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고 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어려운 것은 아닌가 보다. 15일 발표된 3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는 19만 명이 줄어들었고, 잡 셰어링을 한다는 명분으로 노동자들의 월급은 깎이고 있지만 1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약 56조 원이 증가했으며, 임원 평균연봉은 9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매출, 이익잉여금, 사내유보금 모두 증가
최근 <한겨레> 신문이 금융업을 제외한 자산기준 10대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기사를 발표했다. 이에 의하면 2008년 1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290조 2,920억 원으로 2007년에 비해 23.9퍼센트(55조 9,822억 원)이 증가했다. 자산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9조 7,777억 원 증가했으며, 그 뒤를 잇는 한국전력과 포스코는 각각 2조 5,357억 원, 8조 4,357억 원이 증가했다. 10대 기업 중 전년에 비해 매출액이 감소한 기업은 KT 한 곳 밖에 없었다. 그런데 10대 기업의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에 비해 오히려 1,048명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전년에 비해 259명 감소, 한국전력은 34명 감소, 포스코는 510명 감소했다. 매출은 약 56조 원 증가했지만, 직원 수는 오히려 줄은 것이다.
물론 매출액만으로 기업의 재정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10대 기업의 이익잉여금과 사내유보금을 살펴보면 어떨까?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뜻한다. 사내유보금은 순이익 중에서 배당이나 세금, 임원상여금 등으로 외부에 유출되는 금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최근 금속노조는 상장기업의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기초로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들의 이익잉여금과 사내유보금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대 재벌그룹의 78개 계열사들은 2008년까지 145조 5천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놓고 있다. 2007년 135조 원이였던 것에 비하면 1년 사이에 10조 원이 증가했다. 이익잉여금 중 현금과 만기 1년 내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는 현금성자산은 47조 6,000억 원으로, 역시 2007년 37조 원에 비하면 10조 원이 증가했다. 각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약 64조 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잉여금을 남겼으며,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각각 약 22조 원, SK그룹이 12조 원, 롯데그룹이 8조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사내유보금으로 고용유지 기금 만들자
회사에 적립되어 있는 사내유보금은 10대 그룹 전체로 보았을 때 17조 2,000억 원이며, 6조 1,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가장 많은 사내유보금을 적립하고 있었다. 2000년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이 6조 7,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한다면 약 3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
때문에 민주노동당을 비롯하여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을 고용안정에 사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자들은 사내유보금 대부분이 설비투자, 지분투자, 재고증가 등에 쓰여야 하며 비상시를 위해 적립해 놓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쓸 수 없다고 펄쩍 뛴다.
하지만 사내유보금을 설비투자나 지분투자에는 사용하면서 사원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비상시를 위해 적립했다면 경제가 어려워져서 사원을 줄여야만 하는 지금이야 말로 그 돈을 사용해야 할 비상시가 아닐까? 왜 고용에 투자하는 비용을 기업전체에 대한 투자로 인식하지 않는 것일까? 게다가 사내유보금을 모두 사용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 중에 10퍼센트 정도로 기금을 조성하거나 채권을 발행하자는 것인데 말이다. 이 정도의 사내유보금 활용이 회사 경영에 위기를 가져올 만큼 위험한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이익잉여금과 사내유보금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이 중 현금성자산이 10조 원 이상 늘었다는 사실은 기업이 무리하게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현금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경영 위기의 책임을 왜 우리가 져야하나
회사마다 형편이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전년에 비해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잉여금이 늘어난 대기업들이라면 경영이 어렵다는 말로 고용은 줄이면서 사내유보금을 쌓아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10대 그룹은 자본금 대비 잉여금을 뜻하는 유보율이 787.13퍼센트에 이른다. 쉽게 말해 자본금보다 약 7~8배 많은 잉여금을 남기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재벌닷컴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08년 10대 그룹 사내임원의 평균 연봉은 9억 1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삼성그룹이 평균 17억 3,700만 원으로 10대그룹 중 가장 많았고, 현대차그룹이 10억 4,400만 원, 두산그룹이 10억 3,600만 원으로 뒤따랐다. 정말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서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면, 경영을 잘못한 임원들이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닐까?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세력에 맞서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매출, 이익잉여금, 사내유보금 모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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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매출액만으로 기업의 재정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10대 기업의 이익잉여금과 사내유보금을 살펴보면 어떨까?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뜻한다. 사내유보금은 순이익 중에서 배당이나 세금, 임원상여금 등으로 외부에 유출되는 금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최근 금속노조는 상장기업의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기초로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들의 이익잉여금과 사내유보금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대 재벌그룹의 78개 계열사들은 2008년까지 145조 5천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놓고 있다. 2007년 135조 원이였던 것에 비하면 1년 사이에 10조 원이 증가했다. 이익잉여금 중 현금과 만기 1년 내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는 현금성자산은 47조 6,000억 원으로, 역시 2007년 37조 원에 비하면 10조 원이 증가했다. 각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약 64조 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잉여금을 남겼으며,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각각 약 22조 원, SK그룹이 12조 원, 롯데그룹이 8조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사내유보금으로 고용유지 기금 만들자
회사에 적립되어 있는 사내유보금은 10대 그룹 전체로 보았을 때 17조 2,000억 원이며, 6조 1,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가장 많은 사내유보금을 적립하고 있었다. 2000년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이 6조 7,0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한다면 약 3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
때문에 민주노동당을 비롯하여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을 고용안정에 사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자들은 사내유보금 대부분이 설비투자, 지분투자, 재고증가 등에 쓰여야 하며 비상시를 위해 적립해 놓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쓸 수 없다고 펄쩍 뛴다.
하지만 사내유보금을 설비투자나 지분투자에는 사용하면서 사원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비상시를 위해 적립했다면 경제가 어려워져서 사원을 줄여야만 하는 지금이야 말로 그 돈을 사용해야 할 비상시가 아닐까? 왜 고용에 투자하는 비용을 기업전체에 대한 투자로 인식하지 않는 것일까? 게다가 사내유보금을 모두 사용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 중에 10퍼센트 정도로 기금을 조성하거나 채권을 발행하자는 것인데 말이다. 이 정도의 사내유보금 활용이 회사 경영에 위기를 가져올 만큼 위험한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이익잉여금과 사내유보금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이 중 현금성자산이 10조 원 이상 늘었다는 사실은 기업이 무리하게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현금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경영 위기의 책임을 왜 우리가 져야하나
회사마다 형편이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전년에 비해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잉여금이 늘어난 대기업들이라면 경영이 어렵다는 말로 고용은 줄이면서 사내유보금을 쌓아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10대 그룹은 자본금 대비 잉여금을 뜻하는 유보율이 787.13퍼센트에 이른다. 쉽게 말해 자본금보다 약 7~8배 많은 잉여금을 남기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재벌닷컴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08년 10대 그룹 사내임원의 평균 연봉은 9억 1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삼성그룹이 평균 17억 3,700만 원으로 10대그룹 중 가장 많았고, 현대차그룹이 10억 4,400만 원, 두산그룹이 10억 3,600만 원으로 뒤따랐다. 정말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서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면, 경영을 잘못한 임원들이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닐까?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세력에 맞서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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