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9.11.18 09:49

13일 통계청이 전국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3분기 가계동향을 발표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5만 6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1.4퍼센트로 감소했으며, 지출은 281만 8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3.0퍼센트 증가했다. 소득은 줄었는데, 소비는 늘어난 상황. 당연하게도 소득에서 소비를 제외한 흑자액은 전년 대비 -12.4퍼센트를 기록하며 크게 감소한 63만 8000원이었다.

가계소득 감소율 사상 최악

가계소득은 작년 3분기 이후 증감률이 계속 감소해왔다. 그러다가 올해 2분기에 -0.1퍼센트로 소득의 절대액수 자체가 감소하더니 이번 3분기에도 -1.4퍼센트를 기록하며 연속 감소했다. 2003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의 감소율이며, 명목소득 자체가 줄어든 것은 올해 2, 3분기가 유일하다. 실질소득 증감율로 따지면 지난해 4분기 -1.5퍼센트 이후, 올해 1분기 -3.0퍼센트, 2분기 -2.8퍼센트, 3분기 -3.3퍼센트로 1년째 감소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문별 소득을 살펴보면 가계소득의 약 6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근로소득이 전년 대비 -0.3퍼센트로 줄어들었다. 근로소득의 경우 2008년부터 계속해서 증감률이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이번 3분기 들어서 드디어 마이너스로 진입하면서 절대액수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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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감소로 줄어드는 근로소득

근로소득의 감소는 최근의 일자리 감소와 임금 하락 등으로 인한 결과이다. 9월까지 정부의 희망근로를 제외하면 지난해에 비해 대략 2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또한 노동부 협약임금 인상 통계자료에 의하면 올해 3월부터 1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9월에는 1.5퍼센트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08년 평균 임금인상률이 4.9퍼센트를 기록했다는 점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올해 임금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대부분의 가계의 주된 수입원인 근로소득의 감소는 가계경제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가계의 존립 자체와 경제활동의 근간을 흔드는 원인이 되며, 이것이 다시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일자리가 증가해야지 해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의 경제 상황이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소득 부문에서는 재산소득이 지속적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다. 작년 4분기 -8.5퍼센트를 기록하며 줄어들기 시작해서 올해 1분기 -13.6퍼센트, 2분기 -23.1퍼센트, 3분기 -28.7퍼센트로 감소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이자 지급이나 주식 및 채권 배당 등이 부진했던 탓으로 보인다.

억지소비로 유지되는 경제

소득은 줄어든 반면 소비 지출은 증가했다. 명목 소비 뿐 아니라 작년 4분기부터 감소하던 실질 소비도 5분기 만에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쉽사리 소비심리 회복이나 경기회복의 반증으로 삼기에는 문제가 있다.

우선 소비 항목 중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보건 지출이며, 이는 신종플루 확산으로 인한 결과라는 점에서 그렇다. 보건비는 전년에 비해 12.4퍼센트 증가하였는데, 지난 2분기에도 22.5퍼센트 증가하여 평년의 증가율을 훨씬 뛰어넘는 이상을 보였다.

더불어 이미 한 번 소개한 바 있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수준 하위 10퍼센트 가구의 경우 전체 소비에서 보건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12퍼센트이지만, 상위 10퍼센트 가구는 약 4퍼센트였다. 즉, 저소득층일수록 보건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신종플루 확산으로 인한 보건 지출 증가 역시 저소득층에게 큰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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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증가, 소비심리 회복이라 보기는 어려워

그 외 오락문화비와 교통비의 지출이 각각 전년 대비 16.3퍼센트와 11.1퍼센트에 이르면서 높은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개별소비세가 부과될 것으로 알려진 대형TV 등을 미리 구입하거나 노후차 세제지원 정책으로 인한 자동차 구입 증가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이라 보기는 어렵다. 특히 식료품비가 전년 대비 -4.9퍼센트로 감소한 점을 고려한다면 더 더욱 소비심리 회복이라 보기는 어렵다.

가계 소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비는 34만 원으로 전년 대비 1.6퍼센트의 증가를 보였다. 교육비는 작년과 올해의 전년 대비 증감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년에는 1분기 10.1퍼센트, 2분기 15.6퍼센트, 3분기 11.2퍼센트, 4분기 14.4퍼센트를 기록하며 10퍼센트 이상의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분기 3.9퍼센트, 2분기 4.4퍼센트, 3분기 1.6퍼센트로 확연히 낮은 증가율을 보인다. 교육비 증가가 포화상태에 이르러서 그 증가율이 낮아졌거나 가계가 작년에 비해 교육비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추정된다.

가구 간 교육비나 생활비 지원 크게 감소

한편 세금과 연금, 보험, 이자 등이 해당하는 비소비 지출은 전년대비 -3.6퍼센트를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경상조세가 -9.7퍼센트로 감소했다. 여러 세제감면 혜택 등의 효과로 보인다. 하지만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았을 때 상위가구인 5분위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7.9퍼센트로 줄어든 반면, 하위가구인 1분위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오히려 1.4퍼센트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세제감면의 혜택이 역시 고소득층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구간이전지출이 전년대비 -20.1퍼센트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올해 들어 1분기 -2.9퍼센트, 2분기 -6.1퍼센트 등 계속 감소하고 있다. 부모, 형제, 친척, 친구 간에 오고가는 교육비나 생활비 지원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경기 침체에 가까운 이들 사이마저 팍팍해지고 있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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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전년 대비 0.6퍼센트 증가해서 1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한국은행의 발표, 환율하락과 수출회복으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대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보였다는 발표와는 상반된 우리 가계 경제의 모습이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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