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오바마 교육정책 비교> 연재기획 목차

① 오바마, 일제고사에 반대하다
② 채찍인가 지원인가, 180도 다른 교원 정책
③ 극과극, 교육소외층에 대한 정책 판이한 한미

해가 바뀌었건만, 이명박 정부는 경쟁과 평가를 중심으로 한 시장주의적 교육개악 드라이브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올해에도 예상되는 일제고사 실시, 자율형 사립고와 같은 특수학교 확대, 억압적 교원정책 강행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의 원조였던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대대적인 방향 전환에 착수하고 있다. 전임 정권의 교육 정책으로 미국이 경쟁력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양방향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한미 교육정책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쪽은 어디일까.
새사연은 우리 교육의 희망을 찾는 다음카페 ’교육 새로고침’(
http://cafe.daum.net/eduf5) 운영진과 함께, 오바마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미국 교육 개혁 방향과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을 비교하고 향후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해 본다. <편집자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12월 16일 아니 덩컨(44) 시카고 교육감을 차기 행정부의 교육부 장관으로 공식 지명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일자리와 성장으로 가는 길은 교실에서 시작된다”며 학력 격차 축소와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교육개혁 의지를 표명했다. 대선 기간 동안 경제, 의료, 교육, 복지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적 성향의 정책을 제시해 미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오바마가 ‘실용적 개혁가’ 덩컨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미국 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세계 각국은 지금 교사가 자율적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 개개인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도록 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교육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교육적 노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토대는 우수한 교사의 양성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현장에서 실행하는 주체의 능력과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도루묵’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오바마는 교육개혁의 주요정책 중 하나로 교원정책을 꼽으며 “교사의 경쟁력과 의욕을 제고하기 위해 수당을 인상하고, 교사를 전문가로 대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오바마의 교원정책은 교사 간 경쟁을 통해 교사의 질을 높이고자 했던 부시 정부의 교원정책과는 상반된 내용으로, 부시 정부의 교원정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그동안 미국의 교원정책을 그대로 들여와 교원 성과급을 확대하고, 교사 간 경쟁을 강화해 온 이명박 정부의 교원정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오바마의 교원에 대한 개혁정책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관심이 집중된다.

경쟁적 교원정책으로 열악해진 미국 교사의 현실

우선, 지난 부시 정부의 경쟁적 교원정책으로 달라진 미국 교원들의 현실을 살펴보자. 부시 정부는 NCLB법(낙오학생방지법)을 통해 실시된 일제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주정부의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축소하고, 연속하여 기준에 달하지 못하는 학교는 폐교시키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학교에 근무하던 교사도 함께 해고됐으며, 일상적으로 교사 간 경쟁체제를 만들어 임금과 성과급을 차별해 지급해 왔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이 실시되면서 미국의 많은 교사들이 교직을 떠났다.

현재 교사의 감소는 미국 교직사회에서 가장 해결해야할 절박한 과제가 되었다. 미국 내 신규교사의 약 33퍼센트 정도가 5년 이내에 교직을 떠나고 있으며, 학부에서 교사교육 과정을 시작하는 시기부터 교직에 입문한지 3년까지의 기간 사이에 약 75퍼센트가 교직을 떠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직을 떠나는 교사 중 극빈층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교원이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는 원인은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 여건에 있다. 미국의 비슷한 수준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다른 직업과 비교해 볼 때, 미국 교사의 평균 봉급은 4만 4,040달러로 낮은 수준이다. 예를 들어 타 직업의 평균 임금은 정식 간호사 4만 8,240달러, 회계사 5만 700달러, 치위생사 5만 6,770달러, 컴퓨터 프로그래머 7만 1,130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 교사들은 자신이 일하는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임금을 주는 직업을 찾으면 교직을 떠나는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일제고사에 의해 성취기준을 도달하지 못한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축소하는 정책은 열악한 학교의 근무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교원 감소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미국의 교육정책과 교원평가’, Wayne Au).

또한 경쟁 위주의 교원평가제도로 우수한 인재가 교직을 선택하지 않으며, 교사들은 적절한 연수를 받지 못해 교원의 질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미국의 중고생 1,200만 명은 담당과목에 대한 학위가 없는 교사들에게 수업을 받고 있다. 수학교사의 경우는 1/3이 수학과에 대한 학위가 없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교사 간 협력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새로운 교원정책

오바마는 이러한 미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향의 교원정책을 제시했다.

우수한 교원 확보 (Recruit Teachers)
먼저, 오바마 정부는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교원교육 장학금 제도’ 구축을 약속했다. 대학과정 4년, 대학원과정 2년간 장학금을 지원하여 질 높은 교사프로그램을 이수한 교사들이 적어도 4년 동안 열악한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쉽게 말하면 교육대와 사범대의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대신 열악한 지역에 부족한 교사를 확보하겠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 교사 확보를 위한 장학금 지급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등록금은 계속 인상되고 있다. 2009년 대다수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는 상황에서도 교육대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교사정원이 동결되고 신규교사의 채용규모가 매해 줄어들지만, 임용고시의 경쟁률은 중등뿐만 아니라 초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결국 교원양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줄어들고 교사가 되기 위한 경쟁은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교사 성과 평가 방식’ 도입
오바마는 모든 학교에 교원자격증 소지자를 교사로 임용할 것을 권고하고, 국가공인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여 모든 신규교사들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교원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해 배출된 3만 명의 우수한 교사들이 열악한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할 계획이다. 그리고 새로운 ‘교사 성과 평가방식’을 도입해 교사들이 어떻게 수업준비를 하고, 학생들의 성과물을 채점하고,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교수하는지에 관한 자료와 증거들을 수집하여 평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주마다 다른 교사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이수한 사람에게는 전문적인 공인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교사가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사훈련의 질을 향상시키고, 초년 교사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교사로서 직업 수행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더욱 성숙된 태도로 교직에 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자신의 교수법을 다른 교사와 나누고 교사 훈련에 참여하도록 교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즉, 교사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교사들 간의 협력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학교교육은 교원 개개인의 자질에 의해 좌우되기보다 교사 간 협력으로 더 큰 교육적 효과와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는 교사 간 협력보다 교원평가를 앞세워 경쟁을 유발하는 교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면 경쟁체제를 도입할 수 있지만, 그것은 본래의 목적대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또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활동은 단기간에 그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해 제도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교원평가는 일제고사에 의한 학생성적의 순위와 학급의 평균을 객관적인 교원평가의 척도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직 교원평가제가 법제화되지 않았으나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성과급 평가과정과 다면평가의 진행과정을 보면, 눈에 보이는 실적을 중심으로 객관적인 입증이 가능한 영역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학교 설립
오바마는 전문성 계발학교를 설립해 교사들에게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경력 교사들을 집중 교육하고 이 자리에 신입 교사들도 수업의 일환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러한 전문학교는 지역 내 교육 허브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1억 달러를 교사 훈련 개선과 학교-대학 간 파트너십 설립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교원연수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하기 보다는 교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교원의 연수정책을 추진한다. 교원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교원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목적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연수를 받아야 하며, 연속적으로 낮은 성적을 기록한 교사는 해임에 대한 두려움에서 연수를 받는다. 성과급 지급 기준에 연수항목을 배치하고 교원연수를 강제하고 있어 실제로 필요한 연수를 받기보다는 실적과 시간을 때우는 연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연수는 교원의 전문성 계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원에 대한 적절한 보상(Reward Teachers)
오바마는 교원에 대한 통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새롭고 혁신적인 급여체계를 마련해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신규교사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는 경력교사들과 농어촌이나 도심의 열악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계속해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더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교사들이 모여 자신의 교수법을 나누고 학생들의 학습 진행 과정을 검토하고, 커리큘럼과 수업 내용을 함께 계획하면 학생들의 성취도가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사들의 협력과 수업준비 시간을 유급화 하는 것이 우수한 교사들을 확보하는 데 핵심이 된다는 생각이다.

교육개혁의 주체로 교사를 대우해야

물론 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는 차이가 있다. 단적으로, 미국은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아도 교사가 될 수 있는 개방형 교원양성제도이지만 우리나라는 기간제 교사도 모두 교직이수를 받아야 하므로, 교원 경쟁률은 높고 교원 퇴직률은 낮다. 우리나라 교사가 미국에 비해 신분이 안정되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편이다. 오바마의 교원정책은 미국 내 교육개혁을 위한 것이므로, 우리는 우리의 교육현실에 맞는 대안적 교원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채찍’을 주된 기조로 삼던 부시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을 180도 전환해 지원과 협력 위주의 교원정책을 펼치려는 오바마의 개혁의지는 되새겨 볼만 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명박 정부는 교사 간 경쟁을 유도해 교육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부시 정부의 낡은 교육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 그것은 교사를 교육개혁의 주체로 보느냐 안 보느냐의 차이다. “교원을 전문가로 대우하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은 교육에 대한 교원들의 협력과 판단을 존중하고, 교사단체와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그의 태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정부가 아무리 강하게 교육정책을 추진한다 해도 교육받는 학생, 교육하는 학생을 양육하는 학부모, 그리고 교육하는 교사를 제외한 채 교육개혁이 제대로 시행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제 평생교육체제로 나아가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교육과 이해관계가 없는 국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과 함께 교육개혁의 단초를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억압적 교원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는 진정한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

최선정/새사연 회원, 교사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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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o

    교사까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학생들 학교, 학원, 경쟁에 치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답답합니다.
    핀란드 교육 관련 내용을 본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와 정말 비교 되더군요.
    우린 왜 그렇게 못하는지...

    2009.02.06 00:5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