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한 때는 직장 상사와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꿈이었다. 작지만 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며 중산층을 대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비정규직에 이어 사회 양극화와 생활고를 나타내는 집단이 되어가고 있다.

더 이상 중산층이 아닌 자영업인

음식점, 목욕탕, 미용실, 카센터, 옷가게와 거리의 포장마차까지 문을 닫는 상황이다. 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휴업하거나 폐업한 음식점은 18만여 곳에 이른다. 대한제과협회에 가입된 제과점 수는 현재 8,000여 개로, 5년 전 2003년 말 1만 6,000개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최근 한 달 동안 400~500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대한미용사중앙회도 지난해에 비해 1,500여 곳의 이미용 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집계했다.

2005년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인 전체의 월소득 평균은 171만 원으로 임금 노동자의 월소득 평균인 178만 원보다 낮았다. 노동조건 역시 열악하여 자영업인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8.3시간이며, 월 근로일수는 25.1일이다.

통계청은 올해 상반기 자영업인 수를 594만 5,000명으로 발표했다. 이는 제조업 종사자 400만 명과 건설업 종사자 180만 명을 합친 수와 비슷하며, 전체 취업자 2,300만 명 중 25퍼센트 가량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미국과 일본의 취업자 중 자영업인 비율이 각각 약 7퍼센트와 9퍼센트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의 기형적 구조

우리 자영업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소매, 음식숙박업의 경우 1인당 요소소득(임금+영업이익)은 1,139만 원 수준이다. 제조업의 1인당 요소소득이 4,033만 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치이다.

또한 전체 자영업 중 서비스업이 70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하며 그 중에서도 도소매, 음식숙박업종사자가 36퍼센트에 이른다. 자영업 인구가 좋은 일자리인 고수익의 전문직이 아니라 영세한 개인 서비스 분야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자영업의 증가가 비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한국의 자영업은 90년대 정부의 농정포기 정책으로 농업이 붕괴하고, 외환위기 후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감행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후 2003년 카드대란으로 한차례 폭풍을 지난 후 2007년 말부터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의 폭풍을 지나고 있다. 여기에 향후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다시 자영업으로의 인구 유입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에서 자영업은 갈 곳 없는 곳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것이다.

지역운동의 새로운 주체가 되어야

그런데 이제 그 마지막 보루마저 흔들리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그로 인한 소비자 물가 상승, 국내소비 위축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은행으로부터의 자금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급속히 늘어난 대형할인점과의 경쟁 및 과잉공급 상태라는 근본적인 문제점까지 갖고 있다.

자영업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면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카드수수료 인하, 부가가치세 인하, 재료비 안정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이미 지난 해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음에도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카드 수수료 인하는 강제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월 중소기업중앙회와 카드가맹점단체협의회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시기에 가장 필요한 소상공인대책으로 ‘카드 수수료를 대기업 수준으로 인하’가 1위(52.7퍼센트)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세금 경감’(43.6퍼센트), ‘소상공인 정책자금 및 신용보증 확대’(30.0퍼센트), ‘대형마트 등의 사업확장에 따른 소상공인 보호’(21.8퍼센트)가 꼽혔다.

하지만 한국사회 특유의 기형적인 자영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금 부문에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공급과잉에 처한 자영업의 하위층을 흡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영업인 스스로는 지역에서의 협동조합 건설이나 대안 금융기관 설립 등의 연대를 통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른 사회주체들 역시 자영업인을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도시연대, 지역운동의 한 주체로 각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용어 공부>

▶ 자영업인

사회 일반적으로는 ‘자영업자’라는 용어가 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하는 사람들은 ‘기업인’, ‘기업가’라고 부르지 ‘기업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 점에 비추어 볼 때 ‘자영업자’는 영세 자영업 종사자들에 대한 다소 낮은 사회적 인식을 반영한 용어로 보인다. 따라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는 ‘자영업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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