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초로 1600포인트대에 올랐다. 1980년 1월 4일의 주가지수가 100포인트였으니 26년 만에 1600포인트 고지에 오른 것이다. 주가 상승에 대한 보도와 펀드 관련 기사, 주말 황금시간대에 펀드와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까지 도처에 주식시장의 활황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런데 일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주가지수 1600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증시 호황을 이끄는 것은 산업 자본과 괴리된 투기 자본
경영권 방어에 급급한 기업의 투자 부족으로 성장 동력이 소실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주가 상승은 절대로 국민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치솟는 지수는 비정규직 남발을 비롯한 노동 조건의 위기와 소득 5분위 배율의 증가로 표현되는 양극화를 배경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주주 중시 풍토에서 시중 자금은 산업 자본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부동산과 주식 투기로 몰려든다. 주식시장은 돈이 넘쳐나고 물량 공백으로 주가가 상승하지만 자금이 돌지 않는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는 더욱 더 피폐해질 뿐이다.
과연 개미들에게도 혜택이 고루 돌아갈까
그렇다면 주식에 투자한 서민들이라도 돈을 벌고 있는 것일까?
2005년 기준으로 개인투자자 수는 약 350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10% 미만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전체 증시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나머지의 대부분도 대주주들이 장악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지분을 제외하면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미미한 셈이다. 자본 규모와 투자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실패율이 대단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주가 상승 혜택을 맛볼 수 있는 국민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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