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 이 유명한 게임이론은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모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경우, 그 결과가 사회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귀결됨을 설명한다. 가령, 현장에서 함께 잡힌 두 명의 죄수가 있다. 경찰은 사건에 대한 확신만 있을 뿐 물증이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두 죄수에게 말한다. “자백하라. 만약 너 혼자 자백하면 수사에 협조한 것을 정상 참작해서 3년형을 살게 해 주겠다. 하지만 넌 입을 다물고 상대방이 모두 자백한다면 너 혼자 20년형을 살게 될 것이다.” 그간의 판례상, 두 죄인이 모두 입을 다문다면 증거불충분으로 각각 5년형을 살고, 둘 다 자백을 하면 10년형을 살게 된다.

죄수는 고민에 빠진다. 상대방이 자백을 안 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기에 둘 다 5년형을 받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은 자신만 자백을 하지 않아 20년형을 살게 되는 것, 그 다음이 둘 다 자백을 해서 10년형을 사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먼저 자백해서 3년형을 사는 것이다. 어쨌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자백’인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두 죄수는 자백을 해 10년형을 받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 빠진 한국교육

현재 우리의 교육은 이러한 ‘딜레마’에 처해있다. 모두가 경쟁하지 않고 진정한 교육을 추구하면 행복하겠지만, 양극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상대방보다 순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경쟁’을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남과 똑같이 받는 공교육으로는 승자가 될 수 없기에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 비용에 따라 질의 차이가 현격해지는 사교육이 순위를 결정하기에 이제는 학력이 아닌 재력의 싸움이다.

그렇다면 승자는 진정 행복한가.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해 경제적으로 남부럽지 않게 먹고 사는 것이 행복이라 정의한다면, 그렇다. 하지만 교육적 관점으로도 과연 그러할까. ‘나보다 순위가 높은 사람이 몇 명인가’에 주목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며 억압과 불안,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는 교육시스템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교육’이 아닌 ‘경쟁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교육’은 창의적 사고는 물론 전인적 성장까지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MB, 국민적 반대여론 무시한 교육정책 강행

이러한 현실에서 경쟁을 교육문제 해소의 유일한 해법으로 생각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한국교육은 ‘딜레마’를 넘어 ‘위기’에 봉착했다.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의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건만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점차 높아졌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지금까지 발표하는 정책마다 많은 반발을 불러왔다. 영어몰입교육 실시 발표는 ‘오륀쥐 파동’을 일으켰고, 0교시, 우열반, 야간자율학습 등에 대한 규제를 푸는 학교자율화 조치는 ‘미친 교육’으로 불리며 촛불정국을 만들었으며, 이는 해방 후 최초로 교육학자 110명이 “교육철학이 부재한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적 교육정책이 국가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내용의 집단 성명을 내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의 불도저식 밀어붙이기 행보는 계속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생 입시 부활’을 우려한 지역주민과 교육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국제중 설립을 강행했고, 정부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숙형공립고 82개, 마이스터고 9개를 지정ㆍ고시했다.

또한 정부는 일제고사, 학교정보 공개, 학교선택제 등 학생들을 성적으로 한 줄 세우고 학교 간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들을 일사천리로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처음 실시한 일제고사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은 시험을 거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허락한 교사 7명에게 파면ㆍ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려 아직도 교육청 앞에는 촛불이 사그라들 줄 모른다.

극심한 경기 불황 속 유일한 상승세, 사교육비

이와 같은 이명박 정부의 경쟁 위주의 시장주의적 교육정책은 사교육비 급증으로 귀결됐다. 통계청의 가계조사 결과에 의하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보충교육비 지출액이 2007년에는 평균 17만 원을 웃돌았던 것에 비해 2008년에는 1, 2분기 각각 19만 원, 20만 원 선을 넘겨 3분기에는 약 22만 원 고지마저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3분기와 비교해보면 23퍼센트나 늘어난 수치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던 지난해, 각 가계의 소비지출은 4.7퍼센트에 그쳤지만 사교육비 지출은 예년보다 월등히 늘어난 이 기이한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새 정부의 달라진 교육정책이 학부모와 학생의 생존본능을 자극한 탓이다. 강화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많은 사교육이 필연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사교육비에 대한 학부모들의 부담 정도는 서울지방통계청의 서울사회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5~7월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학생이 있는 30대 이상 가구 가운데 80.4퍼센트가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했으며, 교육비 중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부분은 ‘사교육비’라는 답이 77.5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사교육비가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지난 2000년, 2004년에는 60퍼센트대였으나 2008년에는 77.5퍼센트로 대폭 늘어나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에 의한 고통이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형국을 잘 보여준다.

2009년 예정된 것들

그렇다면 올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교육정책은 무엇일까. 지난 촛불정국에서 유명세를 탄 ‘MB, 제발 아무 것도 하지마!’라는 피켓 문구처럼 앞으로 펼쳐질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한층 높아진 상태다.

▶ 자사고 등 ‘입시명문고’ 설립으로 인한 교육 양극화
우선, 올해 가장 큰 이슈가 될 사안은 다양한 ‘입시명문고’ 설립으로 인한 사교육비 급증과 학교서열화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2009년에는 자율형 사립고 30곳을 신규 지정하고, 기숙형 고교는 142교, 마이스터고는 20교로 각각 늘리는 방안 등 고교체제 개편의 본격화를 예고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해부터 고교의 유형을 다양화해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함으로써 현행 평준화 체제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며 추진해 온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올해 말 첫 신입생을 선발하는 자율형 사립고는 교육과정, 교원인사, 학사관리 등에서 학교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해 학교장이 건학 이념에 맞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학교를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형 사립고는 기존의 자립형 사립고(자사고)를 통해 알 수 있듯 실험적이고 특색있는 교육과정 개편의 노력보다는 ‘입시명문고’로서의 자리매김에 집중할 우려가 크다.

이 와중에 서울시교육청은 ‘2009년 주요 업무계획’을 통해 자율형 사립고를 25개의 자치구별로 1곳씩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서는 그동안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너무 높아 자사고 설립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2006년 주민 반대로 무산됐던 국제중 설립 계획을 지난해에 재추진해 결국 개교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형 사립고 역시 이명박 정부의 힘을 등에 업고 대거 설립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또한 교과부는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위한 최소 법인 전입금 부담 기준을 등록금 총액의 3~5퍼센트 이상으로 대폭 낮추고(기존의 자사고는 25퍼센트), 학생 납입금은 시도교육청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는 2011년까지 100개의 자사고를 설립한다는 목표에만 경도돼 학교 설립 요건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부실 사학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또한 등록금을 사학들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수 있는 시도교육감의 소관으로 처리하려는 당국의 계획 역시 학비가 비싼 ‘귀족학교’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자, 여기서 잠시 상상을 해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자사고, 특목고 등 특수학교는 100개가 훌쩍 넘는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2011년까지 300개의 특수학교를 더 만들겠다고 한다. 400개가 넘는 입시명문고가 생기는 것이다. 이들 각 학교의 한해 졸업생 수를 평균 150명이라고 하면 모두 합쳐 약 6만 명.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소위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대의 입학정원은 1만 1,256명(2006년)이다. 그나마 정원이 줄어드는 추세로 치면 앞으로도 그 이상이 되긴 어렵다.

결국 특수학교의 졸업생 수는 ‘SKY’대 입학정원의 6배에 가깝다. 어렵사리 특수학교에 들어가서 사교육비를 충분히 지불하고 청춘을 저당 잡혔지만, 그 안에서도 상위 6분의 1 안에 들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2011년도부터는 ‘특수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명문대는 꿈도 못 꾼다’는 위기감이 사회적으로 만연해지면서, 고교 입시를 위한 경쟁으로 초중학교 입시경쟁의 과열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앞으로 3년 뒤에나 닥칠 일이니 아직 한숨 돌릴 여유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 자녀교육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는 학부모들과 이들을 부추기는 사교육계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부터 이미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고, 자율형 사립고 등 특수학교 설립이 현실로 드러나는 올해에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곧 다가올 2월에는 지난해 실시한 일제고사 결과가 지역교육청 단위까지 공개된다. 그러면 시도별, 군구별 학력격차가 확연히 드러나고 여기에 언론매체가 결합되면 각 학교의 서열화는 시간문제다. 게다가 올해 말에는 학교선택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학부모들은 이미 알고 있는 각 학교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명문학교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이에 물 위에 오른 기피학군과 기피학교는 학생 수 감소, 정부지원 축소의 악순환을 겪게 되고 학군ㆍ학교 간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촉진되므로, 이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 우리는 초중학생 입시 경쟁 과열과 사교육비 팽창 등으로 인한 교육 양극화의 비극을 체감하게 될 것이며, 이 모든 것이 서울지역에서부터 시작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뜨거운 감자, 3불 정책 폐지 논란
다음으로 올해 예상되는 쟁점 중 하나는 대입자율화로 인한 ‘3불 정책(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폐지의 논란이다. 이는 자율형 사립고 등 특수학교 설립으로 고교등급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더불어 지난해 대교협 관계자들의 ‘3불 폐지’ 발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가 평준화 해체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각계의 분석은 이에 근거한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1단계로 대입전형기본계획 수립 기능을 교육부에서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 이양하고, 2단계로 수능 응시과목을 최대 4개로 줄이며, 3단계로 2012년 이후 대학 입시를 완전히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대입전형을 대학 간 협의로 결정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수능 응시과목은 2012학년도부터 선택과목수를 1개 줄였다.

대입전형에 대한 권한이 대학으로 이양되자마자, 한동안 잠잠했던 3불 정책 폐지 주장이 물위로 떠올랐다. 대교협은 지난해 8월 2010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혼란을 줄이기 위해 2010학년도 입시까지는 3불 정책을 유지하겠지만 2011학년도 이후에는 3불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1월 말에는 대교협 박종렬 사무총장이 “고교등급제, 본고사를 실시해도 큰 혼란이 없을 것”이라며 3불 정책 무력화를 시사했다. 올해는 1월에 있을 대교협 정기 총회에서 3불 정책 폐지 여부에 대한 대학들의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이제 3불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정부의 대학자율화 정책은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율화’라는 그럴듯한 명목 하에 교육의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들을 없애기 위한 방안임을 알 수 있다. 3불 정책 폐지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출신 학교를 따져 입시에 적용하는 고교등급제가 실시되면, 곧 실시될 학교정보 공개, 학교선택제 등과 맞물려 지역과 학교 간 학력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고교서열화가 촉진된다. 특정교과의 고교 교육과정 외의 지식을 묻는 본고사 역시, 80년대 실시됐다가 사교육 급증과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부담, 학교 교육과정 파행 운영 등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폐지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본고사가 부활하면 사교육이 광범위하게 활성화 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다.

                          [그림 1] 1985~2005년 GDP 대비 유사 사교육비 추계치의 비중

                                출처 : 송경원(2008), <지난 20여년 간 사교육비 추이>


그럼에도 수도권의 몇몇 상위 대학들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일념 하에 교육의 공공성은 뒤로 한 채 3불 정책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는 그러한 몇몇 대학들을 대변하는 대교협에 대입전형 권한을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고려대는 입시에서 일반고 학생보다 성적이 낮은 특목고 학생을 우선 선발했고 일부 대학들은 논술시험을 은근슬쩍 본고사 유형으로 바꿔 출제했으나 대교협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대학자율화에 따른 입시정책의 변화는 ‘인재 양성’의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공평하고 타당한 방법으로 인재를 선발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은 ‘입시의 자율화’만 외치고 영재를 둔재로 만드는 대학교육의 현실을 개편하는 것은 등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에서 불거진 3불 정책 폐지는 지금까지 35년간 유지해온 평준화를 해체시키고 대학서열화를 극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 전교조 죽이기, 보수화의 맥락
마지막으로 올해 쟁점이 될 이슈로는 교원평가와 ‘전교조 죽이기’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 2005년 이래 정부에서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교원평가제는 교사들의 반대여론이 거세 계속 유보됐으나, 올해 정부가 예정대로 2010년 시행을 목표로 교원평가 법제화를 마무리하고 평가 결과를 교원의 인사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교사들이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이유는 교육의 질이 아닌 학생들의 성적 순위를 중심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고, 더욱이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보다 교장ㆍ교감 등 상급자들이 매기는 점수에 의해 좌우되는 평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쟁이 교육의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교사들을 학생 성적으로 한줄 세우는 경쟁이 아닌 교사 간 협력적 경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질 높은 교원 양성을 최상위 목표로 두지 않는다면 현재의 교원평가안은 또다시 교사들의 반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해 일방적 단체협약 해지, 보수단체의 이적단체 시비,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 허락한 교사 중징계 등 일련의 ‘전교조 죽이기’ 공세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원평가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교육개악 드라이브에 제동을 거는 전교조에 지속적으로 흠집을 냄으로써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다.

그 근거로는 ‘2009년 교과부 업무보고’에서 밝힌 ‘교원노조법 및 교원노조 전임자 허가지침을 개정해 법ㆍ제도 및 관행을 바로잡고, 근로조건에 한정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을 들 수 있다. 교섭사항을 축소시키고 특히, 노조 전임자마저 정부의 허가를 받은 사람만을 인정하겠다는 이 방안은 노동조합에 대한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부당한 처사다. 새해를 맞이하며 각 보수단체들이 신년인사에서 2009년 공격 대상으로 전교조를 1순위에 올린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전교조는 이에 대해 “보수의 전교조 공격은 미래 비판세력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중학생들의 적극적인 정부 비판 행동에 놀란 정부가 이후 선거를 대비해 그 싹을 자르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교과부가 각계의 반대여론 속에서도 근현대사 교과서를 수정하고 서울시교육청이 보수인사들을 비싼 강사료를 지불해가며 각 학교에 모셔 현대사 특강을 진행한 것과 같은 정부의 ‘우향우’ 정책의 일환이다. 보수 이데올로기를 학생들에게 주입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세력을 제거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교사들 특히, 전교조부터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반대하며 그에 대한 비판과 대안 만들기에 주력하는 전교조는 정부의 눈에 가시같은 존재다. 게다가 일제고사 사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정부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면 교사의 파면ㆍ해임도 불사하지 않는 일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여러모로 정부와 교사들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대란’이 불러올 국민적 저항 예고

새로 당선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교육이 처해있는 위기를 실감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너진 공교육의 부활이 절실하다”며 부시 행정부가 추구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잘못됐음을 시인했다. 그리고 아동낙오방지법(NCLB)을 수정해 일제고사를 없애고 교장 및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커리큘럼과 평가과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Zero to five’ 계획을 통해 0~5세 동안의 조기교육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학력 격차를 줄이겠다고 선포했다. 대대적인 교육개혁이 시작된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가장 앞장서 이끌어가던 미국이 교육정책에 있어 이와 같이 방향전환을 한 것은 신자유주의는 이제 경제 뿐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도 낙후된 사조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교육개혁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2009년 신년연설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로써 2009년 올해는 교육대란의 본격화가 예고된다. 성적으로 한줄 세우기 정책과 학교서열화에 고통 받는 학생, 사교육 팽창과 교육 양극화에 자녀교육을 포기하기에 이르는 학부모, 본말이 전도된 교육현실에 정체성마저 혼란스러운 교사,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죄수의 딜레마’ 이론에서 두 죄수는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백을 선택해 10년형을 살게 된다. 개개인의 최선의 선택이 결국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교육에 대한 개개인의 최선의 선택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다양한 양질의 사교육에 의한 학벌 상승이라는 현실적 선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것이 뻔하며, 돌아보면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의해 강요된 선택일 뿐이다.

지난해 여중생들이 ‘미친 교육’을 반대하며 일어난 촛불정국으로 정부는 영어몰입교육 계획을 일부 철회했고 0교시, 야간자율학습 실시에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교육대란이 예고되는 2009년 올해, 정부가 이 미친 질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거리는 또다시 학부모와 학생들의 촛불로 가득 메워지지 않을까.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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