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8 손석춘/새사연 이사장 |
정치권력과 신문권력이 서로 부추기며 젊은 세대를 호명하고 있습니다. 처음 그 말을 만든 <중앙일보>는 신문 1면에 다음과 같이 P세대를 정의했습니다. 물론, 어떤 신문이든 말을 만들 ‘자유’가 있겠지요. 실제로 너무 많은 말을 만들고 있지 않은가요. 문제는 그 말이 얼마나 보편타당성을 지니는가에 있습니다. 보편성도 타당성도 없으면서 어느 신문사가 자신이 만든 말을 여론으로 만들어간다면 ‘직권 남용’ 아닐까요.
2003년과 2011년의 P세대와 삼성
P세대 이야기는 처음이 아닙니다. <중앙일보> 못지않게 삼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제일기획이 이미 2003년에 젊은 세대에게 쓴 말입니다. 당시 P는 참여(participation), 열정(passion), 힘(potential power), 패러다임 변화(paradigm-shifter)를 뜻했습니다. 알다시피 그 시기는 월드컵의 ‘붉은 악마’ 열기가 뜨거웠지요. 노무현 바람이 불어 ‘참여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기실 우리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숱한 호명을 들어왔습니다. 한결 같이 이윤을 목적으로 한 자본의 논리나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의도가 짙었지요. 2003년의 P세대와 2011년의 P세대가 대표적 보기입니다.
다만 2030세대에게 R세대라는 말을 다시 상기해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세대 규정과 달리 R세대라는 말은 자본이나 권력의 호명이 아니지요. 2000년이 열릴 때 젊은 세대 스스로 그렇게 호명했습니다.
2030 스스로 규정한 세대 이름―R세대
저는 R세대가 단순히 2000년 시점에 머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 월드컵 열기 때 붉은 물결을 두고 자본 쪽에서 R세대라는 호명이 나온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현실에 뛰어들어 비판하고 변화를 일궈내는 R세대의 정신은 젊음의 영원한 특권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PR의 차이를 젊은 세대가 벅벅이 넘어서리라 믿습니다. 2000년 그때처럼 정치판은 부패하고 무능하기 때문이지요. 썩고 구린 정치로 젊은 세대가 살아갈 객관적 조건은 무장 열악해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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