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8.07.30 14:12
<공매도 규제 완화와 시장 투기화> 보고서 원문 보기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높은 가격에 팔아 차익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다. 이와 정확히 반대로, 자신이 소유하지 않는 주식을 통상 차입을 통하여 매도하는 것을 공매도라고 한다.
따라서 공매도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률은 높아진다. 한 푼 두 푼 벌어 적립식 펀드에 붓고 주가가 오르기만을, 아니 본전이라도 찾기만을 고대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내가 알지도 못한 기법으로 주가가 더 떨어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형국이다.
상반기 주식 대차거래와 공매도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대차거래 규모는 작년에 비해 92%, 공매도는 무려 157% 증가하였다. 월평균 주식시장 전체 매도금액(101.9조) 중 대차거래(10.07조) 비중은 10%에 해당한다.
대차거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공매도 또한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공매도 규모는 2004년 월평균 3200억에 불과했던 것이 2008년 상반기에는 3.2조로 증가하였다. 연평균 78% 증가율로 4년 만에 정확히 10배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6월, 전체 매도금액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8%까지 치솟았다.

당국 공매도 규제완화 속셈은

무엇보다 공매도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세력은 외국인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주식대차 시장에서 외국인 차입거래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조 이상 증가한 약 56조에 달했다. 전체 공매도 거래금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93.3%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공매도를 통한 가격하락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 Up tick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즉 공매도로 표시된 매도주문의 호가가 직전 체결가격보다 낮은 경우에는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규제가 지난해 7월 일부 완화됐다. 현재 가격이 바로 직전에 형성된 가격과 동일한 경우에도, 가장 최근에 형성된 가격보다 높으면 현재가로 매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Zero-plus tick 규칙의 적용이다. 그러나 이러한 최소한의 안정장치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가격규제 적용이 면제가 되는 예외조항을 최근 너무 많이 설치하여 점차 실효성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지수차익거래에서 시작한 예외규정이 주식차익, 주식예탁증서, 상장지수펀드 차익거래 등 대부분의 파생상품을 이용한 차익거래에 가격규제 예외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명목상 가격규제 조치를 적용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은 거의 마음대로 공매도를 실시할 수 있다.

투기화 막는 것이 당국의 임무

금융당국은 왜 최근 공매도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했을까. 외환이나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기법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의 전형적인 수법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FTSE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조건으로, 외국인들이 금융시장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초·중반 OECD에 가입하기 위해 금융자유화 조치를 실시했던 것처럼, 최근에는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각종 금융 및 외환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투기적으로 변할수록 정보와 기술이 부족한 직간접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만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경훈 |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상임연구원

* 이 글은 내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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