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 2014/[칼럼] 김병권의 한국 사회의 창'에 해당되는 글 108건

  1. 2011.07.13 대통령 지지율과 경제성장은 같이 움직인다?
  2. 2011.07.07 재벌 대기업 규제, 보이는 손이 필요하다 (2)
  3. 2011.06.30 한나라당이 재벌개혁의 깃발을 올렸다?
  4. 2011.06.17 상생은 어떻게 가능한가
  5. 2011.06.10 등록금 가격의 경제학 (1)
2011.07.13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지난 3년 반 이명박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경기 변동과 대체로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집권하자마자 광우병 쇠고기 촛불집회를 겪은 대통령 지지도는 20%대로 추락한다. 얼마 안 있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한국 경제도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되었고 2009년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50% 전후로 다시금 크게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하반기 이후부터이다. 올라간 지지율은 6.2지방 선거 참패 등 갖가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2010년 말까지 최소 40%이상을 유지해왔다. 2009년 하반기는 끝없이 추락할 것 같았던 세계경제가 반전되기 시작하면서 한국경제도 회복세로 돌아서 OECD에서 가장 빠르게 침체를 벗어났다고 평가 받기 시작했던 시점이다. 그 분위기에 편승하여 때 이른 출구전략 논의가 되기도 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 또 다시 꺾이기 시작한 우리 경제는 올해에 5% 성장을 장담하던 정부의 예측과 다르게 4%초반으로 주저앉기 시작한다. 동시에 꿈쩍도 하지 않았던 대통령 지지율도 내려오기 시작하여 4.27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더니 6월 접어들면서는 지지율이 30% 밑으로 추락했다.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정부에서 동반 성장을 강조하면서 재벌 대기업을 압박하고 여당에서 ‘반값 등록금’을 꺼내들면서 민심을 수습하려는 모양새를 취한 것도 한 편에서는 이해가 된다.

내외적인 경제 여건을 보건데 하반기 이후에도 그리 낙관적인 전망을 할 요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 특히 국민생활에서 중요한 문제는 이명박 정부 집권기간 내내 지적되어 온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격차가 해소되는 방향이 아니라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당초 성장률 목표를 5%에서 4.5%로 낮추었지만 실제 체감 경기는 그 이하가 될 것이 확실하다는 얘기다. 왜 그런가. 현재 한국경제 성장지표는 내수가 극심하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과 관계없이 오직 대기업들의 수출에 의지하여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정부에서는 민간 부문의 회복이라 부르고 있다.

미국 경제의 완연한 재 둔화, 유럽 재정위기의 계속되는 재연, -3.4%까지 떨어지고 있는 일본경제 등 대외적 악조건 아래에서도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안정적 회복세에 기대어 올해 수출 증가율이 무려 20.6%나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의 영업실적은 계속 기록을 갱신할 정도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이 붙으면서 주가도 이들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국내 경제 상황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7.9%인데 비해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1.6%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해 1분기 수출과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엇비슷한 수준인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확연하다. 한 조사에 의하면 민간 소비 비중이 매우 큰 미국의 경우 GDP 대비 민간소비가 70%를 넘는 것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캐나다나 프랑스 일본 등이 대체로 60% 전후인데 비해 한국은 지난해 기준 51.8%에 불과했다. 내수 경기는 거의 침체 국면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추가적인 문제가 또 있다. 지난해와 달리 체감경기를 어렵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이 바로 물가다. 올해 들어서 물가는 4%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거기에 명목소득도 하락 추세를 면치 못해 올해 1분기 기준 명목소득 증가율은 3.5%였고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득은 마이너스였다. 노동자의 임금 기준으로 보면 명목 임금이 겨우 1.3% 올랐으니 실질임금은 -2.7%가 되는 셈이다. 민간 소비가 살아날 리가 없다.

이 와중에 또 다른 부담을 주고 있는 요인이 가계 부채다. 이미 800조 원을 넘어선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가처분 소득 대비 절대 규모가 150%를 넘는다는 사실과 함께 부채 구조 자체가 취약하다는 점이 더욱 문제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더라도 분할 상환이 아닌 일시 상환 비중이 미국의 26%보다 훨씬 높은 41.3%나 되고 고정 금리가 아닌 변동 금리 대출이 미국의 26%의 3배가 넘는 89%에 이른다. 저소득 계층은 소득대비 부채 비율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중산층은 100만 가구가 넘는다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의 가처분 소득 대비 원리금이 41.6%나 된다. 저소득층이든 중산층이든 부채로 인해 실제 소비지출과 구매력을 높일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전세가격 상승이 얹어지면 그 무게는 저소득층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임기 종반에 가까워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권력 누수현상이 커질 텐데 대통령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릴 방안을 정부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정부와 여당도 대체적인 답을 알고 있는 듯하다. 반값 등록금처럼 사회복지 정책을 확대하면서 내, 외수 양극화의 중심에 있는 재벌 대기업에 대한 규제와 개혁 방안을 실제로 추진하는 것이다. 하반기 가장 어두운 전망은 정부와 여당이 다시 재벌 대기업 집단과 타협하여 국민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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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7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재벌 개혁의 목소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나라당이 주도해 재벌개혁 의제를 퍼뜨리더니, 이달 들어서는 뒤늦게 야당인 민주당이 경쟁적으로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최근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재벌들이 서민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에 대해 제1 야당이 단호히 대처하지 못하고, 희망이 되지 못하면 우리에게 정권을 줄 리가 없다"며 "당에 경제민주화특위 구성하고 경제민주화 강령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을 더 이상 대기업의 선의에 맡기는 게 아니라 법과 제도의 틀을 확실히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7월 중 틀을 만들고 8월 국회에서 입법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입법일정까지 제시한 것이다. 바야흐로 재벌 개혁이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에 사회개혁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려는 조짐까지도 보인다.

말로만 보면 현재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과 재계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분위기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친기업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규제완화·감세·고환율이라는 대표적 3대 정책으로 재벌의 성장을 도와서 눈부신 실적으로 올렸지만 실제 국민의 체감경기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국민의 원성이 확산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소장파 핵심의원이 “서민이 표 찍지 재벌이 표 찍느냐”며 “지금 민심으로 보면 누가 더 재벌을 때리느냐에 따라 표가 나온다"고 한 발언은 정치권에 투영된 민심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준다. 때문에 현재 재벌 개혁의 현실적 정당성은 재벌 대기업만의 ‘나 홀로 성장’, ‘적하효과 소멸’이라는 3년 동안의 역사적 결과와 현실적 경험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과잉 차입과 중복투자·부실경영 등의 이유로 97년 외환위기 주범으로 몰렸던 재벌의 개혁 요구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정치권의 ‘표를 의식한 립서비스 수준의 재벌 성토’가 아닌 진정한 재벌 개혁의 근거와 방향을 잡기 위해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지난 3년 동안의 또 다른 경험이었던 금융위기에서 배울 점을 찾자는 것이다.

위기가 시작된 지 4년, 미국 기준으로 보면 5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가장 많이 지적됐던 교훈의 첫 번째는 적어도 금융시장에서 보이는 손은 없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시장 지상주의 아래 자유화로 치달았던 금융시장은 스스로 각종 첨단 금융기법을 창조하고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무수한 파생상품을 개발했다고 자평하면서 엄청나게 팽창을 해 왔지만 스스로 붕괴되고 말았다. 금융시장의 중심지 월가만 붕괴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시장도 무너졌고 세계경제의 대침체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래서 배운 것은 적어도 금융시장은 스스로 위험과 문제를 치유할 능력이 없으며 시장기능만으로는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규제가 필요하다는 교훈이다. ‘규제 자본주의가 대안’이라는 주장이나 금융산업은 원천적으로 ‘규제산업’이어야 한다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현실에서 금융시장에서의 시장실패가 너무나 명확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교훈이 있었다. 바로 ‘너무 커서 파산시키지 못하는 대마불사’ 상황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기의 규모와 파장, 그 수습비용이 그토록 컸던 것은 씨티은행이나 리먼브러더스·AIG 같은 초대형 금융회사들이 부실에 빠지면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에서 정부조차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져 버리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 한국의 재벌 대기업집단한 바로 위의 두 가지 교훈을 그대로 새겨야 한다. 현재 한국의 재벌 대기업집단은 골목시장까지 계열사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수요독점을 기반으로 하청기업들에게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으며, 독과점 시장지배력을 배경으로 주요 소비품목에 대한 가격을 임의로 올려 왔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경제에 ‘자유로운 경쟁에 의한 시장질서와 시장가격’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명백한 시장왜곡과 시장실패가 목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재벌 대기업집단은 엄청나게 집중된 경제력을 기반으로 주요 권력기관과 언론, 이데올로기까지 주무르려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4대 그룹의 총 매출액은 603조원에 이르러 전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상회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대마불사가 된 것이다. 어찌할 것인가. 재벌 대기업의 전횡을 자유로운 시장활동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길 것이 아니라 '보이는 손'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경제에 가장 극적인 시장실패, 보이는 손의 개입이 절실한 분야가 바로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이다. 정당한 이유에 근거해 사회적으로 규제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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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폰생폰사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유주의 경제는 대기업들이 만들어낸 그들을 위한 구호가 확실한 현재 상황이네요.
    자유에 대한 확실한 관리가 현재 0 순위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1.07.07 11:28 [ ADDR : EDIT/ DEL : REPLY ]
  2. 잘 읽고 가요~

    2012.01.22 20:23 [ ADDR : EDIT/ DEL : REPLY ]

2011.06.3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오랜만에 ‘재벌개혁’ 구호가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재벌개혁이 당연시되던 외환위기 직후도 아니고 재벌개혁을 사회개혁의 주요 부분으로 내걸며 집권했던 참여정부 시절 얘기가 아니다. ‘대기업 친화적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했던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에 나온 것이다. 그것도 야당이 아니라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진원지라는 점에서 놀랍다.

정두언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 6월26일 ‘대기업은 다시 재벌이 되어 버렸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재벌개혁 없는 선진화는 불가능하다”며 “재벌개혁은 한나라당이 ‘부자 정당’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적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동조하면서 7월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조차 하다. 격세지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9년 하반기 이래로 50% 전후라는 놀라운 이상(?) 지지율을 유지해 왔던 이명박 대통령이 2011년 접어들면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더니 급기야 4·27 재보선 참패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6월 접어들어서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30% 밑으로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총선과 대선을 불과 1년 앞둔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한나라당 식 복지정책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고 반값 등록금이나 보육지원 확대 등을 하려면 재원마련이 필수적이었는데, 이를 위해 추가적으로 인하하려던 대기업 법인세 인하 등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국면이었다. 또한 경제위기 와중에도 대기업은 고속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국민의 체감경기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터였다. 이런 마당에 재벌 대기업이 조용히 있어 주는 것은 고사하고 경제단체들이 들고 일어서 공공연하게 법인세 인하 철회를 비판하는가 하면, 자신들과 직접 이해관계도 없는 반값 등록금 정책까지 문제 삼고 나서 버렸으니 한나라당으로서는 좌시할 수 없었을 터였다.

“재벌이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행사한다”, “북한의 세습체제를 능가하는 세습 지배구조, 문어발식 족벌 경영 등으로 서민경제를 파탄내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이유다.

우선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한나라당 일부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명박 정부 집권기간 3년, 동시에 경제위기 3년 기간 동안 확연해진 사실은 우리사회에서 재벌 대기업의 눈부신 성장이 곧 국민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 대기업이 선도하는 경제 발전모델은 지금 시점에서 확실히 그 효력을 상실했다.

이렇게 재벌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 아니라 불균형을 확대하고, 이들이 국민경제의 부가가치를 독점적으로 편취하는 현실에서 양극화 해소나 복지확대는 매우 어렵게 된 것이며, 지금 시점에서 ‘재벌개혁’이 국민경제와 사회통합을 위해 필수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과제가 됐다. 향후 우리 사회의 핵심의제로 재벌개혁이 다시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내년 총선과 대선국면으로 접어들수록 확대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할 것인가. 한나라당이 야당인 민주당보다도 앞서 재벌개혁이라는 의제를 공식적으로 꺼내든 것도 모자라 재벌들에게 가장 민감한 세습이라는 용어를 동원하면서 원색적인 비난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대책이라는 것은 말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주장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은 재벌 대기업들에게 법인세 추가 인하 중지나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종료를 순순히 수용해 주기를 바라는 정도다. 최근 대기업이 동네 순대가게 영업시장까지 먹으려한다는 비난에서 보듯이 중소기업이나 영세상인들의 시장까지 과도하게 잠식하는 행태를 자제하는 정도를 원하는 것이다. 덧붙인다면 정부가 물가 문제로 고전하는 있는데 통신사나 정유사 등 재벌 대기업들이 물가안정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것이다. 이게 전부이고 한나라당 식 재벌개혁이다.

한 가지 확실히 해 둬야 할 것이 있다. 외환위기 이후 살아남은 주요 재벌 대기업들의 경제력 집중도는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규제완화와 감세, 고환율 정책으로 인해 그 정도가 역사상 최고점까지 올 정도로 심해졌다는 사실이다.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금 재벌개혁의 깃발을 들 정도로 집중도는 심화됐고 반면 국민경제 파급력은 약화됐던 것이다. 바로 한나라당이 저질러 놓은 일이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고 되돌려 놓아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현재 수준에서 더는 과도하게 재벌이 나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수준의 재벌개혁이라면 이는 문제를 일으킨 자신의 책임조차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더 가관인 것은 이 정도 수준의 재벌에 대한 요구조차도 대놓고 거부하면서 정부·여당과 날을 세우고 있는 재벌 대기업 집단이다. 가히 2010년대 한국의 재벌 대기업 집단은 ‘누구의 눈치도 통제도 받지 않는 절대권력’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이전 시기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전횡을 일삼고 이익을 독점하는 것은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나 정의의 관점에서 보나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한나라당의 어설픈 재벌개혁 깃발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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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7새사연/김병권 부원장

최근 상생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상생과 동반성장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노동자의 상생, 대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상생, 부유층과 서민의 상생이 모두 절실하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양극화돼 있고, 그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계상황까지 왔기 때문이다.

상생이 이뤄지지 않고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것은 뭔가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고 있거나, 성장의 과실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고 편중되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이 초과이익을 지속적으로 수취하고 다른 쪽이 그만큼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는 명목상 10% 정도의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재벌 대기업집단은 60%가 넘는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민경제 구성원의 한쪽이 전체 성장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면 구성원의 다른 쪽은 평균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을 했거나 아예 정체를 했다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집단이 국민경제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성장을 했다면 나머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 노동자들은 평균 이하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반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5% 내외밖에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인상을 감안한다면 한 해 동안 가계의 수입이 거의 나아진 것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동시에 소득 부족분을 메우느라 지난해 62조원의 가계부채가 늘어났다. 이런 식으로 경제주체 사이의 성장이 불균등하게 지속되면 결국 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불균등 성장과 양극화는 국민경제 구성원 전체를 상생이 아니라 공멸의 길로 가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의 소득이 늘지 않으면 이들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구매력도 정체될 것이고, 그 결과는 내수시장의 정체다. 극소수 수출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국내시장에서 성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수년 동안 우리 국민의 민간소비는 늘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수출이라는 외줄에 의존해 온 것이 지난 10년의 한국경제 모습이다.

그렇다면 흔히들 말하는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가. 그렇지 않다. 일찍이 우리 경제의 역사에서도 지금과 상당히 다른 길을 경험했던 적이 있다. 바로 88년부터 외환위기 직전인 96년 사이 기간이다. 채 10년이 되지 않았던 이 시기는 한국 자본주의 황금기라 할 정도로 긍정적인 현상이 부각됐던 시기다.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을 기점으로 10% 이상의 임금상승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경제적 불평등도 완화됐고 그 징표로 지니계수가 낮아지게 됐다. 국민들의 순저축률도 20%를 넘었다. 불과 3%대에 불과한 지금의 저축률, 1천조원대의 부채와 확연히 비교가 된다.

물론 국민들의 소득과 저축이 매년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기업이 생산을 하면서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14%를 넘어갈 정도였다. 지금의 10% 수준에 비하면 50% 가까이 당시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이 컸으니 기업경영이 악화되고 경제가 침체됐으리라고 예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의 대기업들은 국민들의 높은 구매력에 힘입어 내수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었고 이후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결정적인 발판을 만들었다. 88~96년 시기는 한국의 자동차 판매에서 수출보다 내수 판매가 훨씬 컸던 유일한 시기다. 지금 글로벌 대기업으로 우뚝 선 자동차·전자·반도체·통신 등의 기업들이 노동자 임금상승이 고공행진을 하던 그 시기에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추면서 도약의 기틀을 다졌던 것이다. 국민경제 전체도 지금보다 높은 8% 전후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런 선순환 구조는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통째로 무너지게 된다.

상생이란 최소한 이런 모습이 아닐까. “고용을 책임진 기업에서 노동자와 국민들이 빚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올라가는 소득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임금을 인상시켜 준다. 국민들은 높은 구매력으로 기업의 매출을 늘려 주면서 내수에 기반한 국민경제의 성장을 이루게 한다.” 이런 우리의 역사적 경험을 돌이켜 볼 때, 상생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 회자되고 있는 것처럼 통신비 1천원, 기름값 100원 깎아 주는 식으로 달성되는 것도 아님을 동시에 알 수 있다. 물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88~96년 시기에 그나마 작동했던 선순환 구조는 대기업들이 능동적으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싸움의 과정이 있었고 그 결과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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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5월29일 200명으로 시작된 학생들의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는 일부 시민들과 연예인들까지 가세해 2천명을 넘어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몇몇 대학에서는 실로 오랜만에 학생총회를 열었으며 6월10일 동맹휴업을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국사회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반값 등록금’은 현재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엄청난 경제적 부담이 돼 버린 대학 등록금의 본인부담 비중을 소득을 고려해 평균 절반 정도로 줄여 보자는 정책이다. 나머지 절반은 복지 차원에서 국가가 보조하는 형태를 공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전체 대학 등록금이 14조원이니 그 절반을 계산하면 매년 7조원가량이 필요하고, 향후 등록금 인상률에 비례해 늘어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소득수준에 따른 차별 적용 등을 감안해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3조~4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복지를 위해 국가가 해 줘야 할 가장 큰 영역은 두말할 것 없이 보건 및 주거와 함께 단연 교육이 될 것이다. 따라서 수익자 부담원칙이라는 시장논리를 깨고 대학교육을 국가가 보장해 주는 것은 복지국가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 중요한 단계로 국민이 사적으로 부담하는 대학 교육비를 대폭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2조원이 넘는 사교육비가 부담으로 보면 가장 크겠으나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가는 대학 등록금 부담 역시 못지않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교육비를 국가가 보장해 준다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다. 현재 대부분 사립대학으로 돼 있는 한국의 대학교육체계에서 대학 등록금 가격이 적정하게 매겨져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학들이 즐겨 적용하는 시장논리에 따라 대학 졸업장을 굳이 상품으로 비유했을 때 대학 졸업장을 얻기 위해 지불하는 대학 등록금 가격은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우선 공급자인 대학당국 입장에서 보자. 현재 대학 등록금 가격은 대학 사이의 자유경쟁에 의해 책정되는 경쟁가격이 아니다. 물론 현재 대학은 줄어드는 학생수에 비해 이미 과잉단계에 들어섰고 일부 대학에서는 정원을 채우기도 벅차다. 그러나 대학들이 모두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들은 확고하게 서열화돼 있고 그 정점에 이른바 서울대·고대·연대(SKY)가 있으며 이들은 언제나 공급부족이다. 때문에 이들이 등록금 가격을 결정하면 나머지 다수 대학들이 그 가격을 따라가게 된다. 독과점 가격설정이 가능하고 또 실제로도 턱없이 높은 독과점 가격이 등록금에 매겨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자인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 학력사회가 강하게 뿌리내려 고등학교 졸업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등록금 가격이 비싸다고 구매하지 않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대학 졸업장이 졸업 이후 사회생활의 수준과 등급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체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해외유학은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등록금 가격이 지난 10년 동안 일반 소비자물가의 두 배가 올랐고 국민들이 평균소득으로 지출할 수 있는 부담 수준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률이 전혀 줄지 않았던 것은 이 때문이다. 등록금 가격은 일반적인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덧붙일 것은 이처럼 독과점 가격으로 설정된 높은 등록금 비용을 지불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그에 상응하는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그렇지도 않다는 사실이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대학 졸업장이 막상 사회 취업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청년실업의 심대한 장벽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가장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도 가장 낮은 효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품이 바로 대학교육인 것이다. 당초에 시장논리로 접근해도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출발은 대학교육을 시장논리가 아니라 공공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정부가 학생들의 등록금 비용부담을 줄이고 재원을 투입하는 대가로 대학에 대한 공적개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재정의 세입·세출에 대한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대학이 학생들의 온전한 교육권을 실현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함부로 독과점적인 고가의 등록금 책정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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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자님은 대학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고 하셨지만 전 좀 생각이 다릅니다. 요근래 IT 산업이 발전하면서 대학불패 신화는 상당부분 깨지고 있다고 봅니다.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영어나 컴퓨터 능력, 기타 논리적인 사고력만 있으면 누구나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대학 등록금을 떨어트리는 좋은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대학은 누구나가 꼭 가야하는 곳이 아닌 이젠 필요하면 가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등록금도 현실화되고 대학도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겁니다.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지금의 직업교육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스템을 정비해서 교양과목을 겸비한 무상교육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구요. 직업학교와 대학을 경쟁시키는 겁니다. 매우 좋은 아이디어 아닙니까?

    2011.06.12 06: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