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7. 11. 20. 20:09
 

17일 한국은행은 올해 은행의 산업 대출이 15조를 넘어서면서 2003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산업대출 총 잔액 368조원이다. 반면 가계대출은 2조 4천억 원 증가한 것에 그쳤다. 가계대출 잔액은 348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14조 6천억에 비하면 1/6로 줄어든 것이다. 산업 대출 가운데 상당부분이 중소기업 운전자금으로, 일부는 설비투자로 들어갔다. 철저한 단기수익 추구로 중장기적인 산업 대출 보다는 단기성 가계대출에 열을 올려왔던 은행들이 이제 건전한 산업 자금 젖줄로 되돌아 온 것인가?

 

유동자금 해소를 위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


물론 이는 중소기업 자금 숨통을 터주고, 만성적 투자부진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점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런 방향이 구조적인지 일시적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모습은 여러 측면에서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2년을 연상시킨다. 2002년 신용카드 남발로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급기야 LG카드 부도위기까지 몰렸을 때에도 은행들은 유동자금 해소를 위해 일시적으로 산업 대출을 크게 증가시켰던 적이 있다.


지금도 동일하다. 과잉 신용대출로 생활인을 엄청난 신용불량자로 전락시켰던 금융권이 작년까지 위험도가 적은 주택담보 대출을 팽창시켜 전국의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켰다.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로 가계대출이 다시 막히자 일시적으로 산업대출로 유동자금을 해결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처럼 은행들이 일시적 유동자금 해소를 위해 산업 대출을 선택했을 때 또 다른 휴유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중소기업이 부침이 있을 때 자금을 회수하면 중소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문 중소기업 중앙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 가운데 금융권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한몫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이 몇 년 동안 흑자를 내다가도 한 해 적자만 내도 은행이 즉시 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불안정한 금융상황에서 오히려 후유증 우려돼


지금 한국의 금융상황은 지극히 불안하다. 유동자금 과잉현상, 환율 급락 가능성, 대출금리 급등 등 우려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16일에는 금융감독위원장이, 그리고 18일에는 한국은행 총재가 은행장들과 잇달아 회의를 열고 금융 불안 문제를 논의했다. 단기 수익위주로 움직이는 금융기관들의 경영구조가 공적인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 한 해법을 풀기 쉽지 않다. 왜 은행을 “은행회사”라고 부르지 않고 “금융기관”으로 부르는지 음미할 대목이다. 하긴 16일 은행장들은 아예 스스로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회사로 불러 달라”고 했다니 솔직하기는 하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