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7.11.20 20:22
 

10년 전 외환위기로 우리 국민에게 알려진 국제통화기금(IMF)의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를 올해 들어 자주 접하게 된다. 부정특혜 의혹으로 오는 6월 30일 불명예 퇴진을 앞둔 세계은행 총재에 이어, 세계경제기구의 양대 수장인 IMF의 로드리고 라토 총재가 임기 만료 2년을 앞두고 오는 10월 IMF 총회 이후 사임한다고 발표해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IMF는 과연 누굴 위해 존재하나


IMF는 브레튼우즈 협정에 따라 1945년 세계은행과 함께 설립된 세계경제기구로서 2차 세계대전 후 세계경제에 대한 미국 중심의 지배체제를 지탱해온 핵심축이며, 18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조직이다. 특히 IMF는 1980년대 남미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이들 나라에 신자유주의를 전파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IMF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나라들이 연쇄 부도사태에 몰렸을 때 총 380억 달러를 투입하여 구제 금융을 지원해 주는 대신, 이들 나라를 상대로 강도 높은 긴축재정, 금융자유화, 민영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들 나라의 경제시스템은 급속히 신자유주의화 되었다.


이 때문에 IMF가 185개국 전체 회원국의 공동이익이 아닌, 미국을 핵심으로 하는 부자 나라들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IMF로부터 차입했던 부채를 앞당겨서 상환해 버리고 그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나라들의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남미은행’ 창설 합의...IMF 대신할 지역협력 구상 준비해야


이 가운데 남미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지난 4월 말 IMF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은 탈퇴를 선언하면서 IMF를 ‘미제국주의의 경제침략 도구’라고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7개국은 남미에서 IMF를 대신할 ‘남미은행(Bancosur)’를 창설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70억~1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각국이 ‘(IMF와 같은 방식의) 투자금액 비중에 의한 의결권이 아니라 1국 1표 방식의 의결권’을 도입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남미은행은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은행이 가동되면 IMF는 적어도 남미에서는 무의미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는 현재 미국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다극적 질서로 나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지역사이의 협력구상도 강화되고 있다. IMF나 세계은행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도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의 협력 구상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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