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부가 총 28조 9,000억 원의 2009년 추경예산을 발표했다. 정부는 ‘일자리 만들기’와 ‘서민 경제 살리기’ 추경예산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인세, 종부세, 양도세 등 20조 원에 이르는 부자 감세를 단행하고 이제와서 국민들에게 빚을 떠넘기는 빚더미 추경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추경예산 중 사실상 대운하 사업이라 볼 수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1조 원의 예산이 책정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 살림살이 정하는 예산 편성

추경예산이란 원래 책정된 ‘본예산’을 추가하거나 수정한다는 의미의 ‘추가경정예산’을 줄인 말이다. 가정에서 가계부를 쓰듯이 정부 역시 나라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 매 회계연도마다 수입과 지출 계획을 담은 ‘예산’을 편성한다. 그리고 회계연도를 마치면서 계획대로 진행되었는지 평가하는 ‘결산’을 진행한다.

예산 편성은 한 해에 한 번 하는 것이 원칙으로 기획재정부가 9월 경 예산안을 작성하여 국회에 보고하고 심의 받는다. 하지만 회계연도가 진행되는 도중에 국내외 경제정세의 변화나 천재지변과 같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예산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는 추경예산을 편성한다. 현재 추경예산은 작년 9월에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편성되었다.

이 외에도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후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에 그 내용의 일부를 수정하는 경우를 ‘수정예산’이라 부르는데, 작년에도 급격한 경기변화로 인해 수정예산안이 제출된 바 있다. 예산이 정해진 기간 내에 국회의 의결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여 ‘준예산’도 존재한다.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었는데 예산이 확정되지 못한 경우에는 전년도 예산에 준해서 돈을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정부가 예산을 짜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수입을 거두고, 지출하는 것을 ‘재정’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재정규모는 2008년 회계연도 결산을 기준으로 했을 때 총수입이 약 250조 원, 총지출이 238조 원에 이르렀다. 2009년도 본예산은 총지출이 약 284조 원이었는데, 추경예산을 통해 약 302조 원으로 늘어났다.

늘어난 예산 어디서 충당하나?

늘어난 28조 9,000억 원 중 약 17조 원은 저소득층 지원, 고용유지 등의 명목으로 추가되었다. 나머지 약 11조 원은 지난해 정부가 단행한 감세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줄어든 세금을 메꾼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28조 9,000억 원을 추가로 마련할까? 지난해에 쓰고 남은 돈과 국가가 관리하는 기금에서 발생하는 수입 등을 사용하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국채 발행이다. 22조 원의 국채가 발행될 예정인데, 이는 결국 국가의 빚이 된다. 그럼 국가의 빚은 누가 갚을까? 국가 재정의 수입은 국민들로부터 거둬 들이는 조세수입이 80퍼센트 가량을 차지한다.

물론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활성화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다. 정부로서의 당연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재정 적자 역시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자 감세로 부족해진 재정을 전체 국민들의 몫으로 돌리는 지금의 상황은 적절하지 않다.

한 편 본예산에서 이미 19조 원의 국채 발행이 계획되어 있다. 따라서 전체 국채 발행은 40조 원을 넘게 된다. 이 같은 국채 발행 규모는 이제까지 최대의 규모이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에도 전채 국채 발행은 27조 원이었다. 게다가 국채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채를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또한 대량의 국채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국채 가격은 낮아지면서, 국채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이는 시중에 있는 회사채나 양도성 예금증서(CD)의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서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회사채의 경우 국채보다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가 저조해질 수도 있다. 이렇듯 채권시장에 가져올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 재정 정책의 목표는

경제학에서 정부의 재정은 자원배분의 조정, 경제 안정화와 함께 소득 재분배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먼저 자원배분은 외부효과 등으로 인해 시장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할 수 없을 때 정부가 나서서 이를 보완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 경제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부 재정을 통해 경제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경기가 하강할 때는 재정 지출을 늘리고, 경기가 상승할 때는 재정 지출을 줄인다. 마지막으로 소득격차가 늘어나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어 사회불안 요인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정을 통해 소득 재분배의 역할도 한다. 지금 정부의 예산안은 이 세가지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