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 붓기'... 고비용 저효율의 한국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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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교육 기획 <산업적 측면에서 본 교육>의 두 번째 글입니다. 첫 번째 글 <한국 교육산업의 현주소>가 투입의 측면을 다루었다면, 이번 글은 학력, 지식기반, 고용, 소득 등에서의 한국교육의 산출물을 검토해보았습니다. 다음 글은 영리, 비영리 민간교육기관에 대한 분석입니다.<편집자주>

국가 또는 개인이 교육에 대해 시간, 노동, 금전적 비용 등을 투자하는 것은 개인의 지식·기술·태도의 변화와 더불어 국민경제의 기반인 기술의 진보와 정보 환경의 개선을 촉진함으로써 개인의 소득 증대와 국민경제의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교육도 산업으로서 투입에 따른 산출을 평가할 수 있다.
앞의 글에서 우리나라는 경제력에 비추어 세계 최고의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고 그 절반 이상은 민간부문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교육서비스 제공주체도 단연 민간부문이 압도적임을 확인하였다. 양으로 따진다면 충분한 정도의 투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투입한 만큼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산출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따져 보는 것이 이글의 목적이다.
교육이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떤 지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다. 이글에서는 우선 OECD 등 신뢰할 만한 국제기구에서 활용하는 지표를 기본적인 평가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물론 지표에 대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다른 투입지표와 비교하거나 다른 사회적 현상을 통해 그 지표에 대한 비판적 해석을 시도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총 5가지 측면에서 교육의 산출을 분석하였다.
첫 번째는 PISA의 과학, 수학, 읽기 등의 학업성취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초중등 교육의 성과를 분석하였고,
두 번째는 지식기반경제의 기초가 되는 과학기술력을 비교하였으며,
세 번째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고등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여 고등교육의 이수율과 그에 따른 취업률을 분석하였다.
네 번째는 개인의 교육투자가 안정적인 직업과 소득을 기대하고 이루어진다는 가정 하에 취업 동향을 분석하였고,
마지막으로 여성의 교육 참가가 취업과 소득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통해 지식기반경제의 한 특징인 여성인력의 경제활동에 대한 환경을 분석해보았다.

1. 우수한 성적, 그러나 과도한 공부 시간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주로 활용하는 것은 PISA다. 만 15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평가에서 2005년 한국 학생들은 문제해결능력 1위, 읽기능력 2위, 수학능력 3위, 과학능력 4위를 기록했다. OECD국가와 일부 비OECD국가까지 약 40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평가에서 한국은 높은 성적을 올린 셈이다. 이해찬 교육부장관 시절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었을 때, 일부 언론에서 학생들의 학력을 하향평준화시킨다고 호들갑을 떨다가 PISA의 평가결과가 상위권으로 나오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적이 있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학생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려는, 아니 경쟁에 대한 긴장을 유발하여 사교육을 조장하는 시도는 끊임없이 있어왔다. 독자들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높은 학업능력에 은근히 만족의 미소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학업 실력은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다.
2006년 한국 학생들은 과학성취도 평가에서 OECD 평균 점수인 500점보다 22점이 많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핀란드, 캐나다, 일본, 호주에 이어 5위의 성적이다. 그러나 성적 외의 지표, 즉 수학에 대한 흥미는 31위, 학습동기는 38위로 끝에서 세는 게 더 빠른 상황이며 학교 소속감이 부족한 학생비율은 41퍼센트로, 일본 38퍼센트, 미국 25퍼센트, 핀란드 21퍼센트, 영국 17퍼센트 등 주요국보다 높다.

이렇게 성적은 높지만 학업에 대한 흥미나 학습동기가 낮은 이유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주당 학습시간, 주당 보충수업시간, 주당 사교육시간 모두에서 OECD 평균을 월등히 앞선다. 주당 학습시간은 49시간으로 15시간이 많고, 주당 보충수업시간은 7시간으로 6시간, 주당 사교육시간은 5시간으로 4시간이나 많다. 반대로 자율적인 학습시간이랄 수 있는 주당 숙제시간은 3시간으로 OECD 평균인 6시간의 절반에 불과하다(EBS 6.22일자, ‘교육, 이대로 좋은가’, 통계원출처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이처럼 스스로 알아서 하는 학습이 아니라 주어진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얽매어 이끌려가는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많다. 성인들의 하루 8시간, 주 44시간 노동시간을 초과하는 이러한 학습량은 주 20시간 내외의 학습시간으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내고 있는 핀란드와 같은 나라들에 비교할 때, 2배~2.5배나 많은 것이므로, 투입에 비해 산출이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2. 한계에 직면한 지식기반 경쟁력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평가한 지표는 평가하는 기관마다 차이가 많이 난다. 2008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비교대상 55개국 중 31위, 세계경제포럼(WEF)은 134개국 중 13위로 평가하였다. 평가기준이 기관의 입맛에 따라 선택된 것이고, 평가순위도 격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타당한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다만 공통점은 국가경쟁력 순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다가 최근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중등교육까지는 일반화되었고 고등교육도 상당수의 국민들이 받고 있다. 또한 경제력도 선진국 대열의 문턱에까지 왔기 때문에 고등교육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들을 중심으로 평가해보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통계브리프를 통해 우리나라의 과학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원인으로 내국인 특허획득 생산성 1위, 인구 10만 명당 권리유효 특허건수 5위 등 연구개발투자와 인력, 특허 등의 시너지를 꼽았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에서 과학교육의 강조’와 ‘청소년들의 과학에의 관심’이 저조하여, 과학 환경은 열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술경쟁력에서 있어서도 투자나 전화회선 등 정량적 지표는 건실하나 지적재산권의 보호 등 기업인들의 설문에 의거한 평가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점점 순위가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평가결과에는 기업인들의 구미에 맞는 설문평가 내용이 상당부분 반영되었기 때문에 타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연구개발예산이 절대규모로는 작지만 2007년도 GDP 대비 0.91퍼센트로 세계 4위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성적 평가의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과학 및 기술경쟁력이 성장속도가 늦춰지거나 하향 추세를 보이는 것을 뒷받침하는 정량적 지표들도 있다.
졸업연령 집단 중에서 박사학위자가 1.06퍼센트이고, 그 중 이공계는 0.41퍼센트로 절반에 못 미쳐 비교대상 주요국들의 하위그룹에 속한다. 여성 박사학위 취득자는 비교국가 중 꼴찌다. 지식기반 경쟁력을 따질 때 자주 거론되는 과학논문수(SCI)도 세계 35위, 피인용수는 세계 30위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경제력에 비하여 과학기술역량이 취약한 데는 한국사회가 고급인력을 키워내고 유지할 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년간 미국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딴 사람 중에서 미국에 계속 체류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2배 이상 늘어난 나라는 우리나라와 이집트, 인도네시아 3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대학 연구원 100명 당 미국 내 우리나라 학자 수가 13명으로 세계 최고인, 미국에 많은 고급인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 이들이 한국에 돌아오기를 꺼리는 것은 고급인력의 유출이 매우 심각하다는 얘기가 된다.
즉, 첨단 기술력의 기반이 되는 이공계 고급인력의 해외유출과 과학 논문수의 부진, 여성 박사인력의 세계 꼴찌 등 지식기반경제의 기초가 되는 여러 요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용기술에 대한 투자는 상당한 규모로 이루어지지만 정부나 대학의 기초과학 투자는 부족한 데서 기인한다. 기업의 수요가 있는 인력을 제외하고는 고급인력을 흡수할 기제가 취약한 것이다.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이 높고, 대학의 전임교원 등 안정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외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환경은 산업경쟁력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연구개발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방향과 기술순환주기의 특징을 보면,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어 그 효용성이 오래가지 못하는 응용기술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 동향에 따라 실용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몇몇 산업을 제외하고는 노동생산성이 낮다. 미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12퍼센트나 더 일을 시키고도(노동활용도) 노동생산성은 59퍼센트나 낮은 형편이다.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기술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늘리기 보다는 일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서 노동생산성의 부진을 만회하는 고용 관행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연구개발 동향이 산업구조에 영향을 주어 불안정 고용,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지고, 이는 다시 인적자원의 축적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 흔히 로얄티라고 불리는 기술무역수지액이다. 우리는 29억 2,500만 달러에 달하는 기술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기술무역수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을 비롯한 기초학문과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창의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선진국들의 지식기반 경쟁력을 넘어서야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대체로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며, 국가 전체의 지식인프라를 확충할 때 가능한 일이다.
현재와 같이 대학 입학생을 성적으로 줄 세우기 급급할 뿐, 제대로 공부를 가르치고 연구할 수 기반을 조성하는 데에는 인색한 정부당국과 대학으로는 무망한 일이다.

3. 최고 수준의 진학률, 최저 수준의 취업률

우리 사회를 흔히 학벌 사회라고 지칭한다. 학력이 사회적 지위, 소득, 동류 집단을 규정한다.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기는 했지만 지금은 단지 교육열이 높은 것이 아니라 교육에 따라 사람들이 어느 줄에 서는가가 결정되는 만큼,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이 1980~1990년 동안 6퍼센트p, 1991~2000년 34.8퍼센트p, 2001~2008년 15.8퍼센트p 증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최근 30년간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는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의 변동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정부가 대학의 설립요건과 정원규제를 풀면서 고등교육을 확대한 데 힘입은 바 크다.

구체적으로 25~34세에 이르는 청년세대의 고등학교 및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 평균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고등학교 이수율은 세계 최고이며 고등교육 이수율도 캐나다,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적으로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교육 참가수준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진학 연령대의 인구 5명 중 4명이 고등교육기관으로 진학하는 높은 진학률과는 대조적으로 고등교육 이수자의 취업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잘 실현되고 있는 덴마크는 90퍼센트에 육박하는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80퍼센트 미만에 머물러 있으며 비교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OECD 평균인 84.4퍼센트보다도 7.2퍼센트나 작다. 세계 3위의 고등교육 진학률에 비추어 취업률은 형편없는 것이다. 고등교육 이수자와 미이수자의 취업률 격차도 2006년 현재 6.9퍼센트나 되기 때문에, 고등교육 이수 후 취업률이 낮다고 고등교육을 포기할 수도 없는 구조다.

취업률이 낮다는 것 외에도 다른 특징이 있다. 고등교육 이수 여부와 소득간의 관계인데, 평균임금 대비 학력차에 따른 임금 격차가 고등교육 이수 여부에 따라 많이 벌어진다. 2007년 현재 전문대졸의 평균임금과 고졸이하의 평균임금의 격차는 전체 평균임금에 5.1(여자)~6.0(남자)퍼센트 수준인 반면, 대졸이상의 평균임금과 전문대졸의 평균임금의 격차는 28.4(여자)~43,9(남자)퍼센트에 달한다. 전체 평균임금의 3분의 1을 넘는 큰 격차다.
즉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한 사람과 전문대학 졸업 후 취업한 사람의 임금 격차는 별로 나지 않지만 일반대학 졸업 후 취업한 사람과는 현저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취업률이 낮더라도 점점 더 높은 단계의 고등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결국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과잉교육 상태이며, 비효율적 구조라고 할 수 있다.

4. 대학 나와도 절반만이 정규직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정부가 내세운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높은 교육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대학당국도 학생들의 등록금과 정부의 지원금에 에 의존하고 있으며 재단전입금과 같은 자체 재원조달이 취약하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등록금 천만 원 시대라는 지금,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잘 안 된다는 것을 앞서 살펴보았지만 일자리의 질은 어떠할까?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률은 76.7퍼센트다. 그런데 정규직 취업률은 56.1퍼센트로 절반을 약간 상회하고 있을 뿐이다. 교육대학, 전문대학, 산업대학, 일반대학원 순으로 정규직 취업률이 높고, 일반대학의 정규직 취업률은 48.0퍼센트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일반대학 졸업자는 비정규직 취업률이 19.6퍼센트로 고등교육기관 중에서 최고로 높을 뿐 아니라 전체 취업률은 68.9퍼센트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대학이 고등교육기관 중 학교수나 학생수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취업률과 정규직 취업률이 낮으면 전체 고등교육 이수자들의 일자리 질을 하향평준화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일반대학 졸업자들은 대다수는 장기간의 구직활동을 해야 하거나, 보다 안정된 취업을 위해 진학이나 취업고시에 매달리고 있다.

어떤 직장이 고등교육 이수자들을 흡수하고 있는지를 통해 고용에서의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고등교육기관 졸업자들의 45.4퍼센트는 중소기업에 취업했고, 교육 및 보건 분야는 11.7퍼센트, 대기업 11.1퍼센트,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4.7퍼센트의 순이었다. 알려진 대로 중소기업이 고용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고등교육 이수자들의 취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대기업과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은 교육 및 보건 분야보다도 고용흡수율이 낮아서 고용에서의 역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상당수 고등교육 이수자들이 대기업과 공무원, 공기업 등의 직장을 선호하는 점에 비추어 일자리는 반대의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고용률이 비정규직을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에 정규직 취업률을 회사구분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 열악해진다.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비율은 9.7퍼센트, 행정 및 공공기관은 4.0퍼센트로, 각각 2퍼센트p, 0.7퍼센트p씩 더 낮은 낮아진다.
그러므로 고등교육 이수 후 취업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일자리의 질도 만족스럽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5. 증가하는 여성의 고등교육 참가, 취업과 소득에서의 차별

여성의 고등교육 참가는 2005년 현재, 30년 전보다 10배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성별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고등교육기관의 여성 진학률이 남자보다 많은 것은 OECD 다른 국가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특징이지만 A형 고등교육기관의 진학률은 한국만의 특징이 도드라진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A형 고등교육기관의 여성 진학률이 남성 진학률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나라다. OECD 평균은 여성의 A형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이 남성보다 12퍼센트나 많은데, 이는 A형 고등교육이 지식기반경제와 관련성이 높고 사무직종의 고부가가치 직업으로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여성의 경제활동과 친화적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일수록 여성의 경제활동 기여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저조한 여성 진학률은 여전히 후진적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력이 낮을 경우 경제활동참가와 근로소득에서 불리하겠지만 거꾸로 취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높지 않아 교육에 투자할 동기가 낮아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남녀의 임금격차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남녀 임금격차는 고졸이하 동일학력 내에서는 좁아졌는데, 대졸이상에서는 오히려 확대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흔히 고학력 직업일수록 남녀 임금차별은 덜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반대의 경향이다. 모든 학력에서 남녀 임금격차가 일정한 수준으로 수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점도 특이한 것으로 학력에 상관없이 남녀 격차가 일정한 비율로 구조화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같은 교육 수준으로 기대할 수 있는 미래수익이 작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고학력 여성들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높아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에 따라 고용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에도 고학력에서 더 소득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취업 후 소득의 격차 뿐 아니라 취업단계에서부터 성별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 취업률을 보면 전문대 졸업자내의 남녀 차는 크지 않으나 일반대학과 일반대학원 졸업자에서는 5~10퍼센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규직 취업률에서도 성별격차가 분명히 드러나고 대기업 취업률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고등교육 이수자들 내에서도 일반대학이나 일반대학원 졸업자들에게서 취업률, 정규직 취업률, 대기업 취업률 모두 여성에게 남성보다 사회적 진입장벽이 높음을 의미한다. 좋은 일자리는 남성에게 더 많이 돌려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여성은 사회적으로 교육투자의 미래기대 수익의 측면에서 남성보다 불리한 여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6. 소결

산업으로서 교육의 성과를 측정하는 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5가지 측면을 통해 간략히 짚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학습시간 등 투입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다.
둘째, 한국의 지식기반 경쟁력은 고등교육 시스템의 부실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셋째, 고등교육 이수에도 불구하고 고용흡수력이 취약하고 일자리 질도 좋지 않아 개인의 교육투자도 효율적이지 않다.
넷째, 대기업, 정부, 공기업 등 고용분담율을 높여야 할 부문의 역할이 미미하다.
다섯째, 여성은 진학률, 취업률, 좋은 일자리 등 전반적으로 교육투자의 미래수익이 남성들보다 낮다.

이러한 현실은 사교육을 조장하는 교육정책,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낮은 투자, 반(反)고용적인 정부정책과 노동시장 관행,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낮은 사회적 책무, 여성에게 불리한 사회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과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교육은 투입에 비해 비효율적이며 개인에게는 기대되는 미래가치에 비해 고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고비용 구조를 한두 가지 원인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교육산업의 구조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통해 고비용 구조의 흐름을 조금씩 이해하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인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다음 글에서는 한국 교육산업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영리, 비영리 교육기관들을 살펴볼 계획이다.

<참고문헌>

- <2008 KISTEP 통계브리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 <2008 OECD 교육지표>
- <교육통계서비스>

김일영/새사연 정치사회연구센터장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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