 내보이고 있다.

현재 대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도 마땅히 허용되어야 하는 낮은 수준의 공정한 시장질서 자체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 때문에 헌법에 명시된 국민경제의 균형적 발전이 막히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주로 제조업 부문에서 대기업 - 중소기업 사이의 불공정한 납품관행이 88%의 노동자가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영과 발전을 억제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안정된 고용환경을 창출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유통과 서비스 영역에서는 독과점 가격과 과도한 시장 잠식으로 인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존립기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SSM을 둘러싼 유통 대기업의 시장 잠식에서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여전히 500만을 상회하는 자영업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불공정한 원-하청 관계, 독과점 가격, 과도한 시장 지배력 등을 업고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투자세액 공제 등을 포함한 갖가지 법인세 면세 혜택으로 심지어 명목세의 절반 수준의 실효세율을 적용받는 등 사회적 기여는 지극히 낮은 형편이다. 당연히 사회적 책임과 국민경제 기여에 대한 개념이 있을 수 없다. 최근 ‘대기업 초과이익 공유제’ 논란에 대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이익공유제가 부정적이다 긍정적이다를 떠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데올로기를 덧칠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소한의 공정한 시장질서와 국민경제 균형발전을 위한 대기업의 규제와 통제가 반드시 사회개혁과제로 제기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현재 한국사회에서 절대적으로 비대칭적인 노동- 대자본 역학관계에 비추어 북유럽 방식의 대기업과의 ‘사회적 대타협’으로 대기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을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유럽 모델이 한국 상황과 가장 맞지 않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며, 2000년대 초 중반에 북유럽 모델이 사회적 대타협 모델 측면에서 소개되었을 때 사회운동에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힘의 역학관계에 따른 자연스런 대타협 방식이 아니라 국민적 동의아래 국가적 차원에서의 규제와 통제를 통해 해결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발전적인 전망을 열기위해 ‘사회적 경제’ 영역을 일정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경제와 복지가 만나는 지점인 사회서비스 산업에서 사적 시장이 아닌 공적 성격을 갖는 사회서비스 산업이 매우 중요한데 여기에 적합한 경제모델로서 사회적 경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협동조합 등 협동조합 방식이나 사회적 기업 방식 등을 모색하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노동개혁을 포함한 경제개혁이 복지정책과 함께 사회개혁전망의 주요 과제가 되어야 하고 국민경제에서 공공경제영역과 시장경제 영역, 사회적 경제 영역이 공존할 수 있는 개혁이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사회의 물적 토대인 경제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개혁 전망을 갖지 않고 보편 복지 도입을 통해 경제를 선순환 시키겠다든지 하는 식으로는 절대적 제한이 걸릴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물가가 급등하고 외국자본 유출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고 성장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복지담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다시금 경제이슈가 떠오르는 것만 보아도 경제개혁 전망이 얼마나 절실한 지 금방 알 수 있다. 국민적 의제의 흐름이 성장에서 분배로, 시장국가에서 복지국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해서 성장의 과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경제개혁 과제가 사회정책 개혁으로 환치되는 것도 아님은 명확하다는 것이다.

사회 대개혁 전망을 위한 남은 의제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사회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제는 복지나 경제 보다는 정치개혁이었다. 오랜 동안 독재정권 아래 살아왔던 우리 현대사에 비추어 자연스런 것이기도 했고 복지와 경제개혁을 포함한 모든 사회개혁이 국가와 정권을 통하여 실현 된다는 당연한 상식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치개혁 의제가 과거에 비해 확연히 사라진 느낌이다.

우선 국민의 지식과 의식 수준이 발전하고 다양한 소통공간이 확대됨에 따라 직접 민주주의 욕구가 높아지는 추세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정치개혁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2008년 촛불항쟁이나 최근 중동 민주화 바람에서 보듯이 인터넷 매체 등의 소통수단을 매개로 기존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새로운 유형으로 정치참여무대에 등장하고 있는 현실을 충분히 정치개혁의 동력으로 수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미 1000만대가 넘어버린 스마트폰 보급률이 올해 안에 2000만대를 넘어서는 것도 무리가 아닌 지금, 2012년 양대 선거에서 다양한 방식의 ‘스마트 민주주의’가 실험될 것이 예상되므로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 프로그램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기존의 경직된 이념지형이 약화되고 복지 담론이 확산되는 환경은 정당의 정치 지형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범 진보개혁 진영의 정당적 통합과 연대의 분위기가 상당이 커질 수 있는 개연성이 커졌다. 이를 계기로 기존 보수 양당 중심구도가 진보적으로 재편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제도개혁 의제가 나와야 한다. 전통적으로 제기되어 온 결선 투표제나 합리적 정당비례 대표제는 물론이고 아직 지자체 수준에 머물고 있는 소환제 도입 등 직접 민주주의 요소 확대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발전적인 정당제도와 정당 구도가 실현되려면 그 기반이 되는 사회운동이 새로운 차원에서 활성화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노동운동이나 농민운동이 약화되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청년 노동조합운동이나 상인 운동, 비정규직 운동 등의 사회운동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북유럽 모델의 성립도 다양하고 강한 사회운동 기초가 있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복지담론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사회운동 활성화 전략이 새로운 수준에서 제기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구분법도 현재로서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는 사회운동 활성화 전망이 필요하다. 또한 북유럽 사회운동 역사와 다른 역사적 궤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운동이 최근 신자유주의로 인해 심각한 사회 계급구성의 변화를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창의적인 단결과 연대의 모색이 절실하다. 이는 북유럽 모델의 수용에 의해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무대에 등장한 G2체제(미국과 중국의 양 강 체제)는 한반도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고 지형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실물경제에 대한 중국경제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것으로 변하면서 경제에서의 한-중 협력관계와 정치, 외교에서의 한-미 동맹관계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지점은 중대한 변화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전망 역시 이 영향을 크게 받게 될 것이다. G2체제에 맞는 새로운 한반도 평화 전략과 외교 전략이 요구되며 이는 북유럽 모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북유럽의 노르딕 모델이라는 것이 현재 워낙 사회복지 영역에서 두드러진 주목을 받고는 있기는 하지만, 그들 사회도 20세기를 통틀어 정치모델, 경제모델, 복지 모델, 국제관계노선에 더해서 특유의 역사 문화가 통합된 형태로 나온 것이지 사회복지 모델만이 별개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의 사회개혁전망 역시 복지 모델의 정립과 함께 경제와 정치, 국제관계를 아우르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통합적 개혁 전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복지담론 논쟁은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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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에게 희망의 2010년대를 제시해줄 사회개혁전망이 사회민주주의와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을 참조한 복지담론으로 수렴될지 아니면 새로운 틀로 수렴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사회 전망 논쟁은 시작단계도 통과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북유럽 모델에 바탕을 둔 사회개혁 전망이 가장 준비된 이론이자 준비된 모델이기 때문에 논쟁의 시작점을 여기서부터 잡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역사적 경험과 해외 사례들을 충분히 숙고하면서도 동시에 2010년대 우리의 현실을 각별히 통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것이 있다. 첫째는 복지담론이 명실상부한 사회개혁전망으로서 그 지평을 넓히면서 설득력과 전망성을 국민으로부터 검증받고 논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어떤 이론과 해외사례도 우리 국민이 살아가고 있는 구체적인 현실보다 우월한 근거일 수 없다는 것이다. 2010년대 지금의 우리 국민이 처해있는 사회경제적 현실과 국제적 환경에 대한 살아있는 분석과 이에 근거한 해법만이 가장 강력한 사회개혁 전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진보 계간지 '새롭게 다르게' 에 실린 글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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