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9.07.01 10:16
MB정부 교육정책과 사교육비 증가의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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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과의 전쟁’? 그러나 교육주가는 상승 중

- ‘사교육 대책’ 연일 목소리 높인 MB(서울신문)
- 與 ‘사교육과의 전쟁’ 본격 돌입(서울경제신문)
- 당ㆍ정ㆍ청, ‘사교육 폐해 근절 실무회의’ 본격가동(머니투데이)
- “고1 내신 성적 대입 전형서 제외, 학원 초등 밤9시 중·고 10시 제한”(AFPBB News)
- “자율형사립고 요건 완화” … 목표 달성 위한 궁여지책?(프레시안)
- 초중고교 내신제도 연말까지 손본다(연합뉴스)
- “사교육대책 신중해야” 여권 일각 속도조절론(국민일보)

지난 6월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촉구한 이후 각 언론은 연일 사교육 대책과 관련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결정된 것은 무엇인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바뀐다는 것인지, 누가 누구와 세력다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얼핏 봐서는 파악할 수 없는 제목들이 신문을 가득 매우고 있다.

바라보는 학부모는 매달 가계부의 지출항목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의 수렁을 벗어날 수 있을지 애가 탄다. 특목고나 대학의 입시를 앞둔 학생은 당장의 정책이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며 불안해한다. 학원 관계자는 학원만 단속하면 음성적 고액과외가 난무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학교 교사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빠졌다며 비판한다.

한편, 이처럼 공격적인 사교육 경감 대책이 쏟아져 나오면 당연히 피해가 예상되는 사교육 업체들의 주가는 떨어져야 정상이건만 예상을 뒤엎고 추락하지 않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교육 관련주의 대표격인 메가스터디 주가는 지난 23일 이후 2.29퍼센트 상승했으며 대교는 1.56퍼센트, 정상제이엘에스는 0.11퍼센트씩 올랐다. 웅진씽크빅(10.44퍼센트)과 능률교육(14.48퍼센트) 등 10퍼센트 이상 상승세를 보인 업체도 3곳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사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가 줄지 않고 있는데다 사교육 대책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돼 면역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사교육 시장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새로운 입시정책은 변별력을 위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부추긴다는 것이다(국민일보 6월 29일자, <사교육대책, 사교육업체에 호재? …발표 이후 주가 10% 넘게 오른 곳 3개사나>).
학부모, 학생, 사교육계 등 국민의 이러한 반응 속에서 정부는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촛불정국’과 올해 ‘서거정국’ 등으로 인한 급격한 지지도 추락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뽑아들었다. 마치 80년 전두환 대통령이 군부독재를 무마하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과외 전면금지’라는 카드를 내민 것과 같은 형국이다. 신군부의 억압적 과외금지 조치는 결과적으로는 상류층의 고액과외만 부추겼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당시 국민들에게는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현 정부가 사교육 대책에 속도를 내고자 하는 것도 멀어진 민심을 얻어 지지도를 높이자는 정치적인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사교육 대책에서 성과를 내면 4대강 사업이나 미디어법 등의 다른 정책들도 무난히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속내다. 따라서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 마련에 주력해 지금까지처럼 주위의 비판도 아랑곳 않고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중도ㆍ친서민 정책을 주창하면서 나온 첫 아젠다가 사교육 경감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대책의 성패가 MB정권의 미래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뉴스 6월 28일자, <與, ’사교육 경감의 정치학’ 성과 낼까>).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한계선까지 오른 사교육비

사실 과중한 사교육과 그 비용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사교육 부담은 꾸준히 상승했고 그 끝점에 이명박 정부가 있는 것이다. 우선 각 가정에서 느끼는 과거와 현재의 사교육비 부담수준을 알아보자. 교육비는 크게 납입금, 교재비, 문구류와 기타교육훈련비로 표시되는 사교육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 항목별로 그 비중을 따져봤을 때 과거나 현재나 사교육비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그림 1]과 같이 1990년과 2008년의 교육비를 항목별로 비교해보면 과거에 비해 현재는 납입금, 교재비, 문구류가 모두 비중이 감소한데 반해 사교육비의 비중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에는 사교육비의 비중이 46퍼센트였으나 2008년에는 67퍼센트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1990년부터 2008년까지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과 사교육비를 절대적 액수로 비교해보자. [그림 2]를 보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으로 각 가정의 월평균 소비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전체 교육비와 사교육비 또한 속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1990년에는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약 67만 원 중 2만 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했으나, 2008년에는 약 283만 원의 소비지출 중 34만 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비지출 중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퍼센트에서 12퍼센트로 18년간 4배나 커진 것이다.

이제 각 가정의 월평균 소비지출과 사교육비가 전년에 비해 얼마나 증가 혹은 감소했는지 비교하면 최근의 사교육비 증가 추세가 더욱 명확해진다. [그림 3]을 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뚝 떨어진 것 외에는 비교적 완만한 곡선을 그리던 소비지출이 2006년 이후 5~6퍼센트의 증가율을 보이며 거의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증감 폭이 큰 사교육비 곡선은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안과 본고사 실시, 2000년 과외금지 위헌 판결,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대입제도 변경 논란 등으로 인해 상승한 것 외에는 대부분 전년에 비해 감소하다가 2006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구체적으로 2007년과 2008년의 증감률을 살펴보면, 월평균 소비지출은 각각 5.3퍼센트, 6.7퍼센트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사교육비는 각각 10.9퍼센트, 15.2퍼센트로 소비지출보다 증가율이 두 배가 넘으며 그 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정부, 사교육마저 양극화를 가속시키다

이렇듯 사교육비가 가파른 증가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갈수록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 4]를 보면 알 수 있듯 90년대에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던 분위별 사교육비는 2002년을 기점으로 고소득층일수록 기울기가 급하게 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더해가는 현실 속에서 1,2분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은 소득 감소에 따라 자녀의 사교육비도 아껴야 하지만 3,4,5분위에 해당하는 소득 중·상위층은 점차 더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큰 소득 차이가 나는 1분위와 5분위 가구의 사교육비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2007년과 2008년 월평균 사교육비는 각각 1분위가 약 5만 9,713원, 6만 9,289원, 5분위가 약 29만 8,923원, 35만 2,208원으로 나타났다. 최하위 소득가구에 비해 최상위 소득가구가 5배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MB 집권 1년의 결과, 사교육비 4.3퍼센트 증가

현재 이명박 정부는 ‘공교육 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음에도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실제 현 정부가 집권한 지난 1년간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0조 9,000억 원으로, 2007년에 비해 4.3퍼센트나 증가했다. ‘경쟁과 자율’이라는 명분 하에 ‘묻지마’식으로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결과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전후에 달라진 사교육 실태를 좀 더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2007년과 2008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자.

200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사교육 참가율은 낮아졌으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사교육을 받는 학생은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왜 늘어났을까. 이는 지난해 경제위기와 정부의 교육정책이 각 가정의 소비지출 특히 사교육비 지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와 연관된다.

몇 가지 근거를 통해 살펴보자. 우선, 전체적인 사교육 참여율은 2007년 77.0퍼센트에서 지난해 75.1퍼센트로 1.9퍼센트 낮아졌다. 그 중 소득수준별 사교육 정도를 보면 소득 100~200만 원인 가정의 경우 4.4퍼센트가 줄었으나 소득 500~600만 원인 가정은 0.8퍼센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90퍼센트대의 높은 참여율을 보이던 고소득층에 비해 50퍼센트대의 현격히 낮은 참여율을 보이던 저소득층의 자녀가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자 그나마 다니던 학원을 끊어야 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사교육 참여가 낮아지긴 했으나, 10명 중 7명 이상은 사교육을 받는 현실에서 100만 원도 안 되는 저소득층 자녀는 절반 이상 사교육을 받고 싶어도 포기하는 상황이 전체 사교육 참여율을 끌어내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반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22만 원에서 2008년 23만 원으로 5.0퍼센트가 증가했다. 참여율이 낮아졌으나 절대적인 사교육 비용은 늘어난 것은 50퍼센트 이상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원비가 전반적으로 오른 까닭으로 보인다. 소득별 사교육비를 통해 살펴보면, 소득 100~200만 원인 가정은 사교육비로 0.9퍼센트를, 소득 500~600만 원인 가정은 3.5퍼센트를 더 지출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전자의 저소득층은 아예 사교육을 받지 않는 가정이 44.7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10~20만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이 16퍼센트로 그 다음을 이었으나 후자의 고소득층은 50만 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이 23퍼센트로 월등히 많았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는 사교육비의 최고 수준을 ‘50만 원 이상’으로 설정해 고소득층의 실질적인 사교육비는 추정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100만 원 미만의 최하위 소득 가구와 700만 원 이상의 최상위 소득 가구의 사교육비는 각각 5만 원과 47만 원으로 10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이는 다시 말해 학원비 상승으로 전반적인 사교육 비용이 늘어났으나 절대적인 부분은 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이 고액의 사교육을 받으면서 끌어올려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별 사교육 실태에서도 나타난다. 읍면지역과 광역시에서는 사교육 참여율이 2.4퍼센트 줄었으나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중소도시와 서울에서는 각각 1.7퍼센트, 1.5퍼센트만 줄었다. 반대로 사교육비 지출은 중소도시와 서울에서 각각 1.4퍼센트, 1.2퍼센트가 늘었고, 읍면지역과 광역시에서는 0.8퍼센트, 0.4퍼센트가 증가했다.

또한 소득이 높은 계층의 자녀가 고액의 사교육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적이 높은 자녀일수록 고액의 사교육을 더 많이 받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으로 성적이 높아서 사교육을 받는지, 사교육을 받아서 성적이 높은지 자료를 통해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성적이 좋은 학생은 양질의 사교육으로 더 많은 도움을 얻는다는 비례관계가 성립하는 현실 그 자체이다. 여기에는 반대로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은 사교육의 도움을 얻을 기회조차 별로 없다는 사실도 포함된다.

구체적 수치를 보면 성적이 상위 10퍼센트 이내인 학생은 10명 중 8명 이상이 사교육에 참여하며 31만5천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성적이 하위 20퍼센트 이하인 학생은 10명 중 절반만이 사교육을 받으며 12만 9,000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이러한 현상은 자사고, 특목고, 국제중 등의 성적이 높은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키우고 성적이 낮은 학생은 방치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폐해가 각 가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사교육 참여율은 낮아졌으나 사교육비는 증가한 이유는 소득이 적거나 자녀의 성적이 낮은 경우에는 사교육을 줄이는 가정이 많았고, 소득이 높거나 자녀의 성적이 높은 경우에는 고액의 사교육을 시키는 가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즉,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교육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영어ㆍ수학 사교육비 증가 … 입시경쟁 위주 교육정책의 결과

다음으로 200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지점은 영어, 수학 과목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증가하고 사회, 과학 과목이나 예체능을 위한 사교육비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학교급별로는 초중고 모두 영어와 수학 과목의 사교육비가 늘었는데, 특히 초등학생의 영어 사교육비 증가율이 타 과목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전체적으로 예체능 및 취미를 위한 사교육비는 4만 3,000원에서 4만 4,000원으로 2.3퍼센트 증가했고 일반교과의 사교육비는 2007년 17만 8,000원에서 2008년 18만 8,000원으로 타 과목 사교육비 증가율의 두 배가 넘는 5.6퍼센트가 증가했다. 그 중 영어와 수학 과목만 13만 8,000원이나 지출됐다. 초등학생의 영어 사교육비는 2007년 6만 9,000원에서 2008년 8만 원으로 15.9퍼센트나 급증했다. 이러한 결과는 이명박 정부의 영어몰입교육과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은 일반교과 및 논술 관련 사교육 수강목적별 분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에는 ‘사교육의 수강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선행학습’을 위한 것이라는 응답이 2007년에 비해 1.3퍼센트 더 높게 나왔다. 이는 진학준비, 불안심리, 보육 등 다른 목적에 대한 응답비율이 낮아진 것과 상반된 결과다.

MB 교육정책의 전환 없이 사교육비 경감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지난해 이명박 정부는 집권한 지 1년 만에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으로 사교육비를 증가시켜 왔다. 그 핵심적인 교육정책은 구체적으로 ▲학교자율화 방안, ▲일제고사, 학교정보공시제, 고교선택제 등 일련의 ‘학교 한 줄 세우기’ 정책,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1) 지난해 ‘촛불정국’은 0교시, 우열반, 강제적 야간자율학습 등의 학교자율화 방안을 반대하며 나선 여중생들에 의해 촉발됐다. 당황한 정부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척 했지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각급 학교는 대부분 0교시를 부활시키고 우열반,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얘기하는 학교자율화 방안은 교육에 관한 모든 결정 권한을 학교에 넘기겠다는 것인데, 이 권한이 현재의 입시경쟁 교육에 익숙한 교육관료들의 손에 넘어간 순간부터 과거의 스파르타식 암기교육이 되살아나고 있다. 학내의 이러한 분위기는 곧 학생 간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2) 교사 13명을 파면ㆍ해임하면서까지 밀어붙인 일제고사와 그 성적의 결과를 공개하는 학교정보공시제는 전국의 학교를 서열화 시키고 있다. 교과부에서는 일제고사와 학교정보공시제가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현실에서는 무작정 성적이 낮은 아이들에게 강제적으로 방과후 학습을 시키는 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말 서울에서 실시할 예정인 고교선택제는 학교정보공시제로 공개된 학교의 순위를 더욱 부각시키며 각 학교의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할 것이다. 학생 지원이 적은 학교는 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줄이거나 폐교를 시킬 예정이므로 애초에 학생 지원이 많은 학교는 더 많은 재정지원을 받고 그렇지 않은 학교는 기피대상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부모와 학생은 성적과 입시결과가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무한경쟁을, 각 학교는 선호학교가 되기 위해 학생들에게 더욱 강도 높은 문제풀이식 교육을 시키게 될 것이다.

3)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특목고, 국제중, 기존의 자사고가 이미 100개도 넘는 현실에서 자율형 사립고, 마이스터고, 기숙형공립고 등 특수학교를 전국적으로 300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소위 ‘SKY’대학의 입학정원의 6배가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400개 이상의 특수학교는 결국 명문대 진학을 위한 필수코스로 인식돼 초ㆍ중학생의 고교입시를 과열시킬 수밖에 없다. 초등 3학년 때부터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이러한 정책은 모든 초ㆍ중학생이 특목고ㆍ자사고와 같은 특수학교를 가기 위한 1차 경쟁과 일반고 중에서도 명문학교를 가기 위한 2차 경쟁에 휘말리게 만들 것이다.

이렇듯 0교시에서 자사고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생 간의 경쟁 뿐 아니라 학교 간 경쟁, 나아가 만인 대 만인의 경쟁을 낳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경쟁, 그것도 사교육이 유리한 입시교육을 위한 경쟁이 만연한 학교교육은 필시 사교육 시장의 팽창을 불러온다.

4) ‘오륀지 파동’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어몰입교육은 학교에서 모든 교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인수위의 계획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무산됐지만 “모든 학생이 고교만 졸업하면 기본적인 생활영어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해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세부계획대로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시작되는 영어수업을 1학년 입학 직후부터 실시하려다 시범운영 결과, 학생의 학습부담과 사교육 과열이 현실로 나타나 3~6학년의 수업시수 확대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나 영어전용강사 배치, 현직 교사의 연수 확대, 영어 친화적 교육환경 구축 등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영어 사교육은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교육을 강화하고 대입 시 국가영어평가시험을 도입하려는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로 인한 사교육비의 폭증은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다. 이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 영어수업을 실시했던 1997년 직후 조기유학이 급증했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081026 새사연 보고서, <‘사교육비 두 배, 공교육 붕괴’로 향하는 MB교육> 참고). 게다가 영어교육을 위한 어학연수는 교육의 양극화를 더욱 촉진시킨다.

5) 또한 이명박 정부는 현재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각 대학에 대입전형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수능을 없애 2012년 이후에는 대입을 완전히 대학자율에 맡기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발맞춰 지난해부터는 대교협 관계자들의 ‘3불 정책(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폐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나마 있던 대학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규제 장치들을 풀어버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대입자율화에 대한 대안으로 입학사정관제 확대를 얘기하지만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한 기준마련과 고교-대학 간 연계, 주입식ㆍ암기식 초ㆍ중등교육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 대입자율화 성공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에 모든 자율권을 줬으나 각 대학이 학생의 다양한 적성과 능력을 성장시키는 교육을 위한 입시는커녕 각 대학이 본고사와 같이 사교육의 주범을 이용해 자교에 성적 좋은 학생을 유치하는 데만 혈안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은 향후 변화될 대입전형에 전전긍긍하고 있어 이로 인한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딸마저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 대책을 믿지 못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정부가 지금까지 원천적으로 사교육을 조장해온 교육정책은 전혀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며 각종 금지, 고발, 강제 조항만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사연은 최근 이명박 정부가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 각각의 타당성 여부를 짚어보기에 앞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국민의 사교육비 부담 증가가 어떤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짚어봤다. 정부는 한 쪽에서는 사교육비 팽창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정책을 강행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요란하게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쏟아내며 자가당착에 빠진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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