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6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화제다. 당초 위험한 기획이었던 만큼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기획 주체인 방송사 입장에서는 어쨌든 시청률이 두 배를 훨씬 뛰어넘게 상승했으니 당사자로서는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한 네티즌이 “누워서 턱 괴고 보다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앉아서 봤다”고 재치 있게 표현한 것처럼 TV에서 오랜만에 좋은 음악을 감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연예가나 음악계뿐 아니라 증권가에서도 화제인 모양이다. 나가수에서 불린 음원 유통을 독점 서비스하고 있는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TV 화면 아래 자막으로 흐르는 ‘멜론’이라는 음원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나가수 음원수익의 20~25%는 유통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가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2분기 깜짝 실적이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기대를 하는 분위기마저 있을 정도다. 증권가에서 나온 한 보고서에서는 “최고 수혜주는 음원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로엔으로 (나가수 음원 판매가) 반영되는 영업실적은 매출액 200억원 이상, 순이익 8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미로운 것은 로엔 엔터테인먼트가 우리나라 4대 그룹 안에 꼽히는 SK텔레콤의 계열사라는 것이다. 당연히 스마트폰 시대에 SK는 자사 스마트폰 고객들에게 계열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멜론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음원 서비스 수익을 올린다. SK텔레콤 고객들은 그 통신회사의 음원 계열사를 통해 나가수 음악을 내려받게 된다.

KT도 마찬가지다. KT의 경우는 음원서비스 계열사로 KT뮤직이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KT뮤직의 도시락이라는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게 돼 있다. 하나 덧붙이면 나가수 노래를 휴대전화 벨소리나 컬러링으로 내려받을 경우 그 수익의 60%를 SK텔레콤이나 이동통신사가 가져간다고 나가수 연출을 맡았던 PD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좋은 음악을 들려준 대가로 “자동차가 없어 버스로 놀이공원에 가야 했다”던 모 가수에게 경제적 이익이 듬뿍 돌아갈 것을 시청자들이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법도 하다.

나가수의 인기로 엉뚱하게 이동통신사에게 수혜를 주고 있다는 것이고,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도 대기업과 무관한 독립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넓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다른 중소업체로부터도 나가수 노래를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중소업체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로엔 엔터테인먼트에게 8%를 떼어 줘야 한다. 로엔은 음원시장의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걸치지 않고 있는 사업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반문을 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 할 것이다. 지난 2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의 ‘대기업 초과이익 공유제’ 발언이 나온 이래 수개월 동안 대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무분별한 사업 확장·계열사 늘리기·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2006년에 폐지됐던 중소기업 고유 업종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이명박 정부가 폐지했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만큼 대기업의 독과점과 경제력 집중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들의 독과점 횡포는 이미 얼마 전에 문제가 된 바 있다. 3월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음악과 관련해 소비자 가격과 공급조건을 담합했다며 18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가격 담합을 주도했던 것도 로엔 엔터테인먼트와 KT뮤직이었다. 과도한 시장지배력과 독과점이 있는 곳에 초과이윤을 위한 횡포가 어김없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최근 벤처기업으로 급부상해 각광을 받고 있는 회사가 1천300만 회원을 보유한 카카오톡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SK텔레콤이 전 카카오톡 부사장을 스카웃한 바 있는데, 이로 인해 SK텔레콤이 카카오톡을 인수하거나 메신저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잘된다 싶으면 벤처 영역까지 넘보겠다는 심산으로 읽혀 우려가 앞선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억제와 독과점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제도적 대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1.05.1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4월까지 4%를 넘어서며 국민 생활에 주름살을 만들고 있는 것이 물가다. 소득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빠르게 올라 부담은 4%라는 숫자의 의미를 넘어선다.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석유와 식품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도 한몫했다. 이처럼 국민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물가상승의 핵심 원인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와 원자재, 그리고 세계 곡물가격의 급상승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해 들어 다시 100달러를 돌파한 유가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온난화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최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전력이나 석유 등 에너지 산업 정책은 “높은 산업생산과 고도 경제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서 낮은 가격으로 충분히 공급해 준다고 하는 공급위주 정책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지속해 왔다. 70년대 이후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고 석유파동 충격을 받았지만 ‘원자력’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면서 공급위주 정책은 꺾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과잉 탄소배출에 의한 온난화가 빨라지고 화석연료 생산증대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여기에 대안이라고 생각했던 원자력은 일본 원전사고가 명백히 입증해 주고 있듯이 당장 비용이 덜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험도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는 것이 현실로 밝혀지면서 더 이상 기존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 있는 상태다. 중앙정부에 의한 공급위주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 저탄소·저에너지 소비형의 산업정책 전환을 포함하는 ‘수요관리 정책’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요관리와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목표를 잡고 이를 녹색성장 산업이자 미래산업의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집중하려는 추세다. 물론 우리 정부는 여전히 원자력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고 수요관리정책으로 적극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도 없다.

 그렇다면 농업은 어떨까. “자동차 팔아서 밀과 옥수수를 사오면 된다”는 주장이 압축해 주고 있듯이 전 세계적으로 낮은 가격의 곡물이 무한히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해 이른바 산업 비교열위에 있는 국내 농업기반을 거의 폭력적으로 축소시키면서 해외수입으로 충당해 왔다. 그 결과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이 4%에 불과한 지경까지 왔지만 저가의 해외곡물 수입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던 최근까지는 당장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한때 곡물생산 증대가 한계에 다다르자, 마치 에너지 산업에서 원자력을 도입했던 것처럼 농업에서 이른바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이 개발되면서 자연적 증산의 한계를 넘어 버렸다고 안일하게 인식했다. 그 결과 한국은 GMO 농산물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그러나 GMO 농산물은 원자력처럼 저비용의 대량생산이 가능한지는 몰라도 그 위험도는 무한일 수도 있을 만큼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2008년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두 번째로 곡물가격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물가불안이 이어지면서 중동에서 엄청난 저항과 시위가 발생하자 무언가 근본적이 대책이 시급한 것 아닌가 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에너지 산업에서 보여 줬던 사고 발상 이상의 발상 자체의 전환이 필요하게 된 시점에 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대책을 보면 발상 전환의 조짐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해외곡물 생산기지 확보나 해외곡물조달체제 구축 등이 주요 대책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는 국내 농업기반을 재구축하기 위해 농업에 녹색산업이자 미래 핵심 전략산업의 가치를 부여하고 혁신적인 농업재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장기과정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는 어디에서도 엿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략적 접근의 대전환이 절박한 에너지 산업과 농업의 미래가 비관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에너지 산업과 농업의 밀접한 연관성은 더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고자 옥수수 같은 곡물을 원료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게 되고, 반대로 대규모 농업생산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끌어다 쓰면서 서로 불가분하게 얽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옥수수 생산의 4분의 1은 사람의 식용이나 가축 사료용이 아니라 바이오에탄올 연료를 위해 재배되고 있고 이는 더욱 확대될 추세다. 석유 값이 뛰면 바이오에탄올 증산을 위해 더 많은 곡물이 원료로 투입된다. 옥수수가격이 동시에 뛰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다. 얼핏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에너지 산업과 농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1.05.12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언제부터인가 고용상황 얘기가 뜸하다.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만 해도 심각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이를 막고자 20만개가 넘는 희망근로를 정부가 만들어야 했고, 사기업들도 일자리 감소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임금삭감 등을 감행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하긴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2분기 이래 일자리가 40만개 전후로 급팽창을 했으니 이해할 만도 하다.

그렇다면 정말 경제회복에 따른 일자리 증가로 인해 더 이상 특별한 고용정책이 필요 없는 단계에 이른 것인가. 우선 총량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내면에 도대체 어디서 일자리가 늘었고 어떤 일자리들이 생겨났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그러한 일자리 증가가 지속가능한 것인지, 향후 고용구조가 경제위기 이전의 상태로 복귀될 수 있는 것인지 등을 검토해 보자. 이를 위해 산업별 취업자 증감 상태를 진단해 보도록 하겠다.

최근 3년 동안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고용이 반응했던 산업 분야는 단연 제조업이었다. 경제위기 와중에 제조업 고용은 대략 15만~20만명 정도가 감소했다. 전체 고용감소를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가 지표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부터 반대로 10만명 이상씩 고용이 증가하더니 같은해 8월에는 전년 대비 30만명 가까이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했다. 수출 제조 대기업들의 급격한 수출증대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그 결과 370만명까지 떨어졌던 제조업 종사자는 다시금 400만명을 넘어 거의 42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회복됐다.

그런데 이처럼 빠르게 늘어나던 제조업 일자리가 올해 4월에는 11만6천명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가 폭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일부는 경기회복 탄력이 꺾이는 추세를 반영할 터이고, 동시에 제조업 일자리 증가가 임계점에 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제조업 고용 증가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것인데, 그동안 일자리 증가를 주도해 온 제조업 분야의 고용창출력이 한계에 왔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과 함께 일자리 증가를 주도해 오면서도 제조업과 달리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꾸준히 고용이 늘어나는 분야는 바로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다. 그 상승세는 상당히 꾸준해서 경제위기 국면에서도 줄지 않았고 올해 접어들어서는 전년 대비 20만명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일찍이 진보에서 경제위기와 고용추락을 막을 유일한 대안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주장했는데 이것이 현실로 입증된 셈이다.

향후 복지 담론 확대와 함께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새로 늘어나는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을 제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양의 증가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와 선명하게 대조되는 산업 분야가 바로 건설업이다. 건설업 일자리는 지난해 하반기에 잠깐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도 3월과 4월 연속해서 5만명 내외로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가 4대강과 같은 대규모 토목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주택경기 침체와 건설기업 도산 등과 맞물리면서 일자리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 부흥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이제 한국 경제에서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

2000년대 하반기 이후 고용불안의 최대 문제점이었고 경제위기 가운데 일자리 감소를 주도하기도 했던 것은 상점이나 음식점들로 영위하는 자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침체와 대기업의 기업형 슈퍼(SSM) 진출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은 2009년에 전년대비 30만명 가깝게 줄어들었고 지난해까지도 10만명 정도의 규모로 감소를 이어 왔다. 그런데 올해 4월에는 1만6천명이 줄어들어 그 감소 폭이 현저하게 작아졌음을 보여 주고 있다. 골목상권 경기가 이제 회복되는 신호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이들이 더 이상 점포를 닫고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한계치에 왔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덧붙여 최근 주목되는 변화는 교육 서비스업 종사자가 지난해 6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해부터는 아예 15만명 단위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7년 10월 잠깐 줄어들었던 적이 있지만 최근 6년 동안 계속 늘어 왔던 분야였다. 이른바 학원강사나 학습지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변화나 사교육시장 포화와 연관돼 중요하게 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지난해부터 전체 일자리가 30만개 이상 늘어나고 있는 이면에 산업별로는 매우 큰 일자리 이동과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제조업 일자리 증가의 한계와 자영업 일자리 방출의 한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며 여기에 교육 서비스 일자리 감소의 시작이 보이는 등 우리 경제의 고용 지각변동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체 일자리 개수에 안주하지 말고 일자리의 산업적 이동 국면에서 어떤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고 안착시켜야 할지 고용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1.04.28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한국경제가 때늦은 금융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곪았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도화선이 돼 연초부터 삼화저축은행을 필두로 2개월 동안 무려 8개 상호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 저축은행들에 대해 한때 대량 예금인출 사태(뱅크런) 조짐까지 일어날 정도였으며 최근 국회 청문회를 여는 상황으로 번졌다. 영업정지 하루 전에 VIP고객에게 사전 예금인출을 했다는 의혹까지 증폭되면서 저축은행 부실이슈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신용카드 대출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금융시장은 더욱 혼란스럽다. 일부에서는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진단을 하기도 한다. 금융위기 자체는 대체로 수습되고 실물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진단이 나온 지도 한참 됐다.

때늦게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등 제2금융권의 부실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사실 신용카드사들의 과열경쟁이 전면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해부터 나왔다. 특히 올해 2월 업계 2위인 국민카드가 국민은행에서 분사하겠다고 발표할 때부터 예견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우선 카드 발급규모가 늘었다. 무실적 휴면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는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500만장 정도 늘어났지만 지난해에는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900만장이 늘었다. 적극적인 신규회원 모집 경쟁이 재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발급받은 카드로 단순히 신용카드 결제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대출을 받는, 즉 카드론 사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론은 은행 대출과 달리 전혀 복잡한 대출절차가 없다. 대신 은행 대출 금리의 최소 2배 이상인 평균 16%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실제 지난해 카드론은 전년 대비 무려 42.3%나 늘어났다. 5년 전에 비하면 약 3배나 늘어났다. 신용카드 결제가 16.6% 늘어난 것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그 결과 5개 전업카드사들의 카드론 영업수익은 30%나 신장됐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의 주범도 바로 짧은 시간에 60조원까지 팽창했던 카드 대출 때문이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 큰 문제는 누가 카드론을 받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 제2 금융권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700만명을 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지난해 이들에게 발급된 신규 신용카드는 104만장으로 62.5%가 급증했다. 저신용자들 가운데 평균 10% 이상이 카드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산은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카드대출을 받은 가구 가운데 하위 40%의 저소득 계층의 카드빚이 평균 1천71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이자가 낮은 은행에서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이 15% 이상의 이자를 감수하고 저축은행이나 신용카드 대출, 할부금융사 등을 전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이자가 30%를 훌쩍 넘어가는 대부업체로 가거나, 그보다 더 열악한 사채업체를 기웃거리게 된다는 것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들이 가계에 대출해 준 금액은 5% 내외밖에 늘어나지 않은 반면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대출 등은 두 배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800조원을 넘도록 한계상황에 온 지금, 시중은행들이 더 이상의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워하는 동안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위해 서민들을 상대로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아직 크지 않았던 2003년 카드대란 당시와는 달리 한편에서는 이미 안고 있는 800조원의 대출부담 속에서,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거의 늘어나지 않고 있는 낮은 소득 환경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서민들이 시중은행도 아닌 고금리의 제2금융권 대출경쟁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은행과 농협의 카드사 분사,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 우정산업본부와 산업은행의 카드사업 진출 등 신용카드사들이 출혈경쟁을 할 수 있는 동기는 수두룩하다. 정부는 아직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2%도 안 되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2003년 카드대란이 나기 직전인 2001년만 해도 신용카드 연체율은 2%에 불과했다. 연체율이 순식간에 20%를 넘기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신용카드 영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긴급한 이유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폰생폰사

    교육을 덜 받은 사람 일수록 자제력이 없는 걸까요?
    카드소비라는 유혹을 이겨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시야와 머리 속에서 카드를 없애면? 인위적으로 카드 사용에 제한을 두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본인이 절제를 해야 하고, 그런 교육을 어릴때부터 받아야 하지만
    사회 풍조가 소비의 풍조이니 ...젊을때 한달 10만원 핸드폰 유지비와 자동차, 그리고 계약직 직장..
    젊을때 미리미리 저축하고 준비를 했더라면 아쉬움이 남는 인생..
    보통 결혼하고 애 낳아 보면 절제를 하게 되기도 하지만..길 거리에서 흥청망청 소비하는 젊은 분들 보면
    많이 아쉽더군요. 저도 아직 마흔이 되지 않았지만서도..

    2011.05.03 10:00 [ ADDR : EDIT/ DEL : REPLY ]
  2. 최진희

    2003년도 카드대란 당시 신용불량자들에 대한 전형적인 담론이 개인의 무절제, 과소비 성향 탓으로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거였는데, 그게 과연 개인의 탓일까요? 오히려 은행들의 무절제한 카드발급, 이를 뒷받침했던 정부의 금융정책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현재의 소비 풍조, 끊없이 욕망을 부추기는 세태는 이미 개인의 절제로 극복하기에는 이미 도를 넘어선지 오래인 것 같아요. 교육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라도 소비의 사슬에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죠. 오히려 신용불량자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렸을 때 득 볼 사람이 누구인지 짚어보면 좋겠어요...

    2011.05.30 11:32 [ ADDR : EDIT/ DEL : REPLY ]

2011 / 04 / 2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부동산 거품 붕괴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보고서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2011년 경제 불안의 뇌관이 된 PF대출 부실

2. 금융회사-건설사-부동산 정책의 합작으로 키워온 부실
3. 저축은행, 서민은행인가 고수익 투기은행인가.

[본 문]

1. 2011년 경제 불안의 뇌관이 된 PF대출 부실

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부실을 매개로 금융회사와 건설사들이 얽히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2월까지 연속적으로 8개 저축은행이 PF대출 부실 충격으로 영업정지를 당했고 한 때 예금자들의 대량 예금인출 사태 조짐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3,4월에 접어들면서 불똥은 건설사 쪽으로 넘어갔다. 시공능력 기준으로 업계 30,40위 규모의 중견 건설사들인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 LIG건설 등이 PF대출 부실과 금융권의 자금회수 압박에 못 이겨 법정관리 신청을 하면서 건설사 줄도산 공포를 현실화시켰다. 이 와중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풀었던 DTI규제 해제 시한이 3월말로 다가오자 정부당국의 고민은 깊어졌지만 PF대출 부실보다 더 큰 시한폭탄인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걱정한 정부는 해제 연장을 포기해야만 했다.

경제 영역을 넘어서 정치권까지 문제가 비화되었고 급기야 지난 4월 20일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두고 국회 청문회가 열려 치열한 책임 공방을 하기도 했다. 도대체 경제위기가 일정정도 완화되고 지난해 6.2%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제회복을 향해 가고 있다는 우리경제가 어째서 PF대출 부실로 국회 청문회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까. PF대출 부실의 위험성이 전체 국민경제에서 어떤 정도인 것일까.

우선 문제가 되고 있는 PF대출의 규모부터 따져보자. 전체 금융권이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는 PF대출 금액은 총 66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이 38조 7천억 원으로 규모 면에서는 가장 크다. 그나마 금융위기 와중에 줄여놓은 것인데 2009년 초에는 55조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나머지 28조 원 가량을 제 2금융권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저축은행이 12조 2천억 원을 차지한다. 저축은행 총 대출 가운데 PF대출이 18.9%일 정도로 PF대출에 크게 의존해왔다. 특히 80억 원을 넘는 대규모 여신의 무려 60.8%(10조 7천억 원)이 부동산 관련 대출로 풀렸다는 사실은 저축은행이 부동산 경기로 인해 받을 충격을 예견해 주고 있다.

그런데 그림에서 보듯이 금융위기를 통과하면서 부실규모가 급격히 늘어났고 시중은행들만 해도 2년 만에 PF대출 연체규모가 3배가 뛰어 1조 6천억 원이 연체되기 시작했다. 저축은행의 경우는 무려 총 PF대출의 1/4 해당하는 3조 원 가량이 연체상태에 돌입하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저축은행들이 먼저 부실상태에 빠지기 시작했고 연쇄적으로 건설사 부도로 확산되었던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전체 PF대출 66조원 가운데 40%가까운 25조 원의 대출 금액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는 사실이고 6월 그 중 6월까지 만기인 대출이 14조원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만기 연장은 쉽지 않을 것이고, 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보증이 걸린 건설사들의 연쇄 도산과 그들이 빌린 대출 채권을 쥔 금융회사들의 부실화는 별도 수습 대책이 없는 한 예정된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

2. 금융회사 - 건설사 - 부동산 정책의 합작으로 키워온 부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금융권과 건설업계를 일대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는 PF대출 부실 사태가 결코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이미 금융위기 초반기인 2008년에도 PF대출 부실 우려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데 당시 제 2 금융권의 PF연체율이 평균적으로 10%를 훨씬 상회했다는데서 잘 나타난다. 때문에 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66개 저축은행으로부터 5조 원이 넘는 부실 PF대출 채권을 인수하면서 현장실사를 해왔던 것이다.

이처럼 충분히 예견되었던 PF대출 부실사태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키워왔던 데에는 어떻게든 부동산 경기를 진작하여 내수를 성장시켜보겠다는 정부당국의 오랜 집착이 있었고, 건설 경기의 미래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도 없이 무작정 주택건설에 몰두했던 건설업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규제완화 분위기에 편승해 당장 대규모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사실에 안주하여 부동산 경기에 엄청난 실탄을 쏟아부어왔던 금융회사들의 영업행태가 지금의 PF대출 부실의 실제적인 장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세계적으로 꺾여가고 있는 부동산 경기를 한국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택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주택금융이 축소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정부는 2008년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부동산 경기가 하락조짐을 보일 때 마다 주택경기 부양책을 펴서 이를 막아왔고 동시에 건설사 PF대출 만기 연장을 종용했다. 지난해 DTI규제 시한부 해제를 발표했던 8.29대책이 그 전형적인 사례다.

심지어는 문제가 된 저축은행에 대해 규제를 추가로 풀어 지점 설치 기준을 완화하고 영업구역을 확대해 주기도 했다. 그럴수록 부실은 내부적으로 더 크게 축적되어갔고, 2010년 이후 부동산 경기 대세 하락 추세가 기정사실화되자 탄력을 잃은 주택경기는 건설사들과 이들에게 자금을 공급한 금융회사들에게 더 이상 지지대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호전될 것을 기대하면서 일시적으로 PF부실을 완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다. 
 
3. 저축은행, 서민은행인가 고수익 투기은행인가

지금 PF대출 부실 영향권 안에 있는 건설업체가 지방 중소 건설업체에 국한되지 않는 것처럼, PF대출을 해준 금융권도 단지 자본금 규모가 작아 취약한 저축은행만이 아니다. 저축은행 범주를 넘어 대형 시중은행도 영향권 안에 있다. 실질적으로 시중은행과 제 2 금융권 모두 PF대출 부실을 피해갈 수 없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을 가릴 것 없이 금융규제완화와 부동산 거품 바람을 타고 PF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규모가 큰 시중은행은 전체 대출 가운데 PF대출이 3.2%정도로 비중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뿐이다.

어쨌든 일단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으로 관심을 집중해보자. 외환위기 이후 1999~2001년 사이는 전체 금융회사에 걸쳐 규제완화와 자유화의 시기였다. 이 시점은 시중은행의 대출 비중 가운데 가계대출이 처음으로 기업대출을 초과하던 시점이었고, 신용카드사에 가해졌던 모든 규제들이 풀리면서 카드론이 급증했고 신용카드 발급건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1억장이 돌파되는 시기였다. 여기에 저축은행도 예외일 수 없었다.

2001년은 상호신용금고라는 이름이 상호저축은행으로 탈바꿈하면서 저축은행의 예금자 보호한도가 일반 시중은행과 같은 5천만으로 설정되었던 해이기도 했고,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공격적인 소매대출을 시작했던 해이기도 했다. 금융규제완화 분위기를 타면서 저축은행은 수익률 증대를 유일 목표로 모든 영업활동의 기준을 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후 2003년 카드대란 사태를 겪으며 신용카드사들의 부실이 터지고 일부 저축은행들이 파산했지만 기조 자체는 꺾이지 않고 계속된다.

이런 배경아래 2005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달궈지자 저축은행들은 새로운 황금 수익처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PF 대출시장이었다. 2003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이룬 2006년 동안 저축은행들의 PF대출 수익률이 무려 20%를 오갈 만큼 고수익 대출 상품이 되었던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일반 시중은행들과 달리 자금 조달처의 거의 80%가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유치한 지역 서민들의 예금이다. CD나 은행채 등 시장 조달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새 저축은행들은 당초의 ‘서민금융’취지와는 완전히 다른 고금리 자금조달로 고위험 고수익 대출상품 판매 업체로 변한 것이다.

이런 추세에서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 화제가 된 이른바 ‘88클럽 규제완화’가 한 몫을 한 것도 사실이다. 2006년 8월에 도입된 88클럽이란 자기자본 비율 8% 이상, 고정이하 여신비율 8% 이하 요건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에 한해 법인 대출 시 자기자본의 20% 이내, 동일인 80억 원 이하라는 이중 제한 중 80억 이하 금액 제한을 없앤 것을 말한다. 규제완화 효과를 등에 업고 2006년 42조원이었던 금융기관 전체 PF 대출은 당시의 부동산 거품과 맞물리면서 2007년에는 70조원, 그리고 2008년 83조원으로 폭증한 바가 있다. 88클럽 규제완화는 PF부실이 더 이상 어쩔 수 없게 된 올해 3월에 와서야 뒤늦게 폐지된다.

지난 3월 저축은행 감독강화를 발표하면서 정부는 저축은행이 “본연의 서민 금융 중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당연하지만 새삼스러운 강조를 한 바가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시중은행 이자율을 최소 2배 이상 넘기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이 과연 서민금융기관이기는 한 것인가.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저축은행의 대출 가운데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한 반면 85%는 기업대출이었고 대출의 절반 가까이는 주택관련 대출이었다. 지역 주민과의 거래 비중이 컸던 유일한 지점이 있었다면 그들로부터 받은 예금이었다.

전체 조달 자금의 80%이상을 지역 서민들의 예금으로 조달받는 저축은행은 이 자금을 부동산 PF대출에 쏟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월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PF 대출이 전체 대출 잔액의 70%가 넘을 정도로 올인 했었다. 국가기관인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시중은행과 똑 같은 5천만 원 예금자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소유주가 사실상 임의로 대출을 할 만큼 경영구조가 엉망이었음이 드러났고 그에 대한 감독도 매우 부실했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PF대출 부실 사태다.

어쨌든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위를 넘자 정부도 최근 대책마련에 부심이다. 한편에서는 배드뱅크(bad bank)를 만들어서 부실자산을 한쪽으로 치우자는 구상이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 것 조차 시중은행 PF대출에 국한된다. 저축은행 부실은 여전히 자산관리공사의 사실상의 공적자금 투입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고위험 고수익을 노린 일부 저축은행들의 파산위험에 또 다시 사실상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모양새다. 더욱이 수요예측을 안하고 무작정 건설에 몰두했던 건설사들은 파산 위험을 피하고자 금융회사들이 조여 오는 대출 회수 압박에 다시 만기연장을 해달라고 아우성이다.

이 모든 사태를 한 번에 해결할 묘책이 있기는 하다. 바로 부동산 경기가 과거처럼 되살아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미착공 PF사업은 곧바로 착공되어 자금을 회전시킬 수 있을 것이고, 건설 중이거나 분양 대기 중인 아파트들은 조만간 분양 완료되면서 대출은 회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더욱 중요한 위험이 있다. 바로 PF대출과는 비교가 안 될 위험성을 안고 800조를 넘어서고 있는 가계대출부실이다. 건설사들이 지어놓은 주택을 사야할 국민들의 부채 부담이 이미 턱밑에 차 있는데 추가적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들이도록 할 수 있겠는가.

주택경기 하락을 기정사실화 한 조건에서 PF로 부실화된 저축은행과 건설업에 대한 일련의 구조조정을 착수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향후 정말 ‘서민은행’회사로서 역할을 부여하고자 한다면 보다 근본적인 예금-대출 시장구조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나아가 저축은행에 이어 한동안 잠복되었던 신용카드사들의 영업경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금융부실이 예고되고 있는 지점 역시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이 글은 시사 주간지 시사인에 기고된 글을 보완했음을 밝힙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성된 것 I love this topics as well as the post.But if u do it in english that will be better I want to know where to find Family portrait ideas, do you?

    2011.10.10 19:0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