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6일 ‘녹색 뉴딜’ 사업을 발표했다. 4대강 살리기, 녹색교통망 구축, 대체 수자원 확보 및 친환경 중소댐 건설 등 36개 사업에 2012년까지 5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를 통해 약 9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녹색 뉴딜 사업을 일자리 창출의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96만 개 일자리, 어떻게 나왔나?

녹색 뉴딜 사업이 진짜 녹색이 맞는지, 창출되는 일자리가 얼마나 양질의 일자리인지 따지는 것은 제쳐두자. 대신 정부의 주장대로 약 96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살펴보자.

정부는 ‘취업유발계수’를 이용하여 일자리 창출 효과를 계산했다고 한다. 취업유발계수는 한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인원수를 그 산업의 매출액으로 나눈 것이다. 보통 매출액(혹은 투자액) 10억 원 당 몇 명의 인원이 고용되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농림어업 분야의 2005년 취업유발계수가 51.1이라며, 이는 매출 10억 원 당 51.5명의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고용되어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각 산업별 취업유발계수에 투자비용을 곱하여 합하는 방식으로 약 96만 개라는 답을 얻은 것이다.


[표1] 산업별 취업유발계수 추이(한국은행)

1995년

2000년

2005년

농림어업

75.6

62.9

51.1

광업

15.3

9.8

10.4

제조업

19.3

13.2

10.1

전력, 가스, 수도

8.1

5.3

3.6

건설업

17.5

17.0

16.6

서비스업

29.5

21.5

18.4

전산업

24.4

18.1

14.7



원래 취업유발계수는 과거의 고용창출력을 비교하는 데 사용하는 지수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2000년에 13.2이고, 2005년에 10.1이 되었을 때, 2000년에 비해 2005년에 제조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줄었다고 말할 수 있다.

취업유발계수로 신규 일자리 예측 불가능

그런데 정부는 미래의 고용 효과를 추정하는 데 취업유발계수를 사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2005년 어떤 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10이어서 10억 원 투자할 때마다 10명이 취업을 하게 된다면, 2010년에도 변함없이 10억 원 당 10명이 취업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산했다는 뜻이다. 해마다 다양한 정치, 사회, 경제 조건들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기계적인 대입은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이를 좀 더 경제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취업유발계수는 사후적으로 분석하는 지수로서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값’(average)이다. 하지만 미래에 늘어날 일자리수는 한 시점에서 추가되는 신규매출액 당 정해지는 ‘한계값’(margin)이다. 머리가 조금 아프지만 수학시간에 배운 곡선의 기울기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프 상에 볼록하거나 오목한 곡선이 있을 때, 곡선 전체의 기울기는 ‘평균값’이지만 곡선의 한 점에서의 기울기(접선의 기울기)는 ‘한계값’이 된다. 따라서 평균값인 취업유발계수로 한계값인 신규 창출 일자리수를 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림1> 곡선의 기울기


물론 그래프 상의 곡선이 직선일 경우에는 곡선 전체의 기울기와 한 점에서의 기울기가 동일하기 때문에 ‘평균값’과 ‘한계값’이 같아져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의 산업은 대체로 규모가 커질수록 신규 고용 인원수는 줄어드는 볼록한 모양의 곡선에 해당한다.

확실한 이해를 위해 정부와 똑같은 방식으로, 2005년 취업유발계수를 이용하여 2006년 건설업에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계산해보자. 2005년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6.6으로 이 중 10.5는 건설업 자체에, 6.1은 타산업에 미치는 취업유발계수이다. 그리고 2006년 건설업은 전 년에 비해 매출액이 8조 7,369억 원 증가했다. 따라서 정부 계산대로라면 건설업에서는 9만 1,738명(8조 7,369억 원×10.5/10억 원)의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실제 2006년 건설업에서는 오히려 1,344명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정부의 진지한 고용 대책 필요

같은 방법으로 2007년 건설업을 살펴보아도 정부 계산 방식과 실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정부의 계산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다. 현 정부 내에는 취업유발계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가슴마저 답답해진다.


[표2] 2005년 취업유발계수로 계산한 건설업 일자리 증가 수

2006년

2007년

정부 계산 방식으로 구한 일자리 수(A)

91,738명

161,441명

실제 늘어난 일자리 수(B)

-1,3344명

10,699명

차이(A-B)

93,083명

150,742명



올해 우리 경제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는 점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일자리는 우리 국민들의 생존과 생활, 그리고 꿈을 보장하는 문제이다. ‘얼마를 투자하면 몇 개가 나온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녹색 뉴딜’ 사업으로 발생할 신규 일자리수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가장 정확한 방법은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규 인력을 얼마나 고용할 계획인지 직접 조사하는 것이다. 정부가 그렇게 중점을 두는 핵심 사업이고 우리 경제에 그토록 중요한 사업이라면, 그 정도 조사는 하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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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1.21 16:08 [ ADDR : EDIT/ DEL : REPLY ]
  2. 실업난 해소를 위해 일자리를 부르짖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왜 근로자들이 실업에 처할 수 밖에 없고 취업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걸 잘 관리하고 보듬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고 근로자들은 일자리가 맘에 들거나 말거나 힘들거나 말거나 알아서 취업해라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죠. 선진국의 직업관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해서라도 현대의 물질풍요 시대에 소흘하기 쉬운 근로자 직업유지에 필요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꼭 큰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작은 일자리나마 요즘같이 열정과 관심은 많지만 끈기가 없는 신입사원들을 위해서라도 범국가적으로 또 기업전략 차원에서도 이런 논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2009.01.22 14:1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